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지원자 이탈…응시율 저조 "떨어져도 재수, 지방으론 안 가" 보수교육 받은 중초교사도 외도 기간제 부족…자격미달자 채용도
연이은 임용고사 지원자 미달로 교사난에 허덕이는 초등교단이 저조한 응시율과 중초 기간제 교사의 이탈까지 겹쳐 교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 때문에 일부 학교에서는 자격 미달인 전직 교사까지 채용하는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 올해 300명을 모집한 강원도는 당초 지원자가 113명에 불과했지만 그나마 3일 임용시험에는 80명만이 응시해 모집인원의 27%에도 미치지 못했다. 수도권 응시를 위해 빠져나간 복수지원자 때문이다. 더욱이 초등 정식 교사로 임용하기 위해 보수교육 중인 중초 교사 695명을 대상으로 22일 치르는 임용시험의 응시원서를 9일 마감한 결과 638명만이 지원, 57명이 이탈해 교사난은 더욱 가중될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족 교원은 150여 명을 넘어설 전망이어서 `땜질식 충원'이 불가피해졌다. 교육청 인사담당자는 "초등 임용을 위해 교대에서 1008시간이나 보수교육을 실시했지만 일부는 중등 준비를 해 시간만 낭비한 꼴이 됐다"며 "150명 정도의 명퇴 기간제 교사를 확보해 교담을 맡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북도 당초 임용시험 지원자 158명 중 88명만이 응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도교육청은 우선 기간제 교사를 확충하고 6학급 이하 학교에 배치된 교감 161명을 정규 교원으로 활용하는 한편 교담교사에게 담임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9월 현재 382명인 기간제 교사가 내년에는 400명을 웃돌 전망이고 교감과 교담교사가 수업과 담임 업무까지 맡게 될 경우 학교 행정의 공백과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 Y초등교의 한 교사는 "3, 4학년까지 7차 교육과정이 확대되겠지만 가장 중요한 교사가 부족하니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각각 138명(500명 모집), 140명(400명 모집)이 지원한 충북과 충남도 시험에는 107명, 114명만이 응시해 명퇴 기간제 교사에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러나 교직 경력만 있으면 모셔오기 급급한 학교 현실에서 자격 미달인 퇴직 교사를 채용하는 부작용도 초래되고 있다. 2일 학생 성추행 혐의로 구속된 제천 모 초등교 기간제 교사 장 모씨(64)는 지난 96년 재직하던 단양군 모 초등교에서 학생 성추행으로 물의를 빚고 사직했지만 올 9월 다시 임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사 부족사태로 학교 자체에서 기간제 교사를 임용할 경우 객관적 검증자료가 없어 자격미달자가 교단에 설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위험에도 기간제 교사를 더욱 늘려야 하는 것이 초등교단의 현실이다. 특히 지방은 교원들의 수도권 진출로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임용시험 탈락자에 대한 추가모집도 뾰족한 해결책이 못 된다. 수도권 진입을 위해 재수를 하면 했지 응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충북은 지난해 추가모집에 타 시·도 지역 탈락자 200여명이 응시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는 10여명만이 시험을 치렀다. 교육청 관계자들은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내리지 않는 한 명퇴 기간제 교사를 최대한 동원해야 할 형편"이라며 "숫자 맞추기에도 급급한 상황에서 교육의 질을 따진다는 것은 사치스러운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한국교총은 "교육의 전문성을 훼손하는 기간제 임용을 중단하고 정년환원을 통해 교사 부족사태를 막아야 한다"며 이를 골자로 한 33개 과제를 놓고 교육부와 하반기 본교섭에 들어갔다. /조성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