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5일 청주삼백리 회원들과 문의문화재단지 주차장을 출발해 독수리바위, 팔각정(378m), 작두산(430m), 문의 소재지를 돌아보는 원점회귀 답사를 다녀왔다.
작두산 능선은 높이에 비해 산행코스가 아기자기하고, 대청호를 끼고 있는 독특한 산세와 아름다운 경치 때문에 청주와 대전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초입에서 대청댐 수몰지역의 문화재를 보존한 문의문화재단지를 만나고 명현을 많이 배출한 충효의 고장 문의 소재지가 600여m 거리에 있어 문화탐방을 하기에도 좋다.
문의수몰유래비가 있는 주차장에서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정자가 작두산 능선에 세워진 팔각정이고 오른편 화장실 뒤편으로 보이는 산봉우리가 양성산이다.
가파른 산길을 40여분 오르면 정상으로 가는 능선과 이어지는데 이곳부터 남쪽으로 대청호가 나타나고 양성산 등산의 백미인 독수리바위를 만난다. 기념사진을 남기기 좋은 독수리바위 뒤편으로 팔각정 정자가 보인다.
독수리바위에서 팔각정까지는 비교적 평탄하고 전망이 좋은 능선이 이어진다. 사람들로 넘쳐나는 팔각정에 오르면 청원군청소년수련관, 문의문화재단지, 대청호, 도원리와 두모리의 농촌풍경, 작두산과 양성산, 문의 소재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팔각정 아래에 작두산 능선과 해발 378m를 알리는 표석이 있다. 그동안 양성산의 높이가 다르게 소개된데 이유가 있다. 팔각정에서 동편으로 내려다보이는 해발 297m의 봉우리가 삼국사기에 기록되어 있을 만큼 역사와 전설이 깃든 양성산인데 한때는 팔각정이 있는 이곳에 양성산 정상 표석이 서있었다.
팔각정에서 내려와 작두산과 양성산의 갈림길을 만난 후 산책하기 좋은 북쪽능선을 따라가면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작두산 정상이다. 정상 직전의 등산로에서 문의 소재지와 대청호를 내려다볼 수 있고, 조망이 좋은 정상에서 북쪽으로 청주시내의 분평동과 용암동 아파트단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하산 길에 대청호반에서 100년의 역사를 꽃피운 문의초등학교에 들렀다. 최근에 완공된 인조잔디구장에서 많은 아이들이 공을 차고 있다. 작년까지 내가 근무했던 곳이라 아이들과 뛰놀던 추억이 떠올랐다. 학교 옆 문의성당은 시골의 풍경을 담고 있어 정이 간다. 문의현이었던 조선 중기에 세운 문의향교는 충청북도유형문화재 제94호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별장으로 사용했던 청남대가 이곳에서 가깝다. 문의 소재지에 있는 주차장에서 청남대까지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소재지를 벗어나면 1980년 대청댐이 완공되면서 조성된 국내 3번째 규모의 호수 대청호의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1980년부터 대청호에 운항되던 유람선이 청남대가 들어선 1983년에 중단된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드물다. 하지만 정든 고향을 잃는 대신 관광수입을 기대했던 이곳의 주민들이 더 이상 피해를 감수할 수 없다며 유람선 재개에 나섰다. 경제성과 수질오염. 길거리에 내걸린 플래카드를 보며 유람선 운항으로 얻는 것과 잃는 것 중 어느 것이 많은지를 생각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