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한 선배 중 후배로부터 존경 받는 분이 있다. 타인으로부터 존경을 받는다는 것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아무나 존경을 받을 수 없다. 나는 39년의 교직생활을 하였다. 교사로서 초등학교 3개교, 중학교 6개교에 근무하였고 전문직으로 2개 교육청, 교감과 교장으로 중학교 4개교를 근무하였으니 많은 선배, 후배와 같이 근무하였다. 퇴직하니 함께 근무했던 동료와의 관계가 대부분 소원하다. 그 가운데 지금까지 좋은 추억과 이미지로 남아 있는 분도 있고 그렇지 못한 분도 있다. 존경할만한 분도 몇 분 만났다. 그분들은 사리사욕을 취하지 않고 후배를 좋은 길로 인도한다. 인생의 정도(正道)가 무엇인지 손수 보여주신다. 그 분들은 삶의 모델이 된다. 얼마 전, 아주 특별한 모임이 있었다. 바로 전근배(72) 선배의 초대를 받은 것. 그는 교육대학 9년 선배다. 수원의 신성초교에서 정년퇴직을 하였는데 도교육청 장학관, 광주하남교육장을 역임하였다. 퇴임 후에는 경기도교육삼락회 회장으로 인생후반기 삶을 선도하였고 지금도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필자와의 인연은 2000년 초반 당시 최우수교육청 교육장 인터뷰를 하면서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지난 달 ‘눈물
“수리산 야생화야, 일 년 동안 잘 지냈니?” 해마다 이 맘 때쯤 되면 안부 묻고 싶어 찾아가는 꽃이 있다. 오늘은 수리산 노루귀와 변산바람꽃을 보고 왔다. 아내가 가족 밴드에 사진과 함께 올린 글이다. 지난 주말 수리산 야생화를 찾았다. 야생화를 찾는 사람들의 습벽 하나. 해마다 바로 그 시기에 야생화를 찾아 안부를 묻고 이상 없음을 확인해야 마음이 놓이는 것이다. 때론 야생화 개체수가 줄어들어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야생화가 마치 우리 가족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야생화를 찾아가려면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휴일이지만 기상 시각이 빨라야 한다. 서둘러 아침을 먹고 출발한다. 오전 9시다. 배낭엔 간식이 들어 있다. 오늘은 간식이 아니라 점심이다. 고구마 8개, 사과 2개, 땅콩 등을 넣었다. 풍족하진 않지만 점심 대용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다. 아무리 야생화가 좋아도 말이다. 안양 병목안을 지나 도착한 곳은 제2만남의 광장. 수암천의 흐르는 물소리가 정겹게 들린다. 제일 먼저 반겨주는 것은 버들강아지. 문득 동요가 생각나 흥얼거려 본다. “버들강아지 눈 떴다. 봄 아가씨 오신다. 연지 찍고 곤지 찍고 봄 아가씨 오신다” 버들강아지를 봄
경칩이 10여 일 지났다. 서수원 시민들의 힐링의 공간 일월저수지에는 봄이 얼마만큼이나 찾아왔을까? 아파트에서 저수지를 내려다보며 사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시간의 여유가 있으면 저수지 산책에 나선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가족과 함께 산책을 하면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자연의 변화를 보면 힐링의 시간이 된다. 아내와 함께 일월저수지에서 봄을 찾기로 했다. 아파트에서 내려다 본 수양버들은 엷은 연두색이다. 아마도 나뭇가지에 물이 오르기 시작했나 보다. 도로변 인도에는 트럭 상인 물건을 전시해 놓았다. 그 물건 중에도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물건이 보인다. 바로 파리채다. 이 파리채가 아파트에 어울릴까? 지금도 파리채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아마도 아파트보다는 단독주택에서 더 필요하지 않을까? 저수지 입구에서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것은 산수유꽃이다. 노란 산수유꽃이 지금 막 피어나고 있다. 만개하려면 조금 더 있어야할 것 같다. 역시 봄의 전령사는 산수유다. 인가가 가까운 야산에는 산수유와 비슷한 생강나무가 있다. 둘 다 이른 봄을 알려 주는데 노란 꽃 색깔이 비슷하지만 자세히 보면 꽃 모양은 다르다. 그 동안 못 보던 안내판 하나가 보
