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17개 시․도 교육청을 이끌게 될 교육감 당선자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역대 선거 가운데 가장 큰 ‘이변’이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진영 논리에 사로잡힌 선입견일 뿐 굳이 색안경을 끼고 볼 일이 아니다. 현장의견 수렴이 기본 문제는 교육의 특성상 급진적 변화는 조화를 깨뜨리게 된다면 그 때는 정말 갈등과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교육 현장은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부딪치는 곳이기 때문에 어떤 변화를 줘도 항상 뒷말이 무성하고 그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변화를 추구하되 그 과정에서는 반드시 충분한 의견수렴과 이를 바탕으로 한 설득과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어야 한다. 그 역할의 중심에 신임 교육감들이 있다. 이번 선거 결과 17개 시·도 중 진보 성향의 교육감 당선자는 13명이라고 한다. 혹자는 이를 두고 보수 정권과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워 교육현장을 더 큰 혼란 속에 몰아넣을 것이라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교육을 보수와 진보로 구분하는 것 자체가 정파적 이익에 기초한 진영 논리다. 원래부터 교육에는 공동의 선을 실현할 덕과
2014-06-13 17:30올해 인사발령에 따라 새 학교로 옮기게 됐다. 새 학교에서도 아침마다 안전한 등교를 위한 교통지도가 이뤄지고 교문에서 학생들을 맞이하는 선생님들의 힘 있는 목소리는 상쾌한 아침 공기와 어울려 생활의 기운을 느끼게 한다. 손수 빗자루를 들고 학생들과 함께 청소를 하는 선생님의 모습도 보인다. 요즘 가르치는 일이 녹녹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이런 모습들이 우리 교육을 건강하게 유지하게 하는 비결인 것 같다. 오늘도 학교 도서관은 아침부터 문이 열려 있다. 일찍 등교한 학생들이 책을 고르고 있다. 학급 담임과 도서 업무를 겸해 맡은 기간제 선생님이 책을 정리하는 모습도 보인다. 요즘 대부분의 기간제 교사는 정규교사와 거의 같은 업무를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담임을 하거나 학생부에 소속돼 어려운 학생 생활지도를 맡기도 한다. 교무업무 또는 행정업무를 도와주는 학교회계직은 2년을 계속해 근무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이 보장된다. 그러나 아쉽게도 정규교사가 될 수 있는 정교사 자격증을 지닌 기간제 교사는 10년을 해도 기간제일 뿐이다. 지난 학교에서 함께 지냈던 기간제 K 선생님이 떠오른다. 기타 연주에 멋지게 노래를 불러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2014-06-06 09:20학교 무상급식은 2010년 교육감 선거 의제로 등장하면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 공약이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무리하게 추진된 결과 2009년 16.2%이던 무상급식 학교 비율은 거의 4.5배 증가해 올해 72.7%가 됐다. 예산도 2010년 5630억 원에서 4년 만에 약 4배가 넘는 2조 6239억 원으로 늘었다. 가히 모든 다른 예산을 빨아들이고 있는 블랙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복지지출은 국민부담률에 맞게 무리한 예산 증액은 학생안전에 직격탄이 됐다. 학교시설환경개선 예산은 2010년 6179억 원에서 2012년에는 2849억 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60% 정도가 줄었다. 그 결과 노후시설의 보수도 어려워졌다. 전국 초·중·고교 중 긴급히 보수하거나 사용을 중단해야 할 D·E등급 학교가 123개교다. 예산 부담은 신규교원 임용과 교원의 명예퇴직 등 교원 수급의 차질로 이어져 학생 안전뿐 아니라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복지지출이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종종 왜 다른 나라보다 복지지출이 적은가에 대해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복지의 수준을 국가별로 비교할 때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할 것은 국가별로
