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의 ‘유산가(遊山歌)’처럼 산천경개 구경하기 딱 좋은 시절. 그것이 4월이다! 남녘에 상륙한 현란한 융단은 하루가 다르게 북상한다. 진달래·벚꽃·유채꽃·개나리·튤립 등 온갖 화초들이 폭죽을 쏘듯 각개약진을 한다. 절기로도 5일이 청명(淸明), 20일이 곡우(穀雨)이다. 무지개 핀 하늘에서 종달새가 노래하고 산비둘기가 뽕나무 가지에서 깃을 터는 시기이다. 그런데 영국의 시인 T.S. 엘리엇은 황무지에서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한 줌의 먼지 속에서 공포를 보여주리라’는 시 구절은 무슨 상징일까. 예언처럼 4월은 만우절과 부활절이 겹치면서 아이러니하게 시작한다. 절대 잊지 못할 수많은 4월의 역사 먼저 4월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제주 4·3사건이 발생한 달이다. 중국에서는 천안문 사건이 일어났고, 인혁당 사건의 피고인들이 억울하게 사형을 당한 것도 4월이며, 1919년에는 제암리 학살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타이타닉호가 침몰하였으며,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대지진으로 1,000명 넘게 사망했다. 그리고 우리나라 대한항공이 러시아 영공 근처에서 격추당한 사건이 있다. 러시아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한 것도 4
2018-04-02 09:00
학교 학예회나 축제를 준비할 때에 많은 교사는 부담감으로 힘들어한다. 특히 행사가 가까워지고 공연 준비 막바지에 이르면 교육과정을 파행적으로 운영하거나, 수업 외의 시간까지 열을 올려 집중한 나머지 교사와 아이들 모두 탈진해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선생님! 저 다시는 공연 안 할래요” 교육 경력 3년 차에 아이들과 연극 작품을 준비하면서 가능한 모든 열정을 다 쏟아 부었다. 공연 2주 전부터는 아침활동시간부터 방과후시간 할 것 없이 활용 가능한 모든 시간에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팔의 각도 하나까지도 세세히 지적해 가면서 목에 핏대를 올려가며 지도한 끝에 장면들이 만족할 만큼 완성되어 갔다. 공연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아이들과 학부모, 동료 교사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그런데 한 아이가 다가와 나에게 벼락같은 말을 던지고는 눈물을 보이며 뒤돌아섰다. “선생님! 저 다시는 공연 안 할래요!” 속에 가지고 있는 끼가 준비 과정에서 밖으로 표현되지 않아 유독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아이였다. 다른 아이들보다 더 애정을 가지고 더 엄하게, 집중적으로 가르쳤 던 아이였다. 배움의 주인이어야 했을 아이에게 들은 초라한 한 줄 평. 마치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 같은 둔탁
2018-04-02 09:00
작고한 소설가 이문구(李文求) 선생은 길고 구수한 만연체 문장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작가이다. 그의 성장 소설 관촌수필(冠村隨筆)은 그런 문체로 그의 성장 공간 안에 있는 시대와 역사를 응시하게 한다. 나는 이 작품에서 넝쿨처럼 엮여진 만연체 문장의 매력을 만끽했다.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들은, 그가 구사하는 긴 호흡의 울퉁불퉁하고도 유장한 문장에 실려서 독특한 인간적 향기를 머금고 형상화된다. 나는 1980년대 초반, 이문구 선생을 직접 나의 일에 모시게 되는 기회를 가졌다. 이문구 선생이 40대 초반쯤이었을 게다. 내가 근무하는 기관에서 개최하는 전국 단위 문학 백일장 행사를 가졌는데, 그를 심사위원으로 두어 번 모실 수 있었다. 그 무렵 나는 30대 초반의 문학교육연구자였는데, 선생을 만나고 모시는 마음이 요즘으로 치면 마치 유명 연예인을 좋아하는 팬의 마음 같았다. 선생에 대한 기대와 호감이 마음에 가득했다. 백일장이 진행되고, 다 쓴 글들이 제출되고, 심사가 끝나고, 시상 행사가 이어졌다. 이어서 심사위원의 심사 강평이 있어야 했다. 행사를 진행하던 나는 이문구 선생께 부탁드렸다. 그런데 웬일인가. 선생은 심사 강평의 역할을 사양하시는 것이
