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수업 탐구대회를 준비하면서 자주 들은 말이 ‘자발적으로 지웠했느냐’는 것이었다. 실제 대회에서 만난 많은 학생들이 교수님의 권유 등 반타의적으로 참가한 경우가 상당수 있었다. 사실 필자도 처음 지원할 때 어떤 대회인지 정확히 모르고 지원했던 것 같다. 대회 준비가 예상외로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큰 대회 규모에 놀랐다. 준비과정부터 배울 것 많아 솔직히 교생실습과 동시에 대회 준비를 하면서 중간 중간 후회가 들기도 했다. 또 대회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경쟁이 상당히 부담스럽기도 했다. 특히 1등급을 얻지 못할 것 이라는 불안감보다는 꼴찌가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 쪽이 더 강했었던 것 같다. 전국대회니 나보다 잘 하는 학생이 많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과 함께. 준비할 때의 고생, 등수가 정해진다는 부담감, 큰 대회 규모와 같은 것들이 좋은수업 탐구대회의 진입 장벽을 높이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회는 충분히 참여할 가치가 있었다. 상을 받는 결과 때문이 아니라 준비 과정에 많은 소득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현직에서 근무하는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자주 있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것이 ‘나 때는 이
2018-11-19 09:48한국교육학회는 지난달 27일에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제1회 전국교사학술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의 가장 큰 취지는 교육의 이론과 실천 간 소통 강화였다. 그동안 한국 교육학계와 교육현장은 마치 큰 성벽을 사이에 둔 두 나라처럼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활동했다. 이론과 실천 간 소통 시작 두 영역의 소통 부족으로 인해 합리적이고 탁월한 교육이론마저 현장에 적용되기 어려웠고, 다른 한편으로는 다양하고 변화하는 교육현장의 상황이 이론에 반영되지 못했다. 그동안 이론과 현장의 연결을 위한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던 한국교육학회는 작년부터 유·초·중등 각급의 교원위원회를 발족하고, 이를 중심으로 연차학술대회에서 별도의 교원세션을 구성해 ‘인성교육의 방향’을 주제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올해 연차학술대회에 교원세션을 마련해 전국 교사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발표와 토론을 진행할 수 있었다. 특히 제주도교육청의 협조로 세션 참가를 교원직무연수로 활용, 300여 명의 교원이 참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대회는 산하 프로그램으로 교원세션을 진행했기에 전체적으로는 연구자 중심으로 흘렀다. 결국 유·초·중등 교원이 주축이 된 독자 학술행사를 별도로 열어
2018-11-13 08:59어느덧 학교교정의 수북하게 쌓인 낙엽이 아이들의 총총걸음에 바스락거리고 녀석들의 장난기 가득한 웃음소리가 가을바람과 함께 어우러져 계절을 점점 겨울로 이끌고 있다. 중간고사를 마친 우리 반 아이들에게 지금은 잠시 학업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는 시기다. 땀방울처럼 맺힌 긍지와 보람 어느 날 아침 조회시간에 고교 1학년 이때가 본인들이 미래에 대한 자신의 빛깔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때라 강조하며,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다양한 시선을 키워보라는 조언을 해봤다. 그리고 나아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을 이해하고 바라볼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연탄배달봉사를 안내하면서 학창시절의 뜻깊은 경험을 제안했다. 얼마 전 비 내린 후 날씨가 추워지면서 아이들과 연탄 나르는 것이 고생일까 노심초사했지만 다행히 하늘도 우리의 봉사하는 뜻깊은 마음을 알았는지 봉사 당일 날씨는 한결 포근했다. 첫 번째 방문한 가정은 어르신 혼자 기거하는 작은 슬레이트 지붕의 집이었다. 빨간색 연탄은행의 작업복을 입고 두 손에 작업용 장갑을 착용해 일렬로 줄을 서서 배달을 시작했다. 연탄이라는 것을 접해보지 못한 세대이기에 나름 신기해하며 즐거워했지만, 7.2㎏ 무게의
