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論語) 위정편 (爲政篇)에 보면 “學而不思則罔(학이불사즉망)하고 思而不學則殆(사이불학즉태)니라” 라는 말이 나온다. 이 말의 뜻은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무망(誣罔)하게 되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하게 된다”는 것이다. 중국 최초의 학자이며 교육자이기도 한 공자께서 하신 이 말씀 속에 핵심 되는 두 한자(漢字)가 있음을 보게 된다. 그것은 ‘學’과 ‘思’다. ‘배우기’와 ‘생각하기’다. 배우기와 생각하기의 연관성에 대한 말씀이다. 배우기와 생각하기는 따로 놀아서는 안 된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 배우기와 생각하기가 균형을 이루어야 함을 말해 준다. 배우기와 생각하기의 조화를 이루어야 함을 강조한다. 배우기만 해도 안 되고 생각만 해도 안 된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배우기에 치우쳐도 안 되고 생각하기에 치우쳐도 안 됨을 일깨워준다. 생각 없이 배움도 안 된다. 생각 없이 배우기만 하면 어떻게 되나? 망(罔)하게 된다고 하셨다. 罔은 어떤 뜻을 가지고 있나? 罔은 우선 ‘그물’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고기가 그물에 걸리면 더 이상 나아갈 수 없고 새가 그물에 걸리면 더 이상 날아갈 수 없듯이 배우기만 하고 생각을 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진전
2009-01-28 12:4282세 된 노모가 아파트 단지에서 재활용 물품을 주우며 하루 2,3천원 벌이를 하다가 눈을 다쳐 “아들 말 안 들어 벌 받았어, 미안해”하는 모 교육장(61)의'어머니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라는 글이 가슴을 저리게 한다. 우리들의 어머니 세대, 부지런함과 절약, 검소한 생활이 몸에 배어 있다. 그 분들은 낭비를 모른다. 설을 맞아 그 많은 음식 준비를 혼자서 해내시는 것을 보면 위대하기까지 하다. 참으로 존경스럽다. 우리 어머니의 삶은 무한한 인내로 점철되었다. 삶의 고통을 고통으로 여기지 않고 즐거움과 행복으로 승화시키는 지혜를 가지셨다. 자식에 대한 사랑과 헌신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누구에게나 어머니가 있다. 아마도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어머니 아닐까? 돌아가신 후에도 그 분의 가르침은 자식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다. 필자의 어머니는 돌아가신 지 10여년이 넘었다. 지금도 후회되는 것 하나는 자식들이 모시지 않고 노년을 혼자 사시게 한 것. 핑계인지 몰라도 자식들은 모실 수가 없었다. 자식들을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다고 한사코 거부를 하셨기에. 총각시절 결혼을 하면서 같은 집에 눌러 앉고자 하니 “내가 왜 막내랑 사니? 빨리 셋방
2009-01-25 11:45세월이 나를 기다려 주면 얼마나 좋을까? 어떤 때는 시간을 꼭 붙들어놓고 싶을 때가 있다. 그렇지만 시간은 너무나 매정하다. 뒤로 돌아보지도 않는다. 대꾸도 하지 않는다. 자기대로 간다. 꾸준하게 간다. 일정하게 지나간다. 아무리 손짓해도 돌아보지 않는다. 젊으면 젊을수록 시간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남는 것이 시간이라고 자랑한다. 오늘 지나가면 내일이 있다고 한다. 자고 나면 있는 게 시간이라고 한다. 시간을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간의 귀함을 느끼지 못한다. 시간이 좀 빨리 지나갔으면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시간을 붙들고 싶은 심정이다. 시간의 귀함을 느낀다. 금보다 귀한 시간이라고 하면서 힘차게 붙들어보지만 힘이 버거워 포기하고 만다. ‘내가 이렇게 늙었나, 내 머리가 왜 이리 희어졌나? 내가 왜 이리 힘이 없어졌나? 내가 왜 의욕이 사라졌나 ’하면서 한탄만 한다. 특히 배움에 시간을 투자하지 못한 사람일수록 더욱 시간의 지나갔음을 아쉬워한다. 젊었을 때의 시간을 잘 사용하지 못했음을 후회한다. 다시 젊음이 주어진다면 시간을 쪼개가면서 열심히 공부해보겠다고 한다. 다시 젊음으로 돌아간다면 주어진 시간을 늘여가면서 면학(勉學)에 힘써보겠
