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별들이 모여서 잔잔하게, 시냇물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보고 흔히 ‘은하수’라고 얘기한다. 이 은하수의 본디 우리말이 ‘미리내’다. 사전을 찾아보면 미리내는 ‘은하’나 ‘은하수’의 방언이라고 나와 있다. 그러나 ‘미리내’라는 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르’라는 말은 용의 옛말을 찾아볼 수 있다. ‘내’는 강보다 작은 물줄기를 뜻한다. 즉 ‘용’의 순우리말과 ‘내’가 합쳐진 말이 미리내인 것이다. 아마 옛 어른들은 하늘의 반짝이는 별을 보면서 마치 용이 미역을 감는, 용이 노는 냇가처럼 느꼈던 모양이다. 백창우 씨의 ‘푸른 하늘을 본지도 참 오래 되었지’라는 노래를 보면 “고운 미리내를 본 지도 참 오래되었지”라는 말이 나온다. 그런데 요즘에는 미리내라는 선조들이 만든 시적이고 아름다운 말보다 은하수라는 말을 자주 더 쓰고 있다. 하늘의 별을 쳐다보기도 어려운 세상이고, 미리내를 만나기도 어려운 세상이 요즘이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 ‘미리내’라는 아름다운 우리말을 떠올리면서 미리내를 찾아서 하늘을 쳐다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2006-05-25 10:40▶과학의 역사=수학, 물리, 화학, 지질학, 천문학, 유전공학 등 다양한 과학주제들을 설명하고 있다. 연대별로 일어난 중요한 사건들과 과학적 발명과 발견에 얽힌 에피소드들이 흥미진진하다. ‘과학적 사고’란 무엇인지, 또 과학적 사고가 어떻게 우리 생활에 변화를 가져 왔는지를 알려주는 한편 과학사를 통한 사회 흐름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에릭 뉴트|이끌리오 ▶내 몸안의 지식여행 인체생리=인체생리라는 우리 몸의 복잡한 작용원리를 알기 쉽게 풀어썼다. 인체의 구조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을 위주로 몸 구성의 70%에 달하는 수분과 혈액, 면역, 소화기, 내장 기관, 내분비, 신경, 체온, 피부는 물론 뇌졸중, 임신 등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움직임도 삽화와 곁들여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다나카 에츠로|전나무숲 ▶오딧셈의 수학 대모험=초등학생과 중학생을 위한 수학소설. 고대 그리스를 배경으로 교과서에 나오는 중요한 수학 개념과 원리들을 설명하고 있다. 주인공 오딧셈은 수학에는 천부적인 재능을 발휘하지만 일상생활에는 적응하지 못하는 엉뚱한 소년이다. 그러던 어느 날 오딧셈은 자신의 출생의 비밀에 대해 알게 되고 파란만장한 모험을 시작한다. 오딧
2006-05-23 13:23‘살뜰하다’는 일이나 살림을 매우 정성스럽고 규모 있게 하여 빈틈이 없다는 뜻이다. “아내는 규모 있고 살뜰하게 살림을 꾸려 나간다.” 이처럼 ‘살뜰하다’는 주로 ‘알뜰하다’와 비슷한 뜻으로 쓰인다. 그런데 ‘살뜰하다’는 단어에는 다른 뜻이 하나 더 있다. ‘사랑하고 위하는 마음이 자상하고 지극하다’는 뜻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아내를 살뜰하게도 아껴준다.” 한무숙의 ‘만남’에도 “혜장은 그 외로움을 달래주는 살뜰하고 따뜻한 벗이며 총명하고 우수한 제자이기도 하였다”는 문장이 나오는데 여기서도 ‘살뜰하다’의 두 번째 뜻으로 쓰인 것이다. 한편 우리말 중에는 ‘느껍다’는 표현이 있다. ‘느껍다’는 ‘어떤 느낌이 가슴에 사무치게 일어나다’는 뜻이다. “나는 그의 마음 씀씀이가 느꺼워 가슴이 뭉클해졌다”와 같이 활용할 수 있다.
