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4일 버지니아 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의 낙서 실력을 자랑했다는 보도다. 그는 자신이 중요 국제회의에서 열심히 무엇인가를 적고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회의에 참석한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그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2007년 상원의원 시절 자신의 낙서 그림을 환자 치료비용 마련을 위한 자선 경매에 출품한 적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 이전에 낙서를 잘한 대통령으로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꼽힌다. 레이건 대통령이 그린 낙서 그림은 옆에 앉아 있던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가 수십 년 동안 간직했다가 자신의 다른 기록문서와 함께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경우는 낙서의 주인공이 공개되었지만, 낙서는 역시 누가 했는지 알 수 없다. 즉 낙서는 대개 은밀한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혹은 노출된 공간이라도 낙서는 익명성 보장이 필수다. 그러다보니 낙서의 공간은 화장실이 으뜸이다. 화장실은 비밀 공간으로 익명성이 보장된다. 내용도 자극적이고 직설적이며 상스러운 이야기도 많이 기록된다. 특히 성(性)과 관련된 것이 많은데, 글과 그림이 뒤엉켜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욕망이 표출된다. 그렇다고 화장실의 낙서가 전부 그
우리는 오천년이 넘는 찬란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 역사의 힘이 오늘날 우리나라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근대 국가 시절에 제국주의의 탐욕에 걸려 불행을 겪었다. 그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유구한 역사로 볼 때 그 시기는 오랜 순간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 굴레에서 벗어난 지도 어느덧 60년이 훌쩍 넘어가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도 그때 쓰던 일본어 투 용어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광복 직후부터 ‘국어 정화’ 작업을 해서 ‘벤또’, ‘다마네기’ 등 일본어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일본어 투 용어가 많이 남아 있다. 특히 우리가 쓰는 말 가운데에는 일본에서 들어온 한자어가 많다. 물론 이들 말 가운데에는 이미 우리말 속에 녹아들어 굳이 다른 말로 바꿀 필요가 없는 말도 많이 있지만, 좋은 우리말이 있음에도 어렵고 생소한 일본식 한자어도 많다. ‘고수부지(高水敷地)’는 그 중 대표적이다. 이 말은 큰물이 날 때에만 물에 잠기는 강가의 터를 가리키는 말이다. 여기에 맞는 우리말은 ‘둔치’다. 이 ‘둔치’가 ‘고수부지’를 순화한 말이다. 그런데 한강은 둔치를 잘 다듬어 그곳에서 운동도 할 수 있고 놀이도 할 수 있게 되어 있어 단순히
봄부터 수업에 관한 책을 읽었다. 조벽 교수의 ‘수업 컨설팅’부터 사토 마나부 교수의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 이혁규 교수의 ‘수업, 비평의 눈으로 읽다’까지 독후감도 썼다. 그리고 틈틈이 수업 관련 연수를 받고, 논문도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읽었다. 책을 집중적으로 읽게 된 이유는 수업에 대한 갈증 때문이다. 적어도 이 정도 교직 생활을 했다면 나만의 수업 전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법 오랜 교직 생활을 하고 있는 만큼 나만의 수업 기술을 정리하고 싶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수업 기술 향상에 초점을 두었다. 실제 수업 장면을 전사한 글을 보면서 발문 하는 연습을 하고 동기 유발을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도 꼼꼼히 익혔다. 서근원 교수의 ‘수업을 왜 하지’라는 책도 같은 맥락에서 읽었다. 그런데 이 책은 달랐다. ‘수업을 어떻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업을 왜 하지’라는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다. 처음 만나는 질문이다. 수업에 대한 교수법을 알려고 노력은 했지만, 수업을 왜 하는지에 대한 물음은 없었다. 간혹 '사람은 왜 사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답을 구할 때가 있다. 삶이 팍팍하고 보잘 것 없을 때 이런 문제에 다다른다. 내가 왜 사
1. 컨설팅을 하기 전에 컨설팅 의뢰를 받고 수업을 동영상으로 보았다. 수업을 직접 볼 때와 차이점이 많다. 우선 어려움이 많다. 녹화 상태는 그런대로 괜찮은데 소리가 잘 안 들린다. 듣고 또 듣고 하면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 미심쩍은 부분은 다시 돌리고 보면서 거의 4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시원하지 않다. 답답하다. 렌즈가 한 곳으로 고정되어 있어 수업 상황을 도저히 파악할 수 없다. 교사의 지도 모습보다 학생이 무엇을 배우느냐에 초점을 두고 촬영한 의도는 알겠지만, 컨설팅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이렇게 제대로 수업을 관찰하지 못한 상황에서 컨설팅을 한다니 조심스럽다. 자칫 일부만 보고 혹은 잘못 보고 왜곡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도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이유는 컨설팅에서 컨설턴트는 의견을 제시할 뿐, 그 내용을 선택하고 수용하는 것은 의뢰인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야기하는 것도 여기에 초점이 있다. 나는 수업을 보고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는 접근은 하지 않겠다. 형식화된 모형에도 집착하지 않겠다. 의뢰자의 수업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에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특히 수업을 보고 내가 몰랐던 것을 스스로 찾아보고자 한다. 2.
