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는 물뿌리고 비질하는 방법도 알지 못하면서 입으로는 하늘의 이치를 담론한다(手不知酒掃之節 而口談天理).” 남명(南冥) 조식(曺植, 1501~1572)의 말이다. 실천 중심의 학문 정신을 잘 보여주는 말이다. 이 말은 남명 선생이 1564년 9월 당대 학문의 종장으로 추앙받던 퇴계(退溪) 이황(李滉, 1501~1570) 선생에게 보낸 편지글의 한 구절이다. 구절의 의미는 이렇다. 일상에서 해야 할 것을 손수 실천하지도 못하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에 목메는 당대 학문 세태에 대한 비판이다. 남명은 당시 이런 학문으로 이름을 얻고, 세상을 속이는 데 학문을 이용하는 학자들이 성행하는 학문 풍조를 도명(盜名)과 기인(欺人)이라는 말로 비판한다. 남명은 퇴계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이런 세태를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위의 말을 전했다. 남명의 말을 오늘날 우리 또한 귀담아들어야 한다. 남의 허물에는 서릿발처럼 매서우면서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이들이 넘쳐나는 세상이니 말이다. 남명은 당시의 초급 교과서라 할 수 있는 『소학(小學)』을 중요하게 배우고 실천할 것을 강조하였다. 제 손으로 물뿌리고 비질하는 등 일상에서의 실천을 중시하는 내용이…
2019-08-21 13:29최근 ‘독립운동은 못했어도 불매운동은 한다’며 많은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필자도 가끔씩 편의점에서 사먹었던 일본산 맥주를 이젠 다른 맥주로 구입하기 시작했고 여름에 계획했던 일본여행도 취소했다. 아마 전국민이 필자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불매운동이 얼마가지 못할 것이라는 일본의 예상이 빗나가며 애국심과 민족주의까지 더해져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호사카 유지 교수도 “불매운동을 중단하는 것은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것”이라고 했다. 사무라이 무사계급의 후손들인일본 지배층은 약자에게는 강하고 강자에게는 한없이 비겁하리만큼 약하다.오죽해야 아베를 트럼프의 푸들이라고 비유하는 분들도 있을까? 일본인들의 마음은 속마음(혼네)과 겉마음(다테마에)이 많이 다르다는 말을 흔히 한다. 물론 사람들의 속마음과 겉마음이 동일할 수는 없겠지만 일본인들은 달라도 많이 다르다는 말을 일본에서 생활해보았거나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일본인들을 지켜본 사람들은 그런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때로는 왜 우리나라가 인도차이나 반도 어디쯤에 위치하지 않고 중국과 일본 그리고 러시아 같은 나라들 사이에 끼여서 이렇게 어려움을 겪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2019-08-21 09:05이글은 2019년 학교도서관 전문인력 직무역량 강화 연수(2019.8.13 안산문화예술의 전당 국제회의장. 경기도안산교육지원청 주관) 이영관 전 서호중 교장 원고의 일부이다. 학교도서관이 학교의 심장인 이유 학교도서관은 학교의 심장이다. 학교도서관이 매우 중요한 것은 알지만 이것을 학교의 심장에 비유한 것은 얼마 전에 알았다. 아주 적절한 은유법이다. 학교도서관 정책토론회(2017.9.14) 자료를 보니 경기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조미아 교수는 매년 중간고사 문제로 ‘학교도서관은 신체로 비유하면 학교의 무엇이라고 할 수 있나?’를 내고 있다고 한다. 또, ‘우리나라 학교도서관의 특징을 간단히 설명하시오’라는 문제를 단골로 출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서 심장이란 무엇을 뜻할까? 죽은 사람은 심장이 뛰지 않는다. 심장의 박동 여부로 생사를 판단한다. 그래서 학교도서관이 살아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또 심장은 중심을 가리킨다. 심장은 우리 신체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학교도서관의 위치도 학교의 중심에 있어야 하고 중심역할을 하여야 한다. 학교도서관은 다양한 자원을 활용하여 교사와 학생들이 교수-학습활동을 전개하고 독서와 다양한 문화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2019-08-19 09:01교육부가 오래 전부터 교육의 융복합화를 지향하며 수능의 통합교육 모색하고 있지만, 학교와 교육 현장과는 괴리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교육부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문·이과 통합' 수능으로 치르는 방안을 발표했다. 