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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공동수업을 통한 글로벌 역량 신장의 중요성 최근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이상기후·전쟁·자원문제 등이 우리나라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학교 현장에서는 지구촌 시민으로서 살아갈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학생들이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가치와 태도를 바탕으로 인류 공동체의 발전에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게 참여하는 공동체 역량을 제시하고 있으며, 2023~2026 서울교육 중기 발전 계획에서도 학생들을 위한 세계시민형 공존교육을 주요 방향으로 삼고 있다.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을 효과적으로 신장하려면 해외 친구들과 함께 배우며 연대하는 세계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국제공동수업이 필수적이다. 국제공동수업은 세계 각국의 친구들과 온라인·대면으로 공동의 주제를 가지고 활동하는 국제교류 수업이다. 그중에서 국제공동 프로젝트 수업은 깊이 있는 학습을 실현하는 협력적 융합 프로젝트 수업을 활용하여 국제공동수업을 기반으로 과제를 수행하는 수업방법이다. AI·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대면 교류와 온라인 국제공동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지구촌 이슈에 관심을 높이고, 해외 친구들과 협력적으로 소통하며, 삶과 연계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국제공동수업의 중요성이 확대되면서 2025년 기준 서울에서도 358개교가 국제공동수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학생들이 글로벌 역량을 효과적으로 기를 수 있는 국제공동수업 모델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깊이 있는 학습을 위한 국제공동 TEAM 프로젝트 운영 필요 그렇다면 글로벌 역량을 기르기 위한 국제공동수업은 어떤 모델로 설계해야 할까?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교수·학습의 핵심 키워드는 깊이 있는 학습과 탐구 질문이다. 교과의 핵심 개념을 내면화하여 깊이 있는 학습에 이르기 위해서는 프로젝트 수업 과정이 필요하며, 탐구 질문을 중심으로 학생 주도적 참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개념기반 탐구학습 단계가 효과적이다. [PART VIEW] 따라서 개념기반 탐구학습과 AI·디지털 기반 프로젝트 수업을 중심으로 구성된 국제공동 TEAM 프로젝트를 운영한다면, 학생들은 지구촌 이슈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 협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세계 시민으로서 미래 핵심역량인 글로벌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개념기반 탐구학습이란? 개념기반 탐구학습은 학습자가 개념적 이해에 도달할 수 있도록 구성된 수업방법으로 사실·기능·개념에 중점을 두어 일반화의 원리를 깨닫게 하는 3차원적 학습 형태이다(경북사범대부설초등학교, 2024). 이러한 개념기반 탐구학습은 학생들이 스스로 탐구 질문을 찾고 다양한 정보를 활용하여 새로운 지식과 의미를 도출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길러주며, 교사는 학생들이 스스로 각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찾아 자신의 이해를 구성해 나가도록 촉진자 역할을 맡아 수행한다(경기도교육청, 2023). 본 수업에서는 개념기반 탐구학습 단계가 적용된 국제공동 TEAM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이 깊이 있는 학습에 도달할 수 있도록 스스로 탐구 질문을 만들고 해외 친구들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글로벌 역량을 신장할 수 있도록 활동을 구안·적용하였다. 학생 주도성과 프로젝트 수업의 중요성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삶과 학습을 스스로 이끌어가는 학생 참여형 수업을 강조하고 있다(서울특별시교육청, 2024). 학생 주도성은 깊이 있는 학습인 교과 간 연계와 통합, 학생의 삶과 연계된 학습, 학습과정에 대한 성찰을 통해 이루어지며 학생 참여형 수업인 국제공동수업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 한편 프로젝트 학습은 사실과 개념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생성하여 학생의 주도성을 살릴 수 있는 수업방법이며,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학생들은 교과의 핵심 개념을 내면화하여 깊이 있는 학습에 도달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수업에서는 학생의 주도성을 발현하기 위해 학생의 삶과 연계하여 깊이 있는 학습에 도달하는 국제공동 TEAM 프로젝트를 적용하였다. 또한 학생들이 대면·온라인 국제공동수업을 통해 교과의 핵심 개념을 내면화하는 프로젝트 수업방법을 구안·적용하였다. 국제공동 TEAM 프로젝트 구성 국제공동 TEAM 프로젝트 단계를 구성할 때 본 수업에서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개념기반 탐구학습의 주요 7가지 학습 단계(관계 맺기, 집중하기, 조사하기, 조직 및 정리하기, 일반화하기, 전이하기, 성찰하기)를 기반으로 프로젝트 단계를 설계하였으며, 프로젝트의 내용 영역은 시민성(사회)·다양성(문화)·지속가능성(생태) 영역으로 구성하였다. 본 수업에서는 미래 인재의 핵심역량으로 글로벌 역량을 선택했으며, ‘지구촌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행동하는 세계 시민 역량’으로 정의하였다. 글로벌 역량의 하위 요소로는 창의적 사고 역량, 디지털 역량, 협력적 소통 역량, 문제해결 역량으로 설정하였다. 국제공동 TEAM 프로젝트 운영을 위한 여건 조성 실시간·대면 국제공동수업 프로젝트 수업을 운영하기 위해 해외 학교와 매칭을 진행하였다. 올해 교류하게 된 학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클레어 릴리엔탈 공립학교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유일하게 한국어를 이중언어로 교육하고 있는 학교였다. 먼저 학생들과의 대면교류를 진행하기 이전에 온라인 플랫폼인 패들렛(Padlet)을 활용하여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국제교류 캠프에 참여하기로 신청한 서울구의초등학교 4~6학년 학생 24명과 미국 클레어 릴리엔탈 공립학교 5~6학년 학생 24명을 1:1로 매칭하여 학생들이 사전에 자기소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국제공동 TEAM 프로젝트 _ 첫 번째 실시간 국제공동수업 미국 샌프란시스코 클레어 릴리엔탈 공립학교와의 첫 번째 교류 수업은 2026년 1월 9일 ZOOM을 통한 온라인 국제공동수업으로 진행되었다. 먼저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처음 만나는 시간이어서 서로 라포를 형성해 나가는 수업으로 구성하였다. 학생들이 서로 상대국 학생들을 존중하며 어떻게 국제공동수업에 참여할지, 세계 시민으로서 우리에게 어떤 태도가 필요할지 수업과 관련한 약속을 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디지털 도구인 카훗(Kahoot)을 활용하여 문화 다양성과 관련된 퀴즈 활동을 진행하였다. 학생들이 서로의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세계시민으로서 문화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온라인 퀴즈 활동을 구성하였는데, 특히 학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세계 여러 나라의 음식에 대해 빠르게 정답을 맞히는 학생들은 점수가 더욱 많이 쌓여 퀴즈 활동 순위를 알 수 있었다. 이후 패들렛에 게시한 자기소개 내용을 발표하며 서로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 앞으로 진행할 국제교류 캠프에 대한 기대감을 더해갈 수 있었다. 국제공동 TEAM 프로젝트 _ 두 번째 실시간 국제공동수업 두 번째 교류 수업은 2026년 3월 23일 ZOOM을 통한 온라인 국제공동수업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다음 주에 대면으로 진행할 국제교류 캠프 활동에 대한 안내와 사전 안전교육, 그리고 국제교류 캠프 홈스테이 시 어떤 시간을 보내면 좋을지 상의하는 시간이었다. 학생들이 다음 주에 대면으로 진행하는 국제교류 캠프 활동에 대해 큰 기대감을 가지고 참여하였다. 따라서 1박 2일 국제교류 캠프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캠프 기간 내 지켜야 할 약속, 체험활동과 홈스테이 시 주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안내하였다. 학생들이 무엇보다 온라인에서만 만나던 친구들을 실제로 얼굴을 보며 같이 활동한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두고 있었고, 해외 친구들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하는 시간이었다. 국제공동 TEAM 프로젝트 _ 대면교류 국제공동수업 드디어 미국 초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3월 30일~31일 1박 2일 서울구의초등학교에서 진행하는 국제교류 캠프 활동에 참여하였다. 사실 최근에는 초등학교에서도 대면교류 국제공동수업을 많이 확대하고 있지만, 학생들이 1:1 매칭이 되어 집으로 초대하는 홈스테이 수업 사례는 많지 않은 실정이다. 하지만 학부모님들과 소통을 충분히 하고 사전 안전교육을 진행하면 훨씬 더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이자 글로벌 역량을 길러주는 기회가 될 것 같아 이번 국제교류 캠프에는 홈스테이 활동을 추가하게 되었다. 대면교류 국제공동수업 1일 차에는 딱지치기, 대형 윷놀이, 협동 제기차기, 양궁놀이, 투호놀이, 사방치기, 공기놀이, 달고나 등과 같이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후 홈스테이 활동을 통해 서울의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한국의 가정문화를 직접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국제교류 캠프 2일 차에는 홈스테이를 같이 한 학생들이 함께 등교하여 오전에는 각 반에서 학교 수업을 청강하였다. 특히 오전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한과 만들기, 자개 공예 키링 만들기, 전통 팽이 만들기 등 문화 다양성의 개념을 배울 수 있는 수업에 참여하였다. 이후 점심시간에는 유명한 한국의 급식 문화를 체험하며, 우수한 한국의 급식 메뉴에 대해 놀라워하는 미국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학생들이 이번 국제공동 TEAM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시민으로서 문화 다양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기를 수 있었다. 또한 서로가 온라인뿐만 아니라 직접 만나서 대면으로 교류하는 국제공동수업을 통해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깊이 있는 학습을 실현하는 학습의 장이 펼쳐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SDGs 수업을 왜 추구하는가? 기술·가정은 삶의 맥락 속에서 지식, 수행 역량, 가치 및 태도를 함양하여 생활 속 문제를 탐구하는 교과이다. 탐구 과정에서 현대사회의 복잡한 문제를 학생 개인의 일상과 연결하면, 학생들은 교실 안의 지식이 자신의 삶과 직결되어 있음을 깨닫고 수업에 더 깊이 몰입하게 된다. 최근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대응과 단절된 공동체의 회복은 물론, 끊이지 않는 전쟁과 다양한 글로벌 갈등 속에서 평화와 연대를 모색하는 세계시민교육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교과 지식을 습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경을 초월하여 얽혀 있는 복잡한 사회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통합적 프로젝트 기반 수업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이다. 이에 중학교 2·3학년 학생 119명을 대상으로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삶의 실천적 문제와 연계한 ‘L.I.F.E.: C.H.A.N.G.E. 프로젝트’를 기획하였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단순히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사회적 문제를 주도적으로 탐구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미래세대의 필수적인 사회정서학습(SEL)을 의미하는 ‘C.E.L.E.B.’ 역량을 기르는 데 있다. 이러한 SDGs 기반의 실천적 학습 경험은 학생들이 일상생활의 작은 선택이 전 지구적 문제와 연결됨을 이해하게 하고, 궁극적으로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존중하며,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기에 나는 이 프로젝트 수업을 설계하였다. SDGs 기반 ‘L.I.F.E.: C.H.A.N.G.E. 프로젝트는 어떻게 설계되었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는 2015년 UN에 의해 채택되었으며, 17개의 목표로 구성되어 있다. SDGs 기반 수업이란 삶의 맥락 속 다양한 문제를 지속가능발전목표와 연계하여 탐구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 기반의 수업을 의미하며 연구과제 설정과 연구의 설계는 다음과 같다.[PART VIEW] L.I.F.E.는 기술·가정교과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연계한 4가지의 프로젝트 주제를 의미한다. L.I.F.E.는 ❶Living(소비생활), ❷Identity(가족생활), ❸Fashion(의생활), ❹Eating(식생활)의 머리글자를 조합한 것으로 이는 학생들의 삶과 밀접한 생활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삶의 맥락과 연계한 4개 영역을 중심으로 SDGs(지속가능발전목표)와 연계된 과제를 탐구함으로써 학생들이 글로벌 시민의식, 환경과 사회적 책임, 미래지향적 사고를 함양할 수 있다. 자신의 삶과 지구적 과제를 연결하고 글로벌 시민의식, 환경과 사회적 책임, 미래지향적 사고를 함양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지속 가능한 삶을 실천하고 확장해 가는 학습 경험을 제공한다. C.H.A.N.G.E.는 학생들의 삶의 맥락과 연계하여 깊이 있는 학습을 이끌어내기 위한 6단계 프로젝트 수업모형이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개념을 탐색하고, 개념 간의 관계를 발견하여 배움을 삶으로 전이할 수 있도록 ❶관계맺기 → ❷집중하기 → ❸조사하기 → ❹조직하기 → ❺일반화하기 → ❻확장하기 단계로 구성하였다. 이는 배움의 깊이와 확장을 유도하기 위한 단계적 구조로 구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수업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삶의 태도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중의적 의미를 지닌다. 정답 대신 '마음 근육'을 키우는 진짜 미래 역량, C.E.L.E.B.은 무엇인가? 미래세대 셉럽(C.E.L.E.B.) 되기란 미래 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이 삶의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정서학습 역량을 고루 갖춘 사람을 뜻한다. 셀럽(C.E.L.E.B.)은 구체적으로 자기관리, 사회적 인식, 대인관계 형성, 자기 인식, 책임 있는 결정의 5가지 미래 핵심역량을 의미한다. 또한 셀럽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사람’이자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SELF-LOVE)’의 자존감과 자기 수용을 포함하는 긍정적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 4가지 테마로 엿보는 생생한 세계시민 교수 학습과정 청소년 소비자로서 갖는 영향력과 책임을 공감하고, 자신의 소비 습관을 점검하며,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변화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청소년 소비자의 특성을 이해하고 실제 소비환경과 경제활동을 바탕으로 단계별 의사결정 과정을 실생활 맥락에서 탐색한다. 또한 SDGs와 연계하여 친환경 에너지 활용, 코즈 마케팅, 에너지 효율, 윤리적 소비 등 다양한 관점에서 청소년의 소비 문제를 분석하였다. 이러한 배움이 가정과 지역에서 지속가능한발전목표(SDGs)를 위한 실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단계별 구체적인 주제와 수업에 활용된 에듀테크 도구, 관련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그리고 이를 통해 중점적으로 기르고자 했던 사회정서학습(SEL) 역량은 다음과 같다. 다음은 Living 미래를 위한 선택과 에코 리빙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의 주요 수업 장면이다. 학생들은 일상에서 무심코 버려지는 병뚜껑을 직접 모아 하나의 커다란 환경 조형물로 완성해 나가는 협동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단순히 조형물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기획부터 제작까지의 전 과정을 스마트기기로 촬영하고 하나의 동영상 콘텐츠로 편집해 기록함으로써, 자원 순환의 가치를 세상에 알리는 주도적인 크리에이터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내고 있다. ➋ Identity _ 뉴노멀 시대에 변화하는 가족 현대사회의 급변하는 가족 형태와 역할의 변화를 이해하고, 가족에 내재된 보편성과 고유한 가치를 존중하며, 유연한 태도를 기르는 데 중점을 두었다. 특히 뉴노멀 사회 속에서 고정관념을 넘어서 공감과 존중의 시선으로 타인을 바라볼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또한 SDGs 세부 실천 목표와 연결하여 학생들이 현실 문제를 비판적으로 탐구하고 실천 방안을 제안할 수 있는 시민적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AI 활용, 통계청 자료, 청소년 포털 등 다양한 에듀테크 도구를 활용해 자기표현, 타인 공감, 사회 참여의 의미를 학습하며 자기 삶과 연결된 주제를 바탕으로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경험을 제공하였다. 구체적인 주제와 수업에 활용된 에듀테크 도구, 관련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그리고 이를 통해 중점적으로 기르고자 했던 사회정서학습(SEL) 역량은 다음과 같다. 프로젝트의 주요 수업 장면은 다음과 같다. 학생들이 직접 조사한 다양한 가족의 형태와 특징을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며,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모습이다. 또한 탐구 과정에서 스스로 던진 핵심 질문들을 바탕으로, 모든 가족이 차별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실질적인 ‘가족정책’을 모둠원들과 함께 기획하고 제안하는 장면이다. 주어진 정답을 외우는 대신 다채로운 질문을 주고받으며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학생들의 진지한 태도에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 ➌ Fashion _ 지구를 위한 지속 가능한 패션 디자인 요소를 활용하여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직접 디자인하고, AI 기술을 통해 자신의 체형을 분석하여 코디 추천을 받아보는 활동을 통해 패션을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인식하도록 하였다. 더불어 자신의 옷장을 정리하며 불필요한 소비를 성찰하고, 버려지는 옷의 업사이클링으로 지속 가능한 패션과 환경 감수성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자기 인식, 창의 표현, 책임 있는 소비, 디지털 활용 능력을 고루 기르며 패션을 통해 나와 사회 그리고 지구를 연결하는 의미 있는 삶의 태도를 경험하게 된다. 구체적인 주제와 수업에 활용된 에듀테크 도구, 관련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그리고 이를 통해 중점적으로 기르고자 했던 사회정서학습(SEL) 역량은 다음과 같다. ‘Fashion 지구를 위한 지속 가능한 패션’ 프로젝트의 주요 수업 장면이다. 학생들은 AI 기술을 활용하여 자신의 체형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간·장소·상황(T.P.O.)에 어울리는 적절한 옷차림을 추천받아 탐구하고 있다. 특히 자신의 미래 진로와 연계하여 직업적 특성에 걸맞은 옷차림을 직접 기획하고 표현해 보는 활동을 통해 패션이 단순한 유행 소비를 넘어 자신을 이해하고 사회와 소통하는 훌륭한 매개체임을 주도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❹ Eating _ 건강을 위한 스마트 식생활 청소년기 건강과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소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자신의 식생활을 점검하여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고 실천하도록 프로젝트를 설계하였다. 특히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하여 학생들이 자신의 식단을 데이터로 분석하고, 영양 불균형 문제를 스스로 인식하며 개선 방안을 과학적·객관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는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정보 활용력과 자기주도적 건강 관리 능력을 함께 길러주는 데 목적이 있다. 또한 AI·웹툰·카드뉴스·브랜드 만들기 등 다양한 창의 표현 활동을 통해 개인 건강을 넘어 지속 가능한 식생활과 공동체 실천까지 확장되는 융합적 프로젝트 학습이 가능하도록 설계하였다. ‘Eating 지구와 나를 살리는 건강한 식탁’ 프로젝트의 주요 수업 장면이다. 학생들이 지속 가능한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 브랜드를 기획하고, 그 가치를 논리적으로 정리하여 창업 계획서를 작성하는 모습이다. 또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여 브랜드를 소개하는 생동감 넘치는 홍보 영상을 제작하고, 직접 구축한 홈페이지를 통해 프로젝트 결과물을 공유하는 장면이다. 기술을 매개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사회적 메시지로 확장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디지털 시대의 주도적인 혁신가로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통계가 보여준 확신, 자기 이해에서 사회적 실천으로 디지털 전환 시대의 교육은 단순한 지식의 전달을 넘어, 역동적인 환경 속에서 새로운 문해력을 키우고 이를 삶의 문제해결로 연결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번 L.I.F.E.: C.H.A.N.G.E. 프로젝트 전후로 실시한 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학생들의 모든 영역에 걸친 사회정서학습(C.E.L.E.B.) 역량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향상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스스로의 욕구를 조절하는 ‘자기관리’ 영역과, 나와 공동체 모두를 위한 대안을 선택하는 ‘책임 있는 결정’ 영역에서 가장 두드러진 효과가 나타났다. 또한 인식의 변화와 실천 경험의 변화에서도 프로젝트 전 ‘막연하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SDGs와 AI·디지털 기술에 대한 인식이 사후에는 ‘나의 일상을 바꾸는 구체적이고 친숙한 도구’로 변화하였다. 이는 SDGs라는 전 지구적 과제를 학생 개개인의 실생활 맥락과 긴밀하게 연결한 수업 설계가 학생들에게 강력한 내적 학습 동기를 부여했음을 보여준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자기 이해’에서 출발하여 타인과 사회 구조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거쳐, 궁극적으로 구체적인 ‘사회적 실천’으로 확장되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프로젝트 수업의 진정한 가치와 효과성을 증명하였다.
