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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케이블카와 유람선 타며 한려수도 제대로 구경하기

8월 18일, 내곡초등학교(청주시 흥덕구 강서2동) 20회 동기 부부 50명이 통영으로 추억여행을 다녀왔다. '세월이기는 장사 없다'고 코흘리개 시절을 같이 보낸 친구들이 멀리 걷는 것도 귀찮아하는 50대 후반이 되었다. 늘 곁에서 힘이 되어주는 부부들이 함께한 여행이라 멋있는 것 보고, 맛있는 것 먹으면서 많이 즐거워했던 여정을 사진으로 되돌아본다.



아침 7시 청주를 떠난 관광버스가 대전통영중부고속도로를 달려 3시간 30여 분 만에 통영시내에 들어섰다. 통영항의 바닷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통영대교를 건너 미륵도의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 하부선착장에 도착했다. 



케이블카를 타려면 오랜 시간 대기해야 하는데 통영에 근무하는 친구의 아들이 미리 예매하여 곧바로 탑승구로 향했다. 정원이 8명인 케이블카에 탑승 후 상부의 주차장으로 향한다. 이곳의 케이블카를 여러 번 타봤지만 친구들과 함께하니 기분이 새롭다.

관광객들을 태운 케이블카가 12분 동안 볼거리를 보여주며 유유히 미륵산 정상 근처의 가파른 봉우리까지 올라간다. 케이블카에서 바라보는 통영시내와 바다의 풍경이 아름답고 고소공포증을 느끼는 사람들의 표정이 다채롭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계단을 따라 미륵산 정상으로 간다. 더운 날씨에 땀이 흐르지만 그럭저럭 오를만하다. 중간에 쉼터와 전망대가 몇 곳 있다. '미륵산 461m'가 써있는 표석이 정상을 알리는 미륵산정상에 오르면 통영시내를 비롯한 통영항 주변의 풍경과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운 경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1926년 통영에서 태어났고 2008년 봄 다시 통영을 찾은 후 그해 5월 5일 생을 마감하여 고향에 잠든 토지의 작가 박경리의 묘지와 기념관도 내려다보인다. 시내, 항구, 섬, 바다, 마을, 산줄기 등 방향을 바꿀 때마다 다른 풍경이 조망되는 매력이 있다. 나폴리에 가본 사람이 보기에도 통영은 '동양의 나폴리'라 부를만하다.

통제영(統制營) 본영에 가장 근접해 있던 봉수대(경남기념물 제210호)가 정상 바로 아래편에 있다. 약간의 석축 흔적이 남아 있는 봉수대에 오르면 남해안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멋진 포즈로 추억남기기를 하기에도 좋다.



싱싱한 회와 곁두리 음식이 맛있었던 금호충무마리나리조트 앞 금호횟집에서 친구들과 소주잔을 주고받으며 정을 나눴다. 횟집 바로 앞에 있는 높이 20여m의 연필등대를 친구들과 돌아봤다. 도남항의 연필등대는 통영이 토지의 박경리, 청마 유치환, 음악가 윤이상 등 문인들이 많이 배출된 고장임을 나타낸다.



내륙의 충청북도 사람들은 바닷가에 와서 유람선을 타야 여행 제대로 했다고 한다. 한산도의 제승당을 구경하려던 계획을 바꿔 2시간 동안 유람선을 타고 배위에서 한려수도를 돌아봤다. 유람선 선착장을 출항한 유람선이 연필등대를 지나 바다 쪽으로 나가자 제51회 통영한산대첩축제의 프로그램으로 한산대첩을 재현할 배들이 여러 척 떠있다.

배가 진행하는 방향에 따라 새로운 섬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지만 가끔 한 번씩 섬 구경을 하는 육지사람 눈에는 비슷비슷해 구분하기 어렵다. 유람선의 경상도 아저씨는 이것저것 물어보는 게 귀찮아 퉁명스럽게 대답한다. 마음이 맞는 친구들끼리 뱃전에서 살아가는 얘기로 웃음꽃을 피웠다. 



통영시내로 들어가 동피랑마을을 구경하고 통영항에서 같이 회를 먹기로 했다. 그런데 축제 마지막 날 해안로에서 한산대첩420주년기념 축하퍼레이드가 열리는 시간이라 통영항 주변의 도로를 통제한다. 축제장에 걸려있는 소원들이 우리 모두의 마음이다. 차 2대가 중앙시장과 서호시장에서 따로 시간을 보내다 청주로 향하며 통영에서의 추억 쌓기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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