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가을이다. 단풍도 절정이다. 아름다운 계절이다. 그래서인지 결혼청첩장도 연달아 날라온다. 토요일인 오늘 비가 내린다. 그런데 예식이 두 개가 있다. 하나는 오후 1시,또 하나는 오후 5시 30분. 앞에 것은 고교 동창이자 교직동료 아들 혼사이고 하나는 우리 학교 교직원이다. 중국에서 날라온 미세먼지 농도가 짙으니 하늘이 뿌옇다. 비가 내리니 그 비 그대로 맞으면 건강에 좋지 않다. 그러나 기꺼이 예식장으로 향해야 한다. 예식장에서혼주와 결혼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하객들에게 직접 들려 주니 결혼의 뜻이 깊다. 앞서가는 결혼 풍속도다. 귀가하여 뒷베란다 일월저수지를 내려다 본다. 가을 풍광이 아름답다. 이 비가 그치면 이제 저 단풍도 이제 끝이라 생각하니 카메라를 잡는다. 8층에서 보는 풍경이 너무 익숙하여 19층으로 올라가 조망해 본다. 마치 낮게뜬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는 기분이다. 일월저수지. 방죽 둑에서 한 바퀴 돌면 1,900m이다. 빨리 걸으면 20분에서 30분 정도 걸린다. 가까이 있어 언제라도 마음만 먹으면 산책할 수 있다. 그러나 출퇴근이 정해져 있는 공무원이라 토요일이나 일요일밖에 시간이 없다. 일부러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부
2013-11-05 09:12교사들더러 해적이 되라고? 헉, 도둑이 되라는 말인데 맞는 말인가? 자세히 보니 교사들에게 해적처럼 가르치라는 말이다. 더 자세히 보니 교사들에게 해적정신을 가질 것을 말하고 있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을 보니 해적(PIRATE)의 첫글자에 해당된다. 얼마 전 학교 교장실에 책 한 권이 도착하였다. 제목은 '무엇이 수업에 몰입하게 하는가'다. 데이브 버제스가 저자인데 한국판이 나온 것이다. 원제는 'TEACH LIKE A PIRATE'(해적 같이 가르쳐라)다. 출판사 대표가 보내 준 편지를 읽고 나니 교사라면 꼭 읽어보아야 할 책으로 보인다. 그렇다. 해적이 실패를 두려워 하는가? 실패하지 않도록 치밀한 계획을 세운다. 해적은 자기의 목숨을 걸고 도적질에 나선다. 해적은 모험과 도전을 즐긴다. 그들은 도적질이 성공하지 않으면 굶어 죽을 지도 모른다. 목숨을 담보하고 도적질에 나선다. 교사도 목숨을 내걸고 수업에 임한다면? 부장회의에서 충격적인 두 문장을 소개하였다. "학교 출석이 의무사항이 아니라면 내가 들어간 교실은 텅 비어 있지 않을까?" "내 수업은 학생들이 티켓을 구입해서 들어올 만한 수업인가?" 학생들에게 출석을 자유 의지로 맡기고 티켓을 구입해서 수업
2013-11-05 09:05“우리 학생들, 천장에 실내화나 공을 던지지 마세요. 또 대걸레로 장난 놀다가 천장 텍스 부수면 아니 됩니다! 왜 그런지 아세요? 석면의 위험성 때문입니다.” 석면이란 무엇인가? 1급성 발암물질이다. 날아다니는 석면 가루는 크기가 하도 작아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이 코로 들어가면 우리의 폐가 망가진다. 지금은 당장은 아무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20년이나 30년 지난 뒤 폐암이 된다. 그리고 대략 6개월 정도 앓다가 생명이 끊어지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석면은 매우 위험한 물질이다. 우리 생명을 앗아간다. 언론에 보도된 실태를 보면 서울 지하철 1∼4호선 42곳에 석면 자재가 남아 있고, 전국 철도역사 10곳 중 7곳에서 석면이 검출되었다. 그 뿐 아니다. 수도권 소규모 어린이 집 가운데 30%에서 석면이 검출되었다. 빗물에 씻긴슬레이트 석면이 토양을 오염시키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인 서울대학교 건물 45개동을 조사한 결과, 44개동에서 석면이 사용되어 학습환경이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단위 초‧중‧고등학교 시설은 어떠한가? 유치원을 포함한 전국의 학교 건물 10곳 중 8곳은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남아…
2013-10-30 11:19전용섭교수 초청, 근로자와 지역주민을 위한 가을 음악회 관람기 “교장 선생님! 고색동이 타지역에 비해 열악한 환경과 문화 소외지역이므로 주민들의 문화적 풍요로운 삶을 위해 평동주민센터와 수원시장께서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주민을 음악회를 지속으로 할 것입니다.” ‘전용섭 교수 초청, 수원공단 근로자와 지역주민을 위한 가을 음악회’를 마치고 무대의 주인공인 전용섭 색소포니스트가 필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다. 