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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공무원연금 지급액을 국민연금 수준으로 조정하고, 퇴직금을 인상하는 안이 언론을 타 논란이다. 이번 공무원 연금 개편을 시행하더라도 소급 적용은 하지 않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런 내용에 따라 이달 말 교원 명예퇴직 신청자가 지난해 동기 대비 5배나 급증하게 됐다. 제대로 수용조차 못 할 만큼 크게 늘어나 일부 시·도교육청의 경우 지방채 발행까지 할 실정이다. 하지만 서울 등 많은 시도가 10% 내외의 수용률에 그쳐 교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 문제는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은 교단 안정과 미발령 신규교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추경과 지방채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뚫어야 한다. 예산 부족으로 이번 명퇴가 반려된 당사자들은 이미 마음이 떠난 상황에서 근무한다는 것 자체가 불이익이다. 하루빨리 제도와 정책을 가다듬어야 하겠다. 내년에도 이 같은 장면이 되풀이 될 것이므로, 충분한 명퇴 예산 확보로 희망자들을 전부 수용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일단 공적연금의 기본 틀인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우선 마련한 뒤 군인연금과 사학연금도 이에 준하는 수준으로 개편을 진행한다는 장기적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타 직종인 국영기업체, 사립학교 교직원, 군인, 일반 사기업체 등의 연금과 형평성을 유지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연금 수급액(률)의 감액은 최소한으로, 연차적으로 시행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혼란을 줄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란은 이미 시작됐다고 보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번 공무원연금 개편의 주요 배경이 정부 재정 부담 증가인데, 또 다른 정부 재정 부담 증가를 초래하는 공무원 퇴직금 인상안을 쉽게 적용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퇴직금 인상을 통해 줄어든 연금액을 100% 보전이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당연시되는 만큼 이로 인한 공무원 사기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평생을 교단에 불사른 이 땅의 참 스승들이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개편된 정책으로 말미암아 마음의 상처를 입고 교단을 떠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황우여 신임 교육부장관은 취임사에서 창조경제에 필요한 창의적 인재가 필요한 시대이며, 경쟁을 통한 성취보다는 국민 개개인의 행복 구현이 정책의 목표가 되는 시대임을 알렸다. 그리고 ‘바른 교육’을 통해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세우고 학생들이 행복한 교육을 정책의 중심으로 삼겠다고 했다. 황 신임장관은 ‘5.31 교육개혁’을 재조명하고 교육의 기본적 가치는 유지하면서 새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 교육의 새로운 틀을 모색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같은 발언에 공감하며 이를 실천하기 위한 몇가지 고려점들을 당부한다. 이를 위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인 창의성, 풍부한 감수성, 유연한 적응력, 종합적 사고 능력 등을 학생들이 제대로 갖출 수 있도록 교육 방향을 잘 정립해야 한다. 우리나라 안에서만 통용되는 무의미한 무한경쟁 교육체제가 아니라, 전 세계 인재들과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위한 새로운 교육 시스템의 구축이 요구된다. 개인주의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사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학생들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능력을 학교에서 기를 수 있도록 교육제도를 정비가 시급하다. 학생들의 안전교육을 위해 전담하는 인력을 갖춰 내실 있는 안전교육은 물론, 실제 위험상황에서 안전을 확보하는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올바른 교육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교사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교육풍토가 필요하다. 학습자와 교사, 학부모가 함께 협력하고 의사소통하는 교육현장이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한 새로운 교육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교사를 개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개혁의 주체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다. 교사 전문성을 신장시키기 위해 수동적 방식의 연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수업현장에서 필요한 교수 학습 지식과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학습공동체를 활성화해야 한다. 교사들의 자발적이고 주도적인 노력이 교육발전과 연계되도록 교수학습 관련 지식을 공유하는 체제를 구축해주길 바란다. 아울러 이달의 우수교사 시상을 제정하고 TV중계를 하도록 해 지속적으로 국민적 관심과 성원의 기회를 만들 필요가 있다. 우수교사의 인성교육과 수업지도 방법 등을 온 국민에게 알려 교육현장에서 노력하는 선생님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이 대거 들어서면서 학생들의 정기고사 축소에 대한 방안이 탄력을 받고 있다. 정기고사의 비율을 줄이고 수행평가를 확대해 창의성을 기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행 평가는 학기당 1회 이상 실시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중간고사를 폐지하고 수행평가로 대체해도 문제는 없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등 학기당 2회가 보편화돼 있지만 기말고사만 실시해도 된다는 이야기다. 진보교육감들, 정기고사 축소 움직임 문제는 수행평가 확대가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도 해결해야 한다. 사실 정기고사를 줄인다고 하면 교사들 입장에서는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매번 새로운 문제 출제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시험을 줄인다면 조금이나마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수행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시험문제 출제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정기고사에 대한 부담은 줄일 수 있다. 여기에 정기고사를 1회 줄인다면 중학교의 경우 매년 6일 정도의 수업일수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현행 교육과정의 틀에서는 매년 이수해야 할 수업시수를 채우면 되기 때문에 새로 확보된 6일의 기간 동안 학생들의 체험학습 등 교과외의 활동을 더 할 수 있게 된다. 거의 사라진 소풍을 부활 할 수도 있다. 어쩌면 학교교육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계기가 될 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긍정적인 측면이 있긴 하지만 수행평가의 비율을 높인다고 창의성이 신장된다는 이야기에는 공감하기 어렵다. 창의력 신장을 위해서는 수행평가와 정기고사의 비율이 문제가 아니고, 어떻게 가르치고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즉 수행평가의 비율을 높인다고 해서 창의력이 신장될 것이라는 명확한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비율을 높임으로써 학생과 교사의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창의력 신장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도리어 교사들이 학생 창의력 신장을 위한 수업방법으로 개선하도록 연수와 지원을 강화해주고, 정기고사에서 학생들이 창의력을 발휘해야 해결 가능한 방향의 문제 출도 유도가 더 나은 방법일 듯싶다. 수업방법과 평가방법이 같이 맞물려서 돌아가야 학생들의 창의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평가는 교사들이 하는 것이고 교사들의 확고한 의지가 따르지 않는다면 별다른 효과를 거두기 어렵기에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 더 검토하고 시행해도 늦지 않아 정기고사를 줄이고 수행평가 비율을 확대하는 것은 좀 더 검토한 다음에 실시해도 늦지 않다. 단순히 비율만 높였다가 부작용이 발견되면 또 실패한 정책으로 기억될 것이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검토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이미 일선학교에서는 수행평가와 서술·논술형 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창의력을 신장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수년전에 이런 평가방법이 도입돼 제자리를 잡은 곳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행평가 쪽으로 중심을 급격히 옮겨가기엔 여전히 검증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인지 확실히 드러날 때까지 일선학교에서 큰 무리 없이 진행되도록 최적화 된 고 현재의 평가방법을 송두리째 흔드는 건 신중해야 한다.