2014-06-06 08:57작년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약 8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매우 높았다. 또 최근에는 대학 졸업생 중 99%가 평균 B학점이라는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이렇게 높은 비율로 대부분의 학생이 대학에 진학을 하고 좋은 성적을 얻지만 취업은 날로 힘들어지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에는 암암리에 검증되지 않은 높은 학력·학점 인플레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학력 인플레란 사람들의 평균학력 수준이 상승하는데 반해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사회적인 지위가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학력만 향상, 삶의 질은 떨어져 교육선진국인 스위스에서는 청소년 10명 중에 2명이 대학을 가지만 실업률은 유럽 최저 수준인 약 4%에 불과하며 청년실업률도 6%에 그친다고 한다. 고교 졸업 후 80%가 대학을 가지만 취업을 위해 모든 것을 투자하는 우리나라 현실과는 너무나 다른 현실이다. 스위스의 경우 직업교육이 활성화돼 있어 중학교 졸업 후 약 80%가 직업학교로 진학한다. 직업학교를 졸업하면 능력도 인정받을 수 있고 취업도 쉽다. 그 결과 작년에 발표한 UN조사에 따르면 스위스는 전 세계 150개국 가운데 행복지수 순위에서 당당히 3위에 진
2014-06-06 08:54‘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의하면 2천만 원 이상의 경우 정부가 정한 지정정보처리장치를 통해 의무적으로 견적서를 제출받아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그 이하의 경우 1명으로부터 견적서를 받아 처리하는 1인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학교는 업무특성상 필요 품목을 신청하는 교직원 즉, 품의자와 직접 구매를 담당하는 행정실 계약담당자가 다르다 보니 품의자가 원하는 물품과 실제 구매한 물품이 달라 교원과 행정실 간의 마찰이 종종 일어나고 있다. 이런 불편으로 일부 학교에서는 품의자에게 카드 등 결제수단을 제공하고 직접 물건을 구매하게 하거나 인근 거래 업체를 지정해 구매하는 등의행위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일부 학교에서는 업체와 유착관계가 발생하는 등 문제가 발생돼 급기야 지난 2010년에는 당시 교육과학기술부에 ‘교육비리 근절을 위한 대책단’이 구성되는 등 한때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됐던 시절이 있었다. 이런 상황으로 교육계에서는 수의계약 시 계약의 투명성·공정성을 제고할 수 있는 비대면 전자계약 시스템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S2B(학교장터)가 그 역할을 지원하게 됐다. 교육기관 전자조달시스템 S2B(학교장터)는 학교 운영에 필요한…
2014-06-06 08:51학교 전기요금 4% 인하에도 불구 여전히 산업용 전기료보다 높아 교육은 미래를 위한 투자 추가 인하·시설 개선 등 대책 필요 찜통교실·냉장고 교실 없어져야 진정한 교육복지 선진국 교육부가 금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학교교육과정운영비 명목으로 1004억 원을 증액해 일선 학교가 전기요금 납부에 쓰도록 교부한 데 이어 정부가 학교 전기요금 인하를 발표했다. 한국전력이 이달부터 초·중·고교 전기료를 평균 4% 인하하기로 밝힌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교육용 전기요금 가운데 초·중·고등학교 전기요금만 4%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이는 오는 6월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지만 학교 현실을 감안할 때 매우 시의적절한 정책이라고 본다. 일선 학교와 교육공동체의 오랜 숙원인 학교 전기료 인하가 일부 실현된 것이다. 따라서 올해 초·중·고교에 전기요금 지원 규모가 예년에 비해 25% 가량 늘어난데 이어 전기료가 인하돼 학생들이 '찜통 교실', '냉동 교실'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부와 한전의 학교전기료 4% 인하로 학교는 연평균 300만원의 전기료 부담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여기에 교육부의 지방재정교부금 지원액까지 더하면 각…
2014-06-06 08:49우리나라에서 교직은 여전히 선망의 대상이 되는 직장이다. 하지만 교사들의 하소연에 가까운 이야기를 들어보면 바깥에 비친 교직의 모습과는 달리 육체적으로 힘들고 정신적으로 고단한 삶을 살고 있다. 현직 교사들의 목소리를 통해 그들이 하는 일과 그 일에 부여하는 의미와 감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사는 매우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단순히 많은 업무를 맡고 있는 것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이라는 독특한 관계적 맥락에서 성격이 매우 다른 일을 동시에 하고 있다. 더구나 이런 일들은 업무 간 경계나 범위도 불확실하기 때문에 각 영역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업·학생지도·행정업무까지 부담 둘째, 교사는 자신이 교과지도에서 전문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업무 과중으로 인해 수업준비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교사는 수업에서 불안감과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을 느낀다. 그리고 평가와 학부모, 관리자를 의식해 진도 나가기 수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불만족감과 회의감을 동시에 경험하곤 한다. 셋째, 교사는 학생들이 등교해서 하교할 때까지 안전, 예절, 규칙, 상담 지도 등의 학급경영 및 생활지도 업무를 수시로 수행한다. 학교 내…
