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을 할 수는 있지만, 현장에서는 대면해서 소통이 안 되는 상황에서 교육의 질에 대한 우려가 많아요.” 김오중(사진·56) 대전 서일고 교장(한국중등교장협의회 부회장)은 코로나19 국면에서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묻자 당장 눈앞에 닥친 온라인 수업 문제를 꺼냈다. 현장에서는 온라인 수업으로 겪는 불편사항을 토로하는 교원들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김 교장은 “수업은 단순히 일방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시간이 아니라 학생들을 대면한 상황에서 이해 정도를 가늠하면서 이뤄진다”면서 “온라인으로도 내용을 전달할 수 있지만, 내용은 교과서에도 나와 있고, EBS에서도 나오는데 단순히 내용 전달이 전부라면 교사가 필요 없다는 얘기”라고 했다. 그는 이어 “교실에서는 학생이 이해했는지 오감으로 확인하고, 혹시 다른 생각을 하거나 졸고 있으면 깨우기도 하고 그래야 하는데, 단순히 시청각만으로는 이 차이를 극복하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교육부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도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했지만, 일단 전교생의 쌍방향 수업을 감당할 서버가 설치된 학교도 드물다. 교육부에서 이를 보완할 예산을 지원해준다고는 하지만 서버만이 문제가 아니다. 원활한 교육을 위해서는…
2020-04-04 08:45[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이태구(46·사진 왼쪽) 경기 일산 백신중 교사는 3년 전 몸담았던 고양국제고에서 학생들과 공동 작업을 통해 출간한 ‘나를 점프해(청소년에게 던지는 열 개의 슛, 꿈앤비즈)’ 판매 수익금을 기부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태구 교사는 최근 제자 권다원(고려대, 왼쪽 세 번째) 군, 윤하린(한예종, 왼쪽 두 번째) 양과 함께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를 찾아 책 판매 수익금 100만원을 공동 전달했다. 이태구 교사는 2017년 고양국제고 재직 당시 번역동아리 ‘랜더스(THE RANDERS, 번역하는 자들)’를 조직한 후 학생 10여명을 모집해 정식 번역서를 출간한 바 있다.(본지 2018년 3월 19일자 보도) 책 판매 수익금 기부는 번역작업 시작 때부터 서로 약속했다. 당시 이태구 교사가 수익금 기부에 대해 제안하자 제자들도 만장일치로 동의한 것이다. 사제 간 손가락을 걸고 약속한 소중한 기부의 꿈은 3년 만에 이뤄졌다. 이들은 앞으로 책 판매 수익금이 나오는 대로 ‘기부 사제동행’을 지속하기로 했다. 이태구 교사는 “책이 계속 팔린다면 2년마다 엠네스티에 기부하러 오자고 했다”며 “앞으로 만날 새로운 제자들과 보람 있고…
2020-03-23 08:17[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퇴임 후 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마음이 무겁네요. 지금이라도 교육지원청에서 상부에 건의할 것 있으면 하고, 관할 학교 선생님들에게 의견도 들어보고 싶어요.” 지난달 서울북부교육장 임기를 끝으로 정년퇴임한 선종복(사진) 전 서울교총 부회장은 홀가분하지 못한 속내를 털어놨다. 40여년의 교육인생을 마친 아쉬움에 최근 사태까지 무거운 짐을 남겨두고 온 기분이 더해졌다는 것이다. 선 전 부회장은 퇴임식도 못한 채 현장을 뒤로 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심각단계에 이르자 퇴임식을 생략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대신 그는 서울북부교육지원청 직원들에게 퇴임기념 영상이라는 작지 않은 선물을 받았다. 오히려 그는 “더 큰 감동을 선사받았다”고 했다. 영상 구성은 선 전 부회장의 초년병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여정, 그리고 직원들의 축하 릴레이, 가족들의 한마디까지 채워졌다. 영상 길이는 14분 정도다. 이 영상은 서울북부교육지원청 강당에서 전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공개됐다. 현재 그는 ‘글로컬리더십(Glocal Leadershi) 연구소(서울 여의도 소재)’를 설립했다. 글로컬리더십은 세계화(glovalism…
