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광역시 승격으로 경남으로부터 분리되는 해인 1997년 3월에 울산 언양여상에 발령을 받고 울산을 오게 되었다. 그 때 딸이 중3이었기 때문에 이사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환경의 변화로 인해 공부에 지장이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기에 거기에서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혼자서 객지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4년을 혼자서 자취생활을 하였다. 처음에는 차를 가지고 다녔으나 운전도 서툴고 힘이 들어 대중버스를 이용했다. 새벽에 일찍 나와 시외주차장까지 시내버스를 탄다. 어떤 때는 출근시간이라 좌석버스인데도 자리가 없다. 가방 들고 서서 버스를 탄다. 보통 때는 시내버스를 잘 타지 않고 택시를 탄다. 그런데 그날따라 버스를 타서 고생을 하게 되었으니 오래 기억에 남지 않을 수 없다. 시외주차장에 내려 마산에서 울산으로 오는 시외버스에 몸을 옮긴 채 창문을 내다보며 생각에 잠긴다. 어떤 때는 조그만 못 위에 세 마리의 하얀 물새가 날고 있었으나, 제격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에 평화롭게 느껴지지 않기도 한다. 또 조그만 못에 있는 한 마리의 두루미가 고개를 쭉 내민 채 물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고서는 친구를 잃어서 그렇나, 먹이가 없어 그렇나?…
2007-01-31 09:15개학병開學病[명사] 1. 방학동안 너무 잘 놀다보니 개학날부터 무기력해진 상태 2. 모든 것이 귀찮아지고 학교 다니기 싫어지는 상황 예문▶ 나 개학병에 걸렸나봐. 학교 다니기 싫어. 유래▶ 방학만 되면 컴퓨터 게임에 열중하는 초등학생들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만들었다. 국어사전에는 없지만 인터넷 신조어 사전에는 나오는 ‘개학병’의 뜻풀이다. 참 기발하다. 요즘 아이들은. 어쩜 이런 재기발랄한 발상을 하는지 가려운 데를 콕 찝어 시원하게 긁어주는 데는 뭐있다. 하여튼 상상도 못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내놓을 때는 깜짝깜짝 놀랜다. 한 번씩 일을 크게 저질러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 대책없음에도 깜짝깜짝 놀래지만 말이다. 이게 오렌지 같은 상큼발랄한 신세대들의 특징이 아니겠나? 극과 극을 오가는 그런 톡 쏘는 상큼함과 진득하지 못한 가벼움이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이지만 말이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을 보니 내가 기성세대의 반열에 들은 것만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내가 학생이었을 때 기성세대인 부모님들은 ‘우리는 예전에 안 그랬는데 요즘 아이들은 참 버르장머리가 없어’라던지, ‘이 놈의 세상이 어떻게 될려고 참 말세야 말세’라는 한탄을 많이 했었다. 미니스커
2007-01-31 09:14월요일에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라? 아마도 독자들은 '아하, 월요병!'할 것이다. 그러나 그게 아니다. 한국인의 고질병이라면 정답이 나올까? 한마디로 씁쓸한 이야기다. 한국인의 몹쓸병인 것이다. 모 중학교에 근무하는 보건교사(50). 그는 월요일이 싫다. 아니,정확히 말하면 월요일 보건실을 찾아오는 학생들이 싫다. 툭 까놓고 말하면 주말에 학원에서 얻어맞고 보건실로 치료 받으러 오는 학생은 꼴도 보기 싫다. 그렇다고 그들을 외면할 수도 없어 치료하여 주긴 하지만 마음이 영 개운치 않다. "너 손이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니?" "학원에서 맞았어요."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 맞은 이유를 알아보니 과제를 안 해가서,학습 태도가 나빠서 등이란다. 만약 공교육 기관인 학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학생은 그 자리에서선생님한테 대들고 학부모는 항의하고 악질 학부모는 사진 찍어 인터넷에 올리고 병원가서 진단서 떼어 합의금 요구하고. 그것도 성이 안 차 교육청에 가서 '옷 벗기라' 주장하고 경찰에 신고내지는 고소하고…. 사태를조금 비관적으로 보았지만 이게 우리의 학교 현실 아닐까? 그런데 우리의 학생과 학부모는 학원교육에는 관대하고 학교교육에는 모질
