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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들어가며 학교 내 성폭력은 학교 내 구성원 간에 상대방의 동의 없이 성별·직종·나이 등의 위계를 이용하여 성적인 언행을 일방적으로 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성희롱·성추행·성폭행 등 성을 매개로 일어나는 모든 신체적·언어적·정신적 폭력 행위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또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학교 내외에서 발생한 학생 대상의 성폭력을 학교폭력의 한 유형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학교 내 성폭력 실태를 보면 2021년 기준 최근 10년간 성 비위로 징계처분을 받아 담임에서 배제된 자가 460여 명에 이르고 있다. 교내 불법 카메라 설치, 학생들에 의한 교사 성희롱 및 신체 촬영, 위계를 이용한 교직원 간 성폭력은 증가되고 있다. 또한 학교폭력 중 신체폭력은 줄어든 반면 스마트폰을 이용한 성폭력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학교 내 성희롱·성폭력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으며, 발생 비율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여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성희롱·성폭력 대응 절차와 대상별 학교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 주관위원회, 대상 유형별 학교 내 성희롱·성폭력 대응 절차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학교 내 성희롱·성폭력의 유형 학교 내 성희롱·성폭력은 행위 유형별 분류, 관계별 분류, 대상별 분류 등 여러 형태로 분류될 수 있으나, 여기에서는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시 되고 있는 2차 피해와 증가 추세에 있는 디지털 성범죄를 중심으로 논하고자 한다. 가. 2차 피해 ‘2차 피해’란 성희롱·성폭력 사건 이후 행위자나 주변인 조직(공동체) 구성원에 의해서 겪게 되는 추가적인 고통을 의미하는 것으로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 시선·말·괴롭힘 등이 포함되며, 이는 피해자의 학습환경 또는 노동환경을 악화시키거나 학습권 또는 노동권 침해 등의 불이익을 초래한다. 피해자 보호조치 등 피해 구제 절차 과정에서 발생한 2차 가해 행위 유형은 다음과 같다. [PART VIEW] 나. 디지털 성범죄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여 당사자의 동의 없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제작·유포하거나, 이에 관여 또는 소비함으로써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일으키는 범죄 행위이다. 디지털 성범죄 가해 행위 유형은 더 새로운 유형으로 심화하고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 마련과 문화적 환경개선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 유형 중 ‘촬영물을 통한 디지털 성범죄’의 대표적 유형은 타인의 동의 없이 신체를 성적 대상화하여 촬영하는 불법촬영과 동의하에 촬영하거나 공유한 성적 촬영물을 동의 없이 사이버공간에 유포하는 행위가 포함되며, ‘사이버공간 내 성적 괴롭힘’의 대표적 유형은 타인의 동의 없이 신체를 촬영하여 인터넷에 게시하는 행위인데,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청소년인 경우가 많다. 다. 기타 사이버 성폭력은 온라인상에서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원치 않는 성적 대화·메시지·야한 사진·동영상 등을 전달하거나 유포함으로써 불쾌감·위협감 등을 느끼게 하는 행위이다. 스토킹은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데도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접근·미행·연락 등을 하며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주는 행위로 이 또한 성희롱·성폭력 유형이다. 학교 내 성희롱·성폭력 사안처리 절차 가. 일반적 사안처리 절차 나. 사안처리별 주요 내용 다. 주관위원회 처리 절차 학교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는데, 가해자와 피해자가 누구냐에 따라 학교 내 담당 주관위원회와 처리 절차가 조금씩 상이하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피해자가 학생인 학교 내 성희롱·성폭력 사안 발생 시 학생과 학생 간 성폭력 사건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법정기구인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처리하며, 학교 내 전담기구 심의결과 자체 해결 요건이 충족되면 학교장 자체 해결처리도 가능하나 판단 여부는 매우 신중하여야 한다. 또한 피해학생 및 그 보호자가 심의위원회 개최를 요구하는 경우 반드시 심의위원회 개최를 요청해야 한다. 단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사기관에 신고된 사안은 제외된다. 2) 교권보호위원회는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 근거한 법정기구로 피해자가 교원인 학교 내 성희롱·성폭력 사안 발생 시 성희롱·성폭력 사안처리 및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 개최된다. 3) 「양성평등기본법」 및 「공공기관의 성희롱 예방지침」에 근거한 성고충심의위원회는 교직원과 관련된 성희롱·성폭력 사안을 처리하며, 학생생활교육위원회는 자치기구로 학교규칙을 위반한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 개최되고 사안을 처리한다. 대상 유형별 학교 내 성희롱·성폭력 대응 절차 대상 유형별 학교 내 성희롱·성폭력 대응 절차는 일반적 사안처리 절차를 기준으로 각 대상 유형별 특징과 주요 사항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가. 학생(피해자) - 학생(가해자) 간 사안처리 1) 신고 및 접수 성희롱·성폭력 피해사실을 인지하거나 신고 받은 교원은 사안의 가해 및 피해사실을 확인하고, 성희롱·성폭력 사안으로 의심되면 학교폭력전담기구에 사안을 접수한다. 학교폭력전담기구는 신고내용을 접수대장에 기재 후 접수 사실을 신고자·보호자·담임교사에게 통보하고, 학교장에게 보고한다. 또한 전담기구는 사안을 인지한 후 48시간 이내에 관할 교육청에 서면보고 하되 사안이 중대하거나 긴급한 사항일 경우에는 유선 보고 후, 서면으로 보고한다. 또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34조 제2항에 따라 「초·중등교육법」상 학교에서 근무하는 단체장과 그 종사자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발생 사실을 알게 된 때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하여야 한다. 2) 응급조치 및 초기 대응 피해학생은 필요시 응급처치 및 해바라기아동(통합)센터나 전문의료기관의 지원을 받도록 하며, 치료기록 및 사안 발생 현장의 CCTV 화면을 확보한다. 또한 피해학생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조치가 필요하다. 가해자와의 분리조치를 통해 피해자의 심신안정, 신상정보 등에 대한 비밀 유지, 인권보호 등에 주안점을 두고, 가해학생으로부터 지속적인 성폭력이나 협박 등을 당하고 있는지 안전 여부를 파악한다. 3) 조사 학교폭력전담기구는 피·가해내용을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관점에서 사안처리 관련 서식 등을 활용하여 육하원칙에 따라 기록하되, 피해학생 조사 시 가급적 외부 성폭력 전문가를 동석시켜 조사 시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를 최소화하고, 필요한 지원을 받도록 한다. 또한 「학교폭력예방법」 제13조의2 제1항 제1~4호의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학교폭력전담기구에서 서면으로 확인 후 학교장 자체 해결로 처리되지 않는 경우, 심의위원회 개최를 요청한다. 4) 심의 및 조치 결정 5) 징계 및 종결 심의위원회의 조치 결정에 대한 조치결과를 가해학생과 그 보호자에게 통지하고 조치사항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며,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조치는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7일 이내에 실시한다. 또한 피해학생은 교육장이 내린 선도조치에 이의가 있는 경우, 가해학생은 교육장이 내린 보호조치와 가해학생의 선도조치에 이의가 있는 경우 처분이 있음을 알게 된 날부터 90일 이내에 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있다. 나. 학생(피해자) - 교직원(가해자) 간 사안처리 1) 신고 및 접수 동료학생 또는 교직원의 목격·상담·실태조사, 타 기관의 통보 등을 통해 사안을 인지한 즉시 학교폭력전담기구와 성고충 상담창구는 사안을 접수한 후 접수대장에 기록한다. 전담기구는 사안을 인지한 후 48시간 이내에 관할 교육청에 서면보고 하되, 사안이 중대하거나 긴급한 사항일 경우에는 유선 보고 후, 서면으로 보고한다. 또한 접수한 사안에 대해서는 즉시 관련 학생의 보호자에게 통보하고 담당자는 통보일자, 통보 방법 등 통보 사실을 기록한다. 2) 응급조치 및 초기 대응 3) 조사 학생에 대한 조사는 학교폭력전담기구에서, 교직원에 대한 조사는 성고충 상담창구에서 진행하며, 피해학생과 가해 교직원 면담 시 육하원칙에 맞게 조사하고, 장애학생 또는 다문화학생에 대한 사안 조사의 경우, 특수교육 전문가 등을 참여시켜 장애학생 및 다문화학생의 진술 기회 확보 및 절차 제공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조사된 내용을 육하원칙에 따라 정리하여 사안 조사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여 교육(지원)청에 제출한다. 4) 심의 및 조치 결정 - 학생 보호조치의 심의 및 결정 _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피해자가 학생인 성폭력 사안이 발생한 경우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2항에 따라 피해학생의 보호를 심의·결정하여야 한다. - 가해 교직원 행위에 대한 심의 및 조치 결정 _ 성고충심의위원회는 성폭력 사안이 발생한 경우 「양성평등기본법」, 「남녀고용평등법」,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라 정의하고 있는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하여 성희롱 성립에 관한 판단과 조치를 심의·결정한다. 5) 징계 및 종결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조치는 7일 이내에 실시하여야 하며, 학교장은 지원청 및 시·도교육청에 가해 교직원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를 신청한다. 가해 교직원에 대한 징계조치 결정과 집행은 기본적으로 소속 교육(지원)청에서 처리된다. 6) 사후처리 대상자 사후 모니터링 및 2차 피해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만약 2차 피해가 발생했을 시 추가조치 하여야 하며, 학생 치유활동, 교직원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 등의 학교 단위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한다. 다. 교직원(피해자) - 교직원(가해자) 간 사안처리 1) 신고 및 접수 신고 및 조사 요청이 있거나, 피해 교직원이 성고충 상담창구에 상담을 신청 후 공식적인 조사 요청이 있는 경우 성희롱·성폭력 사안에 대한 접수 신청서를 작성한다. 이때 신고는 성희롱·성폭력 고충상담 신청서에 날인 후 제출을 통해 이루어지게 된다. 또한 교육부 ‘학교 내 교원 성폭력 근절 대책’(2015년 9월 21일 발표) 관련 계획에 근거하여, 교원 간의 성폭력 사건도 지원청 및 시·도교육청에 즉시 보고하고 수사기관에 신고한다. 2) 조사 조사는 피해 교직원이 접수 신청서를 제출하면 개시되며, 학교장은 학교 여건에 따라 2~4인으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다. 이때 외부 전문가를 위원으로 포함할 수 있으며, 성고충상담원은 조사 종료 후 조사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여 학교장에게 보고하고, 성희롱·성폭력 고충사안의 공정한 처리를 위해 성고충심의위원회에 회부하여 처리한다. 3) 심의 및 조치 결정 성고충심의위원회는 「양성평등기본법」, 「남녀고용평등법」, 「국가인권위원회법」에 근거하여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해 성희롱·성폭력 성립에 관한 판단과 조치를 심의·결정한다. 4) 징계 및 종결 학교장은 피해 교직원의 상태 및 학교 실정, 사안의 심각성 등을 고려하여 피·가해 교직원과의 공간 분리, 부서 전환 등의 후속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내부 해결이 되지 않았거나, 심의결과에 대해 이의가 있으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이나, 손해배상 청구 및 소송제기 등이 가능하며, 이를 가·피해 교직원에게 안내한다. 라. 교직원(피해자) - 학생(가해자) 간 사안처리 1) 신고 및 접수 학생에 의한 성희롱·성폭력 피해에 대한 조사를 피해자가 원하는 경우 ‘신고서’를 서면으로 작성하여 제출하여야 하며 성고충상담원은 신청서를 접수하고, 학교장은 지체 없이 관할청에 교육활동 침해행위의 내용과 보호조치 결과를 보고한다. 2) 초기대응 피해 교직원의 심리적 안정과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피해 교직원, 가해학생을 포함한 관련자 모두를 분리, 보호한다. 3) 조사 육하원칙에 따라 피해 교직원과 가해학생을 조사하되, 조사는 ① 피해 교직원 ② 참고인(필요시) ③ 가해학생 순으로 조사하고, 사안 조사에 대한 결과 보고서는 추후 학생생활교육위원회, 성고충심의위원회, 교권보호 위원회 보고자료, 사안 심의·조치의 자료, 교육청 보고자료 등으로 사용될 수 있다. 또한 피해 교원에 대한 조치 결정은 교권보호위원회에서, 피해 직원에 대한 조치 결정은 성고충심의위원회를 통해 이루어지며,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 결정은 교권보호위원회 또는 학생생활교육위원회를 통해 결정된다. 4) 심의 및 조치 결정 5) 징계 및 종결 위원회의 조치 결정 사항에 대해 피해·행위 측에 조치결과통보서를 서면으로 발송하며, 조치결과 통보 시 재심, 행정심판 등 불복 절차를 함께 안내한다. 또한 피해 교직원은 조치에 불복 시 수사기관에 사안을 신고하여 민·형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나 사립학교 학생·보호자·교직원이 위원회 조치에 이의가 있는 경우에는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은 불가능하고, 민사소송만 가능하다. 나가며 지금까지 학교 내 성희롱·성폭력의 유형과 일반적인 대응 절차를 알아보았다. 교육부는 학교 내 성폭력 사안을 해결하기 위하여 최근 급증하고 있는 디지털 성폭력 및 2차 가해와 관련한 적극적인 대처 매뉴얼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대상 유형별 절차를 더욱 구체화하고 지원 단체 등의 구체적 정보를 포함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는 형식적인 예방교육에서 벗어나 실천적인 예방교육에 힘써야 한다. 예를 들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개별교육과 대면 집합교육을 동시에 활용하고 소규모 토론회나 집단상담, 상황극 등 체험위주의 교육방법을 다양화해야 한다. 또한 학교는 지역의 전문가를 활용하여 피해자의 보호·지원에 힘써야 할 것이다.