“내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강단에 다시 선다고 하니 지금부터 가슴이 설레고 어떻게 강의를 펼쳐 나갈지 조금은 걱정도 됩니다. 그러나 참가자들에게 포크댄스의 새로운 경험을 맛보게 하며 그들도 포크댄스 매력에 빠뜨리려 합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 오는 4월 19일 오후 3시 수원시평생학습관 뭐라도학교 월담 강사로 초빙된 강사 이야기다. 강사는 바로 나. 퇴직 후 처음으로 공개된 자리인 강단에 선다. 특강 제목은 ‘우리는 포크댄스에 삐졌다’이다. 이 자리에서는 인생후반기 새 출발로 포크댄스 강사가 되어 활동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포크댄스가 정말로 재미있고 유익하다는 것을 말로 전달할 수 있을까? 말보다는 몸으로 체험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월담 시간 2시간 중 강의는 30분만 하고 90분은 포크댄스 배우고 즐기기로 진행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처음 포크댄스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포크댄스 세 가지도 이미 정해 놓았다. 인생후반기, 포크댄스 강사로 활약할지 누가 알았으랴! 아무도 몰랐다. 나도 몰랐다. 뭐라도학교 작년 봄. 인생수업 6기 수강생으로 참가하면서 강의만 듣고 곧바로 귀가하는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학교 동기생인데 가까워질 기
9일 경기 수원 원천초등학교(교장 김성신)는 수원남부경찰서와 협력하여 신입생 교통안전교육의 일환인 엄마손캠페인을 실시하였다. 이번 캠페인은 1학년 입학생의 교통안전을 위해 2시간동안 진행하였다. 2교시에 다누리홀에 모여 수원남부경찰서 서옥선 경사와 함께 교통안전생활을 위해 지켜야 할 여러 가지 약속을 하였다. 3교시에는 학생들이 직접 엄마손을 상징하는 노란색 손바닥 팻말을 들고 스쿨존에 위치한 횡단보도를 건너는 체험을 하였다. 이 캠페인에는 1학년 4개반 114명의 학생이 참가하였다. 담임교사를 비롯하여 교장, 녹색학부모연합회 회원 15명, 수원남부경찰서장 및 교통경찰 10명이 함께 힘을 모아 학생들의 교통안전지도를 하였다. 교통안전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은 “선생님, 부모님, 경찰관과 함께 공부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고, 앞으로 횡단보도를 건널 때에는 좌우를 꼭 살피고 건널 것이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김성신 교장은 “이 캠페인은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협력하여 어린이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교육에 의미가 있었다”며 “앞으로도 모든 학생들이 안전하게 등·하교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도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각 지역마다 동주민센터가 있다. 그 센터에는 주민자치위원회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주민들이 선호하는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수원시 권선구 구운동의 경우, 탁구교실이다. 회원 모집은 접수 날짜와 시각을 공지해서 하는데 금방 정원이 찬다. 게으름 피워 늦게 접수하는 사람에게는 차례가 오지 않는다. 구운동 접수 담당자에게 인기 프로그램을 물었다. 1위가 탁구교실, 2위가 요가, 3위가 서예, 4위가 기타교실, 5위가 라인댄스, 6위가 전산교육이라고 답한다. 건강 프로그램이 무려 세 개를 차지했고 취미교실이 하나다. 전산교육은 컴퓨터 교육이다. 구운동 주민에게 제공되는 프로그램은 19개인데 정원(15명∼20명)이 꽉 차면 360명 정도가 이용할 수 있다. 한 번 등록하면 3개월 간 수강할 수 있다. 물론 유료 수강이다. 지난 토요일 오후 구운동 주민센터 체력단련실에서는 뜻 있는 대회 하나가 열렸다. 이곳에서 수강하는 탁구교실 A반, B반, C반 수강생들이 모여 자체 친선 탁구대회를 개최한 것. 탁구 동호인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수강 시간이 달라 서로를 알지 못한다. 또 교류할 기회가 없었다. 그리하여 생각해 낸 것이 ‘구운동 자체 친선 탁구대
