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적인 부산인들의 토속 음식, 두투와 장어묵 어릴 때, 어머니를 따라 자갈치 시장에 가면, 어머니는 시장 한 구석에 있는 좌판으로 나를 데려가셨다. 키 작은 의자와 초라한 탁자가 있는 곳. 그곳에선 두투라 불리는 음식이 너저분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두투와 반드시 함께 있는 것이 장어묵이라는 음식이었다. 우선 장어묵을 한 입 베어 무니 물컹하며 씹히는 맛이 너무 이상하다. 비릿하면서도 들큼한 맛이 절로 느껴진다. 순식간에 바닥에 뱉어낸다. 이걸 도대체 무슨 맛으로 먹는단 말인가. 장어묵에 속은 입맛은 슬며시 두투라 불리는 이상한 음식에 호기심이 동한다. 배가 고픈데, 저것은 조금 괜찮을라나. 젓가락으로 살짝 집어 먹어본다. 우우. 입안에 감도는 비릿한 냄새. 아무런 맛도 없이 오도독 씹히는 맛. 도대체 이걸 어른들은 무슨 맛으로 먹을까? 그러나 옆에 앉은 중년의 사내들은 소주 한 잔 입에 털어 넣고 두투와 장어묵을 초장에 듬북 찍어 입으로 가져간다. 맛있게, 너무나도 맛있게 먹는 그 모습이 신기하다. 내가 두투와 장어묵의 참맛을 알게 된 것은 그로부터 한참 지난 후였다. 대학생이 되어 친구들과 가끔 자갈치 곰장어를 먹으러 가다가 두투와 장어묵을
2008-09-12 05:19자전거 이용이 활성화 된 도시가 상주다. 상주가 자전거의 도시임을 알리기 위해 도로변에 자전거 조형물을 세우고, 폐교된 자리에 자전거박물관도 문을 열었다. 상주시내에서 보은 방향으로 25번 국도를 따라가면 남장사 가는 길가에 우리나라 최초의 자전거 박물관이 나타난다. 자전거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상주자전거박물관은 외부를 자전거바퀴 모양으로 형상화해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왼편의 작은 바퀴 안은 책장ㆍ소파ㆍ자판기가 있는 휴게실이고, 오른편의 큰 바퀴 안은 옛날과 오늘날의 자전거들이 전시되어 있는 자전거박물관이다. 상주 자전거박물관은 일반 박물관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신기한 자전거들이 가득하다. 자전거 천국이자 체험장인 이곳에 전시되고 있는 자전거들은 바퀴의 수나 모양도 가지각색이고, 뒤로 밟아도 앞으로 가는 자전거 등 성능도 다양하다. 자전거 전시실인 ‘만남의 장’에는 초기 자전거 모형에서부터 현대의 이색 자전거까지 60여대의 자전거가 전시되어 있다. 이외에도 체험 전시실인 ‘체험의 장’, 자전거 문화를 소개하는 ‘공감의 장’, 상주 자전거축제를 알리는 ‘축제의 장’, 상품을 판매하는 ‘결실의 장’이 있다. 이곳의 전시물에서 국내외 자전거의 발전사와 이
2008-09-11 08:38- 고대 한일 교류의 핵심인물, 무령왕을 생각하며 가루베 지온이란 몹쓸 일본인이 하나 있었다. 1927년에서 40년까지 공주고보에서 일본어 담당 교사로 일하면서 무려 1천기에 달하는 백제 고분을 제 멋대로 도굴한 위인이었다. 그는 한마디로 고고학을 가장한 도굴업자요, 역사학자를 가장한 침탈자였다. 자신이 가르치는 조선인 학생들을 동원하여 공주와 부여에 위치한 백제 고분들을 무단으로 도굴한 후, 그 부장품들을 깡그리 일본으로 밀반출한 가루베 지온. 우리에게는 철저히 응징하고픈 일본인의 전형이었다. 참으로 다행이었다. 1971년 공주 송산리 고분군에서 백제 무령왕릉이 단 한 번의 도굴도 없이 처녀분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은. 가루베가 눈에 쌍불을 켜고 찾아 헤맸던 무령왕릉은 그가 도굴한 송산리 6호분에서 불과 10m도 안 된 지점에서 우연히 발견되었다. 그로선 통탄한 일이지만 우리로선 정말 천만다행이랄 수밖에. 또 그가 죽은 지 1년 후에 왕릉이 발견된 것은 후안무치한 범죄자에게 자신의 마지막 모습을 보여주지 않겠다는 무령왕의 의지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시점에서 간절히 원하는 것은 가루베 지온의 유족들에게 마지막 양심이 남아 있다면, 그네들이 신으로 떠받드…
2008-09-10 11:56곶감과 자전거로 유명한 경북 상주는 소백산맥과 낙동강이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기름진 평야지대를 만들었다. 끊어질 듯 말 듯 이어지는 낙동강의 전경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소문난 곳이 경천대(상주시 사벌면 삼덕리)이다. 경천대는 낙동강을 굽어보고 있는 옥주봉을 중심으로 전망대, 수영장, 어린이 놀이시설, 야영장 등의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가족과 함께 편안하게 휴식하며 관광을 즐길 수 있는 국민관광지이다. ▲ 입구에서 전망대까지 입구에서는 높이 8.5m, 폭 22m의 인공폭포를 만나는데 폭포가 만들어낸 시원한 물보라가 더위를 잊게 한다. 