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학교를 다니면서 할 수만 있다면 빠지고 싶은 일들 중 대표적인 것이 예방주사를 맞는 일이었다. 두려움에 도망치고도 싶었다. 하지만 예방하지 않으면 크게 아프고,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고개를 돌려 두 눈을 꼭 감고 예방주사를 맞아야 했다. 보고 있는 여자친구들에게 창피해서 의연한척 했지만 그 날이면 학교를 가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같은 학교, 학은 학급의 친구들을 놀리고 괴롭히고 때리거나 갈취하는 등의 학교폭력문제도 “나는 건강하다”고 외치기보다는 “나도 예외는 아니야”라는 의식을 가지고 가정, 학교, 사회가 합심하여 예방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가벼운 감기기운이 심각해져 몸을 꼼짝도 못하게 하는 법이다. 학교폭력도 이와 같아서 사전에 예방하지 않고 작은 조짐을 방치하면 심할 경우 꽃다운 생명을 앗아가거나 평생을 신체적 정신적 불구로 남게 되는 것을 구체적인 사례들로 알 수 있다. 문제는 어떤 예방교육을 어떻게 시행할 것인가이다. 먼저 학교폭력은 범죄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또한, 가벼운 사안이라도 누적되면 가해자 피해자 모두에게 심각한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여야 한다. 신체적 약점이나 버릇 때문에 장기간 놀림을 받
2005-04-29 10:03교과서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탐색을 표방하며 지난 1월 25일 발족한 연구자 모임 '교과서포럼'은 제2차 학술대회를 29일 개최하면서 이 단체 '운영위원회'(위원장 전상인) 명의로 일본역사교과서 왜곡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한다. 주최 측은 대회를 하루 앞둔 28일 미리 배포한 성명서에서 "(일본 우익교과서에 대한) 이번 검정 과정에서는 교과서 기술에 있어서 이웃나라의 비판을 배려한다는 이른바 '근린제국(諸國) 조항'조차 사문화(死文化)된 사실 또한 대단히 실망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명서는 "20세기 전반 일본의 침략사와 독도 문제는 전혀 차원이 다르며, 일본이 한국을 35년간 강제로 점령한 것은 하등 논쟁거리가 될 수 없는 역사적 진실이자 실존적 사실(史實)"이라고 전제한 뒤 "따라서 강압과 착취의 역사 자체는 실재했던 그대로 서술되고 평가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교과서포럼'은 일본 역사교과서와 독도 문제에 대한 한국 측 대응 자세와 관련해 '정치를 개입시켜 국민을 선동하려는 정치인들의 무절제한 언행(言行)'과 '배타적ㆍ감성적 민족주의가 난무하는 지적 포퓰리즘 경향'을 경계했다. 이어 포럼은 "일본 교과서의 문제점을 자신있게 지적하고 이에 대
2005-04-28 10:10공통 점괘 자기 것으로 믿게 하는 현상 점괘는 인출단서, 장기기억에 중요 역할 장기기억과 관련하여 재미있는 현상 중의 하나가 바로 바넘효과(barnum effect)라는 것입니다. 우선 제가 이 글을 읽으시는 선생님의 성격을 한번 적어보겠습니다. “선생님은 풍부한 상상력과 재치 있는 판단력, 그리고 부드럽고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입니다. 타인과의 경쟁이나 다툼보다는 양보하는 미덕을 갖고 있으나 간혹 변덕스런 면이 조금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제가 적은 선생님의 성격이 맞지 않습니까? 선생님들은 점을 보거나 혹은 잡지에 나오는 별자리 점괘를 볼 때 어떻게 자신의 성격이라든가 운세를 잘 맞추는지 감탄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점이라든가 성격묘사에서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공통되는 점괘나 묘사를 자기 것인 양 믿는 현상이 바넘효과입니다. 바넘(P.T. Barnum)은 미국의 서커스를 ‘지상최대의 쇼’로 불리는 인기 있는 구경거리로 만든 미국의 흥행사입니다. 흥행사 일을 하면서 그는 나이 든 흑인 여인을 조지 워싱턴 장군의 160세 된 간호사라고 선전하면서 쇼에 출연시켜 큰 성공을 거두기도 하고, 지느러미를 가진 물고기 몸에 사람 머리 모양을 한 인어를 박물
