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양날의 검이다. 말을 잘 사용하면 천 냥 빚도 갚을 수 있고 잘 못 쓰면 공든 탑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릴 수 있다. 특히나 말이 홍수처럼 범람하는 자기표현의 시대에 그 영향력은 어디서나 파장이 크다. 평소 EQ의 감수성을 발휘하여 말을 잘함으로써 대인관계의 폭을 넓혀 성공의 길을 가는 사람도 있고, 헛소리를 구사함으로써 오해와 미움을 받거나 심지어 막말이 되어 증오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또한 말을 많이 하여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말을 한 마디도 하지 않아서 무능과 오만함의 대상으로 공격을 받기도 한다. 이처럼 말은 이중성을 가지고 인간관계나 업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세계사적으로 말의 힘을 느끼는 사례를 보자.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의 처칠이 수상이 돼 국가적인 지원을 얻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루즈벨트 대통령이 아무런 예고 없이 처칠의 숙소를 방문했는데, 그때 처칠은 목욕 중이었다. 무안해진 루즈벨트가 방문을 닫으려고 하자 처칠은 "괜찮습니다. 들어오십시오. 영국의 수상은 미국 대통령에게 아무 것도 감출게 없습니다." 라고 말했다. 이 말 한마디로 루즈벨트는 처칠을 친구 이상으로 신뢰하게 됐다. 꾸밈없고 자연스러운 그의
2020-05-11 10:37학교 공간혁신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말 그대로 학교의 공간을 새롭게 구성하는 사업이다. 이는 단순히 노후화된 학교시설을 개선하는 의미를 뛰어넘는다. 학교에 관한 생각을 바꾸고 새로운 교육 환경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미래 시대를 대비한 학교 공간 조성이라는 점에서도 기대가 크다. 1990년대 이전까지는 학교시설 공급 정책을 지속적으로 실행해 왔다. 그 결과 현재 학교는 시설이 노후화돼 가는 곳이 많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력 인구 감소로 교육의 형태도 변하고 있다. 사회적 변화에 따라 학교는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도 아니다. 학생들이 참여하고 협업을 통해 지식을 생산하는 공간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교육과정의 변화에 따라 학생들의 사회성을 증진하고, 인격발달을 함양하는 기능을 수반하는 학교가 필요한 시대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학교 공간혁신 사업은 당장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막대한 비용을 조달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아예 시설이 낙후된 학교는 사업을 한다지만, 아직 쓸만한 학교는 그럭저럭 버텨야 할 것이 분명하다. 이 시점에서는 학교에 녹지 공간을 늘리고, 책상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복도에 조형미를 입히는 정부 투자 사업만 기다릴
2020-04-29 09:49교육부가 '신학기 개학 준비 추진단' 회의를 열고 등교 개학과 온라인 수업 등에 대한 계획과 지원책을 발표했다. 즉 전국 초·중·고교가 현재 온라인 수업을 진행인 가운데 교육부가 면대면 등교 시기와 방법을 5월 초에 생활방역 전환 여부와 연계해 결정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전국 시·도 교육청 부교육감과 '신학기 개학 준비 추진단'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교육부는 초·중·고교 학생들의 등교 개학 시기와 방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체계가 현재의 계획대로 5월 초에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하는지 여부와 연결해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최근 확진자 수가 두 자리수로 감소되었지만, 더 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섣불리 등교 개학을 시행했다가 확진자가 급증한 싱가포르 등 다른 나라 사례도 참고하고자 함이다. 교육부는 등교 개학의 기본 원칙은 감염증 현황, 통제 가능성, 학교 내 학생 감염 위험도 등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교육부는 전국 초·중·고교 등교 개학을 일괄 개학보다 순차적 개학 방안을 포함해 개학 시기와 방법을 신중히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교육부는 등교 개학 시기·방법 결정을 위해 3단계 절차를 밟겠다고 예
