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은 기분이 좋습니다. 지루하게 내리던 비가 그치더니만 비구름이 서서히 걷히기 시작하네요. 우리 학생들도 때를 만난 듯 많은 학생들이 운동장 트랙을 돌고 있었습니다. 저도 오랜만에 운동장 트랙을 30분 정도 걸었습니다. 기분이 상쾌해지더군요. 머리도 맑아지는 것 같구요. 오늘 저녁에 시간 나시면 식구들과 함께 산보를 좀 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오후 보충수업 시간에 조용한 교무실에서 세 학생의 지각에 대한 반성문을 읽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세 학생의 반성문을 읽고 선생님도, 학부형님도, 택시기사님들도 모두 학생을 우선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학생들은 자신의 의지를 굳게 세워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1학년 학생의 반성문을 읽어보니 평소와 같이 일어나서 평소와 같이 집에서 나왔는데 친구를 기다리다가 늦었다고 하네요. 시간이 늦어 택시를 타려고 했는데 택시기사님들이 차를 세워주지 않더라고 합니다. 거리도 가깝고 돈이 안 된다고 그러나요. 울산여고에 들어오는 길이 일방통행이라 복잡해 그러나요. 그래서 이 학생의 반응은 분했습니다. ‘택시기사님들에게 진짜 교육 다시 받고 택시운전했으면, 제발 법 좀 지키세요, 안 그럼 다른 사
2006-09-13 22:18대학에서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대학발 벤처」의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대학발 벤처란 대학에서 달성된 연구 성과나 신기술, 특허를 바탕으로 하여 설립된 기업과 대학의 교원, 학생 등이 설립한 것과 관계된 기업으로 일본 경제산업성은 2001년에 「대학발 벤처 1,000개사 창출 계획」을 발표한 후 기업 수는 금년 3월말까지 총 1,503개사에 이르렀다. 최근 대학발 벤처 기업이 총 1,500여개사로 증가한 이유는 일본은 오랫동안 불황이 계속 된 가운데 대기업은 그 동안 연구를 유보했었다. 그 결과 산업계의 활력이 저하되자 새로운 창조성의 근원을 대학에 요구했던 것이 증가한 이유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국공립 대학이 독립 법인화됨에 따라 대학의 지식 발신력이나 매력을 홍보할 필요성이 강해졌다. 무엇보다 대학이 가지는 지적 재산을 유효하게 활용하자는 기대가 높아져, 교원이나 연구자와 산업·경제활동과의 관련이 보다 밀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 벤처는 대학의 활성화나 세계의 여러 문제 해결에 공헌할 수 있는 것으로 그 뜻이나 철학을 더 강조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경영의 어려움 등 이에 따른 과제도 지적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2006-09-13 22:17점심을 먹고 교정을 한바퀴 둘러보다가 학생 휴게실에 들르게 되었다. 마침 한 학생이 공중전화부스에서 전화를 걸고 있었는데 가만히 보니 예전의 공중전화가 아니었다.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콜렉트콜' 전용전화란다. 휴대폰도 없고, 동전도 없고, 카드도 없을 때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사용방법도 간단해서 수화기를 들고 안내멘트에 따르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요즘 대부분의 학생들은 휴대폰을 다 소지하고는 있지만, 개중에는 없는 학생들도 꽤 많은 편이라, 이런 학생들을 위해 학교에서 배려한 것이다. 이렇듯 거창한 것보다는 학생들의 보이지 않는 작은 곳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는 것이 진정한 학생복지란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
2006-09-13 18:19아침에 출근을 하자마자 우리 반 한 여학생이 부리나케 교무실로 달려왔다. 숨을 헐떡이며 달려온 그 아이를 진정시키며 용건을 물어보았다. "아침부터 웬일이니?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이야기 해 보렴." "선생님, 왔어요. OO이가 왔어요. 교실로 빨리 가보세요." 그 아이는 앉아있는 나를 일으켜 세우며 빨리 교실로 갈 것을 재촉했다. 거의 20여일 이상 결석을 하고 난 뒤 오랜만에 학교에 등교한 녀석이었다. 처음에는 괘씸하여 원망도 많이 했지만 결석일수가 많아질수록 담임으로서 녀석의 학교문제가 걱정되기도 하였다. 