그 옆에 젊은 시절 이곳에서 수련을 쌓아 임진왜란 때 큰 공을 세운 정기룡 장군의 용마 탄 동상이 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멋진 폼으로 추억남기기를 하는 말 동상은 뒤쪽에 있다. 경천대 유래비 앞 소돌탑 사거리에서 좌측으로 접어들면 아담한 돌담이 이어진다. 황토길과 돌탑길로 숲속의 계단을 오르면 그 끝에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낙동강과 백사장, 누렇게 익어가고 있는 벼와 농촌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 ‘사진찍기 좋은 곳’에서 보이는 풍경 전망대에서 경천대 쪽으로 조금 내려오면 ‘사진찍기 좋은 곳’이라는 작은 안내
2008-09-09 11:33올해는 추석연휴가 짧아서 가족들과 나들이할 시간이 별로 없다. 추석에는 가야문화가 살아숨쉬는 가까운 김해의 명소로 떠나보자. 클레이아크미술관, 대성동고분박물관, 수로왕비릉으로 가보자. 김해시 진례면 송정리에 자리한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055-340-7000, www.clayarch.org)은 전시관, 연수관, 체험관, 수장고 등의 주요시설과 미술관 숍, 카페테리아, 도자점, 야외매점 등의 부대시설과 상징조형물인 ‘클레이아크 타워’ 등의 건축시설물을 갖추고 있다. 클레이아크란 흙을 의미하는 클레이(clay)와 건축을 의미하는 아크(arch)를 조합한 단어로 건축도자 분야의 미래 발전을 꾀하고자 하는 기본정신을 담고 있다. 전시관의 외벽을 감싸고 있는 다양한 4,400장의 도자 타일이 미술관 속에 숨어있는 작은 미술관이다. 전시관 자체가 하나의 도자이자, 하나의 건축이며, 하나의 회화작품이 되는 것이다. 미술관 입구에서 전시관으로 이어지는 사각 판석은 원형의 전시관과 조화를 이루며 미술관 전경을 더욱 눈부시게 만든다. 미술관 언덕에 자리한 20m 높이의 클레이아크 타워는 야외 공간에서 건축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쉴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인기가 높다. 야외산책로
2008-09-09 11:33- 제11회 부산국제관광전을 다녀와서 흥겹다. 그리고 재미있다. 한 자리에서 세계 각국의 풍물과 풍경, 문화와 음식을 맛볼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에 있을까? 지난 9월 5일부터 9월 8일까지 열리는 부산 국제 관광전에 가면 이런 흥겨운 축제의 장을 만날 수 있다. 부산광역시가 주최하고 부산광역시관광협회와 (주)코프타가 공동주관하는 부산국제관광전은 우선 그 규모의 방대함과 참가 시민들의 열띤 호응이 이채로웠다. 이 행사의 취지는 관광산업 정보교류를 통한 지역 관광시장을 개발하고, 지구초 관광인사와의 만남을 통한 우의증진이라고 한다. 또한 건전 여행문화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목적이라고 한다. 행사장은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부모들과 연인들, 노인과 함께 온 가족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인기를 끈 곳은 각 국의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간이 음식점이었다. 일본음식과 태국 음식, 베트남과 남미의 음식을 즉석에서 조리하여 관람객들에게 판매하는 곳이었다. 또한 중앙 홀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중국과 남미, 아시아의 음악과 무용이 공연되어 관람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관광은 이제 우리의 생활이 되었다. 부산국제관광전에 가서 국내외 여타의…
2008-09-08 09:06▲ 송호리 주변 풍경 포도, 감, 호도 등 가을과일이 풍성하고 조선의 천재 음악가 난계 박연이 나고 자란 곳이 충북의 남쪽에 위치한 영동이다. 영동사람들은 심성도 착해 포도축제, 곶감축제, 난계 국악축제장이나 이곳의 관광지를 찾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맞이한다. 영동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양산팔경과 한천팔경이다. 그중 양산팔경은 ‘영국사, 강선대, 비봉산, 봉황대, 함벽정, 여의정, 자풍서당, 용암’을 말하는데 강선대, 여의정, 용암은 송호국민관광지에 가면 볼 수 있다. ▲ 송호리 송림 양산팔경의 중심인 송호국민관광지는 금강 상류의 맑은 물과 수령이 100년도 넘는 송림이 어우러져 풍광이 아름답다. 솔 향을 맡으며 삼림욕을 할 수 있어 가족단위의 피서객이나 청소년들의 심신 수련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 여의정 ▲ 강선대와 용암 만취당 박응종이 말년에 후학을 가르쳤다는 여의정은 푸르게 우거진 숲속에 있고,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강선대와 선녀가 목욕하는 것을 보고 반한 용이 승천하지 못하고 떨어졌다는 용바위는 가까운 물길에서 마주보고 있다. ▲ 양산가탑과 소나기촬영지 표석 ▲ 조각공원 숲속에 양산가탑과 소나기 영화촬영지 표석이 서 있다. 찾는 사람들이
