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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사와 학원강사의 단순비교,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교육개발원이 고교생 6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은 수업전문성과 수업에 대한 열정뿐만 아니라 인성교육까지 교사가 학원강사보다 미흡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나 교직사회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그러나 설문조사를 토대로 학교와 학원을 단순 비교하여 학교가 학원보다, 교사가 학원강사보다 미흡하다고 단정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 교사에 대한 낮은 평가는 근본적으로 대입 중심의 교육 풍토, 학력 중심의 사회문화 풍토와 연관되어 있다. 고교생의 생활과 문화의 핵심에 대입 준비가 자리잡고 있는 이상, 대입 준비에 집중할 수 있는 학원에 호의적인 평가가 내려질 수밖에 없다.

학원강사는 높은 학원비를 매개로 비교적 학습 수준이 동질한 소수의 학생을 가르친다. 따라서 학습지도든 진학지도든 학생 요구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며, 입시제도 변화에도 집중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인성교육 부문도 마찬가지이다. 인성교육은 학습과 별개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면대면 관계 속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규모와 운영 면에서 학생 개개인에 대한 접근이 수월한 학원에 오히려 유리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교사는 수업은 물론, 생활지도, 진로지도, 행정잡무 처리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학원강사와 단선적으로 비교하는 자체에 무리가 있다.

또한 수업효과나 수업만족도, 학생과의 관계 등에 있어 교사와 학원강사의 차이는 전문계고나 특수목적고에 비해 일반계고에서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교사 개인의 능력차보다는 일반계고 체제의 개선을 시사한다. 일반계고는 특목고나 전문계고에 비해 교육목적이 포괄적이고 학생들간 특성과 학습능력의 격차가 크다. 따라서 수준별 수업의 내실화, 다양한 적성과 진로를 가진 학생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교육과정 개선이 필요하다.

그러나 교직사회도 교사를 신뢰하지 못하고 수업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학생들의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교직사회는 학생들이 학교와 교사에 만족하지 못하는 원인을 돌아보고 사명감과 열정을 갖고 전문성 신장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다만, 학교가 학생들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일반계고 체제 및 교육과정 개선, 교원의 잡무경감, 교과교실제 확대 등 학교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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