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에 대해 새로운 깨달음을 최근에 얻었습니다. 10년 전에 멘토링 해준 대학생들이 카네이션을 들고 절 찾아오겠다는 겁니다. 오랜만에 받는 연락이 너무 반갑고, 저를 잊지 않았다는 것이 고맙고, 그들과 다시 만날 생각에 설렜습니다. 사회초년생이라서 지금 무척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 텐데 거의 전원이 함께 시간을 맞춰서 오겠다니 뿌듯했습니다. 저와 함께 보냈던 시간을 여태껏 마음에 잘 간직해준 것 같아서입니다. 근데 참 이상합니다. 일 년 내내 열심히 가르친 학생들은 감감무소식인데 단 몇 회기 만난 학생들이 찾아온다는 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수업할 때는 매번 최선으로 준비하였고, 추천서도 꼬박 써주었고, 고민 상담에 시간을 후하게 내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절 찾아오는 학생이 없으니 혹시 제가 그들에게 뭘 잘못했거나 섭섭하게 했는지,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이와 반대로 멘토링 할 때는 강의 준비도 없었고, 상담도 없었고, 그 흔한 맛집 회식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뭐가 그리 좋은 추억으로 남았기에 10년이 지난 후에 다시 찾아온다는 건지 수수께끼처럼 아리송합니다. 학생들에게 쏟은 열정과 시간에 완전히 반비례하는 듯 보이는 이 현상을
2024-05-07 10:00“나는 언제까지 당하고 있어야 할까?” 철학자 세네카(기원전 4?~65)가 마음을 다잡기 위해 스스로 되뇌던 말이 있다. “나는 오늘도 만나게 될 것이다. 욕심으로 가득하고, 감사할 줄 모르고, 탐욕스럽고, 야망의 노예가 된 수많은 사람을.” 선생님의 하루도 이와 다르지 않을 듯싶다. 교사의 일상은 감정 노동의 연속이다. 성적 1점을 더 받겠다며 억지 논리를 펴는 학생들, 자기 아이만 생각하는 학부모, 끊임없이 불평을 늘어놓는 동료 등등, 하루에도 감정의 날을 서게 만드는 일들이 몇 번씩 벌어진다. 애써 참고 삭히려 하지만 쉽지 않다. 억울하고 분한 마음은 퇴근해서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터다. 나를 불편하게 하는 그 상황이 내일도, 또 다음 날도 계속 이어질 듯싶다. 해가 바뀌면 교사는 언제나 미숙한 학생들, 불안한 학부모, 거듭되는 업무에 지친 동료들과 다시 만나야 한다. 나는 언제까지 이렇게 당하고 있어야 할까? 내 미래가 나아지리라는 희망은 있을까? 화와 막막함이 끓어오른다. 이 격한 가슴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화는 ‘일시적 광기’다” 이런 답답함에 가슴 치고 있는 선생님이라면 세네카의 화에 대하여를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로마의 철학자
2024-05-07 10:00「헌법」 제7조 제1항은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공무원인 교원은 국민의 공복(公僕)으로서 흠 없는 인격적 요소를 갖추고 그 바탕 위에서 직무를 수행해야 하며, 특별한 공적인 의무인 복무(服務) 의무를 지게 된다. 만일 교원이 복무 상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징계벌 등을 통해 그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다. 최근 교원의 겸직허가 및 외부강의에 대한 복무 준수 요구가 매우 높아지고 있는 바, 이번 호에서는 먼저 교원의 겸직허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영리업무 금지 및 겸직허가 가. 근거 •「국가공무원법」 제64조(영리업무 및 겸직금지) ① 공무원은 공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소속 기관장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 ② 제1항에 따른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의 한계는 대통령령 등으로 정한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5조(영리업무의 금지) 공무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업무에 종사함으로써 공무원의 직무능률을 떨어뜨리거나, 공무에 대하여 부당한 영향을 끼치거나, 국가의 이익과 상반되는 이익을 취득하거나 정부에 불명예스
2024-05-07 10:00어차피 남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강산 지음, 알토북스 펴냄, 240쪽, 1만7,800원)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통해 각박한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갈 방법을 알려준다. “우리가 살아가는 직접적인 목적은 괴로움”이라는 쇼펜하우어의 말에서 느낄 수 있듯, 따뜻한 위로가 담긴 책은 아니다. 원래 세상은 악으로 가득 차 있고, 완벽한 인간은 없으며, 꼭 즐거워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는 차갑디 차가워 보이는 생각이 되레 위안을 가져다준다.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 (김누리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 336쪽, 1만8,500원) 한국 여행 후 “나는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를 여행했다”는 미국 유명 작가의 말이 최근 화제가 됐다. 