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17번째 광역자치단체로 출범한 세종특별자치시. 행정‧문화‧자연‧교통‧관광 등 인프라가 고루 갖춰진 활력 넘치는 도시다. 중앙행정기관과 소속기관, 정부 출연 연구 기관이 대거 둥지를 틀고 있으며 대통령기록관, 국립세종도서관 같은 건축물은 독특한 양식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세종시의 전신 연기군은 일찍이 백제부흥운동이 활발히 일어났던 곳이다. 새 도시가 들어선 것도 어쩌면 이곳의 예사롭지 않은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세종은 물이 풍부하다. 금강은 세종시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젖줄이다. 도시 한복판에 조성된 세종호수공원은 금강을 끌어와 만든 인공호수로 세종시민들뿐만 아니라 외지인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축구장 62개를 합친 규모의 호수공원은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크다. 호수를 따라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잘 만들어져 있으며 중심에 있는 수상무대섬은 금강의 물결이 만든 조약돌을 형상화했다. 곳곳에 있는 축제섬, 물놀이섬, 물꽃섬, 습지섬 등도 눈길을 끈다. 속속 들어서는 아파트단지와 건물들은 호수와 어우러져 제 나름의 특색으로 스카이라인을 이루고 있다. 행정타운 중심에 자리한 밀마루 전망대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종시의 모습…
2019-09-24 13:55융합의 가치 체현하며 예술의 국가‧장르 경계 넘나들어 ‘패왕별희’ 창작하고 중국무용의 현대화, 동양무용 창출 헤밍웨이, 채플린, 피카소 등 유명 인사들도 공연 관람 [이길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대중문화를 포함한 한국과 관련된 것들이 대한민국 이외의 나라에서 인기를 얻는 현상, 지금은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 ‘한류’다. 싸이의 노래와 춤이 에펠탑 광장을 뒤흔들고 한국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 프랑스 바닷가 작은 학교 라로셸대학의 한국어 전공에는 정원의 10배가 넘는 지원자가 몰린다. 미국 뉴욕의 맨해튼에는 한국어를 필수로 하고 한국식으로 교육하는 학교가 세워져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우리 역사에서 한류는 갑자기 시작된 것인가? 욘사마, 이영애, 싸이, BTS 이전에 누군가 있었을까? 이미 식민지 시대에 그런 인물이 있었다. 바로 무용가 최승희다. 그녀는 지금의 한류에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외국에 전파한, 그래서 세계적 명성을 얻었던 유일한 인물이었다. 우리에게는 그저 ‘서구식 현대적 기법의 춤을 창작하고 공연한 최초의 한국인’, ‘해방 이전의 조선무용계를 주도했던 인물’, ‘해방 이후 북한에서 살다가 숙청을 당한 불운의 예술인’ 정
2019-09-19 17:05클래식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 ‘피어나다’라는 주제로 올해 첫 발을 떼는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은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김영욱,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첼로 수석 노버트 앙어, ARD 콩쿠르 우승자 비올리스트 디양 메이, 전(前) 에벤 콰르텟 멤버 비올리스트 아드리앙 브와소까지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선보이는 실내악의 정수를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자리. 예술감독은 브람스 국제 콩쿠르(2015), 루빈슈타인 국제 콩쿠르(2018) 입상자 첼리스트 박유신이 맡는다. 10.25 | 금호아트홀 연세 10.27 |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뮤지컬 세종, 1446 왕좌를 물려받을 운명이 아니었던 세자 충녕은 왕위를 물려받게 되면서 정치 싸움에 휘말리고, 시력까지 잃어가지만 자신의 사명이라고 생각하는 단 하나의 일만큼은 포기하지 않는다. 바로 한글 창제다. 뮤지컬 세종, 1446은 바로 조선 최고 성군이라 불리는 세종의 인간적인 고뇌와 아픔을 다룬 작품. 지난해도 세종 역을 맡았던 정상윤과 박유덕이 다시 한 번 세종 역을 맡는다. 10.3-12.1 |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2019 미술주간 일상에서 가깝게 미술을 즐길 수 있는 기간인 ‘미술주간’이 개최된다.…