‘학교도서관’이라고 하면 흔히 책을 읽거나 대출하는 공간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최근 학교도서관은 단순한 독서 공간을 넘어 학생들의 삶과 배움을 연결하는 교육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체험활동과 연계한 독서교육은 학생들이 책을 보다 친근하게 경험하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이번에 본교에는 사서교사 교육실습생 2명이 실습을 나오게 되었다. 학교도서관에 사서교사 교육실습을 나오는 것은 꽤 드문 일이다. 교육실습에서 많은 것을 배워갈 수 있도록, 초등 1~6 모든 학년의 수업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도하였으며, 추후 현장에 투입되었을 때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행사도 직접 계획하여 실행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교육실습에서 직접 계획하고 실행한 행사들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형 독서활동을 통해 삶과 배움을 연결하고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지는 모습을 보였기에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교육실습 기간 동안 본교 도서관에서는 사서교사 교육실습생들과 함께 두 가지 체험형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하나는 슈링클스 종이를 활용한 ‘이야기가 쪼그라든다고?!’ 활동이었고, 다른 하나는 동화구연과 모루인형 만들기를 연계한 ‘책 읽어볼까용’ 프로그램이었다. 두 활동 모두 학생들이 책을 읽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책 속 이야기를 자신의 손으로 표현하고 확장해 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책 읽어볼까용’ 프로그램 _ 동화구연과 모루인형 만들기 ‘책 읽어볼까용’은 교육실습생의 동화구연과 독후 체험활동을 결합한 형태로 운영하였다. 실습생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등장인물의 목소리와 몸짓을 살린 실감나는 구연으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학생들은 이야기에 몰입하며 자연스럽게 등장인물의 감정과 사건의0 흐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독서 후에는 책 속 등장인물을 모루인형으로 만들어 보는 활동을 진행하였다. 학생들은 등장인물의 특징을 떠올리며 색과 표정을 표현하고, 친구들과 서로의 작품을 비교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같은 책을 읽고도 각자 다르게 표현되는 결과물을 통해 학생들의 개성과 상상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일부 학생들은 활동이 끝난 뒤 자신이 만든 인형을 들고 다시 책을 찾아 읽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PART VIEW] ● 운영 목적 •즐거운 독서활동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독서동기를 부여한다. •서로 책 읽기를 권하여 독서하는 학교 분위기를 조성하고, 도서관 기반 행사를 통해 도서관 이용을 활성화한다. ● 방침 •행사 안내문을 교실로 배부, 안내 홍보지 부착 등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많은 학생이 행사에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각 프로그램은 참가를 희망하는 학생 선착순으로 진행되며, 준비된 분량이 끝나면 그 프로그램은 종료한다. •행사 후 학생들의 도서관 이용과 독서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 세부 추진 계획 •일시: 2026. 4. 9.(목) 2시, 3시 •대상: 전교생 •장소: 학교도서관 •담당자: 사서교사, 사서교사 교육실습생 ● 세부 프로그램 ‘이야기가 쪼그라든다고?!’ 프로그램 _ 슈링클스 키링 만들기 또 다른 프로그램인 ‘이야기가 쪼그라든다고?!’ 활동은 학생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책의 표지, 등장인물, 인상 깊은 문구 등을 슈링클스 종이에 직접 그려 키링으로 제작하는 체험활동이다. 학생들은 도서관에 비치된 책을 살펴보며 마음에 드는 장면과 캐릭터를 고르고, 이를 작은 그림으로 표현하였다. 이후 열을 가해 종이가 줄어드는 과정을 지켜보며 자신이 만든 작품이 완성되는 모습을 흥미롭게 관찰하였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학생들이 단순히 ‘예쁜 그림’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떤 학생은 자신이 감명 깊게 읽은 문장을 키링에 적었고, 또 다른 학생은 책 속 등장인물의 표정을 세심하게 표현하였다. 활동이 끝난 뒤에는 서로의 작품을 보여주며 책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는 체험활동이 독후 표현의 역할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번 활동을 운영하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학생들에게 독서는 반드시 조용히 앉아 글자를 읽는 경험만으로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만들기·놀이·대화와 같은 다양한 활동 속에서 책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기억하였다. 특히 교육실습생들은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활동을 이끌었고, 학생들은 또래와 가까운 분위기 속에서 보다 편안하게 독서활동에 참여할 수 있었다. ● 운영 목적 •독서 경험을 창의적체험활동으로 확장하여 학생들의 독서 흥미를 높인다. •책 속 등장인물이나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활동을 통해 독서 이해력과 표현력을 기른다. •도서관 기반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도서관 이용을 활성화한다. ● 방침 •행사 안내문을 교실에 배부하고, 안내 홍보지 부착 등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많은 학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프로그램은 학생 희망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며, 재료 소진 시 조기 마감할 수 있다. •활동 후에도 도서관 이용과 독서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연계한다. ● 세부 추진 계획 •일시: 2026. 4. 16.(목) 중간놀이 시간, 각 학년 점심시간, 방과후 •대상: 전교생 •장소: 학교도서관 •담당자: 사서교사, 사서교사 교육실습생 ● 세부 프로그램 학교도서관은 교과 학습을 지원하는 공간인 동시에 학생들의 삶과 감성을 키우는 공간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학교도서관에서는 독서와 체험, 놀이와 배움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책을 ‘읽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즐길 수 있는 친구’로 느끼게 되기를 기대한다.
불행에 길들여진 뇌 아침에 눈을 뜨니 친구가 ‘좋은 글’ 중에서 가져온 것이라며 ‘걱정을 버리는 6가지 방법’이라는 글을 보내왔다. 첫 번째가 ‘문제를 보는 시각을 바꾸라’이다. 문제를 두고 걱정부터 하는 것은 나쁜 습관에 불과하다. 걱정하는 습관을 버리기 위해서는 먼저 문제를 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 내게 생긴 문제들이 골칫거리가 아니라 해결점을 찾기 위해 도전하는 힘을 주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하자. 이러한 글을 읽고서 시각을 바꾸려고 노력한 적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생각이나 걱정거리가 다시 머리에 가득 차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우리가 생각 습관을 잘못 만들어 뇌가 그리 작동하는 것일까? 신경과학자들에 따르면 다행히도 우리 잘못은 아니다. 모든 일을 예측하기에는 한계가 있기에, 우리의 뇌는 생존을 위협하는 신호들에 민감하다. 병·사고·죽음처럼 부정적인 자극에 뇌는 더 많은 주의와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다 보니 뭔가 문제가 터져서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걱정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들이 더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다(장동선, 2021). 실험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화난 얼굴을 행복한 얼굴보다 더 빨리 알아챈다. 위기상황을 보여주는 사진이 우리의 눈길을 훨씬 강렬하게 이끈다. 신경과학자 릭 핸슨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부정적인 자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늘 염려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Hanson et.al., 2023). 왜 뇌는 과도하게 걱정하며 살도록 만들어졌을까? 인류는 수십만 년 동안 매 순간 생존 위협을 받으며 살아왔다. 그러한 시기에는 외부의 위협적인 신호에 늘 민감하게 반응하고, 항상 걱정하는 뇌가 생존에 더 적합했다. 인간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문명세계에서 살기 시작한 것은 아무리 길게 잡아도 1만 년이 되지 않는다. 진화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진화가 더딘 걱정 가득한 석기시대의 뇌’는 현대인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회복력과 개인차 우리의 뇌는 불행에 익숙하고 그대로 두면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게 되므로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것일까? 아니다. 뇌는 가소성을 가지고 있어서 개인차가 있지만, 대부분 사람은 지속적으로 노력하면 뇌의 타고난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컴퓨터와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친구가 보내온 글귀는 뇌 업그레이드용 매뉴얼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컴퓨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와 달리 매일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조금씩 업그레이드가 이뤄진다. 그리고 업그레이드가 된 것 같다가도 조금 나태해지면 원래 탑재된 프로그램이 되살아나 작동하게 된다는 점에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와는 차이가 있다. 텃밭은 가꾸지 않으면 곧 잡초로 덮여 심어놓은 곡물을 찾기 어려울 정도가 된다. 곡식을 기르려면 거의 매일 잡초를 제거해 주어야 한다. 뇌에 행복이라는 씨앗을 뿌리고 잘 자라게 하려면 저절로 피어오르는 불행감이라는 잡초를 매일 제거해 주어야 한다는 점에 비춰보면 우리 뇌는 텃밭과 유사한 점이 있다. 톱밥이나 볏짚으로 덮여 있는 밭과 그렇지 않은 밭의 잡초 자라는 양과 속도는 크게 다르다. 사람의 마음 밭도 이와 유사하게 큰 차이를 보인다. 늘 기쁨에 가득 차 있고, 불행감도 쉽게 이겨내는 사람이 있다. 이들은 특별한 축복을 받았거나 지난한 마음 수양을 통해 어느 정도 마음을 다스릴 수 있게 된 사람들이다. 반면에 자신을 거스르는 아주 사소한 일로도 오랫동안 마음고생을 해야 겨우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이 있다. 신경과학자는 전자를 성격 잭팟 뇌를 타고난 사람이라고 한다. 보통의 사람들 뇌는 그 중간 어디에 놓여 있다. 신경과학에서는 이러한 차이를 뇌의 회복력 차이로 설명한다. 회복력은 고난에 반응하는 수많은 행동을 아우르는 대단히 복잡한 현상인데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Critchlow, 2020: 265-267). 여기에 관여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유전자 중 하나가 외유래신경영향인자(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BDNF)다. BDNF를 많이 생산할 수 있는 유전자를 보유한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회복력이 더 뛰어나게 된다. 학대나 방치를 경험하고도 정신건강 상의 문제가 생기지 않는 10~25%의 아동은 이 BDNF 유전 암호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rs6147이라는 유전적 변이를 갖고 있는 사람은 편도체가 과민하기 때문에 두려움과 불안을 더 잘 느끼게 된다. 그리고 FKBP5라는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는 사람은 자살을 시도하거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걸릴 가능성이 낮다. 성격 잭팟 뇌를 타고 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면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라면 늘 마음수련을 해야 평정심을 찾으며 복잡한 세상살이를 꾸려갈 수 있을 것이다. 운 좋게 성격 잭팟 뇌를 타고 난 사람들이 힘들게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행운·시간·에너지를 나눠준다면 조금은 더 살맛 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행복한 뇌로 바꾸는 법 뇌가 늘 불행감에 쌓여 있도록 설계되어 있음을 밝혀낸 신경과학자들이 연구를 바탕으로 행복한 뇌를 만드는 법에 관해 이야기하지만 크게 새로운 것은 없다. 가령 신경심리학자이고, 명상 지도자이며, 붓다 브레인 저자인 릭 핸슨(Rick Hanson)은 첨단의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불교에서 말하는 명상과 수련이 가장 행복하고 지혜로우며 사랑이 가득한 뇌를 만들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위키백과). 크리츨로우(Critchlow, 2020)가 제시한 신체활동을 활발히 하라, 잠을 잘 자라, 사회 활동을 활발히 유지하라, 공부를 계속하라,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하라 등을 봐도 그리 특별한 것은 없다. 행복한 뇌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뇌 건강과 역량 키우는 법(박남기, 2020)을 참고하기 바란다. 뇌의 특성을 이해하고, 거기에서도 행복의 씨앗이 잘 자라게 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사람은 신경과학자가 아니라 심리학자·상담학자들이다. 달라이라마를 비롯한 대부분의 성직자나 종교 지도자들도 그러한 역할을 한다. 명상 수련 등의 방법은 마음 고통에 시달려오던 인류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축적해 온 노하우이다. 뇌파 분석 결과에 따르면 명상은 회복을 돕고 편안한 각성상태를 만들어내는 데 도움을 준다(Critchlow, 2019: 265-267). 인류가 지금까지 축적해 온 다양한 노하우를 배워서 매일 실천하면 우리의 마음 밭에 잡초만이 아니라 기쁨도 함께 자라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잡초와 지렁이 신경과학도 발전 과정에 있는 탓인지 종종 연구 결과가 바뀌거나 서로 상충하는 결과가 제시되기도 하므로 맹신하기에는 이르다. 스멀스멀 기어다니는 불행감을 긍정적으로 보는 관점도 있다. 미국 스와스모어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크리스타 토마슨은 부정적 감정(불안·분노·시기·슬픔 등)은 잡초가 아니라 지렁이라고 말한다(Thomason, 2023). 지렁이는 보기와 달리 토양을 기름지게 만든다. 지렁이가 보인다는 것은 그 정원이 살아 있다는 증거다. 부정적 감정 역시 우리가 자신의 삶을 진심으로 아끼고 있다는 신호다. 무엇인가에 화가 난다는 것은 그것이 내게 소중하다는 뜻이고, 누군가를 잃어 슬프다는 것은 그 사람을 깊이 사랑했다는 뜻이다. 토마슨에 따르면 이러한 감정은 자기애의 또 다른 얼굴이며 뽑아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할 동반자다. 그렇다면 정작 우리 뇌라는 텃밭에서 뽑아야 할 진짜 잡초는 무엇인가. 토마슨에 따르면 감정을 증폭시키는 사고 습관이 잡초이다. ‘나는 왜 이렇게 예민하지?’, ‘이런 기분을 느끼는 나는 한심해’와 같이 감정 위에 자기 비난과 파국적 해석을 덧씌우는 생각의 덩굴이 바로 잡초다. 이 잡초가 무성해지면 지렁이가 살던 흙은 굳어버리고, 본래 뇌가 보내려던 신호도 들리지 않게 된다. 눈을 뜨는 순간 뇌가 부정적인 생각으로 채워지기 시작하거든 뇌에게 이야기하자. 네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그리하지 않아도 되니 긴장을 풀어도 된다고. 뽑아내야 할 잡초는 부정적 생각 자체가 아니라 그러한 자신을 비난하는 태도라고. 부정적인 생각에 휩싸여 있는 자신을 자책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대사회에 적합하지 않은 뇌를 가지고 살아가는 자신을 측은히 여기며 보듬어 안는 것, 그것이 바로 불행한 뇌를 행복한 뇌로 바꾸는 비법이 아닐까 싶다.