스마트폰 사용이 대세이다. 이제 스마트폰은 전화가 아니라, 생활의 필수품이 되었다. 이렇게 스마트폰의 수요가 늘면서 이동통신사의 영업 전략도 적극적이다. 특히 공짜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주의해야 한다. 우리 아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성능도 좋다. 언제 어디서든지 인터넷도 되고 부가 기능도 아주 양호하다. 특히 우리 아들은 대학생으로 학업에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고, 서울로 통학을 하면서 버스 탑승 등 실생활에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KT라고 여러 번 전화가 와서 갤럭시S2 사용을 권했다. 전화 상담 결과 55요금제를 유지하면, 추가 비용이 필요 없다고 했다. 기존 전화기가 약정 기간이 7개월 남았다고 해도 추가 비용 없이 사용하면 되고, 대신 3년 약정이라고 한다. 실제로 7개월 정도는 위약금을 본사에서 물어준다는 유형의 전화가 자주 온다. 우리 아들은 똑같은 요금이라는데 관심이 갔고, 집에 와서 우리 부부에게 의견을 물었다. 동일 금액이라면 그렇게 하라고 흔쾌히 허락해 주었다. 그런데 실상 단말기 요금이 23,000원이 추가로 나오고 있다. 상담 중 첫 달은 겹쳐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두 달째 5만5천원 외에 추가
새로운 법령에 의해 수석교사가 됐다. 자격이 변하면서 근무 형태도 달라졌다. 수업도 하지만, 다른 선생님들의 수업 지원 활동을 한다. 그러다보니 내 뜻과 상관없이 남 앞에 나서야 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번에도 경기도 국어과 신규 선생님들에게 강의를 했다. 그런데 그때마다 수업 전문가라고 소개를 한다. 실제로 수석교사를 선발할 때 이 역량을 검증하기도 했으니, 합당한 이름처럼 보인다. 그러나 수업 전문가라는 면류관을 덥석 쓰기에는 부담이 간다. 수업 전문가라는 표현에는 수업을 잘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는데, 내가 수업을 잘한다고 말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읽은 책 중에 ‘아웃라이어(Outliers, 말콤 글래드웰)’가 있다. 여기에 ‘일만 시간의 법칙’이 나온다. 이는 신경과학자인 다니엘 레비틴(Daniel Levitin)의 말이다. 그에 의하면 세계 수준의 전문가, 마스터가 되려면 1만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시간은 하루 3시간씩 일주일에 약 20시간 일 년에 약 1,000시간을 투자하고, 그렇게 10년을 보내면 되는 시간이다. 이렇게 하면 누구나 아웃라이어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수업을 하루에 3시간씩 20년 넘게 했다. 1만 시간을 훌
6.25 한국전쟁 전사자 발굴유해 중 신원이 확인된 유해 10위(位)에 대한 합동안장식이 6월 20일 국립 대전 현충원(민병원 원장)에서 엄수됐다. 이번에 현충원에 안장되는 10위는 6ㆍ25전쟁 때 북한에서 전사해 국내로 첫 봉환된 국군 유해 12위 중 2위와 국내에서 발굴해 신원이 확인된 8위이다. 이날 김상기 육군참모총장(이하 총장) 주관으로 열린 합동 안장식은 무공훈장 수여, 조사, 헌화ㆍ분향, 영현 봉송 순으로 진행됐다. 김 총장은 조사(弔詞)를 통해 “부디 영원한 안식처에서 이 나라를 지키는 수호신이 되어 조국과 겨레의 앞길을 비추는 호국의 등불이 돼주십시오.”라고 하고, 13만여 명의 전사자를 찾기 위한 유해 발굴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며 전사자들의 넋을 기렸다. 민병원 원장은 “전쟁 중에 나라를 지키기 위해 북한 땅에서 목숨을 바친 분들이 60여 년 만에 고국의 품에 안기는 국군의 유해인 만큼 국민도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며 “전쟁의 상흔과 함께 영령들의 희생을 기억하며 안보정신을 더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 선배들은 전쟁의 소용돌이를 만나 호국의 꽃으로 쓰러졌다. 