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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9일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했다.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지금, 새 정부에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 역시 크다. 교육분야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 5년간 이렇다 할 성과나 발전이 없다 보니 새 정부가 짊어진 짐 또한 무겁다. 지난 대선 기간 동안 교육은 홀대됐다. 미래 비전을 제시한 담론이나 지향점을 찾기 어려웠다. 대신 입시정책의 주변부를 건드리고, 무상교육·보육 등 선심 공약만 선보였다. 교육문제는 ‘잘해야 본전’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탓에 여야 할 것 없이 말을 아꼈다. 흔한 말로 교육대통령은 언급도 기대도 없었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하고 5월이면 새 정부가 들어선다. 차기 정부 5년 동안 예측되는 경제·사회·환경이 교육정책에 상당한 위기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교원연금개혁부터 교원 정원감축, 대학구조개혁과 입시제도 개편, 유보 통합,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축소까지 줄줄이 대기한 상태다. 이뿐 아니다. 평등성과 수월성을 둘러싼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고, 교육을 둘러싼 개인과 집단의 갈등은 해소보다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변화의 욕구는 선거를 통해 더욱 커졌지만, 변화를 이룰 여건은 별반 달라진 바 없다. 누구도 불확실한 미래를 투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교육의 가장 큰 리스크가 아닐 수 없다. 이번 호는 정책의 최종 결정권자인 대통령과 교육과의 관계를 조명한다. 대통령의 통치행위가 우리 교육 곳곳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통치력과 정치력이 주는 양면성을 짚어본다. 또 역대 정부가 추진했던 교육개혁, 특히 대통령이 중심이 돼 추진했던 교육개혁들이 왜 기대만큼 성공하지 못했는지 원인과 과정을 살펴본다. 교사들이 개혁의 주체가 되지 못한 채 변수로 존재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문제도 다룬다. 이와 더불어 정권 교체기마다 부침을 거듭했던 교육부, 그리고 교육청과 교육지원청 등 지방교육을 둘러싼 역학구도 변화가 교육자치와 학교 교육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다. 특히 국가교육위원회 출범이 우리 교육거버넌스에 어떤 기제로 작동하는지 예측해 본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의 교육에 관한 통치행위는 선거공약, 국정과제, 대통령 직속위원회나 교육부를 통한 교육정책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대통령이 최고 의사결정권자라는 점에서 대통령의 통치행위는 교육제도 전반은 물론 학교현장의 모습을 바꾸는 강력한 요인으로 작동한다. 현재는 당연한 현실로 존재하는 우리 교육의 근간이 대통령의 통치행위 속에서 그 틀을 형성해 온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대통령의 통치행위라고 하는 것은 대통령 개인의 의사나 결정이기보다는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 선거캠프와 임기동안 행정부에 참여한 인사들에 의한 집단적 통치행위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교육부문의 경우 대통령 주도 사안도 있겠으나, 대통령 자신이 교육에 대한 특별한 식견이나 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집권세력, 주요 참여인사의 영향력 행사가 통치행위로 나타나는 것이다. 국민의 교육 열의가 엄청나고, 교육문제가 주요 사회문제로 치환되는 한국사회의 특성 때문에 우리 대통령들은 역사적으로 교육에 상당한 관심을 표명하면서 특단의 대책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 역대 대통령과 정부가 공약으로, 국정과제로 지속적 영향을 미쳐온 대표적 주제는 대학입시, 사교육 문제, 고등학교 제도, 사학정책, 교원정책 등을 들 수 있다. 해방 이후 정부 초창기에는 어려운 경제 여건과 학생 인구의 폭발적 증가로 인해 기초교육 기회의 제공이 최대 과제였고, 대통령의 영향력 행사도 학생 수용과 교육제도 정비에 치중되었다. 1987년 민주화와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이후에는 사회경제적 발전과 함께 대통령의 교육통치행위가 교육부문의 성장발전에 부응하거나, 이를 촉진한 측면을 갖는 한편으로 정치가 교육을 흔들어 갈등을 유발하거나 자율적 토양을 피폐하게 하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 일도 없지 않았다. 역대 정부의 핵심정책을 중심으로 대통령의 ‘교육에서의 통치행위’가 교육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를 거시적 관점에서 검토하여 보기로 한다. 역대 대통령의 통치행위와 교육정책, 교육의 변화 먼저 1960~1980년대 정부에서 대통령이 교육제도의 틀을 바꾸고 교육현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 대표적 사례로는 1969년의 중학교 무시험 진학 정책, 1974년의 고교평준화제도, 그리고 1980년의 7·30 교육정상화 및 과열 과외 해소방안, 대학 정원 대폭 확대 및 졸업정원제, 중학교 의무교육, 1984년의 외국어고등학교 제도 도입 등을 들 수 있다. 이 시기 대통령들의 교육에 관한 통치행위는 교육기회의 확대와 입시제도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1985년의 ‘교육개혁심의회’를 시작으로 대통령 직속 전담기구를 설치·운영하면서 업무보고 형식을 빌려 교육정책의 큰 틀을 형성하며 교육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1990년대는 사회 다방면에서 변화에 대한 열망이 컸던 시기였다. 세계화·민주화·정보화·지식사회화·경쟁력 강화 등이 당시의 시대적 화두였다. 1993년에 출범한 김영삼 정부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교육개혁위원회’ 보고 형식으로 1995년 ‘5·31 교육개혁안’을 발표했다. 붕어빵을 찍어낸다는 획일적 교육현상에 대한 비판적 성찰에서 나온 5·31 교육개혁안은 교육에서의 수요자와 공급자 개념, 교육경쟁력 강조, 교원체제 개편 등 우리나라 교육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시도하는 것이었다. 일부 논란이 없지 않았지만, 최고 수준 정책 결정에서 전문적 식견, 의견수렴, 심사숙고 과정이 비교적 조화롭게 이루어진 사례라고 할 수 있다. 1998년에 출범한 김대중 정부는 IMF 위기극복이라는 절체절명의 상황 속에서 김영삼 정부와 이념적 성향이 달랐음에도 5·31 교육개혁안의 기본 틀을 유지함으로써 교육에서의 혼란이 크게 발생하지 않은 특징을 보여주었다. 중학교 의무교육, 수행평가, 학교운영위원회, 자립형사립고 등 학교 유형 다양화, 교원 정년단축과 성과급제 등의 주요 정책이 있었는데 역시 일부 사안에 대한 논란은 있었으나 5·31 교육개혁안 기조의 근본을 흔들지 않으면서 진보적 관점을 반영하고 보완하는 접근방식이었다고 할 수 있다. 2003년에 이어진 노무현 정부는 유아교육의 공교육화, 교육격차 해소, EBS 수능강의를 통한 사교육비 경감대책 등을 통해 진보정권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였다. 노무현 정부 당시에는 이러한 정책들로 인한 특별한 충돌이나 갈등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엉뚱하게 지방분권 강조의 정책기조가 미래정부 교육에서의 첨예한 갈등을 배태하게 된 것은 흥미롭다. 일반 지방자치 강화 맥락에서 교육위원회 제도 폐지로 지방교육자치제도의 근간이 흔들리는 귀결과 함께 교육감 직선제를 2010년부터 시행하도록 한 것이 그것이다. 2008년, 이명박 정부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이후에는 2010년부터 시작된 교육감 직선제와 맞물리면서 교육현장에 일대 소용돌이와 갈등, 충돌이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직선제 교육감은 과거보다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되었고, 교육감의 정치적 성향이 변수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보수성향 이명박 정부는 교육경쟁력 강화 정책 기조하에 특목고·자사고 등의 고교다양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대학 입학사정관제, 대학 재정지원사업 등을 추진하였다. 대통령의 이러한 영향력 행사에 대해 6인의 진보성향 교육감이 맞대응하면서 행정부 내 갈등이 나타나기 시작한 점은 특기할만하다. 2013년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같은 보수성향이었지만 당시의 사회변화 추세에 부응하여 누리과정 확대, 중학교 자유학기제, 초등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폐지, 대학 반값 등록금 등 진보성향 정책들을 추진하였다. 2014년 당시 교육감은 진보 13인, 보수 3인으로 교육의 수월성·선택·자유를 지향하는 대통령과 교육의 형평성·공공성을 강조하는 진보교육감들 사이에 갈등이 예견되는 환경이었다. 그러나 대통령의 진보성향 정책추진으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제외하고는 갈등이 크게 야기되지는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특수상황에서 2017년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수능위주 정시비율 40% 이상이라는 대입제도 개편이 예외일 뿐 유치원 3법 개정, 누리과정 국고지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의 표집평가 전환, 외고·자사고 폐지, 고교학점제 등 진보성향 정책을 확고하게 추진하였다. 2018년 당선 교육감 17인 중 14인이 진보성향이어서 대통령과 교육감 간 갈등은 최소화되었으나 존폐위기에 몰린 자사고·외고 등 교육계와의 갈등을 포함, 교육현장에서는 상당한 충격과 혼란이 현재 진행 중이다. 특히 외고·자사고 폐지 문제는 2022년 대통령 선거공약에 등장할 정도로 논란의 중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2025년부터 본격 시행이 예고된 고교학점제는 수년간의 준비과정에도 불구하고 여러 현실적 문제 및 대학입시와의 합리적 연계방법을 풀지 못한 상태여서 차기 정부에서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와 해결방향에 대하여 그렇다면 대통령의 교육에 대한 영향력 행사가 지금까지의 방식으로 전개되는 것에 문제는 없을까? 각 정책방향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 2010년 이후 교육현장에서 갈등과 혼란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하며, 다음 몇 가지 문제는 적극적 해결과 개선이 요구된다. 첫째, 대통령의 통치행위에 의한 우리나라 교육정책은 상황변화에 대응하는 적응성이 지나치게 강한 반면 일관성·안정성이 부족하여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문제상황에 있다. 보수·진보대통령의 정치성향에 따라 정책이 시계추처럼 양쪽으로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안정성이 대단히 부족한 특징을 보인다. 특히 정권교체 때마다 정반대 방향의 교육정책이 수립·집행됨으로써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로서의 교육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 통치행위로서의 정책 안정성 결여가 교육현장에 갈등과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로 외고·자사고 문제를 살펴보자. 2007년에 외고 폐지 문제가 크게 대두된 바 있는데, 이명박 정부는 고교다양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재지정 평가제도 도입 등을 통해 제도를 유지·정비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한편으로 2009년에 자사고 제도를 도입하였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에 특목고·자사고 직권취소 근거 마련과 입학전형 방법 개선 등 문제의 보완 방안을 지속 추진하였으나, 문재인 정부는 2025년까지 완전 폐지, 일반고 일괄 전환 방침을 천명하였다. 관련하여 2010년 전북교육감의 자사고 지정 취소 이후 시작된 교육부·교육감·외고·자사고 간의 소송과 헌법소원 등 법적 다툼이 이어지는 가운데 교육현장에는 극심한 혼란이 현재 진행 중이다. 그러다 보니 차기 윤석열 정부가 고교유형 다양화를 공약에 포함하고 있어 또 다른 변화가 예고된 셈이다. 이 과정에서 교육정책의 최종 결정이 사법의 법리적 판단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교육에 관한 통치행위에서 교육의 안정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 안정성을 위해 대통령이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권교체 시기에도 안정성을 크게 잃지 않도록 교육의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반대편 관점에 대한 적절한 고려는 안정성 제고에 도움이 되는데 박근혜 정부의 여러 정책, 이명박 정부에서의 입학사정관제 시행과 수시 강화, 문재인 정부에서의 정시 강화가 그 예가 될 수 있다. 둘째, 교육이 정치에 과하게 흔들리면 결과적으로 망가질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대통령과 사회 전반에 미흡하다. 통치행위로서의 교육정책 결정에 정치적 속성이 개입되는 것은 당연하고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다른 현안 여부에 따라 교육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과 영향력 행사가 달라질 수밖에 없어 교육계는 보통 대통령이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기를 희망하게 되며, 교육에 관한 대통령의 관심과 문제해결 의지는 높을수록 좋다. 그러나 정치적·이념적 성향에 따라 급격히 변함으로써 갈등과 혼란을 초래하는 방식이어서는 곤란하다.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효과가 수십 년에 걸쳐 나타나는 속성을 지닌 교육이 함부로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대통령은 물론 교육감, 정당의 지도자와 정치가, 교육전문가, 언론, 교원단체, 학부모단체, 다양한 이익집단과 시민사회, 그리고 모든 국민 사이에 자리를 잡는 일이 중요하다. 대통령의 교육에 대한 통치행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의 결론은 교육이 정치에 덜 흔들리도록, 안정성과 일관성이 지금보다 강화되도록 버팀목이 되어 주는 것이다. 헌법을 수호하듯 교육이 정치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대통령의 책무가 되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이 개인적 문제의식을 언급하여 성급하게 정책화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도 있다. 언론이 나서서 쌈박하거나 차별화된 교육정책을 요구하지 않았으면 한다. 직선 교육감들의 인식도 마찬가지다. 셋째, 대통령 교육공약이나 국정과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안정성 있고 합리적인 정책을 기대하기에는 시간상으로나 과정상 미흡한 점이 많다. 교육적 논리, 연구와 증거에 근거한 의사결정이기보다 진보·보수의 정치성향, 소수 참여인사의 배경에 따라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거공약은 표로 연결될 수 있는 교육문제 해결에 초점을 둔 정치적 논리와 이익집단들의 정치적 활동에 영향을 받으며 산출되는 성격이 강하다. 또 인수위원회가 국정과제로서 최고위 교육정책을 결정하는 2개월여 과정도 선거공약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위험한 부분이 없지 않다. 선거에서의 승리로 공약 전반에 대한 동의가 이루어졌다고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당선된 대통령의 공약 모두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후보와 성향을 같이하는 소수의 인사가 극히 짧은 시간 동안 공약을 만들게 된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런 만큼 새 정부가 들어설 때 교육부문 정책수립에 참여하는 인사들은 훨씬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며, 바꾸는 것으로 차별화를 삼지 말아야 한다. 특히 이념 성향에 따라 찬반이 첨예한 사안을 승전물처럼 다루어서는 안 되고, 속전속결로 진행하거나 답을 정해놓고 의례적 절차에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불합리도 없도록 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대통령 선거공약과 국정과제는 ‘이 정책은 이러저러한 문제가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강구하겠다’와 같이 큰 방향을 제시하는 수준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차후에 무엇이 최선인가에 대한 객관적·전문적 검토과정을 충분하고 심도 있게 거치도록 하는 것이다. 또 정치적 갈등사안보다는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 당시의 ‘GDP 5% 교육재정 확보’와 같이 교육에 관한 관심과 지원을 보여주는 공약과 정책개발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윤석열 차기 정부에서 대통령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교육현안은 수월성과 형평성의 두 가치가 양쪽으로 크게 흔들린 데 따른 현재의 혼란 수습, 그리고 코로나로 더욱 심각해진 교육격차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아닐까 한다. 2025년 시행이 공표된 고교학점제는 문재인 정부가 혼란과 부작용 방지 방법의 해답을 결국 찾지 못하고, 고등학교와 대학들에게 지난한 숙제를 미룬 셈이어서 시행이 간단치 않을 것이다. 다음 대통령이 이러한 과제를 갈등이 확대 재생산되지 않도록, 안정성과 적응성이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풀어나감으로써 대통령의 통치행위가 우리 교육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
3월 9일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했다.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지금, 새 정부에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 역시 크다. 교육분야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 5년간 이렇다 할 성과나 발전이 없다 보니 새 정부가 짊어진 짐 또한 무겁다. 지난 대선 기간 동안 교육은 홀대됐다. 미래 비전을 제시한 담론이나 지향점을 찾기 어려웠다. 대신 입시정책의 주변부를 건드리고, 무상교육·보육 등 선심 공약만 선보였다. 교육문제는 ‘잘해야 본전’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탓에 여야 할 것 없이 말을 아꼈다. 흔한 말로 교육대통령은 언급도 기대도 없었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하고 5월이면 새 정부가 들어선다. 차기 정부 5년 동안 예측되는 경제·사회·환경이 교육정책에 상당한 위기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교원연금개혁부터 교원 정원감축, 대학구조개혁과 입시제도 개편, 유보 통합,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축소까지 줄줄이 대기한 상태다. 이뿐 아니다. 평등성과 수월성을 둘러싼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고, 교육을 둘러싼 개인과 집단의 갈등은 해소보다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변화의 욕구는 선거를 통해 더욱 커졌지만, 변화를 이룰 여건은 별반 달라진 바 없다. 누구도 불확실한 미래를 투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교육의 가장 큰 리스크가 아닐 수 없다. 이번 호는 정책의 최종 결정권자인 대통령과 교육과의 관계를 조명한다. 대통령의 통치행위가 우리 교육 곳곳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통치력과 정치력이 주는 양면성을 짚어본다. 또 역대 정부가 추진했던 교육개혁, 특히 대통령이 중심이 돼 추진했던 교육개혁들이 왜 기대만큼 성공하지 못했는지 원인과 과정을 살펴본다. 교사들이 개혁의 주체가 되지 못한 채 변수로 존재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문제도 다룬다. 이와 더불어 정권 교체기마다 부침을 거듭했던 교육부, 그리고 교육청과 교육지원청 등 지방교육을 둘러싼 역학구도 변화가 교육자치와 학교 교육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다. 특히 국가교육위원회 출범이 우리 교육거버넌스에 어떤 기제로 작동하는지 예측해 본다. 2021년 7월, 교육계가 그간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국교위법’)」이 국회를 통과하였고, 설립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그토록 염원했던 국가교육위원회(이하 ‘국교위’) 설립을 보는 시선들은 각기, 매우 다른 것 같다. 우리 사회에서 새로운 교육거버넌스 구축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교육거버넌스에 참여하는 주체는 매우 다양하지만, 그간 정책을 수립·추진해왔던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주체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더하여 또 다른 기구가 공식적으로 수립되었다는 점에서, 향후 핵심적인 논제는 국교위-교육부-교육청 간의 새로운 거버넌스 구조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것으로 집중될 것이다. 국가교육위원회 설립 배경과 교육부 변천사 지방교육자치제도가 실시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거버넌스의 등장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해서는 그간의 사회적 맥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즉, 중앙정부의 교육분야 조직 개편 흐름, 1991년 지방교육자치제도 실시 이후 교육감 직선제에 이르기까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관계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하는 교육부 폐지론 역시 새로운 교육거버넌스 구조 개편에 영향을 주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중앙행정부처로서의 교육부는 1948년 문교부로 출발하여 그 명칭이 1990년까지 지속되었다. 이후 교육부(1990.12.~2001.1.), 교육인적자원부(2001.1.~2008.2.), 이명박 정부 시기의 교육과학기술부(2008.2.~2013.3.)를 거쳐 박근혜 정부에서는 다시 교육부(2013.3.~ )로 복귀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박진하, 2020). 교육부 조직 명칭 변경에 따라 중앙행정부처로서의 교육부 기능과 역할의 변화, 하위 실·국·부서도 매우 달라졌으며 수시로 변경되었다. 문교부에서 교육부로 명칭이 바뀐 1990년대 이후부터 중앙정부의 교육정책 형성 기능이 강화되었고, 하위 조직변경을 통해 규제보다는 지원업무 비중을 늘리면서 외부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정권교체시기에 개편된 교육부 명칭이 교육인적자원부와 교육과학기술부로 바뀐 경우에는 인적자원 및 과학기술 진흥 등의 기능 변화가 강조되면서 하위 직제도 이에 맞게 변화되었다. 이후 국제협력·평생교육 등의 기능을 흡수하면서 교육부의 조직·예산·인력도 점진적으로 확대되어 왔다(박진하, 2021; 오헌석 외, 2016). 이러한 과정에서 교육부 폐지(또는 축소)론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5대 대통령선거(김대중 후보 당선) 후 국민의 정부 시기였다. 