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0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전국교육자대회에서 이명박 당선자는 ‘가장 높은 자리에 선생님을 앉히겠다’고 했다. 자신이 미국에 갔을 때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였는데 가장 높은 자라에 시골학교의 교장 선생님이 앉아 있었다는 일화를 소개하면서 한 이야기이다. 교원의 지위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우리 교육 현실에 비추어 본다면 부럽기 그지없는 이야기다. 선생님을 가장 높은 자리에 앉히는 것이 사회적으로 합의된 내용이 아닐지라도 대통령 당선자가 이런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반길 일이다. 사실 우리 선생님들은 높은 자리를 앉혀지기를 고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교육의 주체자로서 교육 활동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여 교육의 중심에 서지 못하고 말았다. 선생님들에게 중요한 것은 교육의 중심축으로서의 사명과 역할을 되찾아 주는 일이다. 교육은 국가의 동량을 길러내는 일로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옛날부터 한 집안이나 국가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는 교육만한 것이 없다고 하지 않은가. 교육은 국가의 중장기 발전 전략상 매우 중요한 사업이며, 그런 의미에서 교사의
2008-01-03 10:25배가 가장 고플 셋째시간에 피자를 든 배달부가 교실 문을 두드렸다. “여기 피자 주문시킨데 맞죠?”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환호성부터 질렀다. “이야, 피자다!” “우째 이런 행운이” “이거 정말 선생님이 사시는 거예요.” 내 지갑에서 현금이 지출되는 것을 본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그래, 선생님이 상을 탄 기념으로 내는 거야.” “우와, 선생님 사랑해요.” “요럴 때만 선생님 사랑하냐? 너희들 피자를 사랑하는 거냐 선생님을 사랑하는거냐?” “둘 다요.” 빈 말이라도 기분이 좋았다. 가르치고 배우는 밋밋하기 짝이 없는 학교의 일상에 느닷없이 피자가 등장하자 아이들은 상당히 즐거워했다. 옆반이 못보게 문을 꽁꽁 닫으라는둥 아님 지들도 예전에 자랑하며 먹었으니 우리도 뽐내며 먹게 문을 열라는 둥 뭐가 그리 즐거운지 희희낙락이었다. 아이들은 예고도 없이 날아든 피자파티가 즐거운 듯 했지만 양으로 보았을 땐 덩치가 큰 남학생들에겐 조금 모자란듯 싶었다. 피자를 좋아하지도 않을뿐더러 한 번도 시켜먹어 본 적이 없어서 피자집에서 하라는 데로 주문한 것뿐인데 양이 적어보여 마음이 좀 그랬다. 한창 먹어야 할 때는 그래도 간에 기별
2008-01-01 10:56여고생들의 아침 교실은 늘 시끌벅적하다. 기밀시험이 끝난 후론 더하다.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책가방을 책상 위에 던져놓곤 난로가로 모여든다. 옹기종기 모여 앉은 열여덟의 숙녀들은 금세 참새처럼 종알댄다. 조잘조잘 재잘재잘, 밤새 숨겨둔 언어들을 쏟아낸다. “야, 들었니? ○○이 남친하고 깨졌데.” “뭐야, 엊그제 100일 됐다고 자랑하고 다니던데… 가시나 자랑깨나 하고 다니더만….” “아침 등교하는데 ○○ 없데. 으이구 그 눈초리. 보기만 해도 몸이 오싹하다 오싹해.” “맞아. 걸릴 것 없는데도 뭐가 꼭 꼬투리 잡아 ‘너 이리와!’ 할 것 같아.” “야, 말도 말아. 난 어제 단추 하나 풀어졌다고 걸렸는데 가슴이 턱턱 막히고 오금이 저리더라. 그리고 꼭 이런다. 다 너희들 위해서라고. 말이나 말지.” “맞아 맞아. 왕재수야 정말!” “흐흐, 우리 담임 잘 삐지는 것 같지 않냐?” “삐지긴 한데 쪼깨 귀엽징. 콕 깨물어주고 싶을 때도 있어야. 깔깔깔.” “징그런 가시나. 늙은 남탱이 깨물어서 뭐하게. 나처럼 포동동 하면 모를까.” 아이들의 말은 직설적이다. 빙빙 돌려서 하지 않는다. 거칠기도 하고 때론 비어들이 섞여 조금 거북하기도 하지만 듣고 있노라면 은근히…
