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1차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득표자간 28일 결선투표를 치룬다.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는 기호순으로 강준모(56) 충남정의여중·고교장, 김귀년(64) 창문여고교장, 김귀식(65) 전 전교조위원장, 김진성(61) 구정고교장, 박용태(45) 한영중교사, 심광한(60) 가락고교장, 유인종(68) 현 교육감, 정용술(63) 중대겸임교수, 지용근(65) 교육위원 등 9명이 출마했다.
일반 국민들은 교육감 선거가 정치판과 다름없이 혼탁하다며 우려하는 반면 교육감 후보자들은 너나없이 선거운동 기간이 너무 짧아 유권자들에게 자신들을 알릴 기회가 없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교련(회장 최재선)은 19일 한국교총 강당에서 '서울시교육감 후보자 초청 교육정책토론회'를 열어 관심을 끌었다.
교총과 학교바로세우기실천연대가 후원한 이날 토론회에는 후보 9명이 모두 참가하고 교원과 학부모들이 방청석을 가득 메우는 등 성황리에 열렸다. 토론에 앞서 후보자들은 서로 손을 맞잡고 '교육자다운 선거'를 다짐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는 공동질의와 추첨에 의한 교육현안질의, 사례질의, 후보자간 질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후보자들의 자질을 검증했다.
#공동질문
출마 이유와 꼭 이루고 싶은 것
△김귀식=더이상 일방적 하향식 정책으로는 21세기 교육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학교현장의 자율권 보장을 통해 교실의 활성화를 도모하겠다. △김진성=교육행정의 동맥경화로 학교현장이 학력저하, 사기저하, 의욕저하라는 중증을 앓고 있다. 믿을 수 있는 학교교육 공동체를 만들겠다. △박용태=교육현장이 삼풍백화점 무너지듯 붕괴됐다. 교육계에도 젊은 지도가가 행정을 책임져야 한다. 젊은 패기로 서울교육을 구하겠다. △심광한=우선 서울교육을 정상화한 후 학교의 기능과 역할을 활성화하고 교원의 자존심과 사기를 진작해 교육의 질을 한단계 끌어 올리겠다. △유인종=재임중 벌인 '새물결 운동' 개혁 사업을 완성하겠다. 특기·적성을 살리고, 인성과 학력신장 교육이 조화를 이루는 학교를 만들겠다. △정용술=교육의 획일화 차단없이 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수 없다. 교육감 권한을 줄이고 장학방침을 폐지하는 등 행정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 △지용근=학교붕괴 현상 등 들떠 있는 분위기를 진정시키고, 교육재정을 확충하고 인사행정을 공정히 하는 가운데 미래지향적 교육을 하겠다. △강준모=우리 교육이 위기 상황에 처해 있어 긴급 처방을 해야 할 때이다. 서울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무엇보다 학교장 중심의 행정을 하겠다. △김귀년=무너진 서울교육을 바로세우고 학교를 살리기 위해 출마했다. 사학 푸대접을 시정하고 공학과 사학의 균형있는 발전을 도모하겠다.
부채 해결책과 재정 확보 방안은 △강준모=대로변에 있는 학교 부지에 상가를 지어 임대하면 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교육위원을 하며 이를 제안했으나 실행되지 않고 있다. △김귀년=한때는 GNP대비 5%까지 올라갔던 교육재정이 지난해 4.3%에 이어 올해엔 4.2%로 줄었다. 청와대에 공교육 내실화를 요구하겠다. △김귀식=예산 운영의 철학 빈곤도 문제다. 새물결 운동에 예산을 낭비하고 초·중등간, 실업·인문고간 예산 배분에 균형을 잃어 불만이 높다. △김진성=교육재정 GNP6% 국민운동 공동대표로 길거리에서 시민에 호소도 하고 당국에 시위도 했다. 대통령과 서울시장을 만나 설득하겠다. △박용태=교육재정 확보 특별법을 제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선심성 교육사업 지원을 지양하고 교육감·교육장 판공비를 100% 공개하겠다. △심광한=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경기도의 3분의 1밖에 못받고 있어 문제다. 교육세의 지방세 전환과 함께 서울시 전입금을 최대한 확대하겠다. △유인종=부채 8000억원은 정부가 갚아준다는 전제하에 빌린 것이다. 이중 현재 4600억원만 쓴 상태다. 이젠 소프트웨어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 △정용술=교부금과 보조금을 확보하려면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초등과 고교에 똑같이 3700억씩 배분하고 있는데 투자 우선순위가 잘못됐다. △지용근=교육예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교단에 중점 지원하겠다. 투명하게 집행하는 한편 학교교육비를 표준교육비 이상으로 지원하겠다.