2018-04-02 09:00헌법개정 과정에서 소외되고 있는 교육과 교원 알려진 대로 현재 헌법 개정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예정대로 간다면 6월 13일 지방선거 날 헌법개정안도 국민투표에 붙여질 것이다. 현행 헌법은 1987년 10월 개정된 이래 30년간 시행돼 오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정치·경제·사회적으로 급격한 변화가 있었고 국민의 의식도 당시와 많이 달라진 만큼 헌법에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어왔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2016.12 〜 2017.12)이며 이를 확대·개편하여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현재의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다. 그러나 헌법개정 논의 과정에서 교육과 교원에 관한 사항이 소외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이러한 우려는 특별위원회에서 실질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자문위원단 구성에서부터 이미 예견됐던 것이다. 위원장 3명과 위원 46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단은 1, 2소위원회로 나눠 각각의 업무영역을 구분했지만 교원과 교육에 관한 사항은 없었다. 물론 특별위원회가 대통령 권한의 분산 등 주로 권력관계 변화에 초점을 두고 출범 했지만 이번이 교육계로서도 교직사회의 염원을 헌법에 반영할 모처럼
2018-04-02 09:00문제 다음은 중학교의 두 학급풍토에 대한 사례이다. 제시문의 A 학급문제의 원인을 잠재적 교육과정과 영교육과정의 관점에서 진단하고, 제시문과 같은 A 학급풍토의 원인을 상징적 상호작용론의 관점에서 분석하시오. 그리고 A 학급문제의 해결방안을 하버마스(Habermas)의 의사소통행위론 의 관점과 아이즈너(Eisner)의 예술적 교육과정의 관점에서 논하시오. 【총 20점】 [ 제시문 ] [사례 1] A학급은 매우 산만하다. 담임교사보다 일찍 등교한 학생들은 교실에서 삼삼오오 모여 큰 소리로 이야기하거나 떠들기 일쑤다. 아침조회에서 교사의 전달사항에 대해서는 조용히 경청하지만, 구체적 상황에서의 교사 지시에는 반항적인 태도를 보인다. A교실에서 수업한 대부분의 교과담당교사들은 소극적이고 반항적인 학급 분위기 때문에 수업 진행을 어려워한다. 그래서 많은 교과담당교사들은 A학급을 ‘문제 학급’이라고 부른다. [사례 2] 이런 이유로 교사들은 A학급에서 수업할 때는 수업목표에 충실한 수업, 학생중심수업을 진행하기 보다 수업시간을 때우는 방식으로 무성의한 수업을 하곤 한다. 이는 학생들의 소극적 수업태도에도 원인이 있지만, 학생에 대한 교사의 낮은 기대와 무관심이 크
2018-04-02 09:00소프트 스킬은 습득한 지식이나 정보를 행동으로 이어주는 마음 에너지이다. 지난 호에서는 인공지능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인류가 갖추어야 할 핵심역량으로 스킬의 개념을 소개하였는데, 이번 호에서는 인간의 감성 영역과 관련성이 높은 소프트 스킬 의 개념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교육은 ‘인간 행동의 바람직한 변화’라고 간략하게 정의할 수 있다. 20세기까지의 교육활동은 습득된 지식이나 정보의 기억력에 비중을 두는 지필평가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어왔다. 그래서인지 습득된 지식이나 정보가 공교육을 통해 바람직한 행동으 로 표현되기에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전통적인 산업시대의 긴 터널을 지나 우리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학습된 지식이나 정보를 바람직한 행동으로 이어주는 마음 에너지’라는 의미의 소프트 스킬이 교육의 핵심 역량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다. 이처럼 소프트 스킬이 인공지능시대 교육의 핵심역량 으로 자리매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쉽게 표현해주는 자료가 있어 소개하면 그림 1과 같다. X축은 지식 기반의 정보를 표현하는 축으로 인지(intelligence)라 표현하기로 하고, Y축은 ‘위험을 피하기 위해 오감을
2018-04-02 09:00
통상적으로 우리에게 교육이란 ‘많은 지식을 머리에 채워서 평가 점수를 잘 받는 것’이라고만 생각해왔다. 하지만 핀란드와 독일 교육은 달랐다. 일단 교육의 주체가 타인이 아니라 ‘자신’이었고,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심이었다. 즉, 교육이란 학생 스스로 좋아하는 것, 행복한 순간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찰의 예는 과학의 역사에서도 잘 찾아볼 수 있다. 창조적 파괴, 과학의 영역을 무한대로 넓히다 16세 소년 아인슈타인은 ‘우리가 빛을 같은 속도로 따라가면 빛은 어떻게 보일까? 당연히 빛도 정지하여 보일까?’라는 의문을 품었다. 그러나 뉴턴 역학으로는 가능한 ‘멈춤 빛’은 진동하지 않는 전자기파를 의미하기 때문에, 명백하게 전자기학(電磁氣學)과는 충돌한다. 그는 평범한 일상생활이 아닌 극한 상황까 지 설정하여 두 이론 간의 대칭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한 것이다. 1905년, 26세가 된 아인슈타인은 수많은 실패와 고뇌 속에서 소년 시절에 품었던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게 된다. ‘관측자의 운동과는 관계없이 모든 관찰자 에게 빛의 속도가 일정하게 관찰된다’는 대담한 가정이다. 관찰자의 운동과 관계없이 일정한 값으로 빛의 속도가