2009-01-23 08:28새로 맡은 아이들을 가르쳐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무엇보다 아이들의 신상파악이 선행되어야 했다. 아이들 또한 새로운 담임인 나에 대해 잘 모르는 터라 매번 대할 때마다 어색함마저 감돌았다. 담임을 맡은 지 며칠이 지났지만 고작 해야 아이들의 이름과 가족관계를 아는 것이 전부였다. 나름대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상담하고 있으나 깊이가 없었다. 늘 그랬듯이 3학년이기에 대부분 상담내용은 대학입시와 관련된 것일 뿐, 개개인의 사소한 고민을 들어줄 시간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이메일을 통한 상담이었다. 그래서 1월 초 아이들에게 내 생각을 이야기했다. 새로운 담임인 내게 하고픈 이야기나 고민이 있으면 언제든지 메일을 보내라며 이메일 주소를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보낸 메일에 대한 답을 꼭 주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자칫 스팸 메일로 분류될 수 있다는 생각에 보낼 때는 반드시 제목을“누구 없소?”로 하라고 당부하였다. 그 이후 시간이 날 때마다 메일을 확인해 보았으나 아이들에게서 온 메일이 없었다. 내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동안 그 일을 잊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저녁, 식사를 하고 난 뒤 자율학습 시작까지의 시간이 남아 교무실에서 인
2009-01-22 18:22명심보감 훈자편에 “지락(至樂)은 막여독서(莫如讀書)요 지요(至要)는 막여교자(莫如敎子)니라.”라는 말이 나온다. “지극한 즐거움은 책을 읽는 것과 같은 것이 없고, 지극히 중요한 것은 자녀를 가르치는 것과 같은 것이 없느니라.”는 뜻이다. 한문에서 莫如(막여)는 최상급의 비교 의미를 나타낸다. 莫如讀書는 ‘독서만 같은 것이 없다’로 독서가 최고란 뜻이고 莫如敎子는 ‘자식을 가르치는 것이 최고다’라는 뜻이다. 독서가 최고이고 자식을 가르치는 것이 최고이다. 자식 입장에서 보면 책을 읽는 것이 최고이고 부모 입장에서 보면 자식을 가르치는 것이 최고이다. 자식이 책을 읽고, 글을 배우는 것이 최고요, 최상이요, 최선이라는 뜻이 된다.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자식의 책 읽는 소리가 나면 그게 가장 큰 즐거움이 되고 자식이 글을 배우는 것을 보는 것이 가장 긴요한 일이 되는 것이다. 자식의 입장에서 보면 스스로 책을 읽음에서 가장 큰 즐거움을 찾아야 하고 스스로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임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너의 지락(至樂)이 무엇인고?” 하고 물으면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나의 가장 큰 즐거움은 오락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고, 어떤 이는 나의
2009-01-22 09:29우리가 흔히 말하고 듣는 단어 중에 '법대로 하라', '법치주의를 실천하자'는 말이 있다. 법치주의란 국민의 의사를 대표하는 국회에서 만든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국가나 권력자가 국민의 자유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법치주의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형식적 법치주의(시민적 법치국가)는 봉건적 속박으로부터의 정치경제적 해방을 목표로 한 근대시민혁명을 경험하지 못한 독일에서 발전한 이론이다. 독일의 경우 자유와 권리의 보장체계로서 발전한 법치주의가 법실증주의의 영향에 의하여 국가작용의 형식적 성격을 의미하는 것, 특히 행정과 법률의 관계로 협소화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극단적으로는 법률에 의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법률국가로 변질되기에 이르렀으며, 법률을 도구로 한 합법적 지배(법률에 의한 불법), 즉 나치즘으로 나타났음은 역사가 증명한다. 나치가 집권하던 1933년에 베를린의 제국의회 의사당에 불이 나자, 네덜란드 공산주의자가 방화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그러자 히틀러는 곧바로 대통령에게 공산주의 혁명의 위협을 막아야 한다며 비상통치권을 요구했다. 그 이후 나치즘의 활개와 독재로 벌어진 역사의 비극은 모두 알 것이다.