당시 교육부 폐지 논의가 축소로 귀결되었다가, 제16대 대통령선거 기간 야당 후보 중 한명이었던 노무현 후보에 의해서 한 때 언급되었으며, 정몽준 후보는 당시 교육인적자원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 이후 교육부 축소 또는 통합(이명박 정부 시기 교육과학기술부) 논의가 진행되었다가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야당 후보인 안철수 후보가 교육부 폐지를 공약사항으로 제기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교육부 폐지(또는 축소)론이 등장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은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 교육정책 당국에 의한 불신, 그리고 소수 관료들의 정책독점이 심하다는 문제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박진하·엄기형, 2021; 김용, 2021). 그리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교육개혁이 어김없이 등장하였고 대통령직속 자문회의와 심의기구 등을 설치하는 과정을 반복했지만,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넓지 않았다. 교육거버넌스의 변화와 명암 교육부 조직은 수시로 바뀌고, 조직구조·인력·예산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지만 유·초·중등 및 고등교육에 이르는 다양한 교육분야에 대해 교육부가 중앙행정부처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일관성 있고 신뢰로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잦은 교육과정 개편과 대학입시정책 변경으로 학교현장의 혼란이 초래되고 있으며, 증가하는 사교육비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도 맞물려 좀처럼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1991년 지방교육자치제도가 실시되었고, 2010년 이후 교육감 직선제가 본격화되면서 자율화·분권화 흐름에 맞추어 많은 중앙 사무가 지방으로 이양되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교육청 예산과 조직권을 통제하고 있는 교육부가 교육감과의 갈등을 수시로 노출하면서 대국민 신뢰는 더욱 낮아지고 교육자치라는 제도가 무색해지는 상황도 초래하였다. 최근에는 대학 자율성을 침해하는 정책들이 시행되면서 고등교육에 대한 교육부의 과도한 통제에 대해 구성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해방 이후 우리나라는 교육에 대한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는 교육여건을 조성해왔다. 또한 교육제도를 정비하며 안정된 교육재정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교육부의 역할도 있었다. 그러나 독립적인 예산 확보권이 없고, 교원 등 국가공무원 인사권한의 자율성이 없는 교육부 입장에서는 정치적인 외압에 의해 교육정책이 좌지우지되는 한계도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5년마다 바뀌는 정권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부처가 교육부라는 점도 고려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중장기교육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가지기에는 한계가 많은 것이다. 교육부를 폐지하는 것, 또는 교육부를 대체하는 새로운 기구를 만드는 것이 작금의 교육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라고 하긴 어려울 것이다(박남기, 2017; 천세영, 2017). 그러나 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관심과 불만이 분명히 존재하고 교육부의 과도한 통제가 지속될 경우 교육부 폐지론은 정권이 교체되는 시기에는 어김없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안정성과 일관성 유지를 교육정책의 가장 높은 우선순위에 두기 위해서는 최대한 정치적 영향을 배제한 독립적·중립적인 교육거버넌스 기구, 즉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은 필연적인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새 정부, 교육거버넌스 발전 방향 국가교육위원회 설치에 따른 교육거버넌스 변화와 대응 양상, 각 주체들의 역할과 상호작용 관계 등을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나 강력한 교육개혁을 요구하면서도 초당적·초정권적 교육기구 설치에 대한 국민적 요구 또한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귀 기울여야 한다. 새롭게 설치될 국가교육위원회는 교육부와 교육청 간 새로운 거버넌스 구조를 마련하여 이러한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고 대국민적 신뢰구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방향이 되어야 한다. 제20대 대통령이 선출된 새 정부에서는 새로운 교육거버넌스 구조를 통해 분명한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 국교위법에 의하면 국교위 설치목적은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교육비전, 중장기 정책방향 및 교육제도 개선 등에 관한 국가교육발전계획의 수립,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의견 수렴·조정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데 있다. 이에 따라 국교위의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소관사무는 10년 단위 중장기교육발전계획 수립, 국가교육과정 기준 및 내용 고시,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의견 수렴 및 조정 등이다. 향후 교육정책 수립과정을 보면, 국교위는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교육정책 수립’, ‘국가교육과정 기준 및 내용 고시’, ‘국민의 입장에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교육연구기관 및 교육관련 단체 등의 의견 수렴,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소관사무별 연도별 시행계획 수립 및 제출, 향후 위원회의 이행점검 등 일련의 과정을 겪게 된다. 조금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만, 10년 단위의 중장기교육발전계획을 수립하는 것 자체가 교육부 폐지의 근거였던 교육정책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교위 설치 의미는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국교위와 같은 합의제행정기구가 없었을 뿐 아니라 그 운영 실체에 대한 경험이 누적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시행초기부터 제대로 된 위원회 구성·운영 등에 대한 로드맵을 명확히 수립하고 다양한 갈등을 예상하여 조치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 안정적이고 연속적인 교육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향후 새 정부에 바라는 교육거버넌스 운영방향을 몇 가지 제언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교위 위원 임명 과정에서 정당간 대립 및 갈등, 국교위와 교육부와의 역할 구분이 모호하여 교육발전계획 수립 및 집행과정에서 교육부와의 갈등, 지방교육자치가 시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교육감과 교육청과의 갈등 등은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러한 갈등 노출이 심화된다면 위원회 운영이 지연되고 국민적 불신이 높아져 국교위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 국교위 출범 이전에 이러한 갈등요소가 부각되지 않도록 국교위 위원 구성, 전문위원회 및 사무처 등의 조직체계를 정비하고 중앙행정기관·지방자치단체(교육감 및 시·도지사 포함)와의 기능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국교위 기능 강화에 따라 교육부 조직개편을 동시에 구상하여 국교위 운영 초기의 혼란과 오해를 불식시켜야 한다. 둘째, 교육감이 수행하는 사무와의 역할 갈등이 높아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기존에 교육부장관과 교육감의 역할 갈등을 불러일으켰던 법령, 즉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이중사무로 규정된 다양한 법령(예를 들면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등)이 개정안과 동시에 발의되어야 이러한 혼란을 예방할 수 있다. 이제는 국교위라는 새로운 교육거버넌스가 등장했기 때문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범위가 더욱 모호해졌기 때문이다. 법령 개정은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사안이므로 단기간에 추진되기는 어려울 수 있으므로 미리 개정(안)을 준비하여 시행 초기 운영의 혼란을 막을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국교위는 장기적인 국가 교육계획 및 정책 수립, 교육부는 국가 단위의 교육현안 총괄 및 수행, 교육청은 지역 특성에 맞는 교육정책 수립 및 교육자치 구현 등의 역할에 집중하여, 수직적이고 상호경쟁적 관계가 아니라 상호협력하는 보완적 관계를 설정해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교육정책은 어느 정책보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이다. 교육거버넌스 자체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역동적 상호작용을 전제로 하므로 민주성 또한 중요한 원리로 작용한다. 국민의견수렴이라는 절차도 있으나 중장기교육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중앙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등의 시행계획 수립, 이행점검, 국가교육과정 기준 개발 등은 단순한 행정처리가 아니라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국교위법 시행령에 의하면 전체 위원회 위원 구성을 포함하여 별도로 전문위원회 및 특별위원회 구성, 연구기관 지정 등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 때 각 위원회에 참여하는 위원 및 상근 전문위원의 전문성이 확보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사무처에 근무하는 관료들의 전문성과 지원행정도 중요하다. 행정도 결국 사람이 하는 협력적 과정이기 때문에 얼마나 진정성 있고 전문성 있는 인사들이 위원회에 참여하는지, 국교위 조직에 소속된 구성원간의 신뢰와 협동관계가 얼마나 잘 조성되어 있는지는 성과로 나타나게 될 것이며 이는 국민들의 신뢰를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넷째, 정치권의 압력이 개입하지 못하도록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국교위 설치의 필요성은 정부와 정권으로부터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기구에서 출발하였다. 그러나 앞서 제시한 바와 같이 위원회 구성부터 전문위원 선정, 대통령 및 국회의 개입 등 정치권 개입을 방지할 법도 현재는 없는 상황이다. 중장기교육발전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국회를 통과해야 할 제·개정 법령도 다수 도출될 것이며,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재정 확보 등은 부처 간 이견을 조정해야 하는 일이므로 이 과정에서 정치권의 개입을 방지하고 국교위 설치 배경과 목적에 대한 분명한 합의를 통해 설립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보장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정치권의 무분별하고 대립되는 정책 요구 등으로 우리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단위인 학교현장 및 수업 운영의 혼란이 초래되는 일은 막아야 하는 것이 모두의 책무이다.
좋은 기획을 만나면 변화될 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슴이 뛴다. 그렇지만 누구나, 늘,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열정으로 가슴이 뛸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니리라. 그래도 기획이라면 모름지기, ‘그렇게 하면 정말 문제가 해결되겠어!’ 하는 정도의 공감은 자아낼 수 있어야 한다. 앞선 두 호 지면을 통해서 그런 기획안을 작성하는 지침으로 삼을 만한 8가지 미덕과 4가지 요소에 대하여 이야기했으니, 이제는 각설하고 좋은 기획의 전형 또는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나쁜 기획의 전형을 내보일 차례다. 기획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이 가장 갈급하게 요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형(ideal type)’을 제시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모든 전형은, 베버(M. Weber)가 의도한바, 그 인식론적 쓰임새를 넘어서, 경직된 모범으로 기능하며, 현실을 재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형은 살아 숨 쉬는 구체적인 모습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억지로 제시된 기획안의 전형은 답습해야 하는 교본이 되기 십상이다. 지난 호에서 기획의 4가지 요소에 대한 설명을 끝내면서 언급한 말을 다시 보자. 현실 개혁에 대한 열정을 품고 기획에 임하는 태도를 가다듬어 보자. 그 태도 외에 기획을 잘하기 위한 획기적인 기획은 없다. 세상과 소통하면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법을 고민하고, 많은 기획안을 읽고, 참여하고, 스스로 기획하면서 배우는 방법밖에 없다. 그렇다. 교본으로 옆에 두고 볼 획기적인 기획안은 없다. 전형적인 기획안이 있고, 그것을 닮은 기획안을 작성하리라는 희망은 실현되기 어렵다. 대동소이한 내용으로 회자되는 기획안 작성법은 기획안이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할 속성이라기보다, 기획안으로 소통하기 위한 문법이다. 모든 작성법을 완벽하고 균형 있게 안배해서 구현하고 있는 기획안은 없다. 문제의 종류, 심각성이나 긴급함 정도, 동원할 수 있는 정책 수단, 기획자의 입장과 강조, 소속된 조직의 관행에 따라 좋은 기획안의 형태와 내용은 다양할 수밖에 없다. 독보적인 가치를 지닌 존재들이 이데아나 신으로 표상되는 완전무결함으로부터 파생된, 불완전한 등급이 매겨진 존재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러한 맥락에서, 앞으로 언급할 기획 사례는 좋거나 나쁜 기획안의 전형이 아니다. 좋은 기획안을 체득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문학작품에 대한 비평은 하나의 잣대를 가지고 작품의 서열과 등급을 매기는 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고 표현하는 행위이다. 기획안을 읽고 비평하는 것 역시 좋은 기획안에 대한 자기 생각을 확립하고 표현하는 행위이어야 한다. 기획안의 소통 문법에 충실하면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좋은 기획안에 대한 자기 기준을 귀납적으로 체득해 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이제야말로 각설하고 실제 기획안 하나를 살펴보자. 기획안을 효율적으로 읽고 배우는 방법은 기획안의 핵심내용을 간추려 정리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해보는 것이다. 다음은 선행교육과 선행학습 관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모 교육청에서 몇 년 전 시행한 계획이다. 지난 2월호에서 설명한 ‘기획의 미덕’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읽어보자.[PART VIEW] ➊ 의미(Significance)의 문제 기획자의 의도에 공감하게 하고, 함께하고 싶다는 폭넓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려면, 기획의 의미가 최대한 보편적이어야 한다. 의미가 작은 일에는 의지력이 지속적으로 발휘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획안이 지닌 의미의 협소함은 문제해결방안에 대한 설득력과 추동력, 창의성을 제한한다. 기획의 의미를 보편적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최대한 깊고 넓어야 한다. 그래야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할 수 있고, 다각적이며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해법을 모색할 수 있다. 문제를 폭넓게 바라보는 만큼, 다루어야 하는 해결방안의 범위가 넓어진다. 그러나 단일 기획안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국한된 해결방안을 제시할 수밖에 없더라도, 그 해결방안이 갖는 의미는 충분히 강조되어야 한다. 기획 주체의 제한된 역량과 업무 한계 때문에 이 정도 해결방안을 제시할 수밖에 없더라도, 그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이 설득되어야 한다. 이 기획안의 근본적 문제는 선행교육과 선행학습의 문제를 그 실행 주체의 도덕적 해이 관점으로만 바라보는 데 있다. 이 때문에 ‘관행’, ‘근절’, ‘감독’, ‘조치’ 등, 학교와 학생, 학부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전제된 용어가 줄곧 등장하고, ‘점검’, ‘지도’, ‘계도’로 일관하는 과제가 도출된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 역할의 정체성이 ‘현장을 신뢰하고 지원하는 것’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그런 교육청 기획안에 등장하는 표현으로서 매우 부적절하다. 선행교육과 선행학습 문제는 경쟁을 유발하는 대학서열화, 입시제도라는 구조적 문제, 공교육의 질 개선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그 속에서 기획안에 담겨있는 추진과제의 의미가 부여되어야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➋ 객관성(Objectivity)의 문제 공감과 동참을 이끌어 내야할 기획자에게 ‘현실을 바라보는 객관적 시선’은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사실이 없는 당위적인 주장은 오직 신념을 같이하는 사람들에게만 호소력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에 대한 강력한 강조는 그에 부합하는 미래를 불러온다. 이 기획안에는 선행교육을 금지하는 관련 법령 이외에, 사업추진의 필요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다. 대개의 법령은 이미 극명하게 드러난 문제의 일부분만을 후행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제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획의 명분은 법령을 포괄한 곳에서 찾아져야 한다. 법령에서 강제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기획에 참여해야 하는 사람들의 수동적이고 방어적이며 형식적인 태도를 개선할 수 없다. 기획안에서 요구하는 것들, 법령에 적시된 것들만을 해치워 버리듯 할 뿐, 모든 기획안이 전가의 보도처럼 습관적으로 제시하는 ‘내실화’는 기대할 수 없다. 많은 정책이 현장에서 화석화된 채 표류하고 있는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이 기획안이 공감과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선행교육과 선행학습 문제 때문에 정상적인 교육과정이 왜곡 운영되는 실태와 교육본질의 측면에서 학교현장에 얼마나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물론 기획의 명분을 강화하는 적절한 자료를 제시하는 것이 손쉬운 것은 아니다. 이미 수집된 각종 통계자료를 가공해서 만들 수도 있지만, 별도로 원자료를 수집해서 분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교육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조직역량을 지닌 작은 시민단체가, 진단지를 개발하여 실태를 파악하고, 선행학습을 예방하고 사교육 절감을 위한 프로세스를 제안한 성과에 견주어 본다면, 이 기획안의 안이함을 변명하기는 어렵다. ➌ 논리성(Logicality)의 문제 기획안이 갖추어야 할 논리성은 종잡아 두 가지다. 종적논리와 횡적논리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종적논리가 있어야 한다는 말은 기획안의 처음부터 끝까지 각 내용이 논리적으로 위배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앞의 내용에 따라 다음 내용이 뒤따라 나오듯 해야 한다. 횡적논리가 있어야 한다는 말은 기획안의 각 영역에서 다루어야 할 것들을 모두 균형 있게 다루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을 언급했으면 저것도 언급해야 한다. 제목은 기획안의 첫머리에 등장하는 말이다. 제목은 내용과 걸맞아야 한다. 제목은 거창한데 내용이 협소하거나, 제목은 협소한데 내용이 거창해도 좋지 않다. 공교육 정상화라는 기획안의 비전을 고려할 때, ‘법령 위반사항 점검, 지도와 홍보’ 중심으로 추진과제가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다. 차라리 추진과제의 크기 정도로 욕심을 줄여서, ‘○○법령 이행도 제고 계획’ 정도로 제목을 수정하는 것이 좋겠다. 이 정도 과제의 추진으로 선행교육과 선행학습 관행이 뿌리째 없어질 리 만무하다. ➍ 가능성(Possibility)의 문제 아무리 다른 요소가 훌륭하게 구현된 기획안이라고 해도 실행 가능성이 없으면 쓸모가 없다. 최소한 실행 불가능한 기획안은 작성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법과 예산·인력·조직·시기 등 제반 여건이 가능한지 반드시 따져 보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보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예상되는 갈등이나 장애요인이 있다면 대처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 기획안의 결정적 문제는 추진과제 내용이 시종일관 형식적이어서,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단순한 점검 여부, 연수 횟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점검과 지원, 연수 등 세부추진과제가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정말 교육과정 정상화에 효과가 있었는지, 인식 전환이 이루어졌는지 효과를 평가하고 보완하는 방법조차 빠져있다. 아무리 양보해도 놓칠 수 없는 ‘기획의 핵심 미덕’은 실행 가능성이다. 이 실행 가능성이란, 사업을 표면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가의 수준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 실행의 결과가 기획안이 지향하는 목표로 이어져야 한다는 차원에서 요구되는 것이다. 이러한 실행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전략이 필요하다. 기획자가 기획에 필요한 모든 영역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발휘할 수는 없다. 기획자보다 더 문제를 심도 있게 바라보고, 현실을 더 잘 분석하고, 더 솔깃한 방안을 내놓을 수 있는 전문가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구체적인 행정 전략만큼은 기획자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다. 당대의 시대정신에 맞는 교육행정 기조는 ‘자율과 참여’이다. 자율과 참여에 기초한 정책은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적어 현장 수용성이 좋지만, 도리어 효과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자칫 세상을 변화시키기는커녕 혼란과 방관만 양산할 수 있다. 자율과 참여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더욱 세심하게 판을 설계해야 한다.
