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중반을 달리는 월요일 아침입니다. 아침 뉴스시간에 보여준 지리산 철쭉꽃이 참 예쁘고 좋았습니다. 요즘처럼 꽃구경하기가 어려운 때 지리산의 분홍빛 철쭉군락을 보니 젊은 시절 지리산 철쭉을 보는 듯했습니다.우리학교 학생들의 분홍빛 아름다움을 보는 듯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핑크빛 철쭉은 우리의 기쁨이요 희망이요 행복이었습니다. 아침에 출근을 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철쭉꽃과 같이 아름다운 모습들이 눈에 많이 띄기 때문입니다. 7시 조금 넘어 학교에 오니 길거리에는 4명의 교통지킴이 할머니께서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지저분하던 교문 앞에는 주민들의 협조로 쓰레기는 구경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교문에는 학생부장 선생님께서 지키고 계셨습니다. 운동장에는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휴지 하나 담배꽁초 하나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가 기분이 좋은데 우리 학생들은 어떠하겠습니까? 우리 선생님들은 어떠하겠습니까? 우리 교직원들은 어떠하겠습니까? 모두가 상쾌하게 출근하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월요병이 주는 우울함도 교문을 들어서는 순간 완전히 사라졌을 것입니다. 이번 한 주도 계속해서 상쾌한 한 주가 되었으면 합니다. 실력교육과 사람됨교육의 두 날개를 달고 기쁨과 행복을
2007-05-14 08:22‘거침없이 하이킥’이 정말 거침없다. ‘야동순재’인 70대 할아버지부터 ‘랜덤준이’인 1살 아기까지 전세대를 아우르는 시트콤 하나가 안방극장에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젊은층의 입맛에 맞게 편성하는 현방송 추세에 역행하는 쌩뚱맞음에도 전출연진이 인기급상승이다. 시청률을 좌지우지하는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춘 감각적인 트렌디드라마도 아니고 1대부터 70대까지 마구 섞인 짬뽕이나 다름없는 시츄에이션 시트콤이 왜 인기일까? 우선 가족의 이야기이기에 전층의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고, 있을법한 이야기를 좀 더 과장되게 웃음 형식으로 전달하는 까닭이다. 이혼한 아들의 혈육을 맡아 키워야하는 할머니, 고등학교라는 현장에서 자리매김의 입지가 현저히 낮은 여교사의 수난사, 권위주의의 표상이지만 종이호랑이 신세가 된 할아버지까지 모두 나의 이야기고 지금 우리의 모습이다. 지금은 사라진 대가족이라는 코드의 향수와 그 세대의 인물을 능청스럽게 연기해내는 조연들의 감칠맛이 한몫 더해 인기는 가히 점입가경이다. 특히 할아버지 역할을 맡은 이순재는 1935년생으로 실제나이가 73살이라서 그 나이대의 연기가 무척이나 자연스럽다. 한마디로 진국이 줄줄 흐른다. 만약 인기절정의 젊은 배우가 주름
2007-05-14 08:215월 1일은 근로자의 날 5월 5일은 어린이날 5월 8일은 어버이날 5월 15일은 스승의 날 5월 21일은 성년의 날 이 많고도 많은 날 중에 유독 환영받지 못하는 날이 있다. 세종대왕 탄신일이기도 한 5월 15일 스승의 날. 근로자, 어린이, 어버이, 성년들은 너무도 당당하게 그네들의 기념일을 맘껏 누리는데 반해 선생님은 자축은커녕 돌팔매질을 당해 얻어맞아 죽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겨야 되는 세태다. 축하받지도 못하는 스승의 날을 왜 만들어가지고 이렇게 도마 위에서 신나게 회쳐지는 신세가 되었는지 서글플 뿐이다. 아이들이 생일날에 잘 부르는 ‘왜 태어났니’를 크게 소리쳐 부르고 싶은 심정이다. 파업을 밥먹듯이 하는 근로자들도 5월 1일만큼은 한마음이 되어 기념일을 자축하고, 아이들 뒷바라지에 동분서주하는 학부모들도 5월 8일만큼은 자식들이 꽃아 준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고 보무도 당당하게 다니는데, 왜 아이들을 가르치느라 혼을 다 뺀 선생님들은 5월 15일만 되면 학교재량휴업일을 하니마니 행사를 치르니마니하는 고민을 하며 우울해해야 하는지. 왜 왜 왜 하필이면 가뜩이나 행사가 많은 5월에 끼어가지고, 어린이날 어버이날 뒤에 붙어가지고 스승의 날이 젯밥
