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부터 지속된 여러 공직자 자녀의 대학입시, 논문 출간 등과 관련된 문제들은 전 국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교육에 있어서 공정성은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이미 대학을 졸업한 일반인들에게까지 매우 민감한 주제이다. 교육의 공정성은 주로 대학입시 문제와 함께 다루어진다. 공직자 자녀들의 대학 입학을 위한 스펙 만들기 역시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의 교과활동과 비교과활동(창의적체험활동)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진다. 이 때문에 고등학교 교육과정 전반이 공정성을 위협하는 각종 요소들로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실 대학입시라는 점을 따로 떼어 놓고 본다면 학교교육과정과 교육의 공정성은 그리 상관있어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1945년 교수요목기 이래 국가 주도로 개발된 교육과정을 학교에서 실천하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1997년 7차 교육과정 이후부터 교육과정에 대한 의사결정의 분권화를 지향하고 있으나 국가교육과정의 영향력을 학교현장에서 무시하기는 어렵다. 또한 교육과정정책(예: 자유학기제, 고교학점제 등 학교교육과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책) 역시 국가의 주도로 도입되기 때문에 공정성의 문제가 제기될 여지는 별로 없어 보인다. 그
2021-06-04 10:30교사를 위한 법률 가이드 (임이랑 지음, 따비, 248쪽, 1만6000원) 막무가내식 민원, 학생·학부모가 제기하는 예상치 못한 민·형사소송과 행정쟁송에 힘든 요즘 선생님. 동료교사가 학부모로부터 뺨을 맞고도 도움받지 못하는 현실을 보고 변호사가 된 저자는 이런 선생님들이 억울하게 당하지 않도록 대처방법을 안내한다.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 교권전담 변호사로 근무하며 상담했던 실제 학교 분쟁사례를 통해 법률조항 및 절차 등에 대해 알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
2021-06-04 10:30교육은공정한가? 교육부문에서 공정성이란 개인이 교육기회를 획득하고 교육을 받아 성취를 이루는 과정, 교육을 통하여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의지·능력·노력 이외의 요인 등이 장애가 되지 않는 원리를 말한다. 하지만 교육성취와 계층과의 관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보면 더 이상 ‘개천에서 용나지 못한다’는 체념과 포기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초·중등교육 및 고등교육의 높은 취학률에도 불구하고 돈 없으면 공부를 제대로 못 시킨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공정성이 화두가 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공정한 사회에 대한 믿음과 기대가 퇴색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교육분야도 예외는 아니어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건부터 서울시교육청의 해직교사 특별채용에 이르기까지 공정성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호는 ‘교육은 공정한가?’를 주제로 교육부문에서의 공정성에 대한 인식을 다룬다. 먼저 2022 교육과정 개정을 앞두고 교육과정은 교육의 공정성을 담보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특히 고교교육과정과 대학입시의 연관성 측면에서 교육의 공정성 문제를 다루고자…
2021-06-04 10:30“잘하는 것을 해야 할까요? 아니면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할까요?” 이 오래된 질문만큼 학생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최근 고등학교 현장(교사·학생·학부모 모두)의 뜨거운 감자는 고교학점제2일 것이다. 2015년 진로교육법이 제정되었고, 2016년부터 자유학기제 전면 도입, 진로진학상담교사 1교 1배치 등 짧은 시간 동안 진로교육과 관련된 많은 정책과 제도가 쏟아졌다. 이것에 더해 일반계 고등학교의 경우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됨에 따라 자신의 진로 찾기가 강조되고 있다. 