2022년 3월 9일 실시한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었다. 앞으로 새 정부의 교육정책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대선 공약을 중심으로 예상하고, 이에 덧붙여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공약 ❶ 대입제도의 투명성·공정성 강화로 ‘부모 찬스’ 차단하겠다. 부모 찬스 없는 공정한 대입제도를 마련하겠다는 것은 결국 수시모집을 줄이고, 정시모집을 늘리는 정책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 수시모집을 줄이고자 하는 까닭은 간단하다. ‘학생부종합전형’이 공정성·투명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소재 주요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이 과도하게 높다. → 그렇기에 우리 아이가 그 대학에 입학하기가 어려워졌다. → 내 아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부모인 내가 부족해서 그 대학에 입학할 수 없었다’라는 사고의 흐름이 학생부종합전형에 반감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에 대해 큰 반감을 갖게 된 것은 다름 아닌 부모 찬스가 개입될 개연성이 크다는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여론을 수용함에 따라 2022 대입과 2023 대입에서 정시모집은 서울 소재 주요 대학의 경우 이미 40%를 넘어섰다. 수시모집 이월 인원까지 고려하면, 정시모집 비중은 50%를 넘어선 상황이다.문제는 공정성을 위해 대학입시에서 정시모집 인원을 10% 더 늘린다고 공정성이 10% 더 높아지는 게 아니라는 데 있다. 게다가 대입정책을 둘러싼 복잡한 이해관계를 고려했을 때, 정시모집 비율을 더 높이게 되면 국가교육 방향성과도 충돌할 수 있기에 더욱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 그간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부모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고 의심받던 평가요소들은 이미 폐지되었거나 대폭 축소되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각종 교외활동을 비롯한 외부 스펙은 이미 수년 전부터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할 수 없었으며, 컨설팅학원에서 대신 작성해 줄 수 있다고 비판받던 과제형 수행평가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밖에 자율동아리활동, 수상경력 등은 대입전형자료로 제공되지 않으며, 추천서 및 자기소개서도 폐지되었거나 폐지될 예정이다. 물론 복잡한 대입제도로 인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고 지적하면서 대입전형을 단순화하겠다고 주장한 내용은 눈여겨 볼만하다. 현재 대입전형은 수시모집 4가지, 정시모집 2가지까지 허용하고 있다. 그런데 전형요소에 의해 대학마다 조합을 달리하면 학생과 학부모로서는 복잡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모집 단위마다 다르고, 논술전형도 대학마다 시험과목이 다르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학교 안팎의 전문가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이해하기 쉽지 않을 정도이다.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해서 수시모집은 학생부전형과 실기전형만 남기고, 정시모집은 수능위주 전형 정도만 남기는 방식 등으로 대입전형을 보다 간결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참에 새 정부에서는 수능에 대한 고민도 제대로 해 보아야 한다. 사람들은 마치 수능이 공정의 대명사인 양 말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제51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김도연 서울대 명예교수는 사교육비를 예로 들면서, 수능은 상위계층 자녀의 평균 수능성적이 월등할 수밖에 없다. 수능을 중시한다면 이는 불우한 자녀들에겐 공정하지도 않으며, 불평등이 세습되는 일이라고 주장하였다.수능을 보고 나서도 내 점수가 몇 점인지 알 수 없고, 대학에 따라 계산방식도 다르다. 총점에 의한 내 점수의 전국 위치도 알 수가 없다. 시험 출제 제시문과 문항도 주로 교수들에 의해 이루어지다 보니 교수들의 경험과 언어 등에 의한 차이가 수능 성적 결과 차이로 나타날 수 있어 지역 간, 계층 간 격차가 날 수 있는 구조이다. 또한 주요 대학 합격자 중 고3이 아닌 졸업생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아졌다. 다시 말해서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을 가려면 고등학교를 4년~5년 다녀야 하는 셈이 된 것이다. 공약 가운데 있는 메타버스 기반 ‘대입 진로진학 컨설팅’ 제공보다는, 쉽고 간결한 대입제도 설계가 더 중요하다고 하겠다. 공약 ❷ AI 교육으로 미래인재를 육성하겠다. 윤 당선자는 지난 1월 10일 인천 ‘새얼아침대화’ 강연자로 나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반영하여 초등학교부터 코딩교육을 하고,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AI 교육을 정규교과에 반영하겠다고 하였다. 지난해 12월 21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간담회에서도 “입시와 연계해서는 안 되겠지만, 학생들의 코딩교육에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을 배정하고, (그것으로) 입시를 치르면 ‘국·영·수’ 이상의 배점을 둬야 하지 않겠냐”라는 언급을 함으로써 코딩이 대학입시에도 반영될 수 있다는 해석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AI 교육이 매우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이를 국가정책으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그 절차와 실현 가능 여부 또한 현실적으로 살펴야 한다. 교육부는 이미 지난해 11월 24일, 2022 교육과정 개정안 총론 주요사항을 발표했다. 그 가운데 디지털·AI 소양 함양을 위한 교육과정 반영(안)이 있는데,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정보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초등학교에는 정보 관련 교과(실과)내용에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기술 분야 기초개념·원리 등을 반영하고, 중학교에서는 학교 자율시간을 확보하여 68시간 이상 정보과목을 편성·운영하도록 권장하며, 고등학교에는 정보교과를 신설하고 진로·적성에 따른 다양한 선택과목을 편성하겠다고 하였다. 교육과정 자체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이를 대학입시에 반영한다고 하면 문제는 달라진다. 현 중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해당하는 2028 대입에서의 수능 개편은 시험과목 구조뿐만 아니라 상대평가냐 절대평가냐, 선택형이냐 아니냐, 서·논술형을 도입하느냐 마느냐 등 근본적인 틀 자체를 바꾸는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코딩을 대입 전형요소로 활용하는 안까지 더해진다면, 대입 4년 예고제 최종 기한인 2024년까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또한 AI 교육이 일종의 시대적인 요구에 해당한다고 하더라고 이를 입시에 반영하는 순간, 아무리 난도를 낮추고 기초적인 내용만 질문한다고 해도 사교육 부담은 증가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코딩을 입시에 반영하는 안은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한편 이 사안 못지않게 학교현장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정보교과를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교사의 확보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원양성기관의 교육문제 등 준비해야 할 사안이 많다. 또한 정보교과가 들어서게 되면 그 시수만큼 부득불 줄어들게 되는 타 교과 교원 수급 문제도, 또 그들에게 복수전공을 유도해야 하는 문제도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다. 공약 ❸ 교육정책에 있어 ‘자율성’을 추구하겠다. 윤 당선인은 굵직한 교육적 사안들을 언급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따른 학제개편 추진, 2025년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 반대, 기초학력 저하를 막기 위해 주기적으로 학력평가 전수 실시, 교원들의 업무경감을 위한 행정업무 총량제 도입, 유·보 통합 추진단 구성, 교육감 직선제 개선 등 하나같이 무게감이 남다른 과제들이다. 이러한 과제의 해결 과정을 시뮬레이션하다 보면 법적인 문제와 막대한 예산 소요는 물론, 학교현장에서의 이해 당사자 간 충돌 등이 예상되기도 한다. 단일화를 이룬 안철수 대표와 맥을 같이하는 자사고·특목고의 일반고 전환 취소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안 대표가 주장한 교육부 폐지 등의 공약은 워낙 큰 거버넌스 변화로 보인다. 다 좋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교육철학이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교육감 중심의 관료적 행정을 학교 단위 자율운영으로 전환하며, 고등교육은 총리실 산하로 옮겨 최소한의 관리만 함으로써 대학에 자율성을 부여한다는 내용을 살펴보면, 결국 고등학교나 대학에 자율성을 부여한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이러한 방향으로 가야 공정과 상식으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대한민국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든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당선인의 대선 공약이나 그간 인터뷰를 살펴보면 교육정책에 있어 자율성, 그리고 다양성을 추구하고자 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가 고집하고 있는 수능위주 전형 100%, 그리고 윤석열 당선인이 공언한 수능위주 전형 확대는 자율성·다양성이라는 교육철학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고교의 다양화를 통해 미래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한편으로는 획일적으로 수능만 가지고 학생들을 선발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전형적인 여론 눈치 보기에 불과하다. 만약 여론을 의식하지 않고 소신 있게 주장한 것이라면 그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교육철학이 부재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하는 꼴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교육정책 운영은 지극히 상식적이어야 한다. 코딩을 배우면 미래교육이 되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게 될까? 코딩의 기본은 튼튼한 수학적 역량과 풍성한 독서 기반 상상력이다. 얄팍한 기술자가 아닌 ‘퍼스트 무버(First mover)’를 길러내려면 기초가 튼튼한 학교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위학교 학교장에게 그 운영의 권한과 책임을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현장은 매우 창의적이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지금처럼 관료들이 규제와 비상식적인 규칙 또는 규정으로 그 시도를 막고 있다면 학교는 더 이상 변하지 않는다. 막대한 예산을 일반직 증원에 쓰고, 승진 자리 늘리는데 쓰는 당국이라면 없는 것만도 못하다. 한편 고교를 다양하게 만들려면 특정한 유형의 학교를 유지하려는 노력만큼이나 개별 단위학교들이 모두 동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그 출발선을 공정하게 그어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학교 정원 배정, 학생 모집방법, 학사운영 자율권 등 시작부터 다른 출발선을 학교 유형별로 그어놓은 뒤 각 학교의 교육력을 따지려 드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후 단위학교의 주체들이 만들어가는 각기 다른 색깔의 학교를 학생 및 학부모들이 진정으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강하게 보장해야 하고, 각 학교에서는 그 선택 내지는 경쟁의 결과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이를 직접 확인하고 또 절감할 수 있게 시스템화해야 한다. 그래야 학교는 변한다. 그래야 학교는 생존을 위해서라도 자신들에게 부여된 자율성을 바탕으로 ‘우리 학교만의 특성’, ‘우리 학교만의 교육철학’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한편 학교의 자율성은 교사를 전문가로 인정하는 데서 시작한다는 사실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교사를 의사만큼, 법조인만큼, 회사 경영인만큼 인정하는 것, 이것이 바로 교원의 지위 향상이다. 여기에서 교원의 창의성·책임감·열정이 나온다. 교육정책은 교사집단에서 결정하게 한다든지, 수능 출제진을 교사로만 꾸린다든지, 교육감 출마자격을 교사 출신으로 제한한다든지 하는 시도들로 얼마든지 실질적인 교원 지위를 향상할 수 있다. 또한 단위학교 운영의 방향성을 결정하고, 학사운영 과정에서의 모든 책임을 홀로 떠맡고 있는 교장에게는 그 역할 및 직급에 맞는 급여체계를 부여하는 등 상식적인 처우를 마련할 필요도 있다. 안타깝게도 현실은 정반대이다. 사립학교에서 다른 학교로 교장 임용된 분들에게 명예퇴직을 막는 폐단은 어느 나라 법인지, 또 교사를 일반 행정직 취급하는 법은 어느 나라 법인지 모를 일이다. 학교를 상식적으로 운영한다는 의미는 법적으로 문제없게 운영한다는 뜻이 아니어야 한다. 법적인 문제가 없어도 비상식적이고 불공정한 운영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학교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다 안다. 교육당국은 이러한 상황을 직시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교사들이 열정을 가지고 학생들을 위해 헌신하고 싶어도 인사권을 가지고 교사들의 사기를 꺾는 일부 사학재단도 함께 반성해야 한다. 모든 공교육에는 진정한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윤 당선인의 교육공약은 간결하다. 다양한 분석이 가능하다. 다양한, 또 새로운 해석을 많이 듣기를 바란다. 부디 성공한 교육대통령이 되시기를 소망한다.
"장기간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사회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위대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EBS 역사상 처음으로 직원 출신 사장에 오른 김유열 사장. 그는 큰 부담감에 잠을 이루기조차 힘들다면서도, 오랫동안 남을 '위대한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저출생과 독서율 저하를 우리 사회의 근원적 문제로 꼽으며, 집요할 정도로 파헤쳐 해법을 제시할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싶다는 대목에서는 천생 PD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김 사장은 사교육비 부담 증가, 교육 격차와 같은 교육 현안의 심각성에 공감하며, 다양한 신기술을 접목한 플랫폼 개발·운영 등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시장에서 선호되는 프로그램보다는 어린이, 청소년, 노인, 소외계층을 위한 공익적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EBS의 사명임을 강조하며, 이에 필요한 재원 정상화 등 정책 지원을 당부했다. EBS 출신으로 사장에 오른 첫 사례다. 직원들의 기대도 클 것 같다. 1992년도에 입사했으니 정확히 입사한 지 30년이 됐다. 30년간 많은 일이 있었다. EBS도 드라마틱하게 성장했다. 입사 당시 177억 원이었던 1년 재정이 2021년 3475억 원으로 20배나 성장했다. 이렇게 성장해 온 EBS 출신 첫 사장으로서 얼마나 주변의 기대에 부응할지 두렵다. 요즘 잠이 잘 오지 않는다. 30년간 지켜봐 온 동료나 선후배들 기대가 가장 큰 부담이다. 내부 사정을 너무 잘 알아서 당국자미(當局者迷)에 빠질까 걱정이다. 그래서 외부자 시선을 함께 가지려고 노력할 생각이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시기에 중책을 맡았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무엇보다 콘텐츠의 혁신이 시급하고도 중대한 과제다. 초다매체, 초다채널 시대에는 그 어느 때보다 콘텐츠가 중요하다. 지상파 방송이 독점하던 시대에는 콘텐츠가 부족해서 만들기만 하면 인기가 있었다. 그런데 요즘 우리는 콘텐츠의 바다에 살고 있다. 너무 많아서 뭐가 좋은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런 시대에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좋은 콘텐츠를 넘어 위대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EBS에는 좋은 콘텐츠는 많으나 위대한 콘텐츠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위대한 콘텐츠란 어떤 것을 말하나. 장기적으로 사회적 변화를 가져오고,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콘텐츠를 의미한다. 한때 엄청난 인기를 끌고 금세 사라지는 콘텐츠는 좋은 콘텐츠일 수는 있어도 위대한 콘텐츠라고 하기는 어렵다. '100년 이상 인정받는 기업이 위대한 기업'이라는 짐 콜린스의 말과 같은 맥락이다. 가령 1999년 말에 방송한 ‘도올 김용옥의 노자와 21세기’가 좋은 예다. 편당 제작비가 몇백만 원에 불과했지만, 시청률이 시쳇말로 대박이 났고 사회적으로 고전 읽기와 인문학 열풍을 일으켰다. 지금도 VOD 시청 상위에 오를 정도로 지속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2002년 5부작으로 방영한 '아기성장보고서'도 '애착관계'라는 말을 세상에 처음 소개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군계일학이 아닌 군학일계 전략을 말했다. 거대자본이 필요한 화려한 콘텐츠보다는 교육방송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자는 뜻인가. 그렇다. 넷플릭스는 23조 원의 매출 가운데 20조 원을 콘텐츠 제작에 투자한다. 같은 방식으로는 국내 어느 미디어도 경쟁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 유니크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대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은 학(鶴)을 지향한다. 누구나 군계일학(群鷄一鶴)이 되고자 한다. 그러나 1등이 되기는 어렵고 비용과 시간도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학보다 닭이 되는 역설의 전략 즉, 군학일계(群鶴一鷄) 전략을 제시했다. 수십만 마리의 화려한 학 가운데 평범한 닭 한 마리가 있는 이미지를 상상하면 확연히 돋보일 것이다. 아무리 화려해도 비슷한 것끼리 있으면 돋보이지 않는다. 군학일계 전략은 다름의 전략, 차별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유니크한 콘텐츠를 만들어 서비스한다면 EBS만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위대한 콘텐츠를 위해 반드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EBS 프로그램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가장 교육적인 내용을 창의적으로 구현할 때 시청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와 사랑을 받았다. EBS 역사에서 주목받은 ‘꼬마요리사’, ‘방귀대장 뿡뿡이’, ‘펭수’, ‘아기성장보고서’, ‘자본주의’, ‘학교란 무엇인가’, ‘한반도의 공룡’ 등은 모두 교육성이 강했다. EBS는 이미 다른 방송이나 미디어와는 완전히 다른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영역을 구축했다. 30년간 20배 성장한 비결 자체가 누구도 추구하지 않은 교육에 천착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교육방송으로서의 정체성과 정명성을 더욱 분명히 할 것이다. 교육방송 본연의 업무 즉, 학교 교육을 보완하고 평생교육을 구현하며 민주적 교육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 자체가 다채널 다매체 시대의 생존비결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역점을 두는 콘텐츠는? 한국 사회에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일까 오랫동안 고민해 왔다. 경제, 부동산 등 먹고 사는 문제도 있지만, 요즘은 저출생과 독서율 저하가 가장 근원적이고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 2021년에 26만 명의 신생아가 태어났다. OECD 국가 중에서도 출산율이 가장 낮다. 오죽하면 한민족이 사라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출산율이 0.8명에 불과하다. 아이를 낳지 않는 걸로 유명했던 프랑스는 2020년 1.84명 ,독일은 1.57명으로 계속 는다. 2006년부터 2020년까지 저출산 관련 예산을 380조2000억 원이나 투입했다. 최근엔 1년에 46조 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막대한 예산을 쓰고도 저출생 문제는 해법이 없어 보인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의문이 풀릴 때까지 집요하게 만들어 보고 싶다. EBS는 교육·학술 다큐에 강점이 있다. 그동안 다큐 프라임을 통해 문제 해결에 많은 시사점을 주었다. 경제학, 사회학, 심리학, 여성학 등 모든 가능한 학문적 성취와 해외 모범·실패사례를 아카데믹한 방법으로 샅샅이 파헤치고 싶다. 콘텐츠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일회성으로 5부작, 10부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집요하게 다루는 게 중요하다. EBS의 저출생 관련 다큐가 출생률 반전의 계기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꼭 도전해보고 싶다. 독서율 저하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성인이 월간 읽는 책이 0.38권에 불과하다. 역시 OECD 최하위다. 지난해 독서율이 50% 이상 낮아졌다. 갈수록 책을 읽지 않는다. 독서는 단지 취미로 볼 게 아니다. 한 문명과 사고력의 바로미터다. 독서하지 않는 나라에서 지식혁명, 4차산업혁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독서는 개인에게는 경쟁력이고 국가적으로는 국력이다. 저출생 문제처럼 독서율 저하, 교육 혁신, 세대 갈등 등에 관한 교육 다큐를 실마리를 찾을 때까지 집요하게 만들고 싶다. 그렇게 EBS가 필요한 이유를 입증하고 싶다. EBS를 과학, 문화, 예술 인문 등을 부흥시킨 르네상스의 프로모터였던 이탈리아의 메디치가(家)처럼 만들고 싶다. "직원 출신 첫 사장, 외부자적 시각 함께 가지려 해 저출생, 독서율 저하는 우리 사회의 근원적인 문제 모든 사례 파헤쳐 해법 제시할 다큐멘터리 만들 것 사교육 경감, 교육 격차 해소 위한 교육플랫폼 제공 무료 학습사이트 등 완비, 내년부터 메타캠퍼스 운영 공영방송의 사명 '공익성' 위해 수신료 정상화 필요" 지난해 사교육비가 역대 최대였다. 공교육 강화를 위한 EBS의 역할이 더욱 강조될 것 같다.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보니 걱정이 앞선다. 지난해 1인당 사교육비가 36만7000원으로 2020년보다 27%, 10년 전보다는 54% 늘었다. EBS의 역할 중 하나가 사교육비 경감이다. 최근 4000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교육개발원 조사 결과를 보면 사교육비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1위 EBS 수능 연계(25.7%), 2위 EBS 강의(14.6%), 3위 대입전형 단순화(13.1%) 등의 정책이 꼽혔다. 코로나 이후 서민들의 호주머니가 더 얇아지고 있다. 그런데 특정 지역이나 계층의 사교육비 지출은 더 늘고 있어 상대적 박탈감이 심하다. 특단의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 나와야 할 때다. 수능 EBS 연계 정책을 70% 직접 연계에서 50% 간접 연계로 변경한 것이 사교육 기승의 원인은 아닌지, 공교육 활성화에 기여했는지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연계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EBS는 이미 초·중·고 무료 학습 사이트와 모바일, 초·중·고 AI 학습 시스템, 쌍방향 화상강의 시스템, 온라인 클래스를 완비했다. 