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한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 본회의 상정 처리를 앞두고 있다. 한국교총이 지난 20년간 줄기차게 요구해 온 이 법의 제정을 환영한다. 이 법은 중앙단위의 ‘학교안전공제중앙회’를 설립해 지역별로 들쑥날쑥한 보상기준을 전국적으로 통일시키고 종전 상호부조적 공제제도에서 사회보험 수준의 공적 보상체제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이 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학교안전사고에 대한 예방교육이 강화되고, 보상범위가 확대되고, 유치원생이 의무가입대상이 되며, 교원과 학부모에게도 보상 청구권이 주어지고, 간병급여 신설 등 급여종류가 확대되는 등 학교안전사고로 인한 보상체계에 큰 변화와 개선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 시행령 및 시행규칙 제정 등을 통해 보완돼야 할 사항들도 많이 남아 있다. 구체적인 보상비 산정방법 및 지급기준, 의무교육기관 학생의 공제료 국가 부담 등 법률에서 다루지 못한 부분이 보완돼야 한다. 무엇보다 교원의 직무수행 안정을 기하기 위한 실질적 보호대책이 제시돼야 한다. 그 동안 학교안전사고 처리과정을 지켜보면 피해 학부모 측에서 무작정 사고의 책임을 학교와 교사에게 전가하는…
2006-11-16 11:27지난 2일 이른 아침, 나는 과학기술부에서 지원하는 과학앰버서더 특강을 위해 강원도 영월군에 소재한 옥동초등학교 조제분교로 출발했다. 버스에서 내려 영월터미널에서 조금 기다리니 조제분교에서 나오신 장용구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장 선생님의 차를 타고 조제분교로 향했다. 산을 굽이굽이 돌아서 고씨동굴을 지나 분교로 향하는 길은 마치 영화 속 풍경 같았다. 조제분교는 1943년 인가되어 1948년 첫 졸업생을 낸 63년 전통의 학교지만 여느 시골마을처럼 학생들이 줄어들어 지금은 분교가 되었다. 이대로 학생이 늘지 않는다면 2009년에 폐교가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 작은 학교에는 선생님이 두 분 계시고, 학교에서 기능직으로 시설물을 관리하시는 기사님이 한 분 계신다. 학생은 아직 어린 막내 1학년 미선이, 한의사가 되겠다는 2학년 지연이와 3학년 승희, 그리고 축구선수가 되고자 하는 5학년 두현이, 의사가 꿈이라는 6학년 민정이와 경찰이 되겠다는 승명이 모두 6명이다. 가건물 식으로 지어진 교무실에 들어가서 선생님들과 잠시 담소를 나누다가 11시부터 학생들에게 태양에너지의 이용과 과학자의 길, 그리고 과학의 원리 등을 설명했다. 강
2006-11-13 09:28전국 단위 14개 교장단 대표와 한국교총, 전교조, 한교조 등 교원단체 대표 및 전국교육위원협의회 등으로 구성된 교육자치말살저지대책위원회가 삭발식을 단행하는 강한 반발 속에서 지난 7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표결로 통과되었다. 국회 교육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시·도교육위원회를 시·도의회 상임위로 통합하여 시·도의회 의원과 교육경력 또는 교육행정경력을 가진 교육의원으로 구성하되 교육의원이 과반수가 되도록 구성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교육계는 교육감·교육위원 주민직선제 도입에는 공감하지만 시·도교육위원회를 시·도의회로 통합하는 것은 “정치인들이 지방교육의 책임을 맡게 되어 학교교육은 정치적으로 오염될 수밖에 없으며 교육행정이 일반 행정에 예속돼 교육의 전문성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시·도교육위원회와 지방의회가 이원화돼 행정력 낭비가 있고 이를 시정하기 위해 지난 1년 여간 충분히 논의를 했기 때문에 금년 정기국회 내에 통과시킬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독립되어 있는 시·도교육위원회를 폐지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먼저 주민 직선에 의해 선출되는 시·도의원과 교육의원으로 시·도의
2006-11-13 09:27
왁자지껄하던 교실이 한바탕 파도가 지나간 듯 잔잔해진 뒤, 잠시 눈을 돌려 복도 쪽을 바라보니 부끄러운 듯 민희가 서있는 것이 아닌가. 민희는 지난 1학년 때 보살펴줬던 아이다. 민희는 부모님이 안 계시고 할머니와 초등학교 5학년에 다니는 언니와 함께 살고 있다. 할머니가 파출부 일을 다니시는데 그나마 연세가 많으시고 자주 편찮으셔서 일을 못 나가시는 날이 많다고 했다. "웬일이니, 민희야? 어서 들어와." 나는 민희의 손을 잡고 곁에 앉혔다. "선생님이 보고 싶어서요." 어느 날 민희의 그림일기장에서 “선생님이 주신 예쁜 옷을 받고 잠이 오지 않아 만져보고 입어보고 몇 번을 하다 너무 아까워서 머리 위에 올려놓고 잠을 잤다. 선생님이 우리 엄마였으면 좋겠다”는 글을 보게 되었다. "선생님 사랑해요" 하며 하트모양과 함께 예쁘게 그려진 그림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민희야, 할머니 건강은 좀 어떠시니? 언니도 잘 지내지? 일기도 잘 쓰고 있니?" 이것저것 얘기 나누다가 꼭 안아주었더니 민희는 내 품에서 눈물을 흘렸다. 나도 눈물이 흘러나왔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예의 바르고 착하고 곧게 자라는 민희가 대견스러우면서도 못내 미안하기도 했
