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부장교사는 관리자와 평교사의 연결고리로서 각종 업무 추진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학부모들이 관리자나 담임교사에게 말하기 어려운 부분을 듣고 의논하는 소통 창구가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부장교사가 업무 처리를 잘 하고 교육 공동체 간 관계를 원만하게 만들면 학교는 한결 편하고 부드러워진다. 반대로 부장교사가 업무 파악을 잘 못한다거나 심지어 일을 어렵게 만든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관리자, 학생, 교사, 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에까지 미치게 된다. 나보다 우리, 학교를 생각하는 자리 학교의 허리로 중책을 맡고 있는 부장교사들은 그만큼 교직생활이 녹록치 않다. 아침에 먼저 출근하고, 저녁에는 늦게까지 하루 일과를 정리하느라 늦은 퇴근이 잦다. 일과 중에는 관리자와 누구보다 많이 의논을 하고, 크고 작은 협의회에 수시로 참여해야 한다. 퇴근 후나 주말에도 학교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부장교사들은 직원 협의회에서 교사들의 업무 처리와 헌신에 대해 존중하고 배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도 노력한다. 조직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서로 협력하고 힘을 북돋아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장의 무명교사들이 묵묵히 교단을
2016-08-19 14:10초등학교 교감이 됐다고 여든이 넘은 어머님이 무척 좋아하셨다. 여기저기 자랑하시고 다른 친구 분들께 밥까지 사셨다고 한다. 형과 누나들은 물론 고향 분들도 함께 축하해 주시며 그간 고생했다는 격려도 잊지 않았다. 갈수록 움츠리고 무거워지는 어깨 하지만 참으로 힘든 과정을 거쳐 교감이 된 것 같아 마냥 기쁘기보다는 만감이 교차한다. 다른 많은 교감들도 나름 아픈 추억을 안고 근무하리라 생각한다. 특히 어려움을 뚫고 교감이 된 만큼 앞으로 소신을 펴며 행복한 학교 만들기에 헌신해야 하는데 환한 미소보다는 근심어린 표정을 감출 수 없다는 게 가슴 한 편을 무겁게 한다. 교감이라는 자리에서 하는 일들은 정해져 있는 것이 없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대부분의 일에 관여해야 한다는 말이다. 교장의 업무 고충이야 이루 말할 것도 없지만, 갈수록 교감의 업무도 혹독한 수준이 되고 있다. 아침부터 학생 교문 맞이와 등교지도에 나서야하고 일과 중에는 수업 및 생활지도가 잘 이루어지는지 장학활동을 펴야 한다. 방과 후 활동과 돌봄교실도 점검해야 하고 병설유치원이나 영재교육원운영학교, 운동부 운영학교면 업무는 더 부가된다. 교육청 공문 처리는 교사들이 일차로 작성하지만 이를 검토,…
2016-08-05 14:33“부장님, 오전까지 처리할 공문이 있는데…몇 시까지 출근하실 수 있나요?” 아침 8시 30분. 교무행정사로부터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며칠째 몸이 안 좋아 병원진료 예약을 취소하고 학교로 향했다. 학기보다 방학이 더 바쁜 학교현장 사실 이번 여름방학에는 건강에 이상 신호가 온 것 같아 우선 치유에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틈틈이 수업 관련 연수를 들으며 새 학기를 준비하려고 했다. 그런데 마음처럼 잘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다. 학교에 도착했더니 주차장은 방학 전과 다름없이 주차된 차로 빼곡했다. 방학 중인데도 많은 선생님이 학교에 출근한 것이었다. 교무실은 평소처럼 선생님과 학생들로 시끌벅적하기까지 했다. 선생님과 학생들은 방학에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 같다. 무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학생들은 아침부터 방과 후 수업과 오후 자율학습까지 향학열(向學熱)을 불태우고 있다. 교사들은 하계 방학 연수 받으랴 1학기 마무리 작업(학교생활기록부 작업)하랴 쉴 틈이 없다. 기말고사 이후 학교가 마련했던 여러 가지 경시대회(독후감, 영어, 수학, 자기소개서쓰기 대회, UCC 대회,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프로젝트대회, 인형극발표대회 등)도 마무리 작업에