2006-05-04 10:32‘얌생이’란 ‘남의 물건을 조금씩 슬쩍슬쩍 훔쳐내는 짓’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얌생이 몰다’, 혹은 ‘얌생이 치다’로 쓰인다. “피난 시절에는 얌생이를 몰아서 살기도 했다.” 얌생이는 원래 염소를 일컫는 강원도와 경상도 지방의 방언이다. 이 말에 이런 뜻이 붙게 된 것은 한국전쟁 때부터다. 전쟁 때 물자가 부족하다보니 가끔 미군들의 하역장에 얌체처럼 들어가서 물건을 훔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역장에는 민간인의 출입을 막기 위해 철조망을 쳤는데 얌생이, 즉 염소는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얌생이꾼은 이런 짓을 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김용성의 ‘도둑 일기’를 보면 “가난한 얌생이꾼들은 입에 풀칠을 하기 위해 석탄 도둑질을 했다”는 구절이 나온다. 이청준의 ‘불을 머금은 항아리’에도 “무턱대고 남의 물건을 탐하는 떠돌이 얌생이꾼만도 아닌 것 같았다”는 문장이 있다. 한편, 우리 토박이말 중에는 섬을 가리키는 말들도 상당히 많다. 떼섬은 무리를 이루고 있는 크고 작은 섬들, 즉 군도(群島)를 가리키는 말이고 줄섬은 길게 줄을 지은 모양으로 늘어서 있는 여러 개의 섬, 즉 열도(列島)를 가리키는 말이다. 또한 알섬은 사람이 살지 않는 작은…
2006-05-04 10:31함께 동고동락해온 아내를 가리킬 때 ‘조강지처’라는 단어를 쓴다. “조강지처 버리고 잘된 사람 없다”는 말도 드라마 등에서 심심치 않게 들린다. ‘조강지처(糟糠之妻)’의 ‘조강’은 지게미 ‘조(糟)’ 자, 겨 ‘강(糠)’ 자를 쓴다. 즉, 지게미와 겨로 끼니를 이으며 함께 고생을 했던 아내라는 뜻이다. 겨는 잘 알다시피 ‘곡식을 찧어서 벗겨 낸 껍질’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그렇다면 지게미는 무엇일까. 지게미도 겨와 마찬가지로 곡식에서 비롯된 말이다. 지게미는 ‘술을 거르고 난 찌꺼기’로, 술지게미와 같은 뜻으로 쓰인다. 먹을 것이 귀했던 예전에는 술을 거르고 난 후, 남은 지게미를 먹기도 했던 것이다. 우리 속담에 “막걸리 거르려다 지게미도 못 건진다”는 말이 있다. 이는 큰 이익을 보려다가 도리어 손해만 보았을 때를 가리키는 말이다. 사실 술을 거르고 남은 지게미와 쌀겨는 껄끄러워서 그것을 먹기란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 조강지처라는 말 속에는 끼니를 잇는 것조차 힘들만큼 어려운 시절, 고생을 함께 했다는 뜻이 담겨있는 것이다. 한편, 지게미는 ‘술을 많이 마시거나 열기가 있을 때 눈가에 끼는 눈곱’이란 뜻도 있다. 한용운의 소설 ‘흑풍’을 보면 “입에서
2006-05-04 10:30전남 장흥의 한 바다 연안 이름은 ‘여닫이 연안’이다. ‘여닫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근처에 수문이 있기 때문이다. 수문은 바닷물이 육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육지에 있는 물은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즉 물이 드나들 수 있도록 열렸다 닫혔다 하는 문을 가리킨다. ‘여닫이’는 ‘문틀에 고정되어 있는 경첩이나 돌쩌귀 따위를 축으로 하여 열고 닫고 하는 방식, 또는 그런 방식의 문이나 창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한옥 집은 대문이 대부분 여닫이로 되어 있다.” 한옥의 경우 대문은 물론 방과 방 사이 문이나 벽장을 빼고는 대부분이 여닫이 문이고,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양문형 냉장고 역시 여닫이 문이다. 여닫이는 양주 별산대놀음 춤사위의 하나를 가리키기도 한다. 양팔을 머리 위로 올렸다가 양옆으로 펴는 동작을 여닫이문을 여는 동작에 비유한 것이다. 이때 여닫이는 ‘여닫이춤’과 같은 뜻이다. 문이나 창을 여닫는 방식은 크게 이처럼 손잡이를 밀거나 당겨서 열고 닫는 ‘여닫이’와 ‘미닫이’로 나눌 수 있다. ‘미닫이’는 ‘문이나 창 따위를 옆으로 밀어 열고 닫는 방식, 또는 그런 문이나 창’을 가리킨다. 염상섭의 ‘삼대’를 보면 “모친이 또 한번 소리를 치니까…
2006-05-04 10:28“너는 넉살이 좋아 어디 가서든 굶지는 않겠다.” “그 녀석 넉살 떠는 모습이 꼭 제 형을 닮았다.” 위 예문들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넉살’을 활용한 것이다. ‘넉살’이란 ‘부끄러운 기색 없이 비위 좋게 구는 짓이나 성미’를 뜻한다. ‘넉살을 떨다, 넉살을 부리다, 넉살이 좋다’ 모두 가능한 표현이다. 또한 넉살 좋게 행동하는 사람을 ‘넉살꾼’, 몹시 넉살이 좋은 것은 ‘넉살맞다’, 넉살 좋게 보이는 것은 ‘넉살스럽다’, 부사 형태로는 ‘넉살스레’ 등으로 쓸 수 있다. ‘넉살스레’와 비슷한 표현으로는 ‘언죽번죽’이라는 단어가 있다. 언죽번죽은 ‘조금도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없고 비위가 좋아 뻔뻔한 모양’을 가리킨다. 윤홍길의 소설 ‘완장’을 보면 “언죽번죽 둘러다 붙이는 그 뻔뻔스러운 말버릇도 옛날이나 똑같고…”라는 표현이 나온다. ‘언죽번죽’ 자리에 ‘넉살스레’를 넣어본다면 뜻이 쉽게 이해될 것이다. “그 녀석은 주위로부터 만날 핀잔만 들으면서도 무슨 일에나 언죽번죽 참견했다.” “그는 너무도 언죽번죽해서 무슨 말을 하든지 개의치 않는다.”
