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교무실을 갔다오다 나리꽃 한 송이를 보았습니다. 도서관 앞 주목나무 숲 속에 선홍색으로 빛나는 딱 한 송이의 나리꽃! 아아! 오후의 비껴 가는 햇살을 정면으로 받은 나리꽃은 얼굴이 온통 붉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원래는 두 송이가 피었었는데 한 송이는 이미 강렬한 태양의 힘에 굴복해 시들어 있더군요. 저는 얼른 카메라를 꺼내 셔터를 눌렀습니다. 나리꽃은 더욱 수줍어 하며 고개를 외로 돌리려했습니다. 저는 "괜찮아, 나리야. 나, 나쁜 사람 아이거든? 그러니 얼굴 좀 이리 돌리고 활짝 웃어보렴∼" 혼자서 말하고 혼자서 대답하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을 찍고 나선 나리 입술에다 코를 대고 한참을 킁킁거리며 향기를 맡았습니다. 풀냄새 같은 알싸한 향기는 제 심장으로 빨려들어왔고 그 향기는 다시 나를 나리꽃 속으로 빨아들였습니다. 만약 우주에 블랙홀이 있다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요? 서로가 서로를 강렬하게 빨아드리는 정신과 육체의 완전한 합일의 조화 그것이 비록 자연의 자연스런 조화일지라도.
오늘은 연구수업을 했습니다. '연구수업만 없어도 교사생활 할만하다'고 할 정도로 연구수업은 현직교사들에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답니다. 단원은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으로 잡았습니다. 이런 경우 대략 한 달 전부터 자료수집을 시작해야합니다. 쉬는 시간 틈틈이 인터넷을 뒤져 관련자료를 찾고 수업구상을 하며 지도안을 작성하려면 한 달도 결코 긴 시간이 아닙니다. 연구수업을 한다는 것은 뙤약볕아래 땀을 흘리며 수차를 돌리는 것처럼 원시적인 작업이죠. 판서하고 프리젠테이션을 시연하고 또 틈틈이 아이들에게 질문도 던지며 50분을 채워가는 지난한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이십 년을 가르쳤어도 공개수업은 여전히 어렵고 또한 부담스럽습니다. 더구나 누군가에게 냉정한 평가를 받는 다는 것은 결코 기분 좋은 일은 아니죠. 사전에 미리 지도안을 FM대로 짜서 결재를 받은 뒤, 다시 참관에 들어오시는 선생님 수대로 인쇄해서 편철해서 나눠드려야 합니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다시 참관에 들어오시는 선생님 숫자를 파악해 의자를 준비하는 것까지 모두 연구수업 담당자의 몫이 됩니다. 드디어 4교시. 2학년 4반 교실에서 공개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학생들에게 간단한 인사를 한 뒤, 칠
비 맞은 유월의 녹음은 갈아낸녹즙처럼 질펀한데 검은 비구름 사이로 내민 태양은 얄미울 정도로 얼굴이 곱군요. 유월 들어 네 번째로 맞이하는 일요일 오후를, 저는 후텁지근한 실내공기를 피해 들길을 산책하고 돌아왔습니다. 모내기를 끝낸 무논에서는 어린 벼들이 일렬 종대 혹은 이렬 횡대로 서서 튼실한 뿌리를 내리며 푸르러지는 모습이 아름답기가 그지없었습니다. 눈부신 질서, 그리고 활발한 생육은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고 몸 속에 무엇인가 기분 좋은 것이 가득 찬 것처럼 뿌듯함을 안겨줍니다. 어제 오전에는 하정우, 성현아 주연의 '시간'이란 영화를 보고 나서 미와 성형 그리고 부부간의 사랑과 권태란 단어로 한동안 생각의 심연에 빠져있었답니다. 미리 결론을 내리기는 성급하지만 사랑에 있어 남녀간의 관념의 차이는 분명 존재하는 듯합니다. 어쩌면 저는 이러한 고민과 생각의 생각을 혼자서 일부러 즐기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지식을 먼저 가르치느냐, 아니면 인성을 먼저 가르치느냐'를 생각의 화두로 붙잡고 밤낮을 고민하는 것처럼…. 저는 전망이 좋은 곳을 만나면 걷기도 하고, 앉기도 하고, 때론 구보도 하면서 우리 교육을생각했습니다. 쪽빛으로 얼굴을
2009년 6월 20일 토요일 오후 2시. 충남 서산 서령고 김기찬 교장이 우수 예비신입생들에게 표창장을 전달하고 있다. 충남 서산 서령고가 지난 5월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초학습능력 테스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에 대한 시상식을 가져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시험에서는 평소 서령고 입학에 관심을 갖고 있던 중3 학생들이 대거 참여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번 시험에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에게는 입학시에 가산점은 물론 3년간 장학금과 혜택과 함께 해외 탐방의 기회도 주어진다. 1학기 중에 중3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이 같은 테스트는 전국 고교 중 서령고가 최초로 앞으로 많은 고교들이 도입할 것으로 판단된다.