무상의 역습, 학교재정 파탄, 시설안전·교육활동에 직격탄, 학교위험시설 개선비 2년새 2232억 감소. 최근 주요 언론기관들이 지방교육재정 관련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다양한 제목들이 나오고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지방교육재원 절대액이 부족하다’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예산운용의 균형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자에 비해 후자는 덜 부각되는 분위기다. 서울시교육청 재정 관련 잇따른 논란 나열한 기사 제목에서 예상 했겠지만 현재 이 부분에 대한 논란 대부분은 서울시교육청에서 나오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각급 학교에 금년도 학교운영비를 삭감하겠다고 통보하더니, 전국연합학력평가에 응시불가를 선언했다. 이어 예산이 없어 금년 8월말 명예퇴직 신청자의 7.6%밖에 수용할 수 없다고도 발표했다. 사실 이는 이미 교육계에서 오래 전부터 나왔던 전망이다. 교육재원 부족 때문에 머지않아 시·도교육청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설은 파다했다. 다만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예상보다 빨리 문제가 드러났을 뿐이다. 타 시·도교육청도 교육환경개선사업비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연말쯤 되면 유아무상교육·보육비(누리과정지원비)를 주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언론들은 현재의 재정파탄의 원인을 시·도교육청의 무상복지 탓만으로 돌리고 있지만, 시·도교육청보다 오히려 중앙정부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본다. 연간 3조원 이상 소요되는 누리과정 지원 사업을 추가 재원 없이 기존 재원으로 시행할 때부터 이러한 상황은 불 보듯 뻔했다.경기불황으로 내국세 수입이 줄어 재정 문제가 일찍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일 뿐이다. 그동안 세입결손이 났을 때 완충역할을 해오던 순세계잉여금 마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2015년에는 교부금 예산에서 2013년 정산분 2.7조원이 감액될 예정이어서 재정사정은 회복되기는커녕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시·도교육청 예산편성과 시·도의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예산운용의 균형감마저 상실한 사례들이 보도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전국연합학력평가 예산으로 35억원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으나 시의회가 예산심의과정에서 고교 1·2학년생이 두 차례 시험을 치를 비용에 해당하는 11억원을 삭감했다. 이는 교육재원 절대액 부족과 완전 무관한 것은 아니지만, 예산부족보다는 예산운용의 문제다. 왜냐하면 삭감된 재원을 다른 사업비 신설 또는 증액에 편성했기 때문이다. 혁신지구 운영 예산의 경우 10억원에서 22억원으로 12억원을 증액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이 경우 ‘보수 대 진보’의 시각을 떠나 ‘예산운용의 균형감 상실’로 보는 것이 더 맞다. 해당 예산의 파급효과 때문이다. 파급효과 고려안한 예산운용이 문제 학력평가예산 삭감으로 서울교육청 고교생은 물론 다른 시·도교육청 고교생까지 피해를 보게 됐으나 혁신지구 운영예산 증액으로 이익을 보는 대상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교육재원 절대액이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예산운용의 균형감 상실문제도 적지 않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지방교육재원 절대액은 반드시 늘어나야 한다. 교육재원 확충을 외면하면 교육의 질을 높이기는커녕 기본적인 교육여건을 유지하기도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나 교육재원 규모가 늘어난다 할지라도 주민직선에 의해 선출된 교육감들이 경쟁적으로 무상복지사업과 각종공약사업을 쏟아낸다면 기본적 교육활동비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교육재원 확충과 함께 균형감 있는 예산운용이 필요한 이유다.
구조 동아리 미나미센주 레스큐부 피난유도·응급처치·구조 합숙 실습 일본의 실습 중심의 재난대비 안전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이 학교 내 재난에 대한 대피 뿐 아니라 지역 내 재난의 구조활동에 참여하는 훈련을 하기도 한다. 12일 도쿄 사학회관에서 일본교육연맹(회장 사네요시 츠네오‧이하 일교련)이 주최한 ‘교육 활동에 있어서의 위기관리’를 주제로 제30회 한일교육연구발표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발표됐다. 한국 측 주제발표를 맡은 김완기 경기 현암초 교장이 학교안전에서 교원이 담당하는 역할에 초점을 맞춰 발표한 반면, 일본의 사이토 스스무 아라카와 구립 미나미센주 제2중 교장은 구조활동 동아리인 레스큐부 활동을 중심으로 일본의 학교안전교육 방안을 발표했다. 레스큐부는 우리의 RCY(청소년적십자)에 해당하는 JRC가 주축이 돼 운영되고 있다. 미나미센주 레스큐부에는 고문 3명과 부원 126명이 참가하고 있다. 주요 활동은 방재합숙훈련, 지역방재훈련 참가, 지역안전지도제작, 매달 있는 피난훈련 보조 등이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학생들이 통제에 따라 대피만 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재난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방재합숙 훈련은 일본의 주요 언론에 소개가 됐을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학생들은 직하지진에 대비해 ▲피난소 개설 ▲재해 발생 시 취사 ▲고령자 피난 유도 ▲구조장비 사용 ▲응급처치 등을 실습했다. 이 활동에는 일본적십자, 도쿄소방청, 미나미센주 지역위원회, 지역마을회 등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했다. 피난유도 훈련에서는 경우 거리에서 지역 노인들을 안내하거나 어린이집 유아들을 데리고 피난연습을 하고, 진짜 구조장비를 가져와 사용해보는 등 지역사회 협력이 실습에 큰 힘이 됐다. 이렇게 실습 중심으로 학생들이 직접 재난대응에 참여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은 주민들 스스로 재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자조’ 정신을 배양해야 한다는 관점 때문이다. 재난 발생 시 관에 의존하기보다는 지역주민이 직접 대처하고 서로 도와야 한다는 개념이 확장돼 가족과 지역 속에서 학생도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접근이다.
초등 바깥 놀이 시간 30분 운영 중등 선택 수업으로 ‘공강’ 시간 네덜란드에서는 오전 10시가 넘으면 초등학교 주변에서 학생들이 학교운동장에서 뛰어놀며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네덜란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10시부터 일과 중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바깥 놀이 시간 30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초등학교의 일과는 오전 8시 30분에 시작해 10시까지 1시간 30분 동안 이어진다. 대신 10시부터는 바깥 놀이 시간이다. 이 시간 동안 학생들은 모두 바깥으로 나와 가져온 간식도 먹고, 잠시 수업에서 해방돼 친구들과 뛰놀며 자유 시간을 누린다. 교사들은 학생들을 지켜보면서 커피를 마시는 등 잠시 여유를 즐기곤 한다. 특히 이 시간에 아침을 제대로 먹지 못한 학생이나 교사는 싸온 간식으로 아침을 대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바깥 놀이 시간은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네덜란드 모든 초등학교는 이 시간을 아주 중요한 시간으로 간주해 계속 운영하고 있다. 바깥놀이가 끝나면 10시 반부터 다시 1시간 반 동안 수업이 진행되고 12시부터 점심시간이 시작된다. 점심시간은 보통 한 시간 이상 주어지고, 대다수 학생들이 학교주변에 살고 있어 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오도록 하고 있다. 맞벌이 부모 자녀의 경우 점심으로 빵을 준비해 와서 학교에서 점심을 먹는다. 이렇게 점심시간에 집에 가지 못한 학생들은 학부모들이 돌아기며 돌본다. 학생들이 모여 가져온 점심을 함께 먹게 해주고 식사이후 자유 시간을 가지며 뛰어놀 때도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점심 후 오후 수업은 보통 3시 반 쯤에 끝난다. 수요일은 모든 학년이 오전 수업만 한다. 중·고교생들은 교과교실을 찾아 선택한 수업을 듣고 있기 때문에 수업 중간에 있는 공강 시간에 자유 시간을 누리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학생들이 각자 과목을 선택해 이동수업을 하기 때문에 수업시간도 아침부터 연강으로 이뤄지지 않고, 우리의 대학교 수업처럼 수업 중간에 공강 시간이 있다. 일주일에 한두 번 오전 수업이 11시에 시작되는 경우도 있어 늦잠도 잘 수 있다. 특히 고교 1학년(klass4)이 되면 학생이 선택하는 계열 프로필(분야)에 따라 개인별 수업시간이 서로 달라지기 때문에 그 어떤 학생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주일 내내 수업이 가득 짜여진 시간표를 갖고 있지 않다. 간혹 중·고교생들 중 학교규칙을 어겨 벌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 중 ‘사방이 꽉찬 시간표(vierkant rooster)’라는 벌이 있다. 수업에 지각을 3번 이상 하는 등 일정 정도의 규칙 위반을 했을 경우만 주어지는 벌인데 일주일동안 자기 수업시간표에 관계없이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학교에 남아있어야 한다. 이 벌을 받은 학생들의 경우 다시는 학교규칙을 어기지 않을 정도로 네덜란드 학생들에게 이 벌칙은 무서운 벌로 알려지고 있다. 바깥 놀이든 공강 시간이든 초·중·고 공히 수업시간이 연속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네덜란드 학교의 특징이다. 이렇게 아이들은 꽉 짜여진 수업에 얽매이지 않는 가운데 자유를 누리며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기도에서 초등학교 등교시간을 9시로 늦춘다고 해서 여러 가지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경직되게 등교시간을 늦추는 논의보다는 학생들에게 쉼의 자유와 재충전의 시간을 줄 수 있도록 꽉 짜여진 수업시간표의 대안에 대해 한번쯤 심도 있게 논의해볼 때다.
