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의 역사 (호세 안토니오 마리나 지음, 마르쿠스 카루스 그림, 윤승진 옮김, 라이팅하우스 펴냄, 324쪽, 1만6800원) 스페인을 대표하는 철학가이자 작가, 교육자인 저자는 인간지능이라는 다소 어려운 주제를 미래에서 온 인물 우스백이 ‘인류의 지능’이라는 주제의 미스터리를 밝히는 여정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인공지능시대를 살아가야 할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이라는 목적에 충실하게 설계된, 지식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2021-04-05 10:30
시장을 애용하는 어머니 영향으로 외국에 가서도 시장을 찾아다니는 편이다. 한국에서는 양양·보성·예산·용문 등 시골 5일장을, 외국에서는 특이한 시장을 찾아다닌다. 봄바람 살랑거리는 4월에 오만에 있는 동물시장엘 갔다. 목요일에 한 번 열리는 시장을 이란에서도 가본 적이 있는데 ‘니즈와 시장’은 특이하게 동물들을 사고파는 시장이다. 일주일에 한 번 문을 여는 니즈와 동물시장. 무슬림에게는 금요일이 우리네 일요일 같은 날이라 우리네 토요일 같은 목요일에 문을 연다. 시장을 보기 위해 수요일 오후 무스카트에서 차를 몰아 니즈와에 도착했다. 4월이라고 해도 중동지역은 여전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다. 낮에는 거의 돌아다니기가 힘들고 해가 없는 시간에 움직여야 할 만큼 한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은 사막의 더위다. 그래서인지 오만에서는 시장도 아주 이른 시간에 시작된다. 니즈와는 동물시장 말고도 세라믹 제품으로 유명하다. ‘수크’라고 불리는 시장 입구에는 다양한 크기의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니즈와에 온 기념으로 하나 사보려고 했는데 한국 세라믹 제품에 비하면 다소 정교함이 떨어져 보인다. 그리고 한국까지 가져가다가 흠집이 날 가능성이 커 보였다. 흙이…
2021-04-05 10:30
그림책을 활용하게 된 계기 Z세대(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 초반 사이 태어난 세대)라 불리는 요즘의 우리 아이들은 디지털 네이티브로서 영상물이나 짧은 인터넷 글에는 너무나 익숙해져 있다. 그렇지만 글의 길이가 어느 정도 있는 종이책, 아니 30분 만에 읽을 수 있는 청소년 단편소설 한 편 조차 읽어보라고 하면 그다지 반가워하지 않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2019 국민독서실태 조사’를 확인해보았더니 조사결과에 그런 모습들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2017년 조사결과와 비교해 초·중·고 학생들이 종이책을 이용하는 비율은 1.0%p 감소하고 전자책은 7.4%p 증가하였으며, 또한 만화책이나 웹툰을 이용하는 비율은 각각 74.3%, 78.9%를 보여준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필자가 근무했던 학교의 몇몇 아이를 떠올리게 해 주었다. 첫 교직생활을 초등학교에서 보내고, 두 번째 학교로 고등학교에 발령받았다. 우리 지역에서 나름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큰 규모의 인문계 남학교여서 사뭇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내 실력과 지식이 혹여나 아이들보다 떨어지진 않을까 걱정을 품고 수업을 열심히 준비했었다. 그런데 실제로 수업을 진행해
2021-04-05 10:30
누가 교사를 편한 직업이라고 했던가? 코로나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후 근 1년 만에 미용실에 갔다. 머리가 귀신같이 길어질 때까지 버티고 버텼지만, 새 학기 첫날 처음 만나는 아이들 앞에서 단정한 모습을 보여주려면 어쩔 수 없었다. 싹둑싹둑 머리카락을 자르는데 아깝지 않았다. 힘들었던 한해를 싹둑싹둑 잘라 멀리 보내버리고, 새 학기 맞이하는 속 시원한 마음이 들었다. 으레 어느 미용실에 가면 그러하듯 미용사는 이것저것을 물었다. “무슨 일하세요?” “교사예요.” “그렇구나. 좋으시겠어요. 요즘 같은 때에는 교사가 최고라고 하잖아요. 코로나로 다 힘든데 교사만큼 안정적이고 편한 직업이 어딨겠어요?” “아…, 네…, 그렇죠.”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교사만큼 편한 직업은 없다고. 그러나 교사가 힘든 이유를 일일이 나열하자면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할 수 없을 만큼 많을 것이다. 다만 너무 많아서 무엇부터 얘기해야 할지 몰라 그냥 속으로 삼킬 뿐이다. 사실은 이렇게 외치고 싶었다. ‘아니요. 코로나 때문에 교사도 힘들어요. 교사가 편한 직업이라고 하는 사람들 때문에 더 괴롭다고요!’ 지난해 학교는 혼란 속에서 허우적댔다.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학사일정,…
2021-04-05 10:30
저출산 대응 교육정책 수립을 위한 전략 2030년경에나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었던 절대인구 감소가 2019년 11월부터 시작되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차원에서는 지속적으로 저출산 기본계획안을 만들어 시행했었고 교육 분야에서도 관련 정책을 만들어 시행해 왔으나 저출산 사태는 더 심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2019년 11월에 지금까지와는 초점이 다른 범부처 인구정책 TF에서 ‘절대인구 감소 충격 완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교육 분야의 대응 전략은 ‘교육시스템 효율적 개선 및 평생교육체계 구축’이고 주요 대응 방안으로 네 가지를 발표했는데 그중 세 가지가 유·초·중등 분야 방안이다. 이 세 가지는 1)신규교원 수급 기준 마련 및 교원자격·양성체계 개편, 2)다양한 학교 설립 운영·지원, 3) 학교시설 활용 확대 및 복합화 등이다. 이 계획에 의거하여 정부는 초·중등교원 정원을 줄이겠다는 발표를 하고, 교원 양성체제를 개편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충격 완화 방안’의 직접적 목적이 비록 학생수 급감에 대처하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궁극적으로는 출산율 급감 사태를 진정시키고 바람직한 출산율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어
2021-04-05 10:30
