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때 말썽 피우고 공부 못하던 녀석들이 졸업 후에 선생님을 더 잘 찾아온다’는 경우도 제대로 들여다보면, 학교 때 말썽 피우고 공부 못했기 때문에 졸업 후에 학교에 자주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이건 물론 논리적으로도 말이 안 된다. 그 학생이 그러는 과정에서 무언가 의미 있는 앎(지식)을 얻어서 익혔기 때문이다. 그 앎은 학교를 졸업한 후에 인생의 다른 장면에서 얻은 앎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는 이 점을 간과한다.
1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 이제는 예비군이 되어서 훈련을 갔을 때, 훈련장 조교 병사에게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에 “알 만한 분이 도대체 왜 그러십니까?” 하는 말이 있다. 훈련을 시키는 조교들이 말을 잘 듣지 아니하는 예비군들에게 하는 말이다. 따지고 보면 조교들이란 예비군들의 후배 병사이다. 나이로도 한참 동생뻘이 된다. 아직 군무를 다 마치지 아니한 사람들이다. 거기에 비하면 예비군은 현역 생활을 다 해낸 사람들이다. “알 만한 분이 도대체 왜 그러십니까?” 군대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다 쌓은 예비군들이 훈련에 게으름을 피우거나 사소한 규칙을 어길 때, 후배 병사인 조교들이 선배 예비군에게 하는 말이다. 이 말은 묘하게 자존심을 건드리기도 하고, 마음 밑바닥에 있는 양심을 자극한다. 사실 어떤 강제성을 띤 명령이나 강압적인 지시보다도 더 강력한 힘을 가진 말이 바로 이 말이다. “알 만한 분이 도대체 왜 그러십니까?” 무어라 해도 꿈쩍 않던 사람도 이 말에는 움직인다. 어디 예비군 훈련장뿐이겠는가. 교육이 있는 자리에서는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생각해 보자. “알 만한 분이 도대체 왜 그러십니까?”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