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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③ 문제아가 모범생으로 - ADHD의 가능성

ADHD는 지능과 아무 관련 없어
집중력 찾아주면 '딴사람'으로

A교사는 요즘 철수의 변화가 신기하다. 남의 말은 귓등으로 듣고 두서없이 자기 이야기만 쏟아내던 버릇이 사라졌다. 수업시간에 산만하던 행동들도 잠잠해졌다. 자기 그림을 그리기는커녕 남의 그림에 낙서만 하던 철수가 교내 그림대회에서 상도 받았다. 철수는 이제 ‘야단맞는 문제아’가 아니라 교사 부모로부터 ‘칭찬 받는 아이’로 변했다. 학교생활이 즐겁고 “나도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찬 아이로 바뀐 것이다.

이는 A교사가 몇 달 전 철수 부모와 상담해 소아청소년정신과 진료를 받게 한 결과다.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 진단을 받고 전문의의 상담치료 및 약물치료, 교사와 부모의 합심 하에 칭찬을 위주로 한 행동치료를 받은 지 3개월 만의 변화다.

많은 교사가 ADHD 아동을 대할 때 ‘골칫덩어리’, ‘사고뭉치’, ‘공부 못하는 아이’, ‘말 안 듣는 아이’라는 선입견을 갖게 된다. 조용한 수업 분위기를 망치는 돌발행동, 친구들을 툭툭 치는 등 시비처럼 보이는 행동이 끊이지 않는 탓이다. 지렁이가 기어가는 듯 맥없는 글씨, 띄어쓰기나 맞춤법을 무시한 중구난방의 문장, 더하기 빼기를 못하고 공공기관 야외 학습 때마다 멋대로 돌아다니는 행동으로 교사들의 애를 먹이는 것도 이런 선입견을 갖게 하는 데 한 몫 한다.

그러나 ADHD 아동을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보는 것은 옳지 않다. 첫째, 학습능력 면에서 ADHD 질환 자체와 지능은 아무 관계가 없다. 평균 지능을 가졌거나 머리가 좋은 ADHD아동의 경우 치료하여 집중력만 개선된다면 공부 잘하는 아이로 바뀔 수 있다. 둘째, 성격적으로 ADHD 아동들은 활달하고 에너지가 넘친다. 덕분에 친구들로부터 ‘분위기 메이커’로 인정받는 경우도 많다. 셋째, 호기심과 탐구욕도 왕성해 특정 방면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작년 대만에서 ‘원기소년’이라는 그림대회가 열린 바 있다. ADHD 치료 전후에 그린 그림을 비교해 치료 결과가 가장 눈에 띄는 그림을 선별했는데, 여기서 1등을 한 소년의 그림은 이름난 미술가들이 호평할 정도로 창의적이었다고 한다.

저 유명한 에디슨, 아인슈타인도 어릴 때 ADHD 증상을 보인 적이 있다고 한다. 심지어 다방면에서 불세출의 명성을 날린 발명가이자 화가, 의학자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천재 ADHD가 아니었을까 하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요는 ADHD 아동도 다른 아이들 못지않은 가능성과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집중이 안 되는 질환’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들이 동반되고, 이에 대해 모르는 어른들 때문에 오명을 쓰고 ‘포기’되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어른들의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배가 아프다는 아이를 치료해 주지 야단을 치지 않는다. ADHD도 통증만 없을 뿐 분명한 질환이다. 이 아이들에게는 ‘집중력’을 되찾아주는 치료가 핵심이다. ADHD 아동에게 치료는 단지 공부 못하고 말 안 듣는 현상을 개선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사회부적응 위험’이라는 미래의 그늘을 제거해 평생을 양지로 이끄는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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