내년이면 교육용 메타 캠퍼스도 구축·운영한다. EBS의 콘텐츠와 첨단 학습 시스템을 활용하는 정책이 강화된다면 사교육비를 경감하고 교육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기간 중 온라인 클래스가 큰 역할을 했다. 운영 성과와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코로나19로 초유의 개학 연기 사태가 발생하면서 4차에 걸쳐 개학이 연기된 바 있다. EBS는 국가 재난 상황에 따라 기존에 운영하던 EBS 소프트웨어 교육 플랫폼 ‘이솦’을 기반으로 초·중·고 학생 300만 명이 동시에 접속 가능한 플랫폼인 온라인 클래스를 긴급 구축해 성공적으로 운영했다. 이러한 긴급상황에서 교육부,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7개 시·도교육청 등 유관부처와 LG CNS, SKB 등 민간 기업이 함께 초·중·고 학생들의 원격교육지원에 최선을 다했다. EBS는 코로나19 이후에도 학력격차 회복을 위해 ‘LMS’와 ‘화상강의’ 그리고 ‘인공지능’을 결합한 통합시스템을 운영하며, 희망하는 17개 시·도교육청에 교육회복지원을 위한 ‘맞춤형 멘토링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고교학점제가 요즘 교육계의 주요 관심사다. 이와 관련한 계획이 궁금하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소질·적성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듣고 진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2022년 특성화고 도입과 함께 일반계고 연구·선도 학교를 확대 운영해 2025년 전면 적용을 위해 단계적 준비를 진행한다. EBS는 제도가 추진되는 진행 절차에 따라 온·오프라인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취임사에서 선견, 선각, 선행 등 3선 경영을 강조했다. 신사업 개척에 대한 의지로 읽힌다. 약자는 먼저 발견하고 먼저 깨닫고 먼저 움직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EBS는 작은 방송사다. 남들보다 나중에 보고 깨닫고 실행하면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간다. 3선의 경영은 꼭 사업에 관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콘텐츠 개발과 혁신에 더 필요하다. 디스커버리를 설립한 존 헨드릭스는 1975년에 세워진 HBO 케이블 채널을 발견하고 1985년에 다큐멘터리 전문 채널 디스커버리를 만들었다. ABC, NBC, CBS도 HBO의 성공을 목격했지만 깨닫지도 실행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RD가 매우 중요하다. RD를 위한 RD로 끝나면 안 된다. 발명은 대개 발견에서 시작한다. 3선은 창조, 혁신의 과정이다. ‘교육’이라는 EBS 고유의 영역은 신사업 진출에 장점도 단점도 될 수 있을 것 같다. EBS는 방송, 인터넷, 모바일, 학습 교재, 교양 교재를 망라하는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 미디어 그룹이다. EBS1, EBS2, FM 등 3개 지상파 채널 외에도 4개의 학습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채널과 8개의 인터넷 사이트가 있다. 최근엔 원격교육시스템 '온라인클래스', '화상강의시스템'과 글로벌 석학 플랫폼 '그레이트 마인즈 닷컴'을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매년 수백 권의 초·중·고 학습 교재와 방송 단행본을 제작·유통한다. 한국 방송계에서 유일무이한 서비스 모델을 가진 미디어사다. EBS가 매일 내놓는 다양한 양질의 교육 콘텐츠는 오랜기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이런 콘텐츠들이 흩어져있어 이용에 불편함이 있었다. 이런 콘텐츠를 엮어 허브 역할을 하는 ‘교육 전문 포털 플랫폼’ 구축·운영한다면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교육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어, 방송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허브 구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생각이다.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드’, XR 등 새로운 플랫폼 개발에도 관심이 많아 보인다. 시대변화에 따라 새로운 교육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려고 한다. 올해 2월부터는 세계 석학 전문 동영상 글로벌 플랫폼 ‘GTEAT MINDS’(thegreatminds.com) 운영을 시작했다.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등 6개 언어 자막을 제공하며, 시즌별로 석학 40~50명의 강의 영상을 제작·탑재할 계획이다. 국내 공공기관 및 기업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세계 최대 규모의 독특한 석학강연 영상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고자 한다. 개발도상국에는 무상으로 공급해 최고 지성의 지혜와 통찰을 공유하고 인류 공영에 이바지할 계획이다. 학교 교육과 관련해서는 XR 콘텐츠와 메타버스 기반 교육 서비스를 구축해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할 계획이다. 체험이 중요한 안전교육과 예술·체육활동을 위한 XR 콘텐츠를 기획 중인데, 요즘처럼 대면 교육이 어려운 상황에 매우 유용할 것이다. 또한, 현재 추진 중인 'EBS 메타 캠퍼스'를 활용하면 기존의 교사 중심 교육에서 학생이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교육으로의 전환이 일어날 것이다. 학생들은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원하는 교육 콘텐츠를 선택해 활용할 수 있고, 재난 상황에서 하기 어려운 오프라인 창의적 체험활동이나 인성교육 등도 가능하다. 이는 대면교육과 비대면 교육의 장점을 살린 새로운 커리큘럼 개발을 가능하게 하고 교사들의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이다. ‘상생의 경영’을 강조했다. EBS는 인력 규모에 비해 운영 채널이 많아 외부 업체와의 협력이 더욱 중요할 것 같다. EBS는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KIPA), 한국독립PD협회와 2020년 6월 상생협의회를 구성하고 상생 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해왔다. 그 결실의 하나가 작년 4월 발표한 전향적인 상생협력을 위한 공동 선언문이다. 국내 최초로 외주기획안 선정작의 경우 케이블TV 및 IPTV 판매수익을 5대 5로 분배하고, 협력제작사가 사전신고만으로 촬영 원본을 활용해 유튜브 수익 활동을 할 수 있게 했다. 또, 협력제작사의 협찬 유치 시 제작비와 인센티브 비율을 협의하고, 수익분배 시 창작자의 기여도 인정 등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앞으로도 상생협의회를 지속 운영해 전향적이고 획기적인 상생방안을 실행하고자 한다. 협력제작 표준 제작 절차 가이드라인, 표준 제작비 지침 제정, 제작 콘텐츠 외에 출판사업권 같은 2차 저작물에 관한 협력 등 획기적인 상생협력 방안을 도출하고 상생의 가치를 실현할 것이다. EBS에 강조되는 공공성이 경영적 측면에서는 부담이 될 것 같다. 수신료를 인상하거나 EBS 분배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EBS가 월 70원의 수신료를 배분받은 지 20여 년이 지났다. 이때부터 EBS는 월 수신료 2500원의 3%(한전 위탁수수료 제외시 2.8%)를 사용했는데, 아쉽게도 현재까지 변하지 않고 있다. 수신료는 공영방송이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도록 주인인 국민들로부터 조달되는 소중한 재원이다.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처럼 시장에서 선호되는 프로그램보다는 어린이, 청소년, 노인, 다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공익적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EBS의 사명이다. 공영방송이 사명과 책무를 강화하는 데 있어 재원 정상화는 시급한 과제다. EBS가 수익성을 좇지 않고 흔들림 없이 공익성과 공공성을 추구하려면 안정적인 재원 뒷받침이 필요하다. 수신료는 EBS 재원의 약 6%에 불과하다. 수신료 외에 정부기금이나 교육 보조금 등 공적 재원도 일부 있으나, 이는 매년 정부 계획에 따라 정해지므로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 EBS가 국영방송이 아닌 공영방송으로서 더 공익적이고 비상업적이며, 미래지향적인 고품격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월 700원의 수신료가 필요하다. 독립적인 공영방송 수신료 심의 기구 설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수신료의 주인은 시청자다. 수신료 사용 방송사로 EBS도 명문화되어 있다. 그런데 수신료 결정 과정에 EBS는 직접 참여 하지 못한다. 수신료 사용 주체가 복수이고 수신료의 주인이 시청자라면 시청자가 참여하는 객관적인 제3기구에서 수신료를 산정·배분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40년간 수신료가 동결된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만약 시청자가 참여하는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가칭)수신료 위원회'를 만들어 운영한다면 수신료 인상도 필요에 따라 수시로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그러면 수신료를 더 배분받기 위해서라도 공영성 경쟁을 할 것이다. EBS는 공교육 현장에서 더욱 활용도가 높은 만큼 학교 현장과의 소통 강화가 필요할 것 같다. EBS는 학교 현장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주요 추진 사업에 대해 교사·학생·학부모 대상 이용자 만족도 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교사자문위원회, 교사자문단, 분야별 자문위원회, 시청자위원회, EBS스토리 기자단, 심의시청자실 등을 통해 공교육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콘텐츠 제작 및 서비스에 반영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끝으로 현장 교원들에게 한 말씀. 앞으로 현장에 더 다가가는 방송이 되겠다. 그간 학생에 초첨을 맞추다 보니 선생님들을 위한 콘텐츠나 서비스가 부족했다. 선생님들의 필요가 무엇인지 먼저 찾아가 경청하겠다. 무엇보다 교육 혁신에 관한 국내외 모범 사례를 집중 취재해 현장 선생님들께 제공하고 싶다. □ 김유열 사장은… △유신고 △서울대 동양사학과 △서강대 언론대학원 언론학 석사 △EBS 편성기획부장, 뉴미디어부장, 정책기획부장, 학교교육본부장 △EBS 부사장
한국교총은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교육부를 독립 중앙부처로 존치할 것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촉구했다. 지역 간 교육 격차와 불평등을 조정·해소하고, 균등하고 안정적인 학생 교육을 위한 교육재정, 교원수급, 교육과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날 발표된 인수위에 유·초·중등 현장 교육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교육을 비중 있게 다루겠다는 말이 무색하다"며 "과학기술을 앞세워 교육부 축소·폐지와 유·초·중등교육 전면 시·도이양을 염두에 둔 인선이라면 우려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교육감 자치를 바로 잡고 국가의 교육책무 강화를 바라는 교육계, 나아가 국민의 뜻과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기초학력 보장과 유보통합, 초등돌봄 강화 등 윤석열 당선인의 핵심 교육공약을 추진하기 위해서도 교육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교육부가 병합·축소될 경우, 이러한 국가적 교육 어젠다가 소외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또한 국가교육위원회는 미래 교육 방향과 비전을 마련하는 의사결정기구일 뿐 교육부의 집행기구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대학교육을 분리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초중등 교육과 대입제도 간 엇박자로 교육 파행, 사교육 심화, 교육 양극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이유다. 교육과 과학기술의 통합에 대해서도 "MB정부 시절 '물과 기름'의 결합이라는 혹평을 받았다"며 반대했다. 교총은 "헌법 31조에는 국가의 교육책무가 명시돼 있다"며 "이러한 국가 책무를 구현하는 구체적인 제도·정책을 마련하고, 지역 차별 없이 안착되도록 지원하는 기능을 교육부가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인수위는 물론 정부, 각 정당 대상 활동을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열 제11대 EBS 사장은 10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EBS 본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취임식에서 김 사장은 부족한 예산과 인력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구성원에 대해 경의를 표하며 교육공영방송사로서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EBS는 턱없이 부족한 예산과 인력에도 불구하고 불가능한 것을 가능한 것으로 바꾸며 새로운 역사를 써 왔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다”며 “가장 제작비가 적고, 가장 제작 여건이 열악할 때 EBS에서는 오히려 프로그램의 혁신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또한 “이미 사장 후보 지원서에서 선견(先見), 선각(先覺), 선행(先行) 등 3선(先)의 경영을 주창했다”며 “약자일수록 먼저 발견하고 먼저 통찰하고 먼저 실행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콘텐츠 대혁신 ▲군학일계의 전략을 통한 EBS만의 가치 창출 ▲글로벌 콘텐츠 제작 시장 진출 ▲교육공영방송으로서의 정명성 입증 ▲사교육비 경감 및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을 EBS가 도약하기 위한 5가지 방향으로 제시했다. 김 사장은 ‘상생의 경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특히,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 및 한국독립PD협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한층 발전한 상생의 영상제작문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날 취임식에는 EBS 양영복, 이준용 이사, EBS 시청자위원회 김동규 위원장, 한국교육신문 박충서 사장,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 허주민 회장, 한국독립PD협회 송호용 회장 및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책논술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성하면 좋을까? 지난 호는 정책논술의 뼈대 세우는 방법을 알아보았다. 이는 한옥 짓는 것에 비교하자면 먼저 지형을 파악하여 주변과 조화롭게 설계하고, 즉 주어진 문제와 자료 속에서 논제 및 논점 찾고, 그다음 터를 다지고 기단을 세워 주춧돌과 그 위에 기둥을 세워 서까래와 대들보를 올리고, 즉 논제와 논점을 중심으로 논지를 설정하여 개요를 짜는 것까지 살펴본 것이다. 그럼 마지막으로 완성 단계인 기와와 벽돌 등을 쌓고 색을 입혀 한옥을 완성하는, 즉 개요 짜기를 바탕으로 작성한 서론, 논지에 따른 논거를 제시한 본론, 결론을 진술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될까? 정책논술은 채점기준표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절대평가 성격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상대적으로 비교하여 평가되는 부분이 있다. 정책논술의 채점기준표는 선택형이나 단답형처럼 분명한 정답을 중심으로 작성되기보다는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어떻게 체계적·논리적으로 기술했는지 파악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정책논술은 채점기준표에 제시된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내용을 파악하면서 동시에 ‘틀’과 ‘전체적인 흐름’을 함께 보면서 형식적인 부분도 찾아 평가하는 것이다. 실제 평가과정을 살펴보면 채점자는 먼저 정책논술 문제와 채점기준표를 분석한 후, 제일 먼저 수험생 정책논술 답안지 전체를 가볍게 읽어 본다. 이때는 점수를 부여하지 않지만, 주어진 채점기준표보다 더 세부적으로 동일한 잣대의 채점기준을 설정한다. 이는 채점자의 컨디션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채점기준이 달라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그다음 정립된 세부평가기준에 따라 수험생 답안지 하나하나를 읽어 가면서 답안지의 부족한 점을 중심으로 주요 사항을 메모한다. 이 과정에서 일단 점수를 부여하고 상·중·하로 나눠 분류한다. 이는 두 번씩 살펴보면서 실수로 놓치거나 채점기준을 다르게 적용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마지막으로 상·중·하로 분류한 답안지를 각각 하나하나씩 다시 읽으면서 최종적으로 점수를 부여하여 여러 변인에 따른 오류나 착각을 예방하고 조정하는 기회를 가진다. 이처럼 실제 답안지를 3번 정도 읽어보아야 채점기준표를 제대로 적용해서 볼 수 있다. 또한 채점자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동일한 정책논술 답안지를 다른 채점자가 똑같은 과정으로 평가한다. 만약 채점자 간 격차가 심하다면 다시 논의하는 조정과정을 거쳐 최종 점수를 확정한다. 이런 과정을 잘 살펴보면 절대적인 평가기준에 따라 채점하게 되어 있지만, 일정한 부분은 정책논술 답안지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평가되는 부분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정책논술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내용이나 형식적인 면에서 다른 사람과 ‘무엇인가’ 차별화된 기술 방법이 필요하다. 요즘 고급 식당이 음식의 양보다는 ‘비주얼’과 ‘맛’에 집중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같은 생각이나 주장을 하더라도 보다 공감이 가고 잘 읽힌다면, 보다 설득력이 있으니 높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면접 갈 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단정하게 복장을 갖추어 가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면접이든 정책논술이든 채점은 모두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럼 구체적으로 서론·본론·결론을 어떻게 기술해야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시작하는 부분인 서론은 어떻게 기술하는 것이 좋을까? 앞서 정책논술의 구조에서 살펴보면 서론은 1단계 ‘관심 환기’, 2단계 ‘문제의식 기술하기’이다. 즉 제목이 논제라고 한다면 서론은 논제가 함의하고 있는 문제 인식, 즉 논점이 무엇인지를 밝혀 향후 본론에서 어떤 논지를 말할 것인지 유추할 수 있도록 기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호기심 유발이나 관심 환기를 위해, 즉 수업으로 말하면 도입단계에서 학생들이 학습목표를 찾을 수 있도록 동기유발을 하듯이 주어진 문제의 필요성이나 개념, 관련 시사적인 내용을 먼저 제시할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 본인의 얘기를 잘 듣게 하려면 먼저 궁금해하거나 호기심이 생기도록 해야 집중력과 인내력이 생겨 잘 듣게 된다. 그럼 구체적으로 서론을 어떻게 기술해야 할지 자세히 살펴보자.[PART VIEW] 첫째, 논제나 논점과 관련된 명언·격언·속담·사자성어, 통계자료, 주어진 자료 인용, 개념 정의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논제가 학생 안전사고와 관련된 것이라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듯이 학생 안전사고가 발생한 후에 사후조치를 하는 것은 후회스러운 일이 된다’ 또는 ‘학생 안전사고 사후 실태 파악과 대책은 사후약방문식으로 그동안 너무나 많은 학생의 희생이 따라왔다는 지적이 있다’ 등으로 시작하면 인상적이면서 논제와 논점이 어떻게 설정될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또한 ‘2021년 서울안전공제회 학생 안전사고 시간대별 발생 건수 자료를 보면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 35%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또는 주어진 자료를 인용하여 ‘학생들이 고민이 있거나 이성에 대한 것은 대부분 선생님이나 부모님과 상담하지 않고 또래 친구들과 이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등으로 시작할 수도 있다. 그럼 필요한 명언·격언·속담·사자성어나 통계자료 등은 어떻게 수집하여 정리할 것인가? 앞서 얘기한 것처럼 정책논술 문제는 대개 시·도교육청이나 교육부가 추진하는 주요 교육정책과 관련된 것이다. 따라서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의 주요업무계획, 초·중등 교육계획, 주요사업 추진계획 등을 보면서 평소에 관련 명언·격언·속담 등을 찾아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또한 주요업무계획이나 초·중등 교육계획 책자에는 관련 명언·학설·통계들이 제시된 경우가 많고, 특히 교육감 신년사나 편지에 많이 인용된다. 따라서 이를 잘 수집하고 정리해 두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평소에 교육 관련 서적 등을 읽으면서 메모해 둔다면 더욱 활용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둘째, 논제와 관련된 일상생활에서 겪은 경험이나 보고 들은 사실들을 활용하여 작성하는 것도 좋다. 만약 학교폭력과 관련된 것이라면 ‘최근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카톡 등 사이버로 따돌림을 하거나 욕설을 하는 학교폭력 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는 ‘최근 코로나19로 원격수업 시 소회의실을 활용하다 보니 모둠활동을 할 때 선생님이 보이지 않아 학생 상호 간에 비난과 따돌림 등이 일어나 민원이 발생하는 경우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등으로 기술할 수 있다. 여기서 조심할 부분이 있다. 일상생활에서 겪은 경험이나 보고 들은 사실을 작성할 때,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학교만 겪는 상황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교사 한 명이 근무하는 학교의 수는 전체 학교 수에 비하면 극히 일부이고,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은 수만 가지가 있다. 따라서 극히 편협한 경험·생각을 쓴다면 보편성이나 일반화에서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 특히 교육전문직 시험은 단위학교보다 상대적으로 넓은 범위의 대상과 복잡한 일을 다루는 교육전문직원을 선발하는 시험이니만큼 다수의 사람이 타당하다고 여겨지는 내용을 언급해야 한다. 또한 간혹 자신의 경험·생각을 수필처럼 기술한 정책논술 답안지를 볼 때가 있다. 이는 아무리 글을 잘 썼다고 하더라도 채점기준표에 비춰보면 해당하는 내용도 없을뿐더러, 채점자로서는 논리적이라고 받아들이기가 매우 어렵다. 셋째, 논제에는 출제 배경이 반드시 있음으로 이에 대한 사회적 배경을 설명하는 것도 좋다. 이는 논제나 논점의 출발점이 무엇인지 밝히는 것이며, 채점자로서는 수험생이 제시한 문제‧자료에서 제대로 출제자 의도를 파악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다. 예를 들어 코로나19로 인해 다문화나 장애학생 교육, 기초학력 부진, 교육격차 발생 등과 관련된 기사를 제시하면서 이에 대한 문제와 해결방안을 논술하라는 문제가 있다면 첫 시작은 ‘최근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원격수업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다문화나 장애학생이 소외되고 있고, 어린 학생이나 중·하위권 학생의 학력 저하, 부모 경제력에 따른 사교육비 지출 차이로 말미암은 교육격차 발생 등의 심각성에 대해 교사는 물론 각계각층 관계자들이 우려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또는 ‘최근 언론보도나 연구자들의 발표를 보면 코로나19로 인해 다문화나 장애학생 소외, 기초학력 부진아 증가, 교육격차 확대 등의 심각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등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 객관적으로 알려진 통계자료를 인용한다면 더욱 신뢰성이 높아질 것이고, 수험생이 출제자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게 된다. 