생각보다 복잡한 덴마크 교육 블록 장난감 레고와 동화의 아버지 안데르센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덴마크는 늘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높은 세금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대다수가 행복하다는 나라. 그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교육’이라는 렌즈로 세상을 보는 필자에게 덴마크 교육은 그들을 행복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로 보였다. 특히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가는 과정과 성인이 되어서도 배우는 것을 즐긴다는 점에서 덴마크 교육은 주목할 만하다. 본고에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2021-06-04 10:30국내 대표적 자율형사립고인 민족사관고등학교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 정부는 오는 2025년 모든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민사고는 일반고로 전환되면 폐교밖에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은 현재 헌법소원이 제기된 상태다. 여기서 정부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꼼짝없이 일반고로 가야 한다. 문제는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민사고 존립이 위태로워진다는 점이다. 우선 신입생 모집이 어려워진다. 강원도 내에서만 학생을 모집할 경우 정원 채우기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또 막대한 학교운영비를 감당하는 것도 부담이다. 현재 민사고는 학생수 460여 명에 교원은 70여 명. 학생 7명당 교사는 1명 수준이다. 학생 1인당 기숙사비와 수업료 등 학비는 연간 2천8백만 원 정도이며 전액 수익자부담으로 운영된다. 사정이 이러니 일반고의 무상교육 재정지원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민족주체성 교육 등 건학이념도 유지할 수 없다. 사실상 존립의 이유가 없어지는 셈이다. 민사고는 파스퇴르 우유가 젖줄이었다. 최명재(94) 전 파스퇴르유업 회장이 1996년 설립한 민사고는 전북 상산고, 부산 해운대고, 울산 현대청운고,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와 함께 자사고의…
2021-06-04 10:30벨라루스 수도 민스크를 떠나 밤새도록 200㎞를 달려온 미니버스는 캄캄한 마을 쥐로비치에 여행자를 토해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마을에서 뭘 해야 할지, 어디로 걸어야 할지, 당최 마음을 정할 수가 없었다. 그냥 걸어가야 한다면 북극성을 따라가기라도 하겠지만, 오늘 밤은 이곳에서 자야 했다. 불빛이 보이는 나지막한 아파트를 향해 걸었다. 어둠 속에 걸어오는 사람이 있어 수도원이 어디 있는지 물었다. “지금은 수도원을 닫았으니 300m 정도 내려가다가 왼쪽으로 가면 파란색 기차가 보일 거요.” 이 밤중에 파란색 기차는 어떻게 알아볼 것이며, 쥐로비치는 기차가 다니지 않는 마을이었다. 지푸라기라도 잡아볼 심정으로 더듬거리며 두리번거릴 뿐. 그때 갑자기 번쩍 들어온 가로등 불빛 그리고 잠시 후 꺼졌다. “가로등 인심 한 번 각박한 동네군.” 멀리 희미한 조명을 등대 삼아 다시 걸었다. 비포장길을 걸을 때 신발이 내는 소리가 꽤나 요란했다. 그 소리에 동네 개들이 마구 짖기 시작했고 인기척에 공장 같은 곳에서 불이 켜졌다. 그때 아까 행인이 말한 파란기차가 보였다. 객차 두 칸이 숙소로 쓰이는 것 같았다. 여기 아니면 안 되겠다는 심정으로 수도원에 머물려고 왔…
2021-06-04 10:30우리 사회에서 ‘지식재산’이라는 이슈를 초·중·고 교육현장과 대중문화 공간에서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지식재산은 전문적인 이슈이기 때문에 대중문화나 초·중·고 교육에서 다뤄지기보다는 특수한 사람들의 전유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사회·경제적 상황은 교육현실과는 다르게 변하고 있다. 수많은 창작자가 유튜브(Youtube) 영상을 만들고 있으며, 아이들은 웹툰 작가를 미래의 유망 직업으로 꼽는다. 이들 창작 작품들은 지식재산권, 그중에서도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예쁘고 귀여운 이모티콘 디자인, 댄스 가수의 독창적인 안무도 물건처럼 사고파는 시대가 되었다. 과학기술에 기초한 발명이나 특허가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는 20년이 더 지났다. 이처럼 지식재산이 생활 속에서 중요한 요소가 되어감에 따라서 지식재산을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다루고 문화콘텐츠로 소비하는 현상이 미국·중국·일본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우리와 여건이 비슷한 중국과 일본의 지식재산 교육과 문화콘텐츠 발전사례를 소개하고 몇 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중국, 초·중·고에서 지식재산 교육에 박차 2019년 중국의 대학 입학시험에 지식재산에 관한…