2014-05-29 20:296월 4일 실시하는 지방선거에서 우리는 시·도지사 등 모든 지방선출직을 포함해 교육감도 선출하게 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역민들의 투표를 통해 선출되는 선량들은 앞으로 4년간 지역민들을 대표해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을 지닌 대표자를 선출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왔다. 그 중에서도 사회 구성원들 대다수가 동의하는 선출방식은 투표에 의한 것이다. 이 방법은 제한된 후보자들 가운데서 적합에 근접한 인물에게만 투표를 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음을 우리는 선거 때마다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투표는 다수의 지지라는 원칙에 따라 최다 득표자를 지역의 대표자로 선출한다는 정당성을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구성원들의 투표 참여율이 높을수록 투표참여는 더욱 정당성을 지니게 되고 투표율이 낮을수록 정당성은 약화된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직무 수행에 적합한 후보자를 선출하기 위해 후보자들이 제시하고 있는 공약이 제대로 됐는지, 내세운 공약들이 임기 내에 실행 가능한지를 철저히 분석·점검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후보자는 미래 공직자로서 직무 수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적합한 인성이나 인품을 지니고 있는지 사람 됨됨이를 주의 깊게 살
2014-05-29 19:58교사는 매일 수업을 하기도 하지만 드물게 수업을 볼 때도 있다. 동료 직원이 연구 수업을 할 때다. 참관을 하고 나면 꼭 거쳐야 하는 관문이 있다. 바로 수업 참관에 대한 평이다. 이 평은 대개 두 개로 구분된다. 하나는 지도 조언이다. 보통 손윗사람이 수업을 보고 지도하는 차원에서 이런 저런 것을 지적해 준다. 또 하나는 칭찬이다. 이때는 수업 기술적 측면보다는 전체적으로 받은 인상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관찰은 모두 본질에서 빗나간 느낌이다. 수업은 학습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학습자의 내적 및 외적 조건을 체계적으로 조정하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수업 관찰 역시 학생들로부터 학습이 일어나는 상황을 보는 것이 맞다. 수업 한 것과 학생들이 학습한 것이 일치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교사의 지도 ‘기술’ 보는게 아냐 과거의 수업은 주입적인 강의법이 주였다. 또 수업 공개도 주로 저경력 교사의 장학 지도 차원에서 했다. 당연히 수업하는 교사의 지도 방법 및 기술 위주로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의 수업은 학생의 능동적인 학습활동이 강조되고 있다. 수업 장학의 개념도 일방적 지도에서 컨설팅으로 그 방향이 바뀌고 있다. 필자는 임용 시험 마지막 관문
2014-05-28 14:17공교육 질·신뢰도 저하되고 사교육으로 학생 몰릴 것 수능 체제, 난이도, 출제범위 등 입시제도 개혁 선행 돼야 지난 3월 선행학습 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공교육에서 선행교육을 금지하고 학원 등 사교육 기관들에 대해선 선행학습 광고를 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또 학교의 중간・기말고사와 대입논술에서 교육과정을 벗어나는 내용을 출제할 수 없게 했다. 우리나라 전체 고교생의 72%가 다니는 일반계고교가 선행학습 금지로 위기를 맞고 있다. 가뜩이나 위축된 일반고가 입시에서 더 불리해졌다. 사교육 절감방안이라지만 현실성과 현장성이 없다. 학교현장의 소리와 다양한 연령층의 전문가 의견이 무시된 정책은 성공하기가 어렵거나 오래가지 못한다. 사교육 없는 세상의 통계에 의하면 2013년 기준 과학고와 외고의 입학 전 선행학습 참여율은 각각 84.3%와 64.3%며 일반고의 경우에는 24.0%로 현저한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특수목적고와 자율형사립고는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기에 선행학습 금지법이 해당되지 않는다. 선행학습 금지법은 결국 일반계고교의 교육만을 통제하게 되고 열심히 하려고 하는 교사들의 열정을 발목 잡게 되는 것이다. 선행학습금지가 2
2014-05-28 1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