자전거 소재로 역학 가르치며 안전, 환경교육도 덧셈, 뺄셈 문제는 역사, 지리 기초지식 소재로 최근 우리나라 교육에서 주제 중심의 과목 간 통합 등이 이슈가 돼 있다. 초등은 2013년부터 1~2학년군의 즐거운 생활, 슬기로운 생활, 바른 생활을 주제별로 통합한 통합교과서 사용이 시작된 상태다. 핀란드에서는 이미 예전부터 과목 간 주제별 통합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교사들은 교사양성과정에서 교육과정 재구성 훈련을 받았고, 교육과정에 대한 상당한 자율성이 주어지기 때문에 교과 간 통합에 큰 부담을 느끼지는 않는다. 그렇다고는 해도 초등 교사들이 모든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가르치는 것은 물리적으로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핀란드에서도 교과서를 활용해 교사들의 교과 간 통합 부담을 덜고 있다. 핀란드는 주제 중심 통합 교과서는 아니지만, 각 교과 교과서의 내용이 주제, 소재, 자료 중심으로 통합돼 있다. 하나의 소재에 다양한 주제를 연결한 경우도 있다. 교사들이 교육과정 재구성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정도다. 3학년 과학 교과서에는 자전거를 소재로 한 단원이 있다. 과학 교과서인 만큼 자전거에서 사용되는 마찰과 탄성의 원리, 삼각 틀의 안정성, 쐐기와 지렛대의 원리, 톱니바퀴의 원리 등 물리적인 특성과 쓰임새를 담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핵심 소재인 자전거와 관련해 안전교육, 다양한 교통수단, 도로 교통법, 교통 표지판 등에 대한 교육이 병행된다. 또 자전거를 환경과 연계시켜 환경, 쓰레기 분리수거, 자원 재활용도 다룬다. 교사가 다양한 주제와 자전거에서 사용되는 원리를 스스로 탐구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지 않아도 과학 교과서만으로도 통합 교육이 가능한 것이다. 이런 교과서의 특성은 수학 교과서도 예외가 아니다. 핀란드 수학 교과서의 세 자리 수, 네 자리 수 덧셈과 뺄셈 단원에는 핀란드 역사, 문화 사회에서 일어났던 중요한 사건과 연도를 제시해 다양한 문제를 구성하고 있다. 학생들은 덧셈과 뺄셈을 배우면서 역사, 지리, 문화, 사회에서 학습할 내용을 함께 배울 수 있다. 한국의 역사로 바꾸어서 제시하면 조선 건국 1392년, 훈민정음 창제 1443년, 임진왜란 1592년, 동학혁명 1894년, 3·1일운동 1919년과 같은 방식으로 숫자와 간단한 역사적 사실을 제시하고 문제를 구성한다. 한국의 수학 교과서에는 이런 식으로 타교과와 연계한 자료가 많이 제공되지 않는다. 초등수학 교과서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익숙하게 접할 수 있는 소재들을 사용하긴 했지만 대부분의 숫자는 덧셈과 뺄셈을 위한 가상의 숫자들이다. 핀란드 교과서는 헬싱키에서 로바니에미까지의 터널 명칭과 거리를 알려주지만 한국의 교과서에는 가상의 산 등산로 거리가 얼마라는 식으로 숫자를 제시한다. “기차에 350명이 타고 있다. 공원에 4500명이 모여 있다” 등으로 문제를 구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핀란드 교과서에서는 핀란드의 도시와 설립연도를 연결해 “헬싱키 1550년, 위바스뀔라 1837년, 로바니에미 1960년, 오울루 1610년…”으로 제시한다. 분리돼 있던 즐거운 생활, 슬기로운 생활, 바른 생활만 한 권의 책으로 엮였다고 통합 교육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 교육에서 시작되고 있는 통합교육의 의미에 대한 분명한 개념 정립이 필요해 보인다.
“가출청소년 20만, 사회비용 감당 힘들어” “외국에 비하면 너무나도 뒤쳐져 암울해” “국가 해야할일 못하니 선생님들만 피해” “법 한줄 개정만으로도 확 달라질텐데…” “청소년 인성 문제를 더 이상 미루면 안 되죠. 국가가 하루빨리 인성교육에 눈을 떠야 합니다.” 부산가정법원 천종호(50) 부장판사는 우리나라 인성교육 현실을 두고 매우 암담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천 판사는 지난 2010년 소년 재판 전담법관이 된 이후 소년범들의 치유와 회복에 집중하는 재판을 통해 7000명 넘게 교화시켜 우리 사회에 많은 감동을 안겼다. 이로 인해 붙은 별명이 ‘소년범의 아버지’다. 또 소년 재판 때 일반 아버지들에게서 볼 수 있는 야단을 워낙 많이 쳐 ‘호통판사’로도 통하는 등 최근 청소년 문제와 관련해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로 꼽힌다. 그를 직접 만나,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소년 인성문제 현실을 들어보고 대안도 모색해봤다. 그는 우리나라 인성교육의 현 주소에 대해 ‘매우 심각하다’는 말을 되풀이 하며 인터뷰 내내 인상을 제대로 펴지 못했다.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머잖아 국가적 위기가 올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파레토법칙(28법칙)’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한 사회의 재산 80%를 20%가 만드는데 범죄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회 범죄 80%가 20%에서 나오는데, 현재 가출청소년 숫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더욱 많은 문제가 파생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다. 천 판사는 “현재 가출청소년이 20만명인데, 이들을 20%라고 가정한다면 범죄가 최소한 80만건 이상 발생한다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며 “이들이 교정기관을 거친 뒤 복귀하면 취업, 재기, 노후 등을 사회가 뒷받침해야 한다. 이들을 돕는 비용은 20%의 경제인구로부터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천 판사는 “이들 숫자를 줄이지 못하면 국가는 많은 사회적 비용을 감당해야 하며, 더 나아가 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청소년 인성 문제는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국가가 전면적으로 나설 것을 제안했다. 천 판사는 “학령기 학생에게 인성을 갖추도록 하는 시스템 구축이 미흡해 지금의 상황까지 몰리게 됐다”면서 “청소년 인성교육은 학교와 선생님들만이 책임질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사건이 문제가 터지면 선생님들에게 해결하라 하니 힘들 수밖에 없다. 이를 국가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성교육 시스템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 유독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천 판사는 “일본 오사카에 가면 초․중학생 대상 결손가정 및 비행청소년을 위한 아동자립지원시설을 구축해놨는데 100명 수용을 위해 무려 14만200여㎡(4만3000평)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 안에 학교(공교육)도 있다. 관리자 70명에 교과교사는 20명으로, 거의 일대일 관리를 하고 있다”면서 “홋카이도에는 무려 1322만3000여㎡(430만평)짜리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일본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거의 모든 국가에 구축됐는데 우리나라만 없다”며 “비행청소년이나 가출청소년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늘리기 위해 법령 한 줄만 만들어주면 지금 보다 훨씬 좋아지는데 신경 쓰는 사람들이 없다”고 토로했다. 아동복지법에 ‘비행청소년 전담 공동생활가정’이란 한 줄만 추가하면, 일반가정에서 국가 지원금을 받고 보다 많은 청소년들을 회복시킬 수 있는 길이 열리는데 정치인들은 무관심으로 일관한다는 주장이다. 당장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틈만 나면 국회의원, 관련 인사들을 만나 설득하고 있다. 그가 이처럼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그 역시 어려운 어린 시절을 겪었기 때문이다. 부산의 대표적 달동네에서 자라면서 갖은 폭력에 시달려 봤고, 이로 인해 남들 보다 늦게 학업을 시작하는 아픔도 있었다. 지난해 초 펴낸 책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우리학교)’를 통해 벌어들인 인세 2000여만원을 ‘비행청소년 전용 공동생활가정(사법형그룹홈)’을 위해 전액 기부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는 “소년 재판을 맡은 지 4년밖에 안 됐지만, 이 일은 운명처럼 만났다고 생각한다. 평생 사명으로 여기고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사람 좋은 웃음을 보였다.