유례없는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룬 우리는 왜 우울과 무기력에 빠져 있을까? 이 책의 저자 김누리 교수는 경쟁 교육을 원인으로 지목하며, ‘경쟁, 능력주의, 공정’ 이데올로기로 이뤄진 ‘야만의 트라이앵글’을 깨뜨릴 교육혁명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초기 문해력 수업의 스펙트럼 (김미혜 등 지음, 교육공동체벗 펴냄, 424쪽, 2만3,000원) 초기 문해력 수업과 읽기 따라잡기 프로그램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해 초등교사들의 수업 경험과 다양한 실천 모
2024-05-07 10:00기획과 관점 기획은 관점이다. 관점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주제를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이 고민은 분석을 위한 프레임을 만들어준다. 관점과 프레임이 없으면 수많은 자료를 하나로 통일성 있게 꿰지 못하고 조각내서 나열해 놓은 자료에 불과하다. 기획은 자기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면 된다. 이를 위해서 일상의 변화를 지나치기보다 자신만의 관점으로 변화의 이유를 생각해 보도록 한다. 변화에는 항상 이유가 존재하기 때문에 기획에서 항상 강조하는 것은 ‘왜(why)’이다. 기획은 현상을 이해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작업이다. 현상을 이해할 때 중요한 것은 자료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나 현상 속에 담겨 있는 본질에 대한 이해와 함께 ‘내가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어떻게 보는가’에 대한 관점이나 시각이 더욱 중요하다. 기획은 퍼즐처럼 전체적인 그림에 맞게 여러 자료를 짜맞추는 것이다. 자료의 짝 맞추기, 퍼즐 맞추기의 핵심은 큰 그림, 틀(프레임)을 만드는 것이다. 이때 기획에는 논리력과 창의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친 기획안이라야 독자를 쉽게 설득할 수 있고, 창의적 아이디어도 포함시켜야 차별화된 기획안으로 평가받
2024-05-07 10:00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조직위원장 우범기, 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가 5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전주 영화의 거리를 비롯한 전주시 일대에서 열린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우리는 늘 선을 넘지’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새로운 상상력으로 경계를 가로지르는 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각종 영화제 지원사업 예산이 삭감된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도 행사 규모 축소를 고민했지만, 전주시가 별도 추진하던 관광사업 등과 연계해 영화제 외형을 유지하는 수준 이상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이 후원회를 결성한 것도 든든하게 한몫했다. 올해 출품작은 무려 2,260편(국제경쟁 부문 747편, 한국영화 1,513편). 이중 심사위원들의 깐깐한 예심을 통과해 관객들과 만나는 영화는 43개국 232편이다(국내 102편, 해외 130편). 어떤 영화를 봐야 할까? 전주 문화의 거리 일대에서는 배우들도 만날 수 있다는데? 작년 인기를 끌었던 ‘스타워즈 데이’ 후속으로 디즈니·픽사 테마존도 운영한다는데? 어느덧 스물다섯 청년이 된 전주국제영화제를 즐기기 위한 꿀팁들을 소개한다. 개막작 새벽의 모든과 폐막작 맷과 마라 개막작은…
2024-05-07 10:00질문이 있는 수업자료집을 만들면서 나는 학창시절 어떤 질문들을 받았고, 나는 학생들에게 어떤 질문을 얼마나 하느냐를 돌이켜 보았다. 학창시절 나는 수업시간 선생님들께 질문을 많이 받아보진 못했고, 한 번씩 지난 시간 배운 내용을 확인하거나, 지금 배우고 있는 내용을 알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형태의 질문을 받았던 것 같다. 그리고 수학시간에는 오늘 날짜와 같은 번호를 가진 친구들이 호명되어 칠판에 나가 문제를 풀곤 했다. 졸업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나 역시 그때의 선생님들처럼 지난 시간 배운 내용을 묻거나 내가 알려준 것들을 아이들이 잘 알고 있는지 늘 질문으로 확인하려고 하고 있었다. 나는 과연 한 시간의 수업시간 동안 질문을 얼마나 할까? 평균 70회 정도의 질문을 하는데 모든 질문이 단순 배운 지식을 확인하는 형태의 질문이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과 인공지능 시대에는 더 이상 단순한 지식을 확인하는 형태의 질문을 넘어 학생들끼리의 질문을 통해 배우고 익히고 깨치는 과정이 중요시되고 있다. 그래서 수업시간에 도달해야 하는 학습목표 또는 성취기준과 관련된 핵심질문으로 학생들의 사고를 확장하고 수업단계별, 즉 도입·전개·정리단계에서 학생들 수준에…