고색동 지역의 여건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전 교수는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며 주민들이 문화 예술을 즐기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한다. 지난 토요일 저녁 수원공단내 오목천공원 야외무대에서 조촐한 음악회가 있었다. 날씨는 쌀쌀했지만 무려 100여명이 모여 무대 출연자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손뼉을 치며 음악을 즐겼다. 협성대에서 전 교수에게서 색소폰을 배운 제자들이 출연하여 의미가 깊었다. 필자는 얼마 전 전 교수로부터 문자 연락을 받고 동료교장과 함께 시간에 맞추어 공연장으로 달려갔다. 음악을 좋아하기에 참석한 것이다. 전 교수는 우리 아파트 음악회에도 두 차례 출연한 적이 있어 아마도 문자를 보냈나 보다. 필자가 알고 있는 고색동 지역은 참으로…
2013-10-28 13:31아침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 오늘 가로수 단풍이 완연하다. 누군가는 말한다. 멀리 내장산 단풍 구경가지 않아도 우리가 살고 있는 곳 관심 있게 둘러보면 가을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고. 사랑의 눈으로 애정을 갖고 바라보면 자연에서, 우리의 삶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오늘 체험학습을 떠났다. 바람은 차갑지만 하늘은 청명하다. 어제 가을운동회를 마치고 연이어 체험학습을 떠나는 우리 학생들! 혹시 피곤하진 않을까? 그러나 소풍은 즐거운지 재잘거림이 끊이질 않는다. 수도권 전철 이용학급 6개 학급을 빼니 전세버스만 21대다. 청개구리 공원에서 출발인데 차량 통제에 어려움이 따른다. 교감, 행정실장, 학생부장, 체육교사 등이 교통안전 지도에 바쁘다. 3개반씩 묶어 출발하니 시간이 제법 오래 걸린다. 교장도 이리저리 움직이는데 집합장소로 모이는 학생들이 인사를 한다. 교장하면서 하루 기분을 좌우하는 것 하나, 학생들이 인사를 잘 하면 왠지 가슴이 뿌듯하다. 가정교육, 학교교육이 제대로 되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 닭 쳐다보듯’ 그냥 지나치면 왠지 기분이 우울해진다. ‘기성세대가 교육을 제대로 못 시켰구나!’하고 반성하게 된다. 청개구리 공
2013-10-28 13:22사람이 살아가면서 해결해야 할 어려운 과제들이 참으로 많다. 그 가운데 공통적으로 한국이나 미국이나, 학부모나 학생이나 도저히 피해갈 수 없는 숙명적인 것이 '공부"가 아닌가 싶다. 공부 잘 하는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공부가 좋아서 하다 보니 결과가 잘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못하는 학생들은 “공부가 어려워 죽겠다”는 것이다. 공부를 잘 못하는 아이들이 “공부는 너무 어려워. 난 공부에 소질이 없나 봐”라고 자포자기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 말은 좀 이상하다. 사람은 다양하다. 키가 큰 사람도 있고 작은 사람도 있다. 그러나 키가 ‘없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설사 공부의 ‘소질’이라는 것이 있다 하더라도 그건 정도의 차이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아닐 것이다. 이같은 공부에 대한 경험은 성장과정에서 대부분이 누구나 해봤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로?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주눅이 들 정도로 어렵다는 아이들의 호소를 듣기도 한다. 먼저 주눅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부를 하게 되면 간단하고 쉬운 문제부터, 복잡하고 창의적인 문제까지 단계적으로 다루게 된다. 공부하면서 계속 질문은 바뀌게 되고, 그 수준이 높아지게 된다. 예를 들면 초등학교 수준에
2013-10-24 18:11얼마 전, 안산 모 중학교에서의 학부모 교육 강사 초청이 있었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전 교사가 수업을 공개하고 학부모의 자질 향상을 위해 외부인사 초청 특강을 갖는 것이다. 지난 1학기에 부천에서 한 번의 강사 경험이 있었기에 긴장과 떨림, 준비 스트레스가 좀 덜하다. 그래서 경험과 경력을 중요하다는 것 아닐까? 해당 학교에서 공문으로 요청한 사항은 자녀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역할, 가정에서의 자녀교육, 혁신학교 준비를 위한 학부모의 역할 등이다. 이 학교는 교직원, 학생, 학부모 등 교육공동체가 혁신학교를 갈망한다. 낙후된 지역여건에서 벗어나 침체된 학교를 혁신교육으로 한 번 번듯하게 일으켜 세우려는 것이다. 내용은 그 동안교육과 관련된리포터 중, 학부모가 자녀교육을 위해 알아두면 좋은 내용을 간추려 보았다. 기사 내용이 생활 속에서 이야기를 꺼내고 이론적으로 뒷받침 된 것이기에 생생하기만 하다. 시의성이 있어, 기간이 경과되었다고 버릴 내용이 아니다. 교육에 있어 유용한 기사라는 이야기다. 내용 꼭지는 5개로 잡았다. 첫째 꼭지. ‘누군들 부자되기 싫어할까?’ 목표와 계획, 기록 그리고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야기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도 가르쳐주지…