들어가기 지속적으로 한 권 깊이 읽기를 실천하면서 느낀 것은 아이들이 책 읽기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무척 좋아한다. 함께 읽어가면서 이야기에 빠져들고, 꼼꼼히 읽으면서 인물의 마음을 읽게 되고, 깊이 읽으면서 공감하고 상처를 보듬을 줄 알게 된다. 두꺼운 책을 읽고 난 6학년 아이가 마치 이야기가 파도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한 문장 한 문장 곱씹으며 읽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기승전결의 휘몰아치는 인물의 삶에 빠져들게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책을 통해 또 다른 세상을 만나보고 싶다고도 한다. 책이 책을 부른다. 재미있는 책은 독서에 관심을 두게 하는 시작이다. 여기에 의미가 가미된다면 금상첨화다.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힘든 점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고민이 무엇인지, 왜 자기 삶에 질문하며 살아야 하는지를 경험한다면 ‘지금’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다. 본 수업은 스갱 아저씨의 염소라는 그림책으로 상상하고, 질문하고, 토론하는 가운데 선택의 이유와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우리는 늘 선택의 순간에 마주하게 되고 갈등한다. 주변 사람들의 조언이 선택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결국 자신의 가치가 선택의 기준이 된다. 그것이 자기 삶의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학생들은 숙제하는 것, 지각하지 않는 것만이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공부하지 않는 것, 게임하는 것도 선택이기에 그 이유를 스스로에게 묻고 책임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본 이야기 수업을 통해 선택의 이유가 사람마다 다 다르다는 것과 선택하지 않는 삶이란 없다는 것을 서로 질문하고 대화하는 가운데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스갱 아저씨의 염소 스갱 아저씨의 염소는 선택과 책임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그림책이다. 스갱 아저씨네 염소들은 밧줄을 끊고 한결같이 산으로 가고 싶어 한다. 염소들에게 무서운 늑대가 있다고 말해도 소용이 없다. 새끼 염소 블랑께뜨도 마찬가지다. 스갱 아저씨네 집에서 지내는 날들이 차츰 지루하다고 느낀 블랑께뜨는 결국 울타리를 넘어 산으로 간다. 예쁜 꽃과 싱싱한 풀이 좋아 마음껏 뛰어놀며 자유를 만끽한 블랑께뜨는 날이 저물자 두려워진다. 늑대소리가 들리고 한쪽에선 염소를 찾는 스갱 아저씨의 나팔소리가 들린다. 선택의 순간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선택한 블랑께뜨. 선택의 기준이 되는 소중한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고 대화할 수 있는 감동적인 책이다. [PART VIEW] 수업 엮어가기 가. 성취기준과 평가기준 확인 ● 교과 : 국어 ● 성취기준 - (듣말) [6국01-03] 절차와 규칙을 지키고 근거를 제시하며 토론한다. - (읽기) [6국02-03] 글을 읽고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주장이나 주제를 파악한다. - (문학 1) [6국05-04] 일상생활의 경험을 이야기나 극의 형식으로 표현한다. - (문학 2) [6국05-06] 작품에서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바람직한 삶의 가치를 내면화하는 태도를 지닌다. ● 성취기준 및 평가기준 나. 단원 설계하기 국어과 교수·학습과정안 ● 단원명 : 스갱 아저씨의 염소 그림책 ● 차시 : 1~2/12 ● 대상 : 5~6학년 ● 학습목표 : 그림책을 읽고 질문과 대화로 자신의 생각을 나눌 수 있다. ● 교과역량 : 의사소통역량, 비판적사고역량, 창의적사고역량 ● 교수·학습자료 : 그림책 PPT·학습지·미덕카드·허니컴보드·자기평가 확인카드 ● 교수·학습활동 ● 평가계획 학습목표 도달 자기평가 및 확인 카드
글쓰기 교육의 이해 ● 쓰기 교육과정의 이해 우리는 교육과정성취기준에 기반하여 수업과 평가를 설계한다. 학생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행동목표를 어디에 두었는지를 먼저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습 단계를 고려하고 반영하여 학생에게 거는 기대치를 설정하게 되는 것이다. 중학교 학년별 쓰기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쓰기 교육의 목표 글쓰기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학생들은 자신의 삶에서 발견하는 다양한 경험을 관찰하고, 주제에 맞게 통일성을 갖춘 글을 쓸 수 있도록 기초를 다진다. 그리고 다양한 표현을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주제를 드러내면서 쓰기 상황에서 만나게 되는 문제에 대해 해결할 줄 아는 능력을 키운다. 상황이나 목적에 맞는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을 신장하고 쓰기가 사회적 소통임을 알고 소통과정으로서 글쓰기 의미를 이해하고 활용하게 된다. 쓰기 교육은 글의 구성원리를 이해하고, 쓰기 상황을 고려하여 주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다양한 문제상황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PART VIEW] ● 글의 구성원리에서 배워야 할 것들 쓰기 교육의 목표는 ‘글을 쓴다’ ‘표현한다’이다. 생각을 드러내고,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쓰기 교육이다. 그래서 먼저 글은 어떤 구성원리를 갖추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면 우리가 어떻게 학생들을 지도할 것인가의 중점을 발견하게 된다. 글은 통일성을 갖추어야 한다. 통일성이란 글에 포함되어 있는 내용들 간의 의미가 하나의 주제에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즉, 상위주제와 하위주제의 관계가 탄탄하게 묶여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통일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문장과 문장, 문단과 문단의 내용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가 글의 통일성을 판단할 때는 문단의 내용이 주제 구현에 적절한지를 따지게 되는 것이다. 글은 응집성을 갖추어야 한다. 응집성은 표면상에 드러나는 연결관계를 말한다. 응집성은 연결어·지시어 등의 쓰임으로 원인·결과·순접·역접 등으로 드러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응집성을 살펴볼 때 상하관계인가, 나란한 관계인가, 원인과 결과의 관계인가, 문제와 해결의 관계인가 등의 방법을 따랐는지 살펴본다. 통일성을 갖춘 글쓰기 수업 설계 ● ‘WHY’로 탐구하는 글쓰기를 계획하다 학생들은 주변에 대해 궁금해 하지 않는다. 주어지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은 어려워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물이나 현상, 삶의 문제에 대한 ‘궁금증(Why)’을 해결하고 학생들이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도록 수업과 평가를 구성했다. 1학년일 경우 ‘[9국03-06] 다양한 자료에서 내용을 선정하여 통일성을 갖춘 글을 쓴다’를, 2학년의 경우 ‘[9국03-02] 대상의 특성에 맞는 설명 방법을 사용하여 글을 쓴다’와 ‘[9국03-09] 고쳐 쓰기의 일반 원리를 고려하여 글을 고쳐 쓴다’를 각각 준거로 학생들의 배경지식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음으로 쓰기 주제 정하기부터 자료를 준비하고, 글 쓰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설정하고, 피드백과 평가로 스스로 점검할 수 있도록 하였다. ● 글쓰기 교수·학습설계 글쓰기 설계의 단계는 3단계로 진행하도록 설계하였다. 먼저 질문을 통해 주제를 다듬는 과정은 쓰기 과정에서 목적과 방향을 정하는 단계에 해당한다. 질문은 짝 활동을 통해서 함께 만들고, 쓰기는 개인별로 진행하도록 하였다. ● 평가 설계 평가는 피드백과 평가가 함께 이루어지도록 설계하였다. 피드백을 할 때는 학생에게 응원이 필요한 비계설정 피드백을 하고, 고쳐야 할 부분에 대해 설명을 할 때는 교정적 피드백으로 학생의 배움을 돕도록 하였다. 과제에 따른 채점기준표를 마련하여 학생이 배움의 과정을 스스로 점검할 수 있도록 하였다. 통일성을 갖춘 글쓰기 수업 운영 ● 질문으로 글의 주제를 정하다 질문으로 주제정하기는 짝활동으로 운영한다. 무작위로 정한 짝끼리 운동장을 돌거나, 책상에서 머리를 맞대고 탐구할 주제를 질문으로 구성한 뒤, 칠판에 게시한다. 칠판에 게시된 질문에 대해 다른 짝들이 수정할 수 있도록 의견을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질문을 수정한다. 학생들이 질문을 수정하는 과정을 교실에서는 칠판을 활용하여 수정하게 하였고, 원격수업으로 전환될 경우 패들렛이나 잼보드를 활용하여 수정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글쓰기 주제, 질문 검토 및 수정 조건은 다음과 같다. 질문 검토 및 수정 조건 - 인터넷에 검색하면 바로 답이 나오는 질문 - 구체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질문 - 사실만 나열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으로 정리할 수 있는 질문 - 자연과학 현상, 인문과학 현상 등 다양한 영역의 질문 글쓰기 주제 예 - 수컷은 암컷보다 왜 아름다울까? - 옆 사람이 갑자기 손을 들어 올리면 왜 움찔하게 될까? - 왜 공부를 해야 할까? - 왜 사람들은 바닷물을 파랗게 그릴까? - 왜 남성 중심의 사회로 바뀌었을까? - 신분을 옷으로 왜 나타내게 되었을까? ● 주제와 관련한 정보를 탐색하다 정보를 탐색하는 것은 두 가지 활동을 의미한다. 하나는 주제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찾을 수 있는가이며, 다음으로 찾은 정보 중에 주제 관련성이 높은 정보를 선정할 수 있는가이다. 그래서 정보탐색활동에서는 짝끼리 관련된 정보를 나열해 보고, 각자의 역할을 정하여 정보를 다양한 매체에서 찾는다. 찾은 정보에 대해 요약하고, 요약한 내용을 친구에게 설명한다. 설명 후 더 찾아야 할 정보에 대해 협의하고, 적절한 정보를 선택하는 활동으로 이어진다. ● 글쓰기의 기틀, 개요를 작성하다 개요는 글쓰기의 대략적 그림으로 통일성을 살펴볼 수 있는 정보이기도 하다. 학생들은 개요 작성을 힘들어 한다. 처음으로 글을 쓰면서 흐름을 잡는 것이 습관이 된 아이도 있고, 꼼꼼하게 구성하는 것이 귀찮은 아이들도 있다. 개요 작성보다 메모의 형식이 더 효과적이라 생각할 수도 있으므로 개요 작성을 표로 작성할 수도 있고 그림으로 작성할 수도 있다고 본다. ● 글쓰기와 고쳐 쓰기 개요를 바탕으로 글쓰기는 개인활동으로 운영한다. 함께 찾은 정보라 하더라도 학생들의 주제 의식과 표현 등에서 다른 글이 창조될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글쓰기는 수업 중에 이루어지면 제한된 시간 안에 정해진 분량으로 쓸 수 있도록 하고, 탐색한 정보는 보고 쓸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친구의 글을 읽고 조언 및 피드백을 할 때는 한 가지만 제시할 수 있도록 하고, 한 가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여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다. 활동은 짝활동으로 주로 운영하였으나 고쳐 쓰기 피드백에서는 모둠구성을 확대하여 4명으로 구성하고 돌려 읽으며 피드백 내용을 메모한다. 쓰기 교육의 다양한 확대 ● 발표수업으로 확대 매체를 활용하여 발표하는 수업으로 확대할 수 있다. 발표 능력은 학생의 자신감과 관련이 있다. 그러므로 스스로 탐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발표를 할 때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청중을 보면서 말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고, 언어·비언어를 적절히 활용하여 소통능력을 키울 수 있다. 먼저 글을 쓴 내용 중에서 청중과 말하기 목적을 고려하여 내용을 선정하고 이를 슬라이드에 구성해 보면서 계획을 세우고 발표할 수 있다. ● 프로젝트 수업으로 운영 한 학기 한 권의 문집을 만드는 수업으로 운영할 수 있다. 쓰기 교육은 목적과 상황에 따라 표현이 다르다. 이러한 쓰기 훈련은 관찰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공부할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단기적인 쓰기가 아니라 장기적인 쓰기 계획 하에 프로젝트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다. 산출물을 문집으로 만들 수 있고, 월 단위로 주제를 주어 탐구 쓰기가 가능하다.
문학교육이란 문학에 대한 지식, 이해와 표현기능, 태도로 구성되는 문학능력(Literary competence)을 키우고 그것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문학능력으로 한 인격의 성장을 돕는다. 따라서 체계적인 문학교육을 처음 접하게 되는 초등교육과정에서의 문학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아이들은 교과서를 통해 처음으로 문학작품을 접하게 되기 쉽고, 문학의 핵심에 있는 시를 인식하게 된다. 초등교육과정에서 시를 가르치는 까닭은 언어능력을 길러 주고 문학작품에 대한 안목을 기르도록 함으로써 스스로 가치 있는 삶을 가꾸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에서의 시 교육은 학습자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위해서 좋은 시를 읽고 이해하고 감상하며 써보는 일련의 학습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학능력 향상을 위한 아동문학작품을 학교 내에서 가장 가까이 활용할 수 있는 학습공간은 학교도서관이다. 교실에서 교과서 텍스트를 중심으로 배우는 문학교육의 현실적 부족함을 도서관 활용을 통해 그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감염확산으로 학교 대면수업으로 공백이 생기면서 학교도서관의 활용과 도서관을 이용하고 체험하는 초등학교 학생들의 도서관 활용교육 또한 다른 양상을 가져왔다. 공간을 활용하는 도서관 수업의 형태를 가져가지 못하게 된 것이다. 온라인 수업에서 북큐레이션과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의 활용은 자료의 공급차원에서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고급독자로 나아가기 위한 정밀한 독서활동과 도서관 이용의 경험은 체득하지 못했다. 학교도서관을 활용하고 직접 이용해보는 본래의 도서관 활용교육은 학생들이 커서 고급의 독자로 도서관과 정보를 활용하는데 큰 초석이 된다. 그래서 2021년에는 부분적으로 학년의 도서관 대면 활용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본 수업은 기존에 도서관 이용을 경험하고 도서관 관심도가 가장 높은 4학년의 수업이다. 코로나로 3학년 때 도서관 활용을 경험하지 못해 정밀하고 세심한 도서관 활용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책과 교과목의 범위가 넓어지는 학년으로 문학과 비문학의 읽기형태를 구분해 가며 읽어가기 시작해야 하는 학년이라 판단되어 본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수업과정 ● 1차시 : 동시로 시작하는 도서관 이용 시작하기 본교는 올해 한 학년 한 권 책 읽기의 책으로 동시집을 선정했다. 책읽기의 방법과 종류는 다양하지만, 읽기의 제재로 동시집이 포함되어 있다. 