2008-09-08 09:06▲ 월류봉 표석 경부고속도로 황간IC에서 가까운 곳에 우암 송시열이 즐겨 찾던 명승지 한천8경이 있다. 한천팔경은 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되어 있는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우암 송시열이 한천정사를 지어 강학을 하였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월류봉, 화헌악, 용연동, 산양벽, 청학굴, 법존암, 사군봉, 냉천정을 한천팔경이라 하는데 그중 제1경 월류봉(月留峰) 주변의 경치는 감탄사를 연발할 만큼 빼어나다. 월류봉은 황간에서 서북방으로 2Km 지점에 우뚝 솟아 있는 봉우리다. 사시사철 사람들을 유혹하는 월류봉 주변의 수려한 풍광은 충북의 자연환경명소로 지정될 만큼 유서도 깊다. 월류봉이라는 이름도 떠오른 달이 능선을 따라가며 계속 봉우리 주변에 머무르는 것처럼 아름답게 보여 붙여졌다. 달님이 쉬어간다는 아름다운 밤경치 때문에 음력으로 보름쯤에 이곳을 찾는 사람이 많다. 낮에 보는 월류봉 또한 깎아 세운 듯 똑바로 서있는 높은 절벽, 절벽 위에 날아갈 듯이 앉아있는 정자, 정자 밑 층암절벽을 휘감아 돌고 있는 맑은 물이 어우러지며 만든 풍경이 한 폭의 산수화를 보고 있는 것으로 착각할 만큼 아름답고 수려하다. 월류봉은 어느 방향에서 보든 아름답게 보인다. 뜀 돌이 놓인 내를 건
2008-09-08 09:06고구려의 왕산악, 신라의 우륵과 함께 3대 악성으로 추앙받는 이가 조선시대 국악을 발전시킨 난계 박연이다. 난계 박연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난계사(충청북도기념물 제8호)에 가려면 영동읍에서 옥천방향으로 4번 국도를 달려야 한다. 금강을 가로지르는 고당교를 건너면 오른쪽으로 국악박물관과 국악기제작촌이 나타나는데 난계사는 그 안쪽에 있다. ▲ 옥계폭포 표석 난계사에서 옥천쪽으로 조금만 가면 왼쪽에 옥계폭포(영동군 심천면 고당리)를 알리는 커타란 입간판이 보인다. 좌회전해 4번 국도를 벗어나면 옥계폭포까지 좁은 길이 이어진다. 오솔길 옆에 폭포에서 떨어진 옥수가 계곡을 따라 흐르다 잠시 머무는 작은 저수지가 있다. 이곳에서 하늘로 물을 내뿜고 있는 분수도 볼만하다.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시인 묵객의 옥계폭포'라고 써있는 표석이 맞이한다. ▲ 난계 박연 조형물 ▲ 옥계폭포의 주변 풍경 난계 박연을 형상화한 조형물 뒤편으로 깎아지른 절벽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경관과 20여m의 높이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가 한데 어우러지는 풍경이 장관이다. 난계 박연이 즐겨 찾았다고 해서 박연폭포로도 불리는 이곳의 아름다움을 많은 시인들이 글로 남겼다. ▲ 옥계폭포 영동군청문화관광에
2008-09-08 09:05보충수업을 끝내고 잠시 책을 읽고 있으려니 한 아이가 다가와 무슨 책 읽느냐고 묻는다. "응, 산촌유학" 했더니 대뜸 "산촌 유학이 뭐에요? 그런 유학도 있어요?"한다. 해외 유학도 아니고 산촌 유학이라니, 그런 유학도 있나 싶었나 보다. 하기야 산촌 유학(고쿠분 히로코 지음, 손성애 옮김, 이후 펴냄)을 읽는 나도 '산촌 유학'이라는 이름을 처음 접한 건 사실이다. 그러니까 산촌 유학이 뭐냐고 묻는 게 하나도 이상할 게 없다. 유학 하면 보통 해외 유학을 떠올린다. 해외 유학이 아니더라도 우스갯소리로 산골이나 어촌에서 도시에 올라와 학교에 다니는 것도 유학 왔다는 말을 쓰기도 한다. 그렇다면 도시의 학생들이 산골마을이나 농촌마을의 학교에 다니기 위해 온 것도 일종의 유학이라면 유학이다. 일본에서 산촌 유학이 시작된 지는 30년이 넘었다. 우리나라에선 2007년에 산촌 유학이 생겼다. 일본의 산촌 유학이 정착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 우리의 산촌 유학은 이제 막 걸음마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그럼 산촌 유학이란 무엇인가? '산촌 유학'은 일 년 이상 또는 방학을 이용해 부모 곁을 떠난 아이들(초·중학생)이 자연으로 둘러싸인 농어촌과 산촌에서 단체 생활을 체험해
2008-09-07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