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포털에서 ‘안양옥 교총회장’으로 뉴스를 검색했다. 1687건(19일 오전 기준)의 기사가 떴다. 지난 2년 동안 교육계가 얼마나 들끓었으며, 안 회장이 얼마나 분주히 움직였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검색에 잡히지‘않은’ 숨은 일도 많았음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이들이라면 알겠지만 말이다. 취임 첫날부터 2년이 지난 오늘까지 안 회장에게 ‘교육’은 모든 문제의 시발점이자 종착지였다.
직선교육감과 거의 같은 시기에 취임해서일까. 정책과 연구에 있던 방점은 자연스럽게 교권으로 이동했고, 정책만으로는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풀 수 없다는 현실의 높은 벽에 직면하기도 했다. 훼손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교사들에게 열정을 앗아갔고, 학교는 폭력으로 무너지고 있다. 그래도 안 회장은 본인 스스로 정치에 뛰어드는 길을 택하지는 않았다. 취임 당시 회원들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엉킨 매듭을 풀던 자르던, 결국은 정치가 해결할 수밖에 없음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의 실현도 중요하지만 이미 시작부터 어긋난(입법) 정책을 바로잡는 것의 지난(至難)함을 체득했기 때문이다.
정치 과잉으로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는 학교를 보호하고 치유할, ‘진정한’ 교육대통령을 선택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지금이 바로 교육자들이 벼랑 끝에 서는 용기를 내야할 때라며 점점 높아지는 안 회장의 목소리에서, 지나온 2년보다 남겨진 1년, 한국교총 회장 ‘안양옥’으로 그가 얼마나 더 숨 가쁜 행보를 보일지 짐작하게 한다.
무너진 교단현실 반영…제1화두는 ‘교권’
국제 여론선도 ‘세계 속 교총’ 위상 정립
“정당과 정책연대 등 적극적 정치 할 것”① 세계 속의 국제교총
지난 2월 ACT총회를 시작으로 3월 국제교직정상회담, 5월 APEC교육장관회의, 지난 달 EI아태지역위원회(EI Asia-Pacific Regional Committee Meeting)에 참석하면서 얻게 된 새로운 시각은 세계화 시대에 교총이 해야 될 역할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EI에서 우리나라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 대해 성명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볼 수 있듯이, 국제사회에 우리 교육의 실상을 균형 있게 알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교육 선진국으로 우리나라 교육을 부러워하는 많은 개도국들에게 이런 망신은 없다. 앞으로 주요 교육현안에 대한 교총의 입장을 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 이를 위해 교총회장이 직접 EI아태지역 집행위원을 맡은 것이다. 그리고 EI회장에게 EI본부에도 교총이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단순히 교총의 국제위상 강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한국의 교육정책에 대한 균형적 입장을 알리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본다. EI의 입장은 전 세계 170개국에 전달되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 편향되지 않은, 공정한 시각이 담길 필요가 있다.
EI 외에도 개별 교원단체와의 교류도 강화할 생각이다. 지금도 한·일 교육연구발표회, 한·중·일 평화교재실천교류회 등을 개최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동북아를 넘어 동남아, 유럽, 미국, 호주 등의 교원단체와도 적극적으로 교류를 하려고 한다. 아세안교원협의회(ACT)와의 교류도 같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년 3월에는 인도네시아교원연합회(PGRI)와 교류협정을 체결했고, 지난 10일에는 태국교원심의회(Khurusapha)와도 교류협정을 맺기로 합의했다.
교원단체들뿐 아니라 정부와의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교과부도 교원들의 교류야말로 한국교육 세계화의 핵심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교원단체의 국제교류를 지원해야 된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도 지평을 넓혀야 한다. 교원들의 글로벌역량강화에 기여하는 동시에 교육개발협력 사업에 세계 최고수준인 한국교사들을 투입해야 한다. 특히 수습교사 파견 제도를 정부 정책으로 추진할 것을 건의하겠다. 신규교원에게 해외 경험은 교원의 글로벌역량 강화는 물론 외국어 역량강화에도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유네스코나 OECD 등 국제기구와의 협력체계도 구축·강화하겠다. 지난 ACT총회에도 유네스코와 협력해 다문화교사 20여명과 함께 참석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교원지위향상을위한 특별법’ 등 한국의 교원관련 법령을 번역, 국제사회에 정보를 제공하는 활동 전개를 통해 교총의 국제위상을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장교원들의 국제 활동 참여를 활성화하고 직원들의 국제전문성도 길러 세계화시대에 걸맞은 교총을 만들어 나가겠다. 이제부터는 ‘세계 속의 교총’이라는 슬로건을 갖고 직접 국제교류의 교두보를 만들기 위해 국제 활동의 선두에 서겠다.
② 정책선도 혁신교총
취임했을 때부터 교총을 전문직교원단체를 넘어 ‘전문직교원연구단체’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이 교과부보다 한 발 앞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 대안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추진해야 한다.