혼란의 2020학년도가 지나고 새로운 2021학년도가 시작되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연일 3~4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아직 교육현장의 정상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2020학년도에 우리 교육현장에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다양한 방식의 원격수업이 운영되었다. 2020년 4월의 그 날을 많은 선생님들은 잊지 못할 것이다. 아침부터 e학습터에 로그인이 되지 않는다고 계속되는 전화로 난리가 난 학교 교무실, 선생님도 접속이 되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던 그 날의 모습은 ‘원격수업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낳았다. 그렇다면 약 1년간 원격수업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었던 e학습터는 지금 현장의 선생님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e학습터의 기능이 대폭 향상되었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표 1 캡쳐한 것과 같이 2021학년도 초등 EBS 온라인 클래스 신규 개설이 중지된 상황에서 초등학교 공식 공공학습관리시스템(LMS)으로 통용되는 만큼 교육현장의 요구가 더 많이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많은 선생님들은 e학습터의 자체…
2021-04-05 10:30코로나19 팬데믹은 사회 전 영역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변화를 초래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교육분야에서는 종전의 학교·교실·수업의 개념과 기능을 재고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다양한 시도와 논의가 있었음에도 실제 초·중등교육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기까지는 긴 숙고가 필요하다고 여겨졌던 온라인학습은 순식간에 현장에 정착되었으며, 펜데믹의 장기화로 블렌디드러닝이 관심을 받고 있다. 순식간에 정착된 온라인학습, 이제는 블렌디드러닝이다 블렌디드러닝은 무엇인가를 ‘혼합’하는 학습을 의미한다. 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학습을 다양한 방식과 비중으로 혼합하지만, 전통적인 의미의 수업에 다양한 매체와 방법을 혼합하기도 한다. 그레이엄(Graham, 2006)은 블렌디드러닝의 한 형태로 첨단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기존과는 다른 학습환경을 구성하고, 여기서 학생들이 지식생산자가 되어 활발한 상호작용을 통해 지적활동을 하는 변환모형(transforming blends)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학습환경은 학생들이 ‘다양한 도구와 자원을 활용하여 문제해결활동에 참여하며 함께 학습하고 서로 도와주는 공간(Wilson, 1995)’을 강조하는 구성주의 학습환경
2021-04-05 10:30
고교학점제 성큼...학교는 첩첩산중 2025년부터 전국의 모든 고등학생이 대학생과 마찬가지로 듣고 싶은 과목을 골라 수강하게 된다. 교육계에서는 학생들의 진로를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교육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고교학점제란 학생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기준에 도달한 과목의 학점을 취득하는 제도다. 교육부는 192학점을 고등학교 졸업 기준으로 설정했다. 1학점을 얻기 위해서는 50분 수업 16회를 수강해야 한다. 고등학생들은 졸업까지 모두 2,560시간의 수업을 들어야 졸업이 가능해진다. 문제는 학생을 돌봐줄 교사의 숫자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2040년까지 신규 채용해야 할 교사의 규모는 수만 명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고교학점제 도입 전 추계보다 매년 더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교총은 교사도 없이 학생 맞춤형 진로교육을 하겠다니 ‘공염불’이라며 뜬구름 잡기식 정책발표보다 정규교원 증원과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 감축이라는 국가적 책무부터 수행하라고 강조한다. 대입제도 개선 계획이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5년 성취평가제를 모든 선택과목…
2021-04-05 10:30
코로나 이후 학교의 미래 (김재현·김종훈·류창기·배동건·송칠섭·이상수·정휘범 지음, 오브바이포 펴냄, 248쪽, 1만6000원)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 속에 빠진 우리 교육을 되돌아보고, 미래교육의 해답을 찾고자 하는 7명의 현직 초등학교와 교육학자의 목소리를 담은 책. 새로운 수업환경에서 지금의 교육과정과 2022년 새 교육과정 개정의 방향, 좋은 수업의 기준, 학부모와 학교 간 소통의 부재 문제와 이를 해결하는 방법 등 우리 교육이 꼭 짚어봐야 할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한다.
2021-04-05 10:30
01 외우(畏友) 서덕현 교수가 책을 보내왔다. 그가 쓴 책의 제목은 잃어버린 아버지를 찾아서(수필과비평사)이다.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 1871-1922)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연상케 하는 제목이다. 서 교수는 의도적으로 그 제목을 빌려 왔으리라. 책의 제목 앞에 ‘서덕현 교수가 아버지를 찾아가는 서사’라는 수식어가 있다. 나는 책의 제목에서 이미 기구하고도 절절한 아버지 찾기의 행로를 예감한다. 아니 그 이전에 서 교수의 고운 성정과 더없이 정직하고 성실한 성품을 알기에, 이 서사의 운명적 비극성을 예감한다. 서 교수의 잃어버린 아버지를 찾아서는 충청도 농촌에서 1949년 초에 입대하여 1950년 6.25 전쟁 발발 무렵 전사한 아버지를 찾아가(내)는 이야기다. 실제로 그의 부친은 전몰의 구체적 시간과 장소가 미상이다. 임시로 작성한 전사자 명부에 등재된 것이 전부다. ‘잃어버린 아버지’가 확실하게 각인된다. 서 교수가 두 살 때 헤어졌으니,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이다. 전사 통지를 받은 그의 조부모가 견지한 심적 태도는 참으로 짠하게 이해된다. 전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 언젠가는 반드시 집 마당으로 들어설 거다.…
2021-04-05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