누구를 위한 교육시스템인가? 우리는 무언가를 할 때 효과와 효율을 따진다. 효과는 방향의 문제이고, 효율은 입력 대비 산출의 성능 수준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교육계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뭔가 사회적인 변화가 필요할 때, 학교가 그것을 해결하도록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 올해의 교육예산은 자그마치 106조 원이다. 그러나 지금 교육 현실은 어떤가?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부 정책을 신뢰하지 않고 탁상행정만 한다고 한다. 교장·교감은 학교 직원 간의 갈등 조정과 민원, 권한 없는 책임 때문에 힘들다고 한다. 교사들은 관리자에 대한 불만, 늘기만 하는 업무, 갈수록 지도가 힘들어지는 학생들, 말도 안 되는 학부모 민원 때문에 힘들다고 한다. 학부모는 노후를 저당 잡히며 아이들 사교육에 자신들의 미래와 영혼을 갈아 넣는다. 학원비라도 벌려고 단기 알바라도 나가는 학부모는 아이들의 돌봄 공백에 등골이 빠진다. 아이들을 위해서 부모는 가정에 없다. 학생들은 공부 때문에 힘들어 죽겠다는데, 기초학력은 저하되고 있다. 이렇게 공부했는데 기업에서는 뽑을 사람이 없고, 20대 청년들은 갈 곳이 없다. 우리 교육은 지금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우리 교육시스템의 수혜자는 누구인가? 학교는 무엇을 하는 곳이어야 하는가? 지난 31년간 교육계에 있으면서 초등교육계에 많은 정책이 들어왔다. 그 정책 중 상당수는 교육적 필요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정책적 결정에 의해 누군가 해야 할 일이 학교에 들어온 것뿐이다. 방과후학교나 돌봄의 예를 들어보자. 방과후학교는 사교육 절감 차원에서, 돌봄교실은 부모들의 자녀 돌봄 편의성 차원에서 학교에 도입되었다. 그리고 정책의 결정 과정과 실행 과정에서 학교는 철저히 소외되었다. 구색 갖추기 차원에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었겠지만, 학교가 그 일을 하는 것이 맞느냐는 문제가 아니라 학교에서 누가 그 일을 하느냐의 문제가 되었을 뿐이다. 몇 년 전에 잡무 좀 줄여달라고 했더니 잡무 줄일 계획을 학교별로 제출하라고 해서 오히려 잡무를 늘리던 시기도 있었고, 결국 잡무를 못 줄이니까 대신 일할 사람 1명씩을 더 줬다. 공문 좀 줄여달라니까 공문을 집중해서 보내거나, 공문 하나에 여러 가지 사업이 동시에 들어와서, 한참을 읽어보고, 일일이 업무추진 일정을 기록해야 했다. 지금은 이름만 비슷하면 일반행정 업무와 교육업무가 한 공문에 혼재하기도 한다. 도대체 대한민국 교육부는 학교가 무엇을 하는 곳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철학적 사유가 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지금 학교는 교육기관도 아니고 교육행정의 최일선 기관도 아닌, 그냥 행정행위의 최하부 기관일 뿐이다. 그동안 수많은 정책이 도입되는 과정에서, 학교의 목소리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학교는 무기력하게 되었다. 학교의 본질에 대한 고민 없이 들어온 수많은 정책은 조용히 사라지거나 변형되고 그 자리에 사람만 남아 있다. 우리 학교에서 근로를 확인받거나 임금을 받는 사람이 200명쯤 되는 것 같다. 하도 많아서 잘 모르겠다. 그 외에 아이들을 위해서 이런저런 사유로 드나드는 사람은 더 많다. 그러나 교사는 여전히 1학급 1담임이고, 교사는 여전히 부족하다. 우리는 서로를 신뢰하고 있는가? 20년 정도 된 것 같은 꽤 오래전부터 우리는, 소위 진상 학부모에 관한 이야기를 바람이 전하는 전설처럼 들었고, 그 이야기를 듣고 어이없어하고 분노하면서도 그 민원의 해결은 단위 학교 또는 교사 개인이 오롯이 버텨야 했다. 그런 학부모를 만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그러나 언젠가는 만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그러면서 학부모는 자녀를 위하여 나와 같이 협력하는 존재가 아니라 존재 자체가 두려운 대상이 되었다. 어떤 학부모들은 교실 수업을 몰래 녹음도 했고, 이제는 교사들도 학부모와의 통화 내용을 녹음할 수 있는 전화기가 각 교실에 보급되어 있다. 교사들도 학부모를 길거리에서 만나면 반갑지 않고 신뢰하지 않는다. 학부모는 이제 민원인일 뿐이다. 매년 실시하는 교육과정 평가를 보면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가장 중점으로 두어야 할 것으로 인성교육을 꼽는다. 그러면서 막상 생활지도를 열심히 하는 교사는 아동학대로 고통받는다. 인성교육 열심히 해달라고 하면서도 2025년도에만 27.5조 원의 사교육비를 지출했다고 한다. 물론 학교 방과후교육비 같은 것은 제외한 금액이다. 학부모는 사교육비 지출 때문에 허리가 휜다고 매년 뉴스가 나온다. 정부는 기초학력 신장을 열심히 하라고 막대한 예산을 지원한다. 그래서 방과후에 남겨서 가르치겠다고 하면 많은 학부모가 불쾌해한다. 그러고는 학년말에 담임교사가 그동안 아이를 미워했다고 고발하겠다고 한다. 행정구청에서까지 예산을 받아서 아이들을 위해 고생하고 있는 교사들의 마지막은 한번 삐끗하면 민원이다. 수십 년의 교육 경험도, 아이들이 즐거워할 것을 생각하며 열심히 준비한 나의 열정은 상처가 되어 무너진 자존감만 남는다. 민원을 받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는 어느 후배 교사의 이야기에 가슴이 무너진다. 이제는 학교와 교육의 본질을 다시 고민하자 아인슈타인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보다 중요한 것은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이다’라고 했고, 생텍쥐페리는 ‘본질적인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동안 수많은 교육정책을 내놓았지만, 어느 하나도 제대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다. 대한민국이 태어날 때의 교육시스템이 어느 시절까지는 맞았을 수 있다. 그러나 사회는 너무나 많은 것이 바뀌었고, 이제는 교사가 학생의 그림자를 밟으면 안 되는 세상이 되었다. 이제는 우리의 방식이 낡고 틀렸음을 인정해야 한다. 작금의 문제의 본질은 우리가 아는 그게 아닐 수도 있다. 변화하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이 아파할 것이다. 필자의 주장은 뭐 새로운 것을 하자는 것도, 대단한 것을 하자는 것도 아니다. 우리 갈등의 본질을 해결하기 위해서 그냥 교육이 해야 할 일이 뭔지, 학교가 해야 할 일이 뭔지, 다시 한번 점검하고 고민하자는 거다. 그리고 그 과정에 학교도 같이 동참하도록 해달라는 거다. 교사들의 주장대로만 하자는 것도 아니다. 최소한 서로가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최소한의 합의 또는 똑같은 곳을 바라보지는 못해도 방향은 비슷하게 맞춰보자는 것이다. 정책적 판단이 아니라 교육적 판단에 의한 학교교육이 되도록 해보자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 흔히 배가 산으로 간다고 한다. 지금 솔직한 심정은 산으로라도 갔으면 좋겠다. 지금 교육이라는 배는 소용돌이 속에서 탈출하려고 하지만, 각자 자기 방향대로 노만 젓고 있는 형국이다. 이 끝은 침몰이다. 지금까지 학교는 수십 년간 교육을 제대로 하게 해달라고 문을 두드렸다. 그동안 아무도 듣지 않고 있다가 젊은 교사의 허망한 죽음 앞에서 누군가 뭔가를 들은 것 같다. 그러나 문밖에 있는 사람은 안의 상황을 모른다. 언제 문을 열어줄지도 모른다. 그냥 희망을 품고 문을 두드릴 뿐이다. 그리고 그 희망이 꺾이는 순간 그 뒷일은 아무도 모른다. 모든 것에는 적절한 타이밍이 있다. 모든 변화는 방향이 맞아야 효과적이고, 속도가 맞아야 효율적이다. 이제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맞게 학교와 교육의 본질을 생각하며 방향과 속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 현대 사회는 다원화된 사회이다. 누구 하나가 독점적으로 끌어갈 수도, 누구의 의견만 들어서 뭔가를 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니다. 정부 혼자가 아닌,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 최일선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같이 공동체가 되는 순간, 속도는 느릴 수 있지만 우리는 서로 신뢰하며 오래 갈 수 있다. 이젠 교육과 학교에 대한 공동체 간의 그런 대화와 합의가 필요한 때다.
우리 교육이 직면한 문제는 새롭지 않다. 교육의 본질적 가치 약화, 획일적인 교육과정과 평가, 입시 중심의 서열화 문제는 오래전부터 우리 앞에 놓여 있던 숙제다. 문제는 그 숙제가 오랫동안 책상 위에 놓여 있었음에도, 아직 제대로 풀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교육개혁은 좋은 방향을 선언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지 않으면, 결국 예쁜 포장지에 싸인 어려운 숙제로 남는다. 학교 현장에는 이런 일이 자주 있다. 정책은 미래형인데, 실행 조건은 여전히 아날로그다. 비전은 AI 시대인데 학교는 여전히 ‘붙임 파일 1·2·3을 확인하고 기한 내 제출 바랍니다’의 세계에서 바쁘게 움직인다. 물론 행정도 필요하고 책임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제는 물어야 한다. 학교가 바빠진 만큼 교육도 깊어졌는가. 문서로 증빙한 만큼 학생은 성장했는가. 정책이 많아진 만큼 학교는 정말 달라졌는가. 앞으로 교육개혁의 성패는 좋은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학교가 실제로 변화할 수 있는 구조와 조건을 얼마나 함께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AI 시대, 학교의 운영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육개혁의 첫 번째 과제는 현재의 학교 시스템 자체를 다시 바라보는 일이다. 오늘의 학교는 산업화 시대의 필요 속에서 만들어졌다. 많은 학생을 한 공간에 모아 표준화된 지식을 효율적으로 가르치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길러내는 데 초점을 둔 구조였다. 물론 이 체제는 분명한 역사적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다. 우리는 지금 AI 시대를 말한다. 아이들은 이미 인공지능과 함께 질문을 확장하고, 정보를 찾고, 새로운 방식으로 배우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런데 학교는 여전히 대규모 학교 운영, 획일적인 학급 편성, 경직된 교원 배치, 문서로 증빙하는 행정 문화, 문제의 원인 분석과 개선보다 책임 소재 규명과 처벌에 치우친 행정적 대응 방식 등 과거의 방식에 머물러 있는 측면이 있다. 마치 내비게이션 시대에 아직도 접이식 종이 지도를 들고 길을 찾으면서, 그 종이 지도를 더 크고 예쁘게 인쇄하려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교육개혁은 기존의 지도를 조금 더 크고 예쁘게 인쇄하는 일이 아닐 것이다. AI 시대에 학교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학생은 어떤 경험 속에서 성장해야 하는가. 교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공교육 안에서 성장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려면 둘째, 공교육 안에서 학생의 학습과 성장이 충분히 이루어지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 우리 교육의 중요한 난제 중 하나는 ‘학습의 외주화’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우고, 학원에서 다시 배우고, 집에 와서 또 문제를 푼다. 하루 종일 배우고 있지만, 이상하게 배움의 기쁨은 점점 줄어든다. 학교가 본편이고 사교육이 보충이어야 하는데, 어느 순간 보충이 본편이 되고 학교는 예고편처럼 느껴지는 구조가 된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 구조는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고, 교육격차와 사회적 비용을 키운다. 더 큰 문제는 학생들의 귀중한 시간과 에너지가 시험 점수 향상을 위한 반복 학습에 과도하게 쓰이면서, 정작 미래에 필요한 힘을 기를 기회를 잃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사교육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교육 안에서 기초학력 보정부터 심화학습, 진로탐색과 성장 지원까지 보다 촘촘하게 이루어지는 체제를 고민해야 한다. 일부 학교만 특별한 교육을 제공하는 구조를 넘어, 전체 공교육의 질을 국제 수준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전환적 사고가 필요하다. 우리 세대가 경험한 학교를 기준으로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철하게 성찰할 때다. 셋째, AI 시대 교육은 더 따뜻한 인간을 길러내는 교육이어야 한다. AI는 이제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인간의 언어와 질문, 선택과 행동을 학습하며 함께 진화해 가는 공진화 관계에 있다. 그래서 AI 시대의 미래 인재는 기술과 역량을 선한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는 따뜻하고 책임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서 앞으로의 교육은 서열·경쟁·선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관계 속에서 성장하고 공동체 안에서 책임 있게 행동하는 인간미 있고, 따뜻한 인간을 기르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더 인간다운 교육을 위한 조건 넷째, 학령인구 감소를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 기회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학령인구 감소는 주로 학교 통폐합, 교원 정원 감축, 재정 효율화의 관점에서 논의되어 왔다. 물론 현실적인 검토는 필요하다. 그러나 학생 수가 줄어드는 시대라면 교육도 함께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한 아이에게 닿는 교육의 깊이가 더 커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 세대는 한 반에 60명 넘는 학생이 앉아 있던 교실을 기억한다. 그래서 때로는 ‘지금 정도면 괜찮지 않나’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때와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다르다. 과거에는 선생님이 내 이름을 정확히 불러주시는 것만으로도 감동이었다면,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훨씬 더 깊고 섬세하다. 특히 과정 중심 평가와 서·논술형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사의 세심한 관찰과 개별 피드백이 필수적이다. 이것은 교사의 열정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아무리 좋은 교사라도 한 학년에 150~200명 가까운 학생의 글을 깊이 있게 읽고, 피드백하고, 다시 성장으로 연결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교사에게 초능력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교육이 가능하도록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는 공교육이 작아지는 위기가 아니라, 공교육이 깊어질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다섯째, 학교는 시험을 준비하는 공간을 넘어 삶을 살아가는 힘을 기르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물론 지식교육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동안 학교는 인간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삶의 역량을 충분히 다루지 못했다. 아이들은 복잡한 방정식은 배우지만, 마음이 복잡할 때 자신을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는 잘 배우지 못한다. 경제 개념은 시험 문제로 풀지만, 실제 삶에서 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는 충분히 배우지 못한다. 관계 속에서 상처받고 갈등하지만, 건강하게 말하고 화해하는 법은 충분히 연습하지 못한다. 성적표에는 점수가 있지만, 삶의 사용설명서는 부족했던 셈이다. 이제 학교는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대기실이 아니라, 삶으로 나아가는 연습장이 되어야 한다. 건강한 식생활, 몸과 마음의 돌봄, 자산 관리, 관계 형성과 갈등 해결, 삶의 성찰과 진로 설계 등 앞으로의 교육과정에서 무엇을 다루는 것이 더 중요한지 진지하게 논의되어야 한다. AI 시대일수록 인간은 더 인간다운 교육을 받아야 한다. 교육개혁은 학교의 삶 속에서 완성된다 마지막으로 교육개혁의 실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책사업의 추진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현재 많은 정책사업은 교육부나 교육청이 사업의 방향과 틀을 먼저 정하고, 학교는 공문의 형식에 맞추어 계획서를 작성한 뒤, 선정되면 예산을 집행하고 결과보고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방식은 정책 확산과 행정 관리에는 장점이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또 하나의 업무로 쌓이거나 실제 필요와 맞지 않는 사업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학교마다 학생 구성, 지역 여건, 교직원 역량, 공간과 시설의 조건은 모두 다르다. 같은 학교 안에서도 해마다 절실한 과제는 달라진다. 학교마다 필요한 과제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예외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현실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정책사업은 상위 기관이 정한 사업을 학교가 수행하는 방식과 함께, 학교가 자기 학교의 문제를 진단하고 필요한 과제를 스스로 제안하는 방식도 확대될 필요가 있다. 학교는 학생과 학교의 상황을 바탕으로 필요한 과제를 제안하고, 교육청과 교육부는 이를 심사하고 컨설팅하며 지원하는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때 심사와 평가는 계획서의 형식이나 결과보고서의 분량보다, 그 과제가 실제 학교 여건에 맞는지, 학생 성장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는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개혁은 결국 어떤 인간을 길러낼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약속이다. 이제 교육개혁은 산업화 시대의 학교 프레임 안에서 부분적 개선을 반복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AI 시대에 인간이 어떻게 배우고, 어떻게 성장하며,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기준으로 학교를 다시 상상해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구호가 아니라, 학교가 실제로 달라질 수 있는 조건이다. 교육개혁이 학교 현장의 삶과 연결될 때, 교사는 다시 교육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고, 학생은 학교 안에서 자신의 성장을 경험할 수 있다. 그때 비로소 공교육은 미래 세대의 삶을 실질적으로 지켜주는 힘이 될 것이다.
