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공정한가? 교육부문에서 공정성이란 개인이 교육기회를 획득하고 교육을 받아 성취를 이루는 과정, 교육을 통하여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의지·능력·노력 이외의 요인 등이 장애가 되지 않는 원리를 말한다. 하지만 교육성취와 계층과의 관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보면 더 이상 ‘개천에서 용나지 못한다’는 체념과 포기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초·중등교육 및 고등교육의 높은 취학률에도 불구하고 돈 없으면 공부를 제대로 못 시킨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공정성이 화두가 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공정한 사회에 대한 믿음과 기대가 퇴색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교육분야도 예외는 아니어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건부터 서울시교육청의 해직교사 특별채용에 이르기까지 공정성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호는 ‘교육은 공정한가?’를 주제로 교육부문에서의 공정성에 대한 인식을 다룬다. 먼저 2022 교육과정 개정을 앞두고 교육과정은 교육의 공정성을 담보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특히 고교교육과정과 대학입시의 연관성 측면에서 교육의 공정성 문제를 다루고자…
2021-06-04 10:30코로나가 막 유행하기 시작했던 2020년 초, 어느 교수가 자신의 SNS에 공유한 이미지에는 냉소주의적 유머감각이 물씬 묻어나는 편지글이 적혀있었다. 의료계 전문가들에게. 요즘 주변 사람들이 당신의 일에 관해 이래라저래라 오지랖을 많이도 부려대지요. 정말 유감입니다. 그리고 각종 매체가, 자기들은 이 분야에 관해 전혀 아무런 훈련도 받지 않았고 경험도 없으면서, 여러 이론을 떠들어대는 꼴을 보아야 하죠. 이 역시 유감입니다. 우리는 당신의 괴로움에 깊이 공감합니다. 그럼 이만. 교사들 씀. 위 편지글은 물론 농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의 현실과도 일정 부분 맞닿아 있기도 하다. 교직은 전문직이다. 그러니까, 교사는 교육전문가이다. 그러나 교육학적 배경이 없는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교사의 업무에 관해 말을 얹고 평가를 한다. 또한 방송 프로그램은 교육에 관한 진지한 통찰보다는 자극적인 내용을 좇는다. 마치 자신들이 당사자이며 전문가인 교사들보다 더 많이 안다는 듯이 말이다. 교직은 그 어느 직종보다 일반인들의 삶 가까이에 있다. 우리는 아플 때 병원에 간다. 하지만 일 년의 절반 이상 병원에…
2021-05-06 10:30교원의 보수체계 실태와 문제점 일반적인 공무원의 봉급체계와 마찬가지로 유·초·중·고의 교원들은 재직 중에 공무원 보수규정에 따른 본봉과 각종 수당 등을 합한 급여를 받게 된다. 이 중 본봉은 인사혁신처에서 매년 발표하는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교원 등의 봉급표’에서 호봉에 따라 월 지급액으로 정해놓은 봉급을 말하는데, 2021년도의 봉급표를 보면 1호봉 약 167만 원부터 40호봉 약 549만 원까지 호봉별로 봉급액을 제시하고 있다. 교원의 호봉은 교육대와 사범대 졸업자를 기준으로 9호봉으로 시작하는데, 이는 교원만 특별히 높은 호봉을 적용받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쉽다. 1970년대에 교원수급이 안정화되기 전까지 역대 정부는 임시교원양성소를 통해 교원을 배출하곤 했는데, 이를 통해 배출된 교원의 호봉과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교원자격증을 받은 사람을 모두 호봉으로 정해 교원의 봉급표에 규정했던 것이 40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개정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이다. 반면 국립대학 교원 등의 봉급표는 1호봉부터 33호봉까지로 정해져 있다. 유독 유·초·중등교원 등의 봉급표만 1호봉부터 40호봉까지로 정해진 것은 현직에 있지도 않은 임시교원양성소…
2021-05-06 10:30교장공모제 시행이 10년을 넘어서면서 제도적으로는 안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지지 집단과 반대 집단으로 양분되어 정책적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교장공모임용제를 제도로서 평가하고, 정책적 정당성에 입각하여 판단하기보다는 ‘교장자리’를 두고 대립하는 입장들만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정책이 정책으로서 자리를 굳히기 위해서는 특정 집단의 이익이 아닌 공정성에 입각하여야 하며, 좋은 교육을 실천하려는 철학을 근간으로 삼아야 한다. 