특히 기존 행정부 중심의 정책실현 활동을 벗어나 입법부까지 활동을 확장하고 있다. 임기 초반에는 정치계에 관심을 두지 않고 오로지 정책에만 전념하겠다는 의지로 정치활동과 거리를 뒀으나 정책선도를 위해서는 적극적 정치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물론 교총의 정치활동은 선거에 직접 개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입법부인 국회를 대상으로 정치활동을 전개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그렇게 입법부와 행정부 모두를 대상으로 활동해 입법과 정책 추진이 함께 이뤄지는 것이야말로 정책실현의 완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제헌절인 17일 강창희 국회의장을 만나 입법부 수장으로서 교육문제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19대 국회 교과위는 18대의 식물상임위라는 오명을 얻지 않도록 관심을 갖고 입법 활동을 독려해 달라고 했다. 다음에는 강 의장이 교총을 방문, 교육정책에 대한 전반적 의견을 듣는 기회를 갖기로 했다.
올해는 특히 연말에 대선이 있어 정치활동이 더욱 중요하다. 입법부를 뽑는 총선에서 입법 과제를 개발, 초당적으로 제안했다면 행정부의 수반을 뽑는 대선에서는 국가 주요정책으로 채택할 과제를 개발해 정당과 후보에게 제안할 생각이다. 교총의 정책과제를 보고 정책연대를 요청하는 정당이 있다면 사안에 따라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연대할 의사도 있다.
③ 교권사수 책임교총
취임할 당시 교권수호 활동은 교원단체의 당연한 임무라는 생각으로 대한변호사협회와 협약체결, ‘1학교-1고문변호사제’를 도입하는 등 교권사수를 위해 매진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교권이 단순히 교원단체의 기본 임무 중 하나가 아니라 명실 공히 제1의 화두가 돼야 한다. 진보교육감 2년을 겪으면서 교권이 무너진 교단을 바라볼 때 지금이야말로 ‘교권사수’라는 용어가 그대로 적용돼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한국교총 사무국 직제개편을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교권연수본부를 교권본부로 개편하고 교권강화국과 현장지원국을 뒀다. 또 교권옹호기금운영규정도 개정해 교권옹호위원회는 교권정책 현안을 지원하고, 교권옹호기금위원회는 신속하게 변호사 선임료 보조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교권은 교총의 활동만으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사회가 협력해야 한다. 학교폭력에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경찰청과 협약을 체결하고 학교폭력사건 처리과정에서 교사의 교권을 존중하는 등 학교와 경찰이 상호존중하고 협력하도록 뛰어다닌 것도 그 때문이다. 이후 전국 대다수 시도교총과 지방경찰청도 업무협약을 맺었다.
앞으로는 검찰과 사법부에도 교권확립에 협력하도록 적극적으로 활동을 전개하겠다. 검찰총장, 대법원장 등과 만나 사법적 판단보다는 교육행정당국에 의해 점검·확인하는 전치주의 방식 채택 검토와 학교폭력 등의 사안에 대해 공동 협력할 것을 요구하겠다.
④ 회원감동 복지교총
교원들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지난 5월 한국교총 종합교육연수원 설립을 인가받고 추진하고 있다. 7일 열린 이사회에서는 한국교총 종합교육연수원을 회장 직속 기구로 만드는 직제 개편안이 통과됐다. 이로써 연수원 개원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온오프라인을 병합한 연수방식 혁신을 통해 찾아가는 연수, 현장 중심 운영 등 교원연수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창조해 나갈 것이다. 교원들이 미래 교육강국 100년을 준비할 수 있는 전문성을 기를 수 있도록 하겠다.
취임 후 회원 복지 증진을 위해 복지회원증을 발급, 문화․예술․쇼핑․여행 등 다양한 맞춤형 상품을 개발해왔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여름방학에 회원과 교원만을 위한 전세기를 띄울 예정이다. 회원을 위한 보다 실효성 있는 복지를 실현하기위해 지금 추진하고 있는 복지공제회 설립이 올해의 숙원과제다.
⑤ 참여·소통 회원의 교총
교총의 미래는 하부조직 강화에 달려있다. 지난 2년 동안 전국 시도교육감을 찾아가 만날 때 시·도교총회장들과 함께 교육감을 만난 것도 시·도교총의 정책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최근에는 시도를 3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로 시·도교총이 정책, 교권 등에 대해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워크숍을 추진했다. 교감회 등 시·도별 직능조직 신설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그렇게 전국을 쉬지 않고 발로 뛴 덕에 올 상반기에도 회원이 5000명 이상 가입하는 등 회원 수가 순증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더 회원 개개인에게 파고들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조직은 단위학교의 분회다. 학교 분회에서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강화하고 진성 회원을 양성하는 등의 과제가 남은 기간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⑥ 여론선도 선진교총
취임할 때 회장단이 제시했던 비전은 2~5까지 앞에 말한 4가지였다. 취임 후 1년 동안 교총이 회원들을 위해, 그리고 우리나라 교육을 위해, 하는 일이 참 많은데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아무리 많은 일을 해도 홍보가 되지 않으면 성과도 반감된다는 사실에 홍보와 언론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1주년을 맞아 ‘여론선도’를 교총의 비전에 추가한 것은 이 때문이었다. 그 결과 현재는 한국교육신문을 비롯해 주요 일간지, 방송, SNS까지 전방위적으로 교총의 활동이 소개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회원과 교원들의 입장을 교총이 더 널리 대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