오직 나라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총을 들었으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원만하지 못하고, 성격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다. 이런 사람은 대하기 힘들다. 상황에 따라 그냥 넘길 것도 바로 마음을 드러내고 주변 사람을 힘들게 한다. 그런 사람에 대해 주변에서 ‘까칠하다’는 표현을 많이 쓴다. ○ 배우 엄기준이 자신의 실제 성격을 ‘까칠하다’고 밝혀. 그러한 이미지로 굳혀지는 것에 대한 걱정이나 부담은 없다고 웃으며 운을 뗐다(아츠뉴스, 2011.07.19.). ○ 작품 들어가기 전, 배우들끼리 상견례 자리에서 임수정씨가 ‘역할 때문에 까칠한 모습 보이더라도 이해해주십시오’라고 말하더군요. 실제로 까칠한 성격이 아니라 작품에 푹 빠져 있었던 거죠.”(세계일보, 2012.05.08.). ○ 비스트 이기광이 극중 이지아처럼 까칠해 보이지만 속내는 따뜻한 여자 좋다고 이상형을 밝혔다(파이낸셜뉴스, 2011.10.31.). 여기에 쓰인 ‘까칠하다’는 모두 성격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따라서 ‘까칠하다’는 모두 잘못된 표현이다. 언제부턴가 ‘까칠하다’는 어떠한 말이나 행동이 조금 거친 것을 나타내기도 하고, 성격이 쉽지 않다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대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쓰인다. 하지만 ‘까칠하다’는 성격
수석교사라는 이유로 수업을 봐달라고 한다. 내게 조언을 구하고 도움을 구하기 위해서다. 부탁하는 쪽에서는 내가 수고를 한다고 미안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기분이 좋다. 남의 수업을 보면 내가 더 배울 점이 많기 때문이다. 나는 수업을 보면 비판하고 평가하지 않는다. 수업을 보고, 나를 본다. 수업을 봄으로써 나를 성장시킨다. 그래서 수업을 봐달라고 할 때는 만사를 제쳐놓고 나선다. 이번에도 바쁜 가운데 공개 수업 몇 회를 봤다. 공개 수업이라 그런지 준비도 많이 했다. 학습 목표 안내부터, 수업 설계가 체계적이었다. 동기 유발을 위해 호기심을 유발하는 질문을 주고 거기에서 문제점을 유도했다. 그리고 문제점에 대한 설명과 해결하는 시범을 보인 과정은 학생들이 학습 과제를 수행하는데 쉽게 길을 찾을 수 있게 했다. 학생들도 수업에 의욕적으로 참여하고, 발표도 잘한다. 흠 잡을 것이 없다. 굳이 흠을 잡는다면 교사가 학생에게 하는 보상이다. 발표의 내용이 맞을 경우 선생님이 학생에게 사탕을 준다. 조별 과제를 의도대로 수행하면 조원 전체에게 사탕을 주기도 한다. 평상시에도 사탕을 주는지, 아니면 공개 수업이어서 준비했는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학
학생이 공동생활을 하면서 규칙을 어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처음에는 말로 타이르지만, 계속 규칙을 어기면 벌을 내려야 한다. 벌을 받으면서 규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쳐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규칙을 어겨도 벌을 주지 못한다. 벌을 주는 것이 인권과 관련이 있다. 말 그대로 체벌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잘못을 하면 당연히 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그 교육조차도 체벌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벌은 분명히 교육이다. 교육은 학생의 미래 삶을 다듬어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벌이 학생의 행동과 생각에 내면화되어야 한다. 올바른 사람을 만들기 위해 선생님은 끊임없이 담금질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간혹 ‘벌을 세운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벌’이 목적어이고, ‘세우다’가 타동사로 쓰인 것이다. 이 어법은 이상하다. ‘벌’ 잘못하거나 죄를 지은 사람에게 주는 고통.- 엄한 벌. - 벌을 내리다. - 벌을 받다. - 벌을 주다. - 벌이 무겁다. - 나는 오늘 숙제를 안 한 벌로 화장실 청소를 하게 되었다. 흔히 ‘벌’을 ‘세우는’ 것으로 말할 때, ‘벌을 서다’라는 관용구가 보여야 한다. 위 사전의 용례에서 보