2009년 6월 20일. 충남 서산 서령고 교무실이 텅 비어있다. 사무자동화와 업무 혁신을 위해낡은 책걸상을 모두 치워버렸기 때문이다.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 전일에 걸쳐 새로운 책걸상을 배치하게 된다. 갑자기 책걸상이 사라진 교무실이 신기한 듯 학생들이 둘러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교체된 책걸상은재활용품센터에서 수거하여 다시 이용한다. 그동안 낡고 헐어서 삐그덕거리던 의자와 소파도 새로 교체됐다. 새로 들어온 책걸상을 조립하는 모습.
오늘 우리 학교 자모회가 있었습니다. 오후 2시 30분부터 많은 어머님들이 오셔서 학교도 구경하고 선생님들과 상담도 하고... 여러가지로 유익한 시간을 보냈답니다. 학부모님들은 담임선생님의 말씀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몰입해서 경청하고 있습니다. 3학년 어머님들은 대학입시가 목전에 있기 때문에 더욱 초초합니다. 진로상담에 열중인 고3 담임 선생님과 학부모님들 올해 처음 고3 담임을 맡은 최태진 선생님. 긴장한 표정이 역력하다. 박은하 영어 선생님께서 영어공부에 대해 학부모님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는 장면 우리 아들만은 제발... 좋은 대학에 합격하길 진심으로 빌며.....
오늘 문득 교정을 거닐다가 '학교종'을 보았습니다.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는 건물 한 귀퉁이에서 소외된 채 녹슬어 가는 '학교종'을 보니 세월의 무상감을 저절로느낄 수 있겠더군요. 전기로 작동되는 차임벨 대신 일일이 사람 손으로 종을 쳐 수업시간을 알렸던 학교종이, 이제 정말 시대에 밀려 추억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고 돌아서는 리포터의 등뒤로 '학교종이 땡땡땡…' 하며 울부짖는 소리가 마치 환청처럼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2009년 충청남도교육청 영어전용교실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실시하는 팀티칭 영어수업 연구가 12일 충남 서산 서령고 학습지원센터 내 영어전용교실에서 열렸다. 위 사진은 호세 보노 원어민교사(앞쪽)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신현욱 서령고 영어교사가(뒤쪽)가 원어민교사의 보조교사로 참여하여 호세 보노의 수업을 돕고 있다. 원어민교사와 보조교사와의 team-teaching수업은 한국적 현실에서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영어수업 모델을 개발하여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것인가를 연구하기 위한 역할 분담 수업이다.
지난 6월 15일, 충청남도교육청이 주최하고 충청남도교육과학연구원이 주관한 '행복한 책읽기를 위한 교육공동체 독후감쓰기대회'가 서산시 서산교육청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21세기 지식과 정보의 원천인 좋은 책 읽기 확산과 독서의 내면화를 위해 도내 초·중·고등학교에서 예심에 통과한 학생 360명을 대상으로 '행복한 책읽기를 위한 2009 교육공동체 독후감쓰기대회'를 개최한 것이다. 이번 독후감 쓰기 대회는 인터넷, 컴퓨터게임, 텔레비전시청 등 영상문화의 범람으로 독서량이 급격히 줄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좋은 책을 읽고, 내용을 재음미하여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길러주자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특히, 대회 당일 학생들이 읽을 책은, 독후감쓰기대회 도서선정위원들이 선정하여 읽힌 뒤, 대회가 끝나면 바로 참가한 학생들에게 선물로 증정하고 있다. 대회 방법은 당일 9시부터 200분간 독서활동을 하고, 120분간은 독후감을 써서 제출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또 올해부터는 교직원과 학부모들도 참여했는데, 교직원과 학부모들은 대회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고 지역교육청별로 제출한 작품을 심사하여 시상할 예정이다. 교육공동체 독후감 쓰기 대회는 학생, 교직원, 학부모가 모두 함께
담임장학지도를 위해 충남 서산시 서령고에 도착한윤재국 장학사가 강태웅 교감으로부터 학교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학교운영위원 및 관계자들과 서령고등학교 학습지원센터를 둘러보는 윤재국 장학사. 본교 멀티미디어실을 참관하고 첨단시설물들을 점검하는 일행. 서령고등학교 1학년 8반교실에서 이남철 선생님께서 공개수업을 하고 있다. 이날 수업에는 장학팀장, 장학사, 교장, 교감, 학교운영위원회위원, 육성회, 자모회원들이 함께 참관했다. 1학년 8반 학생들이 시종일관 진지한 자세로 수업에 임하고 있다. 오늘의 학습목표는 '간단한 삼차방정식과 사차방정식을 풀 수 있다'이다. 지명당한 한학생이 교단에 나와 직접 사차방정식을 풀고 있다. 공개수업을 참관중인서령고 수학선생님들. 공개수업을 끝낸 후, 모든 선생님들이 제1 교무실에 모여 학교교육활동에 대한 협의회를 하는 모습. 진지한 자세로 담임장학사의 말을 경청하는 학교 선생님들.