‘행복 사랑방’ 운영하는 경기 운학초 다양한 놀이 교구 비치…인기 만점 방학이지만 학생들의 웃음소리로 활기 넘치는 학교가 있다. 경기 용인에 있는 운학초가 바로 그 곳. 운학초는 여름방학 기간(7.28~8.20)에 ‘행복 사랑방’을 운영하고 있다. 행복 사랑방은 친구, 선·후배와 어울려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여가활동 전용 교실이다. 온돌 마루와 냉방 시스템이 갖춰진 특수학급 교실을 활용해 집에 머무는 듯한 편안함을 준다. 문정교 교장은 “지역 특성 상 학교 주변에 문화 시설이나 근린생활 시설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행복 사랑방을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곳에는 학생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교재와 교구가 마련돼 있다. 자석 교구, 도형 교구, 입체 원목 쌓기 등 창의성 계발에 도움을 주는 도구부터 스포츠 스택, 체스, 닌텐도 위 등 실내스포츠 기구까지 없는 게 없다. 이번 방학에는 젠가, 할리 갈리 등 보드게임 10여 종과 신간 도서 200여 권, 플라잉디스크 윷놀이 세트를 마련, 비치했다. 행복 사랑방은 특히 집에 혼자 있는 맞벌이 가정 학생에게 인기가 높다. 또 특기 적성 활동과 돌봄 교실 참가 학생들도 애용한다. 전교생 106명 가운데 하루 평균 20여 명이 이곳에 들른다. 6학년 양준영 군은 “방학이라 집에 있으면 심심하고 친구와 놀 수 있는 곳도 찾기 어렵다”면서 “행복 사랑방에 오면 친구들도 만나고 재미있는 놀이도 할 수 있어서 무척 즐겁다”고 말했다. 문 교장은 “방학동안 학생들이 마음껏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창의 교구와 놀이 교구를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빠듯한 재정…삭감 1순위 교육감 시책사업엔 '펑펑' 교원 전문성 신장 ‘빨간 불’ 전남 A초 교사는 지난 11일 한 보따리 짐을 들고 상경했다. 이날부터 3일간 예정된 직무연수를 받기 위해서였다. 학교 사정상 연수비는 지원받지 못했다. 연수 기간 동안 쓰이는 숙식비용도 자비로 해결했다. 이런 상황에도 먼 길을 마다하지 않은 건 딱 한 가지 이유다. 평소 관심 있었던 상담 연수를 받을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는 “학기 중에는 참가할 수 없어서 방학만 기다렸다”면서 “학교 운영비에 교원 연수비가 포함돼 있지만, 예산 부족으로 지원 받을 수 없었다”고 했다.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는 그나마 사정이 좋은 편이다. 교육지원청이 교사 1인당 1년 동안 최대 13만원의 직무연수비를 지원하도록 권장한 덕분이다. B 교사는 “직무연수는 더 나은 교육을 위한 교원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교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제일 먼저 삭감되는 항목이 직무연수비”라고 꼬집었다. 무상 교육·복지 정책 남발이 불러온 ‘교육 예산 대란’이 교원의 전문성 신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 제8조에는 ‘연수자에게는 예산의 범위 내에서 연수에 필요한 실비의 전부 또는 일부는 지급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예산 부족에 시달리다 직무연수비를 대폭 줄이거나 아예 지급하지 않는 학교가 적지 않다. 학교 현장에서 볼멘 목소리가 나오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 혁신학교와 무상 급식 등 교육감 공략 사업에는 예산을 아끼지 않으면서 학교 운영에 반드시 필요한 기본비용을 줄이겠다는 교육당국의 이중성 때문이다. 초·중·고교의 학교 운영비를 평균 500만원씩 감액하겠다는 것과 대조적으로 내년에 혁신학교를 늘리고 올해보다 60억 원을 늘려 총 120억 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서울시교육청이 대표적이다. 서울의 C초 교장은 “안 그래도 부족한 예산이 깎이다보니 연수비를 챙겨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경기의 한 초등학교 교장도 “예전에는 적어도 직무연수비의 70~80%를 교육청에서 지원했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줄여버렸다”고 전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교육 재정 확충이다. 현장 교원들은 “한정된 교육 예산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각종 무상 교육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 D초 교장은 “직무연수는 교원의 전문성과 직결, 교육의 질을 좌우한다”면서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학생·학부모를 위한 정책 못지않게 교원의 권리와 의무를 보장해주는, 보다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실 안 학교이야기’ 3년째 진행 진로·학업·외모…고민 듣고 나눠 학생들 이야기, 교사의 생각 소통 방송 준비하며 자연스런 상담 실천 “성급하게 진로 결정짓는 학생들 삶에 대한 가치관 확립부터 해야” -“오늘은 여학생들 최대의 관심사이자 부모님, 교사들에게 가장 민감한 부분 중 하나인 ‘화장’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요? 먼저 아이들 인터뷰를 들어 봅시다.” -“화장을 안 하면 죽어가는 느낌이에요. 더 예뻐 보이고도 싶고요. 부모님은 하지 말라고 하시는데, 계속 하다 보니 안 하기 어려워요.” -“네, 지금까지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는데요. 아이들이 자칫 외모에만 관심 갖게 될까 걱정이 됩니다. 청소년 시기에는 외면보다는 내면을 가꾸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는데요…” 매주 화요일 5시. KBS1 라디오 ‘공부가 재미있다’의 코너 ‘교실 안 학교 이야기’에서는 화장을 하고 싶은 여학생들의 주장뿐만 아니라, 모의 수능 날 고3 아이들의 풍경, 고교생들이 방학을 보내는 법, 공부를 포기한 학생들 등 다양한 교실 속 풍경이 소개된다. 이 코너에 3년째 출연 중인 안태일 경기 중산고 교사는 매주 전파를 통해 학생들의 고민이나 이슈 등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해당 주제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은 물론 교사들의 입장까지 학교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을 골고루 청취할 수 있어 인기 높은 코너 중 하나다. 사실 그는 2012년 ‘MBC 스페셜’에서 ‘팟캐스트 DJ로 아이들과 소통하는 선생님’으로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이후 KBS 라디오에 특별 게스트로 출연한 것이 계기가 돼 고정을 맡게 된 것. 