2018-11-13 08:59교육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 기술 기반의 디지털 혁명은 인류의 생활방식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다. 아이나 어른이나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배터리가 방전되면 생각도 멈춘다는 사람들의 말을 듣기도 한다. 타당성보다 공정성에 더 관심 우리나라 교육 문제는 ‘기승전-대학입시’라는 말처럼 대입의 영향력을 너무 크게 받고 있다. 대입으로 결정되는 대학과 전공이 평생에 걸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어쩌면 대입에 몰두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행동은 매우 합리적인 선택으로 볼 수 있다. 대입은 너무 치열한 경쟁이기 때문에 어떤 기준이냐에 대한 타당성 논의보다는 얼마나 공정하게 뽑을 수 있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입에 관한 논쟁은 소위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에 다수의 의견이 모아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고교는 대입 과목 중심의 암기위주 교육에 올인하게 된다. 미래를 대비하는 교육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교육은 원래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는 과정이자, 미래에 대비하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회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과거와 현재 사회 상황에 비춰 인재를 양성하면 되겠지만 빠르게
2018-11-06 09:21100여 년 전 우리나라에서 근대 직업교육이 시작된 이래 특성화고는 개인의 진로와 국가산업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 우리나라 특성화고는 510교(마이스터고 포함), 학생 수는 약 27만명의 규모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급격한 학령인구의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 등으로 인해 신입생 모집이 갈수록 어렵다. 외국어교육 및 해외취업 지원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능력중심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금년부터 ‘특성화고 국제화교육 지원 사업’ 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의 핵심은 특성화고 학생들이 글로벌 현장학습 및 국제 교류 확대를 통해 해외취업에 도움을 주고, 나아가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특성화고 학생 다국적언어(외국어) 교육 확대 △자치구와 협력하는 글로벌 현장학습 확대 △해외 직업계고 학생 초청 확대 △특성화고 우수 직업교육 모델의 해외 전파 △외국 학생 및 교원 초청 직업교육 기술교류 확대 등 10가지로 구성됐다. ‘특성화고 학생 다국적언어(외국어) 교육’은 말 그대로 다국적언어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우수한 외국어 능력을 갖추게 하고, 이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차원에서다. 정규수업 및
2018-11-06 09:21학교를 다니다가 도중에 그만두는 학생들을 총칭하는 용어는 학교 밖 청소년이다. 이전에는 중도탈락자 혹은 자퇴자 등 특별히 정해지지 않은 용어로 통용됐다. 서울시교육청은 고교 단계에서 학업중단으로 이어진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매월 20만원의 수당을 주겠다고 한다. 또 다른 그들만의 세상 우려돼 그 돈을 어디에 쓰는지도 묻지 않겠다고 한다. 학원비나 온라인 학습비, 교재 및 도서구입비 등으로 쓸 것이라는 기대가 큰 모양이다.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기대는 지나쳐 보인다. 도리어 재학 중인 학생들은 혼란스러워 할 수도 있다. 매월 20만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지도 않았던 선물이 있으니 말이다. 도중에 학교를 그만두는 사유는 다양하다. 학교 부정응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자신의 의지에 의한 경우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다. 예전에는 학비조달이 어려워 중도에 그만두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많았으나 이제는 옛날이야기이다. 현재 중학교는 완전 무상교육이고 고등학교도 무상교육이 곧 도입될 태세여서 학비조달 문제는 많지 않다고 본다. 오래전 필자가 담임 했던 학생 중에 공부는 물론 학교 다니는 것 자체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학생이 있었다. 고교를 진학했
2018-10-30 10:44미국의 긍정심리학자 소냐 류보머스키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대해 세 가지의 관점이 있다고 한다. 자신의 일을 직무(job)로 보는 사람은 일의 가장 큰 목적을 금전적인 보상에 둔다. 경력과정(career)으로 보는 사람은 권력과 명성, 출세를 위해 일을 한다. 소명(calling)으로 보는 사람은 자신의 일에 특별한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믿으며 일에서 삶의 만족과 즐거움을 얻는다. 특별한 의미와 가치 있는 교직 결국 우리는 일을 하면서 금전적 수입, 지위 향상, 일의 의미를 모두 고려하지만, 이중 어떤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느냐는 사람마다 다르다. 연구에 의하면 일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지느냐에 따라 일을 하는 태도와 행동이 달라지고, 성과와 행복도 달라진다고 한다. 소명이라는 말은 원래 종교적인 용어였다. 즉, 신으로부터 ‘부름을 받았다’(called)는 의미로 목사, 신부, 승려 등 종교적인 활동을 하라는 특별한 부름과 관련되어 사용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범위가 확대돼 종교가 없더라도 자신의 일에 소명의식을 갖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누구든지 진지하고 깊은 성찰을 통해 “아, 나는 이런 일을 해야겠구나, 나는 이런 일에 끌리는구나