아이들과 며칠을 찾아 다녀도 찾지 못했는데 녀석이 어떤 자극을 받아 학교에 나오게 되었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 여학생의 손에 이끌려 교실로 들어가자 녀석의 자리 주위에는 오랜만에 등교를 한 친구를 환영이라도 해주려는 듯 아이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녀석은 생각보다 건강해 보였다. 잠시 뒤, 나와 눈이 마주친 녀석은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로 다가와 인사를 했다. "선생님,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이제 학교생활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래, 잘 왔다. 어디 아픈 곳은 없니?" 나는 미안한 듯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는 녀석의 머리를 쓰
2006-09-13 18:196교시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데 옆 반 교실에서 아이들이 모여 웅성거리는 게 보였다. 무슨 일인가 하고 다가갔더니 이번 축제에 컴퓨터게임 리그전을 하는데 그 게임의 규칙을 설명중이란다. A4 용지 한 쪽 면을 가득 채운 설명서를 읽어보았더니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리포터는 그동안 나름대로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춰가며 세대차이를 줄이려고 노력했건만 아이들이 쓴 게임설명서를 받아든 순간, 나 역시 구세대란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야, 이게 무슨 말이냐? 선생님은 하나도 모르겠는데?" 그러자 학생들 왈, "선생님도 어쩔 수 없는 구세대군요."
2006-09-13 13:09선생님, 가을을 즐겨야 하는데 여름장마처럼 가을장마가 계속 이어지고 있으니 짜증나지 않습니까? 이번 주말까지 궂은 날씨가 계속 된다고 하니 인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가을을 즐길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면서 참고 인내해야 합니다. 다른 도리가 없잖아요. 그래도 날씨가 시원해 수업하기는 좋지 않습니까? 방학 전인듯 싶습니다. 어느 신문 닷컴에서 리더십(Leadership)과 헤드십(Headship)에 관한 글을 읽어보았는데 ‘곳곳에 리더십(Leadership)은 사라지고 헤드십(Headship)만 난무하고 있다고 하면서 리더십은 구성원의 자발적인 동의를 중시하지만, 헤드십은 “내가 CEO니까”라며 구성원들이 반대하는 사안도 자기 뜻대로 밀어붙여 회사는 분열만 한다’고 하였습니다. 국가든 회사든 학교든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됩니다. 혹시 내가 맡고 있는 학급 학생들에게 내가 수업하는 학생들에게 ‘내가 선생이니까’ ‘내가 담임이니까’ 그리고 ‘너희들은 배우는 학생이니까’라는 생각으로 자만에 빠져 학생들의 의견은 무시하고 담임 뜻대로 선생님의 뜻대로 밀어붙여 학생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경우를 경험해 보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나의 리더십 때문이 아니라 헤드십 때문일지
2006-09-13 08:33눈병의 계절이다. 매년 반복되는 연례행사가 된지 오래다. 올해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있다. 이미 지난 3-4월에 걸쳐 눈병으로 호되게 홍역을 치른 학교들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눈병에 대처하는 방법은 10년전이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한것이 없다. 강산이 변해도 요지부동인 셈이다. 관계당국의 대처가 미흡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긴 하지만 언제까지 당국의 조치만 기다릴 처지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눈병이 걸리면 대부분의 학교에서 등교정지를 시킨다. 안과에 가서 치료를 받고 상태를 보아가면서 등교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데, 이것이 학교에서 눈병이 쉽게 퇴치되지 않는 이유이다. 즉 학생들 서로가 눈을 비비면서 눈병에 감염되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많은 학생들이 동참(?)하는 것이 사실이다. 눈병에 감염되면 최소 1주일 이상은 학교에 오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다. 집에서는 거의 공부도 하지않고 그냥 시간을 보내게 되기 때문이다. 어쩔수 없는 현실을 안타깝게 지켭볼 뿐이다. 이제는 학교에서도 등교정지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학생들에게 등교정지를 시키는 것은 다른 학생들에게로의…