2008-01-01 10:56오늘 정오 노컷뉴스에는 ‘여고생이 교실서 남자교사에 욕하고 뺨 때려’라는 황당한 사건이 보도되었다. 신문 내용에 의하면 지난 24일 자율학습 시간에 떠들고 있는 학생에게 담임교사가 주의를 주자 이 여학생이 욕설을 하면서 담임교사의 뺨을 때리고 머리채를 잡아당겼다는 것이다. 이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며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들 학창시절과 비교해 보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학생에게 두들겨 맞는 오늘의 교실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다. 혹자는 선생에게 혹여 있을 흠결을 상상하면서 ‘선생이 오죽했으면 학생에게 두들겨 맞을까. 아마 선생이 맞을 짓을 했으니까 그랬겠지’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보도 내용에 의하면 이 학생은 1학년 때부터 품행이 바르지 않아 선생님들로부터 여러 차례 지적을 받아왔고 한다. 그때마다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생님에 모욕적인 언행을 해왔다고 한다. 이는 어느 고등학교의 특별한(?) 학생의 괘씸한 소행으로만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이와 같은 학생에 의한 교사 폭행이 너무 자주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학교에서는 비일비재하고 심지어는 초등학교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한다.…
2007-12-28 17:46느닷없이 학부모 공개수업 때 학급발표회를 한다고 공표하자 놀란 아이들이 술렁였다. 특히 남학생들의 입이 한 대빨은 앞으로 튀어나왔다. “그딴 것을 왜 해요?” “그냥 공부하는 것 보여주면 안돼요?” 공부시간에 집중 안하고 제일 많이 떠들어 분위기를 달뜨게 만드는 녀석이 더욱 더 볼멘소리를 해대었다. “1학기에는 너희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니까 2학기에는 공부 이외에 너희들에게 숨겨진 잠재능력을 보여주려고 해. 이건 선생님이 늘 해왔던 방식이니 그냥 해라.” “그런 게 어딨어요? 난 장기자랑할 게 없단 말예요.” “분명히 있어. 너희들이 찾아내지 못해서 그렇지. 장기란 게 춤추고 노래 부르고 하는 게 다가 아냐? 찾아봐.” 그렇게 일방적으로 선포해놓고 모른 체 내버려두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던져만 놓으면 어쨌든 해냄을 알기에 ‘무엇을 할 것인가’ 가프로그램만 받아놓고 그냥 두고만 보고 있었다. 그렇게 사흘이란 시간이 흘러갔고 리허설 하는 날이 되었다. 가프로그램을 칠판에 크게 써놓고 순서대로 나와서 실전처럼 연습하게 했다. 솔로로 신청한 아이는 3분 정도, 그룹인 아이들은 5분 내외의 시간제한을 두어 40분 안에 23명의 우리반 아이들이 다 출연해
2007-12-28 14:18
정말 세월이 빠르다. 누군가 그랬다. 세월의 속도는 나이에 비례한다고. 그러고 보니 50대인 나의 인생 속도도 50km다. 벌써 연말이다. 한 해를 뒤돌아보고 새해를 설계해야 한다. 한국교육신문은 일찌감치(2007.12.17) 교육계 10대 뉴스를 뽑아 보도하였다. 하나하나 우리들과 긴밀히도 연결된다. 그 중에서도 현장에 크게 영향을 준 것은 승진규정안 논란, 김포외고 입시문제 유출, 교장 공모제 시범 강행, 수능 등급제 총체적 논란, 수석교사제 도입 등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나의 10대 뉴스는? 올 9월 교육계의 꽃이라는 교장 승진 발령을 받았다. 70년대 후반 교단에 첫발을 내딛은 이후 30년 6개월만에 드디어 교장이 된 것이다.모 국장님은 말씀하신다. 조선시대 당상관이라고. 그만치 본인은 물론 가문의 영광이다. 일일메모장을 살펴보니 특기할만한 일도 많았다. 세월의 변화도 급격히 돌아가는 것 같다. 주요 사항을 발췌하여 그 중요도에 따라 늘어놓으니 10대 뉴스가 정리 된다. 1. 서호중학교 2대 교장으로 발령...음악과 함께하는 취임식 가져(9월) 2. 현장교육지원특위 위원으로 활동...설문소위원장, 복지환경분과위원장 역임(9-12월) 3. 교육칼럼…
2007-12-23 13:58
우리 주변을 둘러보자, 올해 12월이 가기 전에 할 일이 하나 있지 않을까? '고 고'? 과연 무엇일까? 토요휴업일 모 중학교 창고 부서진 푯말을 카메라로 잡았다. 그 학교 구성원 단 1명이라도 학교에 애정을 가졌다면 이렇게 방치되진 않았을텐데…. 너무 감각이 무딘 것은 아닌지. 망가진 것을 보는 것이 그냥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학교사랑, 모교사랑, 교육사랑의 정신이 아쉽기만 하다. 또 하나는 우리집 거실 바닥에 있는 크리스마스 카드. 와, 이것이 과연 몇 해만인가? 어느 사이 우리들 곁에는 크리스마스 카드와 연하장이 떠나고 말았다. 그 카드 대신 이메일, 문자메시지가 차지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 카드가 웬 일? 우리딸이 친구들과 선생님께 보내려고 아침부터 깨알같은 글씨로 편지를 쓰고 있다. 무려 31통. 신세대 딸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였다.리포터도 그간 고마웠던 분들을 한 번쯤 생각해 보라는무언의 암시는아닐는지? 자식도 알고 보면 스승이 된다. 12월이 가기 전에 할 일, 내가 할 일 몇 가지만 찾아 실천에 옮겨 본다면 얼마나 좋을까?