2006-11-13 09:22교육자치제가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 작전을 방불케 하는 기밀유지 속에 7일 국회 교육위는 현행 교육위원회를 지방의회의 상임위원회로 흡수 통합하는 내용의 ‘지방교육자치에관한개정법률안’을 전격 통과시켰다. 불완전하나마 시행 17년째를 맞으며 교육사의 새로운 장을 열고 교육발전에 기여해온 교육자치제를 5.16군사혁명이후 또 한 번 퇴행기로 몰아넣는 순간이다. 시장논리와 정치의 논리에 경도된 일부 비교육전문가 정치인들의 아집과 횡포로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이 크게 훼손될 전망이다. 교총 등 범교육계가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긴급기자회견과 의원면담과 항의활동, 삭발식까지 단행하는 등의 저지활동도 허사가 되고 말았다. 통합으로 인해 주민의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시도지사와 지방의원의 정치활동은 자연히 교육에 대한 개입과 통제권의 강화로 나타날 것이다. 교육의원의 의정활동이 청탁이나 협상 등으로 오염될 것이며 교육의원 스스로도 비례대표 등 차기를 보장받기 위해 교육적 신념을 저버리고 협조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통합은 또 지방자치의 원리에 입각한 독립적인 인사권과 정원관리권의 요구로 이어지면서 교원지방직화 논의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에
2006-11-09 16:59최근 들어 우리 국민들의 교육수요가 고급화되고 있다. 그래서 학교를 새로 지을 때 50년 뒤를 내다보며 고급 아파트 수준으로, 혹은 더 나은 자재를 사용하고 시설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들어가는 예산에 비해 그 효과가 잘 드러나지 않는 교사 1인당 학생수나 학급당 학생수, 그리고 교사 1인당 수업시수 등을 개선하는 데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렇지만 학부모들은 많은 돈을 내며 보내는 학원에서 강사들이 학생들을 돌보는 수준을 염두에 두며 계속 학교 교육을 비판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교사가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최대한 고려하고, 학생들의 인성지도를 위해서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개인의 적성을 파악하고 발굴해 계발시키는 진로지도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초등교 현실을 들여다보면 학급당 35명을 초과하는 과밀학급이 전국적으로 초등교 31.3%, 중학교 27.2%, 고교 58.6%에 이른다. 초등교사의 경우 70% 이상이 주당 25~30시간 수업을 하고 있고, 30시간 이상 수업담당 교사도 10%에 이르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교사 1인당 사무직원수도 OECD 국가에 비해 훨씬 낮아 교사들은 각종 공문 처리에 시달려 철저한 수업 준비에 어려움을 겪
2006-11-09 16:35직업은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성직이건 전문직이건 노동직이건 직위가 상승하고 보수가 올라가는 보람에 산다. 그 직업이 전문직이냐 아니냐는 경력이 쌓일수록 존중받느냐 아니면 푸대접 받느냐로 판가름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김대중 정부 때 무리한 고령교사 퇴출 정책으로 교직의 전문직적 위상과 함께 교권이 크게 추락했다. 참여정부가 뒤늦게나마 내년 9월부터 수석교사제를 도입키로 한 것은 교직의 전문직적 위상을 제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식정보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세계 각국은 교육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석교사제 도입, 고학력 취득 유도, 교․사대 수학기간 연장 등 교직의 전문성 제고를 교육개혁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지난 해 OECD 교육자문단도 우리나라에 수석교사제 도입을 권고한 바 있다. 이에 반해 김대중 정부는 경력과 전문성을 무시하는 교원정년 단축 정책을 감행했다. 국민들에게 경력이 쌓일수록 나이가 들수록 교원들은 무능해진다는 황당한 논리를 각인시켰다. 원래 전문직은 머리가 희어 질수록 존중받아야 한다. 김대중 정부는 교수 정년은 손도 못 대고 교사 정년만 칼질해 초․중등 교육의 전문성을 유린했다. 이러한 교원 무시, 전문성