2009-01-21 13:25사서삼경의 하나인 중용(中庸)에도 배움에 대한 말씀이 있다. “박학지(博學之·널리 배우고)하며, 심문지(審問之·자세히 묻고)하며, 신사지(愼思之·깊이 생각하고)하며, 명변지(明辨之·독행지(篤行之·돈독히 행하느니라)”라는 말씀이다. 이 말씀 속에는 학문하는 단계가 나와 있고 학문하는 방법이 나와 있음을 보게 된다. 학문하는 단계는 다섯 가지이다. 첫째가 學(학)이고, 둘째가 問(문)이며 셋째가 思(사)이고 넷째가 辨(변)이고 다섯째가 行(행)이다. 즉 학문하는 단계는 ‘배우기-묻기-생각하기-분별하기-실천하기’의 단계이다. 배우는 자는 언제나 이 다섯 가지의 과정을 거치면서 배우도록 하고 있다. 먼저 배우고, 배우면서 모르는 것 나오면 묻고, 배우고 터득한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배우면서 옳은지 그른지 판단해 보고, 배운 것을 행동으로 옮겨보는 것의 과정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이 과정을 잘 거치고 있다면 배움이 제대로 된다고 말할 수 있다. 또 이 문장 속에는 어떻게 배울 것인가에 대한 방법이 잘 나와 있다. 배우되 ‘널리’ 배우라고 하셨다. 博學之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학생시절 배울 때는 스스로 배움에 한계를 두어서는 안 될 것 같다. 두루 많이 배워야…
2009-01-21 13:25누구나 아는 우리나라를 너무 사랑한 김구 선생은 하늘나라에서도 옥황상제와 내기 바둑까지 두면서 아인슈타인, 에디슨, 퀴리부인을 한국에 다시 태어나게 해달고 소원을 빌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30여 년이 흐른 뒤 아인슈타인은 수학과 물리학은 잘하지만 나머지를 못해 계속 대학을 떨어져 입시학원을 전전하고 에디슨은 발명은 많이 했지만 특허 내기가 어려워 골방에 갇혀 계속 법전만을 뒤적이고 있고 끝으로 똑똑한 퀴리부인 마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취직을 못해 빈둥대며 놀고 있었다. 다소 과장된 이야기지만 서울대 문용린 교수는 각자의 창의성을 발휘하기 힘든 우리나라의 현실을 이렇게 꼬집고 있다. 지난해 미국 뉴욕의 심장부인 맨해튼에서 독도수호 게릴라성 캠페인을 벌여 화제가 됐던 이제석씨는 국내 대학시절 수많은 광고전에 응모했지만 트랜드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단 한 개의 상도 받지 못하다가 홀연 미국으로 건너가 2007년 한 해 동안 국제 광고전에서 무려 29개의 메달을 거머쥐며 세계적인 광고 디자이너가 되었다. 또한 혹자는 빌게이츠가 만약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결코 지금의 빌게이츠가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과연 이렇게 우리 사회에서 창의성을 가로막는 것들
2009-01-20 10:56명심보감 훈자편에 “賓客不來(빈객불래)면 門戶俗(문호속)하고 時書無敎(시서무교)면 子孫愚(자손우)니라”라는 말이 나온다. “손님이 오지 않으면 가문(門戶)이 속되고 시서를 가르치지 않으면 자손이 어리석게 된다”는 뜻이다. 위의 문장을 유심히 살펴보면 여기에 나오는 전자와 후자는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자와 후자는 대구로 되어 있고 호응이 될 뿐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서로 연관이 있음을 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앞의 “賓客不來(빈객불래)면 門戶俗(문호속)하라”는 뒷문장 “時書無敎(시서무교)면 子孫愚(자손우)니라”라는 문장과 연관 지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면 여기서 손님은 어떤 손님을 말할까? 그냥 지나가는 손님을 말할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손님을 그런 손님을 가르키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손님은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 집안에 학문을 가르칠 만한 스승이 있기에 그 스승에게 한 수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분을 가르키는 것이다. 고귀한 집안에 찾아드는 손님은 할 일이 없어 수다나 떨기 위해 오는 손님이 아니다. 남의 험담이나 하고 시간이나 보내기 위해 오는 손님이 아니다. 없어서 구걸하기 위해 손을 벌
2009-01-20 10:55얼마 전 동문 선배님들 교장 모임에서다. 교육장 시절 리포터와 인터뷰도 하고 칼럼도 쓰시고 후배들을 잘 이끌어 주시는 친근한 선배 한 분이 필자를 소개한다. “아마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까는 교장입니다. 하하하. 글을 얼마나 날카롭게 쓰는지….” 소개한 분이 스스럼없기에 웃으며 인사를 드리면서 내면에선 내 자신의 부족함에얼굴이 붉어진다. 리포터 활동 좀 한다고, 그 잘난 칼럼 조금 쓴다고 어깨에 힘 준 것은 아닌지 반성을 해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솔직히 속마음을 보여주신 그 선배님이 고마운 것이다. 리포터 활동을 하면서 글 소재의 대상을 찾을 때 가능하면 교육의 밝은 면, 긍정적인 면, 아름다운 것을 찾고자 애쓴다. 통계를 내보면 아마도 80-90%가 좋은 기사다. 그러나 좋은 기사만 쓸 수 없다. 10-20%는 비판적인 기사다. 칼럼에 비판이 빠지면 죽은 글이다. 교육의 문제점을 찾아 분석,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 얼마나 건설적인 일인가? 그러나 필자의 글을 읽은 사람들은 긍정적인 기사는 별로 기억하지 못한다. 가끔 가다 쓰는 예리한 기사를 기억하고 필자의 인간성까지 자의적으로 판단한다. 글 쓰는 사람의 속마음을 독자들이 읽기
2009-01-19 1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