작년부터 3학년 과정에서 동시를 소개해서 동시를 조금씩 읽어봤던 학생들은 도서관 활용수업을 통해 동시집의 위치부터 파악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도서관의 책을 검색하고 청구기호를 통해 도서관의 책 위치를 알아내는 도서관 이용교육을 다시 시작했다. 동시집과 동시인 그리고 동시의 읽는 방법과 낭독의 호흡 등을 학생들과 공유해 보는 수업을 진행했다. 이는 학생의 문학작품의 다양한 장르를 소개하고 문학작품 중 주요 재제로 선택되는 동화와 달리 동시는 교과서 텍스트 안에서 주로 접하게 된다. [PART VIEW] 도서관의 문학제재로서의 동시의 비율 또한 동화에 비해 그 양이나 이용률은 차이가 난다. 도서관의 다양한 문학작품을 널리 알리고, 장편을 오래도록 읽히기 어려운 수업시간의 문제를 동시를 통해 해결해보고자 했다. 동시는 우선 분량이 짧고 순간의 미학을 추구하는 아동문학이다. 최근 동시를 출판하는 출판사가 늘어나면서 동시집을 도서관에 다량으로 비치하게 되었다. 문학의 다양성을 제시하고자 동시의 위치와 동시 읽는 방법을 소개한다. ● 2차시 : 도서관을 활용하여 삶과 밀접한 동시 알아보기 한 동시인의 작품을 북큐레이션하는 일은 사서교사의 몫이다. 사전에 미리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동시작품들을 모두 훑어본다. 크게 청소년으로 묶여 있는 시집과 동시집의 시리즈 책들, 동시를 필사해 볼 수 있거나 말놀이를 할 수 있는 재미난 시집들도 다루어 본다. 그중 아이들의 삶과 밀접한 시들을 주로 선정했다. 학교와 친구들이 초등학생의 주 사회구성원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동떨어진 풍경과 동물을 주제로 한 시들보다 아이들이 주로 겪고 있는 일상의 작품들을 다룬 시집들을 제재로 삼았다. 선택했던 작품들을 모아 보니 주로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재직하시며 아이들의 일상을 시로 쓰고 계시는 시인들의 시가 정해졌다. 그 후 목소리로 낭독하기 시작한다. 현재 연극 단원이 교과내로 들어오면서 낭독의 중요성은 더욱 증가하게 되었는데, 동시도 눈으로 읽는 것과 낭독하는 것은 많이 다르다. 낭독은 타인과 공유할 뿐만 아니라 소리로 듣는 효과가 있어 여러 감각들을 살릴 수 있다. ● 3차시 : 도서관에서 문학과 비문학 이해하기 동시의 위치를 알았다면 청구기호의 정밀한 설명을 더 한다. 도서관의 책 구성에 대한 부분은 3학년 과정에서 배우고, 4학년이 되면 도서관 책을 검색하는 방법과 ‘청구기호’의 구성과 이해 그 의미를 정밀하게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 본 수업에서 동시인 한 명을 선정하고 시인의 이름과 출판사 등을 알려준다. 기본적인 판권사항들도 따져보고, 출판의 쇄도 확인한다. 그중 선정된 작품들을 미리 안내하고 학생들의 희망을 받아 낭독해 본다. 이 동시와 동화는 문학이라는 큰 장르에 속해 있음을 알려준다. 그 외의 주제들은 비문학작품으로 직접 도서관에서 주제의 책들을 찾아보고 책의 주제를 익힌다. 이 수업을 통해 4학년 학생들은 다양한 문학작품의 장르를 따로 배우지 않아도 저절로 문학의 장르에서 동화와 동시의 존재를 알게 된다. 또한 한국문학작품과 외국문학작품의 구분을 청구기호를 배우면서 저절로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이는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와 지식의 체계성을 구분해 내는 능력을 길러내기에 유용하다. ● 4차시 : 나에게 맞는 도서를 알아보고 이해해 보기 마지막 차시에는 다양한 텍스트 중 동시집 한 권과 다른 좋아하는 책을 선정하여 대출하는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이중 문학과 비문학의 차이를 설명하고, 800번의 문학과 나머지 주제의 분류도에 따른 주제 책들을 미리 선정하여 학생들에게 소개한다. 소개할 책을 선정하는 기준은 아이들의 읽기능력뿐만 아니라 쉽고 재밌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들로 선정한다. 이렇게 선정된 작품 또한 하나의 자료일 뿐, 그중에서 본인에게 맞는 책을 골라내는 일은 학생들의 몫이다. 필자는 이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동시집을 꽤 친근하고 편하게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동시가 시로서 막연하다고 생각했던 학생들도 이렇게 많은 시들이 동시집에 묶여 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하고, 재미없다고만 생각했던 동시가 오히려 동화보다 더 쉽고 읽히기 편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도서관에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둘러볼 수 있어서 책 제목만 보아도 주제를 알아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해 주기도 했다. 이는 다양한 주제별 콘텐츠를 도서관 안에서 수업하며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점이라고 생각한다. 수업 이후를 넘어 도서관을 적극 이용하는 고급독자는 많은 훈련이 필요하며 쉽게 길러지지 않는다. 그 길의 시작은 도서관 활용교육을 꾸준히 하는 것과 나에게 맞는 텍스트를 잘 선별하는 일에서 출발한다. 우선 내가 쉽게 읽고 잘 이해할 수 있는 책이어야 한다. 아이들은 많은 텍스트들의 홍수에서 가뜩이나 부족한 시간에 현실적으로 책읽기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시각화(visualization)에 익숙하고, 활자에 친숙하지 않은 세대이다. 현장에 있는 우리 교사들은 이런 학생들을 인정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 학생들에게 텍스트의 활자성을 우리 세대가 좋았다는 이유로 강요할 필요는 없지 않지 않을까. 교육현장에서도 이런 부분에 자각하고 계신 선생님들이 많으신 것 같다. 우리에게는 도서관과 독서교육을 함에 있어서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필자는 고전적인 책읽기와 새롭고 재미난 책읽기가 동시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말하는 고전적인 책읽기는 글자 그대로의 고전책을 읽자는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꼭 다뤄서 읽어야 할 텍스트를 의미한다. 아동문학의 대표작이라 할만한 몽실언니 같은 작품이 그에 속한다(이건 필자만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새롭고 재미난 책 읽기의 텍스트는 무엇일까? 필자는 ‘동시’라고 생각한다. 동시는 찰나의 순간을 잘 포착하고, 우선 짧다. 읽기에 적절도가 좋다. 외부 도서관에 또는 서점에 생각보다 많은 양의 동시작품들이 출간되어 있다. 평상시 교과서에서 보지 못한 아이들 삶에 밀착되어 있거나, 상상 그 이상을 넘어 생각하게 만드는 동시작품들이 많다. 요즘 학교현장에서는 그림책수업으로 여러 국어나 문학수업을 진행하시는 선생님들이 많으시다. 필자는 읽기로 가기 위한 방향성으로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문학작품으로 ‘동시’를 선택하고 싶다. ‘동시’는 다양한 시적언어의 세계로 아이들을 초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과 같이 ‘동시’를 통한 낭독과 도서관을 활용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우리에게 빨리 다가오길 바란다. 지금 우리 아이들의 시간은 흘러가고 있다. 짧지만 삶에 울림을 줄 수 있는 문학교육으로 우리 아이들의 삶이 한층 더 두터워지길 희망한다. 동시 수업 활동자료
들어가며 교사양성체제 개선은 오랜 과제이지만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러기에 2021년 7월 ‘현장성과 미래 대응력 제고를 위한 초·중등 교원양성체제 발전방안’ 시안에 거는 기대도 크다. 이번 시안은 기존 방안보다 문제해결, 미래 대응력 등에서 타당성 및 실현가능성이 진일보한 방안으로 평가된다. 이 시안을 바탕으로 향후 논의가 진행될 것이기에 교원양성체제를 연구해온 연구자의 관점에서 몇 가지 생각을 더 하고자 한다. 논의에 앞서 용어를 명확히 하고자 한다. ‘교원’은 교장·교감·수석교사·교사를 통칭하는 용어이다(「초·중등교육법」 제19조 제1항). 이번 시안은 그중에서 ‘교사’양성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으므로 ‘교사양성체제’ 발전방안으로 용어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논의에서 기억할 것은 교사양성은 적은 투자로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아주 효율적인 투자라는 점이다. 가령 교사들이 AI 융합교육역량을 갖게 하고자 한다면 현직교사에게 투입하는 1/5의 예산만으로도 미래 교사들이 그 역량을 갖추게 할 수 있다. 또한 안을 제시할 때 양성에 있어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3대 전문직종인 의사·변호사 그리고 신부를 양성하는 의대·법학전문대학원·신학대학 양성시스템을 벤치마킹하기 바란다. 이번 시안에는 발전방안을 만든 과정과 분석 내용이 들어있고, 이를 바탕으로 한 추진 방향 및 과제가 제시되어 있다. 정책방향은 거버넌스, 교육과정, 초등교사 양성체제, 중등교사 양성체제 등 네 가지로 나뉘어 있다. 이 글에서는 추진 방향에 대한 추가 의견, 그리고 제시된 안에 대한 생각을 간단히 피력하고자 한다. 추진 배경 이번 시안은 ‘미래 교육환경 변화’와 ‘현행체제에 대한 새로운 요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있다. 현행체제를 분석할 때 주로 양성기관의 문제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그와 함께 정부 차원의 지원과 지배구조(거버넌스) 등에 대한 것도 고려해야 한다. 양성기관은 다른 특수목적대학과는 비교할 수 없이 열악한 교육여건(교육비, 학생 1인당 교육비 등등)에 놓여 있음을 집권당도 잘 알고 있다. 현행체제의 강점을 파악하여 지키려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개편 후 기존의 강점을 놓치는 예상치 못한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가령 특수목적형 초등교사 양성시스템은 세계 어느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우수한 예비교사 자원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제도 개편 결과 이 강점이 흔들린다면 아무리 교육을 잘 시키더라도 교사의 질은 떨어지게 될 것이다. 양성체제의 효과는 이 과정을 통해 배출된 현직교사들이 보이는 전반적인 특성을 통해 평가될 것이다. 초등과 중등교사들이 보이는 강점과 문제점을 분석하여 발전방안의 방향 설정에 포함시키길 기대한다. 추진 방향 보완 의견 지배구조 거버넌스(협치)는 협력적 혹은 참여형 통치(지배·정책결정) 구조를 뜻한다. 이번 안은 다양한 집단이 참여하는 협치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 향후 국가교육위원회가 설치되면 일회적인 개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안을 제시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목적을 달성하려면 국가교육위원회 산하에 전체 교원의 양성 및 현직교원교육, 양성기관 평가 등 관련 연구와 업무를 총괄하는 가칭 ‘교원교육연구원’ 신설이 필요하다. 이 연구원은 교육부와 교육개발원의 관련 업무 및 연구 담당자가 자주 바뀜에 따라 나타나는 문제를 극복하게 할 것이다. 협치 구조는 국가 차원의 것과 대학 차원의 것이 있다. 대학 차원의 협치 구조에 대한 것도 함께 제시되어야 양성체제 개편안은 그 목적을 잘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양성 교육과정 교육과정 개선안을 마련할 때 선행되어야 할 것이 중등교사도 초등교사처럼 양성임용 연계형으로 갈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가능할지에 대한 분석이다. 이때 고려되어야 할 것은 기존의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의 임용시험 응시에 관한 것이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자격증 소지자가 있어 아무리 배출 인원을 줄여도 한동안 높은 경쟁률이 유지될 것이다. 그러면 경쟁률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가정 아래 진행되고 있는 실습학기제를 비롯한 다양한 제도가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 실습학기제가 도입된다면 그렇지 않아도 시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초등교사 양성교육과정은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교대만이라도 4년간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단기간 실습과 함께 실습학기제 혹은 학년제를 도입하는 전문대학원(5년제)체제로 이행하는 방안도 진지하게 고려할 때가 되었다. 교육과정에서는 이를 가르칠 교수자원에 대한 부분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교직은 수입이 많은 의사나 변호사 등과 달리 높은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어야만 어렵고 힘든 아이들에게 빛이 되어줄 수 있는 직업이다. 이러한 교사를 길러내기 위한 양성기관의 교수요원이 갖춰야 할 역량 및 역량강화 지원체제와 관련 시스템 구축과 신임교수 임용체제 등에 대한 것이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중등교사 양성체제 현행 사대의 중등교사 양성교육과정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 필요하다. 해당 학문분야 학자를 기르는 것처럼 교육이 이뤄지고 있고, 교수진용도 그렇게 구성되어 있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이 가장 중요하다. 현행 사대 제도를 유지하고자 한다면 고등학교 수준의 교사는 사대의 대학원에서 양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현직교사연수 등을 통해 수준 높은 고등학교 교사를 길러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초등교사 양성체제 의대든 법대든 특수목적대학은 특성상 교육과정이 다양하기 어렵다. 제기되고 있는 문제는 사관학교나 과기원 등의 특수목적대학에도 적용되지만 그러한 곳은 충분한 투자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이번에 제시된 안과 함께 교육여건 개선방안도 함께 논의되길 기대한다. 나오며 개혁은 체제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문화로 완성된다. 양성체제 개편과 함께 양성기관 문화개혁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미국에는 교사양성기관 재정지원 요건에 교수들 간의 활발한 정보교환 및 협력을 포함시켜 교수문화를 협력적 문화로 바꾼 성공적인 사례가 있다. 이번에 가능하면 유치원교사 양성체제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하길 기대한다.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교사, 학습과 태도 출발점을 형성시켜주는 교사는 유치원교사이다. 이와 함께 상담교사·보건교사·영양교사 등의 양성체제 개편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끝으로 양성과 임용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서 떼어놓고 체제개편을 논하기 어렵다. 양성은 임용체제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처럼 함께 고려하며 논의를 진행해야 할 부분이 많다. 차기 정부에서 구성될 국가교육위원회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때 이번에 만들어질 초안은 중요한 바탕이 될 것이다. 너무 서두르지 말고 논의의 기반을 만든다는 자세로 임하길 기대한다.
