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커 버스커의 노래 ‘벚꽃엔딩’처럼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퍼지는 거리를 연인과 함께 걸어본 추억이 있을 것이다. 김연수 단편 벚꽃 새해는 딱 그런 시기가 배경이다. 다만 지금 사귀는 것이 아니라 4년 전 헤어진 연인들이 주인공이다. 사진작가인 성진은 4년 전 헤어진 ‘구여친’ 정연한테서 시계를 돌려달라는 문자를 받는다. 그녀가 예전에 선물한 명품시계인 태그호이어를 돌려받고 싶다는 것. 그러나 그 시계는 고장 나 며칠 전에 시계수리점에 팔아버린 뒤였다. 성진이 시계를 되찾으러 갔을 때 주인은 이미 다른 곳에 팔았다고 말한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얽긴 두 사람은 시계방 주인이 일러준 서울 황학동 가게로 태그호이어를 찾으러 가기로 했다. 서울에 막 벚꽃이 필 때였다. 성진은 하늘을 올려봤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벚나무 가지가 뻗어 있고, 그 가지마다 하얀 꽃들이 피어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 속에 서 있는데 외롭지가 않다니 신기하다고 성진은 생각했다. 뷰파인더로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마다 외로움을 느꼈는데 말이다. 벚꽃이 피기 시작했으니 말하자면 오늘은 벚꽃 새해. 벚꽃이 피기 시작했으니 벚꽃 새해라는 논리는 신선하다. 4년 전에…
2021-04-05 10:30
그는 늘 웃는다. 아니 웃는 상이어서 그렇게 보이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와 몇 마디 나누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기분 좋은 심리적 전염이다. 누구든 만나면 호감을 느끼게 된다고 해서 교육부 직원들은 그를 ‘3초 친화력’으로 불렀다. 가장 본받고 싶은 교육부 공무원 1위로 뽑히기도 했다. 대부분의 베이비부머가 그러하듯 그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마음이 울적해 지면 공을 차고 놀았다. 축구는 그의 인생 깊숙이 각인돼 있다. 국가대표를 꿈꿨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족을 먹여 살려야 했기에 ‘생계형 공무원’이 됐다. 공직 첫 출발은 조그만 시골의 면서기. 사무관만 돼도 성공한 인생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9급 말단 공무원에서 시작한 인생은 30여 년 만에 교육부 1급 기획조정실장까지 올랐다. 그리고 2021년 3월, 자산 23조 원의 사학연금관리공단 CEO로서 경영자의 길을 걷고 있다. 주명현 사학연금이사장 이야기다. 지난해 4월 취임한 그는 1년 만에 2조 원이 넘는 기금운용 수익을 올렸다. 1975년 사학연금 창립 이래 최고 기록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계 경제가 휘청거렸지만, 사학연금은 눈부신 성과를 올렸다.…
2021-04-05 10:30
혼란의 2020학년도가 지나고 새로운 2021학년도가 시작되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연일 3~4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아직 교육현장의 정상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2020학년도에 우리 교육현장에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다양한 방식의 원격수업이 운영되었다. 2020년 4월의 그 날을 많은 선생님들은 잊지 못할 것이다. 아침부터 e학습터에 로그인이 되지 않는다고 계속되는 전화로 난리가 난 학교 교무실, 선생님도 접속이 되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던 그 날의 모습은 ‘원격수업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낳았다. 그렇다면 약 1년간 원격수업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었던 e학습터는 지금 현장의 선생님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e학습터의 기능이 대폭 향상되었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표 1 캡쳐한 것과 같이 2021학년도 초등 EBS 온라인 클래스 신규 개설이 중지된 상황에서 초등학교 공식 공공학습관리시스템(LMS)으로 통용되는 만큼 교육현장의 요구가 더 많이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많은 선생님들은 e학습터의 자체…
2021-04-05 10:30