2007-01-31 07:44내가 연수원에 근무할 때는 한 주일에 두 학교 학생들이 와서 수련활동을 하였다. 2박 3일간 하게 되는데 앞 기는 월요일 오전에 입소해서 수요일 오전에 끝나고 뒤의 기는 수요일 오전에 입소해서 금요일 오전에 끝이 난다. 지금은 내가 근무한 연수원은 선생님들과 교육공무원만 연수를 받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고 학생수련활동은 울주군 언양 배내에 수련원을 옮겨 그 곳에서 수련활동을 하고 있다. 1년 안에 모든 고등학교 학생들의 수련활동을 할 수 없어 학교마다 한 해는 울산광역시교육청 산하 배내 학생수련원에서 수련활동을 하게 되고 다음 해는 다른 사설 수련원에서 수련활동을 하게 된다. 수련활동을 하게 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수련활동을 통해 봉사정신, 협동정신, 체력단련, 정신력 강화 등 무언가 새로워지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임하게 된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그렇지 않다. 그냥 수학여행처럼 노는 기간으로 생각하고 즐기고 가려고 한다. 그러니 수련원에 수련활동을 하러 오면서 가방에다 술도 가지고 오고, 담배도 가져오기도 한다. 수련활동 시작하기 전 오리엔테이션 시간이 되면 담당 교육연구사님께서 자기가 맡은 반의 수련생들의 가방과 호주머니를 일일이…
2007-01-30 11:28얼마전 가수 유니가 자살한 사건에 대한 정명숙리포터의 글을 공감하며 보았다. 청소년들의 자실문제도 쉽게 넘어가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녀의 자살이유가 여러가지로 추측되고 있지만 미니홈피에 올라있는 악성댓글(악플)도 한몫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오늘 아침에 우연히 TV를 시청하던 중에 청소년들의 악성댓글작성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유명 연예인들이 출연하였는데, 솔직히 별것 아니라고 생각해서 넘기고 나면 마음이 너무 상한다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다. 출연자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었다. 또한 최근에 이혼한 프로야구스타 서용빈, 유혜정 부부에게도 악성댓글이 올라오고 있어 상처받은 이들 부부에게 불을 지피고 있다고 한다. 역시 악성댓글의 대부분은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이렇게 댓글이 진행되면서 서용빈이 유혜정에게 폭행을 가했다는 내용까지 있다고 하니 이를 접하는 이들 부부의 마음은 어떨까 싶다. 하루빨리 악성댓글은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이번의 여가수 자살사건에 악성댓글이 직접, 간접으로 영향을 준 것만은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악성댓글을 올리는 층의 대부분이 청소년이
2007-01-30 11:26이곳 필리핀 ‘바기오’로 떠나오면서 제일 마음에 걸린 것은 고국 누님 집에 두고 온 어머니였다. 그래서 일까? 이곳에 도착하여 지금까지 어머니의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특히 이곳으로 떠나오기 전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은 결코 잊을 수가 없다. 함께 갈 것을 종용하였으나 어머니는 고국이 좋다며 극구 사양하셨다. 일 년 뒤에 꼭 돌아오겠다는 내 말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자식을 영원히 불 수 없다는 생각을 하셨는지 떠나는 자식인 내 손을 놓지 않으시며 계속해서 눈시울만 붉히셨다. 어머니의 그 모습이 너무나 안쓰러워 나 또한 돌아서서 눈물을 훔쳤다. 한편으로 자식으로서 못할 짓을 한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매번 안부전화를 할 때마다 어머니는 똑같은 말만 반복하신다. “애비야, 언제 올 거여? 안 올거여?” 자식을 보고 싶어하는 하는 어머니의 간절한 마음을 접할 때마다 자식으로서 어머니에 대한 죄송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고희(古稀)가 훨씬 넘은 어머니에게는 하루가 삼 년처럼 느껴지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6시(한국시간 7시). 시끄러운 전화벨 소리에 잠이 깨었다. 한국에서 누님으로부터 온 전화였다. 순간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2007-01-30 11:23연수원에 발령이 났을 때 큰 문제 중의 하나가 숙소 문제였다. 그 때 당시 자녀교육 문제로 세 식구는 마산에서 살고 있었고 나만 혼자서 옛 교육청 뒤에 조그만 방을 하나 얻어놓고 있었다. 여기에서 출퇴근하려면 버스를 타고 한 시간이나 가야 하고, 방이 쉽게 나가지도 않을 것 같고, 연수원 안에 숙소가 있어 고민 끝에 방을 그대로 둔 채 연수원에서 숙소생활을 하였다. 그러다가 한 번씩 시내 볼 일이 있으면 나가서 거기에서 자고 오곤 했었다. 내가 얻은 방이 얼마나 오래된 집이었던지 집에서 수돗물을 틀면 녹물이 나올 정도였다. 3년이나 그 집에서 녹물을 먹고 살았으니 생각만 해도 지긋지긋하다. 그래도 참고 살아왔다. 그 녹물로 인해 건강상태가 더 좋지 않은지도 모른다. 미련하기 그지없도록 그 집을 떠날 생각도 안 했고 떠날 줄도 몰랐다. 온 식구들이 울산으로 이사올 때까지 좋든 싫든 그 집에서만 살았다. 마산에서 울산으로 오면서 가장 염려한 것이 환경오염 문제였다. 공기도 좋지 않고 물도 좋지 않고 살 곳이 못 된다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언제나 적응하는데 힘들게 만들었다. 그런데다 집에서 먹는 물까지 낡은 수도관으로 인해 고통 속에 생활했으니 정말 지옥 같은 생활