2016-08-05 14:30한국교총은 하윤수 부산교대총장을 새 회장으로 뽑고 지난 7일 취임식을 가졌다. 교총회장의 자리는 16만 교총회원만의 대표라기보다 전국 50만 교육자의 상징적 대표성을 지녔다 볼 수 있다. 오천석(미군정 문부장관), 최규남(문교부장관), 백낙준(국회참의원 의장), 유진오(신민당총재), 임영신(상공부장관) 등 우리나라 교육의 초석을 다진 대표적 선각자들이 교총 회장을 역임했으며 민주화의 열기가 사회 구석구석을 적셨던 88년 이후 정범석(국민대 총장), 윤형섭(교육부장관), 현승종·이영덕(국무총리) 씨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이분들 중 어느 한분도 권력의 주변을 기웃거린 적은 더더욱 없다. 오히려 정부로부터 국무총리나 장관 입각제의를 받았지만 정작 본인은 교육자들과 임기를 지키겠다고 한 약속 때문에 여러 차례 사양 한바 있다. 이상의 교총회장들은 광풍제월(光風霽月)과 같은 깨끗한 인품을 지녀 교육자의 상징적 대표로 전교육자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지난 6월 20일 하윤수 신임회장은 당선 기자회견을 통해 "이념으로 황폐화된 학교현장을 되살리기 위해 17개 시도에 전문성을 갖춘 교육감후보를 출마시켜 당선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는 한국교총 활동의 외
2016-07-29 16:32며칠 전 독서시간. 예빈이의 엉덩이가 들썩들썩 했다. 그러다 결심한 듯 읽고 있던 동화책을 들고 나왔다. 눈 앞에서 책을 펼쳐 보인 예빈이는 “선생님 이름이 여기 있어요” 자랑스럽게 말했다. “어디? 정말!” 나는 괜히 놀란 척 장단을 쳤다. 동화책에 그림을 그린이가 내 이름과 동명이인이었다. 딴 짓 말라는 엄명을 뚫고 책에 나온 내 이름조차 반가워 알려 주려 나온 예빈이의 마음에 가슴이 뭉클했다. 내 이름이 뭐라고…. 예빈이가 들썩였던 것도 책을 읽으려다 선생님 이름을 발견한 위대한(?) 사실을 알리고 싶은데, 엉덩이 딱 붙이고 집중하라는 내 엄명에 고민하던 망설임이었다. 선생님의 엄명도 엄명이지만, 선생님 이름을 책에서 찾은 반가움을 더욱 표현하고 싶은 그 마음에 가슴 뭉클하도록 고마웠다. 수업은 공동체의 시간이다. 약속된 공부를 함께 마치기 위해서는 한 눈 팔지 못하게 하고 모조리 승차시켜 한 시간 교육 목표를 향해 달려야 한다. 별것 아닌 손장난도 몇 마디 잡담도 단속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차가 반복되고 수업은 결국 연착된다. 그렇게 예빈이는 한 눈 팔다가, 손장난 하다가 몇 번 혼이 났다. 몇 번 꾸중을 들으면 자기 잘못은 접어두
2016-07-29 16:28“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결국 파면됐다. 중앙징계위원회가 “이번 사건이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국민 신뢰를 실추시킨 점, 고위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품위를 크게 손상시킨 점 등을 고려하여 가장 무거운 징계처분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일이 불거질 때마다 꼬리 자르듯 어물쩍 넘어가는 관행이 통할 수 없을 만큼 우리 사회에 던진 충격파가 컸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금수저론’이나 ‘헬조선’의 신조어가 난무할 만큼 양극화에 내몰려 상처 난 민중을 향해 뿌린 소금은 너무나 절망적이고 서글픈 아픔을 건드렸다. 취중망언, 과연 그 만의 일탈일까 그는 상위 1%가 되기 위해 열심히 산다고 했다. 단순히 영화 속의 대사를 읊조린 것이라고 변명 아닌 변명도 늘어놓았다. 고의가 아니었노라고 눈물을 뿌리며 사죄한다 한들 이미 꽂힌 칼을 뺄 수는 없다. 배울수록, 많이 가질수록 고위직에 있을수록 겸손이 본연의 자세임을 모르고 산 것을 자신의 입으로 증명해 버렸다. 취중진담보다 더 진실한 말은 없다. 그것은 무의식에 잠재된 내면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어떤 기업에서는 고위직을 맡기기 전
2016-07-22 15:15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내년부터 야간자율학습(야자)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9시 등교’에 이은 교육감의 학교혁신 2탄이다. 일단 명분은 훌륭하다. 입시·성적·성과주의에 매몰된 경쟁주의 교육이 ‘야자’라는 비정상적인 제도를 만들었기에 이를 혁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학생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통해 스스로 진로를 개척하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기르는 방향으로 교육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전에 시도됐다 실패했던 ‘카드’ 현재 경기 도내 ‘야자’ 참여율은 20.3%로 10명 중 2명 꼴이다. 높은 참여율이 아니지만 이마저도 폐지하겠다는 것은 학생부종합전형 중심의 현행 대입 체제에서 더 이상 일제식 강제 학습은 학생들이 자기역량을 기르는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재정 발(發) 야자 폐지를 접하며 떠오른 것은 이해찬 전 교육부 장관이다. 그는 1999년 새로운 대학입시제도를 마련한다면서 고등학교의 보충수업과 야간 자율학습을 폐지했었다. 획일적 일제학습 대신 특기·적성 교육을 강화해 한 분야만 잘하면 대학에 진할 할 수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문제는 그 결과 ‘공부 안 해도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 전반적인 학력저하 현상을 초래했