지난달 세종시교육청이 관내 학교들에 보급하고 수업에 활용하도록 한 책 촛불혁명은 교육계에 분명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교육계 안에서의 소란’ 즉,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는 듯한 모습이다. 물론 논란이 일어난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고 싶은 생각은 없다. 오히려 역사를 전공하는 직업상 ‘모든 사회적 사건은 많든 적든 논쟁성을 내포할 수밖에 없다’는 기본인식으로 사안을 바라보는 편이다. ‘논쟁’ 능력을 잃어버린 한국의 진보세력 한국 현대사는 ‘논쟁’보다는 ‘시위’로 점철된 역사였다. 해방 이후 군정 치하의 크고 작은 시위는 말할 것도 없고 전쟁 이후에도 자유당 부정선거 반대, 한일협정 반대, 유신헌법 반대, 계엄령 선포 반대, 5공 헌법 반대 그리고 소위 문민정부 이후에는 WTO 반대, 신자유주의 반대, 기업의 노동착취 반대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반대 시위가 있었다. 굵직굵직한 정치·경제적 사안에는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가 대립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80년대를 지나고 한국인들의 역사관이 바뀌면서 일련의 반대 시위들은 ‘구악(舊惡)’을 내몰고 ‘정의를 외친 선(善)한 역사적 시도’로 새로이 자리매김하게 되었다(물론 이러한 역사관의 변화는 그냥 이루…
2021-04-05 10:30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금과 다면평가의 개요 성과상여금이란 공무원이 1년간 추진한 업무실적을 평가해 3등급(S·A·B)으로 나눠 상여금을 차등 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는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7조의 2 「공무원보수 등의 업무지침」 등을 근거로 하며, 교육공무원인 국·공사립학교 및 국·공립유치원 교원, 교육전문직원, 시간선택제 교사 역시 그 대상에 해당한다. 이러한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금 지급 목적은 교직사회의 협력과 경쟁을 유도하여 교육의 질을 개선하는 데 있고, 또 수업과 생활지도를 잘하는 교원 혹은 어렵고 기피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교원을 우대함으로써 교직사회의 사기진작을 도모하는 데에 있다. 그리고 학교현장에서 학년별·교과별로 교육과정이 편성·운영되고 있고 교실 내 활동이 중심이 되는 교원업무의 특성상 관리자 위주의 근무성적평정으로는 객관성 및 타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때문에 교사에 대하여 동료교사 다면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근무성적평정 결과와 합산하여 관리자 위주의 근무성적평정을 보완하며, 다면평가결과는 성과상여금 지급에도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다면평가는 매 학년도 종료일을 기준으로 하여 학교여건에 따라 평가대상자의 근무실적,…
2021-04-05 10:30
저출산 대응 교육정책 수립을 위한 전략 2030년경에나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었던 절대인구 감소가 2019년 11월부터 시작되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차원에서는 지속적으로 저출산 기본계획안을 만들어 시행했었고 교육 분야에서도 관련 정책을 만들어 시행해 왔으나 저출산 사태는 더 심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2019년 11월에 지금까지와는 초점이 다른 범부처 인구정책 TF에서 ‘절대인구 감소 충격 완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교육 분야의 대응 전략은 ‘교육시스템 효율적 개선 및 평생교육체계 구축’이고 주요 대응 방안으로 네 가지를 발표했는데 그중 세 가지가 유·초·중등 분야 방안이다. 이 세 가지는 1)신규교원 수급 기준 마련 및 교원자격·양성체계 개편, 2)다양한 학교 설립 운영·지원, 3) 학교시설 활용 확대 및 복합화 등이다. 이 계획에 의거하여 정부는 초·중등교원 정원을 줄이겠다는 발표를 하고, 교원 양성체제를 개편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충격 완화 방안’의 직접적 목적이 비록 학생수 급감에 대처하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궁극적으로는 출산율 급감 사태를 진정시키고 바람직한 출산율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어
2021-04-05 10:30
2020년 학교는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였다. 학사일정과 교육과정, 교사들은 준비되었으나 학생이 학교에 오지를 못 하니 학교의 모든 활동이 멈춰버렸다. 유일한 움직임은 수없이 교육과정을 고치고, 학생들의 방역과 자가진단을 지도하는 교사들의 노동뿐이었다. 오프라인으로만 이루어졌던 학교생활을 온라인으로 옮기려니 필요한 것은 물적·인적 인프라만이 아니었다. “학생들이 학교 안 오니 교사들은 참 좋겠다”, “교사들이 최고 편한 시국”이라는 말은 현장에서 동분서주하는 교사들의 심적 지지대를 갉아 먹었다. 휴직자로서 학교와 동료교사들을 지켜보며 늘 궁금했다. 원격수업을 하고 교사들은 정말 편해졌을까? 나는 원격수업에서 얼마만큼 할 수 있는 교사일까? 교육부의 통보식 발표에 대응할 만큼의 여건이 학교에는 얼마나 갖춰져 있을까? 그리고 2021년 온·오프 병행수업을 하는 학교로 돌아왔다. 말로만 듣던 원격수업, 드디어 나도 해보게 되었다.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3월은 그야말로 교사로서의 나의 능력치를 절감하는 ‘자아 재발견’의 시간이었다. 2년 차 유튜버도 원격수업이 어렵다 내가 복직하면 원격수업을 잘할 수 있을까 걱정할 때 현장에 있는 동료들이 말했다. 유튜브를 할 정