2006-05-04 10:27소설가 이태준의 ‘문장강화’는 ‘붉다’라는 말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빨갛다, 벌겋다, 새빨갛다, 시뻘겋다, 불그스름하다, 빨그스름하다 등 수많은 종류의 붉은 색깔을 표현하는 말이 등장한다. 그런데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빨갛다, 시뻘겋다, 빨그스름하다’ 등 ‘붉다’는 뜻을 주로 된소리로 강하게 발음하는 경향이 있다. ‘붉다’는 말 한 가지 속에 감춰진 다양성을 생각하며 각각의 소리가 주는 감각을 살려 사용해보면 어떨까. ‘불그스름하다’는 ‘조금 붉다, 불그스레하다’는 뜻이다. 준말로는 ‘불그름하다’는 표현이 있으며 센말은 ‘뿔그스름하다’가 된다. 작은말로는 ‘볼그스름하다’가 있다. ‘볼그스름하다’는 ‘산뜻하게 조금 붉다’는 뜻으로, 박경리의 토지를 살펴보면 “아무렇게나 제 마음대로 자라난 울타리 밖의 물앵두나무도 볼그스름한 꽃이 피려 하고 있었다”는 문장이 나온다. ‘볼긋하다’ 역시 ‘볼그스름하다’와 같은 뜻으로 “능금의 빛깔이 볼긋하다” 등으로 쓸 수 있다. 한편 ‘볼긋볼긋’이라고 하면 군데군데 볼그스름한 모양, 혹은 매우 볼그스름한 모양을 가리킨다. “밤사이에 볼긋볼긋 솟아난 꽃망울이 싱그럽다.” 큰말로 ‘불긋불
2006-05-04 10:26‘에누리’하면 우리는 흔히 가격을 깎는 일을 말한다. 예를 들어 “물건 값을 에누리하다”라고 쓸 수가 있는데, ‘이처럼 값을 깎는 것’ 말고도 ‘물건 값을 더 많이 부르는 일’도 에누리라고 쓸 수 있다. “에누리 없는 가격”이라고 하면 ‘물건 값을 더 많이 부르지 않고 원래 가격으로만 판다’라는 의미이다. ‘에누리’는 가격과 관련된 뜻 말고도 ‘사실보다 보태거나 깎아서 들음’이라는 의미도 있다. “그 사람 말은 에누리해서 들어야 한다.” 이 말은 “그 사람은 과장을 잘하기 때문에 듣는 사람이 잘 판단해서 들어야 한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대형할인점 현수막에 ‘에누리 행사’라고 써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 말은 ‘할인 행사’, 즉 ‘세일’이라는 말 대신에 순 우리말 ‘에누리’를 활용한 것이다. ‘할인’이나 ‘세일’ 대신에 순 우리말 ‘에누리’를 잘 살려서 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2006-05-04 10:21오늘은 ‘애먼’이라는 토박이말에 대해서 알아본다. 좀 생소한 말인데 흔히들 ‘엄한’이라고 아는데 ‘엄한 짓’, ‘엄한 사람’이라고 표현하는데 ‘엄한’은 사투리이고 표준어는 ‘애먼’이다. ‘애먼’은 ‘일의 결과가 다른 데로 돌아가서 억울하게 느껴지는, 또는 엉뚱한’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정작 죄진 사람들은 도망치고 애먼(억울한) 사람들이 얻어맞았다’라고 할 때 ‘죄가 없는 사람’ 즉 ‘억울한 사람’을 ‘애먼 사람’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또한 ‘애먼’은 ‘엉뚱한’ 이라는 뜻으로도 쓰이는데 ‘일은 안 하고 애먼(엉뚱한) 컴퓨터만 탓한다’, ‘저 사람 참 애먼(엉뚱한) 소리 잘 한다’라고 쓰일 수 있다.
2006-05-04 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