지역사회 환경 지킴이 ‘올망졸망 환경탐사대’ 가 10일 오전 10시 발대식을 일제히 갖고 연합프로그램의 활동을 시작했다. 이 활동에는 경기도청소년활동진흥센터와 경기도 내 방과후아카데미 15개소 운영기관(의왕시청소년수련관, 수원시청소년문화센터 등)에서 총 600여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했다. 경기도 방과후아카데미 실무협의회를 중심으로 개발된 ‘올망졸망 환경탐사대’ 프로그램은 연중 운영된다. 이 프로그램은 EM(유용한 미생물)을 활용하여 지역사회 하천 수질환경개선 및 자연생태 체험을 통한 지구환경 지킴이 활동이다. 청소년들이 지역사회 탐사대원이 되어 주체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올망졸망 환경탐사대’의 구체적 활동을 보면 연합발대식을 시작으로 환경교육, EM미생물을 활용하여 흙공을 발효시킨 후 하천에 투척하는 환경정화활동, 환경비누만들기, 텃밭가꾸기 등 다양한 환경프로그램을 전개한다. 이 같은 활동은 매월 청소년이 직접 기획하여 내 지역의 하천 주변 환경정화 활동을 실시한다.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는 초등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의 청소년이 대상이다. 이 아카데미는 여성가족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청소년들의 건강한 방과 후 생활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전문체험
요즘 지인과의 만남, 현직보다 은퇴자가 많다. 학교나 교육청에서 불러 주지 않는 한 현직을 만날 일은 별로 없다. 또 은퇴 후 2년이 지났건만 교육계 소식은 밝은 소식보다 어두운 소식이 더 많다. 2월 퇴직자 소리를 들으니 교육계에서 나가는 것이 ‘매우 시원’하다고 한다. 과거엔 ‘시원 섭섭’했었는데…. 지금은 ‘섭섭’은 0%이고 ‘시원’이 100%라고 한다. 안타까운 이야기다. 이렇게 세상이 바뀐 것이다. 사람마다 퇴직자 모임이 몇 개 있다. 나 역시 5인회. 등산모임. 초석회, 삼락회 등 관여하는 모임이 있다. 5인회란 글자 그대로 5명 모임이다. 2001년 중등 교감 자격연수 동기 모임이다. 구성원을 보니 우연치 않게 모두 교육대학 출신이다. 그러니까 초등교사에서 중등으로 전직한 사람이 모인 것이다. 모두 중등 교장을 역임했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맞는가 보다. 이 친목모임은 2007년 결성되었다. 정기모임이 연 2회인데 승진이나 영전을 하면 작은 선물을 준비해 찾아가 축하한다. 방문객을 맞은 교장은 답례로 식사를 대접한다.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을 이용한 회식 모임에서는 그 동안 못 다한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교육에 관한 이야기가 주요 화제이고 인
지난 3일 오후 3시, 희망교육사랑 카페가 주관하는 교장, 교감, 부장교사 워크숍이 용인 상현고 시청각실에서 있었다. 등록부, 음료와 간식 코너, 현수막은 어느 워크숍 모습과 같았다. 이색적으로 참가자 경품 코너가 눈에 띄었다. 워크숍 참가자를 위한 자진 찬조가 있었던 것. 인터넷상 카페가 주관하는 이런 교육워크숍 시도는 아마도 이번이 처음일 것. 참가비 없이 외부강사를 초빙하여 특강을 갖는 행사다. 더욱이 전국 단위 모임인데 ‘과연 몇 명이 모일까?‘가 초미의 관심사. 행사 홍보를 하고 사전 희망을 받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결과는 조금 미흡하지만 첫 행사로서는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자체평가이다. 카페지기로서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최선을 다한 반광득 전 교장을 만났다. 커다란 행사 준비하고 치르느라 과로로 몸살까지 찾아왔다고 한다고 한다. 지금은 100여 권이나 되는 워크숍 교재 발송에 바쁘기만 하다. ▲3일 있었던 워크숍을 소개한다면? 희망교육사랑 카페 개설 12주년을 맞아 회원을 위해 뜻 있는 일을 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 운영진 의견을 모은 결과 회원 역량 강화를 위해 관리자를 위한 워크숍을 시도해보자고 합의하였다. 그리하여