넷째, 시사성 있는 최근의 사건이나 공감을 형성할 수 있는 내용을 기술한다. 일반 서적도 마찬가지지만 정책논술도 다른 사람들이 자기 생각이나 주장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작성해야 설득력이 있다. 자기 생각이나 주장을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상대에게 좋은 인상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상담·컨설팅을 할 때 상담자·컨설턴트가 제일 먼저 래포(친밀감) 형성을 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따라서 문제와 관련한 시사성 있는 사건이나 공감 형성 내용을 준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가장 손쉽게 준비하는 방법은 업무포털사이트의 신문스크랩 코너를 활용하는 것이다. 학교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둘러보고, 중요한 것들은 파일에 별도로 스크랩해 두는 것이다. 그리고 가끔 스크랩해 둔 기사들의 제목만이라도 보면서 교육 관련 언론보도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파악해 두면 좋다. 이런 작업을 몇 년 계속하다 보면 그 해에 새로운 이슈가 나타나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매년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이슈가 반복해서 나오는 것을 알게 된다. 매년 반복되는 이슈나 새로운 이슈는 기사를 자세히 읽어보면서 관심을 둬야 한다. 왜냐하면 교육전문직원 정책논술이나 기타 영역의 문제를 내는 출제자 입장에서는 기출문제가 다시 출제될 경우, 출제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받을 수 있다는 부담감으로 항상 중요하고 새로운 교육정책을 찾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교육 관련 기사를 매일 읽고, 스크랩해두는 습관이 주는 이익은 또 있다. 교육정책 변화와 흐름에 대한 감각이 저절로 생겨 평소 업무를 하거나 학생지도를 할 때,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거나 무엇이 중요한지를 구분하여 안내할 수 있게 된다. 다섯째, 대상의 의미가 모호하거나 범위를 한정할 때는 용어 개념을 정의하여 기술해야 한다. 주어진 문제·자료의 주제·대상·내용이 복잡하거나 혼란스러울 때, 그리고 현실에서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면 논제·논점을 위한 관련 중심 용어의 개념·의미를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이 또한 출제자의 출제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였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 점에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면 문제에서 교육청 사업인 생태전환교육과 구청 사업인 환경생태교육을 함께 자료로 제시하면서 ‘학교 생태전환교육을 위해 지원할 방안을 논하시오’라고 한다면, 먼저 교육청에서 사용하고 있는 생태전환교육의 개념적 정의를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즉 ‘교육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생태전환교육은 구청에서 추진하는 환경생태교육을 포함한 것으로 삶의 전환을 실천하는 조직문화 조성 및 생태시민 육성을 목표로 추진되는 것을 의미한다’와 같은 식으로 기술해 나갈 수 있다. 용어 개념을 정의하고 시작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주어진 자료나 현실에서 혼란스럽게 사용되고 있을 때는 정리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교육부·교육청에서 사용하고 있는 개념적 정의나 의미를 분명히 밝히고 시작한다면 설득력 있으면서도 인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핵심적인 내용을 담은 본론은 어떻게 기술할까? 본론은 앞서 얘기한 것처럼 자기 생각이나 주장하고 싶은 내용을 체계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즉 논제와 논점에 맞는 논지를 제시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신뢰성 있는 타당한 논거를 함께 제시하여 설득력 있게 하는 것이다. 실제 정책논술 채점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채점기준표의 중요한 내용은 대부분 본론에 제시되어 있기 때문에 본론을 어떻게 작성하느냐가 좋은 평가를 받는 기준이 된다. 그럼 본론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술하는 것이 좋을까? 첫째, 서론과 결론과의 밀접한 상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이미 알고 있다시피 서론은 논제나 논점을 분명히 밝히고 어떤 생각이나 주장을 할 것인지 논술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결론은 자기 생각이나 주장을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언급하는 것이다. 따라서 본론은 서론과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듯이 내용을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서론에서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위해 교육과정 운영 전반에 걸쳐 협력적 인성교육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본론에서는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각 교과지도에서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기술하거나, 결론에서 다양한 협력적 인성교육 활성화로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실천하는데 중점을 주도록 지도한다고 강조한다면 소재는 비슷하지만, 내용적 일관성이 부족하여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따라서 본론을 작성하기 전에 서론·결론과의 상관성·일관성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후, 최종 개요 짜기를 확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논술 작성이 끝난 후 퇴고할 때도 윤문은 물론 서론·본론·결론이 내용상으로 상관성·일관성을 가졌는지 살펴 수정·보완해야 한다. 그런데 컴퓨터로 논술을 작성한 경우에는 수정작업에 큰 어려움이 없지만, 원고지로 작성한 경우는 여백이 부족하여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본론을 써 내려갈 때 계속해서 서론의 논점과 연계되었는지 고려하면서 기술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교육전문직원 정책논술을 컴퓨터로 작성하는 시·도교육청이 많아졌기 때문에 시간적 문제가 없으면 최후에 수정·보완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컴퓨터에서 키워드 중심의 개요 짜기를 하고, 이후 바로 살을 붙여 나가면서 기술해 나가는 것도 좋다. 그리고 본론의 논지나 이에 따른 논거도 먼저 생각나는 것부터 기술하고, 추후 수정·보완 및 편집으로 시간을 단축하는 것도 좋겠다. 이를 위해 평소 문서 작성, 보고서·정책논술 연습을 할 때 연습장 없이 직접 컴퓨터에서 개요 짜기 등을 연습하면 실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논제가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는 경우는 ‘문제 현황 → 문제의 원인 분석 → 해결책’ 순으로 정리해야 한다. ‘문제의 해결방안을 논술하라’고 지시한 경우, 정책논술의 기본형인 서론·본론·결론 형태로 기술하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서론 → 문제 현황 또는 문제의 원인 분석 → 결론 또는 해결방안’ 순으로 전개할 수 있다. 또한 서론·본론·결론 대신 구체적이고 대표성 있는 제목을 쓰는 경우도 있다. 구체적인 소제목이 있으면 단순히 서론·본론·결론 형태로 제시하는 것보다 더 가독성이 있기 때문이다. 즉 ‘서론: 소제목, 본론: 소제목, 결론: 소제목’과 같은 형태도 나쁘지 않다. 특히 문제해결방안 중심의 논술을 요구하는 문제는 ‘서론 또는 서론: 소제목 → 현황 및 원인 분석 → 결론 또는 결론: 소제목’으로 작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소제목을 붙이는 것이 직접 점수에 반영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가독성이나 자연스러운 흐름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문제 현황과 문제의 원인 분석을 분리해서 단락을 구분하여도 무방하다. 셋째, 논제에 따른 논지는 대상중심, 내용중심, 혼합형 형태로 진술해 나갈 수 있다. 대상중심으로 논지를 제시하는 것은 학교·교사·학생·학부모·지역사회로 구분하거나 교육부·교육청·지원청·학교로 구분하여 그 대상이 할 일을 정리하는 것이다. 내용중심으로 논지를 제시한다는 것은 교육과정 연계지도, 교사 역량강화, 프로그램 개발 및 적용, 지원체제 구축 등과 같이 논지를 내용중심으로 기술해 나가는 것이다. 혼합형은 대상에 따른 역할(내용)을 함께 제시하는 방식으로 예를 들어 교육과정 연계지도 활성화를 위한 교사 역량강화 방안, 학생 인성교육 강화를 위한 학부모 및 지역사회 연계 강화, 학교 생태전환교육 기반 조성을 위한 인적·물적 인프라 구축 등으로 제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혼합형으로 논지를 제시하는 추세이다. ‘무엇을 하기 위해 어떻게 지원할 것이다’라는 식으로 문장을 만드는 것이 자기 생각이나 주장을 잘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추후 예시를 통해 논의해 보기로 하겠다. 그럼 본론 기술 시 어떤 경우에 대상중심, 내용중심, 혼합형을 선택하는 것이 적절한지 살펴보자. 대상중심으로 논지를 제시할 경우는 ‘구성원이 주체가 되어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요구될 때 효과적이다. 교육부나 교육청 주요업무계획이나 초·중등 교육계획 또는 사업별 추진계획을 보면 대상중심 형태로 제시된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즉 구성원별 실행 내용이 논점의 중요한 부분일 경우 필요한 방식이다(자료 1 참조). 내용중심은 논점이 어떤 내용의 방향성을 잡는 것이 중요할 때 제시하는 방식이다(자료 2 참조). 이 경우도 교육부나 교육청의 문건들 속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형태이다. 앞서 혼합형 제시 방법은 교육전문직원 정책논술에서 본론의 논지 제시 형태로 권장한다고 했는데 대상과 내용을 혼합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대개는 어떤 목표를 위해 어떤 지원방법으로 해결할지가 함께 제시되는 형태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자료 3 참조). 넷째, 결론을 염두에 두고 서론에서 제기한 문제에 대하여 풍부한 논거를 제시해야 한다. 서론에서 제시한 논점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 체계적으로 논지를 펼치고, 각 논지의 신뢰성·타당성을 뒷받침해 줄 논거를 논점 중심으로 적절하게 제시해야 한다. 각각의 논지에 대한 논거는 논지의 신뢰성·타당성을 높이는데 결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며, 제시하는 형태도 조금씩 다르게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학교폭력 관계자 협의체 구성 및 운영을 통한 학교폭력 예방교육 기본계획 수립 및 추진’이 논지라면 논거로서는 ‘성공적 사례의 학교폭력 협의체 구성요소와 성공요인’과 ‘관계자 만족도’ 등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성공요인은 ○○○자료를 인용하고, 관계자 만족도는 공식적인 통계자료를 활용하여 제시한다면, 즉 하나의 논지에 다양한 유형의 논거를 제시한다면 신뢰성·타당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반대로 같은 종류의 자료에서 나온 여러 가지를 나열하거나, 같은 유형으로 표현한다면 전자와 다른 평가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논지는 대개 3~5개 정도 기술하는 것이 적절하고, 하나의 논지에 대한 논거는 2~3개 정도가 적당하다. 될 수 있으면 논지는 3개 이상, 하나의 논지에 대한 논거는 3개 정도 작성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적절하다. 다섯째, 논거는 주제에 맞게 선정하고, 특수하거나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일반성·대표성·객관성·사실성이 확보된 2~3개 정도를 대표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객관성·사실성이 확보된 논거는 주로 교육부·교육청의 주요업무계획, 초·중등 교육계획, 사업별 세부추진계획들의 하위세부사업이나 이와 관련하여 교육부·교육청이 제시하고 있는 통계자료 또는 데이터들이 있다. 따라서 2~3개의 논거를 하위세부사업과 관련 통계자료를 비롯한 데이터 등을 활용하여 제시하는 것이 무난할 수 있다. 이때 단위학교에서 적용하는 사업이나 자신의 경험적 자료를 제시하는 것은 위험하다. 왜냐하면 출제자들이 채점기준표를 만들 때 평가의 공정성·객관성·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교육부·교육청 등의 교육행정기관이나 전문기관에서 발행한 객관적 자료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적 경험에 의한 자료를 바탕으로 기술할 경우,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게 된다. 여섯째, 서론·본론·결론의 분량은 원고지와 컴퓨터에 작성할 경우를 구분해야 한다. 원고지에 작성할 경우 원고량이 1,000자 이하라면 본론은 2~3개 단락으로, 1,000~1,600자 사이는 3~4개 단락으로, 1,600자 이상이면 5개 정도의 단락으로 제시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런데 요즘 많은 시·도교육청이 컴퓨터로 정책논술을 작성하고 있다. 만약 A4 2매로 작성할 때에는 제목, 서론과 본론, 결론 사이에 한 줄을 띄고, 전체를 4등분 하여 서론을 1/4, 본론을 2/4, 결론을 1/4로 나누어 작성한다. 이 경우 본론은 3~5개의 단락이 적절하며, 하나의 논지에 2~3개씩 기술하면 전체적으로 적절한 양의 내용을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컴퓨터 작성은 원고지 작성보다 공간적 여유가 있어 서론과 본론도 문장 수를 더 많이 할 수 있어 좋다. 다만 문장은 중문이나 복문처럼 길게 작성하는 것보다 너무 길지 않은 형태로 기술하는 것이 가독성 측면에서 더 유리할 것이다. 마지막 정리단계인 결론은 어떻게 기술할까? 결론은 최종 자기 생각이나 주장을 정리하여 제시하는 것이다. 채점자 입장에서 보면 많은 양의 정책논술 답안지를 읽으며, 정확한 채점을 한다는 것은 매우 부담스럽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처음에는 서론과 결론을 먼저 읽어보고, 그다음에 본론의 논지를 중심으로 살펴보면서 대강의 평가를 하게 된다. 따라서 결론을 잘 기술하는 것은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기술할 필요가 있다. 첫째, 서론·본론·결론의 흐름은 일관성을 유지하며 완결해야 한다. 서론에 제시된 논점에 따라 본론의 논지·논거, 결론의 주장·다짐은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강의나 이야기를 듣다 보면 횡설수설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초점 없이, 주제나 소재가 일관성 없이 왔다 갔다 하기 때문이다. 이런 강의는 이야기가 정리되지 않아 공감이나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따라서 기술하는 과정에서 논제와 논점이 무엇인지를 항상 상기하면서 작성해야 한다. 다만 서론·본론·결론에서 동일한 키워드를 반복해서 사용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서론·본론·결론은 각각이 표현하는 내용이나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둘째, 본론에서 논의된 내용의 골자를 간추려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핵심을 간단하게 줄이거나 정리해야 한다. 결론의 첫머리는 단순히 본론의 내용을 요약·정리하는 것보다 본론의 논지를 포괄하는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더욱 인상적으로 기술하고 싶다면 본론의 내용을 포괄할 수 있는 명언·속담·격언 등을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학생 안전사고 예방과 관련된 문제일 경우 ‘하인리히의 1:29:300의 법칙처럼 학생 안전사고는 그 징후나 조짐단계에서 관심을 두고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처럼 학생 안전사고는 사전 예방활동 없이 한 사람의 인생이 망가진 이후의 조치는 큰 의미가 없다’로 시작할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수험생이 본론의 내용을 그대로 짧게 요약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따라서 각종 명언·속담·사자성어 등이 정리된 관련 서적을 평소에 보면서 익혀 두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수렴적 결론은 본론에서 주장한 내용을 종합하여 짧고 강력한 의지를 표현하고, 확산적 결론은 지금까지의 주장보다는 포괄적이고 보편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결론과 제언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어떤 문제의 실태를 파악하여 해결책을 제시하는 논술은 결론을 수렴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따라서 본론에서 주장한 내용을 요약·정리한 후 이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또는 교육전문직원으로서 어떤 의지나 방법으로 실천할 것인지를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 반대로 어떤 정책이나 사업을 향후 발전시키기 위해 현재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할 방안을 제시하는 논술은 확산적 결론이 필요하다. 따라서 본론에서 주장한 주장보다 포괄적·보편적·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좀 더 넓고 크게 결론을 내리거나 제언을 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학생 안전사고 증가에 대한 해결책이 주요 내용이라면 결론에서 증가 원인이나 추세 등을 언급한 후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나 기관 역할 강화, 구성원의 인식 전환 등과 이를 어떤 방법으로 노력할 것인지를 밝히는 것이 적절하다. 반대로 사회 변화나 수요자의 요구 증가 등으로 미래 대비 교육방향에 대한 것이 문제일 경우 결론은 사회 변화나 수요자의 요구 핵심내용을 정리하고, 이를 위해 국가·사회·학교·구성원들이 어떤 방향으로 노력해야 하고, 또한 본인은 이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를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 추가 질문 : 다음의 정책논술을 읽고 지금까지 알게 된 작성 요령을 바탕으로 잘된 점과 수정·보완할 사항들을 그 이유를 들어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수정하시오. 모두가 행복한 혁신미래교육 구현을 위한 교육정책 방안 1. 들어가며 교육은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가꾸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역량을 키워주어야 한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과 사회적 불평등 등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만족도는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모두가 행복하고 미래지향적 가치를 가진 혁신미래교육 구현을 위한 교육정책 방안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2. 현황 및 문제점 첫째, 수직서열화 사회에서 치열한 경쟁으로 사회에 대한 태도가 부정적이다. 둘째, 불평등을 줄이고 누구나의 가능성을 여는 교육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셋째, 모두가 함께하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의 정착이 필요하다. 넷째, 교육공동체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체제가 필요하다. 3. 혁신미래교육 구현을 위한 교육정책 방안 첫째, 수평적 다양화에 대한 교육공동체의 인식 개선 및 문화와 분위기를 조성한다. 학생들을 하나의 잣대로 평가하는 것을 바로잡기 위해 학교·가정·지역사회 각각의 관점에서 캠페인 제도정비를 지속해서 추진한다. 언론매체·홈페이지·블로그·SNS 등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홍보한다. 교육전문직·교장·교감·교사연수 및 학부모회·학교운영위원회 등의 학부모연수 시에도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홍보하도록 한다. 둘째, 교육과정-수업-평가 혁신을 통한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을 키워주도록 조장한다. 학교교육과정위원회를 활성화하고, 교사의 자율적·협력적 전문성을 통한 교육과정 재구성이 이루어지도록 맞춤형 컨설팅을 밀착 지원한다. 모두가 참여하는 수업으로 소통과 협력이 이루어지며 질문을 통한 창의력과 비판력이 형성되는 수업이 되도록 다양한 맞춤형 교사연수를 지원하고 자발적 교원학습공동체가 운영되도록 지원한다. 모두의 발달을 돕는 평가가 될 수 있도록 교사 전문성 제고를 위한 관련 연수를 시행하고 평가 관련 자료를 개발·보급하여 현장에 쉽게 정착될 수 있도록 한다. 셋째, 학교와 마을, 지역의 교육공동체가 협력할 수 있도록 민관거버넌스를 구축한다. 혁신미래교육은 협력과 참여를 통한 민주적인 교육이다. 이를 위해 시민의 변화 요구와 교육문제 공동 해결을 위한 지속적 교육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서울시 및 자치구와 구축된 협의체 운영을 내실화하고, 교육복지 자원봉사 및 민관 협력 활성화를 위해 퇴직교원 등 전문성 있는 지역주민의 멘토링을 활성화한다. 민간자원 유치(용기프로젝트 등)를 통해 저소득 학생의 종합적 교육복지를 지원하고, ‘학교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한 제도와 운영을 지원한다. 넷째, 학교운영 및 교육행정 혁신을 통한 민주적 운영이 이루어져야 한다. 모두가 참여하는 학교운영이 될 수 있도록 교사의 협력적·전문적 학습공동체 운영을 지원하고, 토론이 있는 교직원회의를 통해 학교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학부모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학부모회 법제화, 학교운영위원회와의 관계를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학교현장에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컨설팅 및 모니터링을 지원한다. 학생의 자치활동 활성화를 위해 학생회 운영비 지원, 학생회 공간 확보, 학생참여예산제·학생참여위원회·학생자치모델학교 등을 운영한다. 교육청은 행정중심체제에서 교육중심체제로 전환하여 학교현장에서 교육활동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체제를 구축하고 운영한다. 4. 나가며 ‘혁신’이란 가죽을 벗겨 새롭게 하는 변화이고, ‘변화’는 이미 현재 사회를 설명하는 핵심 단어가 되었다. 우리 교육에 대한 성찰과 혁신을 통해 학생과 우리 사회의 희망찬 미래를 열 수 있다. 넘버원(No1)이 아닌 온리원(Only1) 교육으로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이 꽃피워질 때 모두가 행복한 혁신미래교육이 실현될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전문직으로 사명감과 열정을 갖고 높은 포부와 낮은 마음으로 최선의 지원행정을 펼쳐 나가겠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20대 대통령이 취임을 앞두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결정하게 되는 이 기간은 향후 대한민국의 5년을 이끌어갈 계획을 수립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새 정부에 대해서 교육분야에서도 많은 기대와 함께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표현하는 만큼 급격한 변화가 우려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급격한 교육환경 변화에 대한 혁신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급격한 교육환경 변화에 대해 더욱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요인이 많다. 