안 교사는 진행자인 윤지영 아나운서와 대화하는 중간에 자신이 녹음해 온 학생들의 목소리를 짤막하게 들려주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1명에게 20초짜리 이야기를 뽑아내기 위해서는 1시간 이상 심도 있는 대화를 유도해야 해요. ‘지금 고민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공부요’, ‘모르겠어요’와 같이 단답형으로 대답하거든요. 조리 있게 말하는 법을 잘 몰라서죠. 왜 고민인지, 그 고민은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들으려면 인내심을 갖고 끈기 있게 대화해야 합니다.” 매주 아이들 녹음과 원고 작성에 5~6시간 이상을 할애하며 신경 쓸 일이 한 두개가 아니지만 그는 방송 활동이 학생들과의 소통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처음에는 방송이라는 것이 학생들의 참여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좋은 매개였지만 이제는 일상생활이 돼 마이크를 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고민 상담을 하게 됐다는 것. 매일 학생들의 상담신청이 밀려 전부 소화하지 못할 정도다. 그는 “학생들에게 ‘말이 통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친구에게 털어 놓을 때처럼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포인트다. 분한 일이 있으면 함께 욕하고, 힘든 일이 있으면 함께 슬퍼하며 감정적으로 공감해주는 것이 학생들이 그를 믿고 따르게 만드는 비결이었다. 안 교사는 “상담을 하면서 청소년 문제에 대한 솔루션이 대부분 상위 10%나 하위 10%에 쏠려 있음을 깨달았다”며 “중간층 아이들을 어떻게 끌어줄지 고민하면서 자연스럽게 진로 상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공부도 포기하고 아무 생각 없이 지내는 것 같아 보이는 아이들도 막상 들여다보면 ‘어른들이 나를 포기했다’는 무력감과 패배감에 젖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어른들은 왜 학생들에게 진로를 빨리 찾으라고 강요할까요. 장래희망이 무엇인지 생활기록부에 적는 것이 그토록 중요한 일인가요? 하고 싶은 일, 남들보다 조금 늦게 찾으면 어떤가요. 서두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학창시절에 성급하게 희망 직업을 결정하기 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확고한 가치관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생각은 실제 그가 교사가 되기까지 거쳤던 과정과도 일맥상통했다. 학창시절 안 교사의 꿈은 조금 엉뚱하게도 ‘홍익인간’을 실현하는 것이었다. 대학 4학년 때 심리치료사, 드라마 작가, 경찰 등 다양한 직업을 놓고 고민하다가 교사가 되기로 결심한 후 5개월 만에 임용고시에 합격하고 교사가 됐다. 아이들이 올바르게 자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홍익인간 실현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에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저서‘너도 모르는 네 맘, 나는 알지’를 발간하기도 했다. 사춘기에 찾아오는 고민을 공부, 가족, 친구 등 주제별로 나눠 이야기하면서 현실적인 해결방법을 제시했다. 자신의 상태를 이해함으로써 긍정적으로 사춘기를 보낼 수 있도록 안내한 책이다. 그는 “진로교육 대부분이 ‘재능과 흥미를 찾아서 개발하라’는 내용인데, 관심사 자체가 무엇인지 모르는 아이들에게 이런 교육이 통할 리 없다”며 “삶에 대한 기본 개념과 자세 등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춰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의사, 검사, 공무원, 연예인…. 생활기록부에 적힌 천편일률적인 장래희망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남들이 보기에 훌륭하고 거창한 직업을 가지려고 애쓸 필요는 없어요.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보람’과 ‘잔재미’ 두 가지만 생각하라고 조언해요. 상담으로 아이들 삶을 바꿀 순 없지만 최소한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 정도는 만들어주고 싶은 바람입니다. 그런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서라도 방송을 통한 학생들과의 소통을 놓지 않을 생각이에요.”
포스코청암재단(이사장 권오준)은 교육‧과학‧봉사분야에서 뛰어난 공적을 세운 개인 또는 단체를 선정해 시상하는 ‘제9회 2015포스코청암상’ 후보자 추천을 받고 있다. 포스코청암상 교육부문은 창의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시스템적으로 구축, 교육계 전반에 확산하고 향후에도 교육 분야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현직 인사(또는 단체)에게 수여하고 있으며 각 2억 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이 상은 포스코 설립자인 청암(靑巖) 박태준 회장의 업적을 기념하고 포스코 창업정신의 기본인 창의존중, 인재중시, 봉사정신을 널리 확산시켜 사회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2007년부터 시행됐다. 9월 30일까지 후보자 추천을 받고 서류심사와 현장실사를 거쳐 2015년 2월에 결과 발표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포스코청암재단 홈페이지(www.postf.org)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조정체험 직무연수’ 실시 경기교총(회장 장병문)은 4일부터 8일까지 용인조정경기장에서 경기 교원을 대상으로 ‘조정체험 직무연수’를 실시했다. 이번 조정 직무연수는 지난 2월 26일 경기교총과 경기도조정협회가 체결한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마련됐으며 17개 시‧도 최초로 시도된 연수다. 장병문 회장은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조정을 직접 체험하면서 교원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함양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제주살레외식타운과 업무협약 제주교총(회장 홍남호)은 9일 경기교총과 함께 제주살레외식타운(대표 이원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제주교총 회원과 가족은 제주살레외식타운 제주점과 수원인계점 이용 시 총 15%를 할인 받을 수 있으며, 현대백화점 목동점 이용 시에도 10%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밖에 특판 상품 구입 시에도 15% 할인이 가능하다.
