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과 일요일에 집안 곗날이어서 지리산 뱀사골을 다녀왔다. 일년에 한번 모여서 얼굴이나 보자고 하면 시작한 계가 이제는 인원수가 40-50명을 넘어 통째로 빌린 민박집이 잔칫날처럼 시끄럽고 소란하였다. 운무가 휘감은 지리산과 아름다운 뱀사골 계곡에서 하루를 보내고 아쉬운 마음으로 실상사에 들렀다.
실상사는 지리산 주봉인 천왕봉을 마주하고 지리산의 웅장한 산자락이 감싸안은 들판에 세워진 절집이었다. 입구에는 익살스러운 표정의 돌장승이 인상적이었다 겉으로는 무뚝뚝하지만 속정이 깊은 시골남정네같아 보이기도 하고 장난기 많은 동네 할아버지처럼 보이기도 하여 다정하게 인사를 하고 실상사로 올라갔다.
실상사 앞에 작은 연못이 조성되어 백련이 함초롬하게 피어나서 보는 이를 즐겁게 하였다 불사 중이어서 다소곳하게 아름다운 절집을 감상하기는 어려웠지만 늘씬하고 아름다운 통일신라시대 석탑과 멋진 석등 그리고 흰 배롱나무꽃이 눈부시게 피어 여름향기가 아른아른 풍겨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