“서울교대의 80년은 단순히 한 대학의 역사가 아니라 대한민국 초등교육과 함께해 온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개교 80주년을 맞은 서울교육대학교의 장신호 총장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지금 교육 현장은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정책과 제도는 그 속도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서울교대 역시 단순한 교원양성기관을 넘어 미래 교육의 방향을 고민하는 대학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1946년 개교한 서울교대는 해방 직후 초등교원 양성을 목표로 출범했다. 이후 약 80년 동안 4만 여 명의 초등교사를 배출하며 한국 공교육의 기반을 형성해 왔다. 특히 수도권 공교육 현장에서 서울교대 출신 교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이들은 교육과정 개발과 수업혁신, 교사 연수, 교육정책 연구 분야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장 총장은 “좋은 교사가 좋은 교육을 만든다는 믿음 아래 서울교대는 초등교육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며 “교실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쳐 온 선생님들의 헌신이 결국 대한민국 교육 발전의 토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개교 80주년의 의미를 단순한 기념행사로 한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의 교육 환경 변화 속에서 초등교육 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장 총장은 “과거에는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학교교육의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전혀 다른 시대가 됐다”며 “AI 기술 확산과 디지털 전환, 다문화 사회 변화, 학령인구 감소, 학생 정서문제 등 학교가 감당해야 할 영역이 매우 복합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 방식으로는 현재 학교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 역시 기존 방식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교대는 올해 개교 8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대학은 기념식과 학술포럼, 동문 초청 행사, 학생 참여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학의 역사와 성과를 정리한 ‘서울교대 80년사’ 발간도 추진 중이다. 특히 단순 회고성 행사에 머물지 않고 미래 교원양성 체계에 대한 논의도 병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장 총장은 “80주년은 과거를 돌아보는 동시에 앞으로의 100년을 준비하는 출발점이어야 한다”며 “100주년을 향한 새로운 교원양성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시대 교원양성 … “기술보다 중요한 건 인간 이해” 서울교대는 또 AI 시대를 맞아 디지털 기반 교육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디지털교육전공 마이크로디그리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AI 활용 수업설계, 데이터 리터러시, 디지털 기반 평가, 에듀테크 활용 역량 등을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있다. 학교 현장과 연계한 실습 프로그램도 확대하는 추세다. 다만 장 총장은 기술 중심 교육만으로는 미래 교육을 설명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AI 시대일수록 오히려 인간다움과 공감 능력, 관계 형성 능력,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더 커질 수 있다”며 “기술은 도구일 뿐이고 결국 학생을 이해하고 성장시키는 역할은 교사가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교대가 오랫동안 지켜온 핵심 가치 역시 ‘아이 중심 교육’”이라며 “미래 교육에서도 그 본질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총장은 현재 전국교원양성대학교총장협의회 회장과 국가교육위원회 위원, 국공립대총장협의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그는 “기초학력 보장과 AI 교육, 다문화교육, 사회정서 지원, 생활지도, 학교폭력 대응까지 모두 학교와 교사가 감당하고 있다”며 “학생 수는 줄었지만, 교사의 업무는 오히려 더 복잡해지고 전문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의 질을 높이려면 단순한 숫자 논리가 아니라 어떤 교사가 필요한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기초학력 전담이나 정서 지원 등 역할별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원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교육정책이 지나치게 단기 대응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교육은 원래 장기 계획으로 움직여야 하는 영역인데 지금은 현장에서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뒤늦게 대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AI 교육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정작 학교 현장에서는 기초학력 문제와 생활지도 문제로 교사들이 큰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장 총장은 “정부와 교육당국이 시대 변화에 맞는 정책 전환을 더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장체험학습 논란 …“교사 책임만으로 해결 안 돼” 최근 학교 현장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현장체험학습 문제에 대해서도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안전사고 발생 이후 교사의 법적 책임 부담이 커지면서 학교 현장에서는 체험학습 자체를 줄이거나 기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장 총장은 “현장체험학습은 교실 안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배움을 제공하는 중요한 교육활동”이라며 “특히 초등학생들에게는 공동체 의식과 사회성,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사고 발생 이후 책임 문제가 교사 개인에게 집중되면서 학교 현장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교사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며 “안전 인력 확충과 법적 보호 장치, 보험 체계, 사전 안전 매뉴얼 정비 등을 국가와 교육청 차원에서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민원 창구가 교사 개인에게 직접 연결되는 현재 구조는 한계가 있다”며 “중재 시스템과 행정 지원 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총장은 “교사가 수업과 학생 성장 지원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며 “지금처럼 행정과 민원 부담이 계속 늘어나면 교육의 본질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습교사제 도입 필요하지만 정책적 접근 신중해야 오래전부터 거론되온 수습교사제에 대해서는 긍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미국 등에서는 대학 졸업 후 일정 기간 인턴 형태로 현장 경험을 쌓는 제도가 운영된다”며 “신규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 행정 업무 등을 단계적으로 익힐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임용 구조와 처우, 평가 체계 등이 함께 정비돼야 하는 만큼 신중한 정책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교직 기피 현상과 관련해서는 “과거에는 학교와 교사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비교적 강했지만, 지금은 학교에 요구하는 기능과 기대 수준이 훨씬 다양해졌다”며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학교가 해결해야 할 문제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를 존중하는 문제는 단순히 특정 직업군 보호 차원이 아니라 결국 학생 교육의 질과 연결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와 학교, 학부모가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면 현장의 혼란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교육의 목표와 방향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다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장 총장은 특히 학부모 교육과 소통 체계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이해와 공감 중심 교육도 중요하다”며 “교사와 학부모가 대립 관계가 아니라 학생 성장을 위한 협력 관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학교교육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교사가 안정적으로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치앙마이에서 빠이로, 덜컹거리는 차 안에서 “Are you Chinese?” 열댓 명이 어지러이 앉아 있는 덜컹거리는 미니밴에서 거친 팔뚝 위 문신이 그대로 드러나는 민소매를 입은 흑인이 팔뚝만큼이나 거칠게 물어보았다. 웬만한 일에는 쉽게 주눅이 들지 않는 나였지만, 처음 만난 덩치 큰 외국인들 앞에서 그저 몸과 마음이 작아져서 모기만큼 작은 목소리로 “No. I′m Korean”이라고 한 뒤 주섬주섬 큰 배낭을 챙겨 차에 올라탔다. 나와 같은 배낭여행자들이 빼곡하게 탄 미니밴은 태국 북부의 유서 깊은 도시 치앙마이에서 ‘빠이(Pai)’라는 작은 예술 도시로 가는 거의 유일한 차편이었다. 태국 최북단 산악지대 속 작은 분지에 자리한 ‘빠이’는 1980년대부터 예술가와 배낭여행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작은 도시이다. 치앙마이에서 북서쪽으로 약 146km에 위치하여 구불구불한 762개의 커브길을 넘어야만 닿을 수 있어서 ‘느리게 가야 비로소 보이는 곳’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빠이+유토피아’의 합성어로 ‘빠이토피아’라고도 불리며, 태국에 여행 온 힙스터(hipster)라면 누구나 기억에 남는 여행지로 꼽는다는 소도시였기에 힘들더라도 꼭 방문하려 한 곳이었다. 짐을 추스른 뒤 스윽 차 안을 둘러보니 나 외에는 딱 한 명, 동양인 소녀가 눈에 띄었다. 다행히 그 친구도 나에게 흥미가 생겼는지 이름을 물어보았다. 고맙게도 나에게 이야기를 걸어 준 그 동양인 소녀는 알고 보니 중국인이었고, 한국 친구들 이름 중에도 매우 많은 한자인 ‘지혜 지(智)’를 외자 이름으로 쓰고 있는 친구였다. 그녀는 30분 전에 생전 처음 만난 나에게 자신의 이름을 발음하는 법까지 알려주며, 태국 여행은 어떠했는지, 내가 겪었던 치앙마이는 어떤 느낌이었는지 상세히 물어보았다. 사실 나는 그 시기 인생 최저 몸무게를 매일매일 경신하고 있었다. 혼자서 38리터짜리 큰 배낭을 메고 씩씩하게 동남아를 누비고 다녔지만, 사실은 다사다난했던 교직생활과 그로 인해 얻은 크고 작은 상처들을 털어내고자 도망치듯 떠나온 여행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캄보디아 길거리에서 먹었던 코코넛 캔디가 심한 탈을 내는 바람에 장장 5일간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한 상태였다. 치앙마이에 힘겹게 도착한 후 감당이 되지 않는 몸을 어찌할 줄 모르고 숙소에서 잠만 푹 자며 쉬다가 급하게 ‘빠이’로 향하는 미니밴을 잡아탄 것이었다. ‘지(智)’가 질문한 치앙마이 여행 경험에 대해 내가 우물쭈물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지(智)’는 자신은 치앙마이에서만 한 달은 머무른 것 같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들려주었다. 그녀의 고향이자 처음으로 여행을 시작한 곳은 중국이었는데 중국에서 베트남·라오스를 거쳐 태국에 이르기까지 한 번도 비행기를 타지 않고 오직 육로로만 여행 중이라고 했다. 그녀는 원래 중국의 실리콘밸리 ‘선전’에서 일하던 촉망받던 IT 인재였는데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변화만을 끊임없이 좇는 미래 지향적인 삶에 갑작스러운 회의를 느끼고 퇴사를 한 후, 전 세계를 돌며 여행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지속 가능한 여행’을 추구한다며 관광객이 아니라 ‘지구 여행자’의 마음으로 여행을 이어 나가고 있다고 하였다. ‘지(智)’의 여행법은 먼저 새로운 도시에 도착하면 게스트하우스 같은 숙박 시설에 청소 및 관리 역할을 맡겨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같은 숙소에서 노동력을 제공하는 대신 숙식을 제공받으며 기념품 및 식비는 최소한으로 한정한다. 특산물이나 특선 요리 같은 것은 간혹 레스토랑에서 주문해서 먹기도 하지만 보통 그 지역의 식재료를 사서 자신의 레시피대로 만들어 먹는다. 지역의 랜드마크와 관광지만을 엿보는 여행이 아니라 지역 주민과 일상생활을 함께하는 생계형 여행을 추구한다. 당시 나도 도망치듯 뛰쳐나온 여행이었기 때문에 금전적인 여유는 꿈꿀 수 없는 상황이었고, 한정된 예산에서 최대한 오랜 시간 여행을 하기 위해 마냥 편하지만은 않은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룸에서 저렴한 여행을 해 나갔지만, 그런 나에게도 ‘지(智)’의 여행 방식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중국의 꽌시(關係)를 만나다 ‘빠이(Pai)’는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우리가 도착한 바로 그날이 1년에 한 번 있는 ‘빠이 국제 뮤직 페스티벌’이 있는 날이었다. 미니밴은 우리를 적당한 번화가에 내려주었지만, ‘즉흥여행’을 꿈꾸고 있던 우리가 묵을 숙소는 어디에도 없었다. 전체 마을에 빈방이 없는 상황을 처음으로 겪게 되니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배낭처럼 무거워진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오늘 밤을 어떻게 무사히 보낼 것인가 걱정만 태산인 나와는 달리 ‘지(智)’는 무척 태평해 보였다. 인생이란 원래 이런 거라며 노래를 흥얼거리는 ‘지(智)’와 함께 마을 구석구석 숙소의 문을 두드렸다. 더 이상 걸을 수 없을 만큼 무거워진 발걸음과 어깨를 부여잡고 터덜터덜 걷다가 눈앞에 보이는 허름한 숙소의 문을 두드렸다. 중국인 아저씨 한 분이 나오시더니 ‘지(智)’와 중국어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셨다. ‘지(智)’는 환하게 웃으며 여기에 우리가 잘 수 있는 곳이 있다고, 숙소 주인아저씨가 방을 만들어주시겠다고 하셨다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내가 ‘Thank you’를 연신 거듭하자 중국인 주인아저씨는 당연한 일이라며, 어깨를 한 번 으쓱하시고는 창고로 쓰던 방 한 칸의 물건을 후딱 옮기시더니 우리에게 방을 마련해주시고는 훌쩍 떠나셨다. 드디어 잘 곳을 찾았다는 안도감에 주린 배를 움켜쥐고 먹을 것을 찾으러 거리에 나선 우리는, 방금 전 우리처럼 숙소가 없어 큰 배낭과 함께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서 있는 캐나다에서 온 청년 하나를 만났다. 남 일 같지 않은 그 모습에 측은지심이 들어 혹시 괜찮다면 우리와 같이 묵자고 제안하였고, 결국 처음 만난 세 명이 중국인 아저씨가 급조해 주신 방을 함께 쓰게 되었다. 뜻밖의 인연이 만든 완벽한 밤 처음 만난 사이였지만 계획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나와 성향이 매우 비슷한 친구들이었기 때문인지 3명 중 어느 누구도 오늘이 빠이의 1년 중 가장 큰 축제인 ‘빠이 국제 뮤직 페스티벌’이 있는 날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저 우리는 영혼이 흘러가는 대로 유유히 흘러오다 이곳에서 만나게 되었을 뿐이었다. 히피 문화로 유명한 빠이에 왔으니 우리는 우선 빠이 메인 스트리트로 나섰다. 역시 히피 문화의 성지, 전 세계 배낭여행자들의 성지답게 거리에서는 오색찬란한 개성 넘치는 모습들의 예술가들과 예술 공연이 곳곳에서 있었다. 거리의 예술가들과 함께 몸을 흔들어보기도 하고, 태국에서 즐겨 마시는 레몬그라스 티도 대나무 통 텀블러에 담아 마셨다. 태국 북부 지방의 명물 국수라는 ‘카오소이’를 저녁으로 맛있게 먹으며 한국·중국·캐나다 각자 출신 국가의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어설픈 영어 대화로 열심히 나누었다. 대화를 나누다 흥이 오른 우리는, 마침 우리가 빠이에 도착한 오늘이 빠이 국제 뮤직 페스티벌인 이 놀라운 상황을 마음껏 즐겨보기로 하였다. 때마침 길거리에서 처음 만난 태국 젊은이들이 뮤직 페스티벌을 가는 길이라는 이야기에 혹해 그들의 차를 얻어 타고 빠이 국제 뮤직 페스티벌도 다녀왔다. 처음 경험하는 타국의 뮤직 페스티벌은 아는 노래가 정말 하나도 없었지만 너무나 흥겨웠고 신이 났다. 난생 처음 들어보는 태국 음악에 몸을 맡기고 함께 리듬을 즐기다 보니 한국에서 가지고 온 걱정과 근심은 어느새 나의 것이 아니었다. 이 모든 것 중 어느 것 하나 계획했던 것은 없었지만, 수많은 놀라운 우연들이 만났기에 지금도 기억 속에 생생하게 재연되는 황홀하고도 행복감이 넘실대는 ‘완벽한 밤’이었다. 새로운 곳으로 혼자 떠나는 여행은 정말이지 쉽지 않다. 하지만 그곳에 뜻하지 않게 만난, 좋은 반려자(伴旅者)가 있다면, 어떤 험한 길도,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어려운 일도 ‘그래도 할 만한 것’이 아닐까 한다. 빠이 여행을 통해 나는, 인생은 결국 어느 곳을 가는가보다는 어떤 사람과 함께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존재하는 순간순간을 있는 힘껏 즐기는 것. 그것이 히피 정신이자 준비된 여행자의 자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당시 여행 때 부적처럼 가지고 다니던 여행 명언으로 글을 마무리할까 한다. 여행 중에 우리는 발전하고, 바뀌고, 다른 사람이 된다(레몽 드파르동, 방랑 중에서).
세계 최초의 풀 CG 3D 애니메이션이자, 1995년 1편 개봉 후 30년 넘는 세월 동안 속편 모두가 인생 영화로 불리는 기념비적인 시리즈 토이 스토리의 새로운 이야기 토이 스토리 5(감독 앤드류 스탠튼·맥케나 해리스)가 6월 17일 한국 관객을 찾아온다! 장난감들이 내가 모르는 사이에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모험까지 떠난다면?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상상을 스크린에 옮긴 토이 스토리는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기쁨과 감동을 안겨주면서 매번 팬들의 인생작을 경신하게 했다. 실제 판매되는 장난감을 모티브로 한 개성 있는 캐릭터, 정교한 스토리텔링에 놀라운 기술력까지 극찬을 받으면서 제83회,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수업과 여러 행정 업무로 바쁜 선생님들을 위해 토이 스토리 5 개봉일까지 시리즈 전편의 스토리·명대사·캐릭터를 복습해 본다. 장난감의 적은 장난감! 존 라세터 감독이 연출한 시리즈의 첫 편은 앤디가 생일 선물로 받은 새 장난감 우주 전사 버즈가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앤디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장난감들의 리더 자리를 오랫동안 지켜왔던 카우보이 인형 우디는, 레이저빔과 최신식 비행슈트에서 펼쳐지는 날개, 개폐할 수 있는 헬멧까지 화려한 기능으로 무장한 버즈가 앤디의 집중 관심을 받게 되면서 처음으로 질투심에 휩싸인다. 게다가 버즈는 스스로를 장난감이 아니라 진짜 우주 대마왕을 물리쳐야 할 전사라고 믿으면서 엉뚱한 행동을 펼치는데, 이 또한 우디의 심기를 건드린다. 티격태격하던 둘은 결국 몸싸움까지 벌이게 되고, 우디의 실수(?)로 인해 버즈는 장난감들에게 가장 안전한 집 밖으로 떨어진다. 옆집 시드는 장난감 일부를 절단하고, 다른 장난감에 붙이는 기괴한 방식으로 장난감들을 고문하는 악마 같은 존재와 다름없는데…. 버즈를 구하러 갔던 우디가 시드에게 붙잡히고, 둘은 처음으로 힘을 합쳐 시드로부터 탈출을 시도한다. 버즈가 자신을 우주 전사라고 착각하고 비행을 준비하면서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To infinity and beyond)!”라고 외쳤던 명대사 외에도, 엔딩 부분에서 폭죽으로 하늘을 날던 우디에게 버즈가 “이건 나는 게 아니야. 그냥 폼나게 떨어지는 거지”라고 한 대사도 팬들의 기억에 남아 있다. 30년 전 작품이라 지금 보면 기술적 조악함이 드러나지만, 탄탄한 스토리를 인정받아 그해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제작 30주년을 기념해 작년 9월 10일 CGV에서 재개봉했다. 존재 이유를 고민한 토이 스토리 2 _ “내가 너의 아빠다!” 1편이 장난감끼리의 내부적 싸움이었다면, 1999년에 개봉한 2편은 같이 게임을 하면서 어느덧 절친이 된 우디와 버즈가 다른 장난감과 힘을 합쳐 외부의 적, ‘나쁜’ 인간과 싸우는 이야기다. 우디의 캠프에 간 사이에 팔이 떨어진 우디는 벼룩시장에서 팔릴 위기에 처한다. 우디의 가치를 알아본 장난감 수집가 알이 우디를 유괴(!)하고, 우디는 그곳에서 자신의 카우걸 제시와 충직한 말 인형 불스아이를 만나면서 자신이 1950년대 인기 TV 쇼 ‘우디의 라운드업’ 주인공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디는 자신이 수집 가치가 매우 높은 장난감임을 알게 되고, 알이 자신을 수리해 일본의 한 장난감 박물관에 고가로 팔아넘기려고 한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광부 피트는 우디의 합류로 드디어 4인방이 완전체가 됐다면서, 일본으로 함께 가자고 권유한다. 우디는 앤디에게 함께 돌아가자고 설득하지만, 용감해 보이기만 했던 제시가 전 주인에게 버림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복귀를 망설인다. 앤디는 이제 친구들과 노는 것을 더 좋고, 살아있는 강아지와 노는 시간이 많아 장난감들은 찬밥 신세이기 때문이다. 한편 버즈는 우디 대신 앤디 장난감들의 리더가 돼 집 밖으로 나선다. 우디를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일들을 겪고 알의 집에 도착하지만, 우디는 성장하는 주인에게 돌아가기보다 박물관으로 가서 모든 아이의 영웅으로 남겠다며 복귀를 거절한다. 버즈는 돌아서면서 “그게 그렇게 좋아? 사랑도 받지도 못하는 그런 구경거리가 되고 싶냐고! 한심하다”라고 일갈한다. 1편에서는 장난감들이 마치 사람처럼 서로 싸우고, 화해하는 모습에 집중했다면, 2편에서는 좀 더 본질적인 이야기를 건드린다. 장난감에게 놀잇감이라는 쓸모 외에 존재 이유를 묻기 때문이다. 시리즈의 주인공인 우디는 자신을 찾지 않는 주인 앤디에게 돌아가 다락방 상자에 처박힐 인생을 택할 것인지, 장난감 박물관을 멋지게 장식하며 영원히 아이들의 주인공으로 ‘전시되는 삶’을 택할지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한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스토리와 감동적인 메시지 덕분에 2편은 제작비 대비 5배의 수익을 거뒀다. 회자되는 명대사로는 장난감보다 강아지를 더 좋아하게 된 앤디를 보며 우디가 “앤디가 크는 걸 막을 순 없겠지. 그래도 괜찮아. 함께할 동안은 행복할 테니까”라고 말하는 장면, 제시가 “우리는 앤디나 에밀리 같은 애들을 절대 잊지 못해…. 걔들은 우릴 쉽게 잊지만…”라고 말한 장면이 꼽힌다. 스타워즈 시리즈를 오마주한 장면으로, 우주 전사 버즈가 대마왕 저그로부터 “내가 너의 아빠다!(I’m your father)”라며 탄생의 비밀을 듣고 절규하는 모습도 웃음이 터지게 한다. 한편 제작 중 작업 파일 전체가 삭제되는 사고가 일어났고, 백업 시스템에도 오류가 발생해 2편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지만, 재택근무 중이던 한 직원이 집에 보관한 백업 파일 덕분에 영화가 기적적으로 완성될 수 있었던 사실은 지금도 회자되는 영화계 전설 중 하나다(재택근무를 허하라!?!?). 시리즈 사상 가장 완벽한 퇴장 토이 스토리 3 _ “안녕…, 파트너” 2010년 모두를 울린 토이 스토리 3. 장난감은 언젠가 버려지는 숙명을 타고 태어난 존재. 예정된 이별이지만, 이보다 더 슬플 수 없었다! 이제는 훌쩍 커서 다른 지역으로 대학에 가게 된 앤디를, 장난감들은 더 이상 붙잡을 수 없다. 어린 시절 추억이었던 장난감들을 상자에 차곡차곡 넣어 다락방에 두려던 앤디는, 장난감을 한참 바라보다 우디만 꺼내 차에 싣는다. 수많은 장난감 중 앤디의 영원한 애착 인형은 우디였던 것. 그렇다면 나머지 장난감들의 운명은? 