충남 서산 서령고 교직원 일동이 안면도 오션캐슬에서 1박 2일동안 명문학교육성관련 세미나를 맡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촬영 6월 6일 김동수) 충남 서산 서령고등학는 2009년 6월 5일 15시부터 6일 10시 30분까지(1박2일) 지역명문학교 육성사업관련 교직원 연수회를 실시했다. 안면도 오션캐슬에서 심도있게 진행된 이날 세미나에선 김기찬 교장선생님의 '교육도 브랜드다'란 특강과 강태웅 교감선생님의 '학력증진목표관리제의 이해와 추진방안'이란 세미나가 있었다. 이어 각 분과별로 분임토의에 이어 명문학교 육성에 관한 결의대회 순으로 일정이 진행되었다. 전설 같은 바다와 초록빛 녹음, 무성한 나무들로 둘러싸인 오션캐슬에서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교육에 대해 아이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의미 있는 연수였다. 안면도 오션캐슬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고 있는 선생님들. 1박 2일동안 세미나가 진행될 안면도 오션캐슬 전경. 오션캐슬 베란다에서 내려다 본 꽃지해수욕장 전경. 염전과 주차장 모습. 안면도 오션캐슬에 있는 세미나실의 전경.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분임토의. 야외에 마련된 스파시설. 진행되는 연사의 발표를 진지하게 듣는 선생님들. 노란 석양에 물들은 안면
여기, 책이 있어 행복한 선생님이 있다. 하루 종일 은은한 묵향에 묻혀 학생들과 씨름하다보면 저절로 행복해지는 선생님. 그는 다름 아닌 바로 우리 서령고등학교 사서선생님인 정주희 선생님이다. 그동안 학부모님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 시스템으로 운영해오던 학교도서관 사서업무를 6월부터 정식 자격증을 가진 사서교사를 채용해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독서의 효용성을 널리 알리고 책을 가까이 하는 학생들을 유인하기 위해 어렵게 마련한 예산이며 획기적인 정책이다. 눈만 들면 아름다운 경치가 환상적으로 펼쳐지는분위기 있는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함께 어울려 책을 읽으며 세상을 보는 안목을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넓혀갔으면 좋겠다. 사서선생님, 파이팅!!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하는 사람에게는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이나 보다. 공기가 가득 들어간 웃음, 구름 위를 걷는 듯한 걸음걸이 등등... 리스를 만드는 일은 늘 즐겁고 행복하다. 선생님의 신들린 듯한 마이더스의 손길을 따라 플라워리스를 만드는 학생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드디어 두 시간을 씨름한 끝에 유월에 어울리는 동그란플라워리스가 완성되었다. 동그란 리스는 끊어지지 않고 계속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영원한 사랑'을 상징한다. 우선 준비물을 탁자위에 종류별로잘 펼쳐놓는다. 수태를 한 주먹 분량으로 쥐고 반시계방향으로 철사를 감는다. 플로랄테입으로 철사를 고정시킨다. 리스 링을 만들 때는 가는 철사보다 약간 굵은 철사가 낫다. 식물의 앞머리를 시계방향으로 놓고 제작방향은 반시계방향으로 식물 위에 겹치면서 철사로 고정한다. 예쁜 리본으로 마디마디 묶어 꽃들을 고정시킨다. 영어의 '웰컴(welcome)'을 어원으로 하는 리스(wreath)는 게르만족이 동유럽의 추운 12월 동안에 다가오는 봄의 희망과 새로운빛의 표시로 푸른 빛의 식물을 모으는 것에서 유래되었다. 이것이 진정한 플라워리스니라. 주로 방문에 걸어놓으면 은은한 식물향이 나서 건강에도 좋
5월 29일 금요일.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본교 과학동 국어과 교실에서 두 시간 동안 독서토론회가 진행되었다. (가)와 (나)의 과학기술에 대한 관점을 비교서술하고, (가)와 (나) 중 한 관점을 택하여 다른 관점을 비판하고 과학기술을 인식하는 올바른 태도를 서술하라는 문제로 40여명의 학생들은 글을 쓰고 서론의 의견에 대해 토론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학생들은 시군대회를 거쳐 도대회에 출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