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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입실수도' 교수의 변함없는 제자사랑

성대 권철신 교수 연구실서 숙식하며 연구
지난달 퇴임 후 자비로 사무실 마련, 학생 지도

24년간 연구실에서 숙식을 하며 교육과 연구에 몰두한 대학교수가 퇴임 후에도 사비를 털어 마련한 연구공간에서 제자 교육에 힘쓰고 있다.

성균관대 권철신(65) 명예교수는 '입실수도(入室修道) 교수'로 학교 내에 소문이 자자하다.

1986년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로 부임하고 나서 퇴임 때까지 교육과 연구를 위해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주 월요일 오전부터 토요일 오후까지 33㎡(약 10평) 남짓한 학교 연구실에서 지낸 데서 붙여진 별명이다.

권 교수는 10일 "학문 연구와 교육에 일생을 바쳐보자는 심정으로 처음 연구실 생활을 시작했다. 10년 목표로 시작한 생활이 올해 정년퇴임까지 24년이 됐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재임기간 연구실에서 석·박사 과정의 제자들과 동고동락하며 논문 지도와 학문 연구에 매진했다.

방학이라고 해서 예외는 없었으며, 특히 여름 방학에는 4주(254시간)에 걸쳐 세미나, 특강, 야외체육훈련 등으로 꾸려진 '한계돌파 지옥세미나'를 하며 학생들을 독려했다.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할 수 없었기에 아내 등 가족과의 마찰도 있었다.

권 교수는 "처음에는 1년만 하겠다고 했지만 기간이 3년으로 늘어났고 10년이 넘고 나서는 가족들도 내 생활과 제자를 향한 마음을 이해했다. 6일 분량의 도시락을 싸느라 그동안 아내가 고생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권 교수가 설과 추석 등 명절과 일요일을 제외하고 24년간 연구실에서 먹고 자며 길러낸 석·박사 제자만도 190여명.

공부를 계속했든 대기업에 취직했든 자신을 거쳐간 제자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재로 성장했다고 권 교수는 자랑했다.

그는 자식처럼 아끼던 학생들을 뒤로 하고 지난달 28일자로 정년퇴임을 했지만 아직 학위과정을 끝내지 못한 제자들이 눈에 밟혔다.

권 교수는 박사 학위를 받지 못한 제자 5명이 학위를 받을 때까지 지도를 계속해달라는 요청을 뿌리치지 못하고 결국 사비를 들여 최근 서울 양재동에 사무실을 얻었다.

늘 미안함으로 다가오는 가족들 생각에 이전처럼 사무실에서 먹고 자는 생활은 하지 않지만 권 교수는 제자들에게 무료로 강의와 논문지도를 해주며 변함없이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할 계획이다.

하늘이 준 천직이자 성직인 교수에게는 모름지기 인물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교육의 혼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권 교수는 "손수 키운 제자 하나하나가 세계와 경쟁하는 우리 대표기업의 백년초석이 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절로 흐뭇하다"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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