앤디 어머니는 다락방 행 대신 ‘써니사이드 탁아소’ 기부를 선택했다. 사랑하는 주인 앤디와의 이별은 아쉽지만, 장난감들은 매일매일 새로운 아이들과 신나게 놀 수 있을 거라며 기대한다. 써니사이드 탁아소 장난감들의 터줏대감 핑크빛 곰 인형 랏소와 켄도 앤디의 장난감들을 반갑게 맞아준다. 하지만 실상은 천국이 아닌 지옥이었다!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은 장난감들을 집어 던지고, 침을 흘리며 빨아 먹기까지 한다. 앤디를 뒤로하고 친구들을 선택한 우디마저 “우리 장난감들이 망가지는 거 안 좋아해. 부서지는 것도, 찢어지는 것도!”라고 소리칠 정도. 다락방 신세가 차라리 낫다며 탈출을 시도하는 앤디의 장난감들을 막아서는 랏소 일당. 겨우 탈출에 성공하지만, 쓰레기 소각장에서 한 줌의 재가 될 위기를 외계인 장난감들의 도움으로 모면하고 겨우 집으로 돌아온다. 상자에 다시 들어간 우디와 장난감들을 본 앤디는, 차에 상자를 실어 이웃집 꼬마 보니에게 가서 장난감을 하나씩 소개한다. 소심했던 보니가 점차 마음을 열고, 앤디와 함께 장난감들로 신나게 놀기 시작한다. 주인과의 마지막 놀이라는 걸 직감한 장난감들의 모습이 슬프게 다가온다. 명대사로는 앤디가 가장 아끼는 우디를 보니에게 건네주며 “날 대신해 우디를 잘 보살펴 줄 수 있겠니?”라고 하는 장면, 석양 속에 떠나는 앤디를 바라보며 우디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안녕…, 내 파트너(So long, my partner)”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모두 눈물을 흘렸다. 1편으로부터 15년 만에 나온 3편은 어릴 때 1편을 봤던 어린이 관객이 성인이 되어 헤어질 수밖에 없는 장난감의 숙명을 감동적이고 아름답게 전하면서, 토이 스토리 시리즈 사상 가장 완벽한 결말이었다는 평을 받았다. 새로운 시작 토이 스토리 4 _ “여기 안에만 있으면 알 수 없어” 하지만 디즈니와 픽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포기할 생각이 없었나 보다. 9년의 시간을 보내고 나온 4편은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이미 3부작으로 더할 나위 없는 완결성을 보여준 시리즈를 다시 부활시킨다는 점에 대해 전 세계 관객의 우려가 쏟아졌지만, 가장 호불호가 갈렸던 토이 스토리 4는 국내에서 340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고, 로튼 토마토 지수 최종 점수도 97점을 기록해 흥행과 비평 모두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앤디를 떠나보내고 새 주인 보니의 집에서 생활하기 시작했지만, 우디는 보니와 보내는 시간이 점점 줄어든다. 포크에 실을 붙여 머리카락을 표현하고, 눈을 붙여 장난감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포키를 가장 사랑하는 보니를 위해 매일 쓰레기통으로 향하는 포키의 전담 마크가 된 우디. 보니의 가족이 캠핑을 떠나는 날, 포키가 차에서 뛰어내리고, 우디는 포키를 찾기 위해 뒤따라 내린다. 골동품점에서 우디의 목소리 상자를 탐내는 개비와 그의 수하 장난감 벤슨에게 붙잡히지만, 1편부터 우디와 러브라인을 형성했던 보핍이 등장해 완벽한 걸크러쉬로 우디를 구출한다. 보핍은 우디를 도와 포키 구출작전에 나서는데, 스턴트맨 피규어 듀크 카붐도 합세한다. 보핍과 함께 하면서 주인 없는 장난감의 삶이 결코 무의미한 것이 아니고, 오히려 자신을 찾는 모험으로 가득 찬 인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우디는 주인에게 사랑받기 위해 자신의 목소리 상자를 노렸던 개비개비에게 “누군가 우물에 독을 탔다”, “내 부츠에 뱀이 들어 있어”라는 자신의 트레이드와도 같았던 목소리 상자를 개비개비에게 건네주고, 보핍과 함께 야생의 인생을 선택한다. 명대사로는 “앤디한테는 내가 제일 소중한 장난감이었어…”라는 우디의 대사. 잃어버린 소중한 장난감을 찾아주면서 우디가 “장난감의 가장 소중한 사명은 끝까지 아이 곁을 지켜주는 거야”라는 장면, “여기 안에만 있으면 알 수 없어”라며 익숙한 곳을 벗어나는 것이 자신을 찾는 모험임을 선언하는 우디의 대사, 앤디의 장난감들을 떠나는 우디를 바라보며 공룡 장난감 렉스가 “이제 우디도 잃어버린 장난감이야?”라고 묻자, 버즈가 “아니, 자기 자신을 찾은 거지”라고 말하는 장면, 두 절친이 각기 다른 길을 걷기로 하면서 서로를 보며 1편부터의 명대사를 나눠서 버즈가 “무한한 공간”이라고 외치고, 우디가 “저 너머로!”를 하는 장면 등이 꼽힌다. 주인공과 떨어진 후 장난감으로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존재론적 스토리텔링에 보핍을 기존의 수동적인 여성상에서 여전사 캐릭터로 전환한 것 또한 주목받았다. 또한 듀크 카품의 목소리를 존 윅 시리즈의 키아누 리브스가 맡아 이슈가 됐다. 태블릿 패드의 등장! 토이 스토리 5 _ “장난감의 시대는 끝났다?” 4편 이후 7년 만에 돌아온, 그러니까 시리즈 전체로 치면 31년 만에 개봉하는 5편은 존재론적 성찰을 넘어 “장난감의 시대는 끝났다?”라는 파격적인 질문을 던진다. 보니에게 도착한 새로운 선물인 태블릿 릴리패드는 “안녕, 나는 릴리패드야. 같이 놀자!”라며 보니에게 해맑은 인사를 건넨다. 우디·버즈·제시 등 기존 장난감들은 릴리패드가 가져올 거대한 변화와 위협에 당황스러워한다. 기술의 발전과 시대의 변화 속에서 기존 장난감들이 위기를 맞이한 것. 이제는 더 이상 장난감들과 놀지 않고 밤낮 없이 릴리패드에만 몰두하는 보니를 보며 제시는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난 우디에게 무전을 치고 도움을 요청한다. “우디!”, “제시, 들려?”, “장난감이 살기에 정말 힘든 세상이야? 버려진 장난감이 하나둘 늘어나”, “다 끝났어! 전자기기가 여기까지 쳐들어왔어.” “글쎄, 뭐랄까…. 장난감은 놀잇감인데 전자기기는… 다 가능하거든.”, “이 기기에 보니를 빼앗기고 있어.” 결국 우디는 자신의 모험을 잠시 멈추고 주인 보니를 되찾기 위해 돌아온다. 5편은 시대에 걸맞게 ‘스마트 태블릿’이 장난감들 사이에 나타나며 벌어지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아냈다. 우디 역의 톰 행크스, 버즈 역의 팀 알렌, 제시 역의 조안 쿠삭 등 기존 토이 스토리 시리즈 캐릭터를 연기했던 배우들이 그대로 돌아와 관객들의 반가움을 자아낸다. 여기에 보니를 사로잡은 릴리패드의 목소리는 패스트 라이브즈, 트론: 아레스로 국내 관객들에게도 얼굴을 알린 그레타 리가 연기했다. 재회한 후에도 여전히 티격태격하는 우디와 버즈의 절친 케미부터 특유의 찰진 유머, 그리고 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상징적인 OST ‘You′ve Got a Friend in Me’까지, 벌써부터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 살아있는 강아지를 선물 받은 앤디로부터도 자신의 자리를 지켜냈던 장난감 친구들은 릴리패드의 등장에 “서랍 뒤는 내가 찜했다”라며 일찌감치 패배를 선언하기도 했는데, 우디의 등장으로 장난감 친구들은 과연 보니를 태블릿 기기로부터 구출할 수 있을까? 장난감의 시대는 정말 끝난 것일까? 시대는 변해도 친구들은 영원하다! 6월 17일, 30년 지기 친구들의 활약을 조우하기 위해, 아니, 스마트폰과 태블릿 중독에 빠진 아이들을 구출하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서라도 토이 스토리 5를 극장에서 확인해 보자. 사진 제공 및 출처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네이버 영화, 공식 예고편 캡쳐 전설의 시작 토이 스토리 _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
물리적 거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교통 연결성 부동산 시장의 영원한 불변의 법칙은 ‘입지’이며, 그중에서도 대중이 가장 선망하는 입지는 명확하다. 고연봉 일자리가 밀집해 있고, 수준 높은 상업 시설과 문화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서울의 3대 업무지구(강남·광화문·여의도)가 바로 그곳이다. 이러한 핵심 거점과의 접근성은 곧 삶의 질과 직결되기에, 누구나 출근 시간이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30분 이내로 소요되는 핵심지 신축 아파트에 살기를 원한다. 이는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 욕망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장벽은 높다. 핵심지의 공급은 극히 제한적인 반면, 그곳에 진입하려는 수요는 넘쳐난다. 희소성의 원리에 따라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대다수의 서민과 중산층에게 핵심지 거주는 물리적·경제적으로 불가능한 영역이 된다. 결국 대중은 핵심지에서 밀려나 외곽의 주거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한다. 여기서 부동산의 가치를 결정짓는 결정적 변수인 ‘교통 연결성’이 등장한다. 핵심지에서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살기 때문에, 핵심지까지 ‘얼마나 빠르고 편리하게 도달할 수 있는가’가 주거지의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물리적인 거리가 다소 멀더라도 교통망을 통해 시간적 거리를 단축할 수 있다면, 그곳은 핵심지의 인프라를 공유하는 ‘대체지’로서의 강력한 위상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교통 연결성과 편의성은 단순히 이동의 편의를 넘어, 핵심지의 가치를 외곽으로 전이시키는 통로 역할을 한다. 핵심지 진입이 차단된 수요자들에게 교통은 삶의 질을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며, 이것이 우리가 지도 위의 거리보다 철도 노선도 위의 연결성에 더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연결이 곧 가치, 버스보다 지하철 노선이 부동산의 중심이 되는 이유 부동산 가치를 평가할 때 교통망은 핵심 요소지만, 모든 교통수단이 동일한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도로 위를 달리는 버스와 전용 선로를 달리는 지하철 사이에는 자산 가치의 궤를 달리하는 결정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부동산 시장이 버스 노선보다 지하철 노선에 압도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정시성의 차이다. 버스는 도로 상황과 기상 조건, 출퇴근 시간대 병목 현상에 따라 소요 시간이 가변적이다. 반면 전용 선로를 사용하는 지하철은 교통 체증으로부터 자유로우며, 분 단위의 정확한 도착을 보장한다. 현대인에게 시간은 곧 비용이다.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길에서 소모되는 불확실성을 제거해 준다는 점은 주거지 선택 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강력한 메리트가 된다. 둘째, ‘확장성’과 ‘역세권 효과’다. 버스 정류장은 비교적 설치와 폐쇄가 자유로워 희소성이 낮다. 하지만 지하철역은 막대한 예산과 오랜 공사 기간이 소요되는 국가적 기반 시설이다. 지하철역이 들어서면 그 주변으로는 유동인구가 결집하고, 이를 소화하기 위한 상업시설과 업무 환경이 유기적으로 형성된다. 즉 지하철 노선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하나의 거대한 ‘직주근접 생태계’를 구축하며, 이는 주변 지가 상승의 강력한 촉매제가 된다. 셋째, ‘심리적·물리적 가시성’이다. 부동산 매수자들에게 지하철 노선도는 일종의 ‘자산 지도’와 같다. 노선도에 표시된 역 이름은 그 지역의 인지도를 결정짓는 이정표 역할을 한다. 심리적으로 지하철역이 가까운 단지는 ‘인프라가 갖춰진 곳’이라는 신뢰를 주며, 이는 매수 대기 수요를 두텁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지하철 역세권 아파트는 호황기에 더 많이 오르고 불황기에는 가격을 방어하는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부동산의 가치는 핵심지까지 도달하는 ‘시간’에 비례하는데, 가변적인 도로 상황에 의존하는 버스와 달리 도착시간을 통제할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은 현재 지하철뿐이다. 따라서 철도망은 입지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유일한 해법이 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지하철 역세권이 부동산 시장의 절대적인 중심축으로 작용하는 것은 지극히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다. 황금노선의 필요조건과 충분조건 그렇다고 모든 지하철 노선이 집값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경전철과 지선들 사이에서 자산 가치를 실질적으로 견인하는 노선은 따로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소위 ‘황금노선’이라 불리는 노선들을 분석해 보면, 반드시 갖춰야 할 ‘필요조건’과 가치를 폭발시키는 ‘충분조건’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먼저 필요조건은 ‘핵심 업무지구와의 직결’이다. 지하철의 존재 목적은 결국 이동이며, 대다수 이동의 종착지는 일자리다. 서울의 3대 업무지구인 GBD(강남)·CBD(광화문)·YBD1(여의도) 중 최소한 한 곳 이상을 환승 없이 연결해야 한다. 아무리 역세권이라 해도 양질의 일자리와 연결되지 않는 노선은 단순한 주거 편의 시설에 그칠 뿐, 자산 가치의 비약적인 상승을 이끌어내기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일자리를 지난다고 해서 모두 황금노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충분조건인 ‘노선의 질’이 갖춰져야 한다. 같은 업무지구를 지나더라도 노선의 가치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는 다음의 세 가지에서 발생한다. 첫째는 ‘급행 체계의 유무’다. 현대인은 물리적 거리보다 시간적 거리에 더 민감하다. 9호선이 황금노선의 대명사가 된 결정적 이유는 강남을 지난다는 사실을 넘어, 급행열차를 통해 서울 동서 간의 이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기 때문이다. 둘째는 ‘배차 간격과 수송 능력’이다. 출퇴근 시간대에 좁은 객차와 긴 배차 간격으로 악명이 높은 노선은 주거 선호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김포골드라인이나 우이신설선 같은 경전철 노선이다. 이들 노선은 건설 비용 절감을 위해 2량 규모의 꼬마 열차로 설계되었으나, 폭발적인 출퇴근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지옥철’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따라서 쾌적하고 빈번한 운행은 노선의 가치를 높이는 필수적인 요소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충분조건은 ‘고소득 주거지와 핵심지의 연결’이다. 단순히 일터로 보내주는 것을 넘어, 구매력 높은 수요층의 거주지와 그들이 소비하는 지역을 잇는 노선은 독보적인 시세를 형성한다. 신분당선이 대표적인 예다. 판교와 강남이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부가가치 창출 지역을 최단 시간에 연결함으로써, 노선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부의 축’으로 자리 잡았다. 지하철이라고 해서 다 같은 노선이 아니다. 필요조건을 충족해 생존한 노선들 사이에서, 충분조건이라는 필터를 통과한 노선들만이 진정한 황금노선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황금노선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목적지에 닿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압도적인 효율로 핵심지의 부가가치를 공유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대한민국 시세지도를 바꾼 황금노선은? 물리적 거리를 극복하게 해주는 교통망의 확충은 부동산 시장에서 ‘공간의 계급화’를 불러왔다. 특정 지역이 핵심지와 연결되는 순간, 그곳의 위상은 이전과 전혀 다른 레벨에 올라서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 부동산 시세의 표준을 만들고 자본의 흐름을 바꾼 다섯 가지 황금노선을 통해, 앞으로 우리가 어떤 노선에 더 주목해야 할지 살펴보자. ● 2호선 _ 서울 3대 도심을 순환하는 부동산 절대 기준선 가장 먼저 서울 부동산의 ‘기초 체력’이자 기준점이 되는 노선은 2호선이다. 강남·시청·여의도라는 3대 업무지구를 순환하며 연결하는 이 노선은, 서울 어디서든 접근 가능한 압도적인 범용성을 자랑한다. 그래서 2호선 역세권은 불황에도 가격이 잘 빠지지 않는 하방 경직성이 가장 강하며, 서울 주요 대학과 상권을 실핏줄처럼 잇고 있어 ‘수요의 마르지 않는 샘’과 같은 역할을 한다. ● 3호선 _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들을 묶어주는 부의 주거 벨트 3호선은 대한민국 ‘부촌의 상징’을 완성하는 동시에, 소외되었던 지역을 주류 시장으로 끌어올린 노선이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단지를 관통하여 대치동·도곡동 등 강남의 핵심 주거지를 하나로 묶는 ‘부의 주거 벨트’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고양시·은평구 등 서울 서북권 지역을 종로·을지로와 같은 도심(CBD)은 물론 강남(GBD)까지 환승 없이 직결해 준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3호선은 서북권 주거지를 서울의 핵심 심장부와 연결시켜 해당 지역의 입지적 가치를 비약적으로 상승시킨 결정적 디딤판이 되었다. ● 7호선 _ 강남 업무지구로 진입하는 실질적인 직주근접 노선 7호선은 강남을 관통하는 노선이 외곽 지역의 가치를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다. 과거 전형적인 베드타운이었던 상계동·중계동 등 동북권과 광명·부천 등 서남권은 7호선을 통해 ‘강남 직주근접’의 혜택을 입게 되었다. 특히 이 노선은 직장인들의 선호도가 매우 높은데, 그 이유는 강남구청·논현·반포 등 강남의 주요 업무지구를 직접 관통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7호선은 서울 동북권과 서남권의 주거지를 강남 생활권으로 묶어주는 실질적인 가교 역할을 했으며, 해당 지역들의 부동산 시세가 안정적으로 형성되는 기초가 되었다. ● 9호선 _ 급행 시스템으로 서울 동서 간 강남 접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 9호선은 ‘급행’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시세의 점프업을 이끌어 낸 혁신적인 노선이다. 강서구 마곡지구와 가양·등촌 일대를 강남 중심부와 20~30분대로 연결하며 서울 서남권의 위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9호선의 등장은 ‘물리적 거리보다 소요 시간이 중요하다’는 시장의 인식을 확산시켰으며, 한강 변을 따라 형성된 주요 단지들의 몸값을 상승시킨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 신분당선 _ 고연봉 일자리 거점을 최단 시간에 잇는 수도권 남부의 핵심 동선 마지막으로 신분당선은 ‘고소득 일자리의 결합’이 가져오는 폭발력을 입증했다. 강남과 판교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부가가치 창출 거점을 최단 시간에 연결함으로써, 경기도권 입지였던 분당·수지·광교를 강남 업무지구와 연결된 ‘간접 직주근접 생활권’으로 격상시켰다. 이는 단순한 교통망의 확충을 넘어, 고부가가치 일자리와 주거지가 하나의 경제 생태계로 묶이게 된 계기가 되었고, 수도권 남부 주거지들의 입지적 가치를 단번에 올려주었다. 이 다섯 노선의 결정적인 공통점은 대한민국 자본의 심장부인 ‘강남 업무지구(GBD)’를 관통한다는 점이다. 즉 주요 주거지역와 양질의 일자리를 환승 없이 직결함으로써, 출퇴근의 심리적·시간적 거리를 획기적으로 단축한 것이 이 노선들의 핵심이며, 부동산의 가치는 결국 강남이라는 핵심 지점과의 연결 독점권에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미래의 황금노선, 판도를 바꿀 새로운 자산 혈관 과거의 황금노선이 이미 완성된 부의 지도를 확인시켜 주었다면, 미래의 황금노선은 ‘현재 저평가된 지역의 입지적 한계를 극복하게 해주고, 급지를 한 단계 격상시킬만한 동력이 있는가’에 주목해야 한다. 즉 미래 노선들의 파급력은 서울 주요 입지와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것을 넘어, 물리적 한계를 극복할 만큼의 ‘획기적인 접근성’을 제공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 GTX-A _ 수도권의 시간 개념을 재편하는 '속도의 혁명' 가장 파괴력이 큰 노선은 단연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그중에서도 ‘GTX-A’다. 기존 지하철보다 3~4배 빠른 속도로 파주 운정과 동탄에서 삼성역2을 20분대로 연결하는 이 노선은 수도권의 공간 개념을 ‘거리’에서 ‘속도’로 완전히 바꿀 것이며, 물리적 한계로 인해 외곽에 머물던 도시들이 강남 생활권으로 편입되면서, 수도권 입지의 서열이 새롭게 정립될 것이다. ● 동북선 _ 서울 동북권을 도심 허브와 직결하는 '강북 접근성의 완성' 서울 내에서 교통 소외 지역의 가치를 높일 노선은 동북선이다. 상계역에서 왕십리역까지 이어지는 이 노선은 철도망이 취약했던 서울 동북권의 입지를 재발견하게 만드는 동력이다. 특히 중계동 학원가와 같은 탄탄한 주거 배후지를 미아사거리·제기동을 거쳐 왕십리라는 거대 허브로 연결하며, 도심 업무지구로의 접근성을 대폭 개선시킬 예정이다. 이는 동북권 주거지들이 가졌던 고질적인 교통문제를 해결하며 시세의 하방 경직성을 높여줄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 신안산선 _ 경기 서남부와 여의도를 최단 시간으로 잇는 '서남권 직주근접의 핵심' 경기 서남부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신안산선도 빼놓을 수 없다. 안산·시흥에서 광명을 거쳐 여의도(YBD)까지 직결되는 이 노선은 그동안 철도망의 혜택이 적었던 서남권 지역을 주요 업무지구와 연결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여의도라는 고부가가치 일자리 거점으로의 이동 시간을 절반 이상 단축시킨다는 점에서, 노선이 지나는 길목마다 입지적 재평가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 신분당선 연장 _ 대한민국 핵심지, 강남과 판교를 연결하는 '부의 확장' 마지막으로 강남 업무지구의 영향력을 더욱 확장할 신분당선 연장선(광교~호매실, 강남~용산) 역시 놓쳐선 안 된다. 이미 검증된 황금노선인 신분당선이 서울의 심장부인 용산과 경기 남부의 미개발 지역으로 뻗어 나감에 따라, 노선이 지나는 주변 지역들의 입지적 가치는 한 단계 더 올라갈 것이다. 