2019-09-10 09:21[김은아 공연전문매거진 ‘시어터플러스’ 에디터]‘클래식은 영원하다’는 말이 선명하게 와 닿을 때가 있다. 고흐의 그림에서 현란한 디지털 영상이 담아내지 못하는 찬란함을 느끼고, 어떤 슬픈 발라드 음악보다 슈베르트의 음악이 마음을 울릴 때처럼. 고전 서적들 또한 몇 백여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2019년의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는 통찰을 담고 있기도 하다. 이번 달에는 세상에 빛을 본지 짧게는 200년, 길게는 400년이 지난 작품들을 색다른 방식으로 재탄생시킴으로써, 그 안에 담겨 있는 사랑을 더욱 분명하게 되살려낸 두 편의 연극을 소개한다. 연극 RJ 비극적인 사랑의 대명사이자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큰 사랑을 받으며 4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없이 변주되고 각색돼온 로미오와 줄리엣. 연극 RJ는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으로 이 고전에 접근한다. 연극의 배경은 원작과 달리 중세도, 이탈리아의 도시 베로나도 아니다. 현대의 어느 가톨릭 남학교다. 엄격한 규율로 학생들의 일상은 물론 감정까지 통제하는 이곳에서 네 명의 학생이 밤마다 몰래 침대를 빠져나와 로미오와 줄리엣을 읽어나간다. 호기심으로 놀이처럼 시작했던 이 낭독에 네 명의 학
2019-09-10 09:18풍요로운 추석이 어느덧 코앞으로 다가왔다. 귀향길 장거리 운전과 가사노동 등 신체적인 피로가 누적되면 허리통증이 찾아오기 쉽다. 가족들과 둘러앉아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으며 오순도순 대화하는 건강한 추석명절을 위해서는 건강한 허리도 뒷받침 돼야 하는 법. 건강한 허리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복부의 중심, 코어의 힘이 필요하다. 이번 호에서는 의자를 활용해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복부 탄력 및 척추강화를 위한 필라테스 운동을 소개한다. 1복부크런치사이클 1. 의자 끝에 엉덩이를 걸터앉아 양손으로 엉덩이 양옆의 의자를 잡는다. 2. 등받이 쪽으로 허리를 비스듬히 기댄 후 두 다리를 서로 꼭 붙이고 길게 뻗는다. 3. 마시는 숨에 준비하고 내쉬는 숨에 두 다리를 가슴 쪽으로 끌어 올린다. 4. 마시는 숨에 다리를 다시 뻗고 호흡을 내쉬면서 다리를 올리는 동작을 반복한다. 15번씩 3세트 반복한다. 5. 다리를 허공에 들어 올린채로 자전거를 타듯이 두 다리를 번갈아가면서 돌려준다. 6. 마시는 숨에 다리를 한 번 씩 돌리고 내쉬는 숨에 다리를 한 번 씩 교차로 돌린다. 마시는 숨에 다리 두 번, 내쉬는 숨에 다리 두 번이 한 셋트로 총 10번 반복하고…
2019-09-03 11:11300년 전 일본에 맞서 독도를 지켜낸 조선 백성 안용복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역사소설 ‘강치’가 출간됐다. 강치는 독도 가제바위에 수만 마리가 살았으나 일본인들에 의해 무참히 포획된 끝에, 끝내 멸종돼버린 바다사자이기도 하다. 오늘날 독도 문제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안용복은 숙종 때인 1693년과 1696년 두 차례 일본으로 건너가 에도 막부로부터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땅임을 확인받았던 인물이다. 하지만 일본과 담판을 짓고 돌아와 국법을 어긴 죄로 귀양을 간 후 그가 어떻게 살았고 또 어떻게 죽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그는 관료도 장수도 아닌 천민이었다. 하지만 그가 일본에 소송을 걸겠다고 항변했던 그 흔적 때문에 독도는 현재까지 우리의 영토로 남아 있다. 파도를 넘어 일본과 싸우며 울릉도와 독도를 지켜냈던 조선 백성 안용복의 고난과 사투, 모험에 관한 생생한 기록을 밀도 있게 담아낸 이 감동 스토리는 영화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쓰여진 작품답게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인물들과 영화 같은 역동적인 장면들로 채워져 있다. 작가가 되살려낸 인물들은 역사적 사실이라는 뼈대 위에 소설적 상상력으로 살점이 붙어 생생한…
2019-08-21 15:23금리인하요구권. 문자 그대로 대출을 받은 사람이 은행 등에 금리를 인하 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 이미 2002년부터 도입된 제도이지만 금융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행정지도를 통해 여신거래기본약관에 금리인하요구권을 추가했지만 표준약관의 채택여부는 업계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사항으로 도입이 의무적이지도 않았고 도입한 은행도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약관에 관련 내용이 있다고 하더라도 금융소비자들이 약관을 모두 읽는 경우가 드물뿐더러 어려운 용어 등이 많아 상세하게 모두 이해하지도 못하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이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으면 금융소비자들이 이를 알기가 쉽지 않다. 한국소비자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금융소비자 10명 중 6명 이상인 61.5%가 금리인하요구 제도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6년 금리인하요구권으로 인한 절감액이 3년간 총 1조8000억 원이었다는 자료를 내고 “우리나라 전체 국민의 60% 이상이 매년 한 번 이상 신용등급이 바뀌는데, 자신의 개선된 신용상황에 대해 은행에 어필하는 소비자는 거의 드물다”면서 “은행은 대출연체 등 부정적인 정보는 고객에게 통보 없…