우리나라의 저출산은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합계출산율이 2020년 0.84명으로 이미 1명 이하로 떨어진 상황이고,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저출산은 교육뿐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분야에서는 저출산이 학령인구 감소로 이어져서 유·초·중등교육과 대학교육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구밀도에 따라 유·초·중등학교 사이의 학생수 편차가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주민이 줄어드는 지역은 소규모학교 통폐합이 필요하고, 인구 밀집지역에는 학교 신설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대학은 충원율이 낮아져서 존립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지방대학의 위기는 지역 소멸의 문제로 연결된다. 고령화로 인해 노인인구 비율이 급증하면서 우리나라 인구구조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15세 미만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비율을 뜻하는 노령화지수가 1990년에는 20.0이었으나, 2050년에는 376.1로 예상된다. 따라서 고령사회에 대비하여 평생학습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기술 발전이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직업현장과 교육·훈련 간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다. 기업이 현장실습 등의 교육과정 운영에만 한정적으로 참여하여 교육에서 산업수요 반영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행복한 여가생활을 위해서 요구되는 평생교육의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퇴직 후 노후생활을 하는 인구비중이 높아지면서 가장 시급한 노인복지는 바로 노인들이 여가를 즐겁게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학습지원 정책이다. 노인교육이 별도의 정책으로 추진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저해할 수 있는 위협요인으로 제기되는 문제 가운데 하나는 양극화의 심화이다. 경제·사회 양극화 현상은 교육을 매개로 세대와 세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양극화의 악순환 고리는 교육이 될 수 있다. 최근 유행하는 ‘수저계급론’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자녀에게 고스란히 이어지는 폐단을 비판하는 인식이 반영되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양극화가 심화되어 ‘승자독식 사회’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원하는 교육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사회적 약자를 위한 교육복지정책이 강화되어야 한다. ‘인공지능시대(artificial intelligent era)’라는 용어가 이제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는 제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과 함께 미래사회를 표현하는 용어라고 할 수 있다. 교육분야에서 인공지능·빅데이터·메타버스 등의 첨단 기술이 교육의 내용, 교수·학습방법, 평가, 피드백의 측면, 교사의 역할과 역량, 교육행정 지원에 이르기까지 혁신적인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전 지구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디지털 전환이 교육의 영역에서도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산적한 교육현안, 교육부총리 역할 중요 그 어느 때보다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교육부와 타 부처를 연계하는 사회부총리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새로운 정부에서는 5년의 교육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과제를 선별하는데 더욱 신중해야 한다. 교육정책의 내용적으로는 전문적 판단이 필요하고, 절차적으로 민주적 협의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새 정부에서 미래교육의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 고려해야 할 중요한 내용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저출산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젊은 부부들에게 양육과 교육비가 저출산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하는 ‘출산’, ‘양육’, ‘교육’을 선택하는데 주저하기 때문이다. 젊은 부부들이 출산을 선택할 수 있도록 사회적 돌봄체제를 구축하여 마음 놓고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학교는 공간의 제공 역할을 하고, 돌봄은 별도의 조직과 인력을 구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유아교육에 대한 전면적 개편도 필요하다. 만 5세 대상 유치원은 ‘유아학교’로 입법화하여 정규학제로 편입하고, 3·4세 보육과정은 유치원으로 통합해야 한다. 가정교육의 역할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전인적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초등 저학년은 학급당 학생수를 12명으로 줄여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방안도 제시되어야 한다. 초·중등교육에서는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통해 미래교육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고등교육에서는 적극적인 대학구조조정을 구체적으로 시행하고, 충원율이 낮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은 평생교육 기능 강화와 외국인 유학생 유치로 미충원 위기를 타개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13년이 넘는 등록금 동결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부분의 대학을 위해 정부의 재정지원이 가능하도록 고등교육교부금제도를 신설해야 한다. 둘째, 고령화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하는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장년층의 재교육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직업교육 투자를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디지털 신기술 분야의 직무능력 향상에 필요한 온라인 강좌 및 현장실습 등을 묶어 운영하는 기업 수요에 맞춘 산업연계 단기교육과정(6개월 내외)의 운영이 강조되고 있다. 산업분야 대표기업이 필요한 직무를 제시하고 이수 결과를 직접 평가·인증하고, 교육기관은 보유한 인프라를 활용하여 특성화된 교육프로그램을 개설·운영해야 한다. 또한 오프라인 중심 교육을 시행하는 대학들이 온라인 과정을 제공하는 다양한 교육 플랫폼을 구현해야 한다. 퇴직 후 여가시간을 향유하는 노인들을 위해 적극적인 학습지원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교육부에 노인교육정책국을 신설하여 노인교육 정책을 체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그동안 정책의 사각지역에 놓여 지자체에서 담당했던 노인교육의 역할을 좀 더 전문적인 영역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노인교육 바우처 제도를 만들어 누구나 원하는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사회적 양극화에 따른 교육격차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교육격차는 생애초기 단계부터 교육투자 격차에 의해 누적적으로 발생한다. 유아기부터 국가적 교육투자를 높여서 질 높은 교육기회를 제공해야 격차를 줄일 수 있다. 무상교육·무상급식 등 보편적 교육복지가 완성단계에 있기 때문에 이제는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선별적 교육복지정책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해야 지속가능한 포용 사회를 만들 수 있다. 미래교육의 방향으로 제시되고 있는 인공지능의 교육적 활용은 교육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으로 제안되고 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지능형 튜터링 시스템은 개인별 맞춤형 교육을 지원함으로써 학습격차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교육지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디지털 전환에 맞는 미래인재 양성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근대 시민혁명으로 만들어진 근대적 학교는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라는 근대성의 산물이다. 이러한 근대적 학교를 개인 학습자가 본인의 꿈과 진로에 따라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미래형 학교로 전환해야 한다. 개인별 맞춤형 학습지원이 가능하도록 새로운 학교시스템 설계가 필요하다. 모든 학생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개인별 맞춤형 교육을 위해 고교학점제를 정착시키고, 초등학교와 중학교에도 무학년제 형태의 맞춤형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한 튜터링 시스템을 공교육에서 제공하여 사교육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또한 모든 국민이 인공지능시대의 핵심적인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 초·중등교육에서 AI 기초소양교육을 강화하고, 고등교육에서는 첨단 분야의 핵심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인공지능시대에 더욱 강조되는 인간성, 인문학적 상상력을 높이기 위해서 ‘한국학술진흥원’을 신설하여 인문·사회·자연과학 등 기초학문 분야의 연구와 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교육계는 많은 혼란을 겪어왔다. ‘조변석개(早變夕改)’ 하는 교육정책으로 교육현장과 교육 당사자들은 변화에 맞추는데 지쳐있고, 교육정책에 대한 신뢰는 매우 낮다. 교육부의 각종 평가와 통제에 대학들은 힘들어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정책내용의 문제라기보다는 정책과정에 대한 불신이 더 높기 때문이다. 대입정책, 특목고 정책 등이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면서 끊임없이 변동하는 대표적인 정책들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31조 제6항에서는 교육제도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은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교육제도 법정주의’라고 일컫는다. 미래를 대비한 안정적인 교육혁신을 위해서 과정이 어렵더라도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주요 교육제도를 법률로 규정하고, 정치적 변동에 의해 조변석개하지 않는 교육제도를 만들어 국민적 신뢰를 형성해야 한다. 이번 정부에서는 어렵겠지만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이면서 안정적이고 신뢰로운 교육정책을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꿈이 이루어지는 미래노트 (혼다 아리아케 지음, 책과콩나무 펴냄, 200쪽, 1만2000원) 일본에서 인사교육 컨설턴트를 운영하며 능력 개발, 경영교육 컨설팅 및 강연자로 활동 중인 저자는 어린이가 스스로 미래설계가 가능한 현실적인 방법들을 실제 경영과 마케팅에서 사용되는 이론들을 활용해 동화로 풀어냈다. 주인공 하루토가 자신만의 ‘미래노트’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담겼다.
“학부모와 교사의 공통 목표가 있어요. 학생이 일 년 동안 학교에서 즐겁게, 무탈하게 지내는 거예요. 담임선생님은 아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합니다. 가정환경 조사서가 배부될 거예요. 과거와 달리 최소한의 내용만 받습니다. 담임선생님이 알아야 할 아이의 발달, 행동 등에 대해 세세하게 적어주시면 아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요.” 지난달 26일 우리마을예술학교와 경기도파주교육지원청은 ‘2022 초등학교 신입생 학부모와 함께하는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온라인 화상회의로 개최한 토크콘서트는 우리마을예술학교에서 활동하는 ‘모두가 빛나는 학교 자문단’ 소속 현직 교사들을 주축으로 준비됐다. 미리 학부모들의 질문을 받고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날은 ‘처음 맞이하는 슬기로운 학교생활’을 주제로 학교 운영과 교육과정, 마을 교육과정, 학부모의 역할에 대해 다뤘다. 3월 5일에 진행된 2차 토크콘서트에서는 학교생활에서의 갈등 해결, 우리 가족의 유형 인식과 이해, 교우관계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학부모들이 가장 궁금해 한 부분은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위기 속에서 어떻게 교육이 이뤄질 것인가’였다. 대표인 김성대 서울 강서고 교사는 “이럴 때일수록 학교의 구성원들이 주체적으로 네트워크를 구성, 협력하고 연계해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며 “우리마을예술학교의 운영 사례는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공부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우리마을예술학교는 지난 2012년에 조직된 마을 교육 공동체다. 현직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로 구성돼 있다. 학생들이 마을을 무대로 삼아 자신의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도록 학생주도 활동을 중심으로 한 마을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초등학생은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s)’를 큰 주제로 활동하고, 중·고등학생은 학교 수업과 연계한 진로 프로젝트 활동을 하고 있다. 김성대 대표는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고민했고, 부모 커뮤니티에서 뜻이 맞는 분들과 모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학교나 사교육기관에만 자녀교육을 위탁하는 게 아니라 부모가 자녀와 함께 공부하고 성장하는, 교육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학교에서의 배움을 마을로 확장하고, 또 삶으로 이어지게 돕고 있어요. 마을 교육과정을 통해 세상을 알아갈 수 있게요.” 올해 11년 차를 맞은 우리마을예술학교의 마을 교육과정 운영 노하우를 배우려는 곳도 적지 않다. 특히 혁신교육 지구를 운영하는 지자체에서 관심이 높다. 지난 2월에는 경기도파주교육지원청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김 대표는 “하다 보니, 혁신교육 지구의 모델이 됐고, 하다 보니,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함께하는 좋은 사례로 발전해 긍정적인 영향을 나누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혁신교육 지구가 그 취지에 맞게 운영되려면 전문가 위주로 진행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교육 주체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마을예술학교는 4월부터 교육 관련 주제로 월별 온라인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교육에 힘을 실어 주고 교권을 지켜줄 ‘교육 대통령’은 누가 될 것인지 학교 현장의 관심이 높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이슈가 된 교육 공약은 많지 않은 편이다. 한국정책학회와 한국행정학회가 지난달 22일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정책공약 비교분석’을 통해 3개 정당 대선 후보자들의 주요 교육 공약을 살펴본다. ◆교육환경 위기 따른 ‘대전환’ 정책 코로나19의 지속적인 여파로 학력 양극화뿐만 아니라 정서적·심리적 결손이 심화된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어 범정부 차원의 관심과 ‘교육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의무교육단계에 기본학력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고 빅데이터·AI를 활용한 개인맞춤형 학습관리를 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초등 단계에서 자율적으로 기본학습역량 진단을 시행하고 결과에 기반한 다양한 보충학습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 기본학력 전담교사를 채용해 기본학력 미달 학생이 많은 학교에 우선 배치하고 개별지도하겠다며 채용에 400억 원을 투입하고 기본학력 진단개발비 100억 원, 온라인 교육 통합 플랫폼 구축에 43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체제, 목표, 내용, 방식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AI교육혁명, 학교교육 바로세우기, 지방대 및 초일류대학 육성, 배움-일자리-삶이 선순환하는 평생학습사회 구축을 제시했다. 또 교육양극화 해소를 위해 교육희망사다리를 복원하고 AI 환경 여건 및 학습활동 제공을 통한 교육격차 해소를 정책목표로 내세웠다. 윤 후보는 공약 실현을 위해 2년간 1000억 원의 특별예산을 편성해 국가 차원의 디지털 교육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코로나19 원격 초·중·고 교실 혁명을 위해 학급당 20명의 미래형 학교, 미래형 교육과정-수업-평가, 대학 무상교육을 실시해 국가가 책임지는 미래형 맞춤교육을 제안했다. ◆미래교육을 위한 거버넌스 체제 확립 중장기적 교육 방향을 설계-합의하고 미래교육 거버넌스 체제를 재설계하는 기구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교육위원회가 7월 출범한다. 이재명 후보는 “교육부, 국가교육위원회, 교육청의 역할 조정 및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미래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컨트롤타워를 재구조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역교육지원청의 권한을 강화하고 기초자치단체와의 협업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학부모회·학생회·교직원회의 법제화를 통해 학교자치를 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윤석열 후보는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의 역할을 검토한 후 업무 재조정 및 업무 설정을 명료화하겠다”고 했다. 또 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교육정책을 추진하고 위원회가 이념적으로 편향되지 않도록 전문가 위원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후보는 “국가교육위원회 구조의 정권 친화적 요소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사교육비 경감 및 대입제도 개선 대책 대입제도 공정성은 이번 정부에서 큰 화두였다. 수시전형에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면서 정시모집 인원이 일부 확대되고 수능 문제 출제 오류 논란 등 대입제도 갈등이 커지고 있다. 2020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월 28만9000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EBS 온라인 학교 전환 및 온라인 탑재, 취약계층 교재 무료 제공 확대”를 약속했다. 또 중·고교 시험을 교과서 밖에서 출제하지 못하도록 하고 양질의 방과후 학교 확대를 통해 교육비 부담을 경감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교육부 산하 ‘사교육대책위원회’ 설치·운영, 영재고·과학고 입시제도 개선 등을 제안했다. 윤석열 후보는 “모든 학생의 특성과 학력 수준을 정확히 진단해 맞춤형 교육 지원이 필요하다”며 첨단 에듀테크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학생의 특성과 학력 진단, 맞춤형 솔루션 제공 등으로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을 통해 충족할 수 있는 경로를 열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후보는 학급당 20명, 1수업 2교사제 등 핀란드식 중층 기본학력 보장 시스템과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통한 대학서열 완화 조치를 내걸었다. ◆유보통합 및 돌봄정책 확대 우리나라는 누리과정은 시행됐으나 유보통합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영유아기 사회적 돌봄과 관련한 요구가 높지만 성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이재명 후보는 “유아 및 보육을 단계적으로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관리부처를 통합하고 재원확보 및 법률 제·개정으로 유아교육과 보육의 격차를 해소하겠다”며 “유보통합위원회를 구성해 단계적 실행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국공립-사립 유치원 교사를 동등 처우하기 위해 노력하고 초등 돌봄교실을 확대해 오후 7시까지 연장하고 권역별 긴급돌봄센터를 설치해 야간 및 토요일에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또 초등 저학년의 3시 하교를 도입해 별도의 지역교육과정 도입을 공약했다. 윤석열 후보도 “공정과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유보통합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기존 돌봄중심 운영에서 탈피해 ‘1인1기’ 특기 및 적성교육을 강화하고 지역돌봄 인프라를 개선해 돌봄교실과의 연계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후보도 유보통합 찬성 입장은 물론 국공립 유치원 확충과 만 3~5세 유아 무상의무교육 실시를 제시했다. 또 학교 돌봄교실을 확충하고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방과후 돌봄학교장을 공모하고 돌봄전담사 전일제를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코로나19로 등교 일수가 줄면서 고등학생들의 학습 불평등이 두드러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등교 일수가 줄어든 학교일수록 상·하위권 학생 비율은 늘고 중위권은 줄어 양극화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결과는 김현철 홍공과학기술대 교수와 양희승·한유진 연세대 교수가 21일 발표한 ‘등교 일수 감소가 고등학교 학생의 학업 성취 및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서 드러났다. 우리나라 고등학교의 2020년 등교 일수는 2019년 법정 등교 일수 190일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104일로 전년도에 비해 평균 86일간 등교하지 못했다. 적게는 50일 미만, 많게는 150일 이상 등교한 학교도 있어 학교 간 차이가 컸다. 연구팀은 전국 고교 2학년 학생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2015~2020년 국·영·수 성적을 활용했으며 자료에는 과학고·외고·종합고는 제외하고 일반고만 포함했다. 분석 결과 등교 일수 100일 이상인 경우, 수학 중위권 학생 비율은 88.9%였고 100일 미만인 경우 84.8%로 4.1%포인트 줄었다. 반면 하위권은 7.1%에서 9.8%로 2.7%포인트, 상위권은 4.0%에서 5.4%로 1.4%포인트 늘었다. 수학뿐 아니라 국어와 영어 등 다른 과목에서도 중위권은 줄어들고 하위권과 상위권은 늘어나는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영어의 경우 등교 일수 100일 이상인 중위권 비율과 100일 미만인 비율이 89.2%에서 84.3%로 4.9%포인트 줄었고, 하위권은 6.2%에서 8.9%, 상위권은 4.6%에서 6.8%로 각각 2.7%포인트, 2.25%포인트 늘었다. 국어는 중위권 90%에서 86.9%로 3.1%포인트 줄고 하위권은 6.0%에서 8.1%로 2.1%포인트, 상위권은 4.1%에서 5.1%로 1%포인트 늘었다. 