요즘은 예전과는 달리 결혼을 하면 으레 부부가 ‘맞벌이’를 한다. 맞벌이를 하는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그만큼 가정 살림살이가 남편 혼자 벌어서는 꾸리기 어려운 여건 때문일 것이다. (1) 맞벌이를 해야 그나마 살지, 남편 혼자 벌어서는 어려워요. (2) 그 부부는 신혼 때부터 맞벌이를 해 벌써 큰 아파트를 하나 장만했다. ‘맞벌이’는 부부가 모두 직업을 가지고 돈을 버는 것을 이르는데, ‘서로 똑바로 향하여’의 뜻인 ‘마주’가 줄어든 ‘맞-’에 ‘(돈을)벌다’에서 파생된 ‘벌이’가 결합한 말이다. ‘맞벌이’와 발음이 비슷해 헷갈릴 수 있는 말이 ‘막벌이’다. 김동인의 소설 ‘감자’는 개화기에 ‘복녀’라는 여인이 타락해 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이 작품에서 복녀가 결혼을 한 후 생활이 어려워지자 막벌이꾼으로 전락해 평양성으로 들어오는 대목이 나온다. (3) 그들 부처는 여러 가지로 의논하다가 하릴없이 평양성 안으로 막벌이로 들어왔다. ‘막벌이’라는 말은 아무 일이든지 닥치는 대로 해서 돈을 버는 일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처럼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하는 노동을 ‘막노동’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막일’이라는 말로 바꿔 쓸 수 있다. (4) 그 사람은 어려서부터 집안이 가난하고 배운 게 없어서 그저 막일(=막노동)을 해 가며 근근이 생계를 잇고 있다. 이렇게 막일을 하는 사람을 ‘막일꾼’ 또는 ‘막노동꾼’, ‘막노동자’라고 한다. 또 ‘막벌이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사람들을 흔히 ‘노가다’라고도 하는데 이 말은 일본어(土方, どかた)에서 온 말이므로 쓰지 않는 게 좋다. 이처럼 맞벌이나 막벌이로도 살기 어렵거나,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른바 ‘투잡(two job)’이라고 하는데 ‘한 사람이 두 가지 직업을 갖는 일’을 뜻한다. 이 말은 ‘겹벌이’로 바꿔 쓸 수 있다. (5) 최근 주 5일 근무제 확산으로 투잡(=겹벌이)에 대한 직장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맞벌이’에 ‘막벌이’, 나아가 ‘겹벌이’까지 애써 일하지 않으면 생계마저 어려운 상황이 안타까운 요즘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우리는 이 말을 오랫동안 너나 없이 하나의 진리로 여기며 살아 왔다. 아마도 일하거나 노력하는 만큼 보상을 받고, 아무리 공짜라 할망정 소정의 대가나 조건, 심지어 심각한 부작용이나 치명적 후유증이 따르기에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교육 현장엔 ‘공짜 천지’다. 초등학교 급식과 학용품, 중학교 학교운영지원비(옛 육성회비), 특성화고 신입생 수업료, 방과후학교 등이 그렇다. 이명박정부에서 비롯된 공짜가 고교 수업료로까지 이어지려는 그런 흐름에도 불구하고 결코 막 퍼주기가 되어선 안될 것이 있다. 수행평가가 그것이다. 1학기 2차고사란 이름으로도 불리는 기말고사에선 수행평가를 실시한다. 수행평가는 ‘학생 스스로의 지식이나 기능 등을 나타내도록 하는 평가’지만 일반고와 특성화고가 서로 다르다. 가령 일반고에선 시험때마다 년 4회, 특성화고는 기말고사때만 2회 실시하는 식이다. 1999년 도입된 수행평가는 보통교과의 경우 대개 30점 만점으로 중간이나 기말고사 정해진 날의 지필평가와 달리 학기중 실시한다. 보통 30점이면 10점짜리 3개 영역으로 나눠 실기를 평가한다. 10점이면 10, 9, 8, 7점 등 3~4단계 간격으로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필자는 특성화고 교사로서 수행평가를 할 때마다 꽤 불만스럽다. 예컨대 글쓰기 수행평가의 경우다. 만점을 줄만한 글쓰기가 거의 없는 것이 일반고·특성화고를 망라한 현실이지만, 정작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아예 제출조차 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도 0점 아닌 최저점의 소위 기본점수가 주어진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0점이 없는 수행평가이다. 0점이 없는 시험이라니 도무지 시험같지가 않다. 그러고 보면 세상에 공짜란 없는 법이란 말도 다 헛소리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각 교과에서 정한 4~5점의 최저점을 받으니 그런 횡재가 어디에 있겠는가! 앞에서 말한 온갖 공짜가 돈으로 하는 것이라 ‘학생복지’라 핑계라도 댈 수 있지만, 그러나 수행평가는 아니다. 수행평가에서 막 퍼주는 공짜 점수를 학생복지라 둘러대긴 어렵다. 그렇다면 수행평가에서 막 퍼주는 공짜 점수 는 혹 학생인권의 문제인가? 수행평가에 0점이 없는 건 크게 두 가지 문제에 노출되어 있다. 우선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 받을 위화감이다. 글솜씨가 없을망정 성의껏 작성해서 제출했는데도 7점이다. 그런데 빈둥거리다 내지 않은 학생도 5점을 받았다. 불과 2점 차이라면 누가 열심히 하려 하겠는가. 차라리 안내고 5점을 받으려 하지 않을까. 또 하나는 수행평가를 받기 위해 아무 행동(서울대 백순근 교수의 말처럼 “자신의 지식이나 기능, 태도 등을 드러내기 위해 말하거나, 듣거나, 읽거나, 쓰거나, 그리거나, 만들거나, 더 나아가 그것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이다.)도 하지 않은 채 5점을 챙긴 학생의 그릇된 인식이다. 무엇 때문 0점이 없는 수행평가가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건 교육이 아니지 싶다. 더 큰 일은 따로 있다. 그렇게 아무 행동도 없이 소정의 점수를 받은 학생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받을 충격이 그것이다. 당연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구성원이란 자체만으로 직원에게 월급을 꼬박 줄 직장은 없다. 주라니까 주긴 하지만, 0점 없는 수행평가는 급식, 학용품 등 다른 공짜와 같을 수 없는 문제이다. 퉁명스럽게 “점수 안 받으면 되잖아요!”라며 제출물을 내지 않는 학생들이 한사코 점수 주는 교사를 비웃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그러고도 그것이 평가(시험)일 수 있는지 의문이 떠나지 않는다.
2학기 교육과정에 수상 안전교육 반영하자 심폐소생술 시연 활동 중인 선생님들 8일 담양교육지원청에서 실시한 수상 안전사고 예방교육에 참여하였다. 대한적십자사의 도움을 받아 8시간 동안 이론과 실기 연수활동이 펼쳐졌다. 매년 발생하는 물놀이 사고의 실태와 유형이 소개되었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 위에 오래 전 근무하던 학교에서 발생했던 여름철 물놀이 사고가 생각 나서 많이 힘들었다. 모두 다 여름방학 동안 발생했고 학교 전체가 슬픔에 쌓였던 기억이 되살아나서 연수 시간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안전사고다. 그 중요성에 비추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실기 연수는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교실에서도 미약했던 부분이다. 언제 어디서든지 위급한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을만큼 실기 능력을 갖춰야 함을 실감한 연수였다. 담양교육지원청이 주관한 이날 연수에는 각급 학교장과 교사들이 참석하여 수상 안전사고 예방교육의 중요성을 깊이 새기는 자리가 되었다. 2학기 교육과정에 반영하여 이론과 실기 지도를 병행하여 지도해야겠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바쁘다. 심폐소생술이나 응급처치 상식도 1학년 꼬마들에게 꼭 가르쳐야겠다.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남은 방학 동안 아이들 모두 건강하기를 빌어본다.