2020-03-23 08:15“회원 가입을 선택할 때 눈에 보이는 혜택도 중요해요.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교원에게 힘을 주는 집단이 힘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거예요. 현재의 나, 미래의 나를 위해, 또 같은 길을 걷는 후배 교사들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했죠.” 조규권 경남 거제제일고 교사는 여느 신규 교원처럼 교원단체 가입을 망설이다 지난 2018년 한국교총에 회원 가입서를 냈다. 교원이 체감할 만한 혜택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2년이 지난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조 교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하는 일들이 많다는 걸 가입 후에야 알게 됐다”고 했다. “사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교총 회원이 됐어요. 고민하는 과정에서 왜 신규 교사들이 가입하지 않는지, 또 왜 가입하는지를 알게 됐지요. 교직 연수, 복지 혜택 등 겉으로 드러나는 혜택이 전부가 아니었어요. 선배 교사들이 더 나은 교직 환경을 위해 목소리를 냈고, 이를 대변해준 게 교원단체였죠.”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경남교총에서 제공한 ‘교권보호 증서’다. 예기치 않은 교권침해 사건이 발생했을 때 회원 곁에서 물심양면으로 돕겠다는 약속을 담았다. 조 교사에게 이 증서는 ‘신뢰’로 다가왔다. “교직 생활을 하…
2020-02-25 15:16[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박현동(사진) 전 대구교총 회장(현 경상중 교장)이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인 대구 계성고 교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박 전 회장은 다음 달 계성고 교장으로 부임될 예정이다. 5일 경상중에서 만난 박 전 회장은 “계성고 교장을 내 교육인생의 마지막 여정으로 여기고 최선을 다해 대구를 대표하는 학교로 재도약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간 제14대 대구교총 회장. 2018년 상반기 제17대 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 기간 동안 쌓은 전국적인 교육 인맥, 조직 확장력 등을 통해 계성고를 한층 도약시키겠다는 각오다. 박 전 회장은 대구교총 회장 임기 동안 사립학교 회원의 비중을 높인 경험을 살린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대구교총 회장 임기 당시 사립학교와 충분한 소통으로 이들에 대한 정책적 문제점을 파악한 뒤 시교육청에 적극 건의해 개선을 이룬 바 있다. 그는 “대구교총 회원 비율을 보면 타 시·도와 달리 사립학교의 비중이 낮았는데 회장 임기 동안 사립학교와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한 뒤 시교육청과의 교섭에서 개선을 이끌어 회원…
2020-02-10 09:15창립 100주년 맞은 지난해 99% 지지 얻어 당선 우리나라에서 가장 신뢰받는 교장회로 만들고파 일부 사학의 문제를 전체로 확대해 범죄자 매도 따가운 시선 속에서 움츠러든 사학인 적지 않아 ‘학교의 수준은 교장의 수준’이란 말에 공감… 교장의 자존감 회복·전문성 함양이 중요한 이유 사학의 공정성 문제, 교원 채용과정에서 비롯돼 사립학교 실정에 맞는 시스템 마련, 검증받을 것 겨울바람이었다. 몰아치는 찬 기운은 눈을 뜰 수 없게 했고, 단단히 여민 옷깃 사이 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었다. 온몸을 한없이 움츠러들게 만드는 매서움이었다. 우리나라 사학에 부는 그것과 다르지 않아 보였다. 지난 5일 대한사립중고등학교장회(이하 교장회) 신임 회장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현 정부는 사학을 적폐의 대상으로 지목했다. 지난해 교육부가 ‘사학 혁신 추진 방안’을 발표하면서 사학 개혁 논란에 불을 지폈다. ▲회계 투명성 ▲법인 책무성 ▲운영 공공성 ▲교원 권리 보호 ▲자체 혁신 등의 내용이 담겼다. 족벌 경영으로 인한 각종 비리를 척결하겠다는 취지지만, 사학들은 일부 사학의 비리를 전체로 확대해 모든 사학을 범죄 집단으로 예단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취임…
2020-02-06 18:47[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정치성향에 따라 교육이 정치화되는 일이 없어야 되는데…” 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 류세기 신임회장(경북교총 회장, 경안여중 교장·사진)은 새해를 여는 희망의 순간, 걱정이 교차한 듯한 모습이었다. 지난달 29일 경북 경안여중에서 만난 류 회장은 새해를 시작하는 설렘보다 정치권의 변덕에 의해 훼손되고 있는 교육계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류 회장은 최근 정치권의 욕심으로 인해 결정된 부분들이 교육계에 혼란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현재의 중학교 3학년부터 고교 3학년까지 매 학년의 대입 제도가 조금씩 다르다. 일선 교사들도 엄청난 혼란에 빠져있다”며 “중학교 자유학기제는 자유학년제로 확대된다. 자사고를 일괄 폐지하고 고교학점제를 정착시키려 한다. 그런데 이런 방향과 배치되는 대입정책인 정시는 확대된다. 기차의 앞바퀴는 앞으로 가려는데 뒷바퀴는 뒤로 가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만 18세 선거법 개정’ 역시 교육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고 있다. 류 회장은 “향후 교육감 선거 등에서 고3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후보들은 이런 부분에 대해 눈치 보는 일들이 더 늘어날 수