즉 교육부는 현재 고교 1학년 학생들이 치를 2022학년도 수능이 어떤 식으로 구성되는지를 담은 기본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실제로 문이과 통합 수능이 아니므로 기존과 같이 계열별로 다른 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학원, 입시전문기관 등은 통합보다 계열별로 교과목 준비가 필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교육부 발표의 핵심은 지난해 8월 발표됐던 것처럼 문·이과 구분 없이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변화다. 국어·수학 영역에는 공통과목+선택과목 체계가 도입되고,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17개 과목 중에 2과목을 고르게 된다. 교육부의 발표는 일단 외형은 통합 수능을 지향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학생, 학부모, 전문가, 입시업계 관계자들은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라는 취지는 퇴색됐고, 온전한 통합 수능과도 거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선 교과목의 계열 통합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주…
2019-08-14 12:43한차례 소나기가 8월의 열기를 잠시 식혀 주지만 이내 후끈후끈 비 냄새를 피워 올린다. 인성교육 전문과정 집합 연수의 마지막 날 토요일이다. 전국에서 모인 초중등 선생님들은 피곤할 것 같지만 화가 박석신과 가수 정진채의 드로잉 콘서트에 몰입을 한다. 전문과정이 끝나기까지 가야 할 길은 멀지만 선생님의 마음이 행복해야 아이들에게 더 높은 감동과 열정을 아이들에게 줄 수 있음을 공감하게 한다. 4개월에 걸쳐 실시 되는 인성교육 전문과정 연수에 참여하면서 던진 화두는 요즘 아이들이 왜 이럴까였다. 나태주 시인은 풀꽃이란 시에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하며 모든 아이가 소중함을 말하고 있지만 교육 현장의 분위기는 녹록지 못하다. 나날이 늘어나는 학부모의 민원과 교권간섭, 내 아이만 소중하고 자신의 목소리만 높이며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공감이 메말라 가는 현실은 답답하기만 하다. 사소한 다툼도 학교폭력자치대책위원회를 열어야 하는 순수함이 사라져 가는 교육 현장은 거센 홍수가 휩쓸고 간 자갈 논밭 같은 현실이다. 지금 아이들을 흔히 Z세대라 한다. 이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폰과 함께 말을 배우고 자란 아이들이다. 개인화와
2019-08-14 12:41지난달 29일 교육부는 ‘학교 미디어 교육 내실화 지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학생들이 다양한 콘텐츠 제작 활동을 통해 미디어를 책임감 있게 이용하며 비판적 사고력과 합리적 의사소통 능력을 함양하여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미디어 교육이란 미디어로 필요한 정보를 찾고 제공되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는데서 나아가, 미디어를 활용하여 정보와 문화를 생산하고 사회에 참여하는 역량을 기르는 교육을 의미한다. 미디어 교육은 미디어 문해력(literacy) 향상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며,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용어로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보급의 저연령화, 1인 미디어 확산 등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미디어를 통한 의사소통이 활발해짐에 따라 미디어 교육에 대한 체계적인 정책 지원이 요청되고 있다. 그동안 학교에서 진행되는 미디어 교육, 일명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미디어와 연관된 성취기준을 근거로 수업을 실시하거나,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이나 창의적체험활동 등에서 미디어 교육이 이뤄졌다. 하지만 정부 부처나 시민단체 주도의 미디어 교육이 개별적으로 진행되어 체계성과 일과성이 부족하다는 한계에 부딪치고
2019-08-06 09:08수원시는 30일 시청 대강당에서 ‘수원시 주민자치회’ 위원 위촉식을 가졌다. 이 위촉식에서 8개동 주민자치회 위원 240명에게 수원시장 위촉장을 수여했다. 위원들의 임기는 2년으로 2021년 7월 29일까지다. 주민자치회 위원은 시범 동별로 공개추첨 60%, 동장 추천 40% 방식으로 선정했다. 주민자치회란 주민들의 다양한 생각과 요구를 하나로 모아 주민들과 함께 논의하고 결정하는 주민대표기구이다. 수원시 관내 송죽·율천·서둔·호매실·행궁·인계·매탄2·광교1동 등 8개 주민자치회 시범동에서는 주민자치회가 주민 대표기구로서 활동하게 된다. 주민자치회와기존 주민자치위원회는 차이점 분명해 주민자치회가 기존 주민자치위원회와 다른점은 무엇일까? 주민자치위원회가 지역유지 중심이어서 대표성이 미약했지만 주민자치회는 명실상부한 주민대표기구다. 인원 구성과 위촉자도 다르다. 주민자치위원회는 25명 이내로 동장이 위촉하지만주민자치회는 30∼50명으로위원은 시장이 위촉한다. 주요역할을 보면 주민자치위원회는 동 자문기구로서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심의하며 동 행정업무를 자문한다. 주민자치회는 주민총회 개최, 마을자치계획 수립, 행정사무 수탁처리, 주민세 환원사업 계