2018-04-02 09:00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 아래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초연결·가상현실 등 의 새로운 과학기술이 쏟아지면서 세계는 지금껏 우리가 경험하거나 상상하지 못한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과학의 발전으로 인간이 하던 많은 일을 누군 가 대신할 수 있다면, 과연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무엇을 하고 싶 을까? 과학 교사로서 찾은 뻔한 정답, 학생 참여 수업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에서 정보혁명과 생명공학혁명으로 이어진 변화와 발전 은 유례없는 속도로 현재 진행 중이다. 기술은 그 자체로 방향성이나 목적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유전공학·인공지능·나노기술을 이용해 천국을 건설할 수도 있고, 지옥을 만들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가진 기술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 인가. 이 시대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대한 교육이 아 니라, 앞으로 나아가야 할 과학기술의 ‘방향’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과학과 교육과정에서는 핵심 개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과학에 대한 학문 적 호기심과 흥미를 느끼고, 기초 소양을 함양하며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기른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지만, 입시를 눈앞에 둔 수많은 수험생은 여전히 ‘좋은’ 대학에 가기…
2018-04-02 09:00▶한 학기 한 권 읽기를 왜 할까? ‘한 학기 한 권 읽기’란 말 그대로 학기별로 국어과 한 단원을 ‘한 학기 한 권 읽기’ 교육과정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짧게는 8차시에서 길게는 20차시 이상 구성할 수 있고, 방법이 정해져 있지 않아 자유롭게 교과와 융합하여 수업을 이끌 수 있다. 이를 통해 그동안 교과서 안의 토막난 작품을 읽어왔던 학생들은 긴 호흡으로 함께 책을 읽으며 다양한 독서 전·중·후 활동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자율적으로 해왔던 ‘독서’를 정규수업시간으로 편성해 독서와 삶을 일체화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책을 고르는 일 책 읽기를 중심으로 한 교육과정이다 보니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좋은 책을 고르는 일이다. 좋은 책을 고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래와 같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수 있는 포괄적인 기준을 먼저 세워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 기준 몇 가지를 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 국어과를 중심으로 하되 다양한 교과와 연계하여 활용할 수 있는 도서 ●문장이 정확하고 우리 말법에 맞으며 표현이 쉽고, 감동적인 도서 ● 학생들의 진로 선택에 도움을 주고
2018-04-02 09:00
최근의 통계 기준을 보면 전체 장애인은 250만 명이 넘는다. 전체 인구의 5%를 상회하는 수치이며, 장애 판명을 받지 않았지만 정상적인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까지 생각하면 상당히 많은 사람이 장애의 고통을 받고 있다. 예전에 비해 장애인을 위한 정책적 노력은 여러 차원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물리적 지원을 위한 시설 개선과 제도 정비는 물론 맞춤형 교육시스템 마련과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일부 지역주민들에게 무릎을 꿇은 장애학생 학부모의 모습은 우리의 부끄러운 민낯을 보여준다.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 장애는 발생 유형에 따라 선천적 장애와 후천적 장애로 나눌 수 있다. 선천적 원인 (4.4%), 출산 시 원인(2.3%)을 제외하면 90%가 넘는 장애가 질병과 사고 등으로 발생하는 후천적 장애라고 한다. 다시 말해 누구나 장애를 갖게 될 가능성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다. 장애인들이 겪는 고통 중 가장 큰 문제는 일반인들의 차별적 시선이라고 한다. 차별이 아닌 차이로 바라보고, 불편함을 도와줄 수 있는 배려와 나눔의 실천이 필요하다.
2018-04-02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