2005-04-27 11:53고려대 어윤대(漁允大) 총장은 “정부는 사립대학 등록금 책정에 대한 완전 자율화를 허용하고 정원조정 및 입시제도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 총장은 26일 열린우리당 정덕구(鄭德龜) 의원이 개최한 ‘교육의 시장화ㆍ개방화 대토론회’에서 대학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으로 이같이 주장했다. 어 총장은 “대학경쟁력의 대표적 지표인 대학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우리나라는 2004년을 기준해 일반 국립대학 33명, 일반 사립대학 4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002년 기준) 15.4명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국제화 지표인 외국인 유학생 비율도 우리나라는 0.11%로 OECD 평균(5.16%)에 비해 턱없이 낮고, 대학교수의 국외 학술논문 실적도 저조해 국제적 위상이 낮다"고 평가했다. 어 총장은 “우리나라 대학은 재정의 대부분을 학생의 납임금과 전입금에 의존하고 있고 국가 또는 공공단체의 보조금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며 “교육재정의 부실이 결국 교육여건을 악화시키고 교육의 질적 수준을 저하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사립대 국고보조금 비율은 사립대 운영수입의 4.5%(2001년 기준) 수준으로 미국 16.1%(19
2005-04-27 09:46현행 환경교과서에 실린 사진자료 가운데 58%가 학생에게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사진자료 10장 가운데 4장이 교과서 내용과 관련이 적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교육협동과정 안지희씨가 2005학년도 석사논문 `환경교과서 사진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에 관한 연구'에서 수도권 고교 1,2학년생 323명을 상대로 환경교과서에 실린 사진에 대한 학생인식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논문에 따르면 환경교과서의 사진에 대해 학생들이 교과서의 설명대로 이해한 사진은 전체의 42%에 불과했으며 설명과는 다르게 이해한 사진이 58%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교과서에 실린 사진 중 본문내용과 관련성이 적다고 느끼는 사진도 42%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피서객들로 꽉 찬 해변가를 찍은 사진에 대해 교과서는 `인구증가는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원인도 된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이같이 이해한 학생은 28.6%에 불과했다. 반면 `피서철 해변의 모습'(47.6%), `민중의 힘을 보이는 데모현장'(9.5%), `월드컵 열풍의 모습'(7.9%), `쇼를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6.3%) 등 전혀 다른 이미지를 떠올린 학생들이…
2005-04-22 08:31일본 우익교과서 비판과 대응을 위해 최근 관련 역사학 48개 단체 협의체로 출범한 역사연구단체협의회는 22일 오후 1-6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일본 중학교 교과서의 역사서술과 역사인식'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를 연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허동현 경희대 교수는 '일본 중학교 역사 교과서(후소샤본) 문제의 배경과 특징:역사 기억의 왜곡과 성찰'이라는 논문을 통해 일본 우익 역사교과서에 대한 문제 배경과 특징을 총괄 정리하고, 이어 각 시대사별로 그 기술 특징과 문제점은 연민수 부산대 교수(고대사), 박수철 전남대 교수(고려시대 이후 강화도 사건 전까지 중근세사), 한철호 동국대 교수(강화도 사건 이후 러일전쟁까지), 박찬승 한양대 교수(1910년 이후 현대사)가 발표자로 나선다.
