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희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책임연구원] 은퇴 후 뭇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직업 중 하나가 교사다. 안정적인 근무환경과 정년, 만 60세 기준 평균 284만 원의 공무원연금 수령액, 20년 납입 시 연복리 3.74%의 수익률이 보장되는 교직원공제회 저축까지 합치면, 넉넉하고 여유로운 은퇴 생활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퇴직하는 교사 다수도 정든 직장이자 가르침의 터전인 학교에서 ‘졸업’한다는 데 아쉬움과 상실감을 느낄지언정, 경제적 곤경을 문젯거리로 생각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 것이 인생이다. 탄탄대로일 것 같은 은퇴 생활에도 도사리는 위험이 여럿이다.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사고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교원들조차 준비되지 않은 조기 퇴직으로 소득 공백기를 겪거나, 자녀의 교육비·결혼자금 부담에 휘청일 수 있다. 창업에 실패하거나 금융사기를 당하기도 한다. 위험의 면면을 자세히 살피면서 대응 방안을 미리 고민해보자. 위험①: 빠른 은퇴와 ‘소득 크레바스’ 크레바스(crevasse)란 빙하나 눈 골짜기에 형성된 깊은 균열을 말한다. 평생직장을 떠났지만, 아직 공무원연금이나 사학연금을 받지는 못하는 소득 공백기를 ‘소득 크레바스’라
2021-02-01 09:10[박광일 여행작가·(주)여행이야기]경복궁 사정전 앞, 광화문 광장, 여주 영릉의 공통점이 있다. 모두 세종대왕과 관련이 있는 곳이다. 그리고 유물로 한정해서 본다면 앙부일구(仰釜日晷) 모형이 있다. 앙부일구는 솥 모양의 해시계다. 그런데 자주 본 탓인지 대개는 앙부일구에 대해 감동을 느끼지 못하고 가볍게 지나치곤 한다. 조선 시대 과학 유물의 하나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유물과 유적이 놀라운 이야기를 품고 있듯 앙부일구도 그러한 이야기가 있다. 앙부일구를 만든 사람은 장영실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장영실의 단독작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이순지로 대표되는 집현전의 천문과 역법을 담당하는 학자들이 고안한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천문과 역법은 고도의 학문적 깊이와 함께 복잡한 수학 계산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한 사람이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실제로 이순지의 졸기를 보면 앙부일구의 제작에 공이 큰 것으로 나온다. 그런데 왜 이 시기에 세종은 앙부일구, 곧 해시계를 만들었을까. 제도와 악기처럼 중국에서 수입해서 쓰면 되지 않을까. 그런데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는, 그리고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그것이…
2021-01-18 11:21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 중인 지금은 외출을 삼가는 것이 나와 우리의 건강을 위해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그렇다고 문화생활까지 그만둘 수는 없는 일. 단조롭고 지루한 집콕 생활에 아름다움을 덧칠해줄 전시를 온라인으로 즐겨보자. 전시 장 미쉘 바스키아-거리, 영웅, 예술은 요절한 천재 예술가 장 미쉘 바스키아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다. 작가는 1980년대 초 뉴욕 화단에 혜성처럼 나타나 생을 마감하기까지 8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3000여 점의 작품을 남겼다. 불꽃을 태우듯 왕성한 작품 활동도 유명하지만, 바스키아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천재’라는 수식어다. 그는 저항정신이 깃든 철학을 자신만의 자유분방한 화법으로 펼쳐냈다. 덕분에 작품활동을 시작하는 것과 동시에 최고의 인기 작가 반열에 오른 것은 물론, 아직까지도 작품에 대한 해석이 다양하다. 20세기 시각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들에는 수수께끼같이 캔버스 곳곳에 놓여진 문자들과 대립하는 이미지가 함께 놓여있다. 이는 산업화로 인해 변화된 미술 작품의 제작 방식, 대중문화의 다양한 이미지를 즉흥적이면서도 감각적으로 조합한
