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12일) 출근하자마자, 3학년 한 여학생이 급히 나를 찾았다. 그런데 찾아온 여학생의 표정이 마치 큰일이라도 생긴 듯 많이 상기되어 보였다."○○아, 아침 일찍 웬일이니?”“선생님, 아무리 생각해도 수시모집 떨어진 것 같아요.”수시모집 접수 기간(9.11~9.15) 하루가 지났는데 떨어졌다며 호들갑 떠는 그 여학생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다. 사실 매년 원서접수 마감 전에 떨어졌다고 말하는 아이들 대부분이 원서접수 실수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 아이 또한 그중 한 명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아, 원서접수 실수해서 그런 거지?”내 물음에 그 아이는 더욱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선생님, 그게 아니라 경쟁률이 너무 높아요. 2명 뽑는데 20명 이상이 지원했어요.”이제야 그 아이가 아침 일찍 부리나케 나를 찾아온 이유를 알게 되었다. 하룻밤 사이에 올라간 경쟁률에 그 아이는 지레짐작 겁먹은 것이었다. 순간, 접수 마감일까지 아직 3일이나 남아있는 터라 분명 경쟁률이 더 올라 갈 텐데 녀석이 포기나 하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수요일 아침. 녀석이 똑같은 시간에 또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전날까지의 경쟁률을 알려주었다. 그런데 녀석은…
2017-09-14 15:59전형적인 가을날씨다. 하늘을 흠 하나 없다. 높고 푸르다. 공기는 맑고 상쾌하다. 깨끗한 동네를 보면서 감사하게 된다. 좋은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일까? 감사하는 선생님이다. 같은 환경과 조건 속에서도 감사를 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감사가 없고 불평이 있는 이가 있다. 특히 우리 선생님들은 우리가 가진 직업에 대해서 감사하는 마음을 철철 흘러 넘쳐야 할 것 같다. 어제 저녁 극한 직업이라는 프로를 봤다. 석청을 캐는 농부와 불개미를 잡는 이들의 활동을 보니 우리는 정말 감사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석청을 캐는 부부는 바위에만 석청이 있기에 줄을 타고 다니면서 석청을 캐고 있었어. 하루 종일 석청을 캐지 못하고 헛일을 하는 것도 봤다. 불평 없이 사는 선생님이다. 같은 조건 속에서 불평만 하고 힘들다고 하고 재미 없다 하고 더 좋은 직장을 마음 속에 그리곤 하는 이는 불평을 입에 담고 다니고 만다. 불개미를 잡는 이들은 고지대에만 사니 높은 산을 올라야 하고 불개미에 물려 죽는 경우도 있다는데 완전무장을 해서 불개미를 잡는 것을 보고서 불평 없이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나왔다. 즐겁게 사는 선생님이다. 석청을 캐지 못하고 산에 있는 버섯과 나물 종류
2017-09-13 10:06
나는 도시농부다. 도심 한 가운데에서 작은 텃밭을 일군다. 텃밭을 분양 받기 전에는 베란다에서 화분을 이용해 농작물을 가꾸었다. 초보 도시농부 기분을 맛볼 수 있지만 화분은 땅의 힘에 한계가 있어 식물의 수명은 짧다. 다행이 일월호수 둑 아래 일월공원 텃밭을 수원시로부터 분양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2년 간 본격적인 도시 농부가 된 것이다. 얼마 전에는 수원농협 경제사업장에서 배추 모종을 사 왔다. 배추 모종은 농부가 키워서 직접 파는 것이다. 배추 품종은 ‘추왕’. 모종 반 판에 4천원이다. 36포기를 주어야 하나 여유로 몇 포기를 더 잘라 준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때론 모판에 빈 모종이 생기기 때문이란다. 이게 바로 농심 아닌가 싶다. 덤이 인심이다. 딱 정해진 개수만 주었을 경우, 소비자의 불신을 고려한 것이다. 초보 농부이기에 배추 심는 방법을 물었다. 포기 당 40cm 간격으로 심어야 한다고 한다. 모종 이식 후에는 물을 충분히 주라고 조언한다. 작년의 경우, 가을배추를 심었으나 세 포기가 그만 시들고 말았다. 물주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는데 어찌 그렇게 되었는지 그 원인은 아직도 모른다. 내가 심은 배추, 잘 키우면 알이 꽉 찬 김장배추가 될