공모교장제가 공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고, 학교조직을 혁신하는데 긍정적이라면 우리는 이 제도를 가꾸고 보듬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한계와 문제점이 있다면 집단이기주의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숙의과정을 통해 이를 인정하고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교장임용제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교장임용방식을 확대하는 방안과 기존 교장임용제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안이 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기 전에 왜 교장임용제에 대한 개선 요구가 높은지 살펴보고자 한다. 교장은 교사만큼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코로나로 인하여 우리의 미래는 더욱 예측하기 힘들어졌다. 교사들에게 디지털 리터러시가 필수…
2021-05-06 10:30평가는 엉키고 수당은 묶이고, 발목잡는 교원정책 한국의 교원정책은 한편으로는 교원의 분발을 촉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양면적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 목표들 사이의 균형이 깨어질 때에는 혼돈을 경험하게 된다. 그 혼돈은 대개 현장 교원의 거부와 저항, 개혁정책 자체에 대한 피로감의 증대를 가져왔고, 정부당국에서는 개혁정책을 일관되게 집행하지 못하고 정책기조의 전환 혹은 후퇴를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들이 보이는 거부의 양상은 다양하다. 특정 교원정책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명멸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식의 ‘회피’ 반응을 보인다. 또 교원평가와 성과급에서 보는 바와 같이 ‘현장의 협조가 없이는 어떤 교원정책도 성공할 수 없다’는 교훈을 주기도 한다. 따라서 교원정책은 장기적 안목에서 치밀한 집행계획을 수립하고 점진적인 방법으로 집행이 이루어져야 한다. 아무리 내용상의 합리성을 갖춘 정책이라 하더라도 상황에 적절하지 않고 현장 교원에 의해 수용되지 않는다면 그 정책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없다. 정책의 과정적 대응성이 중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2021-05-06 10:30고교학점제는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는 고교체제 개편과 더불어 현 정부의 핵심적인 교육정책 가운데 하나이다. 이에 따라 현 정부 출범 이듬해인 2018년부터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가 지정·운영되기 시작하였으며, 2020년부터는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들에서 고교학점제를 우선 적용하고 있다. 교육부는 그동안 누적된 경험과 효과를 바탕으로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를 일반고에 전면 적용하며, 이를 위해 새로운 국가교육과정을 2022년에 고시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사실 외국의 학교들을 방문하고 수업을 관찰하다 보면 초·중학교들에서는 그렇게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언어가 다르고, 교실 구조가 다르고, 교과서가 다르지만, 우리 학교들에 비해 구조적인 차이나 질적인 차이가 두드러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반면 고등학교들을 방문하다 보면 우리 학교들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때가 많다. 학생들을 대하는 교사나 성인의 태도, 학생들의 학교생활, 교육과정이나 수업이 진행되는 방식, 학습자 평가 등에서 우리와 상당히 다른 차이가 관찰되기 때문이다. 후기 중등학교로서 고등학교는 학제 위치상 독특한 이중성을 갖고 있다. ‘중등’에 무…
2021-04-05 10:30이에 정부는 지난 2월 포용과 성장의 고교 교육 구현을 목표로 하는 고교학점제 종합추진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학점제 교육과정은 2025년 입학생부터 적용될 것이다. 고교학점제가 고등학교에 적용되면 학교는 어떤 변화를 겪을 것인가? 학교에서 학생이 선택하는 과목이 증가할 것이다. 실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고등학교에서는 학생의 선택과목이 존재했다. 하지만 다수의 학교가 제2외국어·사회·과학 등 일부 교과 내에서 과목을 선택하는 방식이었다. 그렇다면 고교학점제에서는 교과 구분 없이 다양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일까. 고교학점제에서 학생들은 과목 선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과목 선택의 결과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 기존에는 과목당 별도의 이수기준이 없었다. 학생들은 학년 수업일수의 2/3 이상을 출석하면 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학점제 체제에서는 과목별 출석률과 학업성취수준을 바탕으로 이수기준이 설정되고, 이수기준을 충족한 경우에 한해서 학점을 취득할 수 있다. 그리고 취득 학점 192학점 이상이 되어야 졸업할 수 있게 된다. 고교학점제에서는 성적 산출방식도 달라진다. 기존에는 상대평가에 의한 석차등급을 산출하는 평가…