2013-10-23 10:57현대인의 멍에는 일과 시간이다. 그 중 교사의 굴레는 교실이다. 아침 출근에서부터 저녁에 귀가하기까지 교실을 벗어난 교사는 존재할 수 없다. 더구나 담임이 되면 교실과 학생과의 관계는 더욱 밀착된다. 그런데 블록타임제 하의 연속 두 시간 수업은 교실에서 교사의 활동을 강화시키고 있다. 쉬는 시간에 교실에 앉아서 학생들과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하다 보면 학생의 고민과 교사의 고민이 아름답게 봉우리를 맺게 되는 경우도 나타난다. 쉬는 시간은 짧지만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는 학용품을, 복장을, 눈으로 다리미질 해 보면 변화의 새로움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우선 교사가 교실에 앉아서 학생과 친구처럼 대화를 나누는 그런 시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또 선생님의 의복도 양복에서 평상복으로, 칠판의 백묵도 다양한 형태의 색상으로 변화를 모색하게 되었다. 교복 주름의 각이 변하여 곡선화되고 고급화된 모습이다. 연필도 칼로 깎아서 쓰던 것이 심만 교체하면 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책걸상도 높낮이 형식으로 자유롭게 변화를 보인다. 이처럼 교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모습들이 교사에게는 새로운 고뇌를 만들게 한다. 학생들을 쳐다보고 학생들의 내면을 꿰뚫어 내
2013-10-23 10:48요즘 세대 차이 구별은 매우 단순하게 할 수 있다. 전화번호부를 모르면 젊은 세대이고, 알면 늙은 세대란다. 과거 80년대만해도 전화번호부를 외워야 칭찬을 많이 받는 직장인이 있었다. 이런 직업도 이젠 거의 사라지고 없다. 70년대 초 필자가 대학 시절 느낀 것은 광주 전일도서관에 가면 의과대학 학생들을 많이 자주 만난 기억이 되살아 난다. 의과대학생은 수많은 의학 용어를 외우다 보면 스스로를 외우는 기계로 생각한단다. 마치 오늘날 우리가 없으면 못살 것 같은 컴퓨터가 지속적으로 저장하고 지우기를 반복하는 것처럼 머리에서 외우고 잊기를 되풀이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의과대학에 들어가려는 학생은 외우기를 즐기고 이것을 잘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의과대학 과목중에서도 해부학은 외우는 비중이 가장 크다고 한다. 1000개가 훨씬 넘는 해부학 용어를 외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의사가 되면 영어로 쓴 책과 논문을 읽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환자와는 우리말로 하지만 동료 의사와 말하거나 의무 기록은 영어를 쓰기 때문이다. 의과대학생한테는 발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철자가 중요하다. 발음이 틀리면 조금 창피하게 느낄 수 있지만 철자가 틀리면
2013-10-23 10:46맑고 드높은 가을 하늘이다. 바람도 쾌청하다. 뉴스를 들으니 전국의 지자체 축제도 가을에 집중적으로 벌어진다고 한다. 그 숫자만도 2천개가 넘는다. 학교에서도 가을 축제가 있다. 해마다 하는 학교도 있지만 예산과 준비 관계로 격년제로 하기도 한다. 그러나 체육대회는 해마다 한다. 학사일정에 잡혀있는 소중한 교육적인 행사다. 밤밭에 자리 잡은 율전중학교, 오는 24일 가을운동회를 한다. 작년까지 명칭이 체육대회였는데 올해부터 이렇게 명칭이 바뀐 것이다. 홍보차 교문 현수막도 미리 내걸었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명칭을 왜 바꾸었을까? 체육부장이 바뀌어서? 아니다. 담당부장으로부터 그 이유를 들어 보았다. 첫째, ‘체육대회’라는 명칭은 학생, 교직원, 학부모 등 교육가족 공동체 모두가 함께 어울리며 활동하고 즐겨야 하는 행사임에도 이름 자체에서 전문 체육인의 대회(전국소년체육대회, 전국체육대회 등)를 연상하게 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명칭을 운동회로 바꾼 것이다. 둘째, ‘체육대회’라고 하면 그 행사의 주체가 체육과목으로 한정되는 좁은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체육교사들이 주인이 되고 타 교과나 다른 교사들은 객이 되는 느낌을 준다. 학교 행사는 모두가 주인공이 되
2013-10-23 1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