2007-05-14 08:20일전에 한 젊은이를 만나 자네가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서 무슨 책이 기억에 남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이 질문에 별로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는 사실에 다소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다음에 지금까지 역사상에 어느 인물을 존경하느냐고 했더니 특별하게 다른 인물은 이야기 하지 않고 자기의 어머니를 가장 존경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은 평생에 누군가를 마음 속에 담고 그를 닮아가면서 성장하기 때문에 그 존재 가치는 매우 중요한 것 입니다. 요즈음 세상이 크게 달라지면서 국가가 제대로 살아 남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갖지 않으면 안되는데 그것이 바로 훌륭한 인간을 만드는 일 즉, 교육으로부터 출발한다는 사실입니다. 첫째는 무엇보다고 훌륭한 정치 지도자를 길러 내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가가 발전하는데 여러 가지 요인들이 많이 작용하고 있지만 역시 가장 큰 요인이 정치 지도자들의 수준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정치 지도자도 따지고 보면 어렸을 때 부터 성장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인간에게 있어서 유전과 같은 선천적 성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후천적인 생활환경, 이를테면 가풍이라든가 초등학교 때 처음 만난 담임 선생님, 또
2007-05-14 08:18오늘은 5월 놀토입니다. 날씨가 화창하지 못해 좀 아쉽지만 그래도 놀토 자체만 해도 그리 좋습니다. 저가 그런데 수업에 전념하시는 선생님들은 오죽하겠습니까? 놀토는 선생님들에게 주는 비타민입니다. 놀토는 선생님들에게 주는 영양제입니다. 놀토는 선생님들에게 주는 보약입니다. 하루 바삐 매주 쉴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바로 학생들을 위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게 바로 효과적인 교육을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선생님들이 놀토에 쉰다는 것은 쉬는 것이 아닙니다. 보충하는 것입니다. 체력을 보충합니다. 에너지를 보충합니다. 삶의 부족을 보충합니다. 가르침에 대한 보충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가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는 날입니다. 그냥 봉급 받고 잘들 논다고만 보지 말았으면 합니다. 다음 주는 스승의 날이 있는 주입니다.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온갖 이야기들이 다 나옵니다. 주로 말을 만들어내는 쪽은 언론입니다. 학부모님들입니다. 동네 주민들입니다. 교육에 별로 관심이 없는 분입니다. 교육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없는 분입니다. 학생들과 함께 씨름하는 현장의 선생님들이 아닙니다. 교육 외적인 것에만 신경을 쓰는 분입니다. 교육 내적인 것에
2007-05-12 16:17오늘 학교에 출근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즐거운 일도 있지만 하도 황당한 사건이 자주 일어나니 겁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 일어난 사건을 이해하려고 애써 보지만 그게 그리 쉽게 되지 않는다.초교 교사로 근무하는 친구는담임한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학생 몇 명 때문에 수업을 진행할 수 없고 체력이 소진되어 교직생활 위기를 호소한다. # 1. 학교 유리창 깨지는 것은 일상적인 일 유리 가게 차량의 학교 출입이 빈번하다. 교실, 복도 유리창을 비롯하여 현관 유리 깨지는 것이 일상화되었다. 장난치다 깨지는 경우도 있고 일부러 깨는 학생도 있다. 안산의S중학교는 하루밤에 교실 유리창이 수 십장 깨져 교직원이 야간 보초를 선 경우도 있다. 학생들에게 애교심은 찾아 보기 어렵다. 며칠 전 학교현관 출입문을 교체하는 유리가게 주인을 만났다. 그의 말에 의하면 우리 학교는 평균 월1회 출입문 유리가 깨지거나 고장이 난다고 알려 준다. 인근 학교 유리창보수 건수도 알려 주는데 이건 장난이 아니다. # 2. 사무실을 물바다 만들고 조경 파괴도 학교 조경에 정성을 다하는 교장 선생님이 절레머리를 흔든다. 수돗가에서 고무호스로 연결하여 매일매일 물주기를 하고 있는데 점심시
2007-05-12 16:16오월입니다. 지난주에는 친정아버님의 기일이 있었습니다. 제사를 지내고 산소에 갔더니 그 때처럼 여전히 흰 찔레꽃이 무성하였습니다. 아버지를 보내는 길에 찔레꽃은 흰옷을 입고 처연하게 피어 있습니다. 저 역시 같은 옷을 입고 그네 옆을 스쳐 아버지의 뒤를 따라 산길을 올랐습니다. 풀은 왜 그렇게 파아랗던지요. 꽃은 또 왜 그렇게 많이 피었던지요. 이렇게 눈부신 계절에 왜 당신은 가셨는지요? 억울하고 또 억울하였습니다. 당신 나이 이제 육십을 코앞에 둔 젊디젊은 아버지를 보내는 저는 슬프기보다 억울하였습니다. 저보다 더 일찍 더 아프게 부모님을 여읜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분별을 잃은 저는 무조건 분하고 억울하여 아버지 무덤 옆에 핀 하얀 찔레꽃만 노려보았습니다. 이제 저는 다른 이의 환갑잔치며 칠순잔치엔 가기 싫습니다. 괜한 시샘에 제 맘속에 또 하얗게 찔레꽃이 피워 올려서 마음 한 구석을 찔러 버립니다. 하지만 봄날이 가듯 세월이 흐르면 이 가시도 무뎌지고 제 마음에 핀 꽃도 시들겠지요. 이제 강마을은 싱그러운 녹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 많던 봄꽃들이 언제 떠났는지 가뭇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여리고 다정한 봄꽃이 떠난 자리에 이제는 농염한 모란
