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끝날 무렵 아들 녀석이 뜬금없이 나에게 물었다. "엄마! 엄마는 어릴 때 꿈이 뭐였어? 선생님 되는 거였어요?" 꿈이라! 어린 시절 꿈이 무엇이었는지 잊고 산지가 오래였다. 나의 꿈은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으로 커져갔지만 나의 초등학교 때의 꿈은 간호사였다. 사범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내가 교사가 된 것은 지금 돌아보면 암울했던 80년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래서 나는 교사 초년 시절, 고학년이 될수록 부풀어만 가던 그 꿈을 버리지 못해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하며 방황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벌써 16년을 훌쩍 넘게 교사생활을 하고 있다. 지금도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꿈을 물으면 선생님이 되고자하는 어린이가 많다. 그것은 가식 없이 순수한 마음 그대로 자기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그 모습 그대로를 동경해서 일게다. 내가 간호사를 꿈꾸듯 말이다. 내가 대학시절 즐겨 불렸던 유행가 가사에 이런 내용이 있다. `난 어른이 되어도 하늘색 고운 눈망울 간직하리라던 나의 꿈 어린 꿈이 생각나네.' 지금 그때의 순수함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까? 세상의 욕심과 가식을 버리고 돌아가고 싶다. 그리고 `선생님은 정말 눈이 맑아요'라는 말을 듣고싶다. 아들
2002-05-06 00:00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성교육과 열린교육의 정착을 위해 중간·기말시험 방식의 교육평가를 교육현장에서 아예 몰아내고 수행평가로 대체하자는 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요즈음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로 수행평가 바람은 힘을 잃고 종전의 교육평가 방식이 더욱 고착화되고 있다. 지필 위주의 현행 교육평가 방식은 부작용이 적지 않지만 하등의 비판이나 검증 없이 당연시되고 있다. 0점을 맞은 학생이 평가결과가 부모에게 통지돼 꾸중을 들을까 봐 시험지에 불을 붙여 일어난 모 초등학교 화재사건,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한 학생들의 가출, 자살 등의 문제들이 아무리 큰 활자로 지상에 보도돼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학교교육에 대해 비판하는 학자가 많다. 그 중에서도 실버먼의 `교육의 위기', 일리치의 `학교 없는 사회', 라이머의 `학교는 죽었다' 등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 콤보스는 평가에 대해 말하기를 출제와 채점이 경쟁심을 북돋우고 우월감과 열등감을 갖게 하며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시험을 위한 시험을 가르치고 언제나 정답을 맞추려는 습관을 기르는 교육에 치중하게 된다고 비판하고 있다. 우리는 평가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우리 아이는 다른 아이보다 `몸
2002-05-06 00:00교원을 포함한 공무원이 금고이상의 형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 그 유예기간 중에 있는 자는 당연 퇴직된다는 현행 국가공무원법 관계조항이 공무원의 신분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아 온지 오래되었다. 동법 33조 5항은 공무원에 임용될 수 없는 자 중에 금고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 그 선고유예 기간 중에 있는 자를 규정하고 있고 동법 69조에는 이 경우 당연 퇴직한다고 명문화하고 있다. 사건이나 범행의 정황이 경미한 범인에 대하여 일정한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기간을 무사히 경과하였을 때 그 죄를 불문에 붙여 면소되는 것으로 보는 선고유예제도는 범인의 자포자기와 다른 죄수들로부터의 나쁜 감화를 예방하고, 범인의 자성에 의해 형벌을 집행한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두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 법원이 교원의 경미한 범죄사건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하는 것은 교원의 사회적 신분을 신뢰하여 반드시 형 집행을 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반성할 수 있는 인격을 가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가공무원법은 교원이나 공무원이 금고이상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를 당연퇴직 사유로 정하고 있는 것은 법원이 선고유예 판결을 한 취지나, 선고유예제도의 목적에 배치된다고 본