최근 일부 교사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교육내용을 가르치고, 심지어 그러한 경향의 시험문제를 출제한 후 결국 민원을 받아 재시험을 치르는 소동을 빚었다. 이는 학생들이 참다못해 민원을 제기하여 문제가 된 것이다. 실제 서울 인헌고·휘문고·보성고·경기고 등에서 학생들이 학생부 기록이나 내신 기록의 불이익을 감수하고 공익 제보한 사례가 여럿이다. 그나마 고교생의 경우 이렇게라도 자신들의 의견을 제시하지만, 유치원이나 아직은 교사가 두려운 초·중학교 교실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는 것은 아닐까 우려된다. 일찍이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교육내용과 활동을 결정하는 교육과정 분야를 학문적으로 정립시킨 시카고대학의 보빗(F.Bobbitt) 교수는 학교에서는 어른이 되어 제 구실을 하는데 꼭 필요한 것만 가르쳐야 한다고 하였다. 즉, 일상적으로 사소한 것, 나이 들면 저절로 알게 되는 것, 다른 기관이 하면 더 잘하는 것, 해당 국가의 전통·문화·이념·체제에 어긋나는 반사회적인 것은 가르치면 안 된다고 하였다. 또한 학교에서 예술교육의 비중 확대를 강조해온 스탠퍼드대학의 아이즈너(E. W. Eisner) 교수는 학교가 너무 언어·논리·수리적인 것만 강조하고 예술적인 것은 소홀히 한다고 보아, 이를 일부러 가르치지 않는 것이라고 하여 영(null, 零) 교육과정이라고 불렀는데, 오늘날에는 그 어의가 확장되어 영 교육과정은 금기시된 교육내용을 지칭하게 되었다. 영 교육과정은 정상적인 사회에서는 지하에 묻혀서 빛을 못 보는 교육과정이다. 금기시된 내용은 어떤 사회에서는 애써 덮어서 가리고, 어떤 사회에서는 애써 열어서 가르친다. 가령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적 성취와 성공은 세계적인 기적으로 우리는 열심히 가르치려고 하지만 북한에서는 금기시한다. 이슬람국가에서는 금기시하는 성교육을 자유민주국가의 일부 교사들은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가르친다. 마르크스 등의 공산당선언과 볼셰비키혁명 이후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자유민주공화국에서는 기업가정신 대신 노동자교육, 자제력과 책임감을 기르는 성교육 대신 LGBTQAI 등 성소수자의 권리를 내세워 노골적인 성교육을 하려고 들고, 정치적으로 올바른 교정(political correctness : PC)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으로 인권감수성교육·생태교육·정체성교육·풀뿌리민주교육·자치교육 등을 열심히 가르친다. 이들 국가는 이렇게 왜곡된 공교육으로 나라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반면, 정작 공산권 국가에서는 엄격히 금기시된 것들이다. 자유민주공화국에서 정치·경제적 마르크스주의가 패배한 이후 문화마르크스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정치적 신념을 교단에서 설파한다 국가 수준 공교육은 보편적이고 공통적이며 합헌적인 가치·지식·기능을 가르칠 것을 요구하지만, 일부 정치편향 교사들을 자신의 평소 정치적 신념을 교단에서 설파한다. 때로는 시사적인 만평을 한다. 이것이 위험한 이유는 아직 가치관과 세계관이 미성숙한 학생들이 교사의 지도 내용을 사실·진실·진리라고 생각하여 이를 마음속에 담아두고, 그것으로 세상을 보기 때문이다. 정치편향 교사들은 어린 학생들의 세계관을 자기 멋대로 조형하여 그들의 정신과 정서를 황폐화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빨치산 공비의 묘소를 참배시킨다거나, 남북한의 초대 내각을 살피지도 않고 대한민국은 친일파가 세운 나라라고 거짓을 퍼뜨리기도 한다. 또 정작 자신은 가서 살라면 거부하면서 북한도 사람 살만한 곳이라는 환상을 학생들에게 심어주기도 한다. 조선시대에는 왕의 치세를 사초하였다가 그가 죽은 뒤 실록청을 설치해 역사를 썼다. 오늘날에는 당대의 문재인정부가 역사교과서에 등장한다. 역사교과서가 아니라 정치 선전·선동물이 되었다. 차기 정부에서는 역사교육표준을 세우고, 이에 따라 판·쇄를 거듭해가면서 역사교과서를 수정·개선해나가야 한다. 10년 정도 지나 10판 정도 교과서를 고쳐나가면 우리도 저급한 정치 선전·선동이 아니라 공신력 있는 역사교과서를 가지고 역사교육을 할 수 있을 것이다. 1968년 프랑스 학생운동 이후 사상·문화계에서는 ‘모든 것은 상대적이고, 모든 차이는 차별이며, 모든 금지함을 금하라’는 구호 아래, 일부 교사들은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아도 될 것들을 터놓고 가르친다. 교실에는 마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처럼 온갖 설들이 난무한다. 이에 따라 일부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일찌감치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홈스쿨링하거나 대안학교에 보내고 있다. 심지어 사교육을 통해 검정고시로 상급학교에 보내기도 한다. 즉,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초래된 것을 볼 수 있다. 동성친구에게 사귀자는 연애편지 써보기를 시킨다면 젠더이즘을 잘 모르는 학부모들은 학교의 성교육이 좀 노골적이겠거니 하고 짐작할 것이다. 그러나 수업시간에 동성친구에게 사귀자는 연애편지 써보기를 시킨다면 그 결과는 어떨까? 그러한 교육이 전개된 영국의 경우 10대 청소년의 성전환시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성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사춘기 청소년들이 도리어 무분별한 교사들에 의해 성 정체성의 혼란을 빚게 된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남자다운 남자, 여자다운 여자의 전통을 잃어버렸다. 성인지감수성교육의 결과 상대방 성에 대한 혐오나 비하가 난무한다. 체육수업에서는 남학생과 여학생의 신체적 차이에 따른 수행기준을 제시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그 결과 여성으로 성전환한 이가 권투선수로 링에 올라 상대 여성의 두개골을 파손시킨다거나, 100m 단거리 선수가 되어 다른 여성선수보다 10m나 앞서 골인하여 금메달을 가져가는 일도 발생하였다. 이것이 성인지감수성교육의 공정한 결과인가? 더구나 이러한 성 정체성을 가진 이들은 사회적·심리적 성으로서 젠더는 자신이 결정한 것에 달려 있음을 모두가 인정해야 한다고 강요한다. 그러면서 남과 여 사이에 적게는 30개 많게는 70개가 넘는 간성과 혼성이 있다고 말한다. 만약 돈이 없어 성전환수술을 못 한 남성이 젠더로서 여성이라고 하면서 여탕과 여자 숙소에 나타난다면 여성들은 허용할 것인가? 인간차별을 말하자는 것이 아니라 이는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어려움을 지적하고자 한다. 소위 교육자치, 교육분권화, 학교자치, 교사의 자율성, 교과서 자유발행제, 자유학기제, 계기교육 등은 학교 공교육의 제 기능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교조나 민노총의 지지로 당선된 교육감들은 이들의 불법적인 교육을 외면하고 있다. 대책은 무엇인가? 결국 책임을 지고 있는 교육부나 교육청 등의 기관에서 학생·학부모의 민원 대상이 된 교사와 강사에게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할 것이다. 교사는 학생을 타락시킬 권리가 없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정치편향을 심화시키는 현재의 교육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다음의 다섯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교사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헌법과 법률을 지키면서 교육해야 한다. 둘째, 공식적 교육과정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수업시간에 사소한 혹은 개인적·정치적 선호를 가르쳐서는 안 된다. 셋째, 공익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 공익적·공공적 목적 외에는 최소 침해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넷째, 과학적 근거를 가진 교육내용과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성교육에서 간성과 혼성 등 과학적 근거가 취약한 소수설을 과학이라고 해서 가르쳐서는 안 된다. 다섯째, 차별금지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정체성과 가치관 형성이 미약한 학생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나 교우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학생들을 왕따시켜 특정 이념이나 사상에 빠져들게 해서는 안 된다. 교사에게는 학생을 타락시킬 권리가 없다.
“델타 변이는 기존 코로나19 보다 두 배 이상 감염력이 높습니다. 학교가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발열체크도 사실상 무의미하고요. 종전의 방역시스템으론 한계가 있어요. 자가검사키트를 학교와 가정에 비치해 신속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코로나 확진자가 1,212명을 기록한 지난 7월 6일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사진)는 “지금 상황에서 2학기 전면 등교를 자신하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델타 변이 확산 속도가 빠른 데다 백신 접종률이 50%는 넘어야 하는데 지금 확보된 물량으로는 9월까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대신 백신 접종과 확진자 추이를 봐가며 1/2, 2/3, 3/4 등교, 전면 등교 등 순차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연말쯤 마음 놓고 전면 등교를 실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 교수는 또 “교육부가 전면 등교를 서두르고 있지만 델타 변이의 위험성을 간과한 측면이 있다”며 “특히 여름방학 기간 동안 학생들이 학원에 다니면서 코로나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며 철저한 방역을 당부했다. 천 교수는 이날 새교육과 가진 인터뷰에서 “교육부가 전면 등교를 추진할 때에는 델타 변이 확산 이전 상황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며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만큼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 방식으로 방역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학교마다 설치된 발열체크기가 델타 변이에서는 사실상 효과가 없다고 했다. 기존 코로나는 기침과 발열 증상이 먼저 왔다면 델타 변이는 두통이 제일 많고 이어 인후통, 콧물, 재채기 순으로 온다. 발열 증상은 8번째쯤에 나타나는 등 이미 감염이 깊숙이 전개된 후에 보이는 이상 반응이어서 오히려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델타 변이는 코를 통해 주로 감염돼 상기도 쪽에서 바이러스 복제량이 굉장히 많고, 호흡기로 배출돼 전파력이 높다는 게 특징이다. 그러면서 천 교수는 실내 에어컨도 철저히 관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바이러스가 에어컨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적어도 2~3일에 한 번꼴로 반드시 청소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신 접종 연령을 고1·2학년으로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외국에서도 아직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백신 물량을 춘분히 확보한 뒤 안전한 상태에서 접종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고교생보다는 20대 청년 층의 백신 접종을 늘리는 것이 관건이라는 말도 했다. 천 교수는 또 “미국이나 유럽에서 어린 학생들까지 백신 접종을 검토하는 것은 성인들이 접종을 거부하는 바람에 물량이 남아 추진되는 것”이라며 “여건이 다른데도 정부가 무작정 외국을 따라 하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오는 11월 18일 치러지는 수능에 대해서는 안심해도 좋을 것이라며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수험생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시험을 치르는 데다 대부분 백신을 접종한 상태여서 코로나로 수능을 연기하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수능 이후 해방감에 들뜬 학생들이 뒤풀이 과정에서 감염이 확산될 수 있어 이 부분에 대한 교육당국의 각별한 지도를 주문했다. 정부의 코로나 대응에 관해서는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천 교수는 우선 백신 물량을 제때 확보하지 못한 것을 가장 큰 패착으로 꼽았다. 백신만 제대로 확보됐다면 아마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국가가 될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놓쳤다는 설명이다. “전 세계적으로 노쇼 백신을 맞기 위해 노력하는 곳은 한국이 유일할 것”이라며 “사회생활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위험성을 무릅쓰고 백신을 맞는 국민들을 생각해서라도 정부가 좀 더 서둘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방역단계를 올릴 때는 빨리, 내릴 때는 가능한 천천히 해야 하는데 정부는 정반대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백신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맞는 방법도 제시했다. 우선 접종을 앞두고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했다. 그는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올 경우 면역반응이 일어나는데, 이때 심장이나 몸의 세포가 튼튼해야 이길 수 있다”며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의 경우 오히려 앓고 있던 질환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천 교수는 인터뷰를 마칠 무렵 학교방역에 애써온 교사들에 대해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동안 학교가 비교적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교사들의 헌신적인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델타 변이와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는 2학기를 대비해 올 여름방학만이라도 교사들이 충분히 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델타 변이는 기존 코로나바이러스와 어떻게 다른가? “첫 번째는 전파력이다. 작년 여름 서울 이태원을 강타했던 알파변이보다 60% 이상 빠르다. 알파변이가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에 비해 60% 정도 전파력이 높으니까 두 배 이상 되는 셈이다. 전파력이 높은 이유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면서 폐세포에 결합하는 수용체가 훨씬 강해지기 때문이다. 결합력이 강하니까 바이러스가 몸속에 바로 침투하고 복제량도 많다. 그리고 많아진 바이러스가 호흡으로 배출되다 보니 주변에 감염이 빠를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는 초기 증상이 다르다. 기존 코로나는 발열, 기침 등의 순서였다면 델타 변이는 두통이 제일 많고 인후통, 콧물, 재채기 등이 4대 증상으로 꼽힌다. 초기 증세는 코감기나 비염과 흡사하다. 그래서 처음엔 ‘비염이 악화됐구나’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흔히 아는 발열증세는 여덟 번째 쯤 나타난다. 그래서 감염이 됐는지 전혀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다.” 비염인지 델타 변이에 감염됐는지 잘 모른다면 방역도 그만큼 어렵다는 말인가? “그렇다. 본인이 비염이 있다면 일시적 무기력감이나 두통이 좀 심해진 것으로 여겨 검사받을 생각을 안 하는 경우가 생긴다. 발열이나 기침이 워낙 강하게 각인돼 있다 보니 오히려 역기능으로 작용한다. 집이나 학교에서 자가진단키트를 상비약처럼 비치하고 수시로 검사해야 한다. 초기라면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다.” 학교엔 자가진단키트가 비치돼 있지 않은데. “정부가 권장하지 않으니 학교에서 이를 보관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 자가진단키트를 이용해 정기적으로 검사하면 예방에 훨씬 효과적인데 이를 안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영국은 집에서 일주일에 2회씩 반드시 검사토록 하고, 음성일 경우에만 등교시킨다. 이런 식으로 운영해서 코로나 확산에 큰 효과를 거뒀다.” 지금은 델타 변이지만 앞으로 계속 변종이 나오게 되나? “코로나 변이는 대체로 우려변이와 관심변이로 구분한다. 전파력이 높고 치료제나 백신에 회피가 있는 것을 우려변이라고 하는데 알파·베타·감마·델타·입실론 등 5가지다. 관심변이로는 제타·카파 등이 있다. 이런 변이는 앞으로 더 나올 수 있다.” 우리는 코로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보는가? “코로나와 공존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 같다. 