2005-04-21 10:05'두뇌한국(BK) 21' 사업이 사업단 선정 과정에서의 공정성 시비 등으로 많은 잡음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국제 수준의 논문 생산과 산학연계 등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999년부터 시행된 이 사업이 올해말로 끝남에 따라 그 성과와 한계를 분석하고 내년부터 시작되는 2단계 BK21 사업의 방향성을 모색하기 위한 국제 심포지엄을 20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었다. ◆ 성과와 한계 = BK21 사업은 세계 수준의 대학원 육성 및 지역산업 수요와 연계한 지방대 육성을 위해 과학기술ㆍ인문사회ㆍ지방대ㆍ특화사업 분야에 1999년부터 2005년까지 매년 2천억원 안팎씩 7년간 1조1677억원을 투입하는 사업. 이해찬 국무총리가 교육부 장관이던 때 '나눠먹기식'이 아닌 '선택과 집중'이라는 지원 방식이 처음 도입됐고, 예산의 50~70%가 박사후 과정생(Post-Doc)과 대학원생 등 학문 후속세대에게 지원되는 게 특징이다. 오세정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장은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이 사업으로 과학ㆍ기술분야에서 석사 1만2천명과 박사 5천명이 배출됐다고 소개했다. 과학ㆍ기술분야 연구진이 낸 국제 수준의 과학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도 사업
2005-04-20 11:31저장시간 길고 기억용량 엄청나 도서관 책과 같은 방식으로 저장 먼저, 다음의 아홉 단어를 외워 보십시오. 몇 번 읽고 암송해 보시기 바랍니다. 순서는 관계가 없습니다. 축구 만년필 수박 야구 사과 연필 사인펜 참외 농구 선생님들은 졸업한 지 4-5년 지난 졸업생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고 계실 것입니다. 더 오래로 거슬러 올라가서 학창시절 일이라든가 초등학교 때 친하게 지낸 짝꿍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고 계실 것입니다. 우리의 기억이 앞서 본 감각기억과 단기기억밖에 없다면 우리는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 하루에도 수백 번 이름을 되뇌어야 할 것입니다. 아니면 두꺼운 공책을 들고 다니면서 보고 들은 것을 일일이 기록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장기기억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됩니다. 장기기억은 감각기억으로 들어와 단기기억에서 처리된 내용이 암기나 정교화의 단계를 거쳐 저장되기 때문에 보다 오랫동안(어떤 경우에는 평생 동안) 저장할 수 있고 기억할 수 있는 용량도 엄청납니다. 100기가바이트까지 저장할 수 있는 컴퓨터일지라도 우리의 장기기억에 비하면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영화 한 편은 CD 한두 장에 저장됩니다. 평균 약
2005-04-19 09:20최근 발간된 국립특수교육원 보고서 ‘중·고교 교과서 장애관련 내용 분석’에 따르면, 중·고교 국어, 도덕, 사회 교과서에는 적지 않은 분량의 장애관련 내용이 수록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분명 고무적인 일이지만 아직도 ‘벙어리’ ‘맹인’ 등의 적절하지 않은 용어가 쓰이고 있는 사례나, 비장애인에게 고통 받는 폭력의 대상, 또는 동정과 자선의 대상과 같은 전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즉 교과서를 읽다보면 어떤 방식으로 접근을 시도해도 결론은 ‘장애인을 도와야 한다’는 것으로 점철된다는 것이다. 우이구 국립특수교육원 연구위원은 “적합하지 않은 용어와 삽화의 시급한 수정은 물론 중등 교과서는 초등과 달리 다양한 교과서가 출판되고 있는 만큼 장애관련 내용을 다룰 때 필요한 기본 지침을 교육부가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학작품 용어도 ‘각주’달아 바른 예 제시해야 ■ 용어분석=직접적인 장애관련 용어인 ‘불구, 벙어리, 반벙어리, 언청이, 귀머거리, 장애자’ 등과 같은 용어가 국어, 도덕, 사회 교과서 곳곳에서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장애인의 능력보다 신체적 결함만을 강조한 것이거나 장애를 가지고 있는 상태를 비하하는 용
2005-04-19 09:12“중2인 아이가 학교에서 맞고 왔다”며 한 학부모가 상담을 해왔다. 쉬는 시간에 교실에서 여러 명이 집단으로 구타를 했고 같은 반 급우들이 보는 가운데 일어난 일이었다. 심하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아이가 불안해하고 학교에 가지 않으려 한다며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라는 것이다. 아이가 불안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루의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같은 반 급우들에게서 당한 일이고, 더군다나 주변의 아이들까지 다 지켜보는 상황이었다면 그 수치심과 모욕감은 상당히 컸을 것이다. 이런 경우 우선 아이에게 심리적, 정서적인 지지를 해줘야 한다. 아이 스스로 가질 수 있는 “내가 못나서 맞았다”는 자존감의 상처가 깊어지지 않도록 일차적으로 학부모가 지원해줘야 한다. 그리고 이미 공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인 만큼 학교에 공식적인 도움 요청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선 담임선생님께 일의 정황을 구체적으로 알리고, 폭력의 비정당성과 위험성에 대한 판별은 학급 차원에서 명백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처음 발생한 일인 만큼 재발의 가능성에 더더욱 신경써야 하는 것이다. 가해학생은 피해학생에게 사과하고 재발하지 않는 각서를 반드시 쓰도록 해야 하며, 이때 각서는 향후 재발 시 가중처벌을…
2005-04-18 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