2021-06-04 10:30아메리칸 항공(American Airlines)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받는 직원에게 휴가와 보너스를 주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등 수많은 기업이 비슷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회사가 월급으로 모두 지불하면 될 것을 굳이 ‘보너스’로 따로 주는 것도 일종의 인센티브입니다. 뭔가 잘하면 더 혜택(benefit)이 돌아온다는 믿음이 일을 더 열심히 하게 만듭니다. 우리 일상에 이런 인센티브는 수도 없이 작동 중입니다. 외과의사가 손을 깨끗하게 씻는 것은 비용이 거의 들지 않지만, 만약 제대로 씻지 않고 수술을 하면 보이지 않는 큰 비용이 발생합니다. 캘리포니아의 ‘시더스 사이나이 병원’에선 의사들이 손을 씻을 때마다 스타벅스 쿠폰을 지급했습니다. 손을 씻는 의사의 비율이 매우 높아졌고, 수술실 감염 비율은 현저히 낮아졌습니다. 가장 흔한 인센티브 사례입니다. 보험에 가입하면 무료 독감접종 쿠폰을 준다거나, 패스트푸드에서 세트메뉴를 주문하는 것도 사실은 인센티브 때문입니다. 여자친구를 바래다줄 때 담벼락이나 편의점이 아닌 가로등 밑에서 키스를 하려는 이유도 환경적으로 더 로맨틱한 키스를 가능하게 해주는…
2021-06-04 10:30수업이 시작하자마자 엎드리는 학생이 있다. 슬쩍 다가가서 등을 쓸어내리며 물었다. “많이 피곤하니?” 쑥스럽게 얼굴을 든다. 깨우는 방식이 기분 나쁘지는 않았는지 다행히 짜증스러운 표정은 아니었다. 쉬는 시간에 따로 불러 물었다. “왜 엎드렸어?” “어젯밤에 늦게 잤어요.” “왜 늦게 잤는데?” “게임하느라….” “그랬구나. 왜 늦게까지 게임을 하게 되었을까?” “기분이 나빠서요. 기분 좀 좋아지라고….” “무슨 일 때문에 기분이 나빴는데?” “혼났거든요.” “왜 혼났는데?” “게임 많이 한다고….” 배움이 느린 학생에 관해 이야기를 할 때마다 종종 꺼내는 일화다. 학생들은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인지하지 못한다. 사실 성인도 때로는 문제의 시작이 무엇인지, 변화를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인지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아직 어린 학생이니 오죽할까. 그래서 이번에는 이렇게 물어봤다. “그럼 네가 수업시간에 엎드릴 때, 선생님이 어떻게 해주면 좋겠어?” “음…. 깨워주셨으면 좋겠어요.” (“깨워달라고? 네가 엎드리지를 말아야지!”) 이 말이 입 밖으로 나오려는 것을 꾹 누르고 다시 물었다. “그래? 왜 깨워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그래도 깨우는 선생님은
2021-06-04 10:30싱아는 어떻게 생겼을까. 우선 풀일까 나무일까. 열매를 먹는 걸까, 잎이나 줄기를 먹는 걸까. ‘싱아’라는 말에서 시큼한 맛이 날 것 같긴 한데 어떤 맛이 날까. 박완서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초판을 낸 후 이 같은 궁금증이 많았는지 개정판 표지 다음에 싱아 그림과 함께 다음과 같은 설명을 붙여 놓았다. 마디풀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는 1m 정도로 줄기가 곧으며, 6~8월에 흰 꽃이 핀다. 산기슭에서 흔히 자라고 어린잎과 줄기를 생으로 먹으면 새콤달콤한 맛이 나서 예전에는 시골 아이들이 즐겨 먹었다. 이 소설은 작가가 자신의 코흘리개 시절부터 스무 살 대학생으로 6·25를 겪기까지 과정을 담은 소설이다. 일제 강점기, 해방 후 혼란기, 6·25 발발과 1·4후퇴에 걸쳐 있다. 작가가 ‘작가의 말’에서 “이런 글을 소설이라고 불러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순전히 기억력에만 의지해서 써 보았다”고 할 정도로 자전적인 성격이 강한 글이다. 작가가 고향 경기 개풍군 박적골에서 보낸 유년 시절은 따뜻하게 그려져 있다. 세 살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할아버지 등 대가족의 사랑을 담뿍 받은 데다 무엇보다 대자연과 함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2021-06-04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