2019-08-13 09:54요즘 집을 나서면 진녹색 물결이 자욱하다. 기후 변화 때문인지 벌써 가을을 알리는 능소화며 코스모스도 볼 수 있다. 계절을 잊은 자연이 마냥 곱게 보이지 않는 건 왜일까. 여름은 여름답고 가을은 가을다워야 하는 법이다. 어쨌거나 여름이 절정인 8월, 죽향(竹香)의 고장 담양으로 간다. 일찍이 가사문학을 꽃피운 고장으로 오랜 세월 그 지조와 향기를 후세에 전해주고 있다. 담양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면앙정, 송강정, 명옥헌, 소쇄원, 환벽당, 취가정, 식영정 같은 정자들은 선비들이 자연을 벗 삼아 시문을 짓고 학문을 논하던 곳으로 하나같이 아름다운 경치를 품고 있다. 담양 여행은 빠른 걸음보다 천천히 느리게 둘러보는 게 좋다. 담양이 슬로시티(slow city)로 지정된 이유이기도 하다. 여유, 멋, 운치에 반하다 담양 여행은 소쇄원에서 시작한다. 지실마을 언덕배기에 아담하게 들어선, 마당이 딸린 집과 정자는 멋의 결정체이다. 입구부터 훤칠하게 솟은 대나무들이 길동무가 돼 주는데 이따금 바람이라도 불면 댓잎 스치는 소리가 청량하게 다가온다. 소쇄원을 창건한 양산보는 스승인 정암 조광조가 기묘사화로 귀양을 가게 되자 처가에서 가까운 이곳에 집이 딸린 정…
2019-08-05 10:07[김은아 공연전문매거진 ‘시어터플러스’ 에디터]학창시절 “난 내 세상은 내가 스스로 만들 거야, 똑같은 삶을 강요하지마”라는 노래를 들으며 반항심을 불태우고, “지치고 힘들 때 내게 기대, 언제나 네 곁에 서 있을게”라는 가사에 마음을 기대며,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라는 구절에 눈물을 흘려본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안다. 때로는 곁에 있는 사람보다 노래 한 구절이 자신의 마음을 더 잘 알아준다는 것을. 이는 지친 마음을 더 깊이 위로해준다는 것을. 음악이 가진 힘은 이처럼 대단하다. 3~4분 길이의 곡이 이 정도이니, 3시간 여에 달하는 뮤지컬이야 말해 무엇 할까. 7월에는 관객의 마음에 용기를 불어넣거나 따뜻함을 더하는 훈훈한 공연들을 소개한다. 특별한 ‘나’를 발견하는 시간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은 한 사람의 선생님, ‘듀이 핀’이 일으키는 거대한 혁명에 대한 이야기다. 그의 열정은 반 아이들은 물론 그들의 가족과 학교, 나아가서는 지역사회를 바꾸어놓는다. 그렇지만 그를 본받겠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접어두시길. 그의 열정은 교육이 아닌 락을 향한 것이며, 사실 애초에 그는 교사 자격증이 없는 불량 선생님이니. 락밴드에서 잘리고 생계가
2019-07-23 09:21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초연 당시 1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가 5년 만에 돌아온다. 엘리자벳 레베카를 탄생시킨 미하엘 쿤체‧실베스터 르베이 콤비가 의기투합한 이 작품은 왕비였으나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한 마리 앙투아네트와 혁명을 이끄는 마그리드 아르노의 삶을 통해 정의와 진실에 대해 묻는다. 배우 김소현, 김소향과 장은아, 김연지가 각각 마리 앙투아네트와 마그리드 아르노를 맡는다. 8.24-11.17 | 디큐브아트센터 연극 미저리 배우 김상중의 18년만의 연극 복귀작, 황인뢰 드라마 PD의 연출 등으로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연극 미저리가 한층 더 강해진 스릴러로 돌아온다. 이번 공연은 긴장감과 속도감을 더해 여름밤에 어울리는 스릴러만의 서늘한 묘미를 선사할 예정. 초연 멤버인 김상중, 길해연, 고인배와 더불어 안재욱, 김성령, 손정은이 각각 폴 셸던, 애니 윌크스, 보안관 버스터 역을 맡아 새롭게 합류한다. 7.13-9.15 |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전시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 전시장은 마치 ‘위트 있는 클래식’을 상징하는 디자이너 폴 스미스의 작업실을 한국으로 옮겨온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준다. 1500개가 넘는
2019-07-23 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