노선이 그리는 지도, 그 너머의 가치 교통망의 확충은 단순히 이동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출퇴근 시간의 단축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이며, 자산 시장에서는 저평가된 입지가 주류로 진입하는 계급 상승의 사다리가 된다. 물리적 거리를 무력화하는 혁신적인 속도와 환승의 번거로움을 없앤 직결성은, 앞으로도 시세 지도를 재편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다. 하지만 노선이 들어선다는 소식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 길이 연결하는 끝에 ‘어떤 일자리’가 있는지, 그리고 그 길을 이용할 ‘수요층의 구매력’이 얼마나 탄탄한지를 입체적으로 읽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즉 결국 입지의 가치는 단순히 위치나 면적의 문제가 아니라, 강남을 비롯한 높은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거점으로 얼마나 빠르고 편리하게 닿을 수 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미래의 시세 지도는 지금도 새로 생겨나는 노선들을 따라 끊임없이 재편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파악해 연결의 가치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자산 가치를 안정적으로 키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따라서 단순히 현재의 모습에 갇히지 말고, 새로운 길이 만들어낼 거대한 입지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며 내 자산을 그 흐름 위에 잘 실어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마음의 대물림 (조민희 지음, 보아스 펴냄, 248쪽, 1만 8,000원) 부모의 감정과 태도가 아이의 정서와 삶의 방향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 있게 조명한다. 20년 넘게 현장에서 많은 부모와 아이를 만나온 저자는 진정한 교육은 방법론보다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깊이 들여다보고 아이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역설한다. 부모의 올바른 마인드 셋, 공감 대화법, 아이와 함께하는 감정 연습 등 부모에 내재한 좋은 감각을 일깨워 아이를 성공적인 길로 이끄는 조언을 담았다. 지도와 전쟁으로 다시 읽는 한중일 세계사 (이동민 지음, 갈매나무 펴냄, 280쪽, 2만 원) 동아시아 3국의 분쟁사와 지정학적 역동성을 지리학 관점에서 풀었다. 지금의 한중일 질서 원형을 세 나라 최초의 대격돌인 임진왜란에 두고, 제국주의 시대 개항, 한반도에서 벌어진 대리 냉전, 오늘날 신냉전에 이르기까지의 흐름을 추적한다. 나아가 분쟁이 끊이지 않는 21세기 경제 전쟁의 키워드인 입지·자원·교역·군비 등을 톺아보며, 소모적 대립과 극단주의에서 벗어난 균형 잡힌 안목을 강조한다. 학교에서 바로 쓰는 제미나이 노트북LM (손성호 등 지음, 학교도서관저널 펴냄, 192쪽, 1만 9,000원) 과중한 업무로 교육에 집중할 수 없는 교사들에게 유용한 AI 활용법을 알려준다. 교사들이 번거로워할 만한 업무를 AI로 해결하는 과정을 상세히 설명한다. 사업 계획서와 공문서 요약부터 학생 생활기록부 및 평가 자동화, 웹 시스템 구축까지 다양한 사례를 소개해 실제 업무 환경에서 즉시 참고할 수 있다. AI 활용 팁과 프롬프트 그리고 자료 예시를 QR 코드로 제공하여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생각이 보이는 교실2 (론 리치하트·마크 처치 지음, 최재경 옮김, 사회평론아카데미 펴냄, 348쪽, 2만 원) 생각이 보이는 교실의 확장판으로, 학생의 생각을 드러내는 수업이 필요한 이유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전작이 사고 가시화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와 수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루틴을 다루었다면, 이번에는 그 힘이 교실에서 어떻게 살아 움직이고, 교사를 어떤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교실을 바꾸는 것은 일회성 루틴이 아니라 지속적인 교실 문화임을 강조한다. 민주주의를 살리는 정치 어휘 교과서 (홍명진 지음, 뜨인돌 펴냄, 264쪽, 1만 6,800원) 매일 쏟아지는 정치 뉴스 속에서 혼란을 겪는 청소년들을 위한 교양서. 계엄·탄핵·대의제·필리버스터 등 64개의 핵심 어휘로 민주주의의 작동 원리를 쉽게 설명한다. 단순한 뜻풀이를 넘어 짧은 낱말 속에 응축된 역사적 배경도 짚어준다. 정치가 공허한 말싸움에 그치지 않으려면 진보와 보수가 동일한 언어로 소통하고, 그에 담긴 가치를 공유해야 함을 강조한다. 왕을 사로잡은 조선의 덕후들 (송영심 지음, 다른 펴냄, 176쪽, 1만 6,000원) 꿈과 현실 사이에서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용기를 주는 역사 교양서다. 엄격한 신분 사회였던 조선에서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시대를 움직인 일곱 명의 삶을 조명한다. 궁중 음악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박연, 7개 국어에 능통했던 신숙주, 모두를 위한 시계를 만든 장영실, 최초의 한글 조리서를 남긴 장계향 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100일 신문 100점 독해: 국제편 (뉴스쿨 글, 불키드 그림, 미래엔아이세움 펴냄, 208쪽, 1만 9,800원)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할 100가지 국제 뉴스를 엄선해 담았다. 전현직 일간지 기자와 초등학교 교사로 구성된 필진이 사회·정치·경제·과학·환경·문화·역사 분야의 주요 이슈를 모았다. 하루에 기사 한 편씩 100일 동안 꾸준히 읽으며 문해력과 독해력을 기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중동 문제 등 다양한 국제 현상의 배경과 개념을 함께 설명해 상식과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 구멍청 (백희나 지음, 스토리보울 펴냄, 60쪽, 1만 7,000원) 보름달이 뜬 밤에만 문을 여는 신비로운 ‘달토끼 식당’을 배경으로 한 백희나 작가의 신작 그림책이다. 달토끼들이 마음속 깊은 빈자리를 상징하는 자연산 구멍을 정성껏 달여 만든 ‘구멍청’이라는 특별한 음식을 누군가를 돌보느라 지쳐 늦은 밤 찾아온 작은 곰돌이에게 대접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거창한 해결책이나 요란한 충고 대신, 따뜻한 온기로 마음을 어루만진다.
최근 신록의 계절을 맞아 각종 언론 매체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내용이 있다. 많은 국민의 필수 코스 중 하나인 나들이에 관한 것이다. 학교에서도 이 시기가 되면 학부모와 학생의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현장체험학습을 한다. 특히 수학여행을 가게 되는 학생들은 답답한 교실과 학교 그리고 학원을 벗어나 새로운 배움과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마음이 한껏 들뜨게 된다. 올해는 예년과는 달리 수학여행 등을 실시하지 않는 학교가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런 상황은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으로 이어지며 교육계 안팎에서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4월 28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은 수학여행 같은 단체활동이 중요한 수업의 일부인데 안전사고 위험이나 관리 책임을 피하려 이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통령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다녀온 경주 수학여행이 평생의 기억으로 남아 있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운 점도 참 많았다고 회상하면서 문제가 있으면 교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교육부장관에게는 학생들의 소중한 기회를 빼앗아선 안 된다며 각별하게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교직단체들의 반발, 대통령의 보완 지시, 교육부 대책 발표 계획 등이 이어지면서 수학여행은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수학여행은 많은 이들에게 학창 시절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고 교육적 효과도 잘 알려져 있다. 물론 그간 경비 문제, 대규모 인원의 실시로 인한 비교육적 문제 등이 지적되었고, 이에 대한 개선도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 세상 어떤 제도도 완벽할 수 없듯이 수학여행도 마찬가지다. 최근 가장 큰 문제는 수학여행 운영 과정에서 교사들이 느끼는 부담감이 커졌다는 점이다. 특히 현장체험학습 중에 발생한 안전사고로 교사가 형사책임을 지는 사례가 생기면서, 많은 학교가 수학여행을 사실상 중단했다. 향후 교사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학생들에게는 의미 있는 배움의 기회가 보장되는 방향으로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수학여행의 의의와 교육적 기능 1) 의의 수학여행은 교과학습만으로는 학생들의 전인교육을 하기에 부족하다는 인식 하에 교과학습 이외의 현장학습을 통해 학습 의욕을 고취하는 등 학교 밖에서 여행하고 숙박하는 교육적 활동을 말한다. 즉, 수학여행은 교실수업의 연장선에서 평상시 배운 지식을 직접 자연·문화 등을 체험하면서 창의적인 학습을 한다는 목표가 있다. 한편 경제 여건상 가족여행을 하기 어려운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수학여행은 견문을 넓히는 중요한 기회다. 짧은 기간이지만, 수학여행은 친구들과 함께 학창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쌓는 데 매우 의미 있는 중요한 교육활동이다. 2) 교육적 기능 수학여행은 학생들의 인지적·사회적·정서적 발달 등을 도모하기 위한 중요한 교육 여행이다. 수학여행의 교육적 기능은 다양하지만, 지면 제약상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수학여행은 새로운 체험과 참여 관찰, 생활 탐구를 통해 다양한 자연과 문화를 학습하게 한다. 이러한 경험은 학생의 인지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활동 중심의 체험은 내재적 동기와 유능감을 높이는 데 좋다. 즉 수학여행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체험활동은 학생들이 자기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참여하고 사고함으로써 인지적 측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경험은 학생들의 자기 정체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므로, 자기 정체성의 확립과 증진에 도움을 준다. 둘째, 사회적·정서적 측면에서 보면 수학여행은 불안·우울·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여러 친구와 함께하는 집단생활 경험은 대인관계에서의 공감·소통능력을 비롯한 사회적 능력을 함양시킨다. 궁극적으로는 학교생활에서의 발전적 태도를 함양할 수 있다. 수학여행 실시 현황, 미실시 원인과 수학여행 실시를 위한 선행 요건 1) 수학여행 실시 현황 서울시교육청 관내 학교를 중심으로 올해 수학여행 실시 현황을 살펴보면, 계획한 초·중·고는 전체 1331곳 중 231곳(17%)에 그쳐, 지난해 562곳(42%)에 비해 크게 줄었다. 초등학교의 경우 단 30곳(5%)만 수학여행을 간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안전사고 발생 시 교사의 법적 책임에 대한 두려움, 일상화된 학부모 민원과 무분별한 고소·고발에 대한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2) 수학여행 미실시 원인 교사들이 수학여행을 실시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중요한 몇 가지만 살펴보면, 첫째, 교사의 형사책임 부담이다. 이는 수학여행을 가지 않게 하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다. 2022년 강원도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교통사고 이후, 인솔 교사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학교 현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체험학습 중 예기치 못한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교사에게 고의가 없더라도 보호·감독 의무 소홀을 이유로 형사책임을 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게 확산이 되고 있다. 수십 명에서 백여 명의 학생을 몇 명의 교사가 24시간 보호·지도하는 것이 불가능함에도 사고가 나면 100% 교사 책임이라는 심리적 압박감은 매우 크다. 둘째, 예측 불가능한 민원의 발생이다. 수학여행 준비 과정에서 쏟아지는 다양한 민원도 교사들을 지치게 한다. 교사들에게 들어오는 민원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도시락을 준비하라고 해도, 현지 식당을 예약해도 각기 다른 이유로 민원이 제기된다. 즉 학부모들의 민원과 불만이 교육적인 내용보다는 운영 방식 등이 많아 비본질적인 것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상황이다. 셋째, 과도한 행정 업무다. 수학여행은 커다란 하나의 사업에 가깝다. 버스 기사의 음주 여부 확인부터 식중독 예방, 학생들의 멀미 예방과 대처까지 모든 안전 관리를 인솔 교사 혼자 감당해야 하는 구조다. 여기에 장소 선정, 계약, 안전 점검, 사후 정산 등 방대한 행정 업무까지 더해지지만, 교사를 보호하거나 지원하는 시스템은 거의 부재한 실정이다. 3) 수학여행 실시를 위한 선행 요건 수학여행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교 현장이 가장 크게 부담을 느끼는 법적 책임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이를 위해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필요한 경우 새로운 법의 제정도 필요하다. 수학여행 활동 중 안전사고를 비롯한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교사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지 않은 한 책임을 묻거나 처벌하지 않도록 법적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교육당국의 책임을 교사에게 전가하는 방식의 상세한 백화점식 업무 매뉴얼의 개선도 시급하다. 통합형 교육과정 운영을 통한 수학여행 운영 1) 안전 대책 확보와 교사 업무 경감 수학여행 추진과 운영 인력은 담임교사를 포함하여 1학급당 2명을 기본으로 하되, 필요시 추가 인력을 배치하도록 한다. 추가 인력 예산은 교육청 지원 예산을 사용하되, 이것이 어려울 때는 지방 기초자치단체에서 학교에 지원하는 교육경비보조금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이마저도 충분하지 않을 때는 학부모를 포함한 자원봉사자 등 다양한 협력 인력을 확보한다. 또한 수학여행 현지에서는 교사 업무 경감을 위해 현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관광해설사·마을교사 등 현지의 다양한 지역 인적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2) 통합형 교육과정으로 운영 수학여행은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닌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학습과 배움의 경험이 되도록 설계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교과 및 학년 교육목표에 맞게 연초부터 교육과정을 치밀하게 편성하고 운영할 필요가 있다. 교육과정 운영을 수학여행 전 활동, 수학여행지 활동, 수학여행 후 활동으로 나누어 간략하게 제시하고자 한다. ● 수학여행 전 활동 운영 시수는 교육과정상 각 교과시간을 활용하되, 학교 여건을 고려하여 1주일 수업 시수 내외에서 편성·운영한다. 과목별 차시는 학교와 지역 상황에 맞게 조정할 수 있으며, 교과시간·창의적체험활동·학교자율시간 등을 활용하여 운영할 수 있다. 사전 교과별 교육은 학교별 상황을 고려하여 적정 차시를 편성하여 실시한다. 과목별로 다룰 수 있는 학습 주제를 예시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도덕에서는 타인 존중, 공중·교통도덕 등을 공부하고, 국어에서는 제주도 방언의 특징과 제주도를 소재로 한 문학작품 등을 알아본다. 사회에서는 제주도의 역사, 제주도의 기후·지형의 특징, 제주도를 빛낸 인물, 제주도의 산업, 제주도의 인구 변화 등을 다룰 수 있다. 과학에서는 화산의 생성, 제주도 암석 특징·종류 등을 학습한다. 음악에서는 제주도 음악 및 특징 등을 공부하고, 미술에서는 제주도를 빛낸 화가들, 제주도를 소재로 한 그림과 사진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가급적 수학여행 소책자를 제작하도록 한다. 소책자에는 사전 학습 내용을 간략하게 수록하고, 학생이 선정한 주제의 내용을 메모할 수 있도록 46배판 정도 크기, 20페이지 내외로 제작한다. ● 수학여행지에서의 활동 수학여행지에서는 낮에는 견학 및 체험활동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저녁에는 식사 후 40분 정도 지도교사가 참여하여 주제별로 분과를 구성하여 학생들이 협의·토의하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여건상 주제별 분과 운영이 어려운 경우에는 교과별 분과로 구성할 수 있다.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사전 조사를 통해 주제를 미리 정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제주도의 지리적 위치 특성이 현재 제주도 생활과 산업 등에 미친 영향과 바람직한 미래의 방향은? 등이다. ● 수학여행 후 활동 수학여행 후에는 1~2시간 정도 발표 시간을 갖고, 필요할 경우 전시 활동도 함께 운영한다. 발표 활동은 기행문·감상문·일기·시와 관심이 있는 주제를 조사한 내용 등을 발표하기, 그림 설명하고 감상하기, 짧은 동영상 보고 느낌 말하기,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발표하고 감상하기 등으로 구성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교실의 일부 공간을 활용하여 학급별 전시회를 할 수도 있다. 많은 국민은 교사들이 안전사고에 대한 과도한 법적 책임 부담, 과다한 민원과 행정업무로 인해 수학여행을 하지 못하는 점을 이해한다. 그러나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교육활동을 포기하는 것이 바람직한 해법인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내일의 걱정을 미리 끌어와 오늘 한숨을 내쉬는 어른들 속 학교장도 힘이 든다. 그러나 학교장은 교육과정 운영의 최고 리더다. 수학여행은 교과와 창의적체험활동, 공동체 경험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장이라는 점에서 교육과정 운영의 꽃이자 백미다. 수학여행을 과거의 관행과 방식으로 운영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수학여행의 진정한 교육적 가치를 쉽게 포기해서는 더욱 안 된다. 마이클 샌델은 ‘정의로운 사회는 각 세대가 서로를 책임지는 사회’라고 했다.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내가 책무를 다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현재 학생에게 돌아가고, 그 부담은 앞으로 학교를 이끌어 갈 후배 교장들에게 남게 된다는 점을. 만약 오늘이 더는 내 눈꺼풀을 들어 올릴 수 없게 되기 전의 마지막 하루라면, 나는 학교장으로서 무엇을 해야 하며, 어떤 마음으로 이 시간을 보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2026년은 교육계에 있어 매우 특별한 해이다. 광복 직후인 1946년에 수많은 학교와 대학들이 설립되었던 관계로, 올해로 개교 80주년을 맞이하는 교육기관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지난 80년 동안 한국 교육은 수많은 정책적 변화를 겪었으며, 이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존재한다. 본고에서는 교육 80년을 돌아보며 한국 사회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였다고 판단되는 중요 교육정책들을 시대별로 살펴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순서로 ‘교육 기적’의 단초가 된 1948년부터 1960년까지의 정책적 노력을 재조명한다. 초등의무교육의 완성: 국가 재건의 설계도 한국 교육 정책사에서 가장 먼저 언급되어야 할 결정적 출발점은 초등의무교육의 완성이다. 1948년 출범한 신생 정부는 대한민국 「제헌헌법」에 초등의무교육의 실시를 명시하였으며, 1949년 「교육법」을 통해 ‘모든 국민은 6년의 의무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고, 아동의 친권자 또는 후견인은 초등교육을 받게 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였다. 비록 1950년 6.25 전쟁으로 인해 정책이 한때 중단되기도 하였으나, 정부는 1954년 다시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초등의무교육 6개년 계획’을 수립하여 이를 다시 추진하였다.1 당시 급증하는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한 학교 건축, 교원 양성, 교육과정 개발 및 교과서 제작, 그리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예산 충원 정책 등 국가적 역량을 총결집한 전방위적 계획이 수립되었다. 실제로 당시 국가 전체 예산의 10% 이상이 교육에 투자되었으며, 문교 예산의 75~81%가 의무교육에 충당되었다. 