2016-07-22 15:12인성교육진흥법 시행령이 7월 21일로 시행 1년이 됐다. 이 시점에서 학교 인성교육의 방향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현행 학교 인성교육은 ‘체험과 실천중심’이 특징이다. 프로젝트 수업이나 인성 프로그램 이수를 권장하고, 예술과 체육 등의 교과 활동을 늘리는 양상이다. 이런 인성교육은 학교폭력 같은 병폐를 즉시 완화시키고 학생들의 인성적 행동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거기서 나타나는 인성적 행동은 인성의 외양일 가능성이 높으며, 그러한 행동은 내적 성향을 기르지 않는 한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 이 점에서 ‘체험과 실천중심’의 인성교육은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보기 어렵다. 실천, 체험중심 교육만으로는 한계 그럼 학교 인성교육의 방향은 어떠해야 하는가. 그것은 학교교육의 핵심인 ‘교과교육’을 회복하는 것이다. 학교교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교과교육을 소홀히 한 채 인성에 관한 어떠한 처방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교과교육을 정상화함으로써 인성을 함양하는 일은 학교교육의 본질에 해당하며 학교가 인성교육을 제대로 하려면 무엇보다 교과교육에 충실해야 한다. 그렇다면 교과를 통한 인성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왜곡된 형태의 교과교육 혹은 지
2016-07-21 22:19오는 21일 인성교육진흥법 시행령이 발효된 지 1년이 된다. 인성교육진흥법의 입법으로 인성교육이 제도화 된 점은 분명하지만, 본질 교육으로서 제자리를 잡았는지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있다. 이제 우리는 냉철하게 지난 1년을 되돌아보고 향후 인성교육의 바람직한 방향을 조망해 봐야 할 때다. 모든 가르침·배움에서 구현돼야 모든 교육의 주체는 교원이듯, 인성교육의 주체 역시 교사다. 일선 학교 교사가 곧 인성교육의 내용이자 방법인 것이다. 교사와 학교가 중심이 돼 가정과 사회가 혼연일체로 함께 가꿔가는 교육이 곧 바람직한 인성교육의 참 모습이다. 이런 점을 전제하고 앞으로 인성교육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성교육은 통합적·종합적으로 수행돼야 한다. 인성교육은 어느 한 교과목이나 창의적 체험활동(창체)의 영역으로는 수행할 수 없다. 즉 전 교과목, 창체, 학교의 교육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몸으로 익히도록 해야 한다. 별도의 시간을 내거나 교육과정의 특정한 꼭지로 시행돼서는 안 되고 교사의 모든 가르침, 학생의 모든 배움에서 자연스럽게 구현돼야 한다. 둘째, 인성교육은 가정, 학교, 지역 사회 등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인성교육을 학
2016-07-15 15:48학교는 매년 관내 소방서, 파출소와 연계해 한두 차례 소방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소방차, 경찰차, 구급차는 미리 와 있고 학생들은 정해진 시간과 시나리오에 따라 대피를 한다. 이어 대피방법, 소화기 사용법, 응급처치 등을 배운다. 불시 사고 대비 소방교육 강화 시급 문제는 실제 화재사고 시 이런 소방 훈련을 받은 학생들이 과연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화재경보기에서 경고음이 울리면 빠르고 질서정연하게 대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화재경보기가 울려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이 학교 현실이다. 확인도 해보지 않고 화재경보기가 고장 났거나 누군가 장난을 쳤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시에 일어나는 화재사고에 대처할 수 있는 소방훈련 방식도 중요하다. 화재경보기 음을 소방훈련 개시 시점으로 삼아 효과적인 대피가 이뤄지는 지 점검해야 한다. 화재경보기가 울리면 교직원은 즉시 수업을 중단하고 학생들을 안전한 장소로 대피시킨 후, 인원을 확인해야 한다. 만일 장난으로 화재경보기가 작동됐다면 신속히 내용을 확인하고 방송을 통해 알려 안심시켜야 한다. 평소 학생 교육을 통해 장난에 의한 화재경보기 오작동은 실제 사고 시, 엄청난 인명피
2016-07-15 1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