2021-01-11 09:28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여성 배우만으로 구성된 출연진, 제3회 한국 뮤지컬 어워즈 4관왕, 전석 매진…. 짧은 공연 기간에도 수많은 기록을 세웠던 베르나르다 알바가 돌아온다. 작품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극작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작품을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작품. 스페인 전통 예술 플라멩코로 발현되는 격정의 리듬과 몸짓은 극의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킨다. 정영주, 황석정, 이영미, 오소연, 김국희를 비롯해 내로라하는 여성 배우 18인이 출연한다. 1.22~3.14 | 정동극장 뮤지컬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 역사상 가장 희망이 없던 일제시대, 각자의 소망을 가진 원귀들이 폐가 쿠로이 저택에서 벌이는 소동을 담은 뮤지컬. 모든 희망을 잃어버린 해웅, 성불만이 유일한 희망인 옥희 등 다채로운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유쾌한 이야기가 웃음을 선사한다. 4년간의 개발 과정 끝에 마침내 관객을 만나는 이 작품은 2020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돼 기대를 더한다. 2.18~3.21 | 컬처스페이스 엔유 뮤지컬 붉은 정원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와 함께 러시아를 대표하는 3대 문호로 꼽히는 이반 투르게네프. 붉은 정원은 그의 소설 첫
2021-01-11 09:23[김성용 대한한약사회 학술위원장]다사다난했던 2020년이 저물고 새해가 밝았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에 대한 염려도 커지기 마련이다. 특히 교사, 의사, 승무원, 간호사, 헤어 디자이너 등 장시간 앉거나 서서 일하는 직업군의 경우, 관절 건강에 더욱 신경이 쓰인다. 관절에 좋은 식품 정보가 매일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지만, 전문가가 아니고서야 올바른 정보를 분별하기는 쉽지 않다. 사실 흔히 접하는 식품으로 의료 수준의 치료 효과까지 기대하는 건 한계가 있다. 그런데 여기 의료용 치료제로 사용될뿐더러 식품으로 활용해 차로도 마실 수 한약재가 있다. 관절염 예방 및 완화에 도움을 주는 황금 같은 한약재, 바로 ‘황금(黃芩)’에 대해 알아보자. 관절염 2000년 역사 속 황금이란? 금붙이 황금(黃金)이야 익히 알고 묻지 않아도 다들 좋아하겠지만, 한약재 황금(黃芩)을 들어봤냐고 하면 아마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최근 황금이 관절 건강에 좋다고 서서히 알려지고 있지만, 사실 역사가 매우 오래된 한약재로 무려 2000년 전부터 사용해 온 기록이 있다. 중국 최초의 한약재 서적인 신농본초경에 수재된 것은 물론이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국민 의학서 동의보…
2021-01-04 09:36[김은미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전임연구원] 직장인은 언젠가 ‘은퇴’를 하게 된다. 은퇴 이후의 시기, 즉 은퇴기에는 자기 사업을 하지 않거나 임대수익 등이 없다면 일반적으로 연금소득과 금융자산을 현금화해 얻은 돈으로 생활한다. 근로소득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과는 다른 지출관리와 자산관리 전략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은퇴 후에도 새로운 금융환경에 맞게 지속적으로 금융교육 등을 통해 돈 관리에 필요한 기본 지식을 습득하고, 필요에 따라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도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줄어드는 자산에 대한 조바심으로 고수익 투자상품에 관심을 가지곤 한다. 어떤 일이든 기초가 중요하기 때문에 고수익 투자상품에만 관심을 가지기보다는 돈 관리의 기초부터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자. ① 새로운 소비습관 형성하기 가장 중요한 것은 줄어든 소득에 적응하는 것이다. 그러나 은퇴를 하더라도 지금까지의 소비습관을 갑자기 바꾸기란 쉽지 않다. 매월 연금이 나오니까 한 번쯤은 무리해서 돈을 써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쓰다 보면 다음 달 연금만으로 신용카드 대금, 관리비, 병원비 등 꼭 필요한 돈마저 부족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2020-12-21 09:46[박광일 여행작가·(주)여행이야기] 도산서원은 역사 유적이 많기로 유명한 안동에서도 손꼽히는 답사 장소다. 최근 한국의 서원이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면서 그 명성은 더욱 높아졌다. 코로나19 사태가 아니었다면 올해 가을 도산서원은 각처에서 온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게 됐을지도 모른다. 역사 유적은 과거 역사의 산물이다. 그런데 그 역사는 때로 다양한 시기, 다양한 층위가 겹쳐있는 경우가 나타나곤 한다. 최근에는 어떤 역사 유적이 보존되고 유지되는 ‘역사’에도 관심을 가지는 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도산서원을 제대로 살펴보려면 적어도 세 개의 시기를 찾아볼 수 있다. 하나는 퇴계 이황 선생이 도산서당을 세운 시기다. 퇴계는 도산서당을 무척 아꼈으며 긴 시간, 노력을 많이 들여 공간을 꾸몄다. 그러니 도산서당을 이해하는 것은 어쩌면 도산서원 이해의 핵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도산서당이 생기고 유지된 시기다. 1570년, 퇴계 사후 제자들이 서원을 짓는 것을 결정하며 사액을 받고 도산서원이 됐다. 지금 남아있는 건물의 상당 부분이 이 시기와 관련이 있다. 보통의 역사 유적이라면 여기서 끝나겠지만 하나의 시기를 더 살펴봐야 한다. 국가 차원의 관심을…