2006-11-09 16:00교육부가 지난달 24일, 관련 규정을 개정하여 내년 1월 1일부터 해외 한국학교에 더 이상 교사를 파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해당 학교에서 필요 교원을 직접 선발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번 교육부의 조치는 사실상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하여 재외동포교육에 대한 정부의 의무와 책임을 저버리는 행위로, 재외 한국인의 교육을 포기하는 발상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외국 거주 한국인을 위한 재외한국학교와 재외한국교육원은 해외에서 고국과 똑같은 교육을 받음으로써 한국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살리고, 자라나는 후손들에게 한국인의 정체성과 문화를 심어주는 중요하고도 유일한 교육기관이다. 따라서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좋은 선생님을 선발·파견하여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이런 상황에서 더 많은 교사를 파견하지는 못할 망정 해오던 파견마저 포기하고, 학교의 자율성이라는 이름하에 교사 선발의 책임을 해당 학교에 맡긴 것은 재외한국학교의 중요성을 국가 스스로가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더구나 글로벌 시대를 맞아 세계 나라와의 교류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자신의 실력 증진은 물론 외국문화의 체험과 이해를 통한 양국간의 우호증진과 교육을 위해서도 교사의 해
2006-11-04 09:23그동안 교대생들이 우려하던 것이 현실로 드러났다. 2007학년도 초등교사 임용예정인원이 2006학년도에 비해 2,500여명이나 감축되어 교대졸업생들의 심각한 불안과 반발을 초래하고 있다. 발표가 늦어져 대체로 예년수준을 예상하고 있던 교대생들은 갑작스런 정원감축에 모두가 당황하고 있으며, 부산교대의 경우 4학년을 중심으로 수업거부 및 임용고사 거부에 들어갔다고 한다. 시험일을 20여일 앞 둔 시점에서야 임용인원이 발표되어 임용고사 준비생들이 전혀 마음의 대비를 할 수 없었으며, 이처럼 중차대한 수급인원은 중장기 수급계획에 의해 예견이 가능토록 해주어야 하나, 갑작스런 정원감축으로 교대생들을 당황하게 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교원수급은 여러 가지 변인들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중장기 계획이 수립되었다 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나 이번의 발표는 너무나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제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행정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인데 교육부는 아직도 공급자 위주의 편의주의적이고 시대착오적인 행정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되었다. 또한 이번 정원발표는 교육여건의 심각한 악화를 우려하게 한다는 점이다. 7.20 교육여건 개선사
2006-11-02 09:389월초 교육부가 교육현장의 요구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 입장을 밝혀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시도 교육감들의 행보가 주목을 끌고 있다. 16일 개최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안정적 재정확보를 위해 보통교부금을 내국세 총액의 21%까지 상향해 줄 것과 8.31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적용하고 있는 ‘기반시설부담금에관한법률’의 개정을 교육부와 관계당국에 제기했다. 교육부가 밝힌 20.0% 확보방안에 비하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라 할 수 있다. ‘기반시설부담금’은 금년 7월12일부터 건축연면적 200㎡를 초과하는 건축행위에 대해 부과하게 되며, 배분비율은 국가에 100분의 30이, 지방자치단체에 100분의 70이 각각 귀속하게 되어, 학교(초·중·고), 도로, 공원, 상하수도, 폐기물처리시설 등의 시설, 설비의 설치 및 확충예산으로 투입된다. 그러나 이들 부담금에 대한 기반시설 부문별 배분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은 만큼, 안정적인 교육재정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아예 100분의 50의 배분율을 법률로 명시하자는 것이다. 차제에 재건축으로 인한 초과이익의 50%까지 환수토록 하는 제도도 환수액의 일정비율을 주민의 최대 관심사인 교육부문의…
2006-10-26 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