2017-09-12 10:21밤새도록 비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아침에도 가는 비가 내리고 있다. 가을을 재촉하는 비다. 선생님들은 날씨가 더워 수업하기가 힘든데 이번 비로 선선한 가을 날씨가 되어 기분 좋게 가을 날씨가 되어 즐거운 생활이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 좋은 선생님은 나 자신 때문에 한 사람이라도 행복해진다면 보람된 삶이 될 것이고 이런 선생님을 좋은 선생님이 된다. 우리 선생님에게는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 한두 명이 아니다. 수십 명, 수백 명이다. 이들에게 행복한 삶을 살게 해줄 수 있으니 선생님은 자신이 먼저 행복자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할 것 없이 언제나 내 주위에는 나의 사랑을 나눠줄 수 있는 이들로 가득 차 있으니 감사할 일이다. 반면에 나 한 사람 때문에 한 학생이라도 불행해진다면 그것은 학생에게만 불행을 가져다불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불행해진다. 그러기에 언제나 말과 행동을 조심하여 애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남기지 않도록 해야 할 것 같다. 좋은 선생님은 깨끗한 삶을 사는 것이다. 자신을 깨끗하게 하면 주위가 다 깨끗해진다. 자신의 고결한 인품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있다면 그 삶은 보람된 삶이 되고 그 선생님은 좋은 선생
2017-09-11 09:31주말! 토요일 아침! 평소와 달리 좀 늦게 학교에 도착하니 8시가 되었다. 창을 여니 맑고도 시원한 가을 바람이 나의 얼굴에 촉촉이 와 닿는다. 새롭게 만든 운동장 농구대가 나에게 미소를 보낸다. 마치 사람의 형상이라도 된 것처럼 하얀 색깔이 고운 여인의 피부를 연상하는 듯 더욱 이채로운 느낌마저 든다. 아무도 밟지 않는 아침의 운동장, 비둘기조차도 내려 앉지 않는다. 가을의 고요한 하늘과 상견회라도 하듯 침묵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나의 손을 잡고 있는 커피 잔에서는 그윽한 향기가 나의 코를 더욱 감질나게 한다. 바람은 더욱더 나의 온 몸을 어루만져 어제의 피로를 다 풀어내는 듯 안마를 계속해 준다. 고맙기도 하다. 내 눈은 먼 산을 쳐다보고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아내고 있다. 높은 산 봉우리에 위치한 학교라 그 누구도 찾아오는 이 드물다. 주변 아파트 사람이 아니면 특별하게 학교를 방문하는 이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공기도 좋고 주변의 고요함은 더욱 가을의 서기향을 느끼게 하는 것만 같다. 아홉 시부터 시작되는 웅비관 자기주도학습이 시간되기 전 1시간. 불현듯 한 편의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이 번개같이 떠올랐다. 빠르게 컴퓨터를 켜고 자판을 두드리기 시
2017-09-11 09:25가을을 재촉하는 가을비가 내리고 나니 날이 많이 선선해졌다. 선생님들이 한숨 돌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름다운 가을의 기운을 느끼면서 오늘도 즐겁게 학교생활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좋은 선생님은 한자(漢字)와 한문(漢文)을 즐기는 선생님이다. 우리는 동양권이다. 한문을 가까이 하는 나라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한자를 모른다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나아가 한문을 모른다는 것은 더욱 아닌 것 같다. 옛날에는 그나마 교과서에 한글과 한자의 혼용의 글이 교과서에 실려서 그래도 한자의 익히게 되고 수업시간에 한문의 시간이 있어 한문이 그리 낯설지 않지만 지금은 한자를 찾아볼 수 없고 한문도 그렇다. 그래도 나름대로 한자를 익히고 한자로 된 문장(한문)을 공부하면 즐거움을 얻게 된다. 한자를 쓰고 한문을 쓰면 옛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힐까봐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신세대일수록 한자, 한문권의 나라에서 사용하지 못하면 아니 된다. 좋은 선생님은 음악을 즐기는 선생님이다. 음악이 나온다는 것은 마음에 평안이 깔려있다는 뜻이다. 마음이 불안하고 편안하지 못하면 음악이 나올 리가 없다. 입에서 음악이 나오는 것도 좋지만 음악을 듣는 것도 그만한 여
2017-09-07 16:05오늘은 아침부터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있다. 재촉을 안 해도 가을은 점잖게 찾아오건만 비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재촉하는 비를 전국에 뿌리고 있다. 아름다운 가을, 풍요로운 가을, 고상한 가을이 찾아오고 있으니 고마운 일이다. 좋은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일까? 학생들을 왕자, 공주로 여기는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선생님의 존재가치는 학생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학생이 없으면 선생님이 있을 이유가 없다. 학생이 없으면 학교가 있을 이유가 없다. 그러기에 학생들을 가장 최고의 자리에 앉혀 줄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내 마음에 들고 안 들고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모두가 나에게는 왕자는 공주다. 옥수수 한 알, 한 알이 왕자요 공주이듯이 학생들 한 명 한 명이 왕자요 공주다. 옥수수 껍질이 한 알 한 알을 잘 보호하기 위해 덮개 역할, 보호막 역할을 하듯이 우리 선생님도 옥수수 껍질처럼 보호하는 역할을 잘하는 선생님은 존경을 받을 수 있다. 배추의 겉잎도 마찬가지다. 배추의 속살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막 역할을 하듯이 우리 선생님도 학생들 보호막 역할을 잘하면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새들이 날개 아래 새끼를 모아 보호하듯이 우리 선생님들이 학생