백신과 치료제가 계속 나온다면 독감 정도 수준으로 약화될 것이다. 여기에 경구치료제를 복용하면 바이러스 복제가 중단되기 때문에 치명률도 많이 떨어진다. 경구치료제는 올 연말쯤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육부는 2학기 전면 등교를 추진하는데 어떻게 보나? “현재로서는 9월 전면 등교가 어렵다고 봐야 한다. 무엇보다 20~30대 젊은 층의 백신 접종이 마무리돼야 학생들의 감염을 줄일 수 있을 텐데 백신 물량이 부족하다. 8월 말까지는 젊은 층 접종을 완료할 수 없을 것 같다. 따라서 교육부도 확진자 상황을 봐가며 단계적으로 등교 인원을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 아마 연말쯤 가야 전면 등교가 가능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자신하기 이르다.” 교육부는 전면 등교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공언하는데. “확진자가 2~300명대로 떨어지고 백신 접종률이 50%를 넘어서면 전면 등교가 가능하겠지만, 델타 변이가 확산된다면 방역학적으로 위험하다. 교육부가 제시한 등교 기준은 기존 코로나 상황에 기초한 것이었다. 하지만 델타 변이는 양상이 전혀 다르다. 한번 시동이 걸리면 급속도로 확산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한정된 공간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학교가 위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전면 등교를 시작했다가 학교서 감염이 많이 됐다.” 그동안 정부는 학교가 비교적 안전하다고 주장했는데. “인천에서 발생한 초등학교 집단감염 사례처럼 델타 변이는 전파력이 빨라 학교도 위험하다. 밀집도가 높아 집단감염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학교가 안전하다는 믿음은 교사들이 방역을 철저히 한데다 원격수업 등으로 실제 학교서 생활하는 시간이 적었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 정부는 학원 방역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잘하는 일이다. 학원은 학교보다 더 위험하다. 학교처럼 방역을 철저히 하지 않는다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학원관계자들이 특히 방역에 더 신경 써야 한다. 이번 여름방학 기간 동안 학생들이 학원을 많이 이용할 텐데 걱정이다.” 학원에서 특히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에어컨이다. 적어도 2~3일에 한 번은 청소를 해줘야 한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에어컨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확산되기 때문이다. 에어컨 청소는 학교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지침을 교육당국이 왜 학교에 전달하지 않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아울러 델타 변이는 코로 감염되는 만큼 입만 가리는 ‘코스크’는 정말 위험하다. 이 부분도 철저히 교육해야 한다.” 고 1·2학년 백신 접종은 가능할까? “접종할 백신이 없어 현실적으로 어렵다. 20대 젊은 층을 접종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야 감염확산을 막을 수 있다. 적어도 9월은 지나야 고교생 접종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나 영국은 성인들이 접종을 기피하기 때문에 접종 연령을 낮추고 있지만 우리는 그럴 상황이 아니지 않나. 여건이 다른데도 정부는 선진국만 따라 하려 든다.” 미국이나 영국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 백신 접종을 꺼리는 이유는 뭔가. “유전자변형이나 장기 훼손 우려로 백신에 대한 거부 정서가 높은 데다 1년여 만에 개발한 백신이란 점에 불안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백신이 남아도는 것이다. 반면 우리는 노쇼 물량이라도 찾아 백신을 맞으려 한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백신만 제대로 공급됐으면 접종률에서는 세계 최고였을 것이다.” 왜 우리는 그들과 달리 백신 접종을 서두르는 것일까?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먹고 살려면 사회생활을 해야 하지 않나. 그래서 위험성을 알면서도 서둘러 백신을 맞으려 하는 것 아닐까 싶다.” 올 수능은 정상적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나? “코로나로 인해 수능을 연기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우선 고3 학생들의 백신 접종이 완료되는 데다 마스크를 쓰고 시험을 치르는 등 방역에도 철저할 것으로 보여 안심해도 된다. 다만 수능 이후가 문제다. 해방감에 들뜬 아이들이 뒤풀이한다며 돌아다닐 경우 코로나 확산의 요인이 될 수 있다. 학교에서 철저한 지도가 필요하다.”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교사들이 고생이 많았다. 의료 전문가로서 학교방역을 어떻게 보나. “정말 선생님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이만큼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방역과 교육 모두를 신경 쓰느라 우울증에 걸린 선생님도 계실 테고 번아웃 상태에 놓인 분들도 계실 것이다. 그분들 모두 올 여름방학만이라도 편히 쉬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학기엔 전면 등교를 추진한다고 하니 더 많은 일이 기다릴 것이다. 방역의 최전선에서 희생하신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학교는 학생이 주인인 배움의 공동체입니다. 우리 학교는 학생이 교복입은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생 자치를 적극 지원하는데 목표를 두고있습니다.” 학생자치를 꽃피우고 있는 서울등원중학교 양관승 교감은 “학생 스스로 기획하고 참여하는 자치 과정을 통해 미래사회를 이끌 자기주도적 인재로 성장하길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생활하면서 학교문화를 만들어 가는 곳.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위치한 등원중은 일반학급 15개, 특수학급 2개로 구성된 소규모 학교이다. 강서양천학생참여위원회 컨설팅 단장을 맡고있는 양 교감은 “학생들이 자기의 삶과 공공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하는 실천과정을 통해 교육적 의의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생자치 활성화를 위해 보다 많은 영역에서 보다 많은 권한과 기회를 학생들에게 부여해야 한다”고 말하고 “참여를 통해 변화를 경험하는 것만큼 강한 참여의 촉매제는 없다”고 했다. 당장 학교의 모든 영역에서 학생들에게 권한을 부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적어도 학생회나 동아리와 같은 학생중심활동에서만큼은 학생들의 주도성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학생들이 학교교육의 진정한 주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선생님을 존경하고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 등원중 학생들은 편안한 교복부터 화장실 거품 비누 설치, 학생용 급식 식판 교체, 여학생을 위한 전신거울 및 공용탈의실 설치, 학생회 자치실 및 휴게실 설치 등을 이뤄냈다.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학생회가 건의하는 방식을 통해 민주적 의사결정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원격수업으로 학교에 등교하는 날이 줄어들자 학창시절 추억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학교 곳곳에 만든 포토존도 학생회 작품이다. SNS 등을 이용, 학생회 알기 퀴즈대회를 열어 학생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식목일을 맞아서는 홍보 동영상 ‘무야호’를 만들었다. ‘무야호’는 무성하고 아름다운 들판을 만들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서는 가족·부모님·사랑·유교걸 등 몇 가지 연관단어로 n행시를 작성해, 부모님과 스승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올 2학기에는 e스포츠대회도 계획 중이다. 언택트 시대에 맞춰 오프라인 체육대회 대신 e스포츠 대회를 학생들이 기획한 것이다. 학생 자치를 담당하고 있는 김형주 교사는 “가장 열정 넘치는 학생회”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교사는 “등원중 학생회의 가장 큰 특징은 학교내 의사결정과 행동이 필요한 모든 영역에서 학생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결정권을 행사하는 데 있다”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동료 학생들의 동참을 이끌어 내기 위한 학생회의 다양한 노력과 학교관리자를 비롯 교사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큰 힘”이라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학교 측의 지원도 전폭적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도서실 사용에 제한이 따르자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복도 및 학생 휴게공간에 책을 배치했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손쉽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인데 지금껏 단 한 권의 분실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등원중은 또 학생자치만 잘하는 학교가 아니다. 교육복지우선지원학교로 선정돼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도 마음 놓고 생활할 수 있는 혜택이 많이 주어진다. 선진형 교과교실제를 운영, 수학과 영어는 수준별 이동수업을 실시하는 등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으로 교실수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예체능 분야에서는 배드민턴·뉴스포츠·방송댄스 등을 통해 학생들의 기초체력 향상에 힘을 기울인다. 아울러 학생오케스트라 관현악단 운영을 통해 악기를 다루는 기능뿐 아니라 감성을 배우는 문예체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이밖에 다채로운 독서활동이 돋보이는 도서관 활용교육과 서울교육 희망교실 등 다양한 진로교육으로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워나가고 있다. 우리학교 이야기 교장 인터뷰 양칠범 등원중 교장, “제가 인복이 참 많은 사람입니다” IMF가 막 끝나갈 무렵, 교육현장에 교육정보화 바람이 불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교육정보화. 학교에 인터넷망이 깔렸다. 정말 밤낮으로 일했다. 주말도 없었다. 교육용 프로그램을 깔고 교사 연수를 하는 것은 기본. 컴퓨터가 고장 나면 직접 부품을 구해 고쳤다. 교직 인생 34년, 가장 열심히 생활했던 순간이었다. 그만큼 보람도 컸다. 서울 등원중학교 양칠범 교장(사진). 충남대 공대를 나와 면(面) 서기보로 출발, 교사로 임용된 후 교장에 오른 베이비부머의 전형적인 삶을 산 인물이다. 교직에 들어온 이래 힘든 고비가 없지는 않았지만 굴하지 않고 묵묵히 사도의 길을 걸었다. 조용 조용한 성품, 한없이 온화하지만 자신에겐 엄격하다. 그는 ‘열린 귀’를 가진 사람이다. 그는 지시하기 보다 듣는다. 질책하고 따지기 보다 이해하고 다독이는 교장이다. 처음 교장에 임용되던 날 ‘나를 따르라식 교장은 절대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는 법이죠. 그때마다 나무라고 추궁하면 누가 자신있게 일할 수 있겠어요. 상처를 주기보다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더 중요하죠.” 양 교장은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일은 선생님들이 제일 잘한다고 믿는다. 학교 구석구석 돌아가는 상황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교감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살림살이는 행정실만큼 잘하는 곳이 없다. 교장은 그들 모두를 지원하는 사람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학생들에게도 마찬가지. “뭐 필요한 거 없어?” 복도에서든, 운동장에서든 학생들을 만나면 제일 먼저 건네는 말이다. “화장실에서 냄새나요” “에어컨이 시원하지 않아요” “학생 자치회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등 스스럼없는 주문들이 그에게 쏟아진다. 민원(?) 해결은 빠를수록 좋은 법. 최우선으로 처리해 준다. 그래서일까? 최근엔 학생들 말이 달라졌다. 그를 만날 때마다 “뭐 필요한 거 없어요”라고 선수를 친다. 등원중은 교육복지우선지원거점학교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도 마음 놓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지원해 준다. 학교 공간 곳곳은 세련된 디자인이 돋보인다. 학생들이 최적의 상태에서 공부할 수 있게 세심하게 배려했다. 자연친화적 학교답게 공부에 지친 학생들이 쉴 수 있는 예쁜 쉼터도 마련했다. 교사들이 마음 놓고 교육공동체 활동을 할 수 있는 수업나눔카페는 등원중 핫플레이스로 꼽힌다. 양 교장 부임 이후 달라진 환경은 이뿐 아니다. 햇빛 발전소가 설치되고 교사와 학생용 컴퓨터들이 업그레이드됐다. 여름 겨울 가릴것 없이 쾌적한, 냉난방 시설도 새롭게 교체했다. “제가 다른 건 몰라도 인복(人福)이 많습니다. 교감선생님부터 시설 주무관님들까지 모든 분들이 정말 열심히 일하고 계세요. 그분들 아니었으면 학교가 이 정도까지 달라지진 못했을 겁니다.” 올 8월이면 정년으로 교단을 떠나는 양 교장은 학교 일을 내 일처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는 그분들에게 늘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했다. “학교는 아이들이 행복해야 합니다. 교사들이 즐거워야 하지요. 그래야 참된 교육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인터뷰 동안 그가 가장 강조한 말이다.
한때 야구만 잘하는 학교였다. 일찌감치 낡아 버린 건물, 교육여건은 열악했다. 그만큼 힘든 학교였다. 2021년 7월, 다시 찾은 서울 양천구 신월중학교. 잘 정돈된 교정, 산뜻한 건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올해로 개교 40년을 맞는 학교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현관에 들어서자 학생들이 그린 재기발랄한 그림이 전시돼 있다. 꿈과 끼가 씨줄과 날줄이 돼 만들어낸 작품들이다. 빛바랜 사진첩 속 학교는 없었다. 외형만 달라진 게 아니다. 학생은 활기차고 교사는 열정이 넘친다. 냉담했던 학부모들은 이제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학교의 변신은 무죄라지만 어떻게 이렇게 달라질 수 있었을까? 신월중은 학생을 위한 학교다. 학생이 만들어 가는 학교다. 학생회가 중심이 된 자치활동은 가장 큰 원동력이다. 학생을 위한 학교, 학생이 만들어 가는 학교 올해 초 신월중은 위기를 맞았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학교구성원 전체가 충격을 받았지만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방역체계를 단단하게 조이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데 모두가 힘을 모았다. 특히 학생들의 자발적인 활약이 돋보였다. 코로나19 예방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표어를 공모하고, 영상반 동아리 학생들은 예방수칙 등을 담은 동영상을 제작하여 급식실 등에서 방영했다. 동영상엔 학생들이 콘티를 짜고 직접 출연함으로써 ‘학습 효과’를 높였다. 학생들이 공모한 표어에는 ‘거리가 가까울수록 안전은 멀어진다’ ‘우정보다는 모두를 위한 안전을’ 등등 빼어난 수작들이 등장, 경각심을 일깨웠다. 교장을 중심으로 한 교직원들도 소매를 걷어붙였다. 학교 출입구를 이원화하고 등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체온측정과 손소독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점심시간에도 체온체크와 손소독은 물론 지도교사와 보조인력을 배치, 예방에 온 힘을 쏟았다.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교실 안팎과 다중이용시설 소독도 빠뜨리지 않았다.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신월중은 이제 코로나 청정학교로 손꼽히고 있다. 활발한 토론문화에 기초한 민주적 학생회 운영도 신월중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학생회가 주축이 된 자율적 학교생활문화 만들기가 대표적이다. 학급 단위로 실시되는 ‘우리 학교 토론회’를 통해 교복개선 공론화, 학생 생활규정 개정 등 성과를 거뒀다. 지난 5월 스승의 날에는 학생들이 직접 엽서를 만들어 선생님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냈고, 오케스트라 동아리는 직접 연주한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제작, 스승의 은혜를 기렸다. 