2002-05-06 00:00지난달 27일 민주화운동보상심의회가 전교조 해직교사에 대해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하기로 결정한 것은 재고돼야 한다. 전교조 활동이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되지 않아야 할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전교조 운동은 노동운동이라는 점이다. 돌이켜보면 '88년 전교협이 결성되었을 때, 나름대로의 활동이 가능했다. 그럼에도 노동조합 설립을 고집하면서 '89년, 실정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이를 강행했다. 따라서 순수한 교육운동의 측면보다는 노동운동 차원의 노동세력 확산에 더욱 주안점을 둔 것을 지적한다. 둘째, 그들의 주장이 과연 민주화와 관련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전교조 출범 당시 그들의 핵심주장은 초·중등학교 교무회의의 의결기구화와 학교장 선출보직제였다. 교무회의 의결기구화는 학교를 주민의 통제가 아니라 교원 자치구로 변질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선출보직제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물 뿐만 아니라 학교현장의 혼란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이 과연 민주화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셋째, 다른 교사와의 형평성 문제다. 민주화 운동이 권위주의의 해소에 기여한 공로라면, 당시 법을 준수하겠다는 정신으로 노
2002-05-06 00:00최근 행정자치부가 교원 및 교육전문직의 신분을 국가직에서 지방직으로 전환키로 한 결정에 관해 교육현장에서 파문이 일고 있으며, 그 철회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내용인 즉 지난 4월 17일 행자부 '지방이양추진위원회'의 행정분과위원회에서 교육공무원 신분을 국가직에서 지방직으로 바꾸는 의결을 하였다는 것이다. 물론 본 위원회에서의 최종 과정은 남아 있는 듯하나 전례에 비추어 불때 추인의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거의 결말이 난 것이나 다름없는 듯하다. 이러한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교육계는 철저히 배제된 듯 보도되고 있기도 하다. 우리 교육의 근간을 뒤흔들 수도 있는 중차대한 결정과정 임에도 불구하고 교육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생략되었다는 것은 아무리 타당한 결론을 도출했다해도 설득력이 결여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현장의 교원을 비롯하여 교직 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그 대응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이런 결정의 과정에는 교육계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될 수 있는 공청회, 토론회 등이 동원되었어야 옳다고 본다. 행자부 산하의 동 위원회에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지방단체마다 점진적으로 교원 보수의 차별화를 통한 경쟁을 유발하고
2002-05-06 00:00근래 노동계의 위치가 사뭇 달라졌다고 한다. 경영자 측이 노조를 동반자로 인정하면서 대등한 노사 관계를 정립했다니, 이는 노사정위원회를 통한 협의의 결실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서 교육계도 교육정책을 심의 결정하는 국가적 차원의 조직이 필요함을 느꼈다. 정부와의 대화 창구를 개설해 문제 해결에 머리를 맞댈 때가 된 것 같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그리고 한국교원노동조합 등의 단체 대표를 구성원으로 하는 `교육정책 협의체'를 구성해 상설기구화 할 때, 산적한 문제는 원만히 풀릴 것이다. `국민의 정부'라는 미명 아래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식의 낡은 정책으로 학교 현장은 황폐화된 지 오래다. 교육 실정을 경시한 탁상 행정이 엉뚱하게도 교원의 정년을 단축한 것이 그 화근이었다. 옛말에도 늙은 말이 길을 안다고 했다. 연륜이 중함을 일깨운 교훈으로서, 정년 고수의 당위성이 바로 이점에 있는 것이다. 원로를 우대하지는 못할 망정 내쫓은 처사는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실정이다. 그러니 정년 단축을 개혁의 치적으로 내세울 것이 아니라, 실리 없는 실책이었음을 솔직히 시인하고 당장 환원해야 한다. 이제는 교육인적자원부가 교육계의 의견을 겸허하게 수렴하는…