2021-04-05 10:30현재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은 2025년에 고등학교 신입생이 된다. 그들은 고교학점제를 통해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2028학년도 대입을 치르게 된다. 고교학점제의 첫 세대가 이때 배출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고교학점제의 성패가 2028학년도 대입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2028학년도 대입제도는 대입 4년 예고제에 따라 2024년에 발표된다. 이때 발표되는 대입제도를 보고 학부모·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선택할 것이고, 고등학교는 2025학년도 신입생을 위한 교육과정을 마련할 것이다. 고교학점제의 첫 세대, 그들의 대입제도 2022년에 고시될 고교학점제 교육과정에 부합하는 대입제도를 마련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경쟁에서 포용으로의 전환’이라는 교육패러다임의 변화이다. 지금까지 고등학교 교육과 대입은 경쟁으로 인식되어 왔다. 교과의 석차등급·수능등급은 상대평가결과이기 때문에 경쟁을 더욱 부추기는 원인이 되었다. 다른 학생들보다 높은 성적을 받아야만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구조는 학생들을 무한경쟁으로 몰면서 노력해도 되지 않는다는 좌절감을 안겨준다. 한번 실수한 학생이 재기의 기회를 만들기도 참 어려운 구조이다. 그런 점에서 본
2021-04-05 10:30고교학점제 성큼...학교는 첩첩산중 2025년부터 전국의 모든 고등학생이 대학생과 마찬가지로 듣고 싶은 과목을 골라 수강하게 된다. 교육계에서는 학생들의 진로를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교육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고교학점제란 학생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기준에 도달한 과목의 학점을 취득하는 제도다. 교육부는 192학점을 고등학교 졸업 기준으로 설정했다. 1학점을 얻기 위해서는 50분 수업 16회를 수강해야 한다. 고등학생들은 졸업까지 모두 2,560시간의 수업을 들어야 졸업이 가능해진다. 문제는 학생을 돌봐줄 교사의 숫자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2040년까지 신규 채용해야 할 교사의 규모는 수만 명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고교학점제 도입 전 추계보다 매년 더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교총은 교사도 없이 학생 맞춤형 진로교육을 하겠다니 ‘공염불’이라며 뜬구름 잡기식 정책발표보다 정규교원 증원과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 감축이라는 국가적 책무부터 수행하라고 강조한다. 대입제도 개선 계획이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5년 성취평가제를 모든 선택과목…
2021-04-05 10:30이제 다시 ‘교사의 시간’이다.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1년을 보냈다면 2021년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맞이한다. 코로나19 대응력이 강화되고 백신접종이 이뤄지면 학교는 조금씩 정상을 찾아갈 터이다. 교육도 본궤도 진입을 서두르게 된다. 지난 1년 혼돈을 거듭했던 교육을 다시 정상화시키는 것은 당면한 과제다. 뭐니 뭐니 해도 놓쳐버린 학력 즉, 학습결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벌어진 교육격차를 줄이고 학생들의 학력을 이른 시간 내 정상 궤도로 끌어 올려놓아야 하는 것, 그것은 이제 교사들 손에 달렸다. 이번 호에서는 코로나 위기 1년을 지나면서 교육계에 던져진 과제, ‘학습결손을 어떻게 이른 시일 내 극복할 수 있을까?’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학습결손의 실태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론과 함께 현장교사의 생생한 체험담, 그리고 효과적인 교수법은 무엇인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또 학습격차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미국 등 해외 사례를 통해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시사점을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 보는 자리도 마련했다. 김선 충남대 교수는 학습결손 해법으로 쌍방향수업의 핵
2021-03-05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