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생활 속에서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존중’과 ‘배려’를 배우고 실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존중과 배려의 중요성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이 존중과 배려가 ‘무엇’이며,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고민해 볼 시간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한 활동이 바로, 학교자율과정시간을 활용한 도서관 협력 인성교육 ‘다정한 마음 나눔, 존중·배려 사전 만들기’이다. 이 활동은 전교생이 함께 참여하는 체험형 프로젝트로, 학생들이 존중과 배려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표현하며, 실천 방법을 계획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단어를 통해 마음 들여다보기 첫 시간은 ‘사전’이라는 도구에 주목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학생들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국어사전·영어사전·백과사전뿐만 아니라 인물사전·지리사전·주제사전 등 다양한 형태의 사전들을 함께 살펴보게 된다. 특히 그거 사전(홍성윤), 여름어 사전(아침달 편집부), 아름다운 가치사전(채인선 글, 김은정 그림) 등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단어를 재미있고 특별하게 풀어낸 주제사전을 살펴보며 단어를 정의하는 여러 방식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이어 존중·배려와 관련된 단어를 각자 선택하여 그…
2025-09-08 10:00
학기 말 시간을 어떻게 보내시나요? 중학교 3학년 1학기 2차 고사를 마친 후, 방학까지 3주 정도의 시간이 있었다. 교사가 미리 계획해 두지 않으면 학생들도 시험이 끝나서 긴장이 풀리고, 교사도 학기 말의 여러 업무 정리로 흐지부지하게 수업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 나 또한 그런 경험이 있었고, 아쉬움이 컸기에 학기 말 시간을 제대로 활용해 보고 싶었다. 5월에 이차방정식 단원 마무리 활동으로 직접 ‘방 탈출 게임’을 만들어서 학생들과 진행했었다. 학생들이 문제풀이에 적극적으로 임할 뿐 아니라, 다음 수업시간에 들어가니 “선생님, 방 탈출 게임 한 번 더 하면 안 돼요?”라고 물었다. ‘방 탈출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문제를 생각하며 재미도 느꼈고, 수학 개념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기에 이 경험을 나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학기 말에는 10차시 동안 학생들이 직접 이차함수 단원 내용을 활용하여 방 탈출 게임을 만들어 보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나도 처음 해보는 시도였기에 프로젝트 진행 순서와 피드백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을 많이 하였다. 교사가 만든 ‘방 탈출 게임’ 살펴보기 이차방정식…
2025-09-08 10:00
이 글은 개념기반수업을 처음 접하고 교실에 적용하며 겪었던 도전과 성찰, 깊은 배움을 향한 의지를 담은 글이다. 개념기반수업 실현을 위해 도전의 시간을 보내고 계신 많은 선생님들과 함께 고민과 배움을 나누고 싶은 마음을 담아, 수업사례를 소개한다. #01 _ 만나다 “올해 우리 연구회는 개념기반수업을 공부해 볼까요?” 매년 새로운 주제로 공동연구를 진행해 온 우리 연구회는 2024년 연구 주제로 개념기반수업을 선정했다. 개념기반수업과의 첫 만남이었다. ‘개념을 기반으로 가르친다는 것은 성취기준을 중심으로 가르치는 것과 무엇이 다르지?’ 낯선 접근이었다. 우리는 개념기반학습의 기본 철학과 이론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많은 용어를 새롭게 익혔고, 이론이 의미하는 바를 토의했다.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질문을 통해 개념적 이해에 도달하고, 이를 새로운 상황에 전이하는 과정이 개념기반학습의 핵심이라는 거야. 이제 이론을 수업 속에 구현해 보아야겠어.’ 그렇게 개념기반학습의 철학을 교실 속 깊이 있는 배움으로 전환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02 _ 질문, 시도하다 우리는 초등학교 1학년 수학과 한 단원을 함께 설계했다. 차시별 안내 질문을 설계하며 수업 시간 아
2025-09-08 10:00