“우와! 교육카페가 주관하여 교장, 교감 연수를 한다니…” 회원 수 3만 6천 명, 교육가족의 힐링과 멘토 역할을 하고 있는 희망교육사랑 카페(카페지기 반광득 전 교장)가 개설 12주년을 맞아 큰일(?)을 저질렀다. 무슨 큰일일까? 도교육청 차원에서 해야 할 일을 교육전문 카페에서 교장, 교감을 대상으로 갖는 워크솝을 말하는 것. 참가자는 무려 60명이 넘는다. 참가자는 모두 자진 희망한 사람들이다. 오는 3월 3일 오후 3시, ‘2015 개정교육과정과 창의적인 학교경영 워크숍’이 용인 상현고교 시청각실에서 열린다. 사실 교장과 교감 역량 강화는 교육청이 해야 할 중요 임무다. 그래야 학교현장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카페 운영자들이 카페 개설 12주년을 맞아 뜻 깊은 일을 계획하고 실천에 옮긴다. 당일 주요 일정을 보면 ‘좋은 수업과 교사 전문 학습공동체’(이혁규 청주교대 교수). ‘창의적인 학교교육과정 운영 사례’(상현고교 송수현 교장), ‘4차 산업 인재를 위한 이 시대의 교육(오상훈 대표)가 특강을 맡았다. 사용할 교재는 벌써 편집을 마쳤다. 내용이 알차서일까 참석은 못하지만 교재를 보겠다는 주문자가 이어진다. 교재에는 특강 원고 이
경기 수원 서호초교(교장 이병준)는 21일 오후 3시 반가운 외국 손님을 맞았다. 바로 자매결연 도시인 터키 얄로바 시장 웨파 살만 등 방문단 일행이 학교를 찾은 것. 이 날 학교에서는 한국과 터키간 국제 우의를 돈독히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학교 학생과 교직원은 방문단을 반갑게 맞이했다. 학생들은 터키 방문단에게 터키에 대한 고마움을 담은 편지와 터키 상징물인 무빙빌라를 제작 전달하며 고마움을 표했다. 양00 학생은 “한국전쟁 때 우리 학교가 있는 이곳에서 우리 또래의 어려운 친구들을 돌봐주었다”며 “우리나라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참전한 터키군에게 진정한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에 방문단은 “학생들이 터키군의 숭고함을 잘 알고 감사함을 표현해주어 감동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시장은 “터키에서도 한국전쟁에 참전한 터키군인과 전쟁고아 아일라의 우정을 다룬 영화 ‘아일라’로 인해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방문단은 서호초교에서 터키군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자 체육관 이름을 앙카라관이라 명명했음을 이야기하자 감사함을 표하며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어 방문단은 학교 정문앞 앙카라공원에 위치한 무빙빌라 조형물(The Mo
얼마 전 귀가하니 우편함 뚜껑에 ‘우편물 도착 안내문’이 붙어 있다. 받는 사람이 명시되어 있고 보낸 사람은 국세청이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혹시 내가 내야할 세금을 내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그 동안 공직생활하면서, 또 은퇴 후에도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해 왔다. 국세청하면 권력기관이다. 세무조사라고 하면 대기업도 벌벌 떤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답답한 마음에 안내문에 적힌 담당집배원에게 전화를 건다. 그러나 집배원은 내용물이 어떤 것인지 모르고 보낸 사람이 겉봉투에 있는 국세청이라는 것만 안다. 이튿날 재방문 시간을 확인하고 부재 시 경비실에 맡겨 놓도록 부탁했다. 드디어 등기우편을 보았다. 마음을 졸이면서 봉투를 개봉한다. 보내는 사람이 수원세무서장이고 등기 내용은 국세환급금 통지서다. ‘휴….’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며 표정이 밝아진다. 내가 우리 집 우편함을 보면 덜컥 겁이 나는 것이 있다. 발신자가 경찰서, 검찰청, 시청, 구청 등 주로 관공서에서 보낸 것이다. 경찰서는 교통위반 통지서이고 시청이나 구청은 세금납부서, 고지서다. 검찰청은 무슨 사건에 연루되었을 때인데 아직 받아본 적은 없다. 공무원은 스스로 국민의 공복이라 하는데 국민