2007-12-23 13:57이제 얼마 후면 학교에서 방학을 하게 된다. 12년간 학교 생활의 24번의 방학을 우리 학생들을 겪는다. 그 중 대다수는 방학 시작과 동시에 원대한 꿈을 꾸며 방학 생활계획표를 작성하고, 방학이 끝날 무렵 지키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게 된다. 사실 학생들의 방학 계획표는 대게 100%실현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빽빽한 시간표로 여유롭지 못하다. 기계가 아니고서야 실현이 불가능한 그런 계획표를 짜서는 안 될 것이다. 효과적이고 능률적인 계획표를 가지고 있다면, 그렇지 않은 것 보다는 훨씬 효율이 뛰어날 것이다. 방학계획을 짜는 것은 단지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는데만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다.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진취적인 활동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이로써 자신과의 약속을 이행하게 되고, 학생들은 성취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생활계획표를 떠올리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시계 모양에 시간을 나누고 그 위치에 무엇을 할 것인지를 추상적인 내용으로 표시하는 그런 계획표다. 이것이 가장 비효율적이고 가장 지키기 힘든 일정이다. 사실 하루하루 어떤일이 닥칠지 모르는데, 매일 같은시간에 같은 일을 되풀이…
2007-12-22 12:43이명박후보의 당선으로 끝났지만, 어김없이 이번도 정책대결의 대통령 선거는 아니었던 것 같다. 아직도 선거문화의 수준이 그 정도밖에 안되나 싶어 ‘민주시민’의 한 유권자로서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 착잡하기까지 하다. 그 안타까움과 착잡함은 각 대선후보들의 교육, 특히 교원관련 공약을 떠올려보면 허탈감과 함께 분노로 바뀌고 만다. ‘교원들 데리고 장난하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아마도 그런 기분이 비단 나만은 아닐 것이다. 우선 이른바 빅3 대선후보가 내놓은 교원관련 공약을 잠깐 살펴보자. 이명박·정동영후보는 5~10년주기 교원연구년제·유급연구휴가제 도입을 각각 내걸었다. 이회창후보는 교원 10만 명 추가확보가 대표적이다. 교원연구년제는 대학교수들의 안식년제와 같은 개념이다. “재충전을 통한 교원 질 제고를 위해서” 일정기간 유급휴가를 주겠다는 것이 골자이다. 이명박후보는 교원연구년제로 비는 자리를 위해 “교원을 충원하면 자연 교원법정정원도 100% 확보될 것”이라는 ‘야무진’ 청사진도 밝혔다. 그러나 혹 새내기 교사라면 그 말을 믿을까 10년 이상 교단에 선 이들은 믿지 못할 공약이다. 1999년 3월 교육부가 ‘교원안식년제’를 시행할 것이라 밝…
2007-12-21 10:52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지난 3월 조사한 ‘제17대 대선관련 교원여론조사’에 따르면 다음 대통령으로 지지하는 인물은 57. 7%로 1위를 차지한 이명박후보였다.이 조사는 전국의 초ㆍ중ㆍ고와 대학에 재직하는 소속회원 299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그리고 교사들이 대통령감 1위로 생각하는 이명박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것이 대다수 유권자들의 선택이라면 국민의 한 사람으로 따라야 옳을 터이다. 그런데도 나는 교사들의 이명박후보 지지가 도무지 이해가 안되고 납득할 수도 없다. 말할 나위 없이 이명박후보가 내건 교육공약에 대해 공감할 수 없어서다. 하긴 교육공약으로만 보면 정동영ㆍ권영길후보 등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예컨대 영어교육 국가책임제(정동영후보), GDP 7% 교육재정확보(권영길후보) 등이 그것이다.세계 공용어인 영어가 국제화시대에 필수인건 사실이지만, 필요한 사람만 남보다 열심히 하면 된다. 무엇보다도 한국인이 외국어를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 GDP 7% 역시 국민의 정부이래 6%도 확보못한 현실을 보면 피부로 실감되지 않는 공약이다. 어쨌든 내가 생각하기에 BBK의혹이니 자녀 위장취업이니 하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명박후보의…
2007-12-21 1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