반면 등교 일수 제한이 평균 성적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권과 하위권이 같이 늘면서 평균 점수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연구진은 “등교 제한이 고교생의 평균 학업 성취도를 낮추지는 않았지만 학습 불평등은 증가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상위권 학생들에게 공교육은 사교육이나 EBS 등과 같은 대체 학습에 비해 효과적이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등교하지 않는 동안 본인 수준에 맞는 공부를 해 오히려 성적이 올랐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반면 하위권 학생들에게 등교는 최소한의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데 더 이상 학교에 가지 않게 되면서 학업에 손을 놓아버렸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양희승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학업성취도 만큼 중요한 사회성, 유연한 성격, 끈기 등과 같은 비인지 기능에 대해서는 자세히 연구하지 못했다”며 “추가적인 연구와 함께 수능 자료와 같이 전국의 모든 학생을 포괄하는 연구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철 교수는 “2022년 새 학기는 새로운 정부와 함께 시작하는 만큼 누가 대통령이 되든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교육 불평등을 개선하는 정책을 주요 국정과제로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수능 개편안 빠진 정시확대 공약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후보의 대입 정시 확대 공약 철회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근본으로 돌아가 질문하는 것은 늘 유효한 전략이다. 우직한 지성이 내딛는 첫걸음이자, 전투적인 혁명가의 선정적인 공격 수단이고 노회한 보수의 효과적인 방어 수단이기도 하다. 차원이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담아낼 새 질서가 필요한 시대, 인류를 위협하는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한 해법이 난망한 시대에는 더욱 필수적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국가란 무엇인가? 화폐란 무엇인가? 학교란 무엇인가? 비로소 열린 생경한 문명의 개화기처럼 모두가 근본을 묻는다. 물어야만 한다. 겨우 ‘교육정책 기획’ 따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하면서 너무 거창한가? 그러나 그럴 수밖에 없다. 겨우 ‘교육정책 기획’ 따위가 아닌 것이다. 난타당하는 공교육, 교육행정기관의 전통적 역할 정체성이 부정되는 상황, 학교가 인생을 책임져줄 것이라고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 각자도생의 현실에 대한 자책감 때문에 그렇다. 소풍처럼 기다려지는 미래가 아니라, 생존을 위협하고 경쟁을 종용하는 두려움의 미래가 유통되는 현실의 부당함 때문에 그렇다. 화석화된 채 현장을 표류하는 교육정책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에 더욱 그렇다. 기획의 방법을 묻고 싶은가? 백방을 제시해도 결국은 온전히 질문한 사람 몫으로 남을 테지만, 일단 묻는 것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다. 기획, 정책기획이란 무엇인가? 기획의 온도 - 머리를 뛰게 하는 논술, 가슴을 뛰게 하는 기획 1987년 직선제 대통령 선거. 대척점에 섰던 후보 두 명과 직선제의 단초를 제공한 대통령까지 세 명이, 작년 한 해 세상을 떠났다. 천지개벽할 것 같았던 그 대선판 분위기에 고무되어 유세장을 기웃거렸다. 직선제를 쟁취한 시민의 힘을 이야기하면서, 흰머리 휘날리며 일갈했던 후보의 말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판을 만드는 사람이야말로 훌륭한 사람이다!’ 그렇다. 그 판, 판을 까는 행위가 기획이다. 판이 깔려야 뭐가 되어도 될 것이 아닌가? 그러나 기획은 양가적이다. 선한 의도만으로 판은 깔리지 않는다. 사기판, 도박판도 있고, 흔히 이야기하는 기획부동산, 기획수사처럼 사심을 채우려는 부당한 의도의 판이 열리기도 한다. 그러나 ‘정책기획’의 의도는 철저하게 공익적이어야 한다. 세상을 개선할 목적으로 판을 설계하는 행위가 정책기획이다. [PART VIEW] 그러나 공익이건 사익이건 의도의 소재에 상관없이 기획의 본질은 같다. ‘기획자의 의도에 공감하고 나도 같이 해보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어야 한다. 아무도 기웃거리지조차 않는 판은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관료적 냄새가 물씬 풍기는, 활자만으로 자족적인, 기시감으로 충만한 건조한 것이 정책기획이 되어서는 안 된다. 논술과 기획은 교육정책을 담당할 전문직 선발 전형의 고정 아이템이다. 보편적이면서도 신선한 관점과 주장, 풍부한 근거와 튼실한 논리로 독자의 ‘머리를 뛰게 만드는 것’이 논술이라면, 기획은 변화될 세상에 대한 기대감과 동참하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가슴을 뛰게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 기획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기획자의 가슴이 먼저 뛰고 볼 일이다. 가슴 뛰는 문제를 먼저 발견하고 볼 일이다. 기획의 8가지 미덕 - 미제 고무신(C-R-O-C-S) 신은 코끼리(E-L-P) 가슴 뛰는 문제를 발견했는가? 그렇다면 이제는 진정하고, 설계를 시작할 때다. 기획은 열정을 풀어내는 과학인 것이다. 어떻게 하면 기획자의 의도에 공감하고 참여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 다음은 기획안을 작성하는 지침으로 삼을 만한 기획의 8가지 미덕이다. ① 창의성 Creativity 좋은 과학실험은 실험목적에 부합하는 가장 간결한 실험이다. 기획도 마찬가지다. 좋은 기획은 기획자의 의도를 구현할 수 있는,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방안이 있어야 한다. 막대한 예산과 많은 사람들이 동원되는 기획이, 기관의 대표정책으로 홍보하기 좋고 기획자의 존재감을 부각시켜줄지는 몰라도, 더 좋은 세상을 기약하는 것은 아니다. 수십 년간 죽어가던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생태계를 불과 14마리의 늑대가 복원시켰다는 일화처럼 가장 효과적으로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방안, 그것이 기획에서 요구되는 창의성의 핵심이다. 이런 창의성은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는다. 일단, 실무에서 멀어질수록, 관료조직의 정점에 가까울수록 발휘되기 어렵다. 세상(현장)을 변화시키는 창의성을 발휘하려면 현장에 대한 민감성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현장에 대한 민감성이 절절하게 살아 있는 실무자라고 해서 무조건 창의성이 발휘되는 것은 아니다. 늘 변화가 필요한 지점을 자각하고 몰입하는 실무자에게만 허락되는 것이 창의성이다. 누군가 몰입을 이렇게 정의했다. ‘고도의 정신적 집중 상태에서 높아지는 장기기억 인출능력을 활용하여 기적과 같은 아이디어나 해결책을 얻기 위한 활동’1이라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미리 포기할 일은 아니다. 논어에 ‘사무익불여학(思無益不如學)’이라는 말이 있다. 의역하자면 ‘생각만 하느니 배우기만 하는 게 더 낫다.’라는 뜻이다. 혹 알겠는가? 많은 이야기를 듣고, 읽고, 기록하고, 그렇게 놀다보면 기적 같은 해결책이 떠오를지도. ② 절제 Restrain 미스터 브룩스의 주인공, 이중인격자 케빈 코스트너가 이런 기도문을 읊조린다. “바꿀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을 주시고,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그리고 그 둘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라는 책으로 유명한 신학자, 라인홀드 니버가 지은 기도문이다. 기획의 미덕을 이야기하면서 이 기도문을 소개하는 이유는, 기획은 무엇인가를 ‘포기하고 한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룰 문제도 한정하고, 목적도 한정하고, 방법도 한정하는 것이 기획이다. 한정은 전략적 포기를 동반해야 가능하다. 그러나 풍부한 문제의식, 가치있는 비전과 매력적인 방안으로 충만한 기획자에게 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다 담아내고 싶은 욕망을 버리기 어렵다. 그러나 버릴 것을 버리지 못한 난삽한 기획안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절제의 미덕이 불필요한, 콘텐츠가 부족한 기획자다.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억지로 갖다 붙이기 십상이다. 절제의 미덕을 발휘하기 전에, 일단은 자기 콘텐츠부터 확보하는 것이 먼저다. ③ 객관성 Objectivity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의 경지는 사실상 도달 불가능하다. 육신과 욕망이라는 인간의 태생적 존재 조건뿐만 아니라 온갖 중첩된 사회적 입장을 갖고 있는 인간이, 그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 온전히 객관적인 세상을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이 객관성이다. 객관성을 포기하는 순간, 세상은 주관적 편견과 편협한 주장으로 난무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공감과 동참을 이끌어내야 할 기획자에게 ‘현실을 바라보는 객관적 시선’은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사실이 없는 당위적인 주장은 오직 종교적 신념을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만 호소력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것을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이야말로 예언자이며 시인이다.’2라는 영국 시인 블레이크의 생각은 매우 인상적이다. 사실에 대한 강력한 강조는 그에 부합하는 미래를 불러오기 마련이다. 주변에 널린 기획안이 있다면 잠시 훑어보라. 추진 배경이 ‘노골적인 당위적 진술’로 가득 차 있는지 ‘인상적인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현실을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교육현실에 대한 분석과 통계자료에 친숙해지는 것이다. 아무리 빅데이터의 시대라고 하지만, 빅데이터는 멀고 스몰데이터는 가깝다. 손만 뻗으면 취할 수 있는 교육현실에 대한 데이터가 교육부, 교육청, 청소년정책연구원, KEDI, KERIS, 통계청, 보건복지부 등에 널려 있다. 미래사회 변화, 기후변화, 공교육 만족도, 사교육 실태, 학교 밖 청소년과 다문화 청소년 실태, 특수교육, 돌봄, 기초학력, 학령인구 감소 등등 자료를 가지고 놀아보자. 혹시 알겠는가? 내 가슴을 뛰게 하는 문제가 불현듯 나타날지도. ④ 명확성 Clarity 아무리 의도가 좋고 기막힌 방안이 담긴 기획안도 명확하지 않다면 세상을 변화시키기는커녕 혼란만 부추긴다. 오랜 역사를 지닌 종교의 잘 다듬어진 교리도 대중 속에 유통되는 순간, 기억하기 좋고 말 삼기 좋은 뼈대만 남아 때로는 왜곡되고 기복신앙으로 소비되기 일쑤이다. 간혹 들리는 종교계의 일탈은 결코 예수와 부처가 의도한 게 아닐 터이다. 하물며 불분명한 기획안을 써놓고 일일이 찾아다니며 기획안의 진의를 설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꼭 술술 읽히는 것이 좋은 책은 아니다. 좋은 책은 이렇게도 읽히고 저렇게도 읽혀서 토론을 촉발하기도 한다. 경전의 주석사라고 할 수 있는 동양학문의 역사가 그렇다. 그러나 좋은 기획안은 술술 읽히며 단박에 전체가 한 문장으로 요약되어야 한다. 왜, 무엇을 위하여 어떻게 한다는 것인가? 그런 기획안이 되려면 우선 일이 되어가는 경로가 구조적으로 명확하게 드러나야 한다. 그리고 모든 문장, 모든 용어가 백 사람이 보아도 오직 한 가지로 해석될 수 있도록 명확해야 한다. ⑤ 의미 Significance 의미 없는 기획은 무의미하다. 다시 말하지만 기획은 기획자의 의도에 공감하게 하고 동참하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의미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목표가 명확하고, 절제되고 창의적인 방안이 있더라도, 그 의미가 시의성이 떨어지거나 여차하면 버리고 대체해도 좋을 정도의 상대적인 의미를 지닌 것이라면 공감은 물론, 지속적인 추진력이 담보되기 어렵다. 그래서 기획이 지향하는 의미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지극히 보편적이면서도 실제적인 것으로 느껴져야만 한다.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으면서 당면 문제의 해결방안을 선정하고 구체적으로 안내하는 지침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보편성과 실제성은 당대의 시대정신에 대한 통찰에서 온다. 어떻게 그런 통찰력을 발휘하고 적절한 의미를 추출할 것인가? 지름길은 없다. 그렇다고 짐짓 물러설 필요도 없다. 말이든 책이든 시대를 읽는 텍스트를 예의주시하며 메시지들에서 공통적으로 읽혀지는 것들을 자기 언어로 정리해내면 된다. 내가 생각하는 우리 시대의 핵심 가치는 개별성과 공동체성이다. 미래의 교육(또는 행정)은 학생(또는 현장)의 개성·적성·처지(또는 특수성)에 맞는 배려가 가능한 유연한 형태이여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추상적인 모든 사람(현장)이 아니라 구체적인 한 사람(하나의 현장)에 대한 실질적이고 세심한 배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가치가 바로 개별성이다. 공동체성이 강조하는 것은 공동체 구성원(또는 단위조직)으로서의 소속감과, 다름을 존중하고 공감, 배려, 희생할 줄 아는 품성이다. 아울러 자율성을 지닌 당당한 주체로서,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함께 노력하는 연대의 정신을 강조하는 가치가 공동체성이다. 시대정신에 대한 누군가의 해석과 언어에 종속될 필요는 없다. 우리가 학생에게 ‘자신의 지식을 창조하라!’고 강조하듯, 그 모든 것을 융합해서 기획자의 육화된 언어로 다시 풀어내는 것이 정답이다. ⑥ 쉬움 Easyness 기획안은 쉬워야 한다. 쉬운 기획안을 쓰기 위해 수십 번 다시 생각하고 고쳐 쓰지 않는 것은, 제발 먹기를 바라지 않으면서 요리하는 것과 같다. 쉽게 이해되어야 참여도를 높일 수가 있다. 기획안에 포함된 내용이 아무리 명확하더라도 사전을 찾아보고 원작자에게 묻고 나서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면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없다. 쉬운 기획안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조작적 정의와 설명이 필요한 주관적 표현을 자제해야 한다. 낱말 하나로 쓰면 될 것을 굳이 참고 표시를 동반해서 구구절절 설명하는 순간 이해의 흐름은 막히고 만다. 두 번째, 쉬운 기획안은 체계적으로 구조화되어 있어야 한다. 전체 내용의 틀이 잡혀 있고 각종 정보들이 표나 그래프로 요령있게 정리되어 있어야 눈에 들어온다. 기획안 각 영역의 모든 항목은 한눈에 읽히고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3~4개로 제한하는 게 좋다. 세 번째, 기획안은 간결해야 쉽게 읽힌다. 간결하게 표현하려면 최대한 단문으로 쓰는 게 기본이다. 한 항목에는 오직 하나의 일이나 생각만을 담고 가능하면 한두 줄로 소화해내야 한다. 군더더기 표현이나 의미가 중복되는 문장 또는 용어가 없어야 하고, 구구절절한 설명과 강조표시를 남발하지 말아야 한다. 문장의 끝맺음을 명사형으로 하는 것도 군더더기를 없애는 한 방법이다. 주의사항 한 가지! 군더더기를 없애는 데 집착하다가 명확성을 놓치는 수가 있다. 가령, 조사를 과도하게 없앤 나머지 뜻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기획안이 종종 있다. 마지막 네 번째! 정보의 배치는 가능하면 큰 것과 중요한 것을 먼저 제시하는 게 좋다. 그래야 큰 덩어리를 먼저 이해하고, 나머지 작은 것들을 머릿 속에 쉽게 넣을 자리가 생긴다. 보충적인 내용은 문미에 괄호를 넣어 처리하거나 양이 많다면 붙임자료로 처리하는 게 좋다. ⑦ 논리성 Logicality 기획안이 갖추어야 할 논리성은 종잡아 두 가지다. 종적 논리와 횡적 논리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바나나는 길어, 길면 기차’라고 하는 식으로, 논리가 아예 없거나 비약하는 것이 금물이다. 이건 기본이니까 제쳐두자. 종적 논리가 있어야 한다는 말은 기획안의 처음부터 끝까지 각 내용들이 논리적으로 위배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앞의 내용에 따라 다음 내용이 뒤따라 나오듯 해야 한다. 추진배경에서 제시된 문제의식이 목적에 반영되어야 하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방침에 등장해야 한다. 그 가이드라인에 따라 세부사업이 선정되고 실천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위에서 시대정신을 담고 있는 핵심 가치로 개별성과 공동체성을 제시했다. 그 가치를 반영하여 학교의 공동체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기획안을 작성한다고 하자. 추진배경부터 목적, 방침, 사업의 선정에 이르기까지 개별성과 공동체성을 잘 담아냈다면, 세부계획에도 역시 그 가치들이 반영되어야 한다. 개별성을 존중한다고 하고, 학생 개개인, 교원 개개인, 학부모 개개인, 지역사회마다의 특성과 요구가 반영되지 않는 프로그램을 제시해서는 안 된다. 다음, 횡적 논리가 있어야 한다는 말은 기획안의 각 영역에서 다루어야 할 것들을 모두 균형 있게 다루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을 언급했으면 저것도 언급해야 한다. 학교구성원의 공동체성을 함양한다고 하면서 학생 자치활동과 관련된 계획만 있거나, 대부분의 계획이 어느 하나를 중심으로 수립되어서는 안 된다. 학교 구성원의 모든 그룹, 더 나아가 모든 그룹을 아울러서 학교를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기 위한 방안이 등장해야 한다. ⑧ 가능성 Possibility 이제 기획의 마지막 미덕, 가능성을 이야기할 차례다. 가능성은 지금까지 설명한 모든 미덕이 수렴된 결정판이다. 아무리 쉽고 명확하고 논리적이며 창의적이고 절제되어 있고 의미 있는 기획안이라고 해도 실행 가능성이 없으면 쓸모가 없다. 기획의 핵심은 ‘동참 욕망’이라고 언급한 것처럼, 기획안을 보는 순간, 무릎을 탁 치면서 ‘아,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런 고품질 기획안은 과제로 남겨두더라도, 최소한 실행 불가능한 기획안은 작성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법과 예산, 인력, 조직, 시기 등 제반 여건이 가능한지 반드시 따져 보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보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예상되는 갈등이나 장애요인이 있다면 대처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고교서열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이다. 이 정책은 최근 7년 동안 교육계에 가장 심한 갈등을 유발했는데, 그 갈등 해결 방안으로 제시된 것이 자발적 전환에 따른 인센티브 제공이었다. 또한 보다 근본적 대처 방안으로 제시된 것이 법령 개정 노력이다.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결에 따라 시행령이 번복될 수 있기는 하지만, 현재 자사고를 폐지하는 법령은 2025년 시행될 예정이다. 최근 ‘그린스마트스쿨’과 ‘통합학교’ 정책도 해당 학교 구성원들의 강한 반대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책이다. 두 정책 모두 반대 여론이 정책에 대한 불충분한 이해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교육의 질’에 대한 우려에 있다. 장기적으로는 가야 하는 방향이 맞더라도, 학생 한 명 한 명이 받는 교육의 질이 안정적으로 담보된다는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세심한 설득의 과정이 사업계획에 반영되어야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일주일에 하루는 학교 밖에서 수업하는 ‘지요일’을 도입하고 수능 절대평가 전환 등을 담은 교육공약을 발표했다. 지역사회의 인적 물적 인프라를 교육 자원으로 활용하고 고교학점제에 대비한 대입체제 개편 포석이 깔려있다. 상대 후보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학제개편을 핵심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또 학종을 통해 특혜 입학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시 부정을 철저히 근절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학제로는 안된다는 근본적인 변화를 시사했다. 아울러 제2의 조국 사태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반면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는 정시 비중 확대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AI, SW교육 필요성에 대해서는 입장을 같이했다. 이 후보 측은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정시 40% 선을 유지할 계획임을 밝혔다. 특히 정시 비중이 지나치게 낮은 대학들에 대해서는 이를 상향 조정할 것을 요구한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 측도 정시 확대에 적극적이다. 현재 수시와 정시 비율이 78대 22 정도여서 이를 균형 있게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새교육은 오는 3월 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양당 후보의 교육공약을 총괄하고 있는 반상진 더불어민주당 교육대전환위원회 위원장과 나승일 국민의힘 교육정책분과 위원장을 만나 양측 입장을 들어봤다. 초등 오후 3시 하교 ... 일주일 중 하루는 학교 밖 수업 반상진 교육대전환위원회 위원장은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대입제도는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교육공약 설계자로 불리는 반 위원장은 대표적 진보성향 학자. 문재인 정부에서 한국교육개발원장을 역임했다. 반 위원장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이 후보 공약의 핵심 어젠다로 공정과 미래형 인재 육성을 꼽았다. 대학입시에서의 공정을 확립하고 학생들이 새로운 인재로 커 나갈 수 있는 교육여건을 조성하는 데 역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행복한 지요일’ 공약이 눈길을 끈다. 일주일에 하루는 학교를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공부한다는 의미인가? 국가교육과정 중 20% 정도는 지역교육과정을 활용해 가르치자는 취지다. 생태환경, 문화예술, 체육, 경제, 역사, 지리 등을 소재로 탐구활동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지역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을 운영, 학교 밖에서 교육을 전개하는 ‘아웃도어 스쿨’ 방식이다. 성적 중심의 억압된 교육환경을 벗어나 삶의 공간에서 다양하고 풍부한 체험·탐구활동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할 것이다. 대전환위 발표문에는 ‘어디나 학교, 누구나 교사’ 라는 워딩이 들어 있다. ‘지요일 교육’에서는 ‘누구나’ 교사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학생들의 학습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예컨대 박물관에 가면 거기서 설명해 주는 분들이 있다. 그분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뚜렷한 교사의 개념은 아니다. 다만 일부 자원봉사 형태로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 ‘지요일’ 수업은 모든 초·중·고교에 적용되나? 주로 초·중학교를 생각하고 있다. 고등학교는 좀 힘들지 않을까? 강제로 할 수는 없는 일이고 시도교육감이 판단해서 운영하게 된다. 현재 충북에서 이 같은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초등학교 3시 하교제도 관심사다. 어떻게 운영하나. 아이들이 좀 더 오래 학교에 머물기를 바라는 학부모들의 요구를 반영한 공약이다. 정규 수업 이후 오후 3시까지 학교 자체적으로 놀이 중심의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학교 돌봄기능 강화와 같은 맥락이다. 교사들의 업무부담이 더 커질 것 같은데. 반발은 예상하고 있다. 선생님들을 설득할 수밖에 없다. 학부모 여론조사를 보면 제일 힘들어하는 게 일찍 하교하는 것이더라. 고통 분담 차원에서 선생님들의 헌신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을 위해 힘들더라도 조금만 참아 줬으면 좋겠다. 교사들의 부담이 늘어난 만큼 인센티브 같은 것도 검토하고 있나. 현재로선 없다. 