문현숙 교장은 당시 학생들이 보낸 손편지 엽서에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편지글에는 ‘점심시간에도 학생들에게 일일이 살펴주는 교장선생님께 감사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학교를 책임지는 교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그것을 놓치지 않고 진심으로 받아들여 준 학생이 기특하고 감사했다. “관심 갖고 보살펴야 할 아이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기뻤다”는 문 교장은 “학생들 앞에서 행동 하나, 말 한마디 조심하고 경계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다. 자율동아리와 상설동아리를 포함 무려 41개 이르는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다. 만화그리기반은 학생들의 교육활동을 그림으로 표현, 학교환경 조성에 이바지하고 있고 상설 댄스반은 학생 축제 등에서 분위기를 이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양성을 목표로 만들어진 메이커반은 상상하고 만들고 공유하는 메이커 교육에 앞장선다. 전통의 강호 야구부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지난 1983년 창단 이래 중학 야구계의 최강자로 꼽힌다. 지난 2013~14년과 2016~17년, 2020년에 각각 서울 중학야구 추계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수업 시작 종 울리기 전 교실로 가는 선생님들 자발적인 동아리활동도 신월중의 자랑이다. 배드민턴반은 학생들이 스스로 만든 동아리이다. 올해 이 학교로 전보된 김순태 교사는 어느 날 학생들로부터 배드민턴을 가르쳐달라는 요구를 받게 된다. 이전에 근무했던 학교에서 배드민턴을 지도한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학생들 몇몇이 찾아온 것이다. 이들은 스스로 매일 아침 운동을 하면서 배드민턴 훈련을 했고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1학년 학생들까지 가세해 지금은 가장 활발한 학생 자율활동 중 하나가 됐다. 학생 자치활동을 지도하고 있는 이현경 교사는 “학생들 스스로 알아서 활동하는 뛰어난 자기주도성을 갖고 있다는 게 신월중 자치활동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1학년 때부터 체계적인 자치활동이 이뤄지다 보니 교사들이 말하기 전에 학생들이 알아서 척척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교사는 “학생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학교를 변화시켜나간다고 여기는 것 자체가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면서 “민주시민역량을 기르는 것은 물론 앞으로의 삶에 긍정적 시너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직원들도 마찬가지. 교사들은 수업 시작 종이 울리기 전에 교실에 들어가 수업준비를 한다. 학생들과 교감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갖고 수업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교수·학습의 전문성을 높이려는 교원학습공동체도 10여 개 이상 운영된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는 말을 실천하기라도 하듯 교사들 스스로 연구하고 학습하는 분위기가 그 어느 곳보다 잘 조성돼 있다. 문 교장은 “등교수업과 원격수업 병행은 물론 방역 업무까지 담당하는 등 과중한 업무부담에 시달리면서도 전문성 향상에 최선을 다해준 교사들이 감사할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사들의 노력 못지않게 혼신의 노력으로 교육활동을 뒷받침해 준 행정실과 시설주무관들 역시 너무 고마운 분들”이라고 추켜세웠다. 정확하고 선제적으로 교사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게 지원해 준 행정실과 잔디 깎기, 수목 전지 등 화단 가꾸기, 장마 대비 배수구 청소, 재활용품 정리 등 궂은일도 마다않고 솔선수범해 준 시설 직원들이 있었기에 긍정적이고 자발적인 학교가 될 수 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직·성실·협동 신월중 교훈, 볼수록 멋져요” 문 교장은 올해로 교직 37년째를 맞는다. 교육현장에서 그리고 장학사와 장학관 등 교육전문직을 두루 거친 그는 학교는 누구나 오고 싶어 하고 편안하게 수업과 삶을 나눌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학교 어느 곳에서든 학생들이 편안하게 쉬면서 자신의 꿈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과 교사들이 편안하게 수업에 전념하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게 바람이다. 문 교장이 교사들을 위한 수업나눔카페를 만들고 특별교실을 리모델링하는 학교공간 재구조화 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3월 이 학교에 부임한 문 교장이 특히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게 또 있다. 바로 교훈의 재구조화이다. 신월중 교훈은 정직·성실·협동 등 세 가지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처음엔 좀 구태의연하다는 느낌이 들었죠. 새마을운동 시대에 들어봤음직한 단어들이잖아요. 그런데 찬찬히 생각해 보니 미래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이만큼 필요하고 좋은 말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교훈의 정신을 현재의 삶과 연계시켜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인간관계의 기본은 정직이고 성실하게 인내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원하는 만큼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교훈을 통해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특히 “협동은 협업과 융합의 정신을 담고 있어 창조적 삶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교육적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 1984년 처음 교직에 들어선 문 교장은 학교구성원 모두가 자기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신월중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행운이라고 했다. 학생들과 교감하고 교사들의 사소한 고민에도 관심 갖고 배려하는 교장, 그들과 언제 어디서든 동행하는 교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배낭을 짊어지고 라틴아메리카를 한 달 정도 일정으로 다녀왔다. 인아웃 티켓만 끊어 놓고 자유롭게 다니는 여행이었다. 페루 리마로 들어가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아웃하는 일정이었다. 현지 여행지에서 사람들과 교류하며 그들이 추천해주는 곳을 찾아 다음 교통편과 여행지를 결정했다. 그래도 꼭 가고 싶은 여행지는 몇 곳 있었다. 페루의 마추픽추와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은 꼭 다녀오고 싶었다. 여행을 다녀오고 벌써 8년이 지났다. 지금 기억에 남는 곳은 마추픽추와 우유니 소금사막이 아니라 파타고니아 고원 일대이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너무나도 황홀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파타고니아는 남위 40도 부근의 네그로강 이남 지역의 라틴아메리카 최남단을 가리키는 지리적 영역이다. 파타고니아는 칠레 남부와 아르헨티나 남부에 걸쳐 있고, 서쪽으로는 험준한 안데스산맥이 있으며, 동쪽으로는 고원과 낮은 평원이 자리한다. 파타고니아는 지금보다 추웠던 시기 대부분 빙하로 덮여있었다. 그래서 이곳의 지형 형성에는 빙하의 전진과 후퇴가 큰 영향을 미쳤다. 현재는 남극과 가까운 고위도 지역이라 해발 고도에 비해 빙하가 넓게 분포해 빙하 관련 지형과 이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지역이다. 최근에는 파타고니아라는 지역 이름을 딴 의류 브랜드가 인기를 얻으면서 대중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볼리비아 여행을 마치고 곧장 칠레의 수도인 산티아고로 향했다. 산티아고에서 근교 도시인 발파라이소를 먼저 다녀왔다. 항구도시에서 해산물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 뒤 비행기를 타고 푼타아레나스로 향했다. 푼타아레나스는 배를 타고 남극 근처를 돌아볼 수 있는 곳이다. 잠시 남극행 배를 타볼까 고민했지만, 우유니 소금사막에서 어느 여행자에게 들은 파타고니아의 토레스 델 파이네로 향하기 위해 푼타아레나스는 잠시 스쳐 지나갔다. 공항에서 바로 버스를 타고 푸에르토 나탈레스에 도착했다. 푸에르토 나탈레스는 파타고니아의 관문 도시쯤 되는 곳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트래킹코스, 토레스 델 파이네 푸에르토 나탈레스는 적막감이 감도는 평온한 도시였다. 한적한 동네에 마을 주민들과 듬성듬성 보이는 여행객들이 배낭을 짊어지고 움직이는 게 전부였다. 이곳의 특징은 곳곳에서 트래킹 용품을 빌려주는 가게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가게들이 푸에르토 나탈레스의 특성을 나타낸다. 파타고니아를 들르면 토레스 델 파이네를 꼭 가봐야 한다. 토레스 델 파이네는 세 자매 봉이 유명하다. 빙하가 깎아내린 아찔한 절벽과 에메랄드빛 호수가 펼쳐지는 그곳은 잠시지만 넋을 잃고 지켜보기에 충분히 아름답고 경이로웠다. 토레스 델 파이네는 짧은 코스로 가도 하루를 꼬박 투자해야 하는 곳이다. 그래서 많은 여행객이 푸에르토 나탈레스에 들러 휴식을 취하며 트래킹을 준비한다. 그런데 토레스 델 파이네를 세 자매 봉만 보고 떠나기엔 아쉽다. 이곳은 전 세계 여행객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트래킹코스로 알려진 곳이다. 어떻게 코스를 짜느냐에 따라 3박 4일에서 9박 10일까지도 가능하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떠나는 비행기 편이 예약되어 있기에, 3박 4일 코스를 선택했다. 이 코스는 흔히 W트랙으로 불린다. 시간이 부족한 여행객이 토레스 델 파이네의 진수를 짧고 굵게 경험할 수 있는 일정이다. 토레스 델 파이네를 도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배낭에 텐트와 먹을 것을 챙겨 백패킹을 하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배낭에 옷가지만 챙기고 식사와 숙소는 중간중간 있는 산장에서 해결하는 방법이다. 백패킹은 고되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기에 백패킹과 산장 숙박을 적절히 섞어서 3박 4일 일정을 짰다. 여행을 다녀와서 드는 생각인데 전체 일정을 산장에서 묵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든다. 워낙 압도적인 경치가 펼쳐지는 곳이라 몸이 조금만 더 편했다면 자연을 온전히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그래도 힘들었던 것도 그 나름대로 추억이 되었다. 압도적 경치가 펼쳐지는 곳, 페리토모레노 빙하 트래킹 토레스 델 파이네를 돌면 한쪽으로는 빙하가 녹아서 만들어낸 에메랄드빛 호수가 펼쳐지고, 다른 한쪽에선 빙하가 깎아낸 험준한 산지가 눈앞에 들어온다. 감탄의 연속이다. 3박 4일쯤 걸으면 익숙해질 만도 한데, 매시간 다채로운 경관이 슬라이드 쇼처럼 들어와서 따분해질 겨를이 없었다. 백패킹으로 가든, 산장 예약으로 가든 내가 머무를 자리는 사전에 예약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여행을 떠나기 최소 6개월 전에 국립공원 사이트에 들러 산장을 예약하고 여행 일정을 계획하길 추천한다. 토레스 델 파이네 여행을 마치고 파타고니아 빙하의 정수를 느끼기 위해서 아르헨티나의 엘 칼라파테로 향했다. 엘 칼라파테는 페리토모레노 빙하를 체험하기 위해서 꼭 들러야 하는 전초기지이다. 빙하는 위험해서 반드시 현지 업체의 가이드를 받아야 한다. 토레스 델 파이네의 산장만큼은 아니지만, 이곳 또한 예약이 치열하기에 여행을 떠나기 전에 예약해두길 추천한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파타고니아 여행은 사전에 계획했던 것이 아니었다. 정말 운이 좋아서 두 곳 모두를 다녀올 수 있었다. 현지 업체에 빙하 트래킹을 예약하면 숙소 앞까지 새벽 일찍 버스가 픽업을 온다. 버스를 타고 새벽 공기를 뚫고 페리토모레노 입구에 도착한다. 눈에 보이는 광경이 정말 압도적이었다. 그동안 수많은 여행을 다니며 빙하를 보았지만, 이렇게 커다랗고 역동적인 빙하는 처음 보았다. 전망 데크에서 빙하를 관찰하고 있으면 집채만 한 빙하가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빙하가 호수에 떨어지며 일으키는 소리는 천둥소리와 비슷했다. 빙하 위를 걷는 것은 위험하다. 빙하의 ‘하’는 한자어로 강을 의미한다. 빙하는 얼음이 흐르는 지형이다. 그래서 유동적이고 고체지만 천천히 깨어지고 있다. 빙하에는 곳곳에 틈이 있다. 이를 크레바스라 부른다. 크레바스에 빠지면 아무리 안전장비를 튼튼히 갖추고 있어도 몸이 성하기 힘들다. 그래서 가이드의 인도 아래 서로가 서로의 몸을 줄로 연결하고 조심스럽게 탐험을 한다. 정말로 이곳은 탐험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곳이었다. 빙하 위를 한참 걸으니 남극대륙 한가운데 서 있으면 이런 느낌이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극보다 위도가 높은 곳이라 훨씬 덜 추웠지만, 주위에 펼쳐지는 경관은 남극이라 생각해도 괜찮을 정도였다. 가이드를 따라 걸으면 다양한 빙하 미지형을 관찰할 수 있다. 빙하 투어가 끝나면 위스키에 빙하 얼음을 띄워서 한 잔씩 나눠준다. 추웠던 몸이 알코올에 사르르 녹으며 오감을 만족하는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파타고니아의 하이라이트라 불리는 토레스 델 파이네와 페리토모레노만 다녀온 짧은 여행이었다. 전체 여행 일정을 이곳에 투자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까지 들었다. 학교에서 근무하며 파타고니아 상표가 달린 옷을 입은 학생들을 종종 만난다. 그럴 때면 “선생님은 파타고니아에 직접 다녀와 봤어요”라고 자랑을 하곤 한다. 멀리서 파타고니아가 그려진 옷을 볼 때면 그때의 여행이 떠올라 추억에 잠기곤 한다. 코로나를 이겨내고 해외여행이 다시 자유로워진다면 파타고니아로 떠나고 싶다. 지난 여행에서 다녀오지 못한 파타고니아 구석구석에서 새로운 추억을 만들고 싶다.
평균의 종말 (토드 로즈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324쪽, 2만 원) 하버드 교육대학원 교수이자 교육신경과학 분야 최고 권위자인 토드 로즈는 성적 미달과 ADHD 장애로 고등학교를 중퇴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인정받지 못했던 자신만의 고유한 재능을 발견했고, 스스로 공부해 자신만의 길을 찾았다. 저자는 ‘평균’이라는 기준 자체가 잘못된 허상에서 비롯됐음을 과학적 이론을 통해 지적한다. 평균주의가 망친 교육을 다시 설계해 아이의 개개인성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학부모상담 119 (송형호 지음, 지식의날개 펴냄, 216쪽, 1만4000원) 최근 한국교총 설문조사에서 교원들이 느끼는 교직생활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가 꼽히고 있다. 35년 경력의 전직 중등교사인 송형호 선생님이 학부모와의 신뢰 형성을 위해 가정통신문·전화연락 등 일상적 소통부터 학교폭력과 민원 발생 등 위기 시의 소통까지 직접 겪은 사례를 바탕으로 세심한 전략을 제공한다. 교사와 부모가 한편이 되어 학생들의 성장을 돕기 위한 방법을 찾아볼 수 있다.
공부머리는 문해력이다 (진동섭 지음, 포르체 펴냄, 184쪽, 1만5000원) 똑같이 배워도 더 빨리 습득하는 공부머리는 문해력에서 나온다는 것이 요즘 화두다. 국어뿐만 아니라 모든 과목의 기초역량이 되고 성인이 돼 직장생활을 할 때도 문해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문해력을 키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꾸준한 독서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문해력의 목표를 제시하고 초·중·고 학년별로 책을 고르는 방법, 독서습관을 들이는 방법, 올바른 독서방법 등을 알려준다.
1980년대생, 학부모가 되다 (김기수 외 2인 지음, 학이시습 펴냄, 136쪽, 1만2800원) 밀레니얼세대인 1980년대생들이 초등학교 학부모로 대거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구시대적 관행들이 잔존해 있는 학교문화와 충돌하기도 한다. 저자들은 이들 세대의 특성과 학교에 기대하는 사항, 학교 참여형태 등을 살펴보고 학부모의 학교 참여방식을 학부모 주도형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이 지난해 연구, 발표한 ‘1980년대 초등학교 학부모의 특성’에 기반하고 있다.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철학연습 (권현숙 외 3인 지음, 맘에 드림 펴냄, 228쪽, 1만 4000원) 현직 교사 네 명이 함께 쓴 책으로, 그림책 읽기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동시에 그림책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게 도와준다. 나·너·이웃·미래사회를 다룬 주제에 따라 54권의 그림책을 들여다보면서 자기 안의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넓은 안목을 키우도록 하고 있다.