정부는 임시토지소득세환부금제도·교육세·「의무교육재정교부금법」 등을 제정하며 의무교육 완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1959년에는 취학률 95.9%를 달성하며 계획보다 1년 앞당겨 의무교육을 완성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성취는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고려할 때 더욱 놀랍다. 해방 직전인 1944년 기준, 전체 인구의 14%만이 교육을 접할 수 있었고 초등교육 졸업자는 12%, 중등은 1% 이하, 대졸자는 0.2%에 불과했다.3 UN을 포함한 국제기구가 노력하여 전 세계 아동의 90% 이상이 학교에 취학하게 된 시점이 2010년이었음을 감안한다면, 1950년대 한국의 선택은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와 차별화되는 결정적인 정책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교원 양성 체계의 구축과 교육 기회의 확대 국제개발업무를 담당하는 해외전문가들은 한국이 초등교육보편화에 필요한 우수한 교사인력을 어떻게 빠른 시간에 양성했는지 궁금해한다. 의무교육 이행을 위해 정부는 대규모 교원 양성에 나섰다. 1949년 「교육법」에는 중학교 졸업자를 입학 대상으로 하는 수업연한 3년의 사범학교 설립 규정이 포함되었다. 사범학교는 1946년 6개교를 시작으로 꾸준히 증설되었으나, 학생 수 증가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웠다. 이에 정부는 사범학교에 단기 강습과정이나 임시 초등교원양성소를 부설하고 각 도에 양성소를 설치하여 교원을 양성하였다. 이러한 임시 기관들은 1958년 수급 사정이 완화됨에 따라 폐지되고 사범학교로 일원화되었으며, 1962년 2년제 대학(교육대학), 1981년 4년제 대학으로 전환되며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또한 주목할 점은 교원 자격 관리 방식이다.우리나라는 세계 여러 선진국과는 다르게 국가 차원의 통일된 교원자격제도를 일원화하였으며, 이를 통해 교사의 전문성과 교육의 질을 국가가 직접 관리하고 보장하고자 하였다.이러한 중앙집권적 교원정책은 전국의 어느 학교에 가더라도 표준화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그 결과 초등학교 학생 수는 1948년 240만 5천 명에서 1960년 360만 명에 달하게 되었다.. 비록 매년 수천 개의 교실을 신축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반에 70명 이상이 모여 2부제나 3부제 수업을 들어야 할 만큼 당시의 교육 현실은 매우 열악하였다.그러나 한국 정부는 ‘교육 환경의 질적 저하를 감수하더라도 모든 학생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보편적 원칙을 최우선으로 추진하였다. 동시에 정부는 이러한 과다한 학생 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국가가 실력을 보증하는 우수한 교원 인력을 현장에 지속적으로 공급함으로써 과다한 학생 수로 인한 열악한 교육 여건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였다고 생각한다. 초등의무교육의 성과: 인적 자본의 형성과 산업화의 기틀 이러한 초등의무교육 정책은 도시와 농어촌, 남아와 여아를 불문하고 보편적 교육 시대를 열었으며, 이는 시민의식 함양과 함께 1960~70년대 산업화의 견인차 역할을 하였다. 특히 국어와 산수를 익힌 인적 자본이 1950년대 후반에 대거 형성되면서, 이들은 합리적 경제활동의 바탕이 되는 계산 능력을 습득하였다. 이는 잠재적 근로자들이 제조업 기반인 도시로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무엇보다 1959년 의무교육 실현은 여성교육 측면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당시 한국의 여아 취학률은 북미 지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높았다. 유교적 전통 아래 소외되었던 여성교육을 법제화함으로써 취학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졌고, 이는 1960년대 한국의 대표 산업이었던 섬유산업 등에 우수한 여성 인력이 투입되어 농경사회에서 제조업 국가로 전환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사학(私學)을 통한 중등 및 고등교육 기회확대 제1공화국 시절 초등의무교육과 함께 중등교육 기회의 확대 역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다만 초등교육과 달리 중등 이상의 교육 기회는 주로사립학교를 통해 확대되었다.7 현재까지도 중학생의 20%, 고등학생의 50%, 대학생의 80% 이상이 사립 체제에서 교육받고 있는 현실은 공교육 책임 방기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8, 당시 정부 예산의 한계 속에서 내린 선택지 중 하나였다고 생각된다. 여기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1949년의농지개혁이었다. 정부는 유상몰수·유상분배 원칙에 따라 지주제를 해체하고자 했으나, 특별한 예외 규정을 두었다. 즉 토지 소유자가 학교법인을 설립하고 교육기관을 운영할 계획이 있는 경우 해당 토지를 몰수 대상에서 제외해 준 것이다. 이는 지주들이 토지를 유지하는 대신 사립학교를 설립하도록 유도하는 실질적인 인센티브가 되었고, 이를 통해 수많은 중·고등학교와 대학교가 설립되어 교육 기회가 급격히 확대되었다. 이 정책에 대해서는 단기간에 교육 기회를 확대하여 사회 발전을 앞당겼다는 긍정적 평가와 사립학교 부실 운영 및 교육 질 악화라는 부작용을 낳았다는 상반된 평가가 공존한다. 이러한 사학 태생의 독특성은 이후 사학 정책이 자율성보다는 책무성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정교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과학교육 강조 및 해외 유학 파견 정책 제1공화국 정책 중 다른 나라와 대비되는 정책은 과학교육 정책이다. 개발도상국들이 최근 과학·수학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것에 비교하여 한국은 국가 출범 시부터 과학교육을 강조하였으며, 1948년 정부 수립과 동시에 문교부에 과학교육국을 설치하고 이를 교육과정에 반영하였다. 또한 세계적인 과학기술대학을 목표로 인하공과대학을 설립하고, 서울대와 한양대에 원자력공학과를 설치하여 우수한 인재를 유학 보냈다. 1959년에는 최초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을 설립하기도 하였다. 또한 당시 국내의 낮은 고등교육 수준을 보완하기 위해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에 대규모 유학생과 연수생을 파견하였다. 2만여 명에 달하는 학자와 대학원생·공무원들이 선진 문물을 배우기 위해 파견되었으며, 이들은 1960년대 이후 한국이 자체적인 교육·연구기관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인력으로 활약하게 되었다는 평가이다. 마치며 1948년부터 1960년까지의 초기 교육정책은 절망적이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교육을 국가정책의 중심에 두고 인재양성에 정부와 민간이 같이 노력한 역사였다. 이때 구축된 초등의무교육의 토대와 사학을 통한 기회 확대, 그리고 과학교육의 강조는 이후의 교육정책과 대한민국이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는 가장 강력한 원천이 되었다.
책과 웃음이 머무는 학교의 오후 # 부드러운 햇살이 교정을 감싸는 오후, 서울 강서초등학교 도서관은 수업을 마친 아이들로 금세 활기를 띤다. 이날은 학부모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도서명예교사회가 운영하는 도서관 수업이 열리는 날. 아이들은 책장을 넘기며 독서에 몰입하기도 하고, 친구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잠시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책을 펼치게 되는 공간. 강서초 도서관은 그렇게 아이들의 일상 속에 스며들어 있다. 강요 대신 편안함을 내어주는 이곳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책과 가까워지고, 토론을 통해 생각을 키우며 함께하는 즐거움을 배워간다. # 교문을 들어선 순간, 와~하는 학생들의 함성이 들려온다. 인조잔디가 산뜻하게 깔린 운동장에 아이들이 3개 권역으로 나눠 피구를 한다. 공에 맞아 상대편 선수가 아웃될 때마다 환호성과 탄식이 교차된다. 오늘은 강서초가 연례행사로 진행하는 학년별 체육대회 날. 민원 전화 한 통에 운동회는 고사하고 축구도 맘대로 못 하는 현실인데, 강서초엔 아이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 가득하다. 올 가을엔 전교생이 참여한 대운동회가 열릴 예정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강서초는 학부모의 참여·협력·소통으로 함께 가꾸어가는 따뜻한 배움터다. 민원과 반목, 갈등 대신 신뢰와 소통, 화합의 학교다. 이곳에서 학부모는 단순한 ‘지원자’가 아니라 교육의 동반자다. 함께 만드는 학교, 학부모가 움직이다 학부모들 활동은 아침부터 시작된다. 대표적인 활동이 ‘등교 맞이’. 1년에 두 차례 진행되는 이 행사는 한 달 전부터 준비된다. 학부모들은 재능기부로 참여해 풍선을 직접 만들고, 응원 문구를 적고, 선물을 포장한다. 행사 당일이면 정문과 후문에 각각 자리를 잡고 아이들을 맞이한다. 음악을 틀어놓고 “너희가 최고야”라고 외치며 응원 도구를 흔드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하나의 축제다. 아이들은 매년 반복되는 이 이벤트를 이제는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약 40분간 이어지는 등교맞이는 아이들에게 ‘학교 가는 길’을 즐거운 경험으로 바꿔놓는다. 등굣길 안전을 위한 노력도 꾸준하다. 학부모들은 매일 15명에서 25명 규모로 팀을 짜 교통안전 캠페인을 벌인다. 학교 앞 불법 주정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발적 실천이다. 김태영 교장은 “제가 3년간 지켜본 결과, 예전에는 주정차 차량이 굉장히 많았는데, 지금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도서관을 중심으로 한 학부모 독서교육 활동이다. ‘샘터 사랑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이야기’의 줄임말인 ‘샘 아이’에는 20~30명 규모의 학부모 동아리가 자발적으로 모여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간단한 만들기 활동을 하며 독서의 기쁨을 알게 해준다.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데 신청은 1분 안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김 교장은 “제가 봐도 전문성을 갖춘 교사처럼 준비하고, 학부모끼리 피드백을 주고받는 등 연구를 많이 하신다”면서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 선착순이 금방 마감될 정도”라며 웃었다. 이러한 참여는 학교교육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공모사업에도 연이어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생태교육’을 주제로 학부모들이 15개 체험 부스를 직접 운영해 전교생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초록 손 지구마켓으로 이름 지어진 학부모 중심 생태교육은 창체활동시간을 이용, 4~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참여형 교육으로 실시됐다. 강서초는 생태교육에 이어 올해는 독서교육이 서울시교육청 학부모회 특색활동 공모사업에 선정돼 학교공동체의 핵심적인 역할을 이어간다. 학부모 연수도 활발하다. 소규모로 진행되는 연수는 나만의 향수 만들기, 부모 마음코칭, 아이를 지키는 공감과 경청의 기술 등 다양하다. 특히 이 학교 문수정 생활교육부장이 진행하는 학부모 교육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가정에서 자녀와의 대화법부터 학교폭력예방, 사고 발생 시 절차, 자녀 문제행동의 효과적 대처 방안 등 꼭 필요한 팁을 알려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신뢰와 소통이 만든 변화 이 같은 노력은 성과로 이어졌다. 강서초는 지난해 학교폭력 ‘0건’을 기록했다. 모든 학급을 대상으로 한 예방교육과 적극적인 중재 노력이 빛을 발한 결과다. 김 교장은 “학생들 사이에 다툼이 왜 없겠습니까. 하지만 전문가가 적극적으로 중재하고, 가정과 함께 예방교육을 하다 보니 대부분 사과와 이해로 마무리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초등학교 갈등의 90%는 서로 감정을 이해하면 풀린다”며 “그걸 도와주는 게 학교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강서초는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학교폭력 예방 부문 교육감 표창을 받았다. 이 모든 변화의 바탕에는 ‘소통’이 있다. 김 교장은 “학교와 학부모 간 민원과 갈등이 증폭되는 이유는 결국 소통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지난 2024년 교장으로 부임하자 학부모와 교직원들 사이에서 시설과 운영 등 다양한 민원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를 피하지 않았다. 그는 이들의 요구사항을 가능·불가능·장기 과제로 나눠 정리하고 간담회 때마다 PPT를 활용해 직접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가능한 건 바로 하고, 시간이 필요한 건 계획을 말씀드리고, 안 되는 건 그 이유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습니다.” 예를 들어 45년 된 노후 건물에서 발생하는 녹물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숨기지 않고 상황을 공유했다. 직접 지역 정치인들을 설득해 6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고, 곧 대대적인 공사와 함께 정수기 설치까지 약속을 받아냈다. 학부모들의 불만은 신뢰로 바뀌었고, 해가 갈수록 민원은 줄어들었다. 지금은 학부모들로부터 “학교가 너무 좋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달라졌다. 교직원들도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잘 가르칠 것인가”에만 집중하는 등 안정된 분위기가 조성됐다. 책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학교 여기에는 40대에 교장으로 부임한 김 교장의 경영 철학과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 그는 “기본이 바로 서지 않는 교육은 언젠가 무너진다”며 “인성과 독서가 가장 중요한 교육의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장이나 교사 혼자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함께해야 한다”는 가치를 제시했다. 이러한 문화 속에서 학부모회의 활동은 더욱 활발해졌고, 참여 열기 또한 높아졌다. 김 교장이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첫째, 먼저 인사해라. 둘째, 책을 많이 읽어라. 셋째, 친절해라’ 등이다. 그는 “3년째 같은 말을 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이제는 다 외울 정도가 됐다”라며 웃었다. 그는 등굣길마다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주며 먼저 인사하고, 아이들은 그런 교장을 보며 환한 미소로 화답한다. 앞으로의 계획 역시 도서관과 독서교육에 맞춰져 있다. 김 교장은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을 넘어 학생들이 직접 책을 만드는 프로젝트도 구상 중이다. “아이들이 자기 이름으로 된 책 한 권을 만들어 보는 경험은 평생의 자부심이 됩니다. 작가로서 한 걸음 내딛는 경험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책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학교. 그리고 그 중심에서 아이들이 웃고 자라는 공간. 강서초등학교는 오늘도 교직원과 학부모가 하나가 돼,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가고 있다.
전국 상당수 학교가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학생들의 운동장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는 기사가 대중에게 큰 충격을 줬다. 운동장 사용 중에 학생이 다치게 되었을 때, 교직원에 대한 민원이나 소송이 우려되어 운동장 사용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사실 교육계에서는 꽤 오랜 이슈지만, 최근에는 대통령과 국회까지 관심을 기울이며 운동장을 학생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왜 여기까지 왔을까? 그리고 운동장을 학생에게 돌려주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학교안전사고 관련 규정 현행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안전법’)은 제10조 제5항에서 교직원이 안전사고관리 지침에 따라 학생에 대하여 안전조치의무를 다한 경우에는 학교안전사고에 대하여 민사상·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면책 규정을 두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안전조치의무에 관하여는 교육부 고시인 ‘학교안전사고 관리 지침’이 있다. 해당 지침은 안전사고 유형별 대응 절차에 관해 설명하며, ‘상황 파악, 간단한 처치, 상황 정리, 보고 조치’ 등의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 내용들은 안전사고가 발생한 이후 교직원의 대응 방법에 관해 설명하고 있을 뿐, 안전사고의 예방에 관해서는 내용이 없다. 결국 현행 「학교안전법」에 따라 교직원이 민사상·형사상 면책되는 것은 사고가 발생한 이후의 대처 과정에서일 뿐,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했다는 부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사고에 대한 사전 예방을 하지 못한 책임 그런데 현실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런 사고 발생 이후의 조치가 아닌 사전적 예방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이다. 학교안전사고에 대한 법원의 확립된 판례는 ‘학교의 교장이나 교사의 학생에 대한 보호감독의무는 「교육법」에 따라 학생을 친권자 등 법정 감독의무자를 대신하여 감독하여야 하는 의무로서 학교 내에서 학생의 전 생활관계에 미치는 것이 아니고 학교에서의 교육활동 및 이와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생활관계에 한하며, 그 의무 범위 내의 생활관계라고 하더라도 사고가 학교생활에서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예측가능성(사고발생의 구체적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교장이나 교사는 보호감독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을 진다(대법원 1993. 2. 12. 선고 92다13646 판결 참조)’라고 하여, 명백히 사고 발생에 대해 사전에 예측하여 예방하지 못한 책임을 묻고 있다. 또한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 대해서도 ‘점심시간은 오후 수업을 하기 위하여 점심을 먹고 쉬거나, 수업의 정리·준비 등을 하는 시간이므로 교육활동과 질적·시간적으로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어, 그 시간 중 교실 내에서 학생의 행위에 대해서는 교장이나 교사의 일반적 보호감독의무가 미친다고 할 수 있다(위와 같은 판결)’라고 한다. 교사의 수업 중에 벌어진 일이 아닌 개별 학생에 대한 통제가 사실상 어려운 시간까지 사고에 대한 사전 예방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만약 학생이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운동장에서 놀다가 부상을 입게 된다면, 학교는 현행 「학교안전법」에 따라 그 부상에 대한 사후 조치에 대해서는 면책될 수 있지만, 사전 예방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면책 규정이 작동하지 않게 된다. 이에 따라 학교와 교사는 학생 보호라는 본연의 의무를 보다 충실히 수행하고,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운동장을 닫는 결과로 이어졌다. 학교안전사고 관련한 사례들 실제 현장에서 발생했던 학교안전사고에 관한 사례들을 살펴보자. ● 점심시간 끝난 후 교실로 뛰어 들어가다 다친 사안(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9. 22. 선고 2016나65758 판결 참조) 초등학교 6학년 학생(A)이 점심시간 농구를 하던 중 점심시간이 끝나 수업이 시작되는 종이 울리자 교실로 들어가기 위해 학교 건물로 뛰어가다가 다른 학생과 부딪혀 6주간 치료를 요하는 쇄골 골절상을 입은 사안이다. A 측은 부딪힌 것이 아니라, 밀쳐짐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상대 학생과 교육청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일부러 밀쳤다는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상대 학생에 대한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으나, 교육청에 대해서는 ‘당시 많은 학생이 수업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뛰기 시작하였고, 원고(A)가 넘어져 있는 상황에서도 달리기를 계속하여 건물 안으로 들어갔던 점에 비추어 보면, 학생들의 이러한 행동은 사고 당일에만 있었던 예외적인 경우라고 볼 수 없고, 초등학생은 아직 사리분별 능력이나 안전에 관한 주의능력이 완전히 성숙하지 아니한 상태이므로, 학교의 교장이나 교사들은 학생들의 이러한 행동과 그로 인한 사고 발생의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학교에서는 스스로 보고한 안전생활 수칙의 내용과도 달리, 학생들이 건물로 드나들 때 뛰지 않도록 하는 교육을 사전에 충분히 하지 못했고, 학생들을 인솔하거나 학생들이 뛰지 않도록 지도하는 교사를 현장에 배치한 사실도 없으며, 다른 적절한 안전조치를 강구하지도 않았다’라는 이유로 3백만 원의 위자료 지급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 운동장 정화 활동 중 벌어진 안전사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0. 