2007-05-11 13:49오늘은 날씨가 참 좋습니다. 전형적인 5월입니다. 하늘은 푸르고 연합니다. 나무도 푸르고 연합니다. 공기는 맑고 깨끗합니다. 우리학교 사택 옆에는 은행나무가 세 그루 있는데 푸른 잎사귀가 5월을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푸른 나무 잎사귀들의 번성함을 보면서 우리 학생들의 번성을 보는 듯합니다. 아침마다 만나는 학생들의 인사하는 모습이 마치 5월의 풍경을 보는 것처럼 아름답고 보기 좋습니다. 어제 세 번째 교실에 들어가서 수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1학년 1반이었습니다. 2, 3학년 교실에 한 반씩 들어가 봤는데 1학년 학생들은 역시 애티가 많이 납니다. 그래서 그런지 너무 귀엽습니다. 너무 착합니다. 너무 순합니다. 태도도 너무 좋습니다. 나를 아는 학생 손들어 보라고 하니 모두가 손을 들었습니다. 입학식 때, 수련회 때, 4월 운동장 조례 때 내가 한 말이 기억나는 것 있으면 무엇이든지 좋으니 말해 보라고 했더니 한 학생이 ‘여러분의 얼굴은 농소중의 얼굴입니다’라고 말하더군요. 잘 기억하고 있다 싶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들에게 여러분들이 농소중의 얼굴이라고 다시 부연 설명을 했습니다. 여러분들의 두발 상태, 여러분들의 복장 상태, 여러분들의 언어 상태, 여러
2007-05-11 09:57우리반 아침 풍경은 색다릅니다. 1교시 시작 전 아이들은 "영석이 아줌마! 연필 한 자루 빌려주세요." "지우개 좀 빌려주세요"라고 소리치면 영석이 엄마가 말씀하십니다. "지우개를 만날 빌리니? 엄마한테 사달라고 말씀 드려서 사가지고 다녀라." 그러면 영석이가 엄마를 따라 다시 말합니다. "집에서 엄마 보고 사달라고 해." 2학년 우리 반엔 13명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남자 아이 10명, 여자 아이 3명 지독한 성비 불균형입니다. 남자 아이 중 하나인 영석이는 근이완증(유전염색체 결함으로 근육이 줄어들고 관절이 굳어가는 병)이라는 병을 앓고 있습니다. 작년 1학년 입학 때만 해도 어렵게나마 걷는 것을 본 것도 같은데 지금은 엉덩이 부분까지 근육마비가 와서 하반신을 전혀 쓰지 못합니다. 그래서 엄마가 하루 종일 옆에 같이 계십니다. 영석이네는 다문화가정입니다. 엄마는 조선족입니다. 수업을 진행하다보면 영석이 엄마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습니다. "선생님을 쳐다보란 말이야." 그러면 아직 철이 덜든 영석이란 놈은 큰 소리로 외칩니다. "왜, 때리느냔 말이야." 참 답답한 경우죠. 엄마는 아이가 다른 친구들과 똑같이 하기를 바라십니다. 그러나 우리 영석이는 그것이…
2007-05-10 13:35드디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보복폭행’이라는 희대의 喜劇을 연출한재벌회장에 대한 영장이 신청되었다. 현재 법원 기류로 보면거듭되는 거짓말과 은폐에, 우발적 폭행이 아닌 조폭을 동원한 악질범죄로 인해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재벌 총수최초로 검찰과 경찰에 모두 출두하여 범죄에 대해 조사받은 사람이라는 진기록을 세운 불명예를 안았으니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다 큰 자식이 밖에 나가 놀다가 눈두덩을 맞아 열 바늘을 꿰매고 들어왔으니 부모 마음에 얼마나 억장이 무너졌을까? 그것도 세칭 미국 좋다는 대학으로 유학까지 보낸 자식이었으니 그 자랑스러움에 비례해 분노도 컸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의 마음은 둘째 치고 주먹에 주먹으로 맞선 불법적인 자력구제는, 그것도 폭력배까지 동원하여 공권력을 한껏 유린한(민중의 지팡이인 경찰이 재벌에게 알아서 유린당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용서할 수 없는 중범죄다. 단지 재벌이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잣대를 들이대느냐는 일부 항변이 있지만 프랑스어에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라는 말이 있다. 사전적 정의는 "높은 신분에 따르는 정신적 의무"라고 한다. 사회 지도층, 특히 상류
2007-05-10 1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