“선생님, 번역기에 AI까지, 기술이 발전했는데 우리는 왜 영어를 배워야 해요?” 영어를 수업하는 교실에서는 요즘 많이 들을 수 있는 질문입니다. 기술이 모든 것을 대신해 줄 수 있는 시대에, 언어를 배우는 일의 본질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영어는 단순한 의사소통 도구를 넘어서, 세상을 이해하고 나를 표현하는 창이라는 것을 수업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깨달았으면 했습니다. 시험 문제의 정답을 맞히는 능력보다 중요한 것은 미래 사회에 살아가기 위해서 나의 삶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이라는 것을, 그리고 영어학습이 그 역량을 신장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학생들이 깨닫기를 원했습니다. 학생들이 수업의 중심이 되어, 협력하고 탐구하며, 영어라는 언어를 통해 비판적 사고력과 소통능력, 문화감수성을 기를 수 있는 수업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기술과 사람 사이, 언어와 세계 사이에서,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배움의 장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AI 디지털교과서와 IB MYP(국제 바칼로레아 중등 프로그램)를 기반으로 영어수업을 새롭게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학생 중심의 탐구학습을 기반으로 학생들의 역량을 신장시키고, 단순한 언어 습득을 넘어 세계
2025-08-05 10:00
“선생님, 저 다 했는데요?”고요하지는 않지만, 의미 있는 학습 대화가 오가던 수업시간, 이내 분위기를 흐트러뜨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저 다 했는데요? 그럼, 뭐 해요?” 과제를 먼저 끝낸 학생들은 다른 이야기를 시작하고, 교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며 추가 활동을 안내하거나, 학생과 실랑이를 벌인다. 이런 상황을 반복하며 ‘단순히 시간을 채우는 활동’이 아닌, 학생 스스로 배움을 이끌어가는 ‘학습자 주도성이 살아있는 수업’을 만들고 싶다는 고민이 깊어졌다. 학습자 주도성을 위한 두 가지 열쇠 고민 끝에, 진정한 학습자 주도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핵심 요소가 필수적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첫째는 학생 간의 소통능력이다. 학생들이 서로의 배움에 기여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질문을 주고받는 ‘소통능력’이다. 교사의 설명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지식을 재구성하고 확장해 나가는 힘이 필요했다. 둘째는 교사의 전체 개입을 최소화하는 명확한 ‘수업 루틴’이다. 학생 간의 소통이 혼란이 아니라 의미 있는 배움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개입 없이도 학생들이 스스로 다음 단계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2025-08-05 10:00
들어가는 말 최근 학교장을 만나면 교장의 역할이 너무 힘들다고 말한다. 심지어 어떤 학교장은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그동안의 고생을 생각하여 1~2년만 더 버티고 명예퇴직을 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CEO로 살아간다는 것은 모두가 힘들고 어렵다. 그렇다면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방법은 있는 것일까? 한 번뿐인 인생에서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루기 위해서는 노력과 준비가 필수다. 그러나 종종 아무런 준비와 노력 없이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생각이 고개를 든다. 이는 마치 농부가 봄에 씨를 뿌리지 않고도 가을에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는 것과도 같다. 토머스 제퍼슨은 ‘나는 운의 존재를 믿고 있다. 그리고 그 운은 내가 노력하면 할수록 내게 달라붙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운보다 노력이 먼저임을 강조하며, 노력한 사람에게 행운이 함께함을 말한다. 준비의 중요성 ● 준비의 의의 준비란 일이 닥치기 전의 예비 상태다. 평상시 준비역량이 곧 개인의 역량이다. 우리는 코로나19라는 팬데믹과 서이초 사태라는 초유의 학교 위기를 겪으며,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준비가 학교장에게 매우 중요한 일임을 절실히…
2025-08-05 10:00
디지털기기가 일상적으로 만연한 시대, 어린아이와 외식하는 부모를 보면 아이들을 소란스럽지 않게 하기 위해서나 조용한 식사를 즐기기 위해 스마트폰이나 패드로 애니메이션 등의 동영상을 보여주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또한 아이와 함께 있으면서도 손에 스마트폰을 떼어 놓지 못하는 자신도 발견할 수 있다. 아이는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스마트기기에 익숙해지고, 부모의 동작을 따라서 스마트기기를 만지며 커간다. 어느 정도 자란 아이들에게 부모는 연락 수단으로 스마트폰을 사준다. 부모가 먼저 사주지 않아도 친구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모습을 본 아이들이 사달라고 조르고 결국 스마트폰을 사주게 된다. 하지만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 부모가 사용하는 모습을 본 아이들은 혼자서 영상을 보고 메시지를 보내고 게임을 한다. 아이들은 디지털 네이티브(디지털 원주민으로서 개인용 컴퓨터·휴대전화·인터넷과 같은 디지털 환경을 태어나면서부터 생활처럼 사용하는 세대)로 태어났다. 디지털기기에 익숙하지만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배운 적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는 디지털 네이티브인 학생들을 어떻게 교육하고 있을까? 이제는 학교에서도 디지털을 활용하여 교육하는…