29. 선고 2018나81808 판결 참조) 초등학교 6학년 학생(B)이 학교 동아리활동 수업 중 교내 정화활동을 하다가 뒤에서 뛰어오던 학생에게 밀려 넘어지면서 운동장에 설치된 철제 펜스 기둥에 부딪혀 치아파절 등 상해를 입은 사건이다. B가 가입한 보험사에서 보험금을 지급한 뒤, 지방자치단체(교육청)로 구상금을 청구했다. 학교는 충분한 교육과 안전조치를 하였음에도 학생의 돌발적 행동으로 발생한 우연한 사고라고 하여 예측가능성이 있는 사고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학생들이 교내 정화활동을 하지 않고 장난을 치는 과정에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점, 교내 운동장은 위험 감지능력이 부족하고 아직 신체적·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초등학생들이 주로 신체활동을 하면서 지내는 곳이어서 학생들이 장난을 치거나 그곳에서 놀다가 언제라도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장소인 점, 교내 운동장에서 정화활동을 하는 경우 학생들의 장난을 제지하지 않으면 이 사건 사고와 같은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욱 큰 점은 통상 예상할 수 있는 점, 그럼에도 동아리활동 지도교사는 당시 운동장에서 장난을 치는 학생들을 제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사고는 교육활동 중에 일어난 것으로 동아리활동 지도교사는 교내 운동장 정화활동 중 학생들 사이에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호·감독할 의무가 있음에도 G를 비롯한 학생들이 장난 등을 치며 뛰어노는 것을 방치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라며 보험회사가 B에게 지급한 금액의 1/3 정도를 인용했다. ● 교내 축구경기 도중 부상(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19. 12. 3. 선고 2017가단34659 판결 참조) 중학교 3학년 학생(C)이 스포츠클럽 활동 시간 중 교내 운동장에서 축구 경기를 하다가 골키퍼를 하던 학생과 부딪혀 턱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한 사안이다. 사립학교에서의 일로 학교법인과 골키퍼 학생의 부모가 피고다. 법원은 ‘다수의 선수가 한 영역에서 신체적 접촉을 통하여 승부를 이끌어내는 축구나 농구와 같은 형태의 운동경기는 신체접촉에 수반되는 경기 자체에 내재된 부상 위험이 있고, 그 경기에 참가하는 자는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의 위험을 어느 정도 감수하고 경기에 참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유형의 운동경기에 참가한 자가 앞서 본 주의의무를 다하였는지는 해당 경기의 종류와 위험성, 당시 경기 진행 상황, 관련 당사자들의 경기규칙 준수 여부, 위반한 경기규칙이 있는 경우 그 규칙의 성질과 위반 정도, 부상의 부위와 정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되, 그 행위가 사회적 상당성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면 이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라는 대법원의 법리를 인용하며, 담임교사가 학생들을 인솔하여 운동장으로 나온 뒤 준비운동을 시킨 후 축구경기를 하도록 한 점 등을 고려하여 교사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이 없다고 하였다. ● 학교 시설물 관리 해태에 관한 형사책임(대구지방법원 2016. 6. 1. 선고 2015노2520 판결 참조) 중학교 3학년 학생(D)이 점심시간 창문 외벽에 거치된 안전봉 위에 올라가 있다가 안전봉이 빠져 학생이 추락하여 8주간 치료를 요하는 분쇄골절 등 피해를 입은 사안이다. 안전관리자인 시설관리직 주무관, 행정실장에게 업무상과실치상죄로 각 벌금 200만 원, 150만 원의 처벌이 내려졌다. 법원은 ‘피해자가 이 사건 안전봉 위에 걸터앉은 돌발적 행위가 이 사건 추락사고 발생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안전봉에 대한 안전점검을 하면서 연결고리에 나사가 제대로 부착되어 있는지를 확인하지 않은 의무위반 행위가 이 사건 안전봉이 빠지면서 피해자가 추락한 이 사건 추락사고 발생의 주요한 원인이 되었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행위와 피해자의 상해 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 ‘남자 중학생들은 교실에서 운동장 쪽 창틀 또는 그 주위에 설치된 안전봉 등 시설물을 밟고 올라가거나 과도하게 체중을 실어 기대는 등 돌발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고, 실제로 학생이 교실 창문 밖으로 실족하여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없지 아니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추락사고와 같은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없었다고 할 수 없다’라고 하였다. 교사 개인의 책임이 인정되는 일은 드문 편이지만… 대법원은 ‘공무원이 직무수행 중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 국가 등이 국가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외에 공무원 개인도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지만, 공무원에게 경과실이 있을 뿐인 경우에는 공무원 개인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6. 2. 15. 선고 95다3867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라고 하고, 여기서 말하는 중과실이란 ‘공무원에게 통상 요구되는 정도의 상당한 주의를 하지 않더라도 약간의 주의를 한다면 손쉽게 위법·유해한 결과를 예견할 수 있는 경우임에도 만연히 이를 간과함과 같은 거의 고의에 가까운 현저한 주의를 결여한 상태를 의미한다(대법원 1996. 8. 23. 선고 96다19833 판결 참조)’라고 한다. 학교안전사고를 고의로 발생시키는 교사는 없을 것이고, 중과실의 성립도 위처럼 상당히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학교안전사고 대부분에서 교사의 과실은 경과실에 해당하며, 그에 대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을 질 뿐, 교사 개인이 종국적인 책임을 지는 일은 드문 편이었다. 그러나 중과실이든 경과실이든 결국 교사의 책임이 인정되어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배상받을 수 있는 구조이기에 손해를 배상받고자 하는 사람으로서는 민사 소송 과정에서 교사를 피고로 하거나 혹은 형사 고소 등을 통하여 교사의 책임을 확정하고자 하게 된다. 그렇기에 특히 학생이 사망하거나 커다란 부상을 입은 사안에서 교사와 학교의 관리자가 법적인 분쟁에 휘말리게 되는 것이다. 제도적 보완의 필요 결국 학교 운동장을 학생에게 돌려주기 위해서는 뛰어놀 학생의 안전을 보장할 방안과 학교의 걱정을 덜 수 있는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우선 학교안전사고 발생 이후 사후적 조치와 그에 대한 면책만을 담은 「학교안전법」 개정이 필요할 것이다. 면책 범위를 교사의 사전적 예방에 관한 부분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면책 외에도 책임의 감경과 같은 규정을 두어 설령 교사의 업무 과정에서 잘못이 있었던 사안에 대해서도 사고 방지를 위한 다른 노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마련되는 것이 좋다고 본다. 교육당국 역시 이에 관심을 두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그와 같은 개정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법령과 규칙들은 문언으로 표현되는 한계가 있고, 현실에서 가능한 모든 상황을 일일이 상정하여 작성될 수는 없기에 교사와 학교가 학교안전사고와 관련된 법적인 분쟁에 휘말리게 되는 상황을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선언적인 규정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겠다. 그러나 이러한 취지의 개정들은 실무상 수사기관과 법원의 학교안전사고에 대한 개별 사건에 관한 판단 과정에서 분명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개별 교원에 대해 법률적 지원을 늘리는 방향도 동시에 필요할 것이다. 현재에도 각 시도 학교안전공제회에서 소송의 결과 교원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손해배상금 지원, 소송 과정에서의 변호사 선임비용 지원 등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다만 통일되지 않은 면이 있고 사후적 비용 보전에 가깝다는 인식이 크다. 더 선제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할 것이다.
교원의 공무 외 국외여행은 원칙적으로 수업일을 제외하고 휴가기간 범위 내에서 휴업일(여름·겨울 및 학기 말 휴업일, 재량휴업일 등)을 활용해 실시해야 합니다. 또한 전문성 신장을 위한 경우 휴업일을 활용한 공무 외 자율연수 목적의 국외여행도 가능합니다. 각각의 차이와 복무 처리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공무 외 국외여행 1. 휴가 범위 내 여행 1) 사유: 본인 또는 친인척 경조사, 질병 치료, 친지 방문, 견문 목적, 취미활동, 가족 기념일 여행, 기타 필요한 경우 2) 기간: 본인 또는 친인척 경조사 및 본인의 긴급한 질병치료 등 특별한 사유를 제외하고는 수업일을 제외한 휴가기간 범위 내에서, 학교교육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실시 3) 절차: 사전에 학교장의 허가를 받아야 함. ※ 교장의 경우 직근 상급기관장의 허가를 받아 실시하며 NEIS 공람 등으로 신청 가능. 상급 기관은 근무상황부 또는 근무상황카드로 관리 4) 복무: 근무상황은 ‘연가 또는 특별휴가’, 사유 및 용무는 ‘공무 외의 국외여행’으로 기재 2. 「교육공무원법」 제41조 활용 국외여행 1) 인정 범위: 각종 교직단체 주관 국외 현장 연수, 해외 교육기관 초청 연수, 현지 어학연수 과정 수강, 국외 현지에서의 교수·학습자료 수집 등 2) 기간: 휴업일 중 실시하되 학교교육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 3) 절차: 국외자율연수 계획서 작성 → NEIS 상신(계획서 첨부) → 승인권자가 전문성 신장을 위한 연수 여부에 따른 승인 → 국외 자율연수 실시 4) 유의 사항: 별도의 경비 지원은 없음. 교원연수 및 연구실적 학점 인정 대상 아님. 3. NEIS 처리방법 1) 근무일과 근무시간(예: 08:40~16:40)을 기준으로 상신하되, 여행지와 기간이 근무상황부에 명확히 표시되도록 입력 2) ‘사유’란에 목적지와 여행 기간(일시 포함)을 함께 기재 3) 출국 시점부터 귀국 시점까지 단절 없이 시간을 설정하되 출발일·귀국일의 시간 설정은 근무일과 근무시간에 맞게 설정 4) 근무시간 이후 출국 시: 다음 날 근무시간 기준으로 상신 5) 근무시간 전 귀국 시: 귀국일 전일 근무시간 기준으로 상신 6) 귀국일이 휴업일인 경우: 직전 근무일 기준으로 복무 상신 QA Q. 추석 연휴(수~금 공휴일 + 토·일 비근무일)를 활용해 5일간 해외여행을 가는 경우, 만약 잔여 연가가 0일이라면 복무 처리를 어떻게 하나요? A. 공휴일 중 공무 외 국외여행은 가능하나, 학교장에게 최소한 구두로라도 사전에 보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실시 여부는 개인이 판단할 수 있습니다. Q. 방학이 아닌 징검다리 휴일 같은 하루나 이틀의 평일을 포함해 공무 외 국외여행을 할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학기 중에는 경조사 등 특별한 사유가 아닌 경우 연가 사용을 지양합니다. 따라서 평일이 포함될 경우 학교장이 수업 지장 여부를 고려해 허가하지 않을 수 있으며 최종 판단은 학교장에게 있습니다. Q. 공무 외 국외여행에 친지 방문(연가)과 국외자율연수를 이어서 진행하는 경우 복무 처리는? A. 친지 방문은 연가, 자율연수는 별도 승인 절차를 거쳐 각각 분리하여 복무를 처리하면 됩니다. Q. 2025. 8. 6.(수) 22:00 출국 → 2025. 8. 12.(화) 05:00 입국 후 당일 출근 시 NEIS 처리 방법은 어떻게 되나요? A. NEIS는 토요일·공휴일은 자동 제외하지만, 평일은 일부라도 포함되면 1일 연가로 산정합니다. 단순 입력 시 연가 5일이 차감되므로 실제 근무시간 기준으로 2025. 8. 7.(목) 08:40~8. 11.(월) 16:40으로 연가 3일을 상신해야 합니다. 단, ‘사유’란에는 ‘베트남(여행기간: 2025. 8. 6.(수) 22:00~8. 12.(화) 05:00)’와 같이 모든 기간이 나타나도록 기재해야 합니다.
한국교총 회원과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교총은 지난달 23~24일 충남 금산에 위치한 대둔산 캠핑랜드에서 ‘2026년 한국교총 회원가족 힐링 캠핑’을 개최했다. 이날 캠핑에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24가족 70여 명이 참가했다. 참석자들은 교총이 준비한 이벤트를 통한 상품 증정, 사진 촬영 등 일정을 소화했으며, 이후에는 가족끼리 자유시간을 가졌다. 캠핑장을 방문한 강주호 교총 회장은 참석 회원들과 일일이 만나 격려 활동을 펼쳤다. 강 회장은 “어려운 현실에서도 제자 사랑과 교육에 헌신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는 가족들께 감사드린다”며 “1박 2일 동안 가족과 함께 행복한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고 밝혔다.
‘6·3 교육감선거’에서 여성 당선자가 3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종전에는 2명으로, 2018년과 2022년 강은희 대구교육감과 노옥희 전 울산교육감이 각각 자리를 차지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3선을 이룬 강 교육감과 함께 세종 강미애(전 세종교총 회장), 제주 고의숙 당선인이 각각 지역 최초의민선 여성교육감 타이틀을 얻었다. 3명의 여성교육감 당선은 역대 최다이며, 비율도 18.8%로 이전 최고인 11.8%를 훌쩍 넘어섰다. 종전 17개 선거구로 계산해도 17.4%의 높은 비율이다. 이는 교원 성비 가운데 여성 비율이 높아지는 현상의 반영으로 풀이될 수 있다. 비교적 험난한 선거 과정 중 얻은 당선이라 입지 면에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세종에서는 진보 진영의 분열 양상이 나오긴 했지만, 현직 장관의 개입 논란 등으로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특히 강미애 당선인은 이전 선거에서도 최교진 현 교육부 장관과 대결해 2위에 오르며 선전해 지역 유권자들에게 이미 눈도장을 받은 상황이었다. 제주에서는 현직 교육감에 도전장을 내민 경우였다. 현역 김광수 후보와 접전이 예상됐으나 개표 진행 후 안정적인 득표 끝에 당선됐다. 이번 당선으로 고 당선인은 최정숙 초대 교육감에 이은 두 번째 여성 교육감이자 민선 첫 여성 제주교육감으로 올라섰다. 여성의 약진과 달리 현직 프리미엄의 강세는 여전했다. 재선에 나선 현직 10명 중 3명을 제외하고 모두 재선이나 3선에 성공했다. 16명 뽑는 선거에 총 58명의 후보가 등록해 3.6대 1의 평균 경쟁률 속에서 모두 완주를 마쳤다. 경기와 전북을 제외하고는 모두 3명 이상의 후보가 혼전을 벌였다. 서울에서는 8명의 후보난립으로‘도대체 누구를 뽑아야 하느냐’는 유권자의 질문이 투표 직전까지 오갔다.후보가 비교적 적은 곳에서도 ‘깜깜이’ 현상은 그대로다. 진영 논리의 선거 역학 구조로 유권자들이 교육감 후보자가 누구인지, 공약도 제대로 모른 채 투표장을 찾게 되기 때문이다. 한국교총은 “이번 교육감 선거도 진영 논리로 치러졌다”며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같이 치러지다 보니 커튼 효과의 영향이 크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런 이유로 시·도지사 선거에 비해 ‘사표’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다. 직선제 이후 20년간 거듭되는 정치 진영화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비판도 줄지 않고 있다. 교총은 "진영선거로 치르는 과정에서 선거인단 대리 등록·경선 참가비 대납 의혹 등 난장판 선거, 경선 불복이라는 교육 선거라는 말조차 꺼내기 부끄러운 과정이 있었다”면서 “선거인단 모집과정은 세 대결로 치닫게 되고, 그로 인해 많은 문제가 발생되자, 일부 진보 측에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진영 후보 선거까지 맡아달라는 황당한 주장을 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추후 교육감 선거 관련 개편 요구 목소리가 커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이에 대해 교총은 “정부와 정치권은 교육계 의견 수렴을 거쳐 교육감직선제 개혁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교육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와 ‘2026 외국인 유학생 취·창업 지원 우수대학 공모전’을 개최한다. 이번 공모전은 외국인 유학생의 취업·창업을 지원하는 대학의 우수사례를 발굴·확산하고, 외국인 유학생 취·창업 지원 노력을 독려하기 위해 처음 마련됐다. 접수 기간은 12일까지다. 교육부는 공모전을 통해 우수사례 6건을 선정하고 교육부 장관상과 인증패를 수여할 계획이다. 최근 학령인구 감소와 우수 인재 확보의 위기로 외국인 유학생의 국내 취·창업과 지역 정주가 중요한 상황이다. 이에 발맞춰 대학은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앵커)를 통해 지역기업 연계, 맞춤형 진로지도, 한국어 교육 강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외국인 유학생의 취·창업 및 지역 정주를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대학의 전 주기 지원을 바탕으로 외국인 유학생 취업률이 2023년 21.7%에서 2024년 33.4%로 상승한 바 있다. 이난영 교육부 국제교육기획관은 “교육부는 지역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해외 우수 인재를 유치·양성하는 방향으로 외국인 유학생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공모전을 통해 대학 현장의 우수한 취·창업 지원 사례를 발굴해 확산하여, 우수한 해외 인재가 한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내가 고향을 떠난 것은 1987년 9월 말이었다.고향은 나에게 지금까지 삶의 기초를 닦게 만들었고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은 지금도 기억 속에 새롭다. 무엇보다 잊지 못할 것이 하나 있다.고등학교 시절 '흥사단 운동'을 통하여 배운 도산 안창호 선생의 삶의 궤적 속에서남긴 언어는지금도 나에게귀감이 되고 있다. 3일새로운 지방행정 지도자와 교육감그리고 몇 곳의 국회의원을 뽑는다. 선거는 국민을 대표하고 대신하여 일할 공직자를 뽑는 중요한 날이다. 그러나 요즘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보면 지도자들의 품격을 보면 상당히 실망스런 모습도 발견하게 된다. 이런 현실을 보면서 국민이 중요한 선택 앞에서 깨달아야 할 점도 잊지 않아야 한다. 선거권을 가지 유권자라면 어떤 인물을 뽑아야 할까 망설일 때 선택 기준이 있어야 한다. 나라를 사랑하다는 것이 무엇이며,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며, 우리 인생을 어떻게 살고 행동해야 할지 몸소 본보기로 가르쳐 준 위대한 어른이 바로 도산 안창호였다. 그는 정치가로서 민족의 독립을 위해 60평생을 바친 애국지사로서의 도산이요, 또 하나는 교육자로서의 도산이다. 즉, 생각과 말과 행동에 있어 모든 사람의 이상적 본보기가 된 한국의 선비상을 지녔다. 선생은 대성학교를 세우고 청년 제자들을 교육할 때 '참(誠)의 교육이념을 강조하면서 "죽더라도 거짓이 없으라" "농담으로라도 거짓말을 말아라. 꿈에라도 성실을 잃었거든 통회하라" 등온 국민이 진실한 인간이 되기를 힘쓰자고 강조했고, 실천했다. 무엇보다도 정치인에게 중요한 덕목은 '정직'이다.정치인에게 정직이 중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다. 정치인은 국민을 대신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거짓말을 하거나 사실을 숨기면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되고, 정책을 추진하기도 어려워진다. 둘째,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다. 국민은 정치인이 제공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선거에서 선택을 한다. 제공한 정보가 거짓이라면 유권자는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게 된다. 셋째, 공정한 정책 결정을 위해서다. 정직한 정치인은 정책의 장점과 한계를 솔직하게 설명한다. 이를 통해 국민과 전문가들이 정책을 검토하고 개선할 수 있다. 넷째, 부패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정직은 뇌물, 횡령, 권력 남용 같은 부패를 막는 중요한 가치다. 정직하지 않은 정치 문화는 사회 전체의 법과 규범을 약화시켜 지속 가능성을 갉아먹는다. 다섯째, 책임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실수를 했을 때 이를 인정하고 책임지는 태도는 성숙한 지도자의 모습이다. 오히려 실수를 숨기거나 거짓말을 하면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정치인의 정직은 국민의 신뢰를 유지하고, 민주주의를 건강하게 운영하며, 부패를 막고, 책임 있는 국가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덕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선거를 앞두고출마한 후보자들은 국민이 믿을만한 지도자로 바로 서기에 자신이 있는가를 자신에게 묻는용기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