2020-02-03 09:04학교 이야기를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이 무대에 오른다. 배우는 학생과 교사들. 누구보다 생생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화자(話者)들이다. 교육 현장의 이슈 가운데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히는 ‘교권’을 주제로 삼았다. 기획부터 무대 구성, 연출에 이르기까지 실제 학교의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그리고 오는 7~8일, 경남 김해서부문화센터 하니홀에서 그 결실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르떼 경남교육뮤지컬단(이하 뮤지컬단)의 교육 뮤지컬 ‘중2’ 이야기다. 뮤지컬 ‘중2’는 희망중학교 2학년 담임교사 어지숙이 주인공이다. 2년 차 교사인 어지숙은 학생들을 사랑하고 열정이 넘치지만, 소심한 성격 탓에 학생들에게 무시당한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단체로 장난을 치고, 청소 시간에는 보란 듯이 선생님 앞에 쓰레기를 버린다. 하지만 이런 학생들도 경험 많은 부장 선생님 앞에선 꼼짝 못 한다. 그러다 어느 날, 어지숙은 수업 시간에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 중학교 2학년 학생 남종희를 훈계하던 중 몸싸움이 벌어지고, 남종희는 넘어져 다리를 다친다. 학생들 사이에선 어지숙이 일방적으로 폭행했다는 소문이 돌고, 반장과도 불미스러운 관계라는 헛소문까지 돈다. 교장은 학…
2020-01-31 11:02한 편의 고해성사였다. 자녀가 대학에 입학하기까지 평범한 엄마가 겪은 우여곡절을 숨김없이 털어놨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았지만, 교단을 호령했던 카리스마는 어디 가고 자녀의 일거수일투족에 마음 졸이던 왕초보 엄마였다고 고백한다. 자식의 성공을 두고 모든 공을 아이에게 돌리는 겸손한 부모의 모습은 ‘로망’이라고, 현실은 다르다고. 교육 블로거 박원주 씨 이야기다. 네이버 블로그 ‘평범엄마의 우리 아이 대학 진학 비법과 알짜교육 정보(blog.naver.com/pwj6971)’를 통해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고 있다. 박 씨는 “아이를 교육하고 대학에 보내기까지 힘들고 막막했던 적이 많았다”면서 “자식 교육과 진학 문제로 고민하는 엄마들이 조금이라도 마음고생을 덜었으면 하는 마음에 교육 블로거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대 초반부터 교단에 서면서 수많은 학생을 가르쳤고, 모범생부터 가르치기 버거운 학생까지 다양한 학생들을 겪었습니다. 제 아이를 가르치는 일도 수월할 줄 알았지요. 하지만 오만이고 착각이었어요. 아이가 사춘기를 겪기 전까지는 ‘아이 교육도 참 잘 했다’는 칭찬을 들었고, 교직 경력이 자식 교육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
2020-01-16 15:57교육의 공정성이란 평가 획일성과는 무관한 것 정답 고르기 훈련인 수능에 허송세월 안타까워 대입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 유네스코 ‘미래교육위원회’에 한국 대표로 참석 IT 기술 나누고 전세계 문해교육 방안 나눌 것 새해에는 2050년 보고 긴 호흡으로 변화했으면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새해에는 2050년을 보고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태어난 아이가 서른이 됐을 때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3일 서울 광화문 모처에서 만난 김도연 전 포스텍 총장은 “적어도 교육만큼은 혁명적인 변화보다 정권을 넘어서는 차원의 긴 호흡을 가져야 한다”고 새해를 맞는 소감을 밝혔다.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내고 포스텍 총장을 역임하는 등 교육계 원로이기도 한 그는 “지난해 8월 퇴임 이후 특별한 일 없이 지내고 있다”며 겸손을 보였지만 사실 그 어떤 교육계 인사보다도 교육 발전을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다음 날인 4일 유네스코 ‘미래교육 위원회(Commission on Futures of Education)’에 한국 대표로 참석하기 위해 한 달여 일정으로 프랑스 파리로 출국했다. -미래교육 위원회
2020-01-15 1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