2007-01-29 08:46오랫동안 교직에 몸담아왔으니 이젠 내 평생의 직업이 교육자가 되었다. 그런데 어린 시절 에 나는 무엇이 되겠다는 생각이 없었다. 초등학교 내내 커서 무엇이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러다가 중학교 2학년 무렵 읍내에 있는 공공 도서관에 가서 ‘돼지 기르기’에 관련된 책을 흥미롭게 읽으며 장차 양돈이나 양계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후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한 여학생에게 관심을 갖게 되면서부터 나는 책 읽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문학서적, 철학서적을 읽고 위인전을 읽으면서 나도 자연스럽게 꿈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그 꿈이 지금 생각하면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페스탈로치 같은 교육자, 슈바이처 같은 박애주의자, 소크라테스나 플라톤과 같은 철학자, 덴마크의 달가스나 그룬트비히 같은 개척자의 삶을 동경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타고르, 바이런, 하이네와 같은 시인, 간디와 톨스토이 같은 사상가, 드골과 링컨 같은 정치가, 성 프란체스코 같은 종교적 인물을 모델로 설정했다. 경제적 자립을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직업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없었다. 나의 꿈은 사상적인 것, 문학적인 것, 철학적인 것이었으며 자아완성이라는 철학적 명제가 지상과제였다. 돈을…
2007-01-29 08:44연수원에서 근무할 때 학생 수련활동이 내 업무가 아니고 교원연수가 내 업무였지만 연수원에서 숙소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수련활동을 하는 연구사님들과 함께 사감활동에 참여했다. 사감은 너무 힘들다. 일숙직은 아무것도 아니다. 수학여행 때의 지도하시는 선생님보다 더 힘들다. 밤새도록 잠을 자지 않고 학생들을 관리해야 한다. 주변이 산과 바다라 한 학생이라도 이탈하여 사고가 날 수도 있기 때문에 긴장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수련활동이 끝나고 인원 점검을 마친 후 숙소에 들어가 잠자는 시간이 되어도 곳곳에서는 자지 않고 이야기 소리가 들린다. 불을 끄게 하고 자게 해야 한다. 말을 듣지 않는 숙소에 속한 수련생을 불러내어 벌을 주기도 한다. 30분 이상 씨름을 해야만 조용해진다. 그렇게 해서 아침 6시까지 자면 다행이지만 다시 조용하다 싶으면 잠을 자지 않고 떠드는 소리, 장난치는 소리가 들린다. 다시 돌아다니며 지도를 한다. 사감은 애들이 자고 있는 시간에 문단속을 철저히 한다. 수시로 점검한다. 이렇게 사감은 정신이 없다. 너무 긴장된다. 너무 바쁘다. 하루는 내가 사감이라 아침 6시15분 전에 동편, 서편, 중앙현관의 문을 연 후 6시 시작되는 안내방송
2007-01-28 10:00'대학교수도 철밥통이 깨지고 있다.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다. 각 대학이 승진요건을 강화하면서 대학교수들도 일정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승진이 되지 않음은 물론,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다. 일부대학에서는 직급정년제를 도입하고 있다. 예전에는 명성만 가지고 정년까지 가는 교수들이 많았으나 이제는 명성만 가지고는 어림없다는 이야기다. 연구실적이 뚜렷하고 강의평가도 잘 받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가 초,중,고등학교 교사들에게까지 밀려들고 있다. 대학교수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대학교수도 평가를 받는데, 교사들이 왜 평가를 반대하는지 모르겠다. 교사들도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런 시각은 잘못된 시각이다. 우리도 하는데 너희는 왜 안하느냐는 식의 이야기는 설득력이 없다. 어디 대학과 초,중,고등학교가 같은 상황인가. 아니 어디 비슷하기라도 한가. 같은것은 오로지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것 뿐이다. 대학교수는 매주 자기가 맡은 강의만 하면 된다. 강의시간도 초,중,고에 비해 월등히 적다. 강의만 잘 하면 그만이다. 자신의 노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연구실적 쌓고 강의평가 잘 받을 수 있다. 일부교사들은 이런 이야기를 가끔 하는 경우가 있다. '저런 사람
2007-01-27 1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