몰입 전문가가 전하는 궁극의 학습법 '공부', 평생의 화두 몰입 전문가 황농문 교수가 추천하는 공부하는 힘의 원천을 다른 책이다. 생존과 행복,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인간에게 따라 다니는 평생의 화두인 공부하는 힘을 갖고 싶은 마음에 얼른 집어든 책이다. 책을 보면 볼수록, 배우면 배울수록 머리는 텅 비어 가는 것 같은 불안함을 지우려고 찾은 책이다. 이 책은 먼저 출간한 몰입을 읽고 덕을 본 사람들의 실천 사례를 전하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공부 달인을 소개하고 수험생을 위한 하루 15시간 공부비법과 같은 눈에 번쩍 띄는 아이디어도 제공한다. 6개의 목차만 보아도 공부를 잘하게 해줄 것 같은 포만감을 안겨준다. -1부: 생존, 행복, 자아실현 그리고 몰입 -2부: 매일매일 공부하는 힘 -3부: 창의력을 길러주는 신중하게 계획된 학습 -4부: 천재를 만드는 최고의 공부법 -5부: 어떻게 노력할 것인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6부: 새로운 인재를 키우는공부 혁명 필자는 현직 교사이다 보니 6부, 새로운 인재를 키우는 공부 혁명에 더 많은 시선이 갔다. 두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하는 '지식을 스스로 창출하는 두뇌'를 비롯하여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치열한 경쟁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한 저자의 생각에 많은 부분 공감이 갔다. 특히, '질문하는 공부, 토론하는 공부'를 다룬 대목은 이 책의 백미였다. 토론식 수업을 강조하는 이스라엘, 창의력 교육에 주안점을 두는 핀란드, 아이 스스로 창의성을 계발하도록 유도하는 독일, 논술 교육으로 유명한 프랑스, 질문과 토론으로 사고력을 키우는 하버드대학의 공부하는 모습이 소개되어 있다. 많이 알려진 내용이기도 하고 우리나라 교육에 접목되고 있는 부분들이다. 그러나 우리의 창의성, 논술, 토론 중시 교육은 그들에 비해 매우 피상적이고 형식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융합교육이 교육계의 화두로 떠오른 지금, 그 취지와 방향성은 매우 타당하다고 본다. 선진 교육이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나 암기 위주의 외현기억을 중시하지 않음에 비해 우리 교육의 평가 방법은 아직도 외현기억을 재는 수준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힘을 길러 토론 학습에 능하려면 당연히 몰입기반학습이 기본이다. 그것은 바로 공부하는 힘, 암묵적 지식 기반을 넓혀주는 근육을 길러야 하기 때문이다. 때마침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수학자대회를 보며 아직 수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큰 상을 타지 못한 우리나라 수학교육의 현실에 한숨이 나왔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의 전유물과 같은 수학 공부에 공교육, 사교육이 엄청난 투자를 해온 그간의 교육 방법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오래 기다려주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 공부를, 수학을 좋아하게 만드는 교육을 하고 있는지 반성을 해야 할 때다. 제발 예습하지 마세요(독일) 공부하는 힘은 바로 공부를 좋아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단순한 진실을! 그러기에 독일에서는 예습을 절대로 시키지 말라고 학부모회의 첫날에 신신당부를 하는 것이리라. 미리 답을 알고 온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먼저 말을 해버리면 다른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우리 1학년만 해도 미리 공부하고 온 아이들의 학습 태도가 가장 나쁘다. 집중도 하지 못하고 몰입도를 떨어뜨린다. 특히 수학 시간에는 어떤 경우에도 지명 받기 전에는 답을 말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주의를 주지만 아이들은 참지 못한다. 집에서 학부모가 공부를 도와준 아이들은 대부분 집중도가 매우 낮다. 그래서 복습 과제를 벗어난 예습과제는 일체 내지 않는다. 얄팍한 지식 한 개를 알고 얼른 발표하는 것보다 그 답이 나오도록 생각하는 과정이나 방법을 표현하도록 하면 글씨를 모르는 아이가 오히려 좋은 답변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우리 1학년의 수학박사는 책을 잘 읽지 못하는 아이다. 글씨는 잘 모르지만 선생님의 말을 듣고 문제를 풀고 생각하는 힘이 좋으니 칭찬과 격려를 제일 많이 받는다. 더디지만 공부를 좋아하고 호기심이 가득하니 글자를 읽어내는 어느 순간 용수철처럼, 모죽처럼 높이 뻗으리라 확신하며 기다려주는 선생이고 싶다. 공부는 죽어야 끝난다. 본래부터 공부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진정한 공부를 해본 적이 없을 뿐이다. 앎의 즐거움을 깨닫게 하는 일이 있을 뿐이다. 세상의 모든 아이는 공부할 준비가 되어서 태어난다. 그 공부의 영역을 교과학습으로 한정하지 않는다면!호기심의 싹을 키우는 일, 기다려주는 일, 직접 체험의 즐거움 속에서 세상의 이치를 알게 하며 재미를 느끼게 하는일이 공부하는 힘이라는 결론을 얻게 한 책이다.
요즘 경제가 어렵고 삶이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점점 더 치열한 경쟁사회, 입시보다 취업이 더 힘겨운 시대이다. 그리고, 정년은 사라지고 당장 내일이 두려운 사람들…. 오늘날 현대인들의 삶의 상황은 차가운 북서풍이 부는 것 같다. 따라서 사람들의 관심사가 이를 어떻게 이를 극복할 것인가에 집중되고 있다. 한마디로 생각이 공부에 쏠리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말 공부,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공부하는 힘 등이다. 이같은 사실은 서점에서 잘 나가는 책 제목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제목에 `공부`가 들어가거나, 아니면 저자가 `공부의 신`이다. 이는 현실의 삶이 팍팍하고, 경제가 불안한 여건 속에서 독자들은 책을 통해 무언가를 배워야 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올해 상반기 맹활약한 `말공부`는 논어ㆍ맹자ㆍ장자ㆍ사기ㆍ십팔사략 등의 동양고전에서 찾아낸 현자와 영웅들의 대화를 통해 `말 잘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6~7월 종합 베스트셀러 1~2위를 넘나드는 인기를 끌었다. 상반기 인문 분야에서 각광받은 또 다른 책은 김대식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와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형제가 한국 교육제도를 향해 쓴소리를 낸 창비에서 나온 `공부논쟁`도 있었다. 인문 분야뿐 아니라 자기계발 분야서도 `공부`와 자매품인 `수업`의 기세가 등등하다. 지난해 말 나온 황농문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의 위즈덤하우스에서 발행한 `몰입`의 힘을 알려주는 `공부하는 힘`은 10만부 돌파를 눈앞에 둔 최근 가장 성공한 자기계발서 중 하나라고 한다. 또, 지난해 10월 나온 김진애 건축가의 다산책방에서 내놓은 `왜 공부하는가`도 3만부를 넘겼고, 조국 교수의 `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도 지난달 출간돼 예스24 자기계발 분야 4위에 올라 있다. 이들은 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공부의 신` 저자들이다. 삶의 목적을 공부에서 찾고, 이를 지탱해나가는 힘에 관해 담담히 토로한 책들이다. 후쿠하라 마사히로가 하버드의 토론 수업, 옥스퍼드의 압박 면접 등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는 해외 명문대학의 이야기를 다룬 '하버드의 생각수업`도 자기계발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상반기엔 이레가 출판한 `인생 수업`, 인빅투스의 `상실수업`, 엘도라도의 `사람공부`도 나왔다. 일본 '공부의 신`들도 힘이 세다. 일본 메이지대 괴짜 교수 사이토 다카시가 인생을 바꾸는 평생 공부법에 대해 걷는마무가 출판한 `내가 공부하는 이유`는 인문 분야 2위에 올라 있다. 일본 작가들의 공부에 관한 책도 앞다퉈 출간되고 있다. 도몬 후유지가 인생 후반기 삶의 의미를 공부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청림출판사의 '공부하는 힘 살아가는 힘`등이다. 이같은 배경에는 요즘 심적으로 불안하고 경제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 `공부`라는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는 자기계발서가 아무래도 눈길을 끄는 것 같다. `수업`의 인기는 지난해 맹위를 떨친 법륜스님의 '인생수업`과 올 상반기 히트한 강신주의 `감정수업`의 여파이다. `공부`의 인기는 황농문의 `공부하는 힘`에서 시작됐다는 게 중론이다. 이같은 것들을 종합해 보면 최근에는 실용서, 자기계발서 등 분야를 막론하고 인문학적 관점이 접목된 책들이 인기를 얻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공부`가 각광받는 것은 이러한 연장선"이라 생각된다. 책 제목은 유행에 민감하다. 한 책이 히트를 하면 이를 따라서 비슷한 제목의 책들이 쏟아진다. 이는 출판사들의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한몫을 담당하고 있다. 문제는 어려운 상황에서 내가 어떤 태도를 가지고 문제를 대하는가 이다. 때로는 도망가고 싶고, 스트레스를 받고, 슬럼프에 직면하고, 일에 치이고, 자신감을 잃고, 외로움을 느끼는 등의 감정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언젠가는 직면하게 되는 흔들림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문제의 근원을 남이나 환경 탓으로 돌리면 답이 안 나온다. 원망은 절망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상황에서 독해지는 법, 흔들리지 않는 방법을 찾아 나서야 한다. 자신을 비하하는 감정보다 우리 삶에 더 치명적인 것도 없을 것이다. 틀림 없는 한가지는 바로 ‘당신만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인정하는 것이아닐런지! 가능한한 빨리 '나만 그렇다'라는 착각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커다란 나무도 작은 씨앗에서 시작된다. 지금 시작한 공부는 작은 희망으로 연결되고 그만큼 기쁨과 행복이 내 곁에 머물 것이다.