학교폭력 사안 인지 초등학교 2학년 담임 A 교사는 5교시를 마친 뒤 학생의 귀가 전 알림장을 쓰고 있었습니다.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내일 봐요~.” 학생들이 가방을 싼 뒤 선생님에게 인사하며 뒷문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B 학생은 머뭇거립니다. 평소였으면 1등으로 뛰쳐나갔을 텐데 말이죠. A 교사는 B 학생에게 다가갑니다. “B야 무슨 일이 있니?” B 학생은 눈물을 글썽이며 말합니다. 애들이 괴롭힌답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A 교사는 B 학생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묻습니다. 같은 반 C·D·E·F·G 그리고 다른 반 H 학생이랑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요새 무슨 이유인지 학교에서 C·D·E·F·G·H 학생 모두 자기랑 안 놀아주고, 가끔씩 쉬는 시간에 자신을 향해 험한 말을 한다고 합니다. A 교사는 언제부터 그랬냐고 묻습니다. B 학생은 손가락을 세어 보더니 몇 달 되었다고 합니다. 관련 조항_ 「학교폭력예방법」 제16조(피해학생의 보호) ① …(중략) 다만, 학교의 장은 학교폭력사건을 인지한 경우 피해학생의 반대 의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지체 없이 가해자(교사를 포함한다)와 피해학생을 분리하여야 하며, 피해학생이 긴급보호요청을 하는 경우에는 제1호·제2호 및 제6호의 조치를 할 수 있다. …(하략) 해당 사례의 경우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폭예방법」)」 제16조 제1항에는 ‘즉시 분리’ 및 ‘피해학생에 대한 조치’가 있습니다. 해당 조항을 보면, 2021년 6월 23일 이후 학교폭력사건을 인지한 학교의 장은 ‘피해학생의 반대 의사가 없으면 지체 없이 가해자와 피해학생을 분리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부분은 ‘인지’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위 사안에서 최초 발생은 몇 달 전이지만, A 교사가 이 사안을 알게 된 것을 기준으로 하므로 해당 법률의 적용 대상입니다. A 교사가 즉시 조치하였어야 할 관련 조항_ 「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 제17조의2(가해자와 피해학생 분리 조치의 예외) 법 제16조 제1항 각호 외의 부분 단서에서 ‘피해학생의 반대 의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특별한 사정’이란 다음 각호의 경우를 말한다. 1. 피해학생이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경우 2. 가해자 또는 피해학생이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에 따른 교육활동 중이 아닌 경우 3. 법 제17조 제4항 전단에 따른 조치로 이미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이 분리된 경우 해당 사안의 경우 위 사안의 경우, ‘쉬는 시간에 험한 말을 하는 언어폭력이 발생하였다’고 신고한 사안입니다. 이는 교육활동 중인 사안이기에 즉시 피해학생에게 ‘가해관련학생’과의 분리를 희망하는지의 여부를 명시적으로 물어보아야 합니다. 만일 분리를 희망할 경우, 그리고 명시적으로 대답을 하지 않는 경우 등 ‘분리를 반대하지’ 않는 모든 경우에는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을 물리적으로 최대 3일간분리하여야 합니다. 그 분리의 방법은 학교 내 별도 공간을 마련하여 가해학생을 해당 공간에 일정시간동안 상주하게 하여, 피해학생과 대면하는 것을 방지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 공간에는 별도의 관리자가 해당 학생들을 관리·감독하여야 하며, 학습권 보장을 위하여 원격수업 혹은 수업자료를 별도로 마련하여야 합니다. 즉시 분리 공간을 어디로 하지? A 교사는 B 학생의 이야기를 듣고, 곧장 교감을 찾아갑니다. 이러이러한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하였고 보고합니다. 학교폭력 담당교사인 K 교사를 인터폰으로 호출한 교감선생님. “K 부장.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해?” A 교사에게 이미 어느 정도 이야기를 들은 K 교사는 학교폭력이 발생했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교감을 향해 이야기 합니다. “법률이 바뀌어서요. 즉시 분리를 해야 해요.” “즉시 분리라면 어떻게 하라는 거야?” “별도 공간에 가해학생을 두는 거예요.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을 같이 두지 말라는 취지죠.” 이야기를 듣는 교감은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아니 그런데 K 부장. 다른 애들은 분리하는 게 맞다 하더라도, H는 다른 반이잖아. H도 분리해야 해? 평소엔 마주치지도 않는데?” 교감 말에, K 교사는 교육부 지침프린트를 이리저리 찾아봅니다. “어…, 피해학생 의사를 물으라고 하는데…. 누구는 분리하고, 누구는 분리 안 하고 이렇게 할 수는 없어요. 그러므로 원칙상 피해학생이 ‘분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상’ 다른 학급 학생도 분리해야 해요.” K 교사의 말에 교감은 다시 A 교사를 쳐다봅니다. “아니 그럼 가해학생이 도대체 몇 명이야?” “6명이예요.” 뒤에서 이야기를 듣던 Y 교무부장이 한마디 거듭니다. “그런데 지금 가해학생이 다수잖아요. 학교에 유휴공간이 모자란데…. 한 장소에 넣어도 되는 건가요? 거기다가 지금 코로나인데 한 곳에 애들 여럿 넣어두면 문제되지 않을까요?”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 갑니다. 교감은 K 학교폭력 담당교사에게 묻습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하라는 지침이 없어?” K 교사는 프린트를 뒤적이며 이야기합니다. “어, 일대 다수 사건에서는 피해자를 분리조치하는 걸 우선으로 하고…, 공간은 학교 내에 별도 공간을 마련하라고만 나와 있는데요.” “그게 말이 되나. 피해학생보고 별도 공간에 가라고 하고, 가해학생보고 학교 교실로 오라고 하면(피해학생 측에서)받아 들일 리가 없잖아.” Y 교무부장도 혀를 찹니다. “유휴교실 없는 학교가 얼마나 많은데…, 우리 학교도 (유휴교실이)없잖아요.” “그럼 교내에 유휴교실이 없으면 뭐라고 해?” “그건 말이 없네요. 그냥 학교현장에서 별도의 공간을 만들라고 합니다.” “코로나 의심환자 일시관찰공간이 있는데 거기 쓰면 어떨까?” “만약 코로나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어디에 일시 관찰하죠?” “그렇지? 그럼 보건실에 가해학생을 두는 것은 어때 보여요?” “아휴, 거긴 아픈 아이들 가는 곳인데 하루 종일 누군가가 있기 적절하지 않을 것 같아요.” “정 안되면 (가해학생들) 교장실로 보내죠?” “K 부장. 그거 좋은 생각이다. 어, 아니 그게 무슨 말이야.” 해당 사례의 경우 현재 해당 사례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다른 학급 학생도 의무적으로 분리를 해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현재 교육부 지침에 의하면 피해학생의 의사에 의하여 가해학생을 즉시 분리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학급이 다를 경우라도 피해학생이 명시적인 ‘분리 반대’를 하지 않는 이상 분리를 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위 사안처럼 같은 학급, 다른 학급 학생이 섞여 있는 사안의 경우에는 즉시 분리 여부를 학생별로 따로 할 수는 없기에, 피해학생의 반대가 없는 이상 가해학생을 분리하여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해당 사례처럼 일대 다수의 사건인 경우의 처리방안입니다. 교육부 지침에 의하면 피해학생 보호를 위하여 피해학생을 분리보호조치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주요 사례 사례 ❶ _ 1명의 피해학생이 학교급 내 다수 학생들을 학교폭력 가해자로 신고한 경우 ⇒ 동 제도가 피해학생 보호에 목적을 두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피해학생 의사를 확인한 후에 피해학생 분리보호를 위한 조치를 신속히 시행 사례 ❷ _ 학급이 다른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의 분리여부 판단 ⇒ 피해학생의 의사에 따라 판단해야 함. 즉, 피해학생이 ‘즉시 분리’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경우에는 ‘즉시 분리’를 시행하지 않아도 되나, 그 외에 피해학생 보호를 위한 조치는 검토해야 함. 선생님. 우리 애도 피해자예요. 이후 A 교사는 B 학생 부모에게 학교폭력신고 접수상황에 대해 전화를 합니다. 그러면서 B 학생을 우선 분리하는 것에 대해 정중히 말씀을 드려봅니다. 아니나 다를까. B 학생 학부모는 단칼에 거절합니다. “왜 우리 애가 학교에서 따로 나가야 하냐”며, 나머지 가해학생을 분리해 달라 적극적으로 말합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A 교사는 가해학생 부모에게 학교폭력 사안 발생에 대해 전화를 하면서 가해학생인 C·D·E·F 학생은 오늘부터 최대 3일간 등교 시 별도 공간에서 분리조치를 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전달합니다. 예상대로 가해학생 부모들도 반발합니다. B 학생이 얼마 전에 우리 애를 체육시간에 밀었다. 우리 애도 B에게 욕을 들었다. B가 우리 애 뒷담화를 하고 다녀서 정말 마음속으로 삭히고 있었다…. 특히 C·D 학생 학부모는 B 학생이 자기 아이를 민 것에 대해서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학교폭력신고를 할 테니 사안처리를 해 달라고 합니다. “사람이 좋게좋게 가만히 있으니 가마니로 보이냐”며 B 학생에 대한 원망을 어마어마하게 쏟아 냅니다. 그 와중에 H네 반 담임에게서 소통메신저가 날아옵니다. “B가 H한테 등교시간에 BB탄 총을 쏜 적이 있나 봐. 이거 (학교폭력) 신고하실 거래.” A 교사는 머리가 어질어질합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해당 사례의 경우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 14p를 보면, 심의위원회가 마치기 전에는 ‘가·피해 여부를 임의로 나누지 말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이 취지는 대부분의 학교폭력사건은 쌍방사안일 가능성이 크고, 또한 학생에 대한 선입견을 배제함으로써 학교폭력을 교육적으로 해결하고자 함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해당 법률 개정에서는 사안 발생과 사안 인지 즉시 가·피해 여부를 학교에서 규정하여 가해학생을 분리조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만일 가해학생으로 규정되어 일방 분리조치가 되었다가 추후 심의위원회에서 가·피해가 뒤바뀐다든지 혹은 ‘학폭 아님으로 조치 없음’으로 결론이 나면 가해학생 측에서 학교와 업무담당교사를 대상으로 민원을 제기하거나 또 다른 분쟁으로 발전할 소지가 큽니다. 또한 위 사안과 같이 학급 내 다수의 학생과 연관된 사안에서 가해학생 여러 명을 분리조치하면, 그것은 피해관련학생인 B에게 다른 낙인이 찍힐 우려가 큽니다. 그리고 가해학생을 하나의 별도 공간에서 분리조치한다면 학교 내 감옥 혹은 영창과 같은 이상한 격리효과가 발생할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A 교사에게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권유합니다. A 교사와 학교는 피해관련학생 혹은 가해관련학생 ‘모두’에게 「학교폭력예방법」 제 16조 제1항 혹은 동법 제17조 제4항에 따른 학교장 긴급조치를 시행할 것을 강력히 권유합니다. B 학생에게는 1·2호, C·D·E·F·G에게는 5·6호 처분을 할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법」 개정 취지는 피해관련학생과 가해관련학생의 분리조치를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출석을 정지하는 것 혹은 기타 특별교육을 Wee클래스 혹은 관내 Wee센터에서 받게 하는 방법으로 물리적인 분리조치를시행하는 것이 학교에 분리 공간을 별도로 마련하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사안 관련 학생 ‘전원’이 학교가 아닌 가정이나 그 외 기타 특별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게 하는 것은 추후 ‘가해학생’에 대한 일방적인 분리에 따른 ‘가해학생 측’의 민원, 그리고 ‘피해학생 측’에서 다른 학생들에 대한 2차 피해가 발생할 확률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마치며 이상에서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에 따른 학교폭력 사안처리에 대한 내용을 각색하여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학교폭력 사안에서 외면되기 쉬운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고,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을 즉시 분리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것을 통하여, 피해자를 중심으로 한 사안처리에 좀 더 도움을 추구한다는 법률 개정 취지에는 절대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러나 가해 여부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임의 분리를 시행하였을 때 가해학생에 대한 학습권 침해 가능성, 코로나19로 인해 상당히 분주한 학교에서 분리를 위한 별도 공간을 구비하고 관리교사를 지정하여야 하는 행정적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또 가·피해 여부가 심의과정에서 뒤집힐 경우 가해학생 측의 학교폭력 담당교사 및 학교장을 향한 민원의 가능성, 그리고 가·피해학생 측의 극단적인 감정적 법률 대응 등의 우려가 예상됩니다. 따라서 교육당국의 제고 및 지침의 확립이 요구된다 할 수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현재 교육부에서는 ‘7월 말까지 학교현장의 어려움을 수합하여 교총 등 교원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어,이에 대한 긍정적 개선을 기대합니다.
사진첩 가득 아이들 핸드폰 앨범에 들어가 보면 여느 때와 다름없이 경고알림이 뜬다. 이유는 용량부족. 128GB라는 나름 넉넉한 공간이 있음에도 지난 2년 동안은 늘 허덕일 수밖에 없었다. 나의 사진보다도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의 사진이 가득 담겨 있다. 반은 자의, 반은 타의에 의해서다. 1년 반이라는 짧지 않았던(이제는 일반적인) 발령대기 시기를 보내고 2019년 9월에 발령을 명받았다. 다행히 수업은 예나 지금이나 어렵지만 재미있고, 아이들은 예나 지금이나 해맑지만 부산스럽다. 사진은 나만 볼 수밖에 없는 아이들과의 찬란한 순간을 담아보려는 목적으로 찍게 됐다. 내 기대를 뛰어넘거나 벗어나는 일이 다반사인데 그 모습을 일회성으로 날려버리는 게 참으로 안타까웠다. 용량위기가 생길 때 필요 없는 사진을 삭제하기 위해 제일 처음으로 올라가보지만, 그때마다 이제는 나를 잊었을 아이들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쉽게 삭제버튼을 누르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내내 쌓여가고만 있던 수업의 순간들을 정리하기로 마음먹는다. ‘적자(write)생존’의 중의적 의미를 가득 담아 구글 드라이브에 폴더를 만들어 사진도 정리하고, 한 주차 수업을 정리하는 용도로 교단일기 블로그도 시작하고, 교사용 인스타그램도 만들었다. 물론 지금은 손을 놓은 상태다. 하고 싶은 것, 하면 좋은 것은 많으나 아직 나에게는 무리다. 하루를 ‘온전하게’ ‘아이들과’ ‘의미 있게’ 보내는 것. 그것이 나의 최선이기 때문이다. 빨간색 운동화 지난 2020년 나는 발령 후 첫 담임을 맡게 되었다. 열정이 차고 넘쳤던 3월, 코로나19로 인해 개학 연기를 맞게 된다. 처음에는 ‘이러고 있어도 되나?’ 눈치가 보였다. 두 번째는 ‘나만 심심해?’ 몸이 쑤셨다. 세 번째는 ‘나의 청춘이여…’ 시간이 아까웠다. 다행스럽게도 함께 같은 길을 가는 대학시절 룸메이트였던 친구들이 내 옆에 있었다. 한 친구의 권유로 컵타를 소재로 한 유튜브 채널을 만들게 되었다. 함께 살던 방 번호를 따 ‘301room’ 으로 채널명을 정했다. 그런데 동아리와 학예회용으로 잘 활용해보려고 만든 채널에 지금은 약 5,700여 명의 구독자가 방문한다. 지난 한 해, 유튜브도 나도 생각지도 못한 길을 걷게 되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대구지역 교사들이 ‘학교가자.com’이라는 자체 학습사이트를 만들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진심을 담은 응원과 감사 메시지를 남겼다가 오히려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유튜브 활동을 하고 있는 걸 보고 합류제안이 들어온 것이다. 우리 채널을 제대로 보셨다면 그런 제안이 들어올 수 없었을 텐데 슬쩍 보신 게 분명했다. 덕분에(?) 방향성을 잃고 배회하던 열정이 뭐라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학교가자’는 비대면으로 운영되었고, 화상회의와 구글 도구를 그때 처음 경험하게 되었다. 모든 것이 낯설고 그저 신기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영역을 골라 파트분배가 이루어졌는데 나한테 있는 거라곤 당시 영상 3개 정도 보유하고 있던 유튜브 채널이었다. 컵타와 유일하게 연결 지을 수 있는 파트는 ‘오늘의 미션’밖에 없었다. 컵타를 일주일 동안 매일 학년별로 난이도를 달리하여 미션으로 제시해줬는데 생각지도 못한 아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그 사랑과 관심에 힘 입어 학교현장에서 필요로 할 만한 콘텐츠를 정말 아무거나 다 제작했다. 살면서 이렇게 몰입해본 순간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1년 동안 만든 콘텐츠를 세어보니 100개가 넘었다. 코끼리 코를 돌다가 바닥에 나자빠져 새로 산 빨간색 운동화가 화면 가득 빛나고 있던 그 순간 나는 ‘해피융쌤’이 되었다. 기회비용 요즘 글을 주기적으로 쓰고 있다. 아는 지인들이 모여 만든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실제로 본 적은 없고 완벽한 비대면 모임이다. 각 주차별 주제에 맞게 글을 쓰고, 서로 답글을 달며, 소통한다. 현재는 나만의 미니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저마다 다양한 주제로 기획연재 중이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솔직한 자기소개서’라는 가제로 한 번쯤 꿈꿔봤던 직업에 지원하는 상황을 상상하며, 매주 모두가 치를 떠는 자기소개서를 연재 중이다. 