이번 설 명절, 자식으로부터 세배를 받고 덕담도 했다. 성묘를 마치고 나니 하루 여유가 생긴다. 여행을 좋아하는 아내의 제안으로 당일 코스 서해안 여행을 떠났다. 태안 해변길 제1코스인 바라길을 트레킹하려는 것. 아침을 서둘러 먹고 자가용으로 출발하니 수원에서 학암포 오토캠핑장까지 두 시간 정도 소요된다. 학암포 해수욕장은 1990년대 초반에 G중학교근무 시절, 보이스카우트 대원을 인솔하여 경기도 캠퍼리에 참가한 적이 있다. 프로그램에 따라 대원을 지도하느라 해수욕을 한 추억은 희미하고 캠프파이어 때 무대를 임시 가설하고 걸스카우트 지도자와 더블MC로 사회를 본 기억이 있다. 그러니까 20여 년 만에 이곳을 찾은 것이다. 캠핑장에 주차를 하니 겨울 야영객 몇 가족이 보인다. ‘이 한 겨울에 야영?’이라고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들이야말로 진짜 캠핑족이 아닐까? 자가용을 바로 옆애 두고 커다란 텐트를 치고 취사를 하면서 겨울을 즐기는 것이다. 한편으로 이들이 부럽기까지 하다. 요즘엔 야영장에 취사장, 화장실 등 기본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캠핑장을 가로질러 가니 곧바로 해수욕장이다. 제일 먼저 반겨주는 것은 무엇일까? 모래사장, 바다, 파도가 아
대학을 졸업하고 1인 창업으로 미니멀 라이프 프리랜서 준비한다는 아들. 자칭 미니멀리스트다. 온 가족이 함께 실천하는 미니멀 라이프 사례를 만들겠다고 하여 부모와 긴 토론 시간도 가졌다. 그러나 살림을 다시 합치는 문제와 부모 자식간의 가치관,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생각 차이가 커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실천에 옮기지는 못하였다. 아들은 부모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미니멀 라이프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한다. 부모의 질문에그동안 공부하고 실천한 자신의 지식을 총동원하여 답변한다. 그 덕분에 부모는 미니멀 라이프에 대해 조금은 접근하게 되었다. 우리는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는 아들의 권유를 받아들인다. 은퇴 2년 만에 책장을 정리한다. 몇 년간 한 번도 펼쳐보지 않은 책이 먼지가 쌓여 책장에 장식용으로 꽂혀 있다. 책장 일곱 곳을 정리하니 열 네 개의 보따리가 나온다. 인생후반기 새 출발의 마음으로 집안을 정리하였다. 다시는 보지 않을 책을 자가용 트렁크에 가득 채워 동네 중고서점에 가니 2만원을 쳐준다. 정들었던 책인데 너무 아깝다. 비교적 신간서적이라고 생각하는 책을 알라딘 중고서적에 판매하니 64권에 8만 원이 조금 넘는다. 3차 정리로 나온 책을 자가
나는 얼마 전 ‘공직자의 돈은 먼저 본 사람이 임자라는데’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공직자가 세상 물정에 어두워 어리숙하게도 부동산 중개업자의 말을 100% 믿고 부동산에 투자하여 12년간 보유한 두 건의 토지를 매도해 이익을 별로 보지 못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이제는 땅에 대해 미련이 없고 나 자신이 어리석은 공직자였다는 사실이 마음 아프다고 끝을 맺었다. 두 건의 땅을 살 때는 평소 안면이 있는 부동산 중개업자의 소개가 있었는데 물건의 불리한 조건을 듣지 못했고 그 조건 때문에 매도 시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한마디로 믿었던 지인에 대한 배신감으로 나 자신을 원망하기도 하였다. 누님은 손해 보지 않고 판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으라 하지만 사람에 대한 배신감은 오랫동안 마음의 상처로 남을 것 같다. 두 건의 토지를매매하는 데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서수원에 위치한 구운5거리에서 주민센터 가는 길에는 부동산중개업소가 줄줄이 있다. 무려 14개다. 그 곳에 매물을 내 놓았는데 유독 한 부동산에서만 연락이 온다. 토지를 사겠다는 사람을 구한 것이다. 결국엔 그 곳에서 두 건의 토지 매매를 성사시켰다. 팔기로 작정한 매도자로선 고마운 부동산이다. 비닐하우스의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