2018-10-30 10:44학교급식이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점심시간을 생각한다. 그러나 야간자율학습 및 기숙사를 운영하는 전국 2100여 개의 학교에서는 아침과 저녁도 제공한다. 이런 학교들은 점심 1식(1년 190식)을 제공하는 일반 학교에 비해 2식은 평균 2.6배(1년 500식), 3식은 4.3배(810∼900식) 이상 업무를 수행한다. 과도한 업무에 자괴감만 쌓여 그러나 영양교사는 1식과 동일하게 한 명이 총괄 운영하다 보니 영양관리와 더불어 위생적인 조리와 급식단계별 안전관리, 조리종사자 관리까지 초과 근무와 과도한 업무 부담으로 고통 받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3식 학교근무는 대부분 새벽 6시 이전에 시작해 저녁 8시 이후까지 이뤄지는데, 영양교사 한 사람이 통상근무시간(8:30∼4:30) 내에 저녁급식 업무까지 수행하기가 어려워 가정에서까지 원격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각종 질환에 시달리거나 견디다 못해 퇴직을 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학교급식은 단순히 한 끼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영양 및 식습관과 식사예절 등 학생들의 건강한 신체 발달을 도모하는 교육과 병행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근무여건으로는 교육급식이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며 그 피해는 고스란
2018-10-23 09:064살, 6살 개구쟁이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가슴 철렁한 일이 때때로 생긴다. 아무리 신신당부해도 눈 깜짝할 사이에 사고가 일어난다. 부모가 두 아이를 키우는데도 시시때때로 사고가 일어나는데, 하물며 25명가량의 아이들이 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교실에서는 오죽하랴. 예기치 못한 위험에 항상 노출 학교는 어린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생활하는 공간이지만, 예상치 못한 수많은 사고에 노출돼 있다. 교사 한 사람이 모든 안전사고를 예측하고, 대비하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많은 안전사고의 책임의 무게를 학교가 짊어지고 있어 안타깝다. 이러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학교들은 다음과 같은 일을 해야 한다. 첫째, 학교 내 안전교육 및 안전사고 예방을 총괄하는 ‘학교안전책임관’을 지정해 안전조직을 일원화하고, 교육청과 지역사회의 안전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둘째,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학교안전계획’을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수립·시행하고 있다. 셋째, 학교구성원들이 함께하는 ‘학교 안전점검의 날(매월 4일)’에 각 교실, 학교 시설물 등을 점검하고 있다. 또한 ‘학교안전 위험성 진단’을 통해 재난 위험성을 진단하고 그
2018-10-23 09:05한국대학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1차적 원인은 학생 수 감소다. 교육부가 2021년까지 38개 사립대가 폐교할 것으로 발표할 정도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앞으로 100개 이상의 대학이 사라질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학생 수 감소는 곧바로 대학의 재정부족으로 이어져 대학경영을 어렵게 한다. 이럴수록 대학교육의 질을 높여 한국대학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야 한다. 취학률 높지만 경쟁력은 낮아 그러나 최근 IMD(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가 한국의 교육경쟁력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대학교육과 경영교육 모두 40위권에 머물고 있다. 세계경제포럼도 한국이 고등교육 취학률은 세계 1위지만, 고등교육체제의 질이나 경영교육은 50∼60위권으로 평가하고 있다. 금년 더타임스가 발표한 세계100대 대학을 보면 한국은 서울대(63위)와 성균관대(82위) 2개가 진입해 있다. 이를 아시아와 비교해보면 칭화대 22위, 싱가포르국립대 23위, 베이징대 33위, 홍콩대 36위, 도쿄대 42위로 순위나 경쟁력에서 우리보다 한수 위다. 대학이 당면한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파고 앞에서 교육패러다임의 혁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대학내부의 학과주의 등 여러 문제
2018-10-16 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