2006-09-13 08:32CBS가 ‘무자격 교사 임용’ 사태를 보도하며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교육부의 졸속정책과 탁상행정을 꼬집었다. 내용에 따르면 교원자격이 박탈된 여교사가 무자격 상태에서 충남 천안시내 등지의 초등학교 아이들을 6년여 동안 가르쳐 파문이 일고 있다. 무자격 교사 파문이 충남에서 끝나면 좋으련만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경기교육청에서도 현재 부적격 교원으로 의심받고 있는 교사가 초등교원 6명, 중등교원 3-4명 등 1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 일선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원들은 그동안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잘 안다. 1999년 65세에서 62세로 교원의 정년을 단축하며 주무부처인 기획예산처와 교육부에서 내세운 게 경제논리와 교육개혁이었다. 사실 교육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지만 대충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그럴듯한 정책이었다. 그러니 정년단축은 국민들로부터 환영받을 수밖에 없었고, 교원단체나 양식 있는 사람들이 교육의 황폐화를 막기 위해 주장하던 단계적인 정년단축은 휴지통 속으로 들어갔다. 교원단체들이 지적하고 있듯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정책으로 교육을 황폐화 시키는데 정부가 앞장선 꼴이었다. 교육계의 요
2006-09-13 08:31"딱 걸렸어. 아빠, 제발 담배 좀…" 학원에 다녀 온 막내 녀석이 저녁을 먹고 난 뒤 아파트 발코니에서 담배를 피우고 거실로 들어오는 나를 보자 코를 막으며 말을 했다. “그래, 미안하다. 다시는 집에서 안 피우마.” 집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막내 녀석에게 들키면 매번 나는 이런 식으로 변명을 한다. 그러면 막내 녀석은 나에 대한 불만을 아내에게 털어 놓는다 . “엄마, 아빠 때문에 못살겠어요.” “그게 무슨 말이니?” “엄마는 담배 연기가 눈에 보이지 않으세요?” “그런데, 왜 그러니?” “아빠는 건강에 좋지도 않은 담배를 왜 피우는지 모르겠어요.” “글세 말이다. 네가 한번 이야기해 보렴.” 막내 녀석은 아내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고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막내 녀석의 말에 아내는 나에게 눈을 흘기며 말을 했다. “당신 막내 녀석 얘기 들었죠? 그러니 담배 좀 끊어요.” “당신도 알다시피 술도 먹지 않는 내가 담배를 끊으면 무슨 낙으로 산단 말이오.” 아내의 잔소리에 화가나 다시 담배 한 개비를 꺼내들고 발코니 쪽으로 나가려고 하는 순간 조금 전에 막내 녀석이 한 말이 생각나 할 수없이 현관 밖으로 나갔다. 꼭 이렇게까지 하면서 담배를 피워야 되는 자신이
2006-09-13 08:31학교마다 조금씩 다르긴 해도 통상 가을경에 학교마다 축제를 연다. 단순한 체육행사에서 벗어나 지역주민과 더불어 함께하는 학술.문화.체육축제의 모습은 정말 보기에 좋다. 학생들이 정성껏 준비한 예술작품과 합창단의 모습, 학부모도 참여하는 공연 등 볼것이 많다. 짧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1년여를 곡식이 여물기 위해 결실을 맺듯 학교행사를 준비해 가는 교사와 학생들의 노력은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제간의 돈독한 정도 쌓을 수 있으니 그 의미는 깊다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좋은 모습 뒤에 씁쓸하다 못해 이것은 아니다는 광경이 모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와 있어 말하고자 한다. 한 마디로 순수하고 예술적이어야 할 고등학교 학생들의 축제가 대학생들과 성인들의 상업적이고 외설적인 저질 축제 모습을 따라가다 못해 앞서가는 듯한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한 여학생이 게임을 하다가 진다. 게임에 지자 어느 동아리 남학생이 바닥에 천을 깐다. 그리고는 팔굽혀펴기를 시키는데 여학생이 하는 것이 아니고, 여학생을 눕힌 상태에서 남학생에게 그것을 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알 것이다. 이러한 것을 당한 여
2006-09-12 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