문득, 잠시 접어두었던 나의 지난 꿈들을 회상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원래 나의 꿈은 방송 쪽에 있었다. EBS에 입사하여 교육과 관련된 방송이나 다큐멘터리를 제작해보고 싶었는데 입시에 막혀 오히려 나에게 더 맞는 길을 찾았다. 하지만 이유 모를 갈증은 있다.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 어느 샌가 잘 그려지지 않고, 사람이 직업에 점점 맞춰진다는 걸 깨달았다. 가끔 다른 직종에 있는 친구들과 만나고 나면 이런 갈증이 더 심해진다. 다닌 지 1년도 안 된 거 같은 직장을 관두고 더 좋은 조건을 내세운 회사로 이직하는 친구, 반차를 내고 모처럼 아침에 여유를 즐긴다는 친구, 자신을 전면에 내세워 개성이 강한 유튜브 활동을 하는 친구까지. 학교 밖에 다양한 삶이 존재한다는 걸 잠시 잊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물론 상대적이고 순간적인 잣대임을 알기에, 내게 주어진 삶에 늘 감사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내 속 안에 어떤 잠재력이 아직 빛을 보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은 멈출 수 없다. 교사의 품위 훼손에 일조하지 않았는지 확인하느라 점점 소심해지고 작아지는 내 모습을 발견할 때면 더욱 그렇다. 비대면 글쓰기 모임을 시간 들여 굳이 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그 속에선 사람들이 나를 신기하게 보고 나도 그 사람들이 신기하다. 같은 시간 속 서로 다른 삶을 함께 공유하다 보면 오히려 불안함이 잠재워지고 하나의 개체로서 인정받고 존중받는 느낌이다. 내가 하는 일을 동사로 표현해본다면? 영화 타임 투게더에 아들이 아빠의 직업을 설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빠의 직업은 ‘헤드헌터’인데, 아들은 아빠가 ‘다른 아빠들이 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 그래서 가족을 지킬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라고 ‘동사’로 표현한다. 그 장면을 보고 문득 궁금해졌다. 선생님, 교사라는 명사가 아닌 어떤 동사가 내가 하고 있는 일을 표현해낼 수 있을까? 내 주변 또래교사들은 보통 이 시기에 대학원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대학원을 진학하는 친구들을 보며 관성을 느꼈다. 입시·임용고시·학위·승진…. 그다음은? 그리고 그 끝엔 무엇이 있을까? 나는 아직 대학원을 진학하지 않았다. 관심분야는 늘 있으나 그중 하나를 꼽아 진득하게 일과 병행하면서까지 할 자신이 없었다. 모두 젊을 때, 결혼하기 전에 석사는 따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직 때가 아니다. 지금은 아이들과 있는 시간을 최대로 늘리고 나만의 수업스타일과 학급분위기를 만들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결심을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 올해 세 가지를 실천 중이다. 첫째, 교내 교육력제고팀에 합류했다. 현재 재직 중인 작은 학교엔 교육복지학생·탈북학생·기초학력대상 학생들이 많다. 작년 한 해 코로나19로 등교도 못 하고 학부모님의 도움도 받지 못하며 학습결손은 물론 마음의 고통이 깊어져 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나의 역할에 대한 고민도 시작됐다. 쉽게 끝나지 않을 팬데믹 상황 속에서 교사는 그저 누구나 해줄 수 있는 위로보다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올해 소규모학교에 적용된 전면 등교를 십분 활용하여 회복탄력성 함양을 도와줄 프로그램을 열심히 개발하고 적용 중에 있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물론 나도 더욱 긍정적이고 단단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둘째, 서울시 에듀테크선도교사단에 지원하여 활동 중이다. 원격수업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아이들의 저조한 참여율이었다. 카메라를 켜지 않는 것은 물론 누워서 수업에 임하는 학생도 있었다. 초등학생은 특히 원격수업을 수업이라고 인식하지 않았다. 학교에 등교했을 때와 다름없는 실재감을 느낄 수 있도록 수업연구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학교가자.com’을 함께 만들어간 선생님들께 상호작용 도구를 배우기도 하고 연수도 찾아서 들으면서 하나씩 수업에 시도해보았다. 새로운 형태의 수업에 재미를 느낀 건 다름 아닌 나였다. 기존 교육현장에 존재한 문제점과 한계점을 어디까지 보완해줄 수 있을지 알아보고 싶었고, 그렇게 선도교사단에 지원하게 되었다. 전면등교임에도 우리 반에선 블렌디드가 일반적인 풍경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필요한 순간에만 적용한다. 태블릿보다는 서로의 얼굴을 맞대고 지내는 경험을 주고 싶다. 셋째, 아침독서시간에 교탁에서 신문을 펴놓고 읽는 모습을 보여준다.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울 텐데 내 옆에 앉아 함께 읽는 아이들이 몇 명 생겼다. 신문을 읽는 이유에는 몇 가지가 있다. 신문은 지면이 커서 함께 읽는 게 가능하다. ‘이게 뭐에요?’라고 물어보면 열심히 설명해주는 편이고 ‘저도 이거 알아요!’라고 아는 척을 하면 함께 대화하려고 유도하는 편이다. 또 아이들에게 독서하라고 잔소리하는 것보단 교사가 교실 중앙에서 조용히 텍스트를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효과적이라 생각했다. 신문을 펴지 않았을 때보다 폈을 때가 확실히 아침 분위기가 차분하다. 그리고 신문에 있는 내용을 수업시간에 접목시킨다. 최근에는 신문을 활용하여 수학의 비율그래프, 사회의 우리나라 경제발전, 실과의 소프트웨어, 국어의 논설문을 지도했다. 학교 밖의 사회와 아이들은 연결되어야 한다. 단순히 교과서대로 배우러 학교에 오는 것이 아니라 교과서 속에 사회를 담을 줄 아는 아이들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내가 그 연결을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학교는 매일 바쁘다. 하루가 다르게 무섭게 변하는 세상에서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아이들이 저마다의 길을 찾도록 기회를 열어주고 기다려주고 응원해줘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할 수 있도록 늘 아이들을 보고 있다. 지난주에는 학교 텃밭에서 아이들과 감자를 수확하는 활동을 했다. 출근 준비를 하며 목장갑·팔토시·모자를 챙겼고 점심시간에 맞춰 혼자 분주히 뛰어다니며 수확한 감자를 삶아서 아이들을 먹였다. 맛있게 잘 먹어서 기분이 좋았다. 내가 하는 일은 이런 거다. 내가 하는 일은 결코 하나의 동사로 표현할 수가 없다. 요즘 슬기로운 의사생활2를 재밌게 보고 있다. 극중 한 인물이 ‘빌런’이라는 뜻을 ‘열심히 빌고 열심히 런(run)하며 일하는 사람’으로 잘못 알고 ‘최고의 빌런이 될 거야’라며 뿌듯하게 외치는 장면이 있다. 실제로 빌런은 악당 또는 무언가에 집착하거나 평범한 사람과 다른 행동을 보이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사용된다. 나는 이 두 가지 의미 모두 마음에 든다. 열심히 교직에 몸을 담아 전문성을 지닌 초등교사로 성장하고 싶고, 학생들로부터 ‘저 선생님 조금 특이한데?’라는 말을 듣고 사는 개성 있는 초등교사가 되고 싶다.
Q. 임용 전 대학원 학위를 미취득한 채 교사로 임용 후, 재직 중에 대학원 학위를 취득할 경우 임용 전 다녔던 대학원 기간도 호봉재획정 시 산정이 되나요? A. 해당 경우는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라 호봉재획정의 경우로 새로운 경력을 합산하여야 할 사유 중 ‘교육공무원의 경우에는 자격이나 학력 또는 직명(대학이나 전문대학만 해당한다)의 변동이 있는 경우를 포함한다’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학위취득 시 임용 전 다녔던 수학기간을 포함하여 석사의 경우 대학원에서 학칙으로 정한 최저 수업연한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경력과 학력의 중복인 기간에 대해서는 그중 유리한 경력 하나에 대해서만 인정받게 됩니다. Q. 5학기제 교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경우 마지막 학기에 기간제교사로 근무하였다면 호봉획정 시 기간제교사 경력은 인정받지 못하는 건가요? A. 대학원의 학위취득 경력은 석사의 경우 각 대학원에서 학칙으로 정한 최저 수업연한을 인정하며, 학기제를 달리하는 대학원 및 계절학기제 대학원의 석사학위는 최대 2년의 범위에서 인정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학기가 2년의 범위를 넘어 학위 취득 경력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기간제 교사로 근무한 것은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경력과 경력이 중복된 경우에는 그 중 유리한 경력 하나에 대하여만 인정됩니다. Q. 군경력과 대학교 경력이 중복됨에 따라 중복된 학력을 제외하고 호봉이 재산정되어 돈을 반환해야 한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하지만 「공무원보수규정」 제15조(승급기간의 특례)에 따라 군경력은 승급기간에 산입하고 있으므로 군경력과 학력이 중복될 경우 중복인정이 가능한 것 아닌가요? A.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라 경력과 경력이 중복될 때에는 그중 유리한 경력 하나에 대하여만 계산해 호봉획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학교 경력과 군경력이 중복된 경우 이 중 하나만 계산해야 하며, 문의하신 15조(승급기간의 특례)의 경우 임용 후 군경력에 대한 부분으로 임용 전 군복무와는 무관한 내용입니다. Q. 나이스 상 등록되어있던 학위가 법이 개정됨에 따라 경력환산율이 변경되어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나이스에는 이미 등록되어있었는데 이런 경우 경력을 포함시켜 호봉정정을 요청할 수 있을까요? A. 「공무원보수 등의 업무지침」에 따르면, 규정의 개정 등으로 호봉재획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대상이 되는 교원 본인이 직접 경력합산신청서를 학교의 호봉 담당자(교감)에게 제출토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나이스 상의 기록만으로 자동으로 대상자가 선정되어 호봉재획정이 이뤄질 수 없으며, 당사자 본인이 별도의 호봉재획정을 위한 경력합산신청서 제출이 필요하며 호봉정정의 사유로 볼 수 없습니다. Q. 호봉정정 시 과소 또는 과다 지급받은 보수에 대해 소급 적용은 언제까지 가능한가요? A. 호봉에 따른 과다 또는 과소 지급된 금액에 대한 급여정산기간은 전 기간이 됩니다. 다만 호봉획정권자인 임용권자 등이 호봉을 정정하여 효력을 발생하는 때로부터 진행이 됩니다. 과소 지급된 보수에 대해서는 「민법」 제163조(3년의 단기소멸시효)에 따라 3년의 기간 안에 납부 받을 수 있으며, 과다 지급된 보수는 「국가재정법」 제96조(금전채권·채무의 소멸시효)에 따라 호봉정정 발령일로부터 5년의 기간 안에 납부하실 수 있습니다. 이때 해당금액 또한 당초 잘못된 호봉 발령일자부터 호봉정정 발령일까지 전 기간 동안 실제 호봉과 잘못된 호봉의 보수 차액이 됩니다. Q. 대학원 석사 경력으로 1급 정교사 연수를 대체하고 싶습니다. 대학원 경력을 호봉으로 인정받은 경우는 1급 정교사 연수를 대체할 수 없나요? A. 「교육공무원승진규정」 제33조 4항에 따라 자격연수성적으로 평정된 석사학위 취득실적은 연구실적평정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즉, 학위취득실적으로 1정 연수를 대체했다면 연구실적으로 이중 평정이 불가합니다. 다만 선생님께서 교원으로서 근무한 경력과 대학원 경력이 중복될 경우 이 중 유리한 하나만 경력으로 인정되어 호봉에 반영될 수 있으므로 해당 내용은 소속 시·도교육청 인사과에 문의해보시기 바랍니다.
맹자의 어머니는 자식 교육을 위해 이사를 세 번이나 했다고 한다. 교육환경이 좋은 곳으로 이사 가는 일은 요즘 우리 사회에서도 자주 목격된다. 유명 학군의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는 학년이나 학기가 바뀔 때 전입생이 한꺼번에 몰려서 전입 담당 교사의 업무가 폭증하곤 한다. 예나 지금이나 교육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주는 사례들이다. 교육환경도 중요하지만…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근무할 때, 친하게 지내던 선배 선생님들이 자녀의 교육을 위해 하나둘씩 이사하는 모습을 봤다. 먼저 이사 간 선생님들이 우수한 학군과 학원가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아이의 전학을 권하자, 마음이 심하게 동요했다. 그런 동네로 이사를 하면 아이가 면학 분위기에 젖어서 더 열심히 공부할 것 같고 고입과 대입 등 아이의 진로가 근사하게 풀릴 것 같은, 막연한 희망과 환상이 마음 한가운데에 자리 잡으면서 무모하리만큼 용감하게 이사 대열에 동참했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와는 아주 다른 모습이었다. 친한 선생님의 자녀가 전학 가서 성공적으로 잘 지낸다고 해서 우리 아이도 반드시 그러하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성공은커녕 낯선 환경에 적응하고 새 친구를 사귀는 것조차 아이가 너무 힘들어했다. 웬만큼 실력이 출중하지 않으면 중간도 따라가기 벅찼다. 학원마다 앞다투어 레벨 테스트로 아이들을 가려 뽑고 일정 수준이 되지 않으면 아예 받아 주지도 않는 것이 현실이다. 아이가 학원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학원이 아이를 선택하는 주객전도 현상을 겪으며 결국 환상에서 깨어났다. 교육을 위해 자녀의 전학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들이 있다. 먼저, 전학에 대해 자녀의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 초등생 아이들은 착하고 순진해서 부모가 원하는 듯한 느낌이 들면 쉽게 동의해주는 경향이 있다. 여러 번 아이의 생각을 물어서 진짜 속마음을 파악해야 한다. 아이에게 전학은 세상이 바뀌는 큰 변화이기 때문에, 아무리 교육을 위한 전학이라고 해도 아이가 원하지 않는다면 감행할 수 없는 일이다. 전학에 동의했던 아이들조차도 막상 적응이 힘들면 후회하거나 원망하기도 한다. 아이의 적응 우선 고려해야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면, 거기서 얻을 수 있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아이가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를 우선 생각해 봐야 한다. 아이가 새 학교와 친구에 적응할 수 있는 적극성과 친화력이 있는지, 아이의 학업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교육열 높은 곳에서 주눅 들지 않고 적응 가능한지 등을 냉정하게 따져 봐야 한다. 더 나은 교육환경을 위해 어렵게 이사를 했는데, 정작 아이가 너무 힘들어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중요한 건 우리 아이다. 아무리 좋은 학군이라 해도 우리 아이가 적응하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모든 학년에 적용된 시기는 불과 2년 전이다. 그런데 교육과정을 또 바꾼다고 한다. 우스갯소리로 매년 바뀌는 것이냐는 푸념이 나올 정도이다. 학교 현장은 여전히 진행형인 코로나로 인해 눈코 뜰 새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과정 개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는 분명 아니다. 국민 합의 지향과 거리 멀어 이번 교육과정의 개정 주체는 교육부지만, 시도교육감협의회와 국가교육회의에서도 교육과정 개정 작업에 관여하고 있다. 특히 국가교육회의는 대국민 설문조사와 함께 온라인 토론 공간을 운영 중이고, 각종 토론회와 국민 참여 숙의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필자 역시 국가교육회의 토론 과정에서 토론자로 참여했고, 숙의 과정에도 함께 하고 있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실망과 걱정만 점점 커지고 있다. 교육과정은 교육의 내용, 교수-학습 방법, 평가에 이르는 교육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준다. 교육과정을 미래 사회 변화에 맞춘다는 지향점에는 공감한다. 또한 그동안의 교육과정이 교육 현장의 의견을 반영했다고는 하지만 소수의 연구자와 기관의 주도로 이뤄져 현장과 괴리가 컸던 것 역시 사실이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교육과정 개정에 현장의 소리를 반영하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한다. 그러나 시작 단계부터 국민의 합의를 지향한다는 방향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에 의뢰해 전문성을 가진 대표를 모으는 과정에서 각 단체의 규모나 인원에 대한 고려 없이 단체별로 대표를 모으다 보니, 인적 구성이 편향적일 수밖에 없다. 단체별로 유의미한 입장을 가질 수도 있지만, 전체 규모를 무시한 채 군소 단체마다 대표를 받아 구성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숙의 과정에서도 이런 편향성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곳곳에서 드러나는 편향성 국가교육회의에서 진행한 설문에도 큰 문제가 있었다. ‘고교학점제를 위해 학교에서 개설 교과목을 담당할 전공 교사가 없다면, 교원 자격이 없는 사람도 이를 담당할 수 있는가?’를 물었다. 교사의 자격을 법률로 엄격하게 정하고 있음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은 학부모나 학생 입장에서는 ‘할 수 있다’로 답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문제점을 교원단체 입장에서 강하게 피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설문 결과를 언론에 공표하는 어이없는 일도 있었다. 불비한 상황 속에서 추진되는 이번 교육과정의 개정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 크다. 하지만 공정을 가장한 편향적 교육과정이 만들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현재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불필요한 갈등이 생기고 학생들은 피해를 보게 된다. 모쪼록 다양한 의견을 잘 담아내는 교육과정이 만들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