인사행정 어떻게 할 것인가 △박용태=교육장 인사는 공개경쟁체제로 전환하겠다. 강남에 거주하면서 강북 소재 학교에 장기간 근무하는 현실성없는 인사행정을 고치겠다. △심광한=인사위원회에서 원칙을 정하면 예외없이 적용하고 예측 가능한 인사를 하겠다. 지연·학연 우대를 지양하고 정기전보제를 고치겠다. △유인종=인사와 관련 불만이 많지만 나야말로 파가 없는 사람이다. 능력, 여성 우대, 지역 안배 등 3대원칙을 중심으로 투명하게 인사했다. △정용술=예견되고 검증된 인사라면 뒷말이 적다. 교육전문직을 공모제로 뽑고 일한 만큼 보상받는 체제로 바꾸겠다. 초빙제도 확대하겠다. △지용근=정실 인사를 지양하고 능력있는 인재를 발굴하겠다. 고위 공무원 공모제를 시행하고 초빙제를 활성화하겠다. 여성인력을 우대하겠다. △강준모=초·중등간 인사를 공정히 하고 교육장 공모제를 시행하겠다. 학교 특성을 위해 필요한 사람은 연한에 관계없이 근무토록 하겠다. △김귀년=사학 출신도 교육장을 맡을 수 있도록 하겠다. 균형 발전을 위해 공학과 사학을 왔다갔다 하면서 교육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겠다. △김진성=모두가 공정한 인사를 다짐하지만 출신 배경이 인사에 영향을 미칠 것이 뻔하다. 나는 학연·지연으로부터 가장 자유롭다고 자부한다.
교육의 질 확보와 평가 방향 △지용근=학교가 자율적으로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교육의 질을 낮추는 요인이다. 기초학력 신장에 힘쓰고 수행평가를 보완하겠다. △강준모=교육에 대한 사명감과 헌신하는 마음이 사라진 게 가장 큰 문제다. 교사교육을 강화하고 사기진작을 통해 자존심을 회복토록 하겠다. △김귀년=교육의 질 따지기를 하기에 앞서 우선 각종 잡무를 없애 교사들에게 교재 연구를 할 수 있는 여유를 주고 교실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김귀식=공교육이 사교육을 끌어갈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잡무를 완전 철폐하고 교육청이 수업방법을 개발하고 지원해야 한다. △김진성=지나치게 특기·적성교육을 강조하고 성적을 경시하니 지적 교육이 죽어버릴 지경이다. 기초학력 신장을 위해 정기 시험을 부활하겠다. △박용태=이벤트식 교육을 지양하겠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이전에 경제적 동물이다. 훌륭한 교사를 확보하기위해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 △심광한=학교는 열심히 공부하고 바르게 생활하는 도장이다. 학년별 최소학력 기준을 정하고 사설 강습소 보다 나은 교실 여건을 만들겠다. △유인종=교육의 질에 대한 개념을 달리해야 한다. 단순 지식 암기식 교육이 아닌 창의력 신장과 인성교육 중심으로 교육방법을 혁신해야 한다. △정용술=교육의 질 확보를 위해 교육철학의 새로운 전환이 필요하다. 교사들이 후기산업사회의 눈으로 교육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다.
#개별질문
-연금법 개정에 대한 견해는 △유인종=연금법 개정 문제는 교원사기에 직결되는 사안이다. 아직 구체화된 개정 내용은 없지만 개정해야 한다면 기득권 중심으로 개정돼야 한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교원에 임용됐던 당시 제도로 보장된 연금이 지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기·적성교육을 외부강사에 많이 의존하는데 △정용술=학교의 기능이 지식전수와 사회화 과정이라고 보면 지식중심 교육 못지않게 특기·적성교육은 중요하다. 학교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특기·적성교육은 지금처럼 외부강사를 활용하는게 좋다고 본다.
-교육투자 우선순위는 △지용근=학급당 인원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학급당 인원이 50명이면 학생 개개인에게 50분의 1의 정성이 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육여건과 시설을 개선하고 교육자료 등 소프트웨어를 원활히 지원하는 일이다.
-사교육비를 줄이려면 △강준모=지방자치단체가 다양한 프로그램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지역·마을 단위 전시회 등 프로그램도 지자체와 협력해 개설하겠다.
-획기적 잡무 경감방안은 △김귀년=관할청에서 무리한 공문을 억제해야 한다. 교육청에 다 있는 통계를 왜 거듭 학교에 묻는지 알 수 없다.
-교원승진제 개선 방안은 △김귀식=전직원과 함께하는 평가체제로 바뀌어야 한다. 교과별 연구활동을 강화하는 등 팀별로 연구하는 시스템을 지향하려면 학교현장에서 자율평가가 가능토록 해야 한다.
-교육행정의 전문성 강화방안은 △김진성=교육행정에서 전문직과 일반직은 두개의 수레바퀴와 흡사하다. 한쪽으로 편중돼선 안되고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일반직과 대화를 통해 전문직 위상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
-열린교육에 대한 견해는 △박용태=학교 수업은 개방적으로 운영되고 개인차를 고려해야 한다. 다만 현재의 교육여건상 수행평가 등을 확대 적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므로 현장 실정에 맞게 보완돼야 한다.
-교원정년 단축 때 무얼했나 △심광한=갑작스런 교원정년 단축 조치로 교원들의 인생 설계가 무너졌고 전문직으로서의 자존심이 훼손됐다. 당시 나는 동부교육청 교육장이었는데 교원들의 동요를 막으라는 지침에도 불구하고 여기 저기에 전화해 반대투쟁에 참석토록 권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