중국이 만리장성의 길이를 종전보다 2배 이상 늘였다. 중국 국가문물국의 조사 결과 그 길이가 2만 1천196.18㎞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물론 만리장성 늘이기는 처음이 아니다. 2009년엔 압록강 하구 쪽을 늘인 바 있다. 한국 역사학계는 중국의 시도가 학문적으로는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새로 발견했다는 유적들은 기존 만리장성의 개념과는 전혀 다른 명나라나 고구려의 유적이라는 것이다. 만리장성 확장은 중국이 고구려·발해 역사를 중국 역사에 편입시키기 위한, 이른바 ‘동북공정’의 연장으로 볼 수 있는 분명한 역사 왜곡이다. 2002년 이후 중국은 이를 통해 고구려 역사를 빼앗는 역사 침탈을 계속하고 있다. 중국 측 억지 주장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렇게 터무니없는 주장이 계속 될 때는 우리도 역사적으로 검증할 준비를 해야 한다. 정부 차원과 역사학계 등에서 연구가 필요하다. 중국의 역사 왜곡 사건을 신문 및 방송에서 보도하면서 ‘억지’ 주장이라고 말하고 있다. 잘 안될 일을 무리하게 기어이 해내려는 고집을 부릴 때 ‘억지를 부리다’라고 한다. 이는 ‘억지 눈물/억지를 쓰다/멀쩡한 꿩을 보고 닭이라고? 억지도 가지가지이구려.’ 등
학사 일정을 협의하면서 이번 주에는 약간의 혼란이 있었다. 수행평가 날짜를 협의하면서 6월 첫째 주 금요일로 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것이 의사전달 과정에서 말을 한 사람은 6월 1일로 알았고, 한 사람은 6월 8일로 들었다. 결국 지난주에 허둥지둥 대다가 새로 날짜를 협의해서 시험을 보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런 혼동이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 6월 1일로 생각한 사람은 금요일부터 시작한 것도 한 주라고 봤다. 반면에 6월 8일로 알아들은 사람은 금요일부터 시작한 날짜는 한 주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다시 말해서 한 주의 개념을 일요일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달리 보았던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주라는 말이 정확히 규정되지 않고 사용되고 있으므로, 엄밀히 따지면 어느 쪽의 해석이 맞다 그르다 할 수 없다. 이럴 때는 오히려 표현을 ‘첫 번째 금요일’로 바꾸면 혼동이 없다. ‘첫 번째 금요일’은 6월 1일이 명확하다. 이처럼, ‘첫째’와 ‘첫 번째’는 순서를 나열해서 표현할 때 많이 쓰지만, 미세한 의미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두 단어의 쓰임에 대해 알아본다. 먼저 사전 검색을 하면, ‘첫째’ 순서가 가장 먼저인 차례. 또는 그런 차례의(수사·관형사).-
사토 마나부 교수는 현재 일본 도쿄대학교 교육학연구과 교수다. 저자의 책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는 우리나라에서 꾸준히 그리고 많이 읽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심오한 교육학 배경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에서 독자가 많은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는 사토 마나부 교수가 단순히 교육학 이론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교실 수업을 관찰하고 정확하게 분석해 냈다는 점에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나라 선생님들이 많이 읽는다. 