2020-04-27 11:26건강한 사회와 사회적 갈등의 관계는 어떤 모습일까? 사회적 갈등이 없으면 이는 곧 건강한 사회를 상징하는 것일까? 결론은 ‘아니다’이다. 건강한 민주사회는 다양한 의견이 서로 충돌하고 이견을 조정하여 이를 다수의 합의 과정으로 이끄는 것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사회적 갈등이 없이 원만하게 돌아가면 그 사회가 건강함을 증거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찍이 세계사적으로 사회적 갈등이 없는 곳은 독재나 제국주의, 전체주의가 횡행하던 국가였다. 예컨대 독일의 나치정권을 보자. 그 사회가 진정 건강한 사회였던가? 광기에 찬 그들은 600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했다. 그리곤 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으로 값진 대가를 치렀다. 반 세대가 훨씬 지난 지금도 독일은 유대인을 포함한 전 세계인에게 사죄와 반성을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단지 정치 지도자의 사과에 그치지 않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평화와 인권교육을 병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독일은 전 세계의 용서와 지지를 얻었고 이젠 경제대국으로서, 정치 선진국으로서의 역할을 당당하게 수행하고 있다. 나아가 통일된 독일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환경의 모든 영역에서 완전하지는 않지만 국민적 통합을 이
2020-04-27 11:21누군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일까?”라고 묻는다면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라고 힐난을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와 연계하면 일찍이 문화인류학자들은 “인류는 전염병에 의해 멸종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물론 사람마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자신의 삶과 가치관에 따라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필자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우리 사회가 숙고해야 할 사항으로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바이어스, 즉 편견이나 확증편향의 심각성을 지적하고자 한다. 요즘 우리는 일찍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면서 봉쇄, 격리,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느라 일상의 삶이 힘들고 고통스럽게 지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3달이 넘도록 하루도 예외 없이 보도되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지구촌이 팬데믹(pandemic)의 대혼돈상태에 빠져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럴 때 소위 선진국이라는 국가들이 바이러스 대책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에서 위정자들의 실력이 밝혀지고 있다. 그야말로 실력이 하수에 불과하지만 과장과 왜곡, 집단의 확증편향 사고에 의해서 선택을 받아 정치라는 옷을 입은 얼치기 위정자들의 민낯이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바이러스가 빼앗아 가
2020-04-16 16:18명예퇴직을 앞두고 강의 의뢰를 받았다. 새 학기 준비 기간에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연수를 진행한다. 이 기간에는 전 년도 교육 성과를 성찰하고, 새로운 교육 계획의 방향을 협의한다. 특히 새로 전근 오는 선생님들과 기존 선생님들이 함께 해서 새 학년 교육 준비에 중요한 기간이다. 이 기간에 특강 시간을 마련하겠다는 것이었다. 2020년 2월 19일 13:00~14:30을 계획했다. 그러면서 동료 선생님들이 마지막 강의, 마지막 특강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강의 의뢰를 받고 고민이 많았다. 이제 퇴임을 했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하나. 그동안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수업, 평가, 그리고 교육과 관련된 분야 강의를 많이 했다. 하지만 지금 퇴임하는 마당에 그런 연수가 무슨 소용이 있겠나. 이제 그런 내용의 연수는 남겨진 선생님들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연수 계획표에도 교육과정, 수업 및 평가 관련 프로그램은 편성되어 있다. 고민만 커지니 강의 의뢰를 받았을 때 거절하지 못한 것이 후회됐다. 생각을 뒤척이다가 우연히 예능 프로그램에서 답을 찾았다. 유재석이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변해 진행하는 방송이었다. 아코디언 연주자 심성락이 초대됐다. 등장하는 모습을 보니…
2020-04-16 16:16가끔 글쓰기 비법을 묻는 경우가 있다. 글을 잘 쓸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는 것이다. 아예 글쓰기 팁 10가지, 혹은 20개 정도 정리해서 설명해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글쓰기 관련 책에도 이런 형식의 안내가 많다. 유튜브에서 유명 인사들이 하는 강의 영상도 ‘글쓰기를 잘하는 3가지 비법’, ‘글쓰기 초보가 봐야 할 9가지 비법’ 등의 제목으로 시청자를 유혹하고 있다. 이런 부탁을 받을 때마다 참 난감하다. 우선 비법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설사 비법이 있다고 해도 이것이 바로 글쓰기를 잘할 수 있는 지식이나 기능이 아니다. 글을 쓰는 도중에 필요에 따라 쓸 수 있는 전략이다. 이것을 외우고 학습한다고 글쓰기 기능이 신장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이 전략을 글쓰기 상황에서 맥락에 맞게 적절하게 응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세간에서 말하는 글쓰기 비법이란 좋은 글을 쓰는 과정에서 유연하게 연결될 때 의미가 있다. 글쓰기를 비법으로 익히려는 것은 얼음판에도 안 가본 사람들이 김연아 선수에게 스케이트 잘 타는 방법을 묻는 거와 같다. 빙판에서 미끄러지듯 스케이팅을 하고, 점프하고 공중에서 서너 바퀴 돌고 나서 착지를 하는 기술을 가르쳐