2024-05-07 10:00오늘은 세상을 바꾸는 사업가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뉴럴링크 회사의 핵심기술 BCI 기술을 준비해 봤습니다. 우리는 인터넷을 할 때 스마트폰·컴퓨터·노트북 등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인터넷은 크게 유선이냐, 무선이냐로 나눌 수 있습니다. 유선통신의 단점은 전선이 끊겨버리면 통신이 두절된다는 점이고, 무선통신은 선 없이도 자유롭게 통신이 가능하다는 큰 장점이 있죠. 우리 몸도 일종의 신경세포라는 전선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척수신경이 끊겨버리면 뇌에서 내린 정보가 몸으로 전달이 안 되어서 몸을 못 움직이는 거예요. 하지만 우리 뇌도 유선통신만 있는 게 아니라 뇌파라고 하는 일종의 무선통신이 있습니다. 이 뇌파는 자기가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굉장히 독특한 패턴을 각각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밥을 먹고 싶다고 생각할 때의 뇌파와 배가 불러서 밥 먹기 싫다는 생각을 할 때의 뇌파가 완전 다른 패턴으로 나타나는 거죠. 그래서 최근에는 뇌에 전극을 심어서 뇌파를 읽는 방법으로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내고, 생각한 것을 직접 표현할 수 있도록 사람의 몸에 기계장치를 연결해서 생각한 대로 기계를 움직이게 하는 기술들도 나오고 있죠. 이것
2024-05-07 10:00서론 최근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질문하는 학교’ 사업이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의 일환으로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이에 따라 학교현장에 학생 질문교육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본고에서는 교실수업현장에서 학생들의 질문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단초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외의 학생 질문교육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본고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먼저 질문교육의 해외사례에 대해 살펴보기 전에, 학생 질문의 가치와 그 중요성에 대해 간단히 살펴본다. 다음으로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질문이 있는 수업을 위한 교수·학습방법 해외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하나는 ‘질문을 배우기’로 질문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배우는 것을 의미한다. 그 사례로 미국의 바른질문연구소(Right Question Institute)와 미국의 중학교문제연구소(The Middle School Matters Institute)의 사례를 소개한다. 또 다른 하나는 ‘질문으로 배우기’로 질문을 활용하여 학습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사례로 핀란드의 현상중심 교수·학습방법(Phenomenon-Based Teaching and Learning)과 미국의 호크니스 방법(Harkness…
2024-05-07 10:00세계 최초의 등대를 만나다, 라 코루냐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을 거쳐 라 코루냐(La Coruna)에 도착했을 때는 밤이었다.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호텔까지 가는 동안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창문을 살짝 열었다. 무르고 축축한 스페인의 봄 공기가 밀려 들어왔다. 다음 날 아침 일찍 호텔을 나섰다. 자욱한 안개 속에서 사람들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달리고 있었다.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느티나무 아래를 느리게 걸어갔다. 안개 너머로 대서양의 파도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안개 속에서 가만히 서 있노라면 무언가를 조금씩 채워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아주 오랫동안 음악을 듣지 못하다가 어느 날 이어폰을 귀에 끼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었을 때 느끼는 기분과 비슷하다. 여행도 마찬가지. 여행은 어쩌면 안개 속에서 오랫동안 서 있기, 오랜만에 들어보는 음악인지도 모른다.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지방에 자리한 도시 라 코루냐는 갈리시아 지방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지만, 우리에겐 아직 낯설다. 여행자들이 이 낯선 도시를 찾아오는 이유는 ‘헤라클레스 등대(Torre de Hercules)’를 보기 위해서다. 헤라클레스 등대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등대다. 스페인 지역을…
2024-05-07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