각자가 직면하고 있는 교실 수업에 대한 현실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저자는 교실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와 수업에 대해서 자세히 관찰하고 있다. 교사들과 학생들이 만들어가는 살아있는 수업 속 이야기를 통해 수업 혁신, 학교 혁신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실현 방안 중에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배움의 공동체’에 대한 언급은 집요하면서 구체적이다. 학습 참가의 실천은 학교를 ‘배움의 공동체’로 재편성하는 도전의 하나이다. ‘배움의 공동체’로서의 학교는 아이들이 서로 배우는 장소일 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서로 배우면서 성장하는 장소이며 보호자나 시민도 서로 배우는 장소이다. 21세기의 학교를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에는 지식을 재조직하고, 새로운 정보를 창출하는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기본 개념과 원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스스로 지식의 구조를 내면화하고, 지식을 확대 재생산하는 능력을 함양해야 한다. 학교 교육도 이런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평가 방법의 변화도 같은 맥락이다. 자기주도적으로 지식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지식 창조자라는 점을 고려해 보면, 소위 사지선다형, 오지선다형의 고르기 식의 평가 방법은 곤란하다. 학생의 창의력 및 논리적 사고력 등 고등 사고 기능을 측정할 수 있는 평가 방법이 필요하다. 서술형 평가와 논술형 평가는 그 대안으로 시작되었다. 경기도교육청은 서술형 평가, 논술형 평가 등을 통해 사고력·문제해결력·창의력 등의 고등사고능력을 평가하도록 지침을 내리고 있다. 올해 서술형 평가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논술형 평가를 실시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어려움이 많다. 갑자기 생겨난 평가 방식에 대해 생소하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서술형과 논술형 평가는 무엇인지 그리고 둘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지 찾아보고자 한다. 학업성적 관리 지침에 의하면 서술형 평
비평은 문학 비평, 영화 비평에서 보듯 예술 장르를 대상으로 한다. 그렇다면 수업 비평이라는 말은 수업을 예술 장르로 본 것이다. 다소 생소한 면이 있지만, 이혁규 교수는 수업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저자는 ‘교사의 수업 행위에는 과학성의 측면과 예술성의 측면이 동시에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수업을 예술 영역으로 확대했다. 예술은 뿌리에 기술적 측면이 있다. 넓게 보면 인간이 만들어내는 재주나 기교를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수업도 예술의 성격을 지닌다고 말할 수 있다. 보충 설명하면 예술은 인간에게 지식의 폭을 넓히고, 마음의 감동을 이끌어내는 기능을 한다. 그것이 술(術)이고, 예(藝)이다. 수업도 마찬가지다. 수업은 정의적 영역과 인지적 영역이 동시에 발현된다. 정의적 영역은 예에 해당하고, 인지적 영역은 술에 해당한다. 그리고 예술은 특수한 문화적 성격이 있다. 예술가의 개성적 인격을 바탕으로 한 감정 체험의 표현이다. 그 세계는 단순한 직관이 아니라 미적(美的) 의식을 형상화시키는 인간의 창조 활동이다. 수업이 여타의 예술 장르처럼 창조적, 직관적으로 받아들인 미적 세계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예술이 인간의 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