2002-04-29 00:00얼마 전 독자면에 실린 한 교감 선생님의 `女관리직 비율 문제' 제하 글을 읽었다. 그리고 아직도 우리 사회는 여성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고, 모든 일이 남성 우위에 있을 때는 가만있다가 여성이 조금이라도 앞서거나 우세해지면 그것을 참지 못하는 남성들이 많다는 점을 느꼈다. 심지어 요즘 출판된 사전에서조차 남자와 여자의 뜻풀이가 너무나 차별적이어서 분개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여성에게 일정 비율을 할당해 임용하는 것은 양성평등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모든 법은 일관성 있게 적용돼야 한다는 점에서 보면 여관리직 비율 문제를 쓰기 이전에 전국 교대 신입생의 일정 비율을 남학생에게 강제 배정하고 있는 사실을 적어도 언급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율경쟁으로 입학해야 하는 대학 선발 시험에서 여학생이 높은 점수를 받고도 여자라는 이유로 낮은 점수를 받은 남학생에게 밀려 떨어지는 현실도 양성평등에 위반된다는 글은 어디에도 없어 못내 섭섭하다. 교감 선생님의 논리라면 `정상적인 제도에서는 뽑히지 못했을 남학생이 가산점을 받아 입학했을 때, 그 교사의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승진에 있어서도 물론 `합
2002-04-29 00:00세간에는 육법(六法) 위에 `뗏法'이 있다는 말이 회자하고 있다. 이러한 풍자적 표현은 육법 중의 최상위법이 헌법인데 그러한 헌법 위에 있는 법이 뗏法이라는 의미다. 정치권은 물론, 교육계에까지도 `떼를 지어 떼를 쓰면 안 되는 것이 없다'는 풍토가 만연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지적하는 대표적인 표현이다. 동시에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인 사회구조와 풍토를 꼬집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이번에 한국교총이 참여키로 한 소위 `제3의 시민운동'인 `바른 사회를 위한 시민회의'의 활동은 바람직하고 앞으로의 역할을 기대해 보기에 충분하다. 새로운 시민운동은 중세의 시민운동이나 최근의 시민연대 활동과는 발상 자체가 사뭇 다르다는데 의미가 있다. 제3의 시민운동은 그릇된 이념과 그릇된 가치관, 무원칙과 독선, 왜곡된 평등주의, 집단 이기주의 등을 극복할 수 있는 중도지향의 시민운동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떼를 지어 끝까지 집단의 요구를 관철하는 집단행동 즉, 각계 각층의 떼쓰기 현상과 억지가 통하는 사례들에 대한 국민들의 식상함이 제3의 시민운동을 낳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 동안 일부 정치권과 시민운동가들은 말없이 지
2002-04-29 00:00올해도 예년과 다름없이 `초등부 고학년 통합교류 활동' 담당이 내 몫으로 돌아왔다. 통합교류 활동은 말 그대로, 생활연령이 비슷한 일반학교와 특수학교 학생들이 계획된 프로그램에 의해 통합 교육활동을 전개하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함께 생활하고 배움으로써 서로를 이해하고 편견 없이 상호 협조하는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가장 좋은 교육환경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합'을 위해 먼저 손을 내미는 쪽은 항상 특수학교일 수밖에 없다. 교과교육을 배제할 수 없는 일반학교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계획되는 시간조차 `허용'하기가 곤란하다고 난색을 표한다. 또 일반학교에는 통합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뜻 있는 교사가 극소수여서 서로간의 협조체제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심지어는 3월초 통합교류에 대한 연간 계획을 수립해 놓고도 정작 장애학생들이 일반학교를 방문하면 낯선 세상의 사람을 보는 듯한 분위기로 특수교사와 학생들을 당황하게 할 때도 있다. 다행히 우리 나라의 교육 정책은 현대사회가 필요로 하는 창의적이고 공동체적인 인간육성을 위하여 개혁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경기도교육청에서는 특수학교와 통합교류가 이루어지는 일반학교에 지원금을 줘…
2002-04-29 00:00초등학교 영어시간. 아침 공기가 상쾌하다. 교실을 들어서는 내게 아이들은 인사를 한다. "Hi∼" "Hi !" "How are you?" 내가 인사를 건넨다. 그러면 아이들의 입에서는 한결같이 나오는 소리가 있다. "I'm fine thank you. And you?" "여러분∼선생님이 그렇게 똑같이 인사하지 말라고 했죠. 집에서 엄마한테 아침부터 밥 먹는 거라든가 다른 일로 꾸중듣거나 몸이 안 좋은 사람도 있을 텐데 왜 한결 같이 모두 fine이야? 자, 따라하세요. Not so good. Not so bad. So so. Very well." 그러면 학생들은 한결 같이 열심히 따라한다. 그렇지만 며칠후 면 또 Fine thank you로 돌아간다. 우리 나라 영어교육에서 틀에 박힌 인사말 중의 하나일 것이다. 나도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을 모두 그렇게 배웠다. 지난해 여름 영어 연수 중에도 갑자기 계단에서 원어민 강사를 만났다. 그 원어민 강사가 던진 인사말에 나도 기계적으로 "Fine thank you. And you?" 그렇게 대답했던 경험이 있다. 대답하고 나서 나도 그 원어민 강사도 같이 웃었다. 무의식중에 나의 입에서 튀어나올 정도라니. 가끔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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