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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마흔 중반 글쓰기로 찾는 위안

글쓰기, 삶의 고단함을 견디는 힘

어느덧 교사로 일한 지 10여 년이 다 되어 간다. 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저 연차에서 벗어나 이런저런 일들을 겪다 보니 비로소 교직이 어떤 곳인지, 내가 교사로서 집중해야 될 부분은 무엇인지, 직업이 내게 어떤 의미인지 등에 대해 나름의 생각은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회사원, 교사 등으로 일해본 경험이 있지만 여전히 다른 직업 세계는 흥미로운 세계이다. 법률가, 기자, 편집자, 번역가 등의 면면이 담긴 책을 읽다가 가끔 교사를 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했을지를 생각해 본다.

 

늘 읽고 쓰는 일의 언저리에 머물렀기에 동경하는 직업세계도 그쪽으로 주파수를 맞추고 있다. 읽고 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이들의 삶은 어떤 것일까?

 

최근에 <탁월한 피해자>를 통해 저자인 곽아람 작가에 대해 알게 되었고, 관심작가의 책을 모두 살펴보는 습관 덕에 작가가 쓴 모든 책을 찾아 읽고 있다.

 

곽아람 작가는 언론인으로 주중에는 기사를 쓰고 주말에는 책을 쓴다고 한다. 처음 회사일로 블로그에 글을 쓴 것이 계기가 되어 책을 내게 되었고, 글이라는 무기로 경험하는 것들마다 책으로 만드는 삶을 살고 있었다. 언어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자신의 경험에서 공감을 이끌어 내는 저자의 재능을 동경하게 된다.

 

눌변에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내가 어쩌다 여러 아이들, 동료들 속에서 사람의 마음을 얻고 교육하는 일을 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직업과 나 자신에 대해 무지했던 대가를 혹독히 치르는 중인 것 같다. 외부에서 보는 것이 다가 아님을 직접 겪으며 깨달았기 때문이다.

 

허나 어느 직업이나 빛과 그림자는 있는 법. 교사라는 직업이 글쓰기를 직접적으로 훈련시키고 단련시키는 직업은 아닐지라도 도움 되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마음만 있다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평균적으로 더 많고, 글쓰기 소재의 원천이 되기도 할 테니까.

 

 

일상에서 답답함을 느끼는 요즘이다. 사춘기를 지나는 자녀를 키우는 육아의 고단함 때문에, 직장에서 학생들로부터 겪는 모멸감 때문에, 다른사람과 힘듦을 공유할 수 없다고 느껴질 때가 그렇다.

 

그럴 때 나는 그저 흰 모니터를 바라보며 되는대로 아무렇게나 자판을 두드리고 싶다. 마치 세상의 풍파를 다 겪은 이가 '내 인생을 쓰면 소설 몇 권은 될 텐데'라고 읊조리듯 마음에 쓸거리가 한가득인 것 같다.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그 많은 구슬을 꿰어 보배로 만들 재능은 없다는 것을 매번 좌절하며 느낀다.

 

이런 마음속 이야깃거리를 글로 능숙하게 풀어낼 능력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불같이 활활 타는 감정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키는 일이란 내게 일어날 수 없나. '일기는 일기장에'라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글에 교훈이라도 담아내야 하나.

 

직업을 옮기느라 두 번의 대학을 다녔다. 그렇게 돌아와 지금의 직업을 갖게 되었고, 일과 육아 사이에서 여전히 고군분투하고 있다.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보다는 컴컴한 터널에 홀로 있을 때의 막막함이 앞설 때도 있다.

 

어느덧 마흔 중반. 뭔가 다시금 시작하기에 망설임을 느끼는 나이가 되었다. 예전의 열정과 용기가 줄었음이 느껴지는 요즘이다.

 

큰 변화가 어렵다면 작고 섬세한 어제와 다른 오늘을 그려본다. 그 수단이 내게는 글쓰기와 책 읽기이고, 늘 그 길에서 방황하고 있지만 언젠가 스스로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작은 결실을 향해 오늘도 한 발자국 내디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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