2020-12-14 09:43[건강요리연구가 박연경] 2020년도 어느덧 끝자락에 서 있다. 코로나19로 시작된 올해는 그동안 당연히 누려왔던 일상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현실을 마주하며 우리 모두 건강한 삶을 지켜나가는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됐다.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면서 이번 호에는 건강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 고단백 해물 재료를 이용한 해산물 토마토 스튜와 같이 먹으면 좋을 도라지·무·김 생채를 소개하고자 한다. 홍합과 굴 넣은 ‘토마토 스튜’ ■홍합=10월~12월이 제철로 요즈음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홍합은 우리나라 전 연안에서 채취되며 남해안에서 가장 많이 수확된다. 홍합은 해수면 위 노출 지형에서 자생하는데 전국적으로 여수, 마산, 거제, 남해 등지에서 양식돼 전국적으로 출하되고 있다. 양식장은 바다의 수온, 조류, 바람의 영향 등 기타 여러 요소들로 상품성이 달라진다. 좋은 홍합을 고르는 방법은 껍데기 색이 진하고 끝이 노랗고 배가 볼록 튀어나온 것이 좋으며 냉장실에서 공기가 통하지 않게 밀봉해 보관하고 구매일로부터 3일 안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홍합은 100g 당 69kcal의 저칼로리 식품으로 섬유질과…
2020-12-07 10:30따오기는 ‘잡힐 듯이 / 잡힐 듯이 / 잡히지 않’아도 그립고 아련하기만 했는데, 마찬가지로 잡힐 듯이 잡히지 않는 코로나19는 원망스럽고 얄밉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 논의가 다시 벌어지는 요즘은 더욱 그렇다. 이런 시국에도 다행히 공연이 계속돼 삭막해진 마음을 달랠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 한 칸씩 띄어 앉은 객석의 풍경에 마음이 씁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부디 객석 간 거리 두기는 이번이 마지막이기를 소망하면서, 널찍한 무대 공간을 배우가 여유 있게 쓰며 ‘무대 위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2인극 공연을 소개한다. 음악극 올드 위키드 송 살아온 배경도, 나이도, 성향도 다른 두 사람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음악극 올드 위키드 송의 답은 ‘그렇다’이다. 작품은 슬럼프에 빠진 천재 피아니스트 스티븐 호프만, 괴짜 교수 요제프 마쉬칸의 만남을 그린 2인극이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둘은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을 통해 서로의 삶을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이들은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고, 세대를 초월한 우정을 쌓아나간다. 음악이 소통의 키워드가 되는 만큼 작품에서는 클래식이 내내 흘러
2020-11-23 15:43연극 더 드레서 매년 한 명의 배우를 선정, 집중 조명하는 ‘정동극장 연극 시리즈’의 첫 작품. 올해 선정된 배우는 난타의 제작자로도 유명한 배우 송승환이다. 그는 극작가 로날드 하우드의 작품 더 드레서를 통해 일생 동안 셰익스피어 작품에 출연해온 ‘노(老)배우’ 역을 맡는다. 배우 안재욱, 오만석, 정재은, 배해선 등이 선배 배우의 연극 무대 복귀를 응원하기 위해 함께한다. 11.18~2021.1.3 | 정동극장 연극 얼음 잔인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열여덟 살 소년과 그 소년을 범인으로 만들어야 하는 두 형사의 이야기. 영화감독 장진이 연출을 맡아 팽팽한 심리전을 펼치며 관객을 긴장 속으로 몰아간다. 1박2일 스타트업에서 활약 중인 김선호의 연극 무대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은다. 2021.1.8~3.21 |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뮤지컬 스모크 시인 이상의 연작 시 ‘오감도(烏瞰圖) 제15호’를 모티프로 탄생한 뮤지컬. ‘초(超)’, ‘해(海)’, 홍(紅)’ 등 세 명의 등장인물을 통해 시대를 앞서 나간 이상의 천재성과 식민지 조국에서 살아야만 했던 예술가의 절망을 상징적으로 그려낸다. 2016년 초연 이후 꾸준히 발전을 거쳐 완성도를…
2020-11-23 1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