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들과 경남 창녕군의 화왕산 자락의 관룡사와 용선대로 여행을 다녀왔다. 가을이면 억새군락으로 유명한 화왕산에는 숨겨진 아름다운 보석들이 많다. 그 중에서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관룡사 용선대의 석조여래좌상과 다정하고 소박한 석장승을 소개하고자 한다. 1. 관룡사(대웅전, 약사전, 석조여래좌상)철쭉과 억새로 유명한 화왕산군립공원 내 관룡산 병풍바위 아래에 위치한 관룡사는 신라 8대 사찰의 하나로 내물왕 39년(394년)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며 원효대사가 중국 승려 1,000여 명을 모아놓고 화엄경을 설법한 곳으로 유명하다. 창건 당시 화왕산에 자리하는 연못에서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에서 사찰의 이름을 가져왔다. 일주문을 대신하는 돌담장 위의 산문을 지나 천왕문과 원음각이 산세를 따라 부드럽게 이어진다. 보물로 등록되어 소중한 가치를 인정받는 대웅전과 약사전을 비롯하여 석조석가여래좌상 등 5점의 지정 유물이 있어 사찰의 가치가 더욱 높다. 특히 산 중턱 용선대 위에 올라앉아 있는 석조석가여래좌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위치에 자리 잡은 불상이 아닐까 싶다. 가. 관룡사 대웅전(觀龍寺大雄殿) 보물 제212호 이 건물은 1965년 해체·보수 공사시…
2014-06-23 09:022013년 6월 다시, 학교를 디자인하다라는 책을 저자인 한상준 교장으로부터 직접 받았다. 가까이 위치한 곳에서 인문계 고등학교를 운영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 진실성을 기록한 교육 문화의 기록을 통해 한상준 교장의 교육 철학과 하고자 했던 것들을 다 완성하지 못한 아쉬움을 엿볼 수 있다. 누구나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문제의식을 갖고 살아가고 있지만 그는 일찍부터 학교의 변화에 대한 갈망을 안고 몸으로 부딪치며 살았던 교직 동료이다. 특히 교장 임기 8년을 마치고 지금은 가까운 고교에서 학생들의 상담을 중심으로 아직도 현장을 지키고 있으며, 바닷가의 몽동처럼 탄탄하고 거무스름한 모습은 깔끔하게 단장한 교사의 모습보다는 항상 아이들에게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 소탈한 모습으로 준비하는 자세이다. 한국사회가 민주화되는 과정에서 그는 직접적으로 여러 고통을 겪으면서도 교육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교직을 마지막 까지 지키기 위하여 몸부림 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솔직한 그의 삶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들은 함께 근무한 교사들이다. 그러나 그가 교사와의 다른 지위인 교장의 위치에서 역할을 수행하려고 하는 과정에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음을 솔직하게 시인하고 있다
2014-06-18 09:10우리 나라는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속도로 많은 것이 변하는 사회이다. 그러나 아직도 변화가 느린 것이 '인간의 의식'임을 알 수가 있다. 지금은 남아선호 사상이 거의 없어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여자를 귀하게 여기지 않는 모습을 교육을 담당하면서 가끔 느끼곤 한다. 지역사회에서 보면 남학교에 비하여 여자 학교에 대한 관심이 덜하다는 것이 그 증거의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오래 전에 이같은 생각을 무너뜨려야 한다는 인물이 바로 박은식 선생이다. 독립운동가이자 언론인이었던 백암(白巖) 박은식(1859∼1925)이 ‘대한자강회 월보’ 제6호(1906년 12월)에 쓴 글, “대개 집안이란 나라의 근본이라 가정의 부녀가 장래 국민의 조성에 가장 중요한 기원이 되므로, 여자의 배움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제침략이 본격화되던 무렵 여성교육을 강조한 대목이 눈에 띈다. 백암은 “언어, 학습과 행동, 성장이 어머니의 가르침에서 본을 삼지 않은 것이 없으니 어머니의 가르침이 아이들에게 최초의 학교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대한자강회는 1906년 3월 장지연·윤효정·심의성 등이 발기해 만든 대표적인 애국계몽운동단체다. 이 단체가 1906년 7월부터 190
