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이 넘게 야생식물을 연구해 온 이명호 교사(의정부서중)가 최근 학생들을 위한 식물도감 《어린이 식물백과》(베텔스만 북클럽)를 출간했다.
초·중·고 교과서에 나오는 모든 식물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생화 600여종을 엄선해서 실었다. 그간 모아온 3300여종의 자료 가운데 학생들이 알아야 할 것들을 선별하고 쉽고 재미있는 설명을 붙이는데 2년여의 시간이 소요됐다. 바쁜 교직생활 중에서도 오로지 야생식물에 대한 애정으로 이뤄낸 방대한 자료와 설명에 학계에서도 귀중한 성과로 보고 있다.
사범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하면서부터 식물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해 우리나라의 모든 식물을 카메라에 담고자 결심했다는 이 교사는 좀 더 나은 사진을 위해 사진 기술을 배우고, 타고 다니는 차까지도 바꿔가며 매주 전국의 산야를 빠짐없이 돌아다니는 집념을 보이고 있다.
이 교사는 개인적으로 자료를 수집하는 것 외에도 우리나라의 야생식물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 매주 금요일에는 의정부에 있는 정보도서관에서 일반인뿐만 아니라 숲 해설가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며 홈페이지 ‘이명호의 야생화(www.skyspace.pe.kr)’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시(市)의 지원으로 4권의 《의정부 야생식물도감》과 5권의 《경기 북부 야생식물의 세계》를 발간했다.
특히 올 여름방학 때는 시의 지원을 받아 의정부 청소년 생태 체험교실을 4~5차례 열 계획이며, 도교육청의 지원으로 의정부시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과학교실을 계획 중이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004년에는 의정부시로부터 학술부문 문화상을 받기도 했다.
“이게 제가 대학교에서 배웠던 식물도감인데 아직도 이 책으로 공부를 하고 있어요. 참 잘 만들어진 책인데 나온 지가 20년이 넘은 것이라 이를 뛰어넘는 식물도감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대학 때부터 보아온 《대한식물도감》을 능가하는 식물도감을 만들고 싶다는 이 교사의 최종목표는 우리나라의 식물을 모두 카메라에 담아 식물도감을 편찬하는 것. 이를 위해 이미 사진을 찍은 식물일지라도 더 좋은 자료를 모으기 위해 다시 촬영을 하고, 중국과 백두산까지 다녀오기도 했다. 올해에도 다시 백두산을 오를 예정이다.
이 교사는 자신의 책이 학생들에게 유용한 학습 자료로 활용될 뿐 아니라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에도 소중한 생명이 깃들여 있음을 일깨워주는 역할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엄성용 dyddl96@kf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