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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천하일경 거제 망산 산행

거제도는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본래 섬이었던 거제도가 '거제대교와 신거제대교가 통영, 거가대교가 부산'을 연결하며 육지처럼 교통이 좋아졌다.

망산(望山)은 바다를 바라보는 산이다. 그래서 거제, 통영, 남해, 여수, 완도 등 바닷가에 망산이 많다. 1월 10일, 백두오름산악회원들과 거제시 남부면에 있는 망산에 다녀왔다. 거제의 망산은 산길이 험하지 않고 등산코스가 짧아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으로 인기가 있다. 코스에 따라 두세 시간 시간을 내면 정상에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수려한 섬들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적은 경비로 멋진 풍경과 벗할 수 있는 취미생활이 산행이다. 이른 시간이지만 청주체육관 앞은 산행 떠나는 사람들로 붐빈다. 7시가 되자 일행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남쪽을 향해 출발한다. 아침부터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가 산행에 대한 기대를 크게 한다.

차안에서 자신의 산행코스를 선택했는데 9명은 홍포-해미장골등-정상-명사(총2.9km, 1시간10분), 여차-여차등-내봉산-호변암-해미장골등-정상-명사(총4.5km, 2시간10분), 남부주유소-각지미-여차등-내봉산-호변암-해미장골등-정상-명사(총5.8km, 3시간)로 이어지는 망산의 등산코스 중 제일 긴 거리를 산행하기로 했다.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 덕유산휴게소와 공룡나라휴게소에 들른 관광버스가 11시 10분경 산행의 들머리인 저구삼거리 SK에너지남부주유소 앞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짐을 꾸린 후 간단히 몸을 풀고 산행을 시작했다. 비교적 완만한 산이지만 초입은 한참동안 돌계단이 이어져 힘이 들고 조망이 없어 산행이 답답하다. 하지만 저구삼거리에서 1㎞ 거리의 268봉에 서면 뒤편의 거제 최고봉 가리산(높이 585m), 오른쪽의 다대다포항, 왼쪽의 명사해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다가 만든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역시 섬 산행은 바다가 보여야 제맛이 난다.



봉우리를 내려갔다 다시 올라와 만나는 318봉의 각지미에서 바다 풍경을 구경하고 안부로 내려가면 널찍하고 아늑한 숲 지대에 벤치가 놓여 있는 쉼터가 있다. 이곳 여차등의 갈림길에서 동쪽 바닷가로 내려가면 고 조오련씨가 대한해협 횡단시 출발점으로 삼았던 여차 마을이 있다. 일본의 대마도는 거제도 남단에서 최단거리에 위치한다.


여차등에서 0.3㎞ 거리의 내봉산은 표석이 없어 그냥 지나치기 쉽다. 계단을 올라 내봉산에 도착하니 한눈에 들어오는 바닷가 풍경이 모두 내 것이다. 바위로 이뤄진 정상은 여차몽돌해변과 천장산(높이 277m), 바람의언덕과 해금강, 호변암과 망산 정상이 가깝게 보여 망산 정상의 조망에 뒤지지 않는다. 다소 시간적 여유가 있어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정상에서 왼쪽 아래편으로는 탐방로 산길, 너머로는 암석지대의 비탐방로가 이어진다.


내봉산 아래에 있는 전망대에서 바다 풍경을 구경하고 아름드리 노송이 바위틈에 뿌리박은 천년송으로 간다. 천년송 가까이에 있는 호변암 주변의 풍경이 멋지다. 크고 작은 섬들로 둘러싸인 여차몽돌해변에서 명사해수욕장으로 가는 3.5㎞ 구간이 거제의 해변 중 가장 경관이 빼어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암석들이 탑을 이룬 호변암에서 바라보면 남쪽 바다에 올망졸망 떠있는 쥐섬, 소병대도, 누렁섬, 첫삼섬, 중삼섬, 윗삼섬, 대병대도가 자태를 자랑한다. 이곳의 안내판에는 호변암이 호연암으로 표기되어 있다.


호변암을 벗어나면 거제의 최남단에 위치한 홍포마을, 소덕도와 장사도, 망산의 정상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호변암과 망산 정상 사이에 있는 안부가 해미장골등이다. 이곳에서 홍포는 0.6㎞, 망산 정상은 0.5㎞ 거리에 있다.


거제관광문화에 의하면 망산은 해발 397m의 작은 산으로 고려 말기 국운이 기울면서 왜구의 침입이 잦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산 정상에 올라 왜구 선박의 감시를 위해 망을 보았다 해서 명명되었다. 한려수도는 경남 통영시 한산도 인근에서 전남 여수시 앞바다에 이르는 물길을 말한다. 정상에 오르면 장사도, 대덕도, 가왕도, 대병대도, 매물도, 비진도, 용초도, 추봉도, 한산도 등 한려해상국립공원에 떠있는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길쭉한 표석에 '천하일경(天下一景)'이 써있는 망산의 정상부는 남쪽이 깎아지른 절벽인 암반지대로 사방이 트였다. 망산의 높이가 정상석과 거제관광문화에는 397m, 네이버와 다음의 지도에는 375m로 다르게 나와 혼란스럽다.


막 지나온 정상이 한눈에 들어오는 산불감시초소 옆 바위에 올라 주변의 풍경을 살펴본다. 칼바위등을 지나 산 아래로 향하면서 대포항과 근포마을, 산행의 목적지인 명사해변, 매물도 여객선이 오가는 저구항, 거제도 최고봉 가리산이 연달아 숨바꼭질을 한다. 정상의 이정표는 명사해변까지의 거리를 1.5㎞로 안내하고 있지만 직접 걸어보면 훨씬 더 길게 느껴진다.


산행을 마치고 2시 30경 명사해변에 도착해 바다 풍경을 둘러본다. 명사해수욕장은 모래의 질이 좋고 물이 깨끗한 해수욕장이다. 오목한 해안은 경사가 완만하고 해수욕장 뒤쪽의 소나무 숲이 해안을 감싸고 있어 가족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조용한 여름 휴양지다. 주변의 풍경도 멋져 거제의 명사십리로 손색이 없다.


2시 50분 출발한 관광버스가 3시 55분경 통영항에 도착할 때까지 차안의 TV 로 우리나라와 오만의 아시안컵 축구경기를 구경했다. 통영항에서 1시간 30분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지자 삼각대를 챙겨 부둣가로 나섰다.

통영을 다녀온 후 동피랑마을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어오는 사람들이 여럿이었다. 그래서 동피랑마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로 했다. 통영에 오면 꼭 들리는 곳이 통영항의 중앙시장이다. 동피랑마을은 중앙시장 바로 오른쪽 옆 언덕에 있어 찾아가기 쉽고, 1시간 30분 정도 시간을 내면 커피까지 마시며 천천히 돌아볼 수 있는 여행지다. 남은 시간 어시장을 돌아보고 주꾸미와 굴도 샀다.

5시 30분 청주로 향한 관광버스가 부지런히 달리며 통영대전고속도로 산청휴게소와 경부고속도로 신탄진휴게소에 들르고 8시 55분경 청주체육관 앞에 도착하며 망산 산행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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