분꽃나무가 피기 시작하는 4월 중순경이면 대청도의 어느 곳을 가든 강하고 그윽하며 진한 향이 코끝을 자극하기 시작합니다. 바람에 실려 오는 아카시 꽃의 향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분꽃나무 이름의 유래는 여러 설들이 있는데 잎과 꽃이 분가루를 바른 것처럼 부드럽게 보이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꽃송이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집 앞마당에 심는 분꽃의 모양과 비슷해 그렇다고도 전해집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새색시가 향이 좋은 분으로 예쁘게 치장하고 스쳐 지나갈 때 살포시 풍겨오는 기분 좋은 향에 비유해 이름이 탄생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분꽃나무는 줄기 끝에 주먹 크기 정도의 꽃 덩어리들이 피는데 섬의 절벽처럼 햇살이 잘 비추는 곳에서는 꽃송이도 많이 달려 절벽 중간 중간 부드러운 흰 색으로 치장해 놓은 듯 아름답게 보입니다. 잎은 마주나기를 하고 꽃은 흰 색 또는 옅은 분홍빛을 띠며, 수술은 5개, 꽃받침은 5갈래로 갈라집니다. 열매는 달걀모양으로 9월에 익고 푸른색에서 분홍색으로 변한 후 마지막에는 검은빛으로 변합니다. 분꽃나무는 아름답고 그윽한 향기 또한 일품이어서 관상용으로 개발해도 좋을 듯합니다.
알바나알바나 디 로마냐…람브루스코 이번 호에서 우리는 베네토 지역을 위 아래로 감싸고 있는 세 지역을 돌아보게 됩니다. 첫 번째 지역은 바로 에밀리아로마냐(Emilia Romagna)입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강인 포강(江)은 알프스 산 속에서 시작돼 동쪽으로 680㎞나 흐른 뒤 에밀리아로마냐에서 바다와 만나게 됩니다. 에밀리아로마냐는 파다나 평원과 아펜니노 산지의 사면으로 이루어진 지방으로 라벤나, 파르마, 볼로냐 등 8개의 현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아드리아해 연안의 리미니로부터 주의 중앙부, 아펜니노 산록을 따라 피아첸차까지 거의 일직선을 이루며 고대 로마 이후에 에밀리아 가도가 뻗어 있습니다. 주도는 볼로냐인데 중세 이래로 유럽의 학문과 예술의 중심지로서 유명합니다. 11세기에 세워진 볼로냐대학은 법학의 볼로냐파와 함께 널리 알려졌고 17세기에는 회화나 음악에서 볼로냐파가 크게 활약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곡 중의 하나인 ‘샤콘느’의 작곡자 토마소 안토니오 비탈리(Tomaso Antonio Vitali)가 이곳 출생입니다. 단테가 정치적으로 망명길에 올랐다 말년을 보낸 곳으로 유명한 라벤나는 그가 52세때 신곡을 완성한 곳이기도 합니다. 피렌체
“음악, 동요는 내 인생” 대한민국동요대상 작곡부분 대상을 받으셨습니다. “대학원에서 제 은인이신 故 정세문 교수님(‘겨울나무’, ‘그리운 언덕’, ‘어린이 행진곡’ 등을 작곡한 원로 작곡가)을 만나 시작된 동요 작곡이 올해로 20년째가 됐습니다. 교직생활을 하면서도 늘 동요와 함께 해왔고 남다른 열정도 있지만 이번 상은 좀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저보다 더 좋은 동요를 만들고 열심히 활동하시면서도 아직 상을 받지 못한 분들이 많거든요.” 원래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으셨습니까? “제 인생은 늘 음악과 함께였어요. 어릴 때는 동요를 너무 좋아해서 KBS 라디오 동요대회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고 중 · 고 시절에는 가곡에 빠져 살았습니다. 대학 때는 통기타를 들고 다니며 가요를 불렀죠. 그 시기에 맞는 음악들이 저를 성장시켰습니다. 음악을 사랑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음악을 전공할 수는 없었어요. 그렇지만 음악에 대한 마음은 여전했죠. 교직생활을 하면서도 아이들에게 동요를 가르치는 것을 소홀히 해본 적이 없어요.” 많은 곡을 작곡하셨는데 가장 소중한 곡이 있다면. “‘하나가 되자’가 제일 애착이 가는 노래입니다. 처음 작곡한 곡이고 저를 작곡가로 데뷔시켜
사랑한다고 말로 표현하는 사회 언제부터인가 사랑한다는 말에 달라붙어 있던 쑥스러움이나 거리낌이 옅어진 듯하다. 특히 ‘사랑해요, LG’ 같은 광고 문구를 보면 기분이 묘해진다. LG 관계자가 자기 회사를 사랑한다면이야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지만, 소비자까지 나서서 사랑한다고 외칠 이유가 따로 있는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그런데 어느 날 한국어를 배우러 온 오키나와 출신 친구가 ‘사랑해요, LG’를 듣고 놀랐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녀에게는 거침없이 사랑한다고 말하는 한국 사람들이 좀 낯설게 보였던 듯하다. 실제로 일본어로는 사랑을 고백할 때 사랑한다(愛している)는 말보다 좋아한다(好き)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본 사람들이 부끄러움을 잘 타 완곡어법을 즐긴다고 단정해도 좋을지 모르겠으나, 바로 앞 세대만 하더라도 사랑하는 남녀가 서로 사랑한다는 말을 대놓고 하는 것을 낯간지럽고 부끄럽게 생각한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사랑한다는 말이 흘러넘치는 한국 사회의 변화에서도 실로 서구화의 흔적이 느껴진다. 말로 해야 진짜 사랑이다? 눈부시게 산업화가 진행되고 콜라나 아이스크림과 같은 달큼한 맛이 침투하면서 ‘I love you’가 나타내는 정서도 사회 구석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