수업시수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어서 인센티브를 제공할 근거가 없다. 돌봄보조 인력 증원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돌봄교실을 오후 7시까지 운영하게 되면 학교가 힘들어진다. 가장 큰 게 돌봄행정 부담인데 앞으로 교육지원청에서 관내 학교의 돌봄업무를 전담하도록 해 교사들에게 행정업무가 돌아가지 않게 하겠다. 저녁 7시 이후 운영되는 긴급돌봄센터도 교육지원청 인력이 케어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생각이다. 대입공정성위원회를 신설한다고 했는데 교육부에서 관리하나? 교육부에 둘지, 국가교육위원회에 둘지 정해지지 않았다. 교사·학부모·교수 등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앞으로 수시 불공정 전형 등을 모니터링하게 된다. 또 다양한 입시부정 사례를 신고받아 조사하는 역할도 한다. 대학입시의 공정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공공입학사정관을 둔다고 했는데 기존 입학사정관과 어떤 차이가 있나? 입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위해 일정 기간 연수를 통해 입학사정관 경력이 있는 전문 입학사정관을 국가에서 채용, 관리하는 방안이다. 대학들이 원하는 경우 공공입학사정관을 파견해 입시 전형에 도움을 줄 생각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일정 규모 입학사정관 풀을 운영할 계획이다. 가장 관심사는 정시 비율이다.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변화가 있나? 문재인 정부에서 줄곧 정시 40%를 이야기했기 때문에 여기에 변화를 주면 혼란이 올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특정 전형으로 학생을 과다하게 선발하지 않도록 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정시전형 학생이 지나치게 적은 대학에서는 선발 인원 확대를 요구하고 같은 논리로 학생부 교과 전형 선발이 적은 대학에도 선발인원 확대를 요구한다는 의미다. 이런 기조 아래 2028학년도 대입제도를 설계할 생각이다. 한때 진보진영에서 서울대 폐지론을 제기한 바 있다. 어떤 입장인지 궁금하다. 소위 SKY 대학들은 그들 나름대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서울대나 연·고대처럼 좋은 대학을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서울대 통폐합 주장은 진부한 논쟁이다. 우리 공약에는 없다. 대선 공약을 보면 공유대학과 연합대학 구상이 나와 있다. 이것이 서울대 폐지론과 연결되는 것 아닌가. 공유대학은 개별 대학이 보유한 교수인력, 교육프로그램, 시설 인프라 등을 서로 활용하는 공동 학사 프로그램이라면, 연합대학은 이보다 더 나아가 공동입학과 공동학위를 추진하는 형태다. 서울대 구성원들이 연합대학 체제에 동의한다면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못하는 것이다. K-에듀버스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넷플릭스 수준으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디지털 전환 교육으로 미래 경쟁력을 일궈 나가겠다는 비전에서 나온 공약이다. EBS나 KERIS에서 만든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학습이 가능한 전생애 교육 플랫폼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학습 결손을 신속하게 회복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빅데이터・ AI를 활용한 개인별 맞춤형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기본 학력은 국가가 반드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학제개편은 시대적 과제 ... 수시축소·정시확대 추진 윤 후보의 교육공약을 총괄하고 있는 나승일 교육정책분과위원장은 새교육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전환 시대에 필요한 인재양성을 위한 학제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고등학교와 대학교 간 학제 연계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수시 비중을 줄이고 정시 비중을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입 제도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학종을 둘러싼 특혜 입학은 철저히 근절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학제 개편을 공약으로 제시했는데 배경이 궁금하다.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기르는 데 6-3-3-4 학제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다가올 미래를 내다보고 거기에 맞는 학제를 갖춰야 한다는 생각이다. 윤 후보도 ‘산업 구조가 엄청나게 변했는데 과거 2차 산업혁명 시절의 학제를 그대로 가지고 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관련된 위원회를 구성해 학제 개편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알고 있다. 초등학교 수학 연한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게 되나. 그것보다는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방점은 학제 유연화다. 집단의 수업연한을 획일적으로 줄이는 방안보다 학제 내에서 제도를 유연하게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학교급 간 연계를 통해 다양한 교육을 실현하고자 한다. 학제 유연화에서 주목하는 부분이 있다면. 예컨대 고등학교 교육과 대학교육의 연계다. 지금은 이 부분이 잘 연결되지 않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열심히 가르치고 있지만 대학교수들은 학생들의 전공 기초학력이 떨어진다고 우려 한다. 뭔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9월 학기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나. 그렇게 디테일한 부분까지 살펴보고 있지는 않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9월 학기제 도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윤 후보 공약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 중 하나는 정시 확대다. 어떤 구상을 갖고 있나. 정시 비율 확대와 함께 공정성 강화를 위해 복잡한 입시제도를 단순화하는 것이 대입 공약의 핵심이다. 이를 통해 학생부 종합전형의 불공정 시비와 특혜입학 논란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그동안 청년들은 수시의 불공정 문제를 여러 차례 제기했고 윤 후보도 정시 확대를 검토해 보자고 했다. 개인적으로는 정시와 수시가 균형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현재 수시와 정시 전형 비율은 78% 대 22% 정도 된다. 누가 봐도 균형을 잃었다. 이 부분은 대학들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어 비율 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경쟁자인 이재명 후보는 정시 40% 선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는데. 수시나 정시 비율을 정하는 것은 대학 자율이다. 우리는 대학들의 자율적인 판단을 존중할 것이다. 따라서 몇 % 이상 한다는 것과 같은 구체적 수치를 밝히기 어렵다. 윤 후보는 공정을 키워드로 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 공정은 어떻게 구현할 생각인가? 획일 교육이 가장 큰 문제다. 우리나라 초·중등교육은 지나치게 획일화됐다. 우선 이거부터 바로잡는 게 공정한 교육의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 코로나19 이후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크게 늘었다. 학부모들은 불안하다. 상급학교에 진학했을 때 학교 수업을 제대로 따라갈 수 있을지, 또 자녀가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잘 계발하고 발휘할 수 있을지 등등 걱정이 많다. 이런 불안을 없애기 위해서는 교육의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 윤 후보의 공정한 교육은 학교 교육이 제대로 이뤄져 학생들이 원하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얼마 전 윤 후보는 '코딩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입시에서 코딩에 국·영·수 이상의 배점을 둬야만 디지털 인재를 기업과 시장에 많이 공급할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코딩 사교육이 늘지 않을까? 단순히 코딩 교육만을 이야기한 게 아니다.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유연한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우려면 결국 알고리즘이나 코딩 교육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국·영·수만큼 배점을 두자는 말은 교과시간을 많이 할애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모든 교과에 고루 반영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교육을 하자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교원 관련 공약도 준비돼 있나. 학제 개편이나 디지털 전환 시대에 대비한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교사들이 새로운 교육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대표 교육정책인 고교학점제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현 정부는 고교학점제를 2025년 전면실시하겠다는 것인데 염려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다만 학생의 선택권을 넓히고 진로 탐색 기회를 많이 주려 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공약)발표까지 고민을 해봐야겠지만 어쨌든 세상이 급변하는 만큼 고교학점제 역시 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장실습을 하던 고교생이 사망한 사건으로 직업교육에 대한 개선 목소리가 높다. 윤 후보의 입장이 궁금하다. 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한 공약도 발표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 직업교육은 한마디로 실패작이다. 학생수는 줄고 취업률은 떨어졌다.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현장 적응력도 떨어진다. 안타까울 뿐이다. 무슨 생각을 가지고 직업교육 정책을 추진했는지 의문이다. 윤 후보 교육공약을 관통하는 어젠다는 무엇인가?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5년 동안은 향후 50~100년을 대비한 대대적 교육 개혁의 청사진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교육대통령이 되고자 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 및 시대적 흐름으로 인해 혼돈의 인공지능(AI) 교육이 학교 현장으로 나오고 있다. 사교육 시장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광고에도 AI를 빼놓으면 뒤처지게 된다고 홍보한다. 사회적 관심은 폭발적이지만 AI 교육은 아직 설익었고 혼돈 속에 있다. ‘AI교육,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라는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짚어보자. AI 교육 관련 자료를 찾다보면 AI의 기초나 원리보다는 AI으로 보여지는 현상(프로그램 혹은 앱)에 대한 내용이거나 컴퓨팅 사고력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컴퓨팅 사고력의 실체는 모호하며 AI의 기초 개념에 대해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지 않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보여주기식 행사 반복 악순환 학교 현장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AI의 개념과 원리를 다룬 교재가 부족하기 때문에 피지컬 교구들을 구입한 뒤 사장되는 경우, 보여주기식일회성 행사 혹은 사설 업체에 행사 및 수업을 맡기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물론 이렇게 된 연유는 먼저 AI 자체가 무척 어렵다. 어렵다는 것은 AI가 한 가지 개념이 아닌 선행 개념 혹은 바탕이 되는 개념을 알고 있어야 하고, 구조적이며 AI의 개발 역사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이해가 된다. 또 AI는 분야가 매우 다양하고 많다. 뿐만 아니라 일반인이 AI의 구조를 알 수 있는 시스템에 접근하기도 어렵다. 허탈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AI원리에 정답이 있지만 보통 일반인이 정답을 알아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더 혼란스러운 부분은 소프트웨어(SW) 교육과의 관계 문제이다. 분명 SW교육과 AI교육은 달라야 한다. 그럼에도 일반적으로 AI교육은 SW교육의 연장쯤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젊은 교사 혹은 식견이 있는 교사가 알아서 하는 교육으로 여겨지고 있다. SW교육의 방향이 소양교육, 코딩교육이라면 AI교육의 방향은 AI의 원리 및 개념을 알아가는 교육이 돼야 한다. AI의 원리 및 개념은 소프트웨어와 딥러닝의 관계 이해로부터 시작된다. 원리와 개념 등 본질 꿰뚫어야 SW, AI, 기계학습, 딥러닝의 관계는 어떠한가? 답은 SW가 생각을 코딩한 것이지만 모든 SW 기술을 AI 기술이라고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 경계는 모호하지만 지능적 행동을 흉내내고 구축하는 기술만을 AI 기술이라고 한다. (‘청소년을 위한 AI 최강의 수업’ 중 발췌) 교육 현장의 교사는 AI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찾아 재구성하여 수업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AI교육이 현장에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AI교육의 본질적인 질문에서 출발해 AI가 어떤 원리로 구동되는지 정확한 개념을 꿰뚫을 수 있는 잘 정제된 교재 및 프로그램이 제공돼야 한다. AI 교육의 현장 안착을 위해 교사, 학생 모두 정확하게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교재 및 프로그램의 제공이 절실하다.
차기 대통령선거 후보들이 사회 각 분야별 집권 후 구상과 약속을 내놓으며 공약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역 민원 해결과 발전을 위한 선심성 공약 역시 속속 쏟아내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마다 후보자 간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면서, 호소력 있는 어젠다 선점과 여론몰이가 더욱 격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2030 세대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정책을 하루가 멀다 하고 발표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월급 200만 원 수준 인상, 게임 아이템 확률 정보 공개 등 이들을 위한 메가톤급 이슈도 확산하고 있다. 유튜브, 페이스북을 이용한 적극적인 선거 홍보는 물론, 자신의 SNS 글을 NFT(대체불가토큰)로 발행하는 등 젊은 유권자의 시선을 잡기 위한 노력도 대단하다. 2030 표심 공략에 묻힌 교육 이슈 그에 반해 대한민국의 핵심 인재 양성 등 교육 미래를 이끌어낼 두드러진 교육공약과 실천 약속은 보이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는 △아이돌봄 국가책임제 △디지털교육 시행 △공교육 책임 확대 △대학입학 전형제도 공정성 대폭 강화 등 지극히 원론 수준의 ‘교육대전환 8대 공약’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역시 △유보통합 추진 △만 5세 전면 무상교육 △학교돌봄터 개선 초등돌봄교실 확대 △대입 정시 확대 및 입시 암행어사제 도입 △디지털 역량 교육 강화 등 마땅히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총론적 수준에서만 언급하고 있다. 이 후보의 수능 ‘킬러문항’ 금지와 윤 후보의 SW 교육 시간 대폭 강화 등이 잠시 논란이 되었을 뿐 다른 교육 이슈는 세간의 관심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후보들의 교육공약에서 정작 중요한 교육적 쟁점을 풀어나가기 위한 대안은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 같다. 국민들의 최고 관심사인 공정한 대학입시 개편에 대한 구체적 방안은 물론 사교육비 문제 해결을 위한 로드맵이 없는 게 단적인 예다. 또한, 교육공무직의 파업으로 야기되는 아이들의 돌봄과 건강권 문제를 해결할 대안은 없다. 온갖 비리로 점철된 무자격 교장공모제 등 교원인사제도 개편 문제에도 일언반구 없다. ‘밀실 야합’ 없어야 교육 미래 가능 어찌 보면 한 표 한 표가 중요한 후보자 입장에서 첨예한 교육쟁점을 부각시킬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대선 캠프에서는 특정 세력과의 소위 ‘밀실 야합’이 횡행해왔다. ‘밀실 교육공약’은 집권 후, 마치 국민에게 약속한 공약처럼 호도되며 우리 교육의 갈등과 국민적 불안을 조장하는 주된 원인이 됐다. 교육적 논란에 대해 후보들이 침묵하면, 야합한 그들만의 교육공약으로 인한 혼란과 고통은 오롯이 교원과 학생, 학부모의 몫이 돼왔다. 그들만의 가치 기준에 따라 교육거버넌스가 재편되고, 교육정책으로 강행돼 우리 아이들만 희생양 되는 일이 반복된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대선 후보들이 자신들의 교육공약 하나하나를 국민 앞에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 특정 정파와 밀실에서 주고받은 ‘야합 교육공약’으로 교육적 폐해가 반복된 역사를 끊어야 한다. 정파 편향을 넘어 국민 다수가 공감하고 원하는 발전적 교육공약을 마련하고, 집권 후 실천하는 것에 우리 교육의 성패가 달렸기 때문이다.
에듀테크 NOW ⑩투비유니콘 입시와 직결되는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은 교원에게 큰 부담이다. 입시 공정성 강조로 금지 단어가 최대 4만 개 수준까지 늘면서 2020년에는 학생부 수정이 70만 건에 육박하기도 했다. 보통 국어사전 수록 단어가 16만 개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4개 중 하나가 금지된 셈이다. 이 때문에 고3 담임 기피 현상이 심화되는 등 일선 학교의 고충이 크다. 투비유니콘(대표 윤진욱)이 서비스하는 ‘스쿨로직 에듀’는 이 같은 교원의 학생부 작성 부담을 덜어주는 서비스다. 수년간 축적한 데이터를 토대로 학생부의 문장과 맥락을 분석해 위험문장을 판별하고 표절 확률도 분석한다. 교육부가 제공하는 기존 시스템에도 금지어 탐색 기능은 있다. 그러나 판별 방식이 지나치게 기계적이고 엄격해 제약이 많다. 그래서 저경력 교사일수록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교육부 시스템에서는 표현에 따라 문제가 될 수 있는 단어를 모두 추려 안내하다 보니 몇만 개나 되는 단어에 경고가 뜹니다. ‘아빠’, ‘엄마’ 같은 단어조차 금지어에 오르기도 했지요. 그래서 문맥까지 분석해 문제 여부를 제대로 판단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윤 대표는 ‘스쿨로직 에듀’ 기획 의도를 이같이 밝혔다. 제자를 위해 내용이 풍부한 학생부를 쓰자니 금지 단어가 걸리고, 금지 단어를 피하면 학생·학부모의 불만에 부딪히는 교원의 진퇴양난을 해소해보겠다는 취지다. 윤 대표는 원래 사교육 업계에서 상당한 고액 입시 컨설턴트로 일했다. 그러던 중 부모의 경제 수준에 따라 학생 간 격차가 지나치게 큰 데 회의감을 갖고 모든 학생의 자기평가서 작성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든 것이 3년째 무료 서비스 중인 '스쿨로직'이다. 입시 철에는 포털 실검 1위에 오를 만큼 학생 반응이 뜨겁다. 2월부터 상용화되는 '스쿨로직 에듀'는 교원 업무 경감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다. 학생부에 들어간 문장의 위험도를 '안전·확인요청·검토권고·수정권고' 4단계로 구분해 알려주고, 연관 키워드를 제시해 보다 정확하고 풍부한 표현을 지원한다. 학생 계정과 연동되므로 자기평가서 제출 단계에서 미리 검수하는 효과도 있다. 서비스 이용료는 학생당 월 4000원 정도로 서버 유지 비용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투비유니콘은 향후 한 차원 높은 진로·진학관리 프로그램인 '스쿨로직 클래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희망하는 분야와 키워드를 선택하면 AI가 진로에 적합한 추천 문장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예컨데 '생명보건' 분야, '유전자' 키워드를 검색하면 AI가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을 알아보고 수상자들의 연구 논문을 탐구함'이란 문장을 자동으로 만들어낸다. 진로에 필요한 학생 활동을 문장으로 표현해 주는 것이다. 당연히 학생부 작성에도 도움이 된다. 현재 개발을 거의 완료해 현장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윤 대표는 "현장 적용 결과 학생부 작성에 소요되는 시간과 부담이 크게 줄었다"며 "이를 통해 특정 시기에 업무가 몰리는 부담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백신 미접종 청소년들에게 학원과 독서실 등 시설 이용을 제한하겠다는 정부의 방역패스 정책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청소년 방역패스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시행일 전까지 본안 판결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는 ‘전국학부모단체연합’과 ‘함께하는사교육연합’이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4일 일부 인용했다. 보건복지부의 처분에 대해 재판부는 백신 미접종자들이 학원·독서실 등에 접근하고 이용할 권리를 제한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백신 미접종자 중 학원·독서실 등을 이용해 진학·취직·자격시험 등에 대비하려는 사람은 학습권이 제한돼 사실상 그들의 교육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직접 침해한다"며 "백신 미접종자라는 특정 집단의 국민에 대해서만 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불리한 처우를 하려면 객관적이고 합리적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지난달 3일 보건복지부가 내린 특별방역대책 후속조치 중 학원과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을 방역패스 의무적용 시설로 포함한 부분은 행정소송 본안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효력이 일시 정지된다. 행정소송의 본안 판결은 이르면 몇주 안에 나오기도 하지만 보통 수개월씩 소요된다. 지난해 행정소송 판결 관련 평균기간의 경우 1심은 291.4일, 항소심은 227.3일, 항고심은 144.9일이 걸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법무부는 5일 보건복지부에 즉시항고를 지휘함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서울행정법원에 곧바로 항고장을 제출했지만 이 역시 청소년 방역패스를 되살리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행정소송법에 따르면 집행정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는 결정의 집행을 정지시키는 효력이 없다. 항고심에서도 판단이 바뀌지 않으면 본안 판단이 나올 때까지 학원 등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은 불가능하다. 이번 결정이 항고에서 뒤집힐 가능성 역시 낮다는 법조계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정도의 방역대책를 내놓을 때 정당한 증거나 통계 등을 충분히 제시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집행정지 가처분소송에 이어 항고까지 위임을 받은 법무법인 ‘강함’의 함인경 대표변호사는 "정부는 성인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당시 소아·청소년에 대한 백신 효과는 없다고 하다 이번에 선회한 것"이라며 "그 이유에 대해 합리적인 근거를 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