2017-09-06 09:14수도권 소재 일부 대학의 성적우수 장학금 폐지에 따른 학생과 학부모의 찬반이 이만저만 아니다. 매 학기 성적우수 장학금을 받아 등록금을 대체했던 수도권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한 제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선생님, 저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 구해주세요.” “……” 매 학기 전화를 걸어 성적우수 장학금을 받았다며 자랑을 늘어놓았던 제자의 뜬금없는 말에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처음에는 제자의 말이 장난인 줄만 알았다. 가능하다면, 저녁 시간 시간제로 할 수 있는 일자리를 구해 달라고 제자는 요청했다. 잠시 뒤, 제자는 아침에 발표된 대학의 공지 사항(성적 장학금 폐지)을 자세히 말해 주었다. 그리고 대학의 불합리한 처사에 불만을 토로하기 위해 대학 측에 항의 전화까지 했다고 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학교 방침이 그러니 어쩔 수 없다는 답변뿐이었다고 하였다. 순간, 성적장학금을 받기 위해 불철주야(不撤晝夜) 열심히 공부해 온 제자가 받을 충격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제자는 학습 의욕이 사라졌다며 아직 일 년 이상 남은 비싼 등록금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걱정했다. 그간 등록금 걱정 없이 공부에만 매진한 제자에게 이번 대학의 성적장학금 폐지 결정
2017-09-06 09:13
우리 반에서 약간 부끄러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우리 담임선생님께서 학교 도서관을 담당하시고 계시기 때문에 학교도서관에 두어야할 월간잡지 [어깨동무]의 부록으로 나온 손오공 만화책을 우리 교실에 가져다 두고 우리 반만은 마음대로 볼 수 있게 해주었는데, 이것이 한 권 두 권 조금씩 없어지더니 어느새 반도 넘게 사라지고 만 것입니다. 이미 눈치를 채신 선생님은 가만히 지켜보았지만 쉽게 가져간 아이들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은 보성군에서 가장 아름다운 학교라고 이름이 알려진 우리 학교를 관리하고 꾸미는 일을 맡아서 하시고 계시기 때문에 늘 화단에서 꽃을 심어 가꾸고 나무를 손질하고 하시니까 공부시간이 끝나면 거의 교실에 계실 시간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쫓기시면서도 우리 반을 위해서 특별히 만화책을 가져다 주신 것인데 이런 사고가 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보다 못한 선생님은 드디어 우리들에게 양심을 가지고 생각해 보라고 말문을 여셨습니다. “여기 좀 보아라, 여기에서 여기까지 이 만화책이 각권마다 20권씩을 가져다 꽂아 두고 있었는데, 지금은 절반가량이 없어지고, 요것만 남았으니 이걸 누구 다른 반이나 도둑이 들어서 그런 것은 아닐…
2017-09-06 09:13오늘 아침은 구름으로 가득차 있다. 어렵게 찾아오는 가을이지만 구름으로 인해 가을이 가을답지 못하는 안타까운 심정이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하기도 하지만 아직도 낮에는 여름의 더위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니 가을을 당겨서 갖다 놓고 싶은 게 우리 선생님의 심정일 것이다. 좋은 선생님은 어떤 환경에서도 잘 적응할 줄 아는 선생님이다. 애들은 아직 적응이 안 되어 교실에 가면 시끄러울 것이고 정신이 없는데다 날씨마저 더우니 마음이 썩 편치만은 않을 것이다. 이런 날도 학기 초에는 언제나 있을 것이니 이런 날들을 잘 적응해서 이겨내면 이 선생님은 지혜로운 선생님이고 좋은 선생님이 된다. 좋은 선생님은 하루의 시간을 잘 활용하는 선생님이다. 여름방학이든 겨울방학이든 방학의 시간은 너무나 잘 간다. 개학이 되면 시간은 지루하리만큼 잘 가지 않는다. 어떤 선생님은 2주가 지나갔는데도 2달이 지나간 것처럼 느끼는 선생님도 계실 것이다. 시간이 지루하면 시간을 잘 보내는 것이 아니다. 하루는 하루로 느껴져야 하고 한 주는 한 주로 느껴져야 한다. 그 날 그 날을 잘 활용하면 지겨움을 모르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고 힘들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좋은 선생님은 위로의 선생님
2017-09-05 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