2021-04-05 10:30
들어가며 학창시절 학교로 장학사가 방문하면 비상이 걸렸던 기억이 납니다. 대청소는 기본이고 교실 바닥엔 윤이 났었지요. 수업하는 모습을 돌아보고는 선생님들이 다 모인 회의실에서 각 반 수업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씀을 오래 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장학사는 그만큼 권위가 있었고 수업 전문가라고 평가받았습니다. 지금은 학교현장에서 자율장학 형태로 많이 바뀌었지만, 수업에 대한 컨설팅이나 수업코칭은 교육전문직으로서 꼭 필요한 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호에서는 수업컨설팅과 수업코칭에 대해 정확한 이해를 통해 교육전문직으로서 현장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도록 하겠습니다. 수업컨설팅의 정의와 조건 가. 수업컨설팅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수업컨설팅은 ‘수업에 대한 문제해결이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교사가 의뢰자가 되어 다른 교사나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수업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는 자율적인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수업컨설팅의 초점은 교사의 수업능력 향상입니다. 따라서 의뢰자인 교사가 스스로 진단하고 있는 수업운영의 애로사항이나 문제점에 대하여 컨설턴트가 진단하고 분석한 자료를 가지고, 그 대안을 제시하면
2021-04-05 10:30
01 외우(畏友) 서덕현 교수가 책을 보내왔다. 그가 쓴 책의 제목은 잃어버린 아버지를 찾아서(수필과비평사)이다.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 1871-1922)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연상케 하는 제목이다. 서 교수는 의도적으로 그 제목을 빌려 왔으리라. 책의 제목 앞에 ‘서덕현 교수가 아버지를 찾아가는 서사’라는 수식어가 있다. 나는 책의 제목에서 이미 기구하고도 절절한 아버지 찾기의 행로를 예감한다. 아니 그 이전에 서 교수의 고운 성정과 더없이 정직하고 성실한 성품을 알기에, 이 서사의 운명적 비극성을 예감한다. 서 교수의 잃어버린 아버지를 찾아서는 충청도 농촌에서 1949년 초에 입대하여 1950년 6.25 전쟁 발발 무렵 전사한 아버지를 찾아가(내)는 이야기다. 실제로 그의 부친은 전몰의 구체적 시간과 장소가 미상이다. 임시로 작성한 전사자 명부에 등재된 것이 전부다. ‘잃어버린 아버지’가 확실하게 각인된다. 서 교수가 두 살 때 헤어졌으니,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이다. 전사 통지를 받은 그의 조부모가 견지한 심적 태도는 참으로 짠하게 이해된다. 전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 언젠가는 반드시 집 마당으로 들어설 거다.…
2021-04-05 10:30
프레이리의 교사론 프레이리의 교육사상과 실천은 교사에게 무엇을 시사하는가? 프레이리를 통해 깨닫는 것은 쉽게 말하는 ‘교사는 가르치고 학생은 배운다’라는 말이 타당하지 않다는 점이다. 프레이리에 따르면, 교육은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를 이분하지 않으며 쌍방의 상호작용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프레이리(1985)는 ‘배움 없이는 가르침이 있을 수 없음’을 강조한다. 이것은 가르침과 배움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교사(가르치는 자)와 학생(배우는 자)이 있어야 한다는 말 이상을 의미한다. 프레이리가 강조하는 것은 가르치는 사람이 배우면서 가르친다는 의미다. 즉, 프레이리는 ‘학습자로서 교사’ 역할을 중시한다. 프레이리는 교사가 학생에게 교육내용을 전달하는 것을 가르치는 일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것은 프레이리가 비판한 은행예금식 교육이요, 길들이기 교육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프레이리에게 바람직한 교사의 역할과 모습은 끊임없이 배워나가면서 교사-학생 간 상호작용을 통해 배움을 창조하는 자다. 프레이리의 ‘교육이 정치’라는 입장에 따르면, 교사의 가르치는 행위는 정치적으로 중립적일 수 없다. 프레이리(1985)에 따르면, ‘교육의 정치 중립성’…
2021-04-05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