2014-06-16 15:34신은 있을까? 그렇다면 왜 한 여자의 일생을 이렇게 비참하게 짓밟고 형장의 이슬이 되게 하였을까? 공간적 배경은 다르지만 테스가 살던 시대도 그러하였다. 인습에 매어 희생을 강조하는 남성우월주의 시대상은 지금까지 그 맥을 유지하고 있다.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우리네 여인들의 삶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여기에 나오는 테스도 그런 여인의 일생을 부각해 주고 있다. 테스는 가난한 소작농의 장녀였다. 부모님은 더버빌 가문이란 옛 명예를 빌어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열여섯의 테스를 흑심 있는 알렉 더버빌의 집으로 일하러 보낸다. 그러나 흑심을 눈치채지 못했던 테스는 알렉에게 몸을 유린당하고 사생아를 잉태하지만 죽고 만다. 그리고 그 충격을 뒤로 새 삶을 찾아 다른 농장에서 일하던 중 남편 에인절 클래어를 만난다. 에인절 클래어의 집안은 성직자 가문으로 원리 원칙의 계율을 중요시하였다. 하지만 에인절은 그것에 반감을 품고 양가의 어떤 친척도 없는 가운데 결혼식을 올린다. 그리고 첫날밤 테스는 지금까지의 있었던 일을, 에인절도 여기까지 오며 있었던 일을 고백한다. 그러나 이 고해성사는 또 다른 파장을 몰고 온다. 테스는 남편의 과거를
2014-06-09 11:11세계의 역사는 끊임없는 전쟁의 역사였다. 우리 민족은 동족 상잔이란 비극적 전쟁을 몸소 체험하였다. 수많은 동포가 이 전쟁으로 죽고 아픔속에 세월을 보내야 했다. 이처럼 전쟁은 악이다. 어떤 경우든 좋은 전쟁이란 없다. 힘 있는 나라들은 걸핏하면 ‘전쟁 불사’를 외친다. 자기 나라만이 옳고 상대 나라는 나쁘기에 전쟁을 통해 응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쟁을 좋아하는 이들. 이름하여 그들을 호전주의자라 부른다. 대다수 사람들은 그들의 선동에 넘어간다. 히틀러, 뭇솔리니가 대표적이라면 이해가 더 쉬울 것이다. 하루하루가 살기 어려운데 전쟁이 대수랴 싶다. 하지만 전쟁은 전쟁 불사를 외친 호전주의자들이 하는 게 아니다. 힘없는 민중들이 한다. 전쟁터에 힘 있는 이들은 핑계를 대면서 가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들은 입으로 전쟁을 하고, 언제나 희생을 하는 이들은 전쟁 당사국의 힘 없는 민중들이다. 그러나 이제 앞으로의 전쟁은 민중들이 하는 시대도 아닐 것 같다. 가만히 앉아서 서로를 죽이는 전쟁이 될 것이다. 전쟁의 반대말은 평화가 아니라 일상이라는 말이 있다. 평화는 일상을 누리는 것이다. 우리는 직접 전쟁을 경험한 세대들이 70을 넘어섰다. 그래서 대부분의
2014-06-09 11:08“마르셀 뒤샹의 '샘Fountain'을 볼 때마다 ‘벌거숭이 임금님’이 떠오른다. 현대 미술가들이나 이를 관람하는 사람들은 ‘샘’이라고 명명된 변기 앞에서 정말 미술, 혹은 예술이라고 느끼는 것일까, 혹 ‘저건 변기일 뿐이야’ 라고 말하면 무지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저어하여 침묵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은 아닌가?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진실을 말한 소년처럼 37억 달러를 호가하는 뒤샹의 세라믹 변기를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망치로 파손했다는 그 노인만이 진실을 말하는 것인가? 마르셀 뒤샹의 '샘Fountain'은 어떤 전문적 해석을 가해도 내 눈에는 단순한 변기일 뿐이다. ‘나는 변기를 들어 현대미술의 면상에 집어던졌다’는 오만하고 폭력적인 뒤샹의 언어에도 공감할 수 없으며 ‘눈에 보이는 사물이나 풍경을 그림으로 그리는 수공적 기술의 재현행위가 아닌 선택한다는 정신적 행위가 예술가의 본질’ 이라는 뒤샹의 이론에도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일 수 없다. 눈에 보이는 사물을 그림으로 그리는 수공적 기술재현행위보다 눈에 보이는 어떤 물건을 선택하여 특정한 공간에 옮겨놓는 것을 예술적 행위로 보기 어렵다, 그것을 설치예술이라고 부르는 단순한 배치라고 보기도 어렵다. 만약…
2014-05-28 17:03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그에 대한 진단과 대책이 수없이 쏟아져 나온다. 세월호 침몰 후 많은 사람들이 시스템을 말해왔다. 재난대응 시스템, 구조 시스템, 관료 제도… 등. ‘국가 개조’라는 단어까지도 등장할 정도이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그 시스템을 움직이는 건 조직 속의 사람이요, 사람을 움직이는 리더이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 좋은 제도가 있다 해도 그것을 제대로 작동시킬 리더가 보이지 않는다면 시스템은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촌각을 다퉈야 했던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진정한 리더는 보이지 않았다. 배의 리더인 선장은 해경 구조선에 올라타면서 배 안에 있던 동료 승무원과 승객들에게 탈출하라고 한마디도 외치지 않았다. 또, 해경 함장은 선장에게 “당장 배로 복귀하라”는 법의 엄격함도 보여주지 않았다. 시스템 개혁. 관피아 척결. 다 옳은 말씀이다. 그러나 모양 갖추기에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진짜 개혁이 되려면 누군가 목을 내걸고 몸을 던져야 한다. 그 누군가는 어제까지 좋은 동료, 친한 후배였던 관료들을 적으로 돌려야 하고, “미친 놈” 소리까지도 들을 각오를 해야 한다. 전관 예우의 감칠맛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