2019-08-05 09:47인간은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행복을 달성할 수 있는 삶의 현실적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 현대에 돈은 여러 다양한 삶의 현실적 수단을 확보하는 데 가장 효율적이다. 그래서 돈을 더 많이 획득하는 것 즉, 소득을 늘리는 것은 행복한 삶을 위한 가장 일반적인 척도가 되기도 한다. 전통적인 경제학에서는 소득의 증가가 행복을 증진 시키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에 의심을 달지 않았다. 개인의 소득이 늘어나면 삶의 수단을 확보하기 위한 예산을 늘릴 수 있기에, 더 많은 효용을 충족시켜 행복한 삶의 척도가 상승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개인이든 국가든 소득을 늘릴 것이 경제 정책의 주된 방향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이러한 전통적인 주류 경제학에 의문을 제시하는 하나의 역설적인 이론이 있다. ‘이스털린의 역설(Easterlin paradox)’이 그것이다. 미국의 경제학자였던 리처드 이스털린(Richard Easterlin) 교수가 1974년에 처음 주창했다는 점에서 그렇게 부른다. 이스털린은 소득의 증가가 행복의 척도를 결정한다는 기존의 경제학의 신념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면서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어 기본 욕구가 충족되
2019-07-31 15:16지난 번 베트남 이주여성에 대한 폭력은 우리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차마 눈을 뜨고는 볼 수 없는 가정폭력, 그것도 자신의 어린아이에게까지 폭력을 했다는 비정한 아빠의 모습은 대한민국 국민이란 게 부끄러울 정도였다. 연일 특종으로 보도되었고 이 사건을 지켜보면서 ‘하필 약자에 대한 폭력을 서슴지 않을까?’하는 의구심과 함께 안타까움이 컸다. 혹여 다른 나라 사람들은 몰라도 우리나라 사람들만큼은 더욱 그러면 안 되는 까닭이 있지 않은가! 왜냐하면 불과 몇 십 년 전만해도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는 나라였고 일제 36년의 쓰라린 과거를 겪은 나라이기 때문이다.약육강식이 지배하는 국제사회라지만 최소한 우리나라만큼은 약소국의 슬픔을잘 알고 있기에 다문화가정의 외국인들에게 세심한 배려와 인간적인 대우를 했어야 했다. 흔히 ‘올챙이 적 시절 모른다,’는 속담도 있듯이 이제 조금 살만해졌다고 해서 우리보다 약한 사람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무시하는 행동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수치다.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우리는 크나큰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고 심지어 일본제품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우리민족은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었고 숱한 외침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평
2019-07-31 09:01우리 존재는 세상 속에 던져지는 것이나 다름없다. 험난한 길에서 혼자의 힘으로 걸어가야 한다. 그 길에서 삶은 끊임없이 흔들리고 마음도 아픈 날이 많다. 상처로 얼룩진 그 길에 친구라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것이 책이다. 고독하고 불안한 존재로 세상을 헤쳐 나가는데 책이 지팡이가 된다. 비록 그것이 간접적으로 얻은 경험이라도 일상을 살아가는데 원동력이 된다. 지금은 시간의 변화 속도가 빠르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정보도 수시로 한계가 온다. 사회는 더욱 복잡해지고, 물질만능주의도 극심해진다. 소셜네크워크 사회로 가치관의 혼란과 그에 따른 부작용이 심하다. 그에 따라 우리 사회는 반목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 많이 가진 사람이나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만이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도 이념 논쟁에 뛰어든다. 이런 사회에 살아가는 데는 자신만의 철학이 필요하다. 철학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자기 생각이다. 인지적 과정에서 체계적으로 만들어진 자기만의 생각이 철학이다. 책을 읽으면 사고력이 켜켜이 쌓인다. 그리고 복잡 다양한 사회에 대처하는 문제 해결력이 키워진다. 이것이 고등 사고력을 기반으로 하는 창의적이고 개성적인 철학이다. 철학이 있는 사람은 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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