2025-08-05 10:00
만화과 입시를 준비하던 한 학생이 찾아 와 한탄을 했습니다. “선생님 이제 AI가 그림을 다 그려서 저는 먹고살기 어려울 것 같아요.” 전 세계의 모든 직업군이 AI의 등장으로 휘청인다는데, 그림까지 잘 그린다고 하니 더욱이 앞이 막막해졌을 것입니다. 이미 망연자실해진 학생에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우린 작가가 되어야 해. 기술자가 아니라 예술가가 되어야 해.” 이 말의 뜻을 이해한 학생은 다시 입시에 집중했고, 결국 만화과 진학에 성공했습니다. AI의 등장으로 우리들의 삶이 무척 편해졌습니다. 엑셀의 등장처럼 단순한 노동을 줄이게 되었고, 상담소처럼 말 못 할 비밀을 털어놓기도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특정 스타일로 그림을 그려달라고 하면 그 작가가 그린 것처럼 그려주기도 하고, 내용만 적어서 웹툰으로 만들어달라고 하면 4컷 만화로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예술뿐만 아니라 견고했던 전문직 분야도 AI가 대체할 수 있다는데, 어떻게 해야 대체되지 않는 절대적인 존재가 될 수 있을까요? 제가 내린 답은 ‘자기다움’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자기다움이란? ‘자기다움’은 바로 자기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가 호기심을 느끼는 것, 세상을 바라보는 나…
2025-08-05 10:00
인간은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성장과 배움의 욕구를 달성하고자 애쓴다. 어린 시절에 배움의 기회를 충실하게 경험하면, 앞으로 보다 나은 행복한 삶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국민이 지켜야 할 4대 의무의 하나로 교육의무를 국가와 사회 발전을 위한 기본적 책무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 80년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교육제도 명칭 국민은 누구든지 배움의 기회를 공평하게 경험해야 할 교육의 권리를 갖는다. 이러한 국민적 권리로서 교육의무가 광복 직후부터 저절로 제공된 것은 아니다. 입법 제·개정을 비롯한 각종 교육정책 추진과 보완의 시행착오를 거쳐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마치 가을날 곡식과 과일에는 햇살과 비바람 및 천둥, 그리고 각종 노력의 땀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듯이, 우리나라 교육제도는 선배 교육자들의 열정과 수고, 헌신의 결실로 만들어진 것이다. 2025년은 광복 8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선진 교육체제를 갖춘 교육강국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지난 80년 격동의 시기를 돌이켜보면 감회(感懷)가 남다르다. 교육제도는 교육에 관한 조직·작용 따위가 법규에 따라 성립된 제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교육제도의 시대적 변화와 특징을 분석하…
2025-08-05 10:00
IB DP(디플로마)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소논문(Extended Essay, EE)은 학생들이 스스로 관심 있는 분야를 탐색하고, 독립적인 연구를 진행해 4,000단어로 학술논문 형태를 완성하는 자기주도적 프로젝트다. 디플로마 프로그램을 이수하기 위해서는 6개 과목(학교별 선택과목 상이) 중 적어도 한 과목을 선택해 학습내용을 확장한 논문을 작성해야 한다. 학생들은 지도교사, 소논문 코디네이터, 사서교사의 도움을 받아 연구방법과 자료활용역량을 키울 수 있다. 소논문 작성과정에서의 사서교사 역할 학생들이 소논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기본적인 연구 및 정보활용능력을 가르칠 수 있는 사서교사의 역할은 중요하다. 학교는 소논문 과정과 연구에 대한 교육적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서교사를 소논문 코디네이터로 지정할 수 있다. 소논문 코디네이터로 지정되지 않더라도 사서교사는 정보 리터러시 교육, DP 교과 교사와 협력 프로젝트 수행, 학문적 진실성 교육 등 다양한 방법으로 디플로마 프로그램의 소논문 코디네이터와 지도교사를 도와 학생의 소논문을 지도할 수 있다. 특히 연구 경험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에게 모든 형식의 정보 자료와 이를 선별하고, 평가 및 구성하는
2025-08-05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