2014-05-27 15:515월 18일, 청주팔백리 회원들이 차와 도보로 통합청주시의 중심 물줄기가 될 미호천의 물줄기를 답사했다. 회원들을 태운 자가용이 오전 9시경 흥덕구청을 출발하여 처음 도착한 곳이 진천에 있는 농다리다. 김유신 장군이 태어난 진천! 충북 진천은 충남․충북․경기도의 경계에 위치해 교통이 편리하고 기름진 넓은 들에 물이 마르지 않아 생거진천(生居鎭川)으로 불렸다. 살기 좋은 곳이라 역사유적과 자연관광지도 많다. 그중 하나가 충북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굴티마을 앞에서 천년 세월의 물살을 이겨낸 농다리(충북유형문화재 제28호)다. 살아서는 농사를 짓기 위해 건너고 죽어서는 꽃상여에 실려 건넌다는 다리가 바로 농다리다. 농다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100여m의 돌다리로 진천농교(鎭川籠橋)로 불린다. 교각을 세우고 돌을 반듯하게 깎아 만든 다리가 아니라 멀리서 보면 돌무더기처럼 보인다. 사력암질의 붉은색 돌을 쌓아 축조한 다리로서 석회 등을 바르지 않고 그대로 쌓았는데도 견고하며 장마가 져도 유실됨이 없이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농다리가 있는 구곡리는 고려 때부터 이곳에 자리 잡은 상산 임씨의 집성촌이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의하면 고려 고종 때
2014-05-27 15:49우리가 인간으로 태어나 해결해야 할 영원한 주제는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이 행복을 이루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행복을 이룰 두 축이 바로 '성장과 배움'이 아닐런지? 그 답에 대하여 30년 넘게 500만 명이 넘는 글로벌 리더들의 멘토이자 리더십의 대가로 자리 잡아온 존 맥스웰이 '사람은 무엇으로 성장하는가?'에서 ‘성장’이라는 잠재된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어떻게 배울 것인가'에서는 ‘배움’을 통해 멈추지 않는 성장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살면서 겪는 좌절과 고난을 ‘배움’을 통해 긍정적인 경험으로 바꿀 수 있는 도구와 마음가짐을 갖도록 하는 책이다. 실패를 많이 해보라고 하지만 그 경험이 무조건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통해 배우고 다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드는 것이다. 그것을 온전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 때, 시련의 시간은 위대한 경험으로 바뀌고 이는 살면서 필요한 ‘지혜’가 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배움의 기본적인 정신인 겸손, 배움과 성장의 토대를 위한 현실 직시, 자기 삶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필요한 책임감, 자기혁신을 위한 학습 능력 등 계속해서 ‘배우는 사람’이 될 수 있는 11가지…
2014-05-21 14:1413일, 청주시립도서관 사진반에서 미동산수목원으로 출사를 나갔다. 미동산수목원은 도립수목원으로 선진 임업기술의 연구개발 및 보급, 산림환경 보존, 각종 수목과 야생초화류 전시, 희귀·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의 보호 및 증식, 생태교육 환경조성 등의 목적으로 2001년 개원하였으며 총면적이 94만여 평이나 된다. 청주 인근의 미원면에 가면 냇가 옆으로 자전거전용도로가 이어진다. 미원면 소재지를 지나 왼쪽의 수목원 길로 접어들면 가까운 곳에 미동산수목원이 있다. 수목원이 미원의 동쪽 산을 뜻하는 미동산(높이 557m)의 품안에 있어 산책과 사색을 하며 숲에서 발산하는 피톤치드로 산림욕을 하고, 멋진 풍경을 구경하며 맑은 공기를 마시고, 가까이서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며 자연과 교감을 이룰 수 있다. 차에서 내리면 흙냄새가 코를 간질인다. 입구의 방문자센터에 부탁하면 숲해설도 들을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수목원을 둘러싸고 있는 아름다운 자연들이 저절로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수목원은 누구나 쉽게 산책할 수 있는 웰빙산책로로 연결되어 있다. 안내도를 자세히 살펴보고 관찰코스를 따라 관람을 시작하면된다. 미동산수목원에는 산림과학박물관ㆍ아열대식물원ㆍ산야초전시원ㆍ나비생
2014-05-21 1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