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덕 전(前) 국무총리가 6일 오전 지병인 폐렴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이 전 총리는 평안남도 강서 출신으로 평양고,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줄곧 교육계에 몸담아 왔다.
서울대 교수, 한국교육개발원장 등을 지내다 지난 84년 대한적십자사 부총재, 85년 남북적십자회담 수석대표를 역임하며 남북간 교류의 물꼬를 트는데 공헌했다.
이산가족인 이 전 총리가 평양을 방문했을 당시 북한 측이 평양 모란봉경기장에서 어린 학생들을 동원, 대규모 군사매스게임을 벌여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뜬 사실은 아직도 유명한 일화다.
이후 고인은 천직인 교육계로 복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초등교육연구회장, 유네스코 서울협회장, 명지대 총장 등을 역임했다.
그러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직을 맡아 김영삼(YS) 정부의 초기 개혁 작업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93년 당시 남북통일과 대북정책의 수장인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에 임명됐다.
94년 YS와 잦은 마찰을 빚다 전격 경질된 이회창 전 총리의 뒤를 이어 27대 국무총리에 임명됐다.
최근까지 청소년대화의광장 이사장, 학교법인 현동학원(한동대) 재단이사장, 사단법인 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 회장, 한국청소년상담원 이사장 등을 지내며 활발한 대외활동을 했다.
작년 11월 남덕우·정원식 전 총리 등과 함께 '수도 분할이 아닌 더 좋은 세종시 건설 국민회의'를 출범시켰다.
이 전 총리의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다. 유족은 부인 정확실 씨와 1남 2녀가 있다. 발인은 9일 오전 8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