2020-04-09 16:32사그라들 줄 모르는 코로나19의 번짐이 혼란을 더하고 변덕스러운 봄바람에 선거 알림 막이 윙윙거린다. 어려운 현실이지만 정해놓은 선거일은 하루하루 앞으로 다가온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금 지지를 호소하는 후보자와 운동원들의 외침을 보며 ‘생쥐 나라의 고양이 국회’라는 그림책을 떠올려 본다. 이 책은 캐나다의 정치인 토미 더글러스의 1962년 의회 연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그는 캐나다에 국민 건강 보험 제도를 도입한 정치인으로, 지금까지도 가장 위대한 캐나다인으로 꼽힐 만큼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다. 그의 의회 연설은 7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선거철만 돌아오면 거듭 끄집어내 지곤 한다. 그러면 그의 이야기가 여전히 관심을 끄는 까닭은 뭘까? 생쥐 나라를 생쥐가 다스려야 하는데 과연 고양이가 다스려도 괜찮은지 의문에 있다. 생쥐 나라는 우리처럼 먹고, 자고, 놀고, 일하며 살아가는 나라이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는 우리처럼 4년에 한 번씩 투표해서 지도자를 뽑는다. 생쥐들은 원하는 우두머리 이름을 적어 상자에 넣는 우리의 투표 방식과 비슷하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지도자로 뽑히는 것은 언제나 생쥐가 아닌 피둥피둥 살진 고양이들이다.
2020-04-09 16:30일찍이 현대 서양철학의 밑그림을 그린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BC427년 ~ BC347년)은 “정치를 외면하는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에게 지배를 받게 된다”고 주장하였다. 2,400년 전에 민주주의가 가장 꽃피웠던 그리스에서조차 시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도록 계도했던 것을 보면 인류사에서 옛날이나 지금이나 정치의 중요성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대는 변하는 법, 한때 영국에서 6.25 전쟁으로 폐허 속에서 살아가던 우리의 모습을 보고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가 꽃피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는 것과 같다"고 말한 더 타임스의 기사에 비하면 우리의 민주주의는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일구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치의 현실로 들어가 보면 한숨만 나오고 분노와 함께 3류 정치의 개혁을 한시도 늦출 수 없다는 결론이다. 4.15 총선이 다가오면서 여야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면서 떠오르는 사자성어가 있다. 바로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다. 이는 중국 양(梁)나라 혜왕(惠王)이 정사政事)에 관하여 맹자에게 물었을 때, 전쟁에 패하여 어떤 자는 백 보를, 또 어떤 자는 오십 보를 도망했다면, 백 보를 물러간 사람이나…
2020-04-09 16:28요즘 우리는 일찍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코로나19라는 국가의 위기가 그것이다. 역사상 수많은 질병이 창궐하고 그 속에서 많은 희생을 치른 이력은 많지만 지금처럼 전 국민에게 공포를 유발하며 인간을 격리하고 시설을 봉쇄하며 모든 학교가 휴업하고 직장은 재택근무를 실시하며 실생활에서의 인간관계에 사회적 거리 두기는 가히 충격적이다. 나라 밖으로는 팬데믹(대유행:pandemic) 선언에 이르러 국가 간의 경계가 차단되어 이동이 원천적으로 봉쇄되었다. 어느 국가의 지도자는 국민의 70%가 감염의 가능성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런 위기의 시기에 국가마다 전시(戰時)임을 선포하고 치열한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각국의 대응을 보면서 위기 극복은 국가의 실력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여기엔 단호하고 지혜로운 정책으로 감염극복에 성공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나라도 많다. 그것은 곧 국민에 의해서 위임된 위정자들의 능력이기에 우리는 다가오는 4.15 총선에 관심을 집중한다. 매번 선거철이면 정치에 관심이 고조된다. 정치는 국민의 생활과 땔 수 없는 필수적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플라톤은 “정치에 무관심하면 가장 저급한 인간의…
2020-03-30 0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