내일 오전8월 14일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앞두고 카톨릭 교계와 정부에서는 손님맞이준비가 한창이다. 지난해 3월 제266대 교황으로 취임한 프란치스코의 아시아 지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며, 한국 방문은 1984년과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25년 만이다. 본명이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인 교황은 지난해 즉위명(名)으로 프란치스코를 선택했다. 청빈을 실천했던 13세기 이탈리아의 성인 프란치스코의 삶을 실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 볼 수 있다. 교황의 방한은 이번이 세번째이지만 한국과의 인연은 그보다 훨씬 더 역사가 깊다. 교황의 존재가 우리 역사에 처음 알려진 것은 400년 전(1614)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수광(1563~1628)은 저서 '지봉유설'에서 마테오 리치가 쓴 '천주실의'를 소개하면서 “그 풍속이 군(群)을 교화황(敎化皇)이라 하고 혼인하지 않은 독신으로 세습해 계승하지 않으며 현자를 가려 세운다”고 설명했다. 또한 서점에는 교황 관련 서적들이 잇달아 출판되고 있다. 교황 관련 책들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교황이 취임 후 아시아 국가로는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하는 데다 그동안 교황이 보여준 평화 중재와 협상력 등이 우리들에게 큰 의미를 전해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종교 지도자들은 메시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가 가난한 사람들과 소외받고 있는 이들, 지역분쟁의 갈등으로 고통을겪고 있는 인류사회에 새로운 힘과 용기를 심어주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어 이번 교황 방한이 세월호 참사로 슬픔에 빠져 있는 우리 국민에게도 큰 위로와 용기를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같은 교황 방문은 가톨릭 신자들 외에 일반 국민들에게도 관심을 받고 있다. 종교서적 코너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은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라는 책이 눈에 띈다. 그리고 기타 교황 관련 서적에도 많은 사람들이 기웃거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카톨릭 신자는 아닐지라도 종교와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받고 싶어하는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그만큼내 마음을 위로해 주는 것을 찾는 풍토가최근 사회적 배경에 깔려 있는 것은 아닐런지! 우리 민족의 소식을 처음 접한 교황은 알렉산드르 7세(재위 1655~1667)다. 그는 제사 금지를 완화하고 중국 복음화에 관심이 많았으며 예수회 선교사들의 요청에 따라 1660년 조선을 ‘난징교구’에 예속시켜 선교를 권장했다. 그후 1962년 요한 23세때 한국교회는 정식교구 자격을 얻게 된 것이다.
중국은 넓고 넓은 땅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 우리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가 많다. 기암절경이 신비로운 구련산, 천계산, 왕망령, 만선산 등은 중국의 10대 협곡에 속하는 태항산대협곡의 남부에 위치한다. 모두 높이가 남다른데다 가까운 거리에 이웃하고 있어 다른 곳으로 이동하다보면 멀리 바라다보이기도 한다. 운봉화랑 구경 후 봉고버스에 올라 왕망령으로 향한다. 차창 밖은 멋진 풍경과 고지대 산촌마을 사람들의 생활 모습이 교차한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을수록 더 순수한 것은 자연이나 사람이나 똑같다.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확장 중인 도로에서 어릴 적 모습을 떠올린다. 좁은 길을 가기 위해 봉고차에서 내려 다시 빵차로 갈아탄다. 일방통행인 터널을 지나고 산등성이의 케이블카를 바라보며 굽잇길을 오르면 눈앞에 새로운 풍경이 모습을 드러낸다. 왕망령은 하남성과 인접한 산서성 진성시 능천현 동쪽에 위치하고, 이상적인 나라를 세우기 위해 개혁정책을 펼친 인물로 평가받는 신나라 황제 왕망이 훗날 동한의 개국황제가 된 류수를 쫓다가 이곳에 주둔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에게는 조훈현 기사가 바둑을 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태항산대협곡에서 아름다운 일출과 운해를 조망하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관망 포인트인 관일대에 서면 해발 1665m부터 800m까지 높고 낮은 50여개의 산봉우리가 만든 풍경이 발아래로 펼쳐진다. 왕망령에서 서남쪽 산기슭에 있는 석애구로 향한다. 석애구 마을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지만 예전에는 사면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독특한 지형 때문에 마을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다. 외부세계와 소통이 단절되었던 이곳 사람들이 바깥세상으로 나가기 위해 1960대 이후 자발적으로 30년간 깎아지른 절벽에 구멍을 뚫으면서 기적적으로 절벽에 걸린 도로 7.5km를 건설했다. 바위를 뚫어 만든 산악도로는 일방통행이라 운전자들끼리 서로 시간을 조절해가며 가볍게 산책하는 시간도 갖는다. 터널 내부의 조명과 환기를 위해 절벽 쪽으로 커다랗게 뚫어낸 창의 모양이 제각각이고, 내부에서 터널 밖을 카메라에 담으면 바위 창이 자연스레 사진틀을 만들고 그 속에 태왕산의 멋진 풍경이 들어온다. 석애구(錫崖溝) 관망대에서 눈앞에 펼쳐진 전경을 조망한다. 석애구는 해발 1000m 지점에 위치하지만 지형이 평탄하여 세외도원(世外桃源)을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산골마을이다. 사면을 둘러싼 웅장한 산과 깎아지른 절벽, 하천과 아늑한 마을, 절벽 아래편의 양장길이 그림 같은 풍경을 이루고 있어 그야말로 무릉도원이다. 양장길은 구불구불 이어진 길의 모습이 양의 창자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 욕심은 한이 없다. 즐겁게 여행하면서 아름다운 폭포와 협곡에서 편히 쉬거나 그림 그리는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중국에는 불가사의한 것들이 많다. 13명이 5년 동안 바위에 창자를 뚫어 1977년에 완성한 동굴도로 절벽장랑(絶壁長廊)은 불가사의한 인공터널이다. 아찔한 절벽벼랑과 산 아래를 잇는 절벽장랑을 통과하여 석애구 주차장으로 향한다. 태항산대협곡 여행은 도로사정에 맞춰 차를 여러 번 갈아타야 한다. 주차장에서 다시 봉고차에 올라 한참 계곡을 따라 꼬불꼬불 비탈길을 내려가면 만선산 입